여행의 마지막 날, 아마노하시다테. 교토에 있는 내내 심기가 불편해 보인 메이사였지만 마지막 날은 특히 심했다. 뭐랄까, 심한 생리통을 내내 참고 있는 것 같은 것이 있었다. 단순히 심기가 불편하다 정도가 아니라, 쿡쿡 쑤셔오는 뭔가를 내색하지 않고 견디고 있는 듯한. 안색이 새파랗지는 않았지만 걱정돼서 미스미와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메이사에게 갔다.
"배고파? 졸려? 피곤해? 커피 사줘? 아니면 버스에서 좀 쉴 거야?"
컨디션이 안 좋나 얘야말로 생리인가 싶어서 묻지만 또 무시당했다. 나한테서 벗어나려는 거처럼 빠르게 걸어가는 메이사. 이대로라면 놓치겠지 싶어서 어깨를 잡아당겼다.
"아프면 말을 하라고 이 아가씨야." - ......그냥 냅둬. - 상관 없잖아.
날 보지도 않고 하는 말, 어제 끔찍이 미안해하던 건 결국 잠시 뿐이었나 싶기도 하고. 며칠 내내 메이사와 씨름하는 거로 지쳐버린 나는, 푸후― 하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어깨를 잡은 손을 놓았다. 마른 세수를 했다.
"그래, 상관없지." "미안하게 됐다, 담당도 뭣도 아닌데 자꾸 참견해쌓아서."
그리고 돌아갔다. 미스미에게로.
버스로 돌아가보니 메이사는 이미 좌석에 눕다시피하고 쿨쿨 자고 있었다. 에어컨을 많이 쐬어 그런지 몸이 차고, 머리를 기대지도 못해서 내 자리까지 침범해 풀썩 누워있었다. 그걸 픽 들어올리고 내 어깨에 기대놓고서 나도 한숨 잤다. 비몽사몽 정신을 못차리는 메이사와 우리 둘 몫의 짐까지 챙기고 다시 열차에 탑승하고 나니까 어느새 도쿄역.
잠이 덜 깨서 침울해보이는 메이사를 맨션까지 데리고 와서, 엘리베이터에서 슬쩍 말을 붙였다.
상관없다고 답한 너는 '여자친구'의 옆으로 돌아갔다. 아, 그야 당연하겠지. 지금 유우가에게 가장 소중한 건 저 사람이니까. 나는 그저 유우가가 츠나지에 두고 온, 그런데도 끈질기게 중앙까지 쫓아와서 귀찮게 구는 녀석일 뿐이니까. 스스로가 비참하게 느껴진다. 멀리서 서로에게 무어라 말하고, 속삭이고, 웃는 모습을 보니 비참함은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점점 곱절로 늘어만 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분노도 함께 커진다. 중앙까지 쫓아온 나는 안중에도 없고, 다른 여자랑 시시덕거리는 꼴을 보고 있으니 속이 뒤틀린다. 날 버려두고. 버리고 갔으면서. 나는 그렇게 너만을 보고 있었고, 너를 위해서 달렸고, 너를 위해 무엇이든 전부 주려고 했는데. 나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그렇게 내버려두고서, 너는, 너는———
버스로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기억나는 건 그저 내내 손을 꽉 쥐고 있었다는 것 하나. 분노인지 다른 무언가인지 모를 감정으로 덜덜 떨리는 손을 펴보면 손바닥에는 손톱모양으로 깊게 패인 자국들이 가득했다. 약간은 쓰라리다. 하지만 이것보다도 마음 쪽이 더 쓰라렸다. 자국들을 알약으로 가리고, 생수와 함께 목으로 넘긴다. 약기운에 몽롱해지는 몸을 그대로 뉘였다. 눈이 감긴다. 어차피 실패할 걸 알지만 그래도 매번 하던 것처럼, 다시는 눈을 뜨지 않기를 바라면서 잠에 빠져든다.
중간에 깨우고 흔드는 덕분에 잠깐 정신을 차렸다. 그래. 또 운이 나빴던 모양이다. 어쩌면 꼴사납게 겁이 많아 또 적게 먹었던가. ...아, 수학여행이 끝난 모양이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약의 여운에 잠겨 축 처진 채로, 네가 이끄는 대로 걸어간다. ...어지럽고 외우기 힘든 도쿄의 길을 이리저리 지나, 조금은 익숙해진 주변이 보인다. 맨션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자 네가 뭐라고 말을 걸어온다.
"......"
대답 대신에 슬쩍 한 손을 주머니에 넣는다. 미적지근하게 체온으로 덥혀진 금속이 손끝에 닿는다. 이제는 쓰지도 않는, 필요도 없을, 츠나지에서 네가 지내던 집의 열쇠. 차마 버릴 수 없어서 그대로 중앙까지 가지고 왔던 그것의 끄트머리를 손끝으로 더듬는다.
"......재밌었어?"
주어가 없는 질문을 네게 던졌다. 동시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우리가 내릴 층에 도착한 것이었다. 얄궂게도.
잠든 메이사는 얌전했다. 어깨에 가만히 기대서 죽은 듯이 자고, 가끔 끙끙거릴 때면 머리카락을 치워주고, 그러면 또 얌전해진다. 우마무스메가 아니라 소동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지. 늘 이래주면 같이 사는 것도 즐거울 법한데...
...아니, 메이사는 날 좋아하던 때도 얌전과는 거리가 먼 편이었지. 한시라도 조용히 있을 수 없는 녀석이었으니까. 내가 너무 큰 걸 바랬다.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아주 순탄했고, 메이사를 어깨에 받친 채로 바라보는 열차 바깥의 풍경은... 운치가 있었다.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잠이 덜 깨서 얌전한 메이사가 물었다. 재밌었느냐고.
"재미? 글쎄다. 그냥 일이지 뭐. 애초에 관서에서 좀 큰 대회 있으면 다 교토 아니면 오사카여서 난 그냥 그랬어." "애초에 작년에도 일하면서 갔다온 데고..."
...그래도 완전 일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골칫덩이 누구씨 때문에 일이 많이 늘긴 했지만 도와준 것도 사실이고. 애초에 누구씨의 수발을 드는 건 집에서도 늘 하던 일이고. 그렇게 생각하니 한숨 푹푹 찌던 게 바로 엊그제건만 픽하고 웃음이 난다.
"...뭐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았는데."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드르륵, 캐리어와 짐을 들고 나섰다.
생각해보면 그랬다.
메이사는 얌전할래야 할 수가 없는 녀석. 그 녀석이 죽은 듯이 자고 잠이 덜 깬 채로 내가 오란 대로 따라오고, 눈만 끔벅이고 있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의심했어야 했다. 뭣보다, 메이사가 얌전하면 도리어 그 속은 지옥불구덩이가 되어간다는 거. 그걸 잊어서는 안 됐었다. 시니어 시즌, 우리가 얼굴을 본 마지막 날이 꼭 그랬지. 기묘하게 적막하던 때. 그 속에는―
하지만 나는 그저 돌아보며 물었다. 엘리베이터 안의, 훤한 전등을 받아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 메이사에게.
작년에도 왔었다는 말에 저절로 그려진다. 작년엔 나도 없었으니 더 즐거웠겠지. 내가 없을 때, 너는 그 여자와 즐겁게 보냈을테니까. 내가 너한테 버려져서 방 안에서 썩어가고 있었던 그 때도. 열쇠의 끝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조금 고쳐잡았다.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그랬겠지. 즐거워보였으니까. 둘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을 고른 거잖아. 캐리어를 끌고 있는 네 손에 낀 반지랑 같은 걸 끼고 있는 그 사람을. 시니어 시즌에 그렇게 갖고 싶다고 졸라도 다음에, 내년 생일 지나면, 그렇게 차일피일 미뤄지던 걸 너무나도 쉽게 끼고 있는 그 사람을. 고쳐잡은 손을 꽉 쥔다. 아, 어쩐지 예전 생각이 난다. 그때는 뭐였더라. 내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만 집 열쇠를 줘서, 그걸로 울컥한 내가 너를 찌르는 척하며 열쇠를 넘겨줬던가. 과거를 상기하며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때맞춰서 네가 '안 내려?'라는 말을 던졌다. 그 말을 잡아 돌려주는 일 없이, 한발짝 앞으로 나아간다. 문가에서 버티고 있던 내가 사라지자 엘리베이터에서는 무미건조한 안내음이 나온다. 문이 닫힙니다—
성큼성큼 다가간다. 레이스를 그만뒀어도, 우마무스메가 히또미미보다 빠른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네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나는 예전처럼, 너에게 가까이 따라가 붙었다. 어느샌가 주머니에서 꺼낸 손에는 잘 벼린 칼이라도 되는 것처럼 쥐어져 있었다. 훅 가까워진 너를 향해 그대로 손을 뻗었다. 나를 봐달라고 잡는 것이 아니라, 고쳐 잡은 열쇠가 흉기라도 되는 것처럼, 그대로—
—너의 배에 열쇠 끝이 닿는다. 옷과 살의 감촉, 더 이상 파고들면 안 된다고 저항하는 듯한 그 감촉을 무시한 채로, 우마무스메의 완력을 담아 그대로 쭉, 밀어 붙인다. 쭉, 쭈욱.
그리고 푸욱.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멈췄던 예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있는 힘껏 찌른다. 시야 가득히 네 품이 들어오고, 익숙했던 담배냄새를 대신하듯 비릿한 냄새가 섞이는 게 느껴진다. 열쇠를 쥔 손에는 뜨듯한 것이 왈칵, 고동을 따라 솟아나는것도 느낄 수 있었다.
기이했다. 사람을 찔렀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나 뒷수습에 대한 생각은 뒷전이고, 어쩐지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정말 어째선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떤 때보다도 우리는 가까워져 있었다. 그 사실에 기묘한 환희와 벅차오르는 듯한 감동이 느껴진다. 지금껏 내민 손은 전부 거절당했었는데, 지금 내민 손은 어쩐지 네가 잡아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 어쩌면 나 정말로, 머리가 이상해졌을지도. 불안인지 공포인지 기쁨인지 황홀경인지 모를 뒤죽박죽이 된 감정에 덜덜 떨리는 손을 한층 더 깊숙히 박아넣는다. 우린 이제서야 하나가 됐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멈출 수 없었다.
메이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다가왔다. 잠이 덜 깬 건 네 착각이라는 양 바닥을 딛는 다릿심이 묵직했다. 내가 보고 있는 게 복싱 중계였다면 분명 여기서 강렬한 스트라이크가 조만간 들이닥치겠지, 생각할 정도로 무겁게 딛는 걸음. 그 어색함을 느끼는 건 순간이었지만, 물러나기에는 늦었다. 아니, 메이사가 너무 빨랐다.
뭔가, 온다. 알면서도 당한다.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가 포착된다. 열쇠? 메이사가 열쇠를 가진 적이 있던가? 우리 집이 열쇠를 쓰던가? 아니, 맨션에는 도어락 뿐이다. 메이사가 열쇠를 가진 적이야 있다. 클래식 시즌의 끝무렵, 그리고 시니어 시즌 때. 내가 미처 수거하지도 않고 급하게 떠나버려서 열쇠 복사비를 추가로 냈어야 했던 기억이 순식간에 부상해 뇌에 꽂힌다.
그래, 메이사가 쥐고 있는 건―
꾸득, 꾸구국...
―내가 메이사의 담당 트레이너고, 메이사가 내 담당 우마무스메일 때의 상징과도 같은 물건. 내 공간에 들어올 수 있도록 조건을 걸고 내어줬던 것. 네가 날 좋아해서, 어쩌면 그런 용도로 쓸 수도 있다고 불길하게 생각했지만, 내가 메이사를 좋아해서 애써 무시하고 건넸던. 츠나지의 열쇠.
옷자락이 열쇠날에 말려들어간다. 애쓰는 완충작용에도 불구하고 열쇠는 나아간다. 나는 뒷걸음질 치지만, 메이사는 놓치지 않겠다는 양 더욱 다가선다. 결국 나는 우리 집 문에 콰당 부딪힌다. 텅하는 빈 소리가 요란하지만 아무도 복도에 나와보지 않는다. 열쇠는 더 물러날 곳 없는 배를 천 째로, 둔탁한 쇠첨으로 억지로 파헤치고 들어왔다. 온몸이 바짝 긴장하면서 식은 땀이 났다. 위기라고 직감한 몸이 피를 펌프질하고, 각성상태에 들어선 팔이 힘껏 메이사를 밀어내지만, 메이사는 멈추지 않는다.
"끅, 끄윽, 헉, 윽, 악......!"
안다, 사람은 이따위 짧은 물건에 찔린다고 죽지 않는다. 많이 봤다. 고작 양아치 싸움에 서바이벌 나이프를 꺼내들었다가 피칠갑으로 끝나버리는 일들을. 그러고서도 사람들은 잘만 살았다.
그러나 주마등처럼 오버랩된다. 메이사네 현관문을 등지고 키스했던 일이나, 내가 애써 밀어내도 강행하던 메이사를. 내가 널 많이 아껴서 더욱 끔찍했던 크리스마스들을.
그때처럼 뺨을 때리면 멈출까. 그런 생각에 팔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손은 허공을 힘없이 가를 뿐이다. 결국은 메이사의 뺨을 갈기지 못하고, 중간에 힘이 빠진 채로 툭 부딪혔다. 그리고 감쌌다. 내 손은 이상하리만치 뜨겁고 메이사의 몸은 죽은 사람처럼 차갑다.
"왜, 왜 이러는 거야."
식은 땀이 머리카락과 엉켰다. 스며나온 피가 셔츠에 잔뜩 배어 몸에 거추장스럽게 달라붙었다. 허벅지가 후들거리다가 결국 미끄러졌다. 문에 겨우 기댔던 몸이 쿠당탕 차가운 맨션 바닥에 처박힌다. 내가 끌어안은 메이사도 같이.
몸이 계속 떨렸다. 아팠다, 아팠는데, 고작 이정도 아픔으로 이렇게까지 몸이 떨리진 않는다. 메이사를 껴안으면 이 떨림이 잦아들기라도 할 것처럼 꾹 껴안았다. 몸이 맞닿아서 두방망이질치는 심장이 더 크게 들렸다. 몸이 이상했다. 이상하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내가 밀고 들어가는만큼 너는 밀어낸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껏 하나가 되고 있는데 마치 거절당하는 것 같아서. 또 다시 버려지는 것 같아서. 츠나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계속, 계속 날 멀리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더욱 힘을 준다. 밀고 밀어서 현관문에 등을 댄 네가 으스러질 정도로. 그래봤자 손에 쥔 것은 열쇠라서, 칼처럼 크지도 날카롭지도 않아서 그저 아쉬울 뿐이었다. 어깨를, 팔을 힘껏 밀어내던 네가 결국은 손을 치켜든다. 무언가에 몽롱하게 취해있던 머리가 한순간 각성했다. 시니어 시즌의 마지막, 내가 참지 못하고 달려든 날에 네가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눈을 질끈 감는다. 뺨에 곧 찾아올 거라고 각오했던 충격은... ...오지 않았다. 대신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뜨면, 뜨겁게 타오르는 것 같은 손이 내 뺨을 감싸고 있었다.
- 왜, 왜 이러는 거야.
그 물음과 함께 너는 그대로 넘어졌다. 네가 끌어안고 있던 나도 함께 맨션의 차디 찬 바닥을 구른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몸이 나를 끌어안는다. 그제야 열쇠를 쥐었던 손을 놓고, 나도 너를 끌어안았다. 마치 유성우가 내리던 그 날처럼 우리는 서로 부둥켜 안았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바닥에 구르며, 내가 너를 찔렀다는 것. 계속해서 떨면서, 이상하다고 말하는 물끄러미 보다가 그대로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간다. 맞아. 이상해졌어. 네가 날 버리고 간 그날부터 난 이상해졌다고. 이건 전부 너 때문이야.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그대로 너에게 입을 맞췄다. 이렇게 있으니까 마치 그때같네. 클래식 시즌 크리스마스. 그때도 무작정 입부터 가져다 댔었지. ....결국 너는 없었던 일로 하자고 그랬지만. 아아, 그렇네. 이것도 결국 없었던 일이 되겠지. 그럼 상관없잖아. 어차피 없던 일이 될 거라면 뭘 해도 되는 거잖아.
지금 하고 있는 키스도. 열쇠로 네 배를 찌른 것도. 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뭘 하든 전부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내가 너에게 가진 감정조차 전부 너한테는 없었던 일이 될테니까. 나는 너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이 될테니까.
아, 또 비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어쩔 수 없겠지. 이것조차 없었던 일이 될테니. 입을 떼어놓고, 나를 끌어안고 있는 너를 뿌리치고 일어섰다. 가만히 서서 그대로 너를 내려다 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입을 뗄 수 있었다.
"..............잘 있어. 안녕."
그리고 그대로 뒤돌아서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이 시간엔 아직 인적이 드문 건지, 엘리베이터는 우리가 이 층에 도착했을때 그대로 멈춰있었다. 버튼을 누르고 열린 문으로 올라탄다. 1층 버튼을 누르고서는 계속, 문이 알아서 닫힐 때까지 쭉, 유우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안내방송과 함께 문이 닫힌다. 눈을 감았다.
메이사와 키스한 건 이번이 세번째였다. 크리스마스 때 한 번, 메이사가 멋대로 밀어붙여서 한 번, 그리고 열쇠가 찔린 채로 한 번. 하는 키스마다 번번이 최악이다. 메이사랑 하는 키스는 매번 아팠다. 힘이 잔뜩 들어가서 부드럽기는 커녕 뻣뻣했고, 서툰데 마음만 앞서서는 꾹 입술을 갖다대서 눌린 입술이 불편했고, 앞니가 부딪혀서 아팠다. 종종 깨물리기도 했다. 송곳니에 베이기도 했고.
하지만 그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다. 연인끼리 꼭 끌어안고 체온을 나누며 해야하는 거일텐데, 너랑 하면 꼭 나쁜 짓을 저지르는 기분이다. 내가 못할 짓이라도 해버린 거 같다. 분명 내가 아니라 네가 갖다박았는데도.
이번 키스도 꽤나 아팠다. 하지만 왤까, 전보다 힘이 빠져서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이렇게 껴안고 있자니 어쩐지 편안하기도 했다. 어쩌면 출혈 때문에 점점 나른해지는 걸지도. 이대로 눌어붙을 것만 같은 기분일 때, 메이사가 품에서 빠져나왔다. 피에 잔뜩 젖은 셔츠에 바깥공기가 들어와서 서늘하다못해 싸늘했다. 손을 뻗어 옷자락을 거머쥐려 했지만, 나보다 빠른 녀석을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손은 허공을 쥐고, 메이사는 그게 줄 수 있는 전부라는 양 작별을 고했다.
묻고 싶었다. 왜 그랬는지. 내가 암만 쓰레기처럼 굴었지만 받아주던 네가 왜 갑자기 돌아섰는지. 며칠 전만 해도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히죽 웃었으면서.
왜?
난 아직도 대답을 얻지 못했다. 내가 소독약 냄새에 흠뻑 젖어 있을 때도, 빈 집에서 현관문만 바라보고 있을 때도, 문 바깥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혹시나 하며 기대를 걸 때도, 오지 않았다.
- 저기, 듣고 있어? "응." - 앞머리 좀 자르지 그래? 답답해보여. 그리고 이 츄리닝은 언제까지 입을 건데? "나중에." - 있지, 네가 마음이 싱숭생숭한 건 알겠는데 말이야. 일단 그것도 몇 달 전 일이고, 좀 털고 일어날 때 되지 않았어? 명목상으로는 네가 내― "그래, 때려치자. 가져가."
중지에서 반지를 빼서 미련없이 내밀었다. 미스미는 당황한 모양새였다. 거기에 괜히 더 열이 받아서 모진 말을 내뱉었다.
"니는 사랑한 적 없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몇 달 전의 일이니까 털고 일어나서 명목상의 관계, 계약 사항에 충실하라고 사람을 내몰 수 있는 거라고." "내 기분따위는 평생 모르겠지. 니는 맨날 그딴 식이니깐은. 사람이 쓸모있는지 없는지만 따져가 친해지고, 쓸모없으면은 금방 모른 체 해삐고 마 니는 글렀다. 내도 니랑 지내기 싫다 이젠. 질린다." "잔소리는 느그 사수한테 가서 해라, 내는 인제 모르겠다."
그렇게 트레센의 유일한 지인과도 절교해버렸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울릴 시간도 없었으니까. 매일 메이사를 찾아서 츠나지로 갔다가, 그 근방의 소도시를 갔다가, 또 휴양지로도 가보고 평생 연도 없던 SNS에서 메이사의 흔적을 찾느라고.
이번 주말은 어디로 가야 하지. 어디에 가야 이 무력감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지. 소파에 누워서 배를 매만지다가, 문득 떠올렸다.
- 니는 사랑한 적 없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내가 사랑이라고 했던 건가. 무성애자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던 미스미의 속을 파헤치려고? 아예 컴플렉스를 헤집어놔서 절교를 하려고? 아니,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그렇게 똑똑한 사람도 아니지.
그럼 나는 왜, 아니. 메이사를 좋아는 하지만. 그보다 나는... 가족을...
결국 밤을 꼬박 새워 고민하다가 아무데나 가는 기차로 몸을 실었다. 역무원에게 어디 편히 휴양할 곳 없느냐고 묻고, 나도 모르게 바깥쪽 좌석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다가, 내가 안쪽에 앉혀놓고 어깨를 내어주던 메이사가 없어서.
밖으로 나온 건 좋지만, 옷에는 핏자국이 가득하고, 당장 집을 빌릴만한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옷가지도 전부 두고 나와서 당장 걸치고 있는 것과 핸드폰이 소지품의 전부. 지갑조차도 가방 안에 넣어놨고, 그 가방은 유우가의 옆에 뒹굴고 있을테니 가지고 오는 것도 무리. 츠나지로 돌아가야하나, 하지만 돌아가기가 무서웠다. 사람을 찌르고 멀쩡하게 돌아가도 되는 걸까, 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 돌아간다면 츠나지에 남아있는 추억들에 짓눌려 부서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대로 비틀거리며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공원에 도착했다.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다보면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츠나지를 떠날 때, 마마가 조심스럽게 건네준 쪽지에 적혀있던 연락처. ...아마 할머니..정확하게는 외할머니겠지만, 어쨌든 할머니의 연락처였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누른다. 신호음을 들으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입 안에서 말을 정리해보다가 풋 웃음이 나왔다. 얼굴도 모르는 가족에게 처음으로 전화하는 게, 이런 일 때문이라니. ....진짜 이상하지.
그것도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다. 그렇게 연락이 닿은 할머니— 마마의 친가는 생각보다 엄청난 곳이었다. 어째서 츠나지에서 작은 밥집 하고 있는 건데!? 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진짜 눈이 돌아갈 정도로 부잣집이었다. 뭐어, 왜 츠나지로 갔는지라던가 이런저런 사정은 할머니에게 전해들었으니 지금은 알고 있지만. 안 그래도 슬슬 마중을 보낼 생각이었다던가, 좋은 선자리가 많이 들어왔다던가 하는 말도 충격적이긴 했지만. 아마, 마마도 이래서 쪽지를 줄 때 얼굴이 그리 좋지 않았던 거겠지. ....그래도 당장 나에게 필요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할머니의 도움을 받고, 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 도착했어, 어때? 괜찮은 곳이지? ".......그러네요."
도움을 받은 만큼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 그런 의무감으로 맞선 상대들의 사진을 보다가, 유우가랑 비슷한 얼굴인 사람의 사진에서 손을 멈췄었다. 그걸 놓치지 않은 할머니의 주선으로 만나게 된 그 사람은 역시, 유우가랑은 달라서. 무심코 '네가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억지로 웃었다. 찌른 사람을 이제와서 그리워하고, 어차피 없던 일이 되었을 감정을 아직도 품고 있는 내가 바보같아서, 조금은 진심으로 웃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만나다 보면 좀 괜찮아질 거라고, 할머니도 그렇게 말하셔서. 억지로 쥐어짜내는 웃음과 함께 몇 번이고 만나는 사이에 알게 됐다. 괜찮아지긴 커녕 더 심해지고 있었다. 억지로라도 짜내던 웃음도 점차 시들해지고, 만나는 것도 귀찮아지고. ...확실하게 다르다. 유우가랑 있을 땐 같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는데. 이 사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닿으려고 하고, 귀찮게 군다. 이번 여행도 그런 귀찮은 일 중 하나였다. 별로 오고 싶지 않았지만... ...가기 싫다고 할 명분이 마땅치 않아서 어쩔 수 없이.
-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야. 온천도 꽤 유명하고. - 좋은 료칸을 예약해놨어. 노천탕도 있대. 메이사 요즘 피곤해 보였으니까, 거기서 푹 쉬면 좋겠어. "헤에."
좋은 료칸을 예약해놨다고 하는 상대의 눈에서 얼핏 느껴졌다. 아, 이녀석. 그냥 같이 혼욕을 하고 싶을 뿐이잖아 같은 그런 감이. ....남의 말을 할 처지는 아니네. 나도 유우가랑 같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항상 그랬으니까. 이럴 때마다 하나하나 떠오르는 추억을 곱씹으면서, 상대에게는 적당히 대꾸하면서 기차에서 내린다. 숙소로 가기 전에 어디부터 둘러볼까 묻는 말을 한 귀로 흘리면서 역을 돌아보다가— 문득 그리운 얼굴을 본 것 같아서, 고개를 홱 돌려 다시 봤다.
시간이 벌써 한시 반이라 답레는 내일 느긋이 써보겠습니다 😌 그러면...🤔 멧쨔가 료칸여행 다 즐기고 😿 그냥 이녀석도 찔러버릴까 커찮내... 싶을 즈음에 돌아가는 열차에서 마주치는 거려나요 🤔🤔 유우가는 그때 도착했을지도요 멧쨔는 이제 부르주아돼서 평일 여행해도 되고 유우가는 사축이라서 주말여행밖에 못해.......🫠 (음해)
히히히... 사실 왼쪽 사미 가운데 마사바 오른쪽 멧쨔로 해서 꼬꼬꼬로도 먹을 수 있고요😏
맞아요 완전 명곡.. 큿소 미호요놈들 왜이렇게 노래를 잘 만드는거야...🫠 저는 매번 캐릭터 전용 브금이랑 애니메이션 PV브금에 낚여서 가챠를 지르곤 합니다... 갬성에 약하면 사람이 이렇게 되는... 무시무시한..(????) 이히히히.. 진짜 >>0에 들어갈 문장들 마구마구 무한리필되는 중인wwwwww 열쇠지아 왜이렇게 룽한거죠...😇😇😇😇😇 너무 좋아... 누군가를 찌르는 일상은 이렇게 룽하고 맛있는 거였구나😏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세시간 반이면 오이시다 역에 도착한다. 거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10분이면 그럭저럭 번화한 시내, 오바나자와시. 딱 츠나지 정도의 인상이다. 높아봤자 3층 건물, 그 외에는 드넓은 아스팔트와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그 정도.
예약도 하지 않고 와버렸다. 어쩌면 신사 아래에서 자야 할지도 모르겠네, 친절한 아저씨가 도와주지는 않으려나. 쓴 맛이 나는 농담을 속으로 생각하고는, 이내 여관을 검색해 찾아갔다.
저렴한 가격에 조식까지 먹기로 하고, 늘어선 히나 인형을 지나쳐 반질반질한 복도를 딛고 들어간다. 다다미 여섯 장 정도의 아담한 방에 혼자 앉아있으려니 괜히 울적해진다. 거실로 나와 TV 지방방송을 멍청하게 보다보면 주인이 말을 걸었다. 일정 있느냐고. 없으면 저기 온천이랑 공원에 들러보라고.
...일정이야 당연히 있겠지, 여행을 왔는데. 아닌 것처럼 보이나? 내가 뭐 목이라도 맬 거 같은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냥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긴잔 온천 유명하기도 하고.
아침 일찍 씻고 조식을 먹어치우고 출발했다. 10월인데도 도호쿠는 금방 추워진다. 츠나지에서는 이 무렵에 슬슬 외투를 꺼냈었는데 도쿄에 있다보니 사람이 무뎌졌다. 조금 쌀쌀하게 느껴졌다. 셔틀 버스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다보면 점점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이윽고 도착한 온천 마을은 완전히 빨간색이었다.
절경이네, 메이사랑 같이 보면 좋았을 걸.
그런 마음과 함께 공원부터 둘러봤다. 생각없이 걷고 걷고 걸으면서, 단풍을 보면서 생각했다. 난 메이사를 얼마나 좋아했던 거지, 언제부터였지, 시니어 때 받아줬다면 좀 바뀌었을까. 잘 모르겠는 것들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게 나는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닌데다 둔감해빠졌으니까.
한참을 걷고 폭포도 보고, 진이 빠진 마음이 어떤지를 살폈다. 여전히 무기력했다. 메이사를 찾아서 하는 여행이 늘 그렇다. 절경에다가 좋은 구경,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도 쓸쓸하다.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당일 온천에 몸을 푹 담갔다. 내 꼴이 영 못미더운지 문신은 없는지 꼭 물어보고, 들어가기 전에 씻으라고 당부를 했다. 아니, 그냥 면도를 좀 안 했을 뿐이거든요... 미스미가 앞머리 자르라고 하던 게 그냥 잔소리는 아니었나보다. 이렇게 취급이 달라진 걸 보면.
아무튼 푹 담궜다. 45분 꽉 채워서. 물이 좋은지는 모르겠고 복잡한 마음이 좀 멍해지긴 했다. 거리에 놓인 온천수도 손대보고, 족욕하는 데에서 발 담그고 멍도 때리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해질녘이다. 주변에 산이 있으니 더 일찍 지는 모양이다. 가스등이 하나 둘 켜지는 걸 올려다 보고, 따듯한 물 아래에서 발을 꼼질거리며 무심코 중얼거렸다. 메이사가 보고 싶다고.
여관의 좁은 이불 안에서도 메이사의 공간을 남겨두고 잔다. 눈을 뜨면 언제나 반 사람의 몫만 차지하고 있다. 식사를 할 때도 내 그릇을 정리하고 무심코 맞은 편을 본다. 그릇이 없는 걸 아는데도. 차 표를 사다가도 성인 2명을 눌렀다가 취소한다. 내 습관 하나하나가 외롭다.
메이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기분따위 몰랐을 텐데. 적당히 몸 맞대고 살면 그게 사랑인 거겠지 생각하고, 내버려지면 떠돌아다니다 또 누가 주워가는 대로 살았을 텐데. 날 믿어주지도 않고, 한 사람 몫을 하길 유구히 바라는 가족이 내 전부다 생각하며 거기에 온 마음을 쏟고 살았을 텐데. 너 때문에 내 인생이 다 망쳐졌다.
난 메이사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재기불능이 되어버린 인생따위 철도에 내던지고 싶다.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책임조차 지지 않고 떠나갔다. 평생 없어지지 않을 흉터까지 만들어놓고. 질나쁜 복수다. 의도했다면, 넌 진짜, 정말, 나쁜 녀석이다.
맛점하고 돌아왔습니다 😋 여담이지만 유우가가 묵었던 숙소는 오모타케라는 민박...여관...? 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https://maps.app.goo.gl/yn2vLkz8UoQPUaYq8 메이사는 후지야 료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 여기는 프라이빗 탕을 원하는 만큼 대여해서 쓸 수 있단 게 완전 완전인ww https://www.fujiya-ginzan.com/
사실 저도 찾아보면서 엄청 가고 싶어졌습니다wwwwwwwwwwww 근데 코로나 때문인지 요즘은 당일온천 안 하는 곳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저곳은 예약 잡기가 멧쨔 어려운wwww 하루종일 사이트만 바라보고 있으면 모를까 돈도 시간도 없는wwwwwwwwww 쿳소...🫠🫠🫠🫠🫠🫠
🤔 사실 생각해보니 멧쨔랑 1년 더 지낸 유우가는 중증이면 중증이었지 경증일 거 같진 않네요... 그래도 원본 유우가는 미스미랑 왕코쨩이 정보도 흘려주고 상담도 해주고 하면서 아주 야악간씩 가까워지니까 희망(?)은 있을지도 🤔 그래도 멧쨔보고싶어 😭 상태로 술에 절어 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만화쪽이 무지 마일드하게 그려졌네요 이거 작화도 꼴보기 싫어서 리뉴얼을 해야 할텐데 🫠 (5년뒤일지도)
5개나 되는 탕을 원하는 걸로 골라서 원하는 만큼 쓰고, 아침과 저녁에는 호화롭다고 할지, 사치스럽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의 식사가 나오는 료칸인데도, 어째 묵는 동안 마음은 그닥 좋지 않았다. 마음이 별로 없는 상대와 여행을 오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인데, 같은 방을 쓰는데다 틈만 나면 가까이 다가오고 맞닿으려고 해서 진절머리가 났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유우가는 클래식, 시니어 시즌 내내 이런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정말로 못할 짓을 했었구나, 하고. 미안함과 죄책감이 가슴 한 켠을 무겁게 내리눌렀다.
이런 상태에서 여행이 좋게 흘러갈 리가 없었다. 공원을 거닐며 단풍구경을 해도, 유명하다는 폭포를 봐도, 중간중간 주전부리를 나눠 먹을 때조차도 계속 뚱한 표정을 한 채로 다니니 드디어 상대도 지친 듯 했다. 그래도 애써서 '어제밤에 무리해서 힘든가보네'라는 말을 꺼내는 쪽이 더 마음에 안 들었다. 별로 무리하지 않았어. 별 감흥 없었다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꺼내지 못한 말은 다시 꼭꼭 씹어서 삼켰다.
츠나지에 돌아가지 않았던 건, 거기에 남아있을 수많은 추억에 내가 짓눌릴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아도 별 다를 거 없다고, 이제야 실감하고 있었다. 어디에 있든 유우가와 함께 했던 추억은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니며, 시도때도 없이 고개를 불쑥 내밀고는 했다. 식사를 할 때도, 이곳저곳 구경을 다닐 때도, 료칸에 돌아와 목욕을 하고 이불에 누운 뒤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추억에 자연스럽게 곁에 있는 상대에게 유우가를 투영하고, 실망해버린다. 유우가였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주는 것 같으면서도 선은 명확하게 그었으면 그었지, 이렇게 하진 않았을텐데.
넉넉한 이불 속에서 쓸데없이 꽉 끌어안은 채로 잠든 상대를 흘끗 본다. 사진으로 봤던 유우가를 닮은 얼굴은 이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 사진도, 내가 유우가를 그리워해서 그렇게 잘못 봤던 걸지도 모르지. 그냥 유우가를 보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그렇게 봤던 거겠지. ....하지만 아무리 봐도 유우가가 아니니까, 이제 그만해도 되겠지. 지금도, 끌어안고 자는 건 유우가랑 똑같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니까. ...전혀 기분좋지도 않고, 포근하지도 않으니까.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아침에 상대가 눈을 뜨자마자 돌아가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원래라면 더 길게 진득하게 여행할 예정이었겠지만, 내가 빨리 여행을 끝내고 싶다고 해서 그런지 상대의 얼굴도 영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순순히 알겠다고 하는 건 나를 생각해주는 건지, 내 뒷배인 할머니를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다소 싸늘해진 분위기인채로 우리는 역에 도착했다. 플랫폼에 서서 물끄러미 철로를 바라본다. 상대가 뭐라고 얘기하는지도 전혀 듣지 않고, 멍하니 철로를 보다가 시선을 올렸다. 맞은 편에 선 누군가도 시선을 철로로 향하고 있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면도를 안 한 티가 팍팍 나는 후줄근한 모습이 어쩐지 익숙했다. 묘하게 초점이 어긋나있던 시야가 한순간에 또렷해진다. 귤박스를 덮고 있던 노숙자로 오해했던 그 날이 오버랩됐다. 착각인가? 또 유우가를 닮은 사람을 봐서 또 멋대로 덧씌우고 있는 건가? 몇번이고 눈을 깜빡인다. 몇번이고 봐도 유우가다. 틀림없어.
맞은 편의 네가 고개를 들어 시선을 올린다. 거짓말처럼 눈이 마주치고, 확신했다. 유우가가 맞다.
"—유,우가.."
유우가, 라고 중얼거린 말은 곧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에 밀려 아무에게도 닿지 못했다. 참 얄궂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사람을 이제야 마주했는데. 그 사이를 가로막듯 열차가 들어온다. 열차에 밀려들어온 바람에 치맛자락이 휘날리고, 열린 문으로 승객들이 타고내린다. 시간이 멈춘 듯이 우뚝 서 있는 나를 재촉하듯, 먼저 올라탄 상대가 손짓을 했다.
으헥... 너무 귀여워...🥰🥰🥰🥰🥰🥰🥰 멧쨔 이마 유성도 유우가 안경도 재현도 높아서 너무 귀여운wwwwwwwwwww 저 이거 살래요...🫠 사고싶어.. 우우웃...... 근데 이거 목도리도 너무너무 귀여워서 진짜 와 계속 보면서 귀엽다귀엽다하는 말만 하게 되는wwwwwwwww
히히wwwwwwwwww 목도리에 연보라색이랑 노란색 있는 거 보는 순간 이거다 해버렸지 뭐예요wwwwwwwwwwww 시간이 나면 나중에 헷쨔랑 2다이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먼가 마음에 들어해주셔서 멧쨔 기쁜데 실물을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진짜 아쉽네요...이거 진짜진짜진짜귀여운데... 🫠
>>58 하지만 저 상대 쪽이 더 별로라고 생각하는 게... 저기 긴잔의 료칸은 예약 진짜 빡세서 상반기 예약 하반기 예약 단위로 받는 거로 안단 말이죠... 맨날 꽉꽉 차있는 곳인데 그걸 미리 예약을 잡았다는 건 🤔 멧쨔 아닌 다른 사람이랑도 갈 수 있었다는 소리죠 멧쨔를 소개받자마자 료칸예약을 했어도 쓰레기, 남이랑 가려고 잡은 료칸을 멧쨔랑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쓰레기인wwwww
>>67 🤔...사실 유우가한테 옷을 굳이 사줘야 하나? 그냥 벌거벗고 내 집에서 나가도록... 하는 마음으로 멧쨔 거만 사긴 했는데 확실히 멧쨔가 입고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뭔가뭔가인wwwwwwwwwwwww 사은품으로 투명 튜브가 오긴 했는데 이거라도 입혀줄까 싶긴 하네요 🤔 목도리에 튜브...? 더 수상해지는데 🤔
목도리에 튜브...? 옆에서 혼자만 옷입고 있는 멧쨔도 뭔가 수상해지는 조합인데요...🫠 멧쨔.. 유우가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거야(??) 무슨 플레이하는 중인데..(????)
으헤헤.. 헷쨔랑 2다이 인형도 언젠가 나오는 거군요🤭 멧쨔 기대하고 있을게요 히히히
근데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니..🤔 상대도 만만찮게 -쓰-네요.. 그리고 사실 멧쨔한테 마음이 있다기보단 약간 프로미넌스가에 더 관심이 쏠려있다고 멋대로 설정하고 있기도 하고요🫠 멧쨔도 그런 촉이 와서 '날 신경쓰는 건지 내 뒷배인 할머니를 신경쓰는 건지'라고 하기도 했고... 아마...?
>>72 wwwww 이녀석들 10센치밖에 안된다구요wwwww 껴안았다가 쨔/붓 상태로 발견될 거예요 😏 물론 그것도 그거대로 좋은 느낌을 주지만... 본드로 좀 단단히 고정해놓고서 어디 키링으로 매달고 다닐까 싶기도 하네요 🤔 완전 철딱서니려나 그러면... 하지만 원래 모루인형은 그렇게 쓰는 거니까요...🫠 암튼 무지귀엽습니다
눈을 마주친 순간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메이사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놀란 것 같기도 하고, 기쁜 듯도 하고, 슬픈 것처럼도 보였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형수가 가족에게 전할 말을 남길 때의 표정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열차가 들어왔다. 메이사는 아마 저 열차를 타고 떠날 것이다. 도쿄행이라고 적힌 열차로.
내가 메이사를 불러세워도 되는 걸까? 아니, 그런다고 세워질까. 애초에 메이사가 맞나? 보고 싶다 못해 내가 기어이 미쳐버린 게 아닌가.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기적처럼 만날 수가 있는 건가.
하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볼 거 같다. 그런 예감이 들자마자, 목청에서 겨우내 막혀있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메이사―!!"
메이사의 이름을 이렇게 불러보는 게 얼마만이더라. 시니어 마구로기념 때가 마지막이었나. 약간 울음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외쳤다. 메이사는 열차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흉터가 욱신거렸다. 메이사를 보자마자 두쿵거리던 심장이 혀뿌리까지 올라온 것만 같다. 이상해, 이상하다고. 고장난 게 분명하다, 네가 열쇠를 꽂고 간 그날부터.
보고 싶어. 내 말은 죽어도 안 듣고, 무시하고, 자기 좋을대로 휘두르다가 이젠 좋아하지도 않는, 내 속을 새까맣게 태워놓는, 틱틱대고 불평하고 눈살을 찌푸리기만 하는, 기어이 날 찌르고 가버리기까지 한 메이사지만.
그런 메이사라도 좋아. 계속 같이 있고 싶어. 달리지 않게 된 지금도, 꿈을 버리고 도쿄로 와서도. 열쇠로 날 몇 번이고 찔러도 괜찮아.
묻는 말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 진짜야. 진짜 유우가인가? 웅성거리던 승객들의 소리 사이로 크게 비집고 들어오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이제는 꿈에서나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유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귀가 저절로 쫑긋 섰다. 여행 내내 처져있던 귀가 바르게 선다. 바쁘게 돌아간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문이 닫힌다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나는 곧바로 열차에서 뛰어내렸다. 당황한 상대가, 유우가를 닮았다고 생각했었던 그 사람이 다급하게 내 이름을 몇 번인가 더 부르지만, 아까 전과 다르게 내 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 메이사? 왜 그래? "....." - 아니 잠깐만, 왜 내려? 돌아간다고 했잖아? 메이사! 메이사——
그 사람이 뻗은 손을 막듯이 문이 닫히고, 열차가 출발한다. 창 너머로 나를 보는 황망한 시선은 무시한 채로, 반대편 플랫폼을 향해 달렸다. 반대편에 열차가 도착하지 않기를, 그 전에 내가 유우가에게 갈 수 있기를, 내가 본 유우가가, 내 이름을 부른 유우가가— 부디 나만의 환상이, 환각이, 환청이 아니기를 간절하게 빌면서.
레이스도, 간단한 트레이닝도 그만뒀지만, 그래도 제법 빠르다고 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린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서 반대편 플랫폼으로 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딱 한 사람만 내 눈에 들어왔다. 떠나가는 열차를 보고 있는 뒷모습이, 내 기억 속의 모습보다 더 길어지고,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한 뒷모습이 보였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한 발짝, 또 한 발짝 다가간다. 가까이 다가가도 너는 여전히 떠난 열차 쪽을 보고 있어서, 내가 뒤에 바짝 다가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모른 척을 하고 있는 걸까. 살짝 떨리는 숨을 가다듬고, 바싹 마른 입술을 괜히 여닫기를 두어번 하고나서야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바보, 허접."
그렇게 말하면서 유우가를 껴안았다. 보고싶었다던가, 찔러서 미안했다던가.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아서 겨우 꺼낸 말이 이런 거라니. 진짜 허접은 나야. 나라구.
열차가 지나갔다. 플랫폼은 텅 비어있다. 신기루라도 봤던 건가. 아니, 어쩌면 정말 메이사였고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서 무시한 걸지도 모른다. 어, 가능성 있지. 하지만 확인해볼 기회라도 줬으면 좋았을텐데. 한 번만 닿아보면 알잖아,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어설프게 희망을 가질 바에야 그게 나을텐데.
끔찍한 기분을 애써 눌렀다. 이를 악물었다. 흉터는 여전히 욱신거리고, 심장은 쥐어짜이는 것 같고, 괴로워서 고함이라도 질러버리고 싶지만, 사람이 많으니까. 아직은 아니다. 아니야. 콧등을 꾹 눌렀다. 여기서는 이러지 말자. 꼴사납다고...
스스로에게 진정하라고 되뇌는 내 뒤를 누군가가 덮쳤다. 덮쳤다는 건 너무 과격한 표현이지만, 실감으로는 그랬다. 모르는 사람들 일색인 여기서 누가 날 껴안는다고. 손을 뒤로 해서 더듬어보면, 익숙한 머리칼과 보드라운 귀가 스쳤다.
- ......바보, 허접.
그 말에 울컥했다. 뒤를 돌아보기가 어려웠다. 거짓말 같다. 허리를 감싸고 흉터 위에 얹혀있는 손만 보이는데, 뒤를 돌아보면 이것도 훅 사라져버릴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확인을 해야 하는데...
"훌쩍."
숨을 꾹 참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몸이 떨리는 건 감출 수가 없었다. 젠장, 이래서야 죄다 틀려먹었다.
"...어딜 싸돌아다니다가 이제 돌아오는 거야, 바보가."
이를 꾹 깨물고 돌아섰다. 그러자 보이는 갈색 귀와 흰색 유성. 날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일등성같은 눈. 그걸 보자마자 턱을 붙잡고 입맞춰버렸다. 맞추자마자 이성이 돌아와서 아차, 싶었지만 뗄 수 없어서, 그냥 그대로 껴안고는 오래오래 붙어있었다. 숨이 막힐 때까지. 입술을 여전히 맞댄 채로 숨을 몰아쉬다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신기루일 수가 없다.
아, 유우가다. 내가 만들어낸 환상도 아니고, 진짜 유우가야. 진짜야. 확신을 더하듯 유우가를 더 꽉 끌어안았다. 아니, 그러려고 했지만 유우가가 더 빠르게 움직였다. 턱을 잡혀서 고개가 들리고, 그대로 입과 입이 맞닿는다. 눈을 감으면 유우가가 사라질까 약간의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냥 눈을 감았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선명하게, 맞닿은 우리의 입술이,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 지근거리에서 눈과 눈이 마주친다.
"...나도." "나도 보고 싶었어..."
넘치도록 실감하는데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아차하는 순간 깨버리는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 그대로 유우가의 품에 머리를 폭 파묻고 부볐다. 시니어 시즌에도 자주 했던,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하지만 유우가가 아닌 사람에겐 결코 하지 않았던 익숙한 동작이다.
"....미안해."
열쇠로 찌른 것도, 너를 찌르고서 묘한 고양감에 기뻐하던 것도, 그대로 너를 두고 떠났던 것도. ....클래식 시즌부터, 내켜하지 않는 너에게 계속 달라붙어 귀찮게 굴던 것도. 아, 그래. 이런 짓들을 해놓고 어떻게 네 곁에 계속 남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뒤늦게야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살짝 몸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평생을 귀찮게 굴어도 된다는 말에 왈칵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할머니와 지내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붙어있으면서는 꾹 참고 있었던 눈물이 한번에 터진 것 같았다. 하지만 플랫폼에 들어오는 열차와, 오가는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에 퍼뜩 제정신을 차렸다. 유우가의 품에 고개를 부비며 눈물을 닦아냈다.
내가 가는 대로 가겠다는 말에 유우가를 한 번, 그리고 이제 막 출발하는 열차를 한 번 봤다. 다음 열차는 4시간 뒤. 문득 떠올랐다. 오늘 돌아가겠다고 고집부려서 그냥 나와버린 료칸의 방, 아직 쓸 수 있으려나. 바로 다른 예약을 잡기엔 빠듯한 시간일테니 아마 아직 비어있지 않을까. 비어있지 않아도, 다른 료칸을 잡으면 될 일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돈이라면 꽤 있으니까, 조금 가격대가 있는 곳도 문제없고... 웃돈이 붙어도 걱정이 없지.
그런 생각에 잠겨있다보면, 네 시간 동안 뭐 할거냐는 물음이 들렸다. 다시 고개를 돌리면 유우가와 눈이 맞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얼굴이 가까워지고, 아무도 없는 플랫폼에서 우리는 다시 입을 맞춘다. 새삼스럽지만, 진짜로 꿈이 아니구나...
".....그 사람하고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가능하면 피했고, 어쩔 수 없을 때는 응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진 않았다. 그쪽은 나름대로 그런 걸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한 녀석이지... 어쨌든 아직도 서툴다는 뜻이잖아. 반박하고 싶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못하는 쪽일 것 같고, 유우가는 잘하는 쪽이니까... 조금 전에도 느꼈지만 확실히 잘하긴 하니까. 한 5분 정도를 그렇게 잔뜩 키스하고나서야 천천히 말을 꺼냈다.
"...나 원래 일정 더 남아있었는데, 그냥 가겠다고 하고 나온 거라." "료칸에 잡아뒀던 방... 바로 다른 예약이 차진 않았을 것 같은데. ....같이 가자. 만약에 찼어도 다른 숙소 잡으면 되니까."
그렇게 말하며 유우가의 손을 잡았다. 커다란 손은 여전히 따스해서, 꿈에서 보던 그대로라서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대로 돌아가기엔 서로 할 얘기도 많을 것 같고....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흐음― 료칸인가." "좋아, 금방 나가서 다른 남자를 데려오는 게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슬쩍 웃었다. 깍지낀 메이사의 손을 더 꽉 잡았다.
"난 그런 메이사도... 좋으니까."
좋아한다는 말은 눈을 맞추고 하기 부끄러워서 피해버렸지만. 이거로 메이사가 어떤 죄책감이랄까, 불편한 기분에서 해방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난 친절한 아저씨들에게만 잘 대해주는 메이사도 좋아했던 거니까. 이제와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지. ...좀 심기 거슬리긴 하지만.
하지만 그런 불만이 표출될 기회는 없었다. 료칸 마을까지는 역에서 버스로 40분, 게다가 버스는 하루에 5번만 오는데 어떻게 가려나 싶었는데... 택시를 타더라. 그리고 딱 봐도 엄청 번듯한 료칸 건물로 날 데리고 들어갔다. 전망 좋은 3층의 일본식 방에 들어섰을 때, 나는 이미 완전히 기가 눌려버렸다. 아니 뭐랄까, 이 건축양식이랑 방의 향에서 풍기는 냄새부터가 다르다니까. 다다미도 내가 묵었던 여관과는 차원이 다르고. 게다가 여기 료칸인데 프라이빗 욕탕도 딸려있는 특실이잖아. 애초에 그게 아니더라도 이, 현관에서부터 나 부자요 하는 그런 게 있더라니깐. 나랑은 문화가 달라.
이런 데에 머리 덥수룩하고 수염 부숭부숭한 아저씨가 들어와도 되는 거야? 되는 겁니까? 아, 역시 키스하기 전에 면도는 좀 해둘걸 귀찮다고 냅뒀다가......
"...나 일단 면도 좀 하고 와도 돼?"
자각하고 나니까 이건 뭐, 다른 남자를 데려왔다가 아니고 '유기견 입양하려는데 남친이 귀찮게 굴어서 남친을 파양했어요' 수준이잖아.
"그리고 일단 좀 씻고... 옷도 좀 갈아입고."
일단 냅다 떠나온 거라 단벌이다. 막상 좋은 향이 풍기는 방에서 완전 어른여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메이사를 보다보니까, 나 이래도 되나 싶어서.
".........미안."
따지고보면 클래식 시즌 때랑 다를 것도 없는데, 어쩐지 메이사를 좋아한다고 자각을 하고 나니까 미안해졌다.
어차피 여행지에서 오며가며 스쳐가는 사람들 중 하나로 남을테니까. 뭐라고 떠들든 크게 신경쓸 필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넘기던 찰나, 뒤이어 들린 말에 멈칫했다. 유, 유우가가... 좋아한다고 해줬어... ....키스까지 한 주제에 그런 말로 부끄러워하냐고 딴지를 걸만도 하지만, 하지만, 직접 듣는 건 거의 처음이고..... 슬쩍 본 유우가는 고개를 돌리고 있긴 했지만, 언뜻 보이는 귀가 조금 붉은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찢어질듯 올라간다.
"....나도, 좋아해. 유우가."
그리고 손을 잡아끌며 일어섰다. 사실은 꼭 끌어안고 또 키스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오늘 우리는 숙소가 아니라 역에서 자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출발한 우리는 이미 한참 전에 떠난 버스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대신 택시를 타고 료칸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어쩐지 유우가의 표정이... 음.. 표정이라고 할까, 분위기 같은 게 말이지. 묘한 느낌이 들지만 그냥 묵묵히 방으로 향했다. 예상대로라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까 나갔던 방은 아직 다른 손님을 받지 않은 채였다. 그래서 그냥 다시 쓰겠다고 하고, 식사 예약도 원래 일정대로 유지하겠다고 했으니 이제 걱정은 덜었다.
"응, 여기 탕은 아무때나 원하는만큼 들어가도 좋으니깐. 느긋하게 있다가 가자." "......갑자기? 일부러 기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 그게... 물론 이래저래 덥수룩하고 좀 후줄근해 보이는 느낌이긴 했지. 내가 없으면 더 잘 살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아니라서 좀 의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냥, 일부러 기르는 중인가?하는 지레짐작이었고. 그래서 면도 좀 하고 와도 되겠냐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경쓰고 있는 걸까. 하긴, 나도 할머니랑 지내게 된 초반에는 약간 그런.. 느낌이긴 했지. 나랑 다른 문화, 다른 급인 환경에서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가 싶은 그런... 그런 느낌. 미안하다고 말하는 유우가에게 다가가서 그대로 꽉 껴안았다.
"왜 미안해? 난 그런 유우가도 좋아해. ....어떤 유우가라도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만 역시 씻는 건 환영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같이 씻는 거. .....평생 귀찮게 굴어도 된다고 했잖아. 유우가가 확실히 말했잖아. 그러니까 괜찮지?
"그럼 씻고 유카타로 갈아입을까. 나도 같이 들어갈래. 괜찮지? 응?"
끌어안은 채로 유우가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눈이 마주치면, 저절로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냥 자기 관리를 안 한 거라고 설명할 틈도 없이 꽈악 껴안겼다. 아까부터 신경쓰였던 다른 향수 냄새에 어질어질하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껴안아도 괜찮았지만, 이제 방에 들어와서부터는 좀, 그, 거리가...
"이게 그, 좋...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꼴 보이면 좀 그렇잖아... 미안하다고. 그게. 그러니까 잠깐 팔, 팔 좀..."
그런 나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도 않고 같이 씻자는 제안을 하는 메이사. 아참 그랬지, 이 녀석 멧쨔스키 스위치가 켜지면 이렇게 마구 들이대는 타입이라서 날 매번 시험에 빠트렸었지... 그때는 자기관리가 됐지만 요즘은 좀 곤란하다. 대충 먹고 술 마시다 자고 출근하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라.
살짝 눈을 뜨고 내리깔았다가, 배시시 웃는 얼굴에 바로 눈깔을 뒤집었다. 방금 위험했다고. 멧쨔스키 모드 진짜 좀 그래. 사람의 존엄성이라는 걸 뭘로 아는 거냐고 우리 안 좋게 끝났다가 감동적으로 다시 만났는데 이러고 싶지 않다고...! 나도 순애와 무드라는 걸 아는 사람이다 이 말이다.
"알겠어, 좋아하는 거 알겠는데 그... 같이 씻는 건 조금 그, 그렇..."
사알짝 다시 시선을 내렸다가 표정에 철렁했다.
"아, 큿, 아씨... 그, 그런 게 아니고 내가...!"
결국엔 메이사의 손을 겹쳐잡고... 다리 위에 올려놨다. 이번엔 가이세키 정식에 나오는 젓가락으로 찔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효과를 보진 못했다. 적어도 이 설명이 메이사에게 잘 먹히길 바랄 뿐이다. 조금 진정효과를 가져오면 더 좋고.
같이 씻는 건 좀 그래, 라고 하는 말에 눈썹이 내려가고 웃음도 스르르 사라졌다. 그래도, 그래도 손을 겹쳐잡길래 괜찮다고 해주는 건가~ 싶었다가 움찔. .....잇, 이, 이거.... ....아, 아니... 새삼스럽네. 나, 나 이렇게 보여도 어른이고, 유우가한테 말하긴 좀 그렇지만 결국 다른 사람하고도 그랬고... 별 감흥도 없고 좋지도 않고 싫을 뿐이었지만. ...그, 근데. 진짜 새삼스럽지만.... ...확실히 다르다. 느낌이라는게, 그러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그, 오늘, 이번엔....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그, 그래도 이렇게까지 다르다고? 스스로도 놀라울 지경이다.
"아, 그, 그렇, 그렇네에...."
겹쳐잡던 손이 떨어지면, 파다닥 손을 거두고 가슴 앞에서 모아잡았다. ....그, 그렇구나아... 조금 전까지는 유우가를 똑바로 보던 시선을 어쩐지 마주치기 힘들어서, 뭐랄까, 새삼 부끄러워서. 슬쩍 고개를 돌리게 된다.
wwwwwwwwwwwwwwww멧쨔wwwwwwwwww상냥하네wwwwwwwwwwwwwwwwwwwwwwwwwwww이 순애 소녀 어째야하냐고wwwwwwwwwwwww 유부녀인데 순애소녀..근데 아가씨..헐..........근데 쑥맥........ 이게 한 번에 가능하다니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으히히... 열쇠지아 최고🤭 근데 진짜 원본지아랑 다르게 럭셔리네요..🫠 멧머니의 힘 굉장해....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열쇠지아는 열쇠를 일찍 맞아서(...)팔자가 핀 거 아닐까요🙄 같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저도 슬슬 잘 때가 된 거 같기도...으?헤..🫠
wwwwwwwwwwwwwwwwwww요즘 저희 완전 늦게 잤으니까요 오늘은 뇌=송송 상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죠...🫠
사실 저는 멧머니한테 전남친이 (대충 사정설명하고 그렇게 됐다는 보고) 했을 거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료칸에서 2박 일시불 120만원 결제 문자가 와서 🤔 우리 손주는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멧머니를 생각했어요 뭔가 멧쨔 웃길 거 같네요 🫠
그리고 2박 지나고 완전 반짝반짝탱글탱글반들반들✨ 상태로 무슨 유기견 같은 거 데려와서 😼 할머니 나 이 사람이랑 기정사실 만들어버렸는데💕 불쌍해서 내가 책임져주기로 했어💕 😒💦💦 (이쪽도 괜찮다고 해서 속았음......오는 열차에서 알게 됨) 하고 있으면 뒷골 잡을지도요www
😏히히히... 사실 보고는 이미 들어갔겠죠..🫠 전남친 당황해서 멧머니한테 문자든 전화든 했을 것 같고... 그리고 어쩐지 오는 열차 안에서 속았다는 걸 안 유우가가 새파란 얼굴을 한 것도 본 거 같아요🫠 멧쨔는 그 옆에서 태연하게 😸배 나오기 전에 웨딩드레스 입고 싶은데~ 하면서 결혼식 언제 할 건지나 묻고 있을 거 같고...🫠
멋쩍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수건도 갈아입을 유카타도 가지고 들어왔다. 그러나 내가 면도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제공하는 어메니티에 면도기가 없다는 점이 불찰이었다. 결국 수염 정비는 못하고 개인 정비만 하게 됐다.
…나왔을 때 나는 근소하게 말끔해지긴 했지만 뭔가 눈이 죽어버린 얼굴이었다. 그대로 슬금슬금 메이사한테 다가가서 머리를 기댔다.
“…미안.” ”어메니티에 면도기가 없더라… 프론트에 혹시 있나 물어봐야 할 거 같아.“
슬쩍 시선을 내려 메이사를 바라봤다가 으그그그극 주화입마에 들어섰다… 난… 난 쓰레기다… 그래도 메이사랑 떨어져 있는 건 싫어서 주화입마 하면서도 꼭 붙어있는 신세다. 이제 메이사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고 없는 능지마저 반토막나게 됐으니 어쩔 수 없다.
“너도 씻고 나오면 같이 들어갈까? 괜찮을 거 같은데.”
이렇게 껴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꼬박 보낼 수 있지만, 그러면 료칸에 온 의미가 없지. 최대한 즐길 건 다 즐기고 가고 싶다. 온천밖에 즐길 게 없어서 계속 담그고 있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일 거 같기는 한데…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시민적인 나의 마음이 ‘그래도 온천에 담글 뿐이고 가이세키 정식 두끼인데 2박 12만엔은 심하지 않아?’ 라고 쫄아들고 있지만… 어차피 내 돈 쓴 것도 아니니까.
“나오니까 춥다…”
유카타 자락 안으로 다리를 움츠려 넣고는 따끈한 메이사에게 더 붙었다. 메이사는 아직 씻지 않았지만 이대로 껴안고 있어도 좋았다. 아니, 오히려 좋은 향기 폴폴 나는 것보다 지금이 좀 더 취향이랄까. 나는 쓰레기다 한 게 바로 몇 분 전인데 금방 또 메이사를 껴안고 있다. 나도 참 답 없는 종자로군.
관심도 없는 예능 프로를 틀어놓고 가만히 있다보면 저절로 귀가 쫑긋거린다. ...TV소리에 묻히는 다른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거 같아서 어쩐지 스스로가 좀, 그, 그렇게 느껴져서 자괴감이 든다. 끄으으으... 괜히 붉어진 얼굴을 코타츠에 박은 채로 데굴데굴 굴리고 있다보면 점점 가까워지는 인기척이 느껴져서 고개를 다시 든다. 시선이 향한 곳엔 유우가가, 어, 좀 말끔해진 것 같지만 수염은 그대로였다. 어라?
"에, 진짜? 나중에 물어보러 가야겠네.. 아니, 오기 전에 편의점을 들러야 했나...." "유우가가 미안할 건 없으니까... 신경쓰지마."
뭐 물어보면 되겠지만. 요즘은 에코라던가 뭐라던가 해서 프론트에 요청해야 어메니티를 주고 그러니까 말이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볍게 수긍하고, 다가와서 기댄 유우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어본다. ....머리카락, 많이 길어졌네.
"...그럼 씻고 올—아.."
그렇게 말은 했지만, 씻고 같이 탕에 들어가자는 말과 다르게 유우가는 나한테 더 붙어왔다. 따뜻한 물로 씻고 나왔으니, 몸이 식으면서 추운 것 같았다. 씻으려면 유우가의 품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냥, 어쩐지. 이대로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떨어지기가 아쉬워서. 그동안 많이 떨어져 있었으니까 좀 더 붙어있어도 좋지 않나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응... 그냥 이러고 자버릴까."
몸을 조금 돌려서 유우가를 꽉 끌어안았다. 이대로 뒤로 풀썩 누워서 자버려도 좋을 것 같았다. 자고 일어나면 여기저기에 다다미 자국이 남겠지만, 뭐 어때. 유우가의 어깨에 머리를 대고 부비다가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유카타의 옷깃이 벌어져 안쪽이 보인다. ....부끄러워 하기도 전에 흉터가 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저건.....
".....미안해."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서 흉터로 가져갔다. 새살이 돋아난 자리, 내가 옷 너머로 열쇠를 찔러 뚫은 자리가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그때 나, 정말로 머리가 이상했구나. 미안해서 당장이라도 죽고 싶을 정도다.
으헤헤헤...🥰🥰🥰🥰🥰 모루인형 귀여워어어엇 2다이도 안경을 끼는군요😏 안경색도 반대야 완전 귀엽잖아...히히... 그리고 멧쨔 유우가 헷쨔 2다이 순으로 점점 걸치는 게 없어져가는 것도 포인트네요(아님) ....헉.. 헷쨔... 맨몸에 튜브만.. 꺅🫣 하다가 칼찌당할 것 같으니까 하지 말아야겠네요🫠
그리고...이힉힉히🥰🥰🥰🥰🥰🥰🥰🥰🥰🥰🥰유우가아.. 댕댕귀 너무 귀여운www 유기견 주워온 멧쨔도 귀여워wwwwwww 깨알같이 멧머니가 기모노 입고 있는 것도 멧쨔 룽하네요🤭 그리고 그리고 멧쨔가 후히히 생각만 하고 있는 것도😏
메이사랑 외출하면 저런 인형들을 뽑을 수 있다 이 말이군요 10연속외출갈겼다가 미승리전에서 5착 해버릴지도 몰라...🤤🤤🤤🤤🤤 멧쨔가 거대한 멧쨔 인형 꼬옥 껴안고 대성공 미소 지을 거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뜨끈~하니 든든한 국밥 먹은 거 같고 그렇습니다 최고잖아.......
당연히 커피스타킹이지. 검스면 데니어 낮은 게 좋아............. 사실 정장바지도 최고라고 생각해............. (중략) 한 게 ㄹㅇ 오윽야를 참을 수가 없다고....... 사실 그래놓고 퇴근 무렵에는 티 안나게 오버니삭스로 갈아신어주는 것도 좋아......... 야유회에서 계주 달리기 하느라고 운동화 안에서 촉촉해진 흰색 스포츠양말도 최고라고 생각해......... 야유회에서 야유, 매도, 여공남수 종목에서 1등해버려서 백화점상품권 50만원을 따버리겠지 메이사는 응응
잠깐 타임 선언. 어지간하면 나도 그냥 냅두겠지, 조치도 해뒀으니까.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다르다. 타임을 두고 멈칫한 메이사에게도 느껴질 거다, 지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말해보자면 그렇다. 나랑 눈을 맞추고 있다가 앞섶을 젖히고 그 안에다 손을 집어넣어 아랫배를 만지고 있다고. 그 의도가 뭐건 간에 상대에게 느껴지는 건 어떤 시그널이다.
"...너 천연이냐?"
약간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탕에서 덥히고 나온 내 몸과는 다르게 메이사의 손은 미지근했다. 유카타 위로 손을 덮어잡았다. 손을 더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고.
"아프긴 했지. 했는데..."
메이사가 남기고 간 마지막 물건. 다른 것과는 다르게 이건 집을 떠나와도 계속 붙어있어서, 도피할래야 도피할 수가 없었다. 비라도 올 때면 아릿하게 아파오는 게, 천둥만 치면 싫어해 마지않던 나한테 꼭 안겨오던 메이사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막연하게 괴로웠다. 늘, 내내, 네가 없는 매일.
...그렇게 말하기는 낯간지럽네. 하지만 그 막연했던 감정에 이름표가 붙어버리고서는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됐다. 기침처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목청이 간질거렸다. 눈을 슬쩍 피하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wwwwwwwwwwwwwwwwwwwwww무슨 생각을 얼마나 하셨길래 그런 결론으로 점프해버린 거냐고요wwwwwwwwwwwwwww분명 더위가 너무 심해서겠죠...🫠 이젠 진자 녹는 이모지가 과장이 아니라 진짜가 될 거 같네요 더워어어엇..
저는 갑자기 해포지아의 헷쨔는 언니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피의맹세를 나눴는데 그래서 멧쨔가 유우가네 집에 도피하고 아버지랑 척졌을 때 헷쨔는 멧쨔 혼자 보내고 집에 남아서 DV당하고... 결국 헷쨔와 멧쨔 둘이 지팡이를 겨누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버렸어요 (지나가던 해포오타쿠께 : 미안합니다 저는 해포에 대해 아무고토몰라요 귀엽게 봐주시길)
유기견 유우가에게 호되게 호통치는 로리바바를 상상했더니 그만...🫠 이건 전부 더위때문입니다 어서 시원한 걸 먹어서 중화시켜야....
깨트릴 수 없는 맹세였던가요🤔 이건... 어기면 죽는 거잖아....🥺헷쟈.... 어쩐지 저... 해포 멧버지는 사실 죽먹자고 후계자로 멧쨔 대신 헷쨔를 골라서 멧버지랑 헷쨔만 약간 그런 어두운 일을 하고 다녔을 것 같단 망상까지 해버렸어요 멧쨔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멧버지의 뒤를 이은 헷쨔와 지팡이를 겨누게 된다던가... 으호옥.....
"엣, 어" "앗 그 그게 그런 뜻은 아니고!! 그냥 흉터가 보여서, 아, 아팠겠구나 싶어서!!"
잠깐 타임, 이라는 말에 멈칫했다. ...그리고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돼서. 순식간에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졌다. 아으아아아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오오. 뒤늦게 변명을 해보지만 응, 완전 글렀지 이미.... 유우가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고...
"......유우가....."
아팠지만, 더 찔러도 괜찮으니까 보고 싶었다는 말에 나는 빤히 유우가를 바라봤다. 눈을 피하고 있는 유우가를. ....나는, 그때 유우가를 찌르고서, 좋아하는 사람을 상처입히고서 '하나가 된 거 같아'라고 느끼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찌르고 기뻐한다니, 머리가 이상한 게 틀림없다고. 이런 나 같은 건 분명, 너도 싫어하게 됐겠지 하고. 싫어하기만 할까, 미워할지도 모른다. 그냥 단순히 때린 걸 넘어서서 피를 보게 했고, 부위도 급소라고도 할 수 있는 배였으니까. 비록 나이프보다 짧은 열쇠로 찌른 거지만, 병원 신세도 지게 했고...
이런 나를 너는 보고 싶었다고 한다. 더 찔러도 괜찮으니까. 머리가 이상한 나라도, 최악인 나라도 보고 싶었다고 해주는 거 같아서,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미안하고 고마워서.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분명 이걸 사랑이라고 부르는 거겠지.
".....나도, 계속 보고 싶었어." "바보같지, 그렇게 찔러놓고, 두고 가버렸으면서... ....그런데도 계속 유우가 생각만 나서. 유우가가 아닌 사람은.... ....싫어서."
꽉 붙잡힌 손을 꼼지락거렸다. 손 전체가 아닌, 손가락 마디 끝으로 흉터를 쓸면서 꼼지락거린다.
"이번 여행도 별로 오고 싶지 않았는데, 그치만, 와서 다행이야. 덕분에 유우가랑 만날 수 있었으니까." "맞은 편 플랫폼에서 봤을 때 설마 이거 꿈인가, 환각인건가 싶었다니까. 그래서 다시 역으로 가서 유우가가 있는 쪽으로 달려갈 때도 엄청 필사적이었는데. 반대편에 열차가 도착할까봐 마음 졸이면서 오랜만에 제대로 뛰었—"
까지 말하고 생각났다. ....나, 뛰어서 땀 났을텐데. 따, 땀냄새 날 것 같은데. 유, 유우가는 씻어서 뽀송해졌는데, 땀냄새 나는 나를 끌어안고 있고오..... 끼뺘앗.....
히..히히..... 헷쨔랑 대판 싸우고 그렇게 사이 깨지고 난 다음에 흥 이러면 유우가는 내가 독점하는 거니까... 이게 더 좋다구 바보야😿 하고 돌아서는 멧쨔지만 그렇게 독점하듯 유우가랑 둘이 지내면서도 헷쨔를 못 잊고 결국 🥺유우가아 도와줘.. 나를.. 헷쨔를... 도와줘어어... 하고 울먹거리면서 부탁하는 그런 거... 생각했어요...히히....
상관 없는데. 그런 거 가려 먹으면 못 쓰지, 땀냄새 좀 난다고 좋아하는 사람을 면박줄 녀석들은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에도 꼬들밥 아니라며 투정부릴 녀석들이다.
유카타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손을 붙잡았다. 일어서려는 몸을 당겨서 도로 앉히고는 허리를 감아 안았다. 입맞출 것처럼 고개를 가까이 했다가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습 하는 숨소리에 기겁하는 게 느껴진다. 예전이라면 금방 걷어차였을텐데 애써 참고 있는가보다. 흉터를 보고 난 다음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어주는 김에 목에 가볍게 입맞췄다.
"...그러네."
흐릿한 담배 냄새랑 옷에 남아있는 향수의 잔향, 땀에 배어나온 호르몬 향이 은은히 풍기긴 했다. 한 단어로 요약해서 속닥이자 토끼눈을 하고 바라보는데 그게 제법 귀여워서 더 골려먹고 싶어진다. 그랬다가 이번엔 진짜 걷어차일지도 몰라서 당겨붙였던 허리를 풀어줬다.
"씻고 오면 내려가서 탕에 들어가볼까. 일단 즐겨보고 싶기도 하고."
아직 이불을 깔아주지도 않았으니까. 일찌감치 눕고 싶다며 깔아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홍당무 같은 얼굴이 되겠지 메이사.
품에서 빠져나와서 욕실로 종종 걸어가는 걸 보다가, 문득 든 충동에 따라가서 뒤에서 꼬옥 껴안았다. 뭐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껴안고 싶어서.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 꽈악 끌어안고 정수리에 볼을 부볐다.
"......미안, 이게 진짜 마지막이야."
그냥 이러고만 있어도 좋긴 한데, 씻는다니까. 아쉬움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메이사를 놔줬다.
떨어지려는 시도는 보기 좋게 가로막혔다. 일으키던 몸은 다시 끌려와 앉혀졌고, 유카타 자락에서 빼려던 손은 다시 잡히고, 유우가의 얼굴이 점점 다가온다. 이런 상황이어도 키스는... 역시 좋을지도. 살짝 눈을 감았다가 입이 아닌 목에 느껴지는 감촉에 흠칫 놀랐다. 먓!?
"먓, 유, 유우가.." "—!!!"
스읍, 하고 들이쉬는 소리에 더 놀랐다. 히, 히익. 냄새난다고! 땀냄새!! 맡지말라구우우!!! 다리가 저도 모르게 움찔했지만 진짜 있는 힘을 다해서 참는다. 모, 모처럼 다시 만났는데, 감동적인 재회를 걷어차는 걸로 마무리하는 최악의 엔딩은 싫어엇.... 그렇게 들이쉰 다음에 짧게 한마디로 말하는 유우가를 노려봤다. 우웃.... 뭐가 그러네야 그러네는!! 사, 사람 부끄럽게 일부러 냄새를 맡다니 최악이야! 땡그랗게 떴던 눈가가 점점 치켜올라가고, 때마침 붙잡고 있는 손도 놓였겠다,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그럼 씻고 올테니까..."
부끄러워서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며 빠르게 욕실로 걸어가는데, 이번엔 뒤에서 끌어당긴다. 그대로 저항조차 못하고 폭 안겼다. 으, 으으. 진짜아... 씻고 나와서 안아줘도 되는데에...
"....금방 나올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정수리에 느껴지는 감촉이라던가,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에 마음이 동해서. 그리고.... 스윽 풀리면서 떨어지는 유우가의 품에 내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어서. 조금 머뭇거리다가, 다시 붙잡으면 진짜로 씻지도 못하게 될 것 같으니까. 아쉬움을 애써 달래며 대신 금방 나오겠단 말을 하고 욕실로 향했다.
뜨끈한 물로 땀을 씻어내고, 샴푸와 바디워시로 거품을 잔뜩 낸다. 가격대가 꽤 높은 료칸답게 구비해둔 어메니티도 제법 고급진 것 같다. 사실.. 난 잘 모르겠지만. 유우가네 집에서 썼던 것보다 좀 더 향이 엄청나네~ 정도의 감상 밖에 없었다. 할머니랑 함께 지낸지도 좀 됐지만, 아직은 시골촌구석 말딸의 감성 그대로라고 할까. 온천수를 아낌없이 써서 헹구고 수건으로 물기를 적당히 닦아내고 나면 절반정도는 뽀송해진 느낌이 든다. 절반인 이유는 아직 꼬리랑 머리가 축축하기 때문. ....탕에 들어갈 거니까 굳이 말리진 않아도 되겠지? 수건으로 적당히 물기만 털어내고 방으로 돌아왔다.
"기다렸지... 내려갈까?"
김이 가득한 욕실에선 몰랐는데, 방으로 나오니 내 몸에서도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상태로 또 탕에 들어간다니. 그것도 유우가랑 같이... ...사치스럽네.
메이사에게 예약을 일임했더니 남는 방이 개인탕이 딸려있는 방 뿐이었고, 이불은 하나로 잘못 전달이 돼 있었고, 떼를 떼를 써서 같이 들어갔더니 내 수건을 뺏어갔던 그 때 말이지...... 언제쯤이었더라, 메이사가 기말 시험에서 결국 1등을 차지하고 그 보상으로 갔던 거니까 11월달 쯤이었나. 그 후에 얼마 안 지나서 마구로였으니까.
엄청 옛날 기억처럼 느껴진다. 3년 조금 넘었을 뿐인데. 그동안 도쿄에 적응하고, 겨우 안정될 쯤 하니 메이사가 왔다가 떠나고 했으니까. 폭풍같은 몇 년이었다.
막상 프라이빗 온천에 들어가서 허리띠를 풀자니 기분이 묘하다. 이래도 되나 하는 기분이 있달까. 그야 메이사랑은... 그러니까. 아무튼. 애써 내색하지 않고 수건을 두르고선 먼저 들어갔다.
"녹는다......"
대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10월의 쌀쌀한 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몸은 뜨끈하게 덥히고 있자니 값비싼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싶어졌다. 행복하다... 2박 21만 6천엔의 료칸은 대단했다. 오바나자와에서 1박 6천엔인 여관의 얕은 욕조와는 다르구나아......... 응? 생각해보니 메이사가 그만한 돈이 있던가.
돌이켜보면 월세도 안 내, 공과금도 안 내, 식비도 반절만 보태고 나머지는 쓸 일도 없는 메이사가 나보다 자금이 많은 건 당연했지만, 기분이란 게 그렇다. 메이사는 애고 나는 어른이잖아?(이젠 아니지만, 처음 만날 때가 그랬으니까) 내가 돈이 더 많은 게 당연하지 않나? 메이사가 내놓으시오 하면 나는 카페에서 먹지도 않을 달달구리한 것들을 결제하던 게 일상이란 말이다.
"그러고보니 괜찮은 거야? 이렇게 한꺼번에 지출해도. 게다가 내일부턴 평일이잖아. 일이라던가..."
출근하지 않고 떼돈을 번다니, 메이사는 코인에라도 손을 댄 걸까... 어쩌면... 그래도 싫어질 일은 없지만, 조금 불안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수건을 두르고 탕에 들어온 메이사에게 턱을 올려놓고선 물었다.
탕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유우가의 무릎 사이로 들어가 앉았다. 예전 시니어 시즌에 갔던 곳보다 넓은 곳이라 옆에 앉아도 넉넉하지만, 그냥 습관 같은 거라서. 그러면 자연스럽게 유우가도 내 머리 위로 턱을 올려둔다. 그래. 나만의 습관이 아니라 유우가랑 같이, 우리의 습관이라고 해야겠다. 느긋하게 눈을 감고 뜨끈한 탕과 시원한 바람의 대비를 느끼고 있다보면 유우가의 물음이 들린다. 코인으로 떼돈을 벌었냐니, 뭔데 그게...
"코인이라니, 나 그런 쪽은 잘 몰라..." "음, 그게.... "
한번에 큰 지출을 해도 아랑곳하지 않던 거라던가, 내일이 평일인데도 느긋하게 이러고 있다던가,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이유를 어떻게 말해야할지. 잠시 눈을 감고, 슬그머니 유우가에게 기대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 중앙에 오기 전에 마마가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줬었거든. 할머니— 외할머니겠지 정확하게는, 아무튼 할머니네 연락처인데 힘들면 그쪽으로 연락해보라고. 근데 그냥 잊고 지내다가 유우가를 찌른 다음에 이제 어떡하지 하다 생각나서 전화를 해봤는데, 그게..."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할머니네 엄청 부자더라고. 알고보니까 마마가 원래 명우마무스메 가문의 자제였는데 담당 트레이너랑 사랑의 도피를 해서 츠나지에 자리잡았다고 그러더라. ...나도 처음 알았어. 마마랑 파파는 그런 얘기 안 했는 걸...."
잠깐 귀를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쫑긋 세웠다. 음... 믿기 힘들라나. 사실 나도 들으면서도 현실감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뭐 할머니가 한 얘기라 파파를 거의 악의 축, 찢어죽일 놈팽이, 세상 모든 악의 집합체마냥 말하고 있어서 살짝 더 그런 느낌도 들었고(?) 그걸 제외하고서도 뭐, 좀 그렇잖아? 알고보니 나 부잣집 손주였다니. 어안이 벙벙하지. 뭔지 모를 멋쩍음에 괜히 손을 반만 물에 잠그고 꼼질꼼질 움직였다.
"그래서 일은 안 해도 걱정이 없지만, 대신 맞선 자리가 꽤 많이 잡히고 그래서... 하아.. 예전에 유우가는 어떻게 그렇게 혼활 자주 했던거야? 난 피곤해서 못하겠던데..." "아까 혼자 도쿄행 열차 타고 간 사람도, 사실 사진으로 봤을 때 그나마 유우가랑 비슷해보여서... ....그래서 여행까지 왔던 건데. 역시 별로였어."
응, 별로였지. 지금까지 한번씩 맞선 자리에서 봤던 사람들도, 그나마 길게 만난 그 사람도. 전부 별로고 같이 있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그치만, 유우가가 좋은 걸. 엄청 심한 짓 해버렸지만, 그리고 도망치듯 떠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우가만 생각났으니까.
와.....................와............. 너무 좋아서 인간의 언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요........ 아니....진짜......최고........ 저 진짜 유우가 좋아하네요.... 머리가 길고 수염이 자란 유우가는 최고구나........... 멧쨔는 어떻게 참은거지... 이런.. 이렇게...
진짜 보자마자 소리지를거 같아서 입 틀어막았어요..🫠 너무 좋잖아.. 진짜 최고 우호오오옥.... 멧쨔는 이런 유우가를 앞에 두고.. 참은 거구나.. 이녀석 마시멜로 실험에서 최우수상 받고도 남겠군..... 인내심UG 찍고도 남았다고요... 아니 진짜진짜진짜... 으으으윽... 꽁지머리부터 수염에서 유카타까지 어디 하나 거를 타선이 없어.... 이이 살짝 드러난 가슴팍도... 이건 멧쨔가 당장 손 넣어서 쪼물쭈물하면서 케헤헤헤 하고 웃어도 완전 납득 가능한 거 아닌지 이익 으 으아악......😇😇😇😇😇😇😇😇😇😇😇😇
지나치게 헨따이같은 말들을 검열하느라 레스 작성이 느린데... 진짜... 진심으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히다이주.. 저 퇴근까지 버틸 수 있어요 흐헤..헤헤헤헤...😇😇😇😇😇😇😇😇😇😇😇😇
멧쨔가 기정사실 만들기로 한 건 유우가가 이런 차림으로 유혹해서 그런 거야...🫠 원래는 멧머니한테 인사부터 드리고 나중에 천천히 하려고 했지만 유우가가 이렇게 이런 이이이익 이렇게 하고 있으면 못 참는다고요 뜨끈하게 탕에서 데우고 나와서 눈앞에서 저렇게 오비 묶고 있으면 아무리 멧쨔라도 🙄눈 이만큼 돌아가버린다고요 그래서 그런 거야... 멧쨔도 어쩔 수 없었던거야...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오래 참은 거라고요 응응 틀림없어...
wwwwwwwwwwww일상 비하인드에선 분명 그랬겠죠😏 절대 못 참지... 떨어져 있던 사이에 멧쨔가 너무 헨따이가 돼서 유우가가 당황하려나😏
준비를 왜 하죠? 츄츄하면 말랑말랑해져서 화 다 풀리는데 😏(쓰레기발언, 건강하지 못한 연애의 지름길)
저는 언젠가 한 번쯤 멧쨔가 그렇게 박치기하고 울먹울먹하면서 😿 유우가 같은 최악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 모르겠어... 했으면 좋겠어요 😿 (그때 좋아하지 않았으면 지금도 이렇게 쓰레기같은 일 당하면서 좋아하고 있지 않았을 텐데에...) 하는 말이었겠지만 유우가는 이상한 데에서 둔탱이니까 🙄 (음... 역시 지금은 안 좋아한단 거군 알고 있어 응응 당연하지...) 하면서 심란해했으면 좋겠네요 히히...
헉 제가 어리석었군요.. 맞아요 츄츄하면 말랑쨔가 되어 다 풀리는걸.. 굳이 이 악물고 준비할 필요가 없는wwwwww
으히히... 동거지아 화해 후에 한 번쯤 있을법한 일이네요😏 냉전 비슷하게 돌아가다가 유우가 츄츄로 마음 말랑해졌는데 그래도 역시 최악이야😿싶어서 머리꿍하고 울먹이는 걸까..으히힉..
🤔뭔가 멧쟈가 에리쨔네 가서 하소연할때도 비슷한 말 했을 거 같아요
😿 유우가 같은 최악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 모르겠어... 👾 그럼 지금은 정 떨어진 거야? 😿 아니이 그건 아니구.. 지금도 좋아하지... 😿 그때 좋아하지 않았으면 지금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 하는 그런 거지이... 👾 후회해? 😿 .....그건 아니야.. 👾 (그럼 뭐 어쩌란거야)
😿 유우가가 나한테 상냥하게 굴어주면 좋겠어 😿 내가 좋아하는 것처럼 날 좋아해주면 좋겠어어 😿 나는 이렇게 유우가를 좋아하는데 내 청춘 다 버려버렸는데 유우가는 날 안 좋아해애애애애 으아아앙 👾 (...딱히 그건 아닌 거 같지만 반박하면 말이 길어지니까 술이나 더 따라줌)
이런식으로 멧쨔한테 적응해버릴지도요www 가끔 미스미가 유우가한테 멧쨔 좀 상냥하게 대해주라고 잔소리하기도 하겠죠 😏 히히... 근데 친절하게 대하면 멧쨔는 😿 평소처럼 하란 말이야 왜 키모하게 그러는 건데 할테니까 🫠
하긴 메이사, 떠날 때에는 피투성이였지. 지갑도 나중에 보니 가방에 있었고... 어떻게 지내는가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기댈 곳이 있었던 듯해서 다행이다. 내가 생각한 것만큼 나쁜 일이 아니었어서. 이러니 저러니 해도 피가 이어진 가족은 질기고 든든하니까 말이다. 좋은 할머님이시구만.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쓰레기 할머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선이라니 제정신인가. 메이사가 몇 살인데. 내가 메이사 나이 땐 말이지... 결혼이고 뭐고 생각도 안 하고서 그냥 엮이는 대로 연애했단 말이다. 혼활도 스물 후반, 번듯한 직장이 생긴 이후에나 시작했지 그 전에는 결혼 생각도 없었다고. 할머니 미쳤구만 어이... 노망났으면 츠나지로 내려가시지... 남의 할머니에 대고 불경한 생각이나 하게 된다.
"...하하, 너도 해보니까 알겠지? 혼활 힘들다고. 나도 그래서 중간에 관뒀잖냐."
물론 내가 관둔 원인의 반은 메이사였다. 원래도 의무감으로 하던 일이었지만...
메 {유우가아) {뭐해?) (혼활중}
하면 이상하게 답도 드물어지고, 다음날 조례 시간에 눈이 죽은 채로 날 응시하거나 했으니까. ...유성우가 온 이후에는 메이사랑 있으면 마음이 편하니까, 피가 이어지진 않았지만 가족처럼 소중한 녀석이었으니까, 그런 애가 싫어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아서 관둔다고 했었지.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메이사를 좀 이해하게 된다.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별로였다고 말하는 메이사를 죽은 눈으로 내려다보다가, 소소하게 불만을 담아서 턱을 꾹 눌렀다. 앗, 이마 비벼준다. 그리고 내가 좋대. 그 말에 또 금세 마음이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메이사가 다른 녀석이랑 어울리는 건 싫어.
"...그럼 이제 혼활 안 할 거지?" "나랑 키스까지 해놓고 결혼은 다른 녀석이랑 하겠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지?"
물에서 팔을 꺼내 메이사를 끌어안았다. 속이 불편했다. 뭔가 계속 마음에 안 들고. 껴안고 있어도 부족해. 메이사의 정수리에 이마를 대고 앓는 소리를 냈다. 역시 그 녀석 앞에서 제대로 뺏어버렸어야 했어... 불쑥 드는 음험한 마음이 불을 당겼다. 질끈 감고 있던 눈을 지그시 떴을 때 솜털이 난 목덜미가 보여서 그대로 입술을 갖다박았다. 평소보다 좀 길게. 물론 부족했지만, 자국을 남겨 놓고 나니까 조금 속이 풀렸다. 아주 조금.
사실, 유우가를 만난 시점에서 혼활따윈 이제 절대로 안 할 생각이다. 할머니가 분명 뭐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절대로 안 할거야. 난 유우가만 있으면 되니까. ....그치만 엄청 반대하시겠지, 할머니. ..그럼 반대해도 어쩔 수 없게 해버려야 하나. 이미 전 남친—이라고 생각하기도 싫지만 대충 그런 관계였던 사람이 보고라는 이름의 항의를 했을 게 분명하니 감추기도 어렵겠고, 어쩌지... 잠시 그런 생각에 잠겨있느라 꽤 길게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 사이에 유우가는 팔을 올려서 나를 끌어안았고, 정수리 쪽— 귀 바로 옆에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어쩐지 간지러운 느낌에 귀가 파닥파닥 움직였다.
—그리고 곧바로 삐죽 곤두섰다. 귀도 꼬리도, 어쩌면 전신의 털도.
"햣!?" "윳, 유우갓!?"
모,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각에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웃기는 소리도 내버렸어. 으..으읏.... 이, 이, 이건 내가 예전에 자주 하던 그... 그거겠지...? 당하는 쪽은 이런 느낌이구나. 유우가는 내내 이런 느낌을 느꼈던 거구나... 어쩐지 그런 생각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유우가가 떨어진 다음에야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더듬거려본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아마, 올라가서 거울을 보면 자국이 남아있겠지. ....어쩐지 기쁜데.
뻐억, 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사람을 패는 소리다. 어지간해야지 뭐 저렇게 패나. 너무 일방적인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옆에 있던 형에게 물어봤다. 둘이 잘 지내드만 와 갑자기 저래 싸웁니까? 형이 입에 담배를 문 채로 말했다. 애인이 뺏겼다안카나. 것 뿐이가, 하더니 목소리를 죽여서 속닥거렸다. 아도 뱄다카데.
오, 그럼 패야죠. 하는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을 반주검 꼴로 만들어놨던, 빼앗긴 쪽의 형이 속닥거린 형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아구창을 터트려놨으니까.
문득 떠오른 옛날 기억이다.
몇 살이 되도록 독점력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던 나였지만, 저 때는 바로 "그럼 패야죠" 하는 대답이 떠올랐다. 그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까. 많은 걸 말끔하게 없애버릴 수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지만 심경이라는 것까지 그래 말끔하게 수복되진 않는다. 그러니까 메이사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면―
"할머니가?"
머리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 그것과 별개로 머리는 아주 차분했다. 늙어빠진 인간의 고집을 꺾는 많은 방법을 떠올릴 수 있을만큼. 손주의 좋은 혼처를 찾고 싶어하는 사랑, 그걸 꺾을 수 있는 건 역시 손주가 더 잘못되지 않았으면 하는 더 큰 사랑이 아닐까. 그런 숭고하다못해 갸륵한 생각을 했단 거다.
메이사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목이 팔꿈치 안에 꼈다. 부족했다. 이만큼 껴안아도 부족해. 물이 찰박거리는 소리가 났다. 메이사는 더 말을 잇지 못한다. 이대로 3분만 더 껴안고 있어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아니지만, 놔줬다.
"미안, 너무 세게 껴안았지." "많이 놀랐어?"
기침하면서 돌아보는 메이사에게 슬쩍 웃어보였다. 안경을 벗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나쁜 얼굴을 하고 있지는 않을 거다. 근거없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그렇네, 할머니를 설득하는 게 우선이겠지 그럼."
나는 메이사에게 찔렸다. 학원에 제출하기 위헤 떼어뒀던 입원 서류도 있고, 날 신고해줬던 이웃의 증언도 있다. 내가 말하기만 하면 된다. 범인은 메이사라고. 그러면 메이사는 살인미수죄, 혹은 폭행죄로 송치될 가능성이 크다. 넘치는 자본으로 빠릿한 변호사들을 고용하겠지만 메이사에게 의지가 없을 거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끔찍이 아끼는 손주에게 빨간 줄이 그이게 하고 싶지는 않겠지. 그게 가족이지 않나.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메이사."
나의 완벽한 계획을 메이사에게 이야기하자, 메이사는 고개만 끄덕였다. 온천욕을 너무 많이 해서 기운이 없던 모양이다. 결국 정식도 걸렀으니까.
...당연하게도 그 계획은 소용없었다. 내가 장난을 다큐로 받았으니까. 그리고 저녁도 거르게 만들었고...
하지만 저... 메이사가 열쇠로 푹찍하고 있을때도 🙄이거 신고당하면 멧쨔는 바로 구속수사 받겠지... 맨션엔 CCTV도 있을 거고 유우가랑 같이 들어왔다 혼자 피투성이 돼서 나가는 거도 다 찍히겠지..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CCTV 적다지만 없는 건 아니니까... 멧머니가 돈으로 어떻게 무마하려나... 같은 생각 하고 있긴 했으니까요...🫠
더 강하게 끌어안겨졌다. 특히 목이. 팔꿈치 안에 껴서 점점 조여지는 숨통에 나는 다급하게 유우가를 불렀다. 아니, 부르려고 했지만 입에서 나온 것은 말이 되지 못한 무언가 뿐이었다. 그뿐인가, 폐에 고여있던 마지막 숨까지도 전부 뱉어버려서, 그런데도 들이쉴 수는 없어서 그저 발을 버둥거리고, 유우가의 팔을 잡아 떼려고 이리저리 움직여볼 뿐이었다. 뱉어낼 숨조차 없어서 쇳소리를 닮은 소리만 흘리던 목이 풀린 것은 조금 뒤의 일이었다. 다급하게 숨을 들이킨다. 발을 버둥대고 숨을 삼키는 일련의 동작들이 이어져 욕탕에 파도를 만든다. 파도가 높은, 태풍이 올 즈음의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학..하아... 콜록콜록... ...유, 유우가...."
많이 놀랐냐고 물어보는 유우가를 보는 내 얼굴은... 어쩌면 울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눈 앞이 조금 뿌옇게 흐려져 있었으니까. 세게 껴안은 정도가 아니잖아. 작정하고 목을 조른 거 아니야? 그렇게 나오려던 말은 쏙 들어갔다. 그치만, 유우가 웃고 있는 걸. ...그, 러네... 분명 세게 껴안은 건데, 하필 그, 키 차이라던가... 그래서... 그런 거겠지....
"괘, 괜찮아... 응..."
하지만 그 뒤에 들은 계획이란 건, 차라리 목이 졸린 끝에 기절해서 듣지 못하는 쪽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입술을 꾹 물고서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맞아. 난 유우가를 찔렀지. 찌르고, 그대로 차가운 복도에 방치해두고 떠났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보니 죽으라고 방치해둔 거나 다름이 없는 짓이었다. 뭐라고 말해도 변명밖에 더 되지 않겠지. 그리고 유우가는... ....날 용서하지 않은 거겠지. 아니다, 내가 감히 용서를 바랄 입장인가. 그냥 나는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는 거다.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사라질 때까지, 평생 속죄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겠지.
그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서, 유우가가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온천에 너무 오래 들어와 있었나, 어지럽기까지 했다. 탕을 나와서도, 유카타를 입고 저녁밥이 차려진 뒤에도 어지러움은 사라지지 않아서 결국 저녁밥을 거르고 말았다.
"........난 그냥.. 할머니가 뭐라고 못하게, 기정사실을..."
자기 전에 그렇게 중얼거렸던 거 같다. 넉넉한 이불 속에서 유우가의 품에 딱 달라붙어, 귀를 축 내린 채로. 사실 몽롱했던지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유우가가 도게자를 박고 있었다. ...어째서....
"아침부터 갑자기 왜...."
잠버릇에 오비가 풀리고 어깨가 내려간 유카타를 다시 고쳐입으며 물어봤다. 하루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아주 반듯하고 예의바른 도게자 자세에 힘이 풀린다. 슬쩍 고개를 들고 메이사를 올려다보며 묻는다.
"...화 안 내?" "안 걷어차? 안 찔러...?"
메이사는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럴 만한 상태긴 했다. 방에 올라와서는 기운을 못 차리고 이불에 고개를 처박고 자기만 했으니까. 어쩌면 뒤집힌 채로 자서 뇌에 산소공급이 안 된 걸지도. 내가 도로 뒤집어주긴 했지만...... 한동안은 그러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화는 안 난 거 같아 다행이지?
"오...오비를 다시 묶어드리겠습니다 일단."
헐렁한 목깃을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목을 잘 덮게끔 잘 여미고, 당기면 풀리는 매듭으로 잘 묶었다. 날이 쌀쌀하니까 위에 조끼도 잘 걸쳐주고. 무릎 꿇은 채로 일단 브리핑했다. 대충 내가 멍청했고 독점력에 눈이 멀었었다고.
"제가 어제 장난을 다큐로 받아서 너무 진지했지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 이 잘못은 두고두고 속죄하도록 하겠습니다요..." "...그래도 뻔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혼활하게 하는 건 말도 안되잖아. 그것도 별로 시원찮은 녀석들만 데려와놓고서 그런 것들이랑 결혼하라니 말도 안 되지. 할망구 보는 눈 별로라고."
미...미... 미친 할망구 네가 잘못했잖아! 아, 나 사과하고 있었지 참.
"그, 음, 뭐야, 몸은... 괜찮, 괜찮은 거지?"
손을 안절부절 가만 두질 못하는 채로 꼼질거리며 물었다. 껴안고 싶은데 싫어할까봐. 유기견같은 몰골을 한 채로 눈썹을 축 늘어뜨리고선 물었다.
"안아도 돼...?"
그렇게 말했다가, 혼자 찔려서는 "아 아니아니아니그그런의미가 아니고, 나, 나는 그냥 너를 껴안고, 응, 껴안고 싶어서..." 라고 횡설수설하고, 그러다가 다시 도게자 자세로 회귀했다.
손을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미쳤습니까 휴먼? 어제 그렇게 미안하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이래놓고 또 찌른다고? 내가 생각해도 그건 너무한데?? 그보다 대체 내 이미지 어떻게 된거야!? 발로 차거나 찌르거나 둘 중 하나냐고!!
"....뭐어, 내가 굳이 그 상황에서 그렇게.. 오해하게 말한 것도 잘못이니깐..." "......그건, 그렇지만... 우리 다시 만나기 전엔 그, 다신 못 만나겠지 싶어서.. 그리고 할머니한테 신세지고 있으니까, 나도 뭔가 해야겠구나 싶었고... 그래서 맞선도 보고 그랬던 거니까."
할머니는 내가 집을 이어가길 바랐던 거지. 트레이너와 츠나지로 내려가서 사는 마마랑 다르게. 할머니 기준으로 괜찮은 사람과 결혼해서, 여기에서 할머니의 뒤를 이어가길 바랐던 거겠지. 싫다고 하기엔 갑작스럽게 찾아와 신세를 지게 된 것도 있으니, 거절하기도 좀 그랬고. 어차피 유우가랑은 이제 만날 수 없을테니까, 하다못해 유우가를 조금이라도 닮은 사람하고 산다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지 않나 싶었다. 뭐, 정작 만나보니까 조금 닮은 정도로는 절대 무리, 유우가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만 깨닫고 말았지만.
"....아~ 어쩌지이~ 목이 좀 뻐근한 것 같은데~"
몸은 괜찮냐고 물어보는 유우가를 힐끔 보다가, 히죽 웃으면서 괜히 다른 곳을 쳐다보고, 뒷목도 좀 잡으면서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 우마무스메는 의외로 튼튼해서 그 정도로는 후유증도 없지만 유우가가 쩔쩔매는거 오랜만에 보기도 하고, 어쩐지 그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조금 장난을 치게 되네. ...이러다 어제처럼 또 당하고 또 침울해져서 또 잠든채로 하루를 보내는 일은, 음, 없...겠지?
그러다가 횡설수설하는 유우가를 보고 풋 웃음이 터트리고 말았다. 사실 그렇게까지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하는데. 왜냐면 내가 더 많이 잘못했으니까. 응...
"....유우가. 일어나 봐." "자, 안아줘."
도게자를 한 유우가 앞으로 슬그머니 다가가서, 양팔을 벌린 채로 기다렸다. 안아달라는 뜻이었다.
"다른 의미로 안아주는 것도 좋고. ....기정사실 만들어가면, 할머니도 뭐라고 못할테니까."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 와서, 찾으러 가자고 결심할 정도로. 양팔을 벌린 메이사를 슬프게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꼬옥 껴안았다. 이번엔 숨막히지 않게 적당히. 어제 그렇게 독점력을 발휘하고 나니까 그럴 힘도 없었다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발언 철회. 있더라고. 온천물이 정말 좋긴 좋은가보다, 적게 자고 과로했는데 이렇게 회복되는 걸 보니까.
"그렇겠지."
나도 그럴 생각이긴 했다. 그래서 껴안은 채로 슬그머니 밀었다가,
- 꼬르륵...
하는 소리에 멈칫했다. 아 이거 글렀다. 메이사도 웃겨하는 거 같고, 나도 메이사가 웃는 걸 보니까 웃음이 실실 나와서 이거 분위기가 다 깨져버렸다. 그러고보니 메이사는 어제 저녁부터 못 먹었지.
"일단 아침부터 먹어야겠네. 세수하고 내려갈까?"
그래도 일단 밀었으니까 뭐라도 해야겠지 싶어서 메이사의 이마에 쪽 입맞췄다. 세수 안했다고? 괜찮아 괜찮아, 매일 보던 건데. 이런 메이사도 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씻고 담갔다가... 오늘은 쭉 같이 있자."
어제랑은 또 다른 느낌의 분위기, 좋은 탕이어서 최고였습니다. 역시 순애 온천 료칸은 최고구나 싶었다. 조금 사고가 있었지만 저녁 정식도 제대로 먹고 엄청나게 순애했다. 차고 넘치고 충분할 정도로. 돌아오는 신칸센에서는 창가에 메이사를 앉히고 어깨를 내어주고 와서 또 행복했다.
프로미넌스 가의 저택 대문을 지나오기 전까진 그랬다.
"...잘 되겠지 메이사?"
사실 우리가 저지른 사고가 이만저만이 아니긴 하다. 전남친을 바람맞히고 할머니 카드로 21만 6천엔을 멋대로 결제하고, 신칸센 비용까지. 게다가 전남친에게 전화해서 고맙다고 말하는 시간까지 가졌으니 그 업보를 정산해야 할 때가 왔다.
회피하고 싶다... 할머니에게 '당신의 손주, 시커먼 아저씨의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포기하십시오. 임산부에게 노약자석을 양보하시오.' 라고 선언해야 하다니.
사실 나도 할머니 잘 모른단 말이지. 그게, 같이 지낸지 1년도 채 안 됐고. 일단 손녀니까 잘 해주시긴 하는데, 파파 얘기를 할 땐 좀 무섭다고 할지, 파파가 지금까지 암살 안 당하고 잘 살아있는 게 신기하단 생각까지 들 정도였고(?).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사실 이게 제일 걱정이다. 할머니는 마마랑 파파의 일로 한번 치를 떨고 난 뒤인데, 손녀인 나까지 이렇게 되면.... 처음엔 경황이 없어서 놓쳤다고 해도 두번째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 즉, 유우가랑 내가 사랑의 도피를 하면 이번엔 확실하게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아니 왜 자연스럽게 도피하는 쪽으로 가는 거지 나. 도망치고 싶은 건가....
"키는.. 나랑 비슷하시고, 엄청 동안. 사실 나도 처음엔 할머니라는 말 못 믿었으니까. 뭐 보면 알 거야." "그리고, 그, 우리 파파의 전례가 있어서 아마 유우가한테는 좀, 그, 말을 좀 심하게 하실 수도 있고.... 파파를 거의 찢어죽일 놈이라고 하셨거든....... 그러니까 놀라지 말고."
그런 말을 하며 현관문을 열기가 무섭게 저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달린다고 할까, 기모노를 입고 있어서 종종걸음으로 오는 게 분명한데 소리가 마치 레이스장의 최종직선마냥 두다다다다 들리는 게 벌써 두렵다.
- 메이사!! 대체 어떻게 된 거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야??
그렇게 외치며 할머니가 빠르게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계셨다. 나랑 비슷한 키에, 비슷해보이는 얼굴(연령적인 의미로), 올려서 쪽진 머리는 하얗게 새어 있지만 군데군데 갈색이 남아서 원래는 나랑 비슷한 갈색이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 그리고 오른쪽 귀에는 주홍색 멘코. ...뭔가 딱 보면, 할머니의 유전자는 마마를 건너뛰어서 나한테로 왔구나 싶은 그런 느낌.
그런 할머니는 처음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오다가, 내 옆에 서 있는 유우가를 보자마자 조금씩 인상을 찡그리기 시작했다. 우와, 이렇게 찡그린 할머니는 처음 봐.
"아, 그, 다녀왔습니다아..." - ...그 옆에 있는 사람은, 설마..
설마.. 라고 하며 유우가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할머니. ...하긴, 내가 처음에 왔을 때부터 '나 유우가를 찔렀어어어 어쩌지이이 도와주세요오오'하고 왔었으니까. 할머니도 알고 계시긴 하겠지. 아닌가? 아님 말고.
"응. 유우가야. 나, 이 사람하고 결혼할 거니까." "이미 기정사실도 생겼어."
....사실 생긴 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럴 땐 좀 뻔뻔하게 나가야 하지 않나 싶어서 일단 던지고 봤다.
- 기, 기, 기정사실?! 그, 그, 긋, 그럼 그, 그 녀석하고...!!! "..................응. ...이틀동안 열심히 했어." - 앗, 와, 아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왓!?
입을 떡 벌린 채로 굳어버린 할머니를 보니 조금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 미, 미안 할머니..... 하지만 원래 교?섭이나 협?상이나 부탁 같은 거 할 땐 무리한 걸 먼저 던지고 그 다음에 비교적 덜한 쪽을 보여줘야 잘 먹힌다고 그러잖아....
>>279 멧머니를 안아올려서 비행기태우면.. 엄청난 발차기와 깨물기가 덮쳐올지도..😏 어쩐지 멧머니는 축벽(박차기)에 교벽(깨물기)에 게이트에 안 들어가려고 하는 버릇도 있을 것 같단 말이죠🤔 현역 시절에는 게이트에 안 들어가려고 버텨서 결국 스태프 5명이 달라붙어서 밀고 당기고 해서 간신히 넣었을 것 같은.... 악벽의 집합체.. 하지만 그런만큼 경주 성적은 좋았을지도🤔🤔🤔
>>280 ................프로키온씨가 생기고 나서 칼찌를 당한 쪽이군요 🤔 이쪽은 유우가처럼 쓰레기짓해서 찔리진 않았을 거 같고 순수하게 찔리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아빠가 그렇게 되는 걸 보고서 조용히 도피를 결심하신 거겠지 프로키온씨...
>>281 이런 괴팍한 로리바바도 결국 잠들면 북북뿡하실 거란 점이 뭔가 멧쨔 귀여운데요wwwwwwwwwwww 이렇게 악벽부리다가도 갑자기 메이사처럼 정색하고 얌전해지는 경우가 있을 거 같아요 우마무스메였으면 이중인격 기믹 무조건 들어갈지도wwwwwwww 멧쨔의 히죽거리다가도 급정색하는 그 성격은 할머니한테 물려받았다던가... 생각하게 되네요 🤔 이렇게 또 새 캐릭터가 나오니까 멧쨔 행복한wwwwww
.....🤔 멧머니.. 어쩌면 헷쨔랑 비슷한 구석이 있는 걸지도.. 멧쨔도 찌르고서 하나가 된 거 같아 우헤헤~ 했던 거 생각하면.. 멧머니는 그런 기질이 더 강했던 거 아닐까요🙄 프로키온씨도 독점력을 물려받긴 했지만 아버지쪽을 더 닮았던걸로..🙄
헉... 프로키온씨.. 멧쨔가 커갈수록 멧머니를 닮아가는 게 보여서 역시 피는 못 속이나..🫠하고 생각한 적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번뜩...
아니wwwwwwwwwwwwwwwwwww멧머니 북북뿡wwwwwwwwwwwwwwwwwwww 그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너무wwwwwwwww상상하니까 웃긴wwwwwww 악벽가득한 멧머니를 진정시킬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인 그랜드멧버지... 그랜드멧버지는 좀 눈치가 없어서 멧머니가 급정색 급얌전 속은 지옥불구덩이로 변해가는걸 모르고 있다가 그만.............같은 것도 생각하게 되네요🫠
그럴 필요조차 없는 권력이 있단 거겠지. 메이사랑 닮은 얼굴과 체구에 호감을 가지는 것도 잠시. 나를 보자마자 얼굴을 와락 찡그리고는 훑어보고, 못마땅하단 시선으로 요모조모 뜯어본다. 그게 일단 마음에 안 들었다.
애초에 내키는 사람도 아니었다. 메이사를 다른 사람이랑 결혼시키려 들은 주범이니까. 나는 메이사를 기다리다 못해 찾아나설 동안 메이사는 결혼할 사람을 찾아다녔다니 제법 언짢다. 그래도 난 애먼 데에다 화풀이하는 못된 사람이 아니다. 메이사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그 자리를 주선한 사람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슬슬 열이 받았다.
"메이사."
메이사의 어깨에 팔을 감싸고 톡톡 쳤다. 그러자 내 쪽을 바라보는데, 그대로 어깨를 당겼다. 할머니를 보고 있던 메이사의 몸이 이쪽으로 홱 돌아 나랑 딱 붙는다. 료칸에서 잔뜩 붙어있었지만 이 감촉이 또 색다른 느낌이라 좋다. 메이사를 내려다봤다. 메이사는 뭔가를 직감한 듯이 흠칫 떨었다. 그거 맞아, 라고 말하듯이 얼굴을 가까이 했다. 흔들리던 눈이 결국 질끈 감긴다.
내 가슴팍을 밀어내려는 손. 손목을 잡고 떼어내서 깍지를 끼워넣자 긴장했던 몸이 살짝 풀어졌다. 메이사는 손깍지를 좋아했지. 안심하라는 듯이 깍지를 꽉 잡아주자 결국 얌전해졌다. 어깨를 감쌌던 손이 등을 타고 미끄러진다. 슥 내려오던 손을 골반뼈에 걸쳤다. 뇌가 합선이라도 되는 기분이다. 늘 하던 건데 상대를 좋아한단 것만으로 이렇게 다르다. 물론, 누군가에게 과시하듯이 하고 있으니 더 그렇지만.
딱 붙었던 몸이 떨어졌다. 밤샘학습한 우등생이 아쉽다는듯이 엉겨붙어 오지만 일단 떼어냈다. 우와, 얼굴 위험한데... 오싹오싹하다. 이거 보여주면 저 얼빠진 할머니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기대돼. 그대로 메이사의 어깨를 잡고 할머니에게로 돌려줬다.
"예, 이틀동안 이런 거 했습니다. 잘하더라고요." "보세요, 메이사는 이제 저 아니면 안 된대요."
이런 거 평생 해본 적도 없는데 말이란 게 술술 나온다. 난 정말 글러먹은 종자가 맞다. 이틀만에 애를 이렇게 망쳐놨으니까.
하, 할머니가 보고계신데... 하고 머뭇거리면서 밀어냈지만, 손깍지를 끼는 순간 그런 생각은 후왓하고 날아가버렸다. 등을 타고 골반께까지 내려오는 느낌에 몸이 저절로 흠칫거린다. 꼬리도 귀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을 것 같아. 머리 속에서 전기가 파직파직 튀는 것 같아. 밤새도록 배운 키스에 머리도 몸도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결국 할머니가 보고 있다는 생각따윈 잊어버리고 그냥 파직파직 튀는 전류를 쫓아서, 마음껏 달려들어 탐하게 되고 말아...
얼마나 했는지도 모르겠다. 슬그머니 떼어내려는 게 아쉬워서 더 엉겨붙었지만, 조금 단호하게 느껴지는 동작으로 떼어내졌다. 아쉽다. 조금만 더... 하고 헤롱거리고 있으면 다시 어깨가 돌려지고, 시야 가득히 담기던 유우가 대신 할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아.... 나 지금 엄청 칠칠치 못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내 생각대로의 표정이었는지, 날 보는 할머니의 얼굴이 있는대로 구겨진다. 분노인지 경악인지 어쩌면 둘 다 섞인 걸수도 있고. 하여간 그런 감정들로 이리저리 얼굴을 구기던 할머니는 유우가의 말을 듣다못해 결국 버럭 소리를 질렀다. 큰 소리에 귀가 푸르르 떨린다.
- 네 이놈!!!! 우리 손녀한테 무슨 짓을 하는게야!!!!! - 이...!!!! 이!!!!!!!! 당장 꺼지지 못해!!!!! 나갓!!! 당장 나가!!!!!! 메이사한테서 떨어져!!!!!
삿대질을 하며 나가라고 외치는 할머니의 목엔 핏대까지 서 있었다. 당장 순애하고 싶어어 하고 헤롱거리던 머리가 조금씩 제정신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그야 이렇게 화내고 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서 그러기도 힘들고. 그래서 이번엔 내가 직접 몸을 돌려서 유우가를 꽉 껴안았다. 그리고 고개만 돌려서 할머니를 보면서.
"유우가가 나가면 나도 나갈 거야." "유우가 말고 다른 사람은 싫어. 죽어도 싫어!" - 메이사, 정신 좀 차리렴!!! "싫어!! 절대로 싫어!!!" - ............
핏대까지 세우면서 외치던 할머니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뒷목을 부여잡고 한손으로는 주먹을 꽉 쥐고 부르르 떨고 있는 할머니. 앗, 이건... 내가 유우가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유우가한테 달려들어서 주먹을 날렸을 거라는 사인이다(?)
- ...........그래... 알겠다. "할머니...!" - 더 반대해봤자 네 마음이 바뀌진 않겠지. - ...일단 들어오렴. 앉아서 차분히 얘기하자꾸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할머니의 표정은.. 응, 약간 그거구나. 납득했단 표정은 아니다. 오히려 확고한 의지같은 게 보이는.... .....어라, 우리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오는 거 아냐?
"....아, 아니.... 그게, 나, 나 이제 돌아가려구. 유우가네 집으로." "그래서... 그냥 보고만 하러 왔다고 할까......"
그렇게 말하면서, 유우가의 등 뒤로 옷을 잡아서 살짝 당겼다. 사실 원래 이럴 계획은 아니었지만(아마도) 말을 맞춰달라는 신호였다. 아, 할머니가 다시 눈을 부릅떴다. 들어가면 못 나오는게 진짜였나봐.
할머니 나잇대라고 하면 아무리 젊어도 한 60대는 될 텐데 저렇게 소리를 지를 기력이 남았다니 역시 우마무스메랄까. 하지만 역시 저렇게 소리 지르다가 쓰러져버리는 건 아닌가, 그러면 너무 사랑의 힘에 패배한 악역 같지 않나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메이사는 할머니랑 절찬리 말싸움 중이고. 불 지펴놓고 옆에서 구경하고 있자니, 할머니가 들어오라고 말하신다.
메이사 똥고집에 결국 패배하셨나, 하기야 나도 메이사 고집 꺾는 건 쉽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바깥에서 고성을 내기보다 안에서 점잖게 이야기 하는 게... 그런 생각으로 발을 옮기려다가, 메이사가 옷깃을 당겼다. 그리고 슬금슬금 안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데... 아, 그거구나 그거. 완전 알았어.
"......아무래도 어르신 계신 데에서 계속 할 수는 없으니까 일단 돌아가겠습니다."
그런 이야기지? 응 메이사, 나 완전 알았다고!
"다음에 올 때는 두 줄이랑 함께 올 테니까 그때 봬요."
그리고 메이사의 손을 잡아 당겼다.
"갈까?"
메이사는 물론 내 이야기에 동조했다. 내가 헛다리 짚었다고 정정하면 더이상 도망칠 구실도 없었기 때문일까, 일단 부정하진 않았다. 자연히 '하핫 저희는 이제 님 없는 데에서 기정사실 만들기에 힘쓰러 갑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마음의 준비 하시고요.' 당한 어르신의 속은 뒤집어졌겠지.
메이사랑 싱글벙글 대문을 나설 때까지는 그런 줄 몰랐지만. 그냥 메이사가 날 많이 좋아하는구나 단둘이서만 있고 싶구나 그런 생각만 했을 뿐이다.
뭐 어쨌건 오늘도 유우가가 유우가 했다는 거.
(*먼가 슬슬 막레삘인 거 같기도 🤔 이걸 막레로 받아주셔도 되고 더 이어주셔도 되는wwwwww)
으히히🫠 저도 멧쨔 행복했어요... 좋아하는 사람을 찌르고 도망갔다 다시 감동의 재회하고 DV맛까지 볼 수 있다니.. 완전 최고잖아요 이런 일상 다른데선 못한다고요 으헤헤헤헥😏 유우가가 전남친한테 전화걸어서 인수인계까지 받았다니 진짜 너무 즐거워서 웃음이 안 멈춘wwwww
바지만 내린 게 아니잖아wwwwwwwwwwww어이wwwwwwwwww 처음에 실수로 내려버렸다가 아침에 먹은 에센뽀득을 중얼거려버리는 멧쨔를 보고싶어요 유우가 무지질색하고부정하고나의진가를모른다고 양치하다말고 길길이 날뛸 거 같은wwwwwwwwww 😏 이런 생각 그만해야하는데
빤히 보고 있길래 😏 먹고 싶구나? 했다가 멧쨔의 😳 엣?뭣?아?아니거든?!!? 하는 반응을 관람해야만wwwwwwwwwww 사줬는데도 안 먹어서 유우가가 껍질까고 🙄 진짜 안 먹어? 진짜 안 먹어? 하고 따끈따끈한 소시지 입에 갖다대다가 결국 발 밟히는 거까지 보였어요 그 소세지는 유우가가 🙄 참나 희한하네 빤히 보더니... 하면서 냠냠 먹었다고 합니다
유우가랑 사복데이트 🤭 유우가가 여름용 악세사리로 목걸이 기웃거리다가 혼자 하나 산 거 멧쨔도 같은 거로 샀으면 좋겠어요 😏 다음번 사복데이트할 때 끼고 나와서 유우가가 굳는 거 보고싶네요
😽 유우가는 수영복 안 사? 내가 골라줘도 돼? 😒 안 사 안 사~ 내가 수영할 것도 아니고 헌팅할 것도 아니고. 😼 헌팅 안 하는구나~ 흐응~ 🙄 ...혼인신고서 써놓고 헌팅할 정도의 쓰레기는 아니거든. 하는 대화도 했겠죠www
앗 저 갑자기 동거지아가 여름특훈합숙 가서 같이 자는데😌 유우가가 무릎 아파서 끙끙대는 소리에 깬 미스미가 😥...? 히다이 어디 아파? 하고 손대려는 걸 멧쨔가 슥 밀어내는 거 보고 싶어졌어요 멧쨔랑 미스미가 담판짓고 화해도 한 다음이어도 유우가한테 손대는 건 싫다던가 🫠
언젯적일까~ 경마의 역사를 보고결정해볼까나~(?)하고 찾아봤는데 경마 자체는 진짜 찐 고대시절부터 있던거라🫠 대충 근현대쪽으로 하죠... 시골깡촌에서 그랜드멧쨔를 주워와서 사회에 적응도 시키고 레이스도 시켜주고 칼빵도 맞아주고.. 그랜드히다이 착하구나...🤭 프로키온씨가 츠나지 시골로 간 걸 마음에 안 들어하는 건 아마 그랜드멧쨔의 그런 경험이 있어서겠죠.. 깡촌에서 올라와 힘들게 기반 다져놓고 이제 다 네것이란다 했더니 또레나랑 눈맞아서 시골로 가버리고😏
🙄 가난한 시골 깡촌의 넷째나 다섯째 딸로 태어나서 입을 줄이기 위해 팔려갔는데(옛날엔 이런 사례도 많았다고 하니까요🙄)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그런대로 괜찮아서 귀엽게 만들라고 하인 시켰더니 하인 걷어차고 물어뜯고 난리가 나서 직접 기죽이기에 들어간 거라니.... ....저 이런 거 좋아하네요...😏
🤔... 원시히다이는 서양인... 일단 기죽여놓고(근데 다는 못죽임 성깔 개드러움 진짜) 보니까 다릿심도 괜찮고 성깔은.. 좀 걱정되긴 하는데 경주 우마무스메 해도 될지도?하고 서양쪽으로 나가서 레이스 시키는 것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 거두고 DV하다 서로 정도 들고 은퇴 후엔 결혼도 하고 했다던가 원시멧쨔가 🥺그래도 애는 고향에서 낳고 싶어 이거 부탁 아니야 협박이야🔪 하고 칼들고 협박해서(...) 일본으로 돌아와서 고대 멧쨔를 낳고 그 고대 멧쨔가 그랜드 멧쨔를 낳고.... ....이렇게 된 게 아닐까하는 과거 역사를 마구마구 날조하는 중입니다(??)
칼빵같은 건 날카로우니까 흉터가 좀 깔끔하게 벌어지는 느낌인데 열쇠는 그게 아니어서 좀 골머리를 앓긴 했습니다...😅 어쨌든 이거저거 조합해서 만들어봤어요 😏 수염을 좋아하시는듯해서 그것도 추가해왔구요 마음에 드시는 거 같아 기쁜www 사실 저도 흉터 그리는 거 재밌어해서 멧쨔 즐긴wwww
멧쨔.. 두근두근하면서 눈 감았는데 찾아오는게 머리 땡기기랑 귀 땡기기랑 간지럽히기라니... 이 정도면 계속 장난쳐도 되겠네😼하고 마음놓고 장난치는 멧쨔가 떠올랐어요🤭 아니면 그렇게 깔려있을때 😼또 간지럽히려구? 그냥 내가 하던 거 똑같이 돌려줘도 되는데~ 하고 놀리면.... .....어떻게 될라나...🫠
🫠 저 멧쨔한테 그런 장난 당하던 유우가가 한 번은 멧쨔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원래라면 바로 묻고도 남을 거 멧쨔는 멧헤라니까 신중하게 참고있다가 조심스럽게 물어본 거겠죠 😌
🙄 넌 나랑 뭘 하고 싶은 건데? 🙄 ...너 나랑 키스할 수 있겠냐? 그리고 멧쨔가 우물쭈물하다가 😿 웅...이라고 말하려고 입 열었을 따 🙄 아니 됐다... 그런 건 내가 싫어 🙄 난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게 좋다고. 해서 화해 전 냉전을 해버린다던가 하하하하
멧쨔.. 아마 외박은 안하고 밖에 서성이다가... 이른 새벽에 트레센가서 멋대로 트랙에서 질주하는 걸로 좀 털어내고(?) 부실 무단점거해서 크어어 커어 북북뿡하고 자다가 일어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근무중엔 유우가를 엄청 피해다니지만 퇴근하고서는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유우가 기다리고 있다니...이히히...
히히.. 하지만 파트너라서 그냥 츄츄는 못하고 후히히 할때만 츄츄하니까.. 츄츄하고 싶어서 일부러 후히히각 잡는다던가... 솔직히 전 이거 순애라고 생각해요.. 이녀석들 말만 안하고 있지 그냥 순애하고 있는 거 맞잖아요🫠
그래서 멧쨔가 😿 나 좋아하지 않는 거 정도는 알고 있는데에... 그치만 두근거려버리는 내가 너무 한심해 으아앙😿 하는 것도 보고 싶고 😿 유우가아... 그 아까 사랑한다고 한 거 말이야 🥺 😓 아... 별로야? 하지 말까? 그러면 좋지 않아...? 🥺 (으우우 역시 그냥 좋으라고 한 말인 거지 진심따위 한 톨도 없는... 유우가 최악이야 정말 나빠 이런 쓰레기같은 남자 왜 좋아하게 된 거지이) 하는 멧쨔도 보고 싶어요
wwwwwww하는거구나 유우가😏 멧쨔 그거 처음 들었을 땐 너무 놀라고 기쁘고 행복했다가 끝나고 슬쩍 물어봤을때 그렇게 대답 돌아와서 😿 그 그렇구나아... 하고 멧무룩 되는 거 봤어요 으히히... 🥺 (으우우 역시 그냥 좋으라고 한 말인 거지 진심따위 한 톨도 없는... 유우가 최악이야 정말 나빠 이런 쓰레기같은 남자 왜 좋아하게 된 거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가짜인 거 알아도 계속 듣고는 싶어서 😿 아니이.. 해도 돼... 해줘 하고 졸라버리는 멧쨔라던가..으헤헿ㄱ...
뇌에 합선나서 머리에 불나고 멧쨔도 휘말려서 고장나버렸대요 🙄 어라 메이사... 고장나버렸네... 많이 쓰긴 했지~ 🤔
저 갑자기 프로키온씨가 예정보다 일찍 양수가 터졌는데 시골이라 주변에 아무도 없고 해서 인도에 주저앉아있는 걸 유우가 아버지가 😑 타이소 태워다드릴게예 마 유우가 니는 걸어와라 하고 산부인과에 데려다줬겠지 생각이 들어버렸어요 그리고 유우가가 터덜터덜 혼자 걸어가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메이사랑 눈이 마주쳤다는 그런 룽한 생각을
아니 볼 수 있어요 왜냐면 관측자와 관측목표와의 운명은 계절따윈 가볍게 뛰어넘는 거니까 라고 하고 싶지만 별의 계절은 중대사죠... 큭.....................🫠
앗 그거 좋네요...🤭 신칸센 노선부터 확인했지만 어느 역에 내렸을지 모르겠어서 반쯤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차를 예매하고 😌 하루동일 동네를 돌아다니며 메이사를 찾다가 역으로 돌아와서 울어버릴 거 같아요 다음날 그 노선의 다음 역에 내려서 또 찾고......... 역시 동거지아 유우가는 멧쨔 찾느라 신칸센 레일패스 단골이 되어버렸겠죠...😏
쌍둥이자리였다면 6월에도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저녁쯤 아주 끄트머리에서 관측되는거라 정말 간신히 보였다는 정도겠지만... 오리온자리 대신 유우가가 하늘을 볼때 유성 하나가 딱 지나간다던가..🫠그런 식으로라도.. 그치만 별과 관측자의 운명은 멧쨔 중요하고 룽한거니까...
동거지아 때는🤔 유우가가 꾸질부숭이가 되면 멧쨔가 😾... 하고 계속 주시하고 있어서 😒💦하다가 면도하는 유우가를 상상했어요... 근데 그거... 얼른 면도하라고 압박준게 아니라 😾(😿유우가.. 수염도 잘 어울리잖아... 까슬까슬하고싶다아...)하고 있는 걸텐데😏 얼굴 풀어질까봐 얼굴에 힘줘서 😾화난 것 같은 표정 된 걸텐데🤭
유우가가 먼저 멧쨔 손 겹쳐잡고 자기 턱에 갖다댔을 거라고 생각해요 히히... 🫠뭔가 꼬리만질래?? 처럼 유우가도 배만질래? 하게 될 거 같은wwwwwww 멧쨔의 우울이 심각한 수준이면 배만 만지는 거로 끝나지 않고 위로 슬금슬금 올라올 거 같지만 🫠
동거지아 때 꽁지 정도는 종종 할 거 같다고 생각해요🤔 😽 유우가 머리 길었네? 안 잘라? 🤔 사실 그동안 너무 자주 자른 거긴 해. 미스미는 깔끔한 거 좋... 😾 ... 🙄 아니 그 우리가 어? 일단 계약연인이었으니까 어? 그정도는💦 😾 ...... 🙄 ... 하다가 결국 부숭부숭하게 길러버리고 앞머리도 못 잘라서 코몬도르 유우가가 되어버린 에피가 화해 초반에 있을 거 같아요
새삼 저 궁금한 건데 멧쨔가 중학교 선수 시절 까까머리 유우가 머리도 만지고 싶어할까...라는 게 하지만 유우가는 머리빨이잖아.. 풍성부숭덥수룩하지않은 유유가는..
😻 사과머리 유우가 귀여워어어어...💕 🤔 (근데 어쩐지 유우가스러움이 사라졌네에...) 😻 이마 드러낸 유우가 좋아아...💕 🤔 (하지만 어쩐지 정이 안 가네.......) 😽 역시 덥수룩하고 부숭한 유우가가 제일 좋아 히히...💕 하는 멧쨔를 생각하고 저 성불해버렸어요 이젠 저승에서 찾아주시길...
알중으로 떨리는 손 이거 근데 뭔가 멧쨔 룽하네요 🫠 알중여자아이를 케어해주는 건 진짜 성가시고 힘들도 근데 보들보들하고 따끈한 최고의 일이구나............ 손떨림 때문에 앞머리 싹둑 잘려버려서 😏미용실 찾아가서 말끔유우가가 되어버리는 걸 훌쩍훌쩍 지켜보는 멧쨔거 보고싶어요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다 네 탓이야 하하!
🫠 저 멧쨔의 손이 너무 부들부들 떨린 나머지 앞머리와 함께 속눈썹 일부라던가 눈썹도 같이 잘라버리는 걸 상상했어요.... 유우가 식겁하겠네...😏 결국 미용실에서 말끔해져서 나오는 유우가를 보고 😿으우... 하고 지켜보는 멧쨔🤭 하지만 말끔한 유우가도 좋아하겠죠.. 멧쨔는 유우가좋아😽말기니까😏
😒 넌 내 배가 좋냐 내가 좋냐? 😼 유...우가의 배가 좋은 게 당연하잖아💕 😒 참나... 어이없네 하는 솔직하지 못한 히메이색히들도 보였습니다... 아 행복해 배 애호가 멧쨔... 초=귀여운wwwwww 😏 하지만 유우가도 멧쨔의 배를 애호하고 있으니 결국 결론은 그거네요... 사랑하면 닮는다... 바보들...바보...멍청이들...
저렇게 대답해놓고 속으로는 😿(유우가가 좋으니까 유우가의 배도 좋은거라구 바보야...)하는 멧쨔도 보였어요😇이히히 서로 배 애호가인wwwwwww 진짜 주말에는 소파에 드러누워서 서로 배 쪼물락하고 지낼 것 같아서 웃어버린wwwwwww 아점먹고 서로 쪼물거리다가 정신차리면 저녁시간이고 그러겠죠 이녀석들🫠
유우가가 허접체력이었을 때에는 츄츄만 하다가 기절한 적 있을 거 같단 말이죠 🫠 카페 사장님이 마구마구 굴리고 운동시켜서 멧쨔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된 거라고 아저씨 곧 죽을 사람인데 너무 원망하진 말아주길...(물론 전부 백업유우가의 재림을 위한 것이었지만 아무튼)
나중엔 정기는 다 털려서 기진맥진한데 체력은 남아있어서 술 안 마시고 술취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개꿀이잖냐 그거... 미인이랑 츄츄도 하고 술도 취하다니 짱인데
멧쨔는 지금껏 맥스진화한 유우가만 만나와서 첫 츄츄때 사양없이 마구마구 쯉쯉 빨았을 것 같아요🙄 그렇게 정기 빨아도 유우가는 항상 버텼으니깐.. 익숙하니깐... 그러다가 기절해버린 유우가를 보고 놀라서 끼뺘아아ㅏ아앗?!🙀 유우가아아아???하고 난리쳤을 것 같은wwwwww ....다음날 유우가가 눈을 뜨면 산에서 멧쨔가 직접 잡아온 꿩이랑 사슴같은게 머리맡에 놓여있다던가🙄
😿 유우가아아 미안해애애 😿 이거 내가 잡아왔어.. 먹고 기운내... 하고 축 처져서 옆에서 눈치보는 멧쨔도 있고요...히히.....
그리고 백업유우가의 재림이라니 듣기만 해도 두근두근하네요 히히.... 카페 사장은 처음부터 재림계획을 알고 있던걸까... 어쩌면 사장이 계획한 일이려나🤔같은 생각도 하게 되네요 약해지고 있는 영능력자 단체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 스승을 부활시킨다니 뭔가 흑막같고 좋은(?)
부모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검사결과가 나와서 당분간 들어오는 빈도가 줄 게 될 듯 합니다. 당장 명확한 건 없으니 아니게 될 수도 있지만 ^-^... 아무튼 이런 여러모로 불안한 멘탈로 마음 편하게 놀이하긴 어려울 거 같아서 말씀드리고 갈게요~ 그럼 이만 병원에 전화돌리러 앵바입니다👋
메이사는 유우가의 테라인형의 허리를 허/리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베어허그로...😏 가끔 유우가가 바르는 스킨 냄새나 담배 냄새가 풍겼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꼭 껴안고 있는 멧쨔 그리고 딸의 방을 정돈하러 들어갈 때마다 정신나갈거같은 멧버지 🙄 이힉힉...
유우가 등이 안 남아나겠네 😏 근데 멧쨔는 멧쨔대로 유우가를 좀 더 알아갔다는 제 뇌피셜이 있어요...🫠 클래식 때에는 어른이려고 했고 시니어 때는 쓰레기려고 했고 그 이후부터는 진짜 관계의 스탠스를 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이가 되어버렸으니까 진짜 유우가랑 오래오래 지내다보니까 😌
🤔 유우가 생각보다 외로움 많이 타네 🤔 유우가 여미새라고만 생각했는데 좀 더 순애충이었네 🤔 유우가 진짜 회피충이라 자기 마음도 모르는구나 그래서 유우가가 🥺 안을래... 하고 오면 요시요시 😼🖤 받아주던 걸지도 히히...
으히힛... 룽하네요...🤤 그렇게 유우가를 좀 더 알게 되고 유우가 꼬옥 안아주면서 😽(그냥 이대로 쭉 같이 있어도 되겠다.. 사실혼도 나쁘지 않지 응응)하고 생각하던 멧쨔가 결국 유우가의 😏우린 파트너잖아~ 하는 말을 듣고 떠나기를 결심한다는것도 룽한...히히....
>>473보고 생각한건데.. 멧쨔 멧헤라 초반에는 유우가 테라 인형에다 대고 말도 걸었을 거 같아요 그냥 장난삼아 한두마디 던지는게 아니라 약간 자연스럽게 대화하듯이🙄 그리고 나중엔 인형에도 담배냄새 가득 배서 유우가다.. 진짜 유우가야아... 하고 울면서 베어허그하고 킁카킁카 한다던가 ....그 외에도 이것저것해서 방 정리하러 멧버지랑 프로키온씨가 들어와서 억장 한번씩 무너지고 갔겠죠🙄
😼 유우가 이러다가 마흔까지 결혼 못하면 어떡할 거야? 🙄 꼭 그걸 물어봐야겠어? 🤔 ......뭐 슬슬 서른 중반이니까 고민해볼 문제긴 한데 🤔 ...그냥 혼자로 살아버릴까 싶기도 해. 나 의외로 혼자서 잘 살더라고? 😾 ... 🤔 아니면 남편한테 소박맞은 이혼녀나 데려오겠지~ 😾 ... 😧 왜 그런 표정이야 불길하게💦 😶 아니? 아무 것도. (😿역시 나랑 지내는 건 염두에도 없는 거지이 나는 그냥 파트너인거지 유우가미워 안겨있기도 싫어 ...그래도 일단은 이러구 있을래)
동거지아 삽질은 왜 생각하면 할수록 좋은걸까요...🤤
히히... 멧쨔가 사랑한다고 말해버렸을 때 유우가가 멧쨔 두근거리고 깜짝 놀라고 페이스 잃어버릴 거 같고 심장소리 다 들릴 거 같아서 냅다 멧쨔 입부터 틀어막아버렸는데 그게 멧쨔한테는 🙄 너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거도..좋다고 생각해요..
으헤.. 그래서 😿(내가 이러는 거 싫은 거구나... 진짜 그냥 파트너인거네..)하고 마상 입어버려 으헤헥... 사랑한다고 했더니 그런 반응+파트너잖아~+애도 안 좋아함이 겹쳐서 결국 새벽에 몰래 일어나서 첫차 타러 가는 거겠죠... 여기저기 쑤시고 욱신거리지만 제일 아픈 건 마음이겠지 멧쨔... 열차 출발하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엉엉 울어버려서 옆에 앉은 사람이 손수건 빌려줄거 같아요(?)
이렇게 떠나는 건 기정사실 확인을 못하고 떠난 거라 불안해하면서 역시 돌아갈까아 😿 하는 멧쨔를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 그랬다가 두줄 확인하고 여기 눌러앉아야겠다 결심했겠죠 이렇게 헤어지면 미스미가 유우가 괘씸해서라도 좀 더 오랫동안 어떤 실마리도 안 줬을 거 같아요 🤭 후히히
🙀 뺫?! 유우갓!? 괜찮아??하고 멧쨔가 휴지 가져와서 닦아주는데 밀착해서 말랑폭신하고 우유냄새 물씬 풍겨서 코피가 더 나는 그런 상황이 보였어요 왜 왜 안 멈추지잇 큰일난거 아냐? 병원갈까??🙀 하는 멧쨔를 조용히 밀어내면서 🫠내가... 내가 할 게.. 라고 하는 유우가도 보인듯한..🙄
유우가를 소금간한뒤 찌면 깊은 맛이 나니까요 😏 멧쨔 맛잘알이네~ 그렇게 더우면서도 유우가 꼭 껴안고 있어서 둘다 더워서 죽어버리는 거 보고 싶어요 다음날은 더이상 안 되겠다 오늘은 지능 트레이닝이다!! 하고서 2시부터 일찍 퇴근하고는 유우가 집에서 레이스 녹화하고 중앙 편입을 위해 편차치 올리려 공부하고 🤤 에어컨 빵빵 틀어놓고 유우가가 해주는 밥 먹고 쿨쿨 자다 가는 것도..으히히,,
꼬옥 끌어안기로 푹푹 쪄서 먹으면 되는 거네요 히히🤤 유우가가 밀어내도 🥺그치만 유우가 시원해애 하면서 찰싹 붙어있어야만 으히히히힉 헤헤헤헿
여름이니까.. 어쩐지 유우가네 냉장고 냉동실엔 멧쨔가 가져다둔 당근이 있을 것 같아요🙄 지능 트레이닝하면서 자연스럽게 꺼내오면 유우가가 🙄그게 왜 우리집에서 나와? 하고 물어보는 거 상상한wwwww 😸 당근 얼리면 시원하고 맛있어~ 유우가도 먹을래? 🙄 아니 난 됐ㄷ 😼 자 아~해봐 하고 가차없이 유우가의 입에 커다란 당근을 멧쨔쿠쨔 넣어버리는 멧쨔😏
아읏💕같은 소리 내버리고 새빨개지는 멧쨔🤭 이건 유우가도 당황할 것 같은데요😏히히히... 파다닥하고 손 떼고 멧쨔도 후다닥 몸 일으켜서 조금 떨어져 앉고 고개 돌리고 😳읏 으와..아와왓... 하고 있겠지..히히히.. 😳 윳 유우가.. 이 이건 그 노 놀 놀라섯, 놀라서 그런거니까아... 하고 변명도 하고🤭🤭🤭
wwwwww아 으아 아아악........ 최고잖아요...😇 동탄쨔는 최고구나...으헤헤헤헤..... 진짜로 삐져나올거 같고 아슬아슬하고 완전 포상이잖아요 최고인데 하지만 유우히 교육엔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리고 여보라고 불러주는 유우가도 좋네요...히히히.... 감사합니다 히다이주😇😇😇완전 좋은 거 봤어요.. 감사.. 압도적 감사...
하지만 열쇠 손잡이를 빼면 그 끝만 가지고 그 정도 출혈이나 흉터는 힘들테니까요🙄 대충 그 정도려나..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오피셜로 들으니까 충격..🫠 그래도 멧쨔.... 할머니 도와조..😿하고 엄청 부탁해서 병원비라던가 그런거 지원하지 않았을까요🙄 겸사겸사 경과보고도 전해듣고..
일상 소재🙄 매번 욕심이 그득해서 고르기 힘든.... 오랜만에 다리부상 멧쨔를 꺼내도 좋을 것 같고.. 진짜칼찌 하이드렌지아의 데뷔전을 해도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부녀지아도 하고 싶고 소꿉지아도 하고싶고 원본지아 왕코쨩 데뷔도 하고싶고(?) 으으윽.... ...퇴근 후에 다이스를 돌려볼까요..🫠
마하가면도 완전 잘 그려주셨잖아...........젠장/.....팩소주패키지 그린 것도 정성 대박이고 사우나유우가가 들고있는 건 컵일본주고 코스모도 진짜 제가 그렸던 것보다 디자인이 거다이맥스진화해서 멧쨔멧쨔인wwwwwww으힉wwwwwww정성쩔어어엇...마음이녹아아앗.....🫠🫠🫠🫠💕💕💕💕💕💕🤤🤤🤤🤤🤤🤤🤤🤤😇😇😇
뚱띠가지진짜 완전마음에 들어요 으하하하하하wwwww제일 기분 나빠보이고 제일 날벼락 맞은 거 같고 제일 바보같은wwwwwwwwwwwww털난가지 최고wwwwww 아 진짜 남이 자작캐릭터를 그려준단 건 정말 최고로 행복한 일이네요...멧쨔주는 신이고 나와 일대일하고계셔!!!!!
wwwwwwwwwwww가지는 인형옷으로 할지 옛날 그 갬성으로 할지 고민하다 일단 둘 다 그리긴 했는데 맡긴 건 인형옷 쪽입니다..🫠 그 갬성 그림은 아직.. 약간... 가지종류로 고민중인(???) 농담이고 이거다!싶은게 안 나와서 일단 보류중이에요🙄 나중에 뭔가 되면 그때 드릴게요...
카페 27, 찾는 사람만 찾는 인상의 카페고 인테리어도 케케묵었고 지하에는 수상쩍은 시설이 있고 카페 사장이 냄새나는 아저씨인데다 하나같이 약해빠진 영능력자들이 자꾸만 기어들어오는 장소. 그런 곳의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엎드려선 옆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카운터 쪽을 노려본다. 아까부터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염소(사키라고 몇 번이고 이름을 대고 있지만 염소는 염소니까)가 시야에 들어온다. 딱히 아무래도 좋지만.
그래서 내가 왜 이런 곳에서 테이블에 엎어져 있는가 하면, 유우가가 이 카페 지하에서 망할 애송이랑 뭔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난 라이센스라는 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 어? 옛날엔 말이야 그런 종이인지 플라스틱인지 고런 쪼가리 없이도 음양사 할 수 있었다고. 머리아픈 시험이라던가 실기라던가 그런 거 하나도 없고. ...물론 그게 없던 시절엔 뭣도 모르는 초짜들이 요괴잡으려다 역으로 잡아먹히거나 저주받아서 죽거나 그냥 요괴는 놀자고 쳤는데 죽거나(?)하는 경우가 많기는 했지. ...사실 알아. 그런 피와 희생이 쌓이고 쌓여서 이런 라이센스 제도라던가 뭐시기 같은 걸 만든 거겠지. 꼴에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연합같은 것도 만들고 말이야. 슬쩍 몸을 일으켜 턱을 손으로 받치며 흥, 하고 한숨인지 콧방귀인지 모를 것을 뱉었다. 어차피 연합이건 뭐건, 난 유우가 아닌 사람은 안 믿어. 인간이란 것들은 믿을 수 없어. 유우가를 죽인 것도 그녀석들이었고.
하지만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지하에서 유우가가 그 망할 애송이하고 단 둘이서만 있다는 거라고! 빠드득 이를 가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났다. 아이고, 나도 모르게 그만 가장자리를 세게 쥐어버렸네. 염소도 이건 무시할 수 없는지 이쪽을 보며 '아 아왓 아와와'하고 있고. 아무튼 지하에서 수련이라고 둘이서만 있는데, 엄청 불안하다니까!!! 끝나고 유우가가 나올 때마다 찰싹 붙어서 이상한 짓은 당하지 않았는지 냄새도 킁킁 맡아보고 여기저기 더듬고(사심 400%함유)하긴 하지만은. ....그래도 열받아. 불안해. 이럴 땐 역시——
카페니까 당연히 커피를 마셔야지. 뭘 5잔인데 이제 적당히 좀 하지?같은 말을 하고 앉았어. 그리고 커피값은 망할 애송이가 부담할 거니까 상관없잖아. 오히려 '마셔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절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염소가 반쯤 울면서 커피머신으로 가는 사이, 지하로 가는 입구가 열리는 소리가 났다. 유우가인가? 유우가인가봐! 전부 끝났나보네!!! 턱을 괴고 반쯤 누워있던 자세를 파닥 일으켜서 후다닥 달려갔다.
>>597 ...아, 못하겠다. 더 이상은 못 하겠어. 너무 빡세다고. 내가 뛰는지 걷는지 중량을 치는지도 모를 정도로 몽롱했다. 그렇게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겨우 끝까지 버티고, 카페로 올라가 에어컨 바람을 쐬는 순간... 약간 감동마저 느껴졌다. 에어컨 바람과 함께 나를 안아오는 좋은 냄새도 그렇고.
"메, 메이사... 나 지금 냄새나니까 너 너무 가까이 오지 마아..."
하면서도 밀어낼 기력이 없어서 그대로 안겨있었다. 엉덩이를 마구 더듬고 땀으로 축축한 배도 문질문질당하고 있지만, 이런 걸 바깥에서 하지 말라느니 풍기문란이라느니 차라리 그럴거면 공원같은 한적한 곳을 찾자 같은 츳코미를 넣을 수도 없었다. 진짜 몸에 열이 펄펄 올라서 죽을 거 같았거든. 얼굴은 새빨갛고 눈은 까뒤집혀서 얼빠진 게, 내 표정은 마치 에로동인에 나오는 엘프의 최후같은 모양새였다. 거대오크족장에게 무슨 일을 당한 건지 의심해볼 정도.
"주... 주글거가타..." - 엄살이다. 오늘 한 건 뭣도 아니고 기본적인 체력증진을 위한 운동이었어. 알고보니 이 녀석 운동이라곤 쓰레빠로 축구한 게 전부였다고. 이건 그냥 괴롭힘이 아니고 이 녀석의 원죄야. - 그리고 이 녀석의 체력이 좋아지면 여우 너한테도 나쁜 일은 아니잖아?
...나도 그래서 암말 않고 있던 거지. 메이사랑 한시간 내내 키스하면 영력이 다 빨려서 밥먹고 자고 일어나야만 그나마 회복이 된다. 그 정도도 경이로운 회복력이라곤 하지만...
게임으로 따지자면 그거지. 최대 피통이 너무 작고 회복력은 좋아서, 지속딜에는 버티지만 한번 들어오는 극딜에는 손을 못 쓰는 상태. 체력을 늘리는 건 영력통을 늘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듯 하다. 메이사에게는 좋은 것밖에 없는 일 뿐이다.
메이사의 쉴새없이 더듬는 손길을 받으며 땀을 식히자니, 염소양이 떨리는 손으로 바닐라라떼랑 냉수를 내밀었다. "윳유유유유우가사마 부디...!" 하는 간절한 목소리. 마침 필요했겠다 냉수를 받아 벌컥벌컥 마신다. 임금체불 당하면서 이런 서비스라니 염소양은 참 착한 요괴인 것 같다.
"살 것 같다아... 메이사, 안아줘..."
마음같아서는 카페 27을 바로 뜨고 싶었지만 체력적으로 그럴 수가 없어서, 일단 잠깐 노닥거리다 가자고 떼를 써본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는 하지만 말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하나도 없고, 찰싹 붙어서 더듬더듬 말캉문질하는 나를 밀어낼 기력도 없는 유우가. 얼굴도 새빨갛고 눈도 까뒤집힌게 유우가의 얇은 책에 자주 나오는 종이계집하고 많이 닮은 느낌이 든다. 헉, 그, 그럼 그 종이계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거랑 비슷한 짓을 저 애송이가 아래에서...!!!
뭐, 그냥 체력단련이겠지만. 그래도 은근히 뒤에서 엄살이라고 꼽주고 있는 애송이를 보니 열받아서 일단 한 대 치고 싶다. ....그래도 체력이 좋아지면 나도 좋은 건 맞긴 해서, 맞는 말에 주먹을 날리진 못했다. 나도 양심이 있지. 그래서 대신 유우가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있는 힘껏 들이마셨다. 크흐으으으으. 유우가 성분이 충전된다아.... 아래에 내려가 있는 동안 나 너무 쓸쓸했다구우. 쓰흐으으읍킁킁하고 맡고 있으면 유우가가 슬쩍 물러서려는 느낌도 들지만, 어림도 없지. 꼬리로 칭칭 감아서 꽉 잡고 계속 씁하씁하 들이쉰다. 이대로 30분 정도 충전하면 되니까, 응응. 곧 끝나니까 조금만 참으라구.
"응응, 꼬옥 안아줄게 유우가💕 오늘도 잔뜩 힘냈네~ 착하다~ 나데나데~"
걸을 힘도 없어보이는 유우가를 안아서 집에 데리고 가는 것도 좋지만, 너무 응석을 받아줘도 안 된다고, 그러면 체력도 영력도 늘어나지 않으니 차라리 채찍질을 해서 순보를 쓰게 하라는 애송이의 말이 있었지. 채찍질이라니 너무한 거 아니야? 감히 유우가한데. 하지만 맞는 말이라 반박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조금 쉬었다가 손잡고 걸어서 가는 쪽을 택하기로 한 거지. 유우가를 이끌어 테이블석으로 가선 일단 내가 먼저 앉고, 내 무릎 위에 유우가를 앉힌다. 그리고 꼬옥 안아서 나데나데하며 달래주기. 이히히... 최고잖아.. 유우가가 나한테 응석부리고 있다구...
"물 더 줄까? 이봐 염소, 냉수 한 잔 더줘!" - 히이이...네에.... "애송이랑 다르게 고분고분해서 좋네~"
꼬리로 허리를 꽉 잡혀서 껴안겨있다. 갓 태어난 염소처럼 후들거리는 팔로는 밀어낼 수도 없고, 스위치가 켜진 메이사를 상대로는 풀 컨디션의 나라도 근력으로 쨉이 안 된다. 요즈음 매일 밤마다 저항해보고 있지만 도리없이 론 당하고 있어서 안다.
결국 고양이처럼 메이사의 무릎에 앉혀져서는 꼬옥 안겼다. 아니, 비주얼로 보자면 내가 메이사를 안아주고 있는 거에 가깝긴 하지. 무릎에 앉은 탓에 메이사보다 커졌으니까. ...나도 모르게 나보다 작고 힘이 약한 메이사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럴 일은 없지만... 그래도 근육도 붙고 있고, 영력을 좀 더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다면 가능하려나. 메이사를 밀어붙이는 것도...
땀으로 푹 젖은 셔츠를 슬쩍 들어올려 배를 내려다본다. 전에는 여장마이너갤러리에 올려도 손색없던 매끈한 배였지만 지금은 꽤 근육이 붙어서 그래도......
"...메이사, 그렇게 빤히 보지 말아줄래...? 내가 보려고 올린 거거든. 넌 눈 감아."
메이사에게는 그렇게 톡 쏘아붙이고는, 달그락달그락 덜덜덜 떨며 얼음물을 가져왔다가 배를 빤히 보고 있던 염소양에게는 친절히 대꾸했다. "어, 물 고마워. 잘 마실게." 라고. 뭔가 차별 대우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에는 내가 메이사에게 변태치O엉큼한생각만하는모브아O씨 라고 매도하는 게 너무 일상이었어서 몰랐다.
왜...!!! 나한테는 빤히 보지 말라고 눈까지 감으라고 그러고 염소가 보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건데!!! 마음같아선 '둘이 무슨 사이야? 사이좋네? 죽어'라고 해버리고 싶지만 유우가한테는 죄가 없으니까. 그래. 유우가가 아니라 염소가 뭔가 한 거겠지. 유우가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더 주고, 염소를 노려보며 저주라도 하듯 말했다. 하는 김에 여우불도 살짝 날리고. 아, 염소 머리카락이 그슬려버렸네~ 미안~ 실수했어~
실수라니까? 실수라고.
그슬린 머리카락을 잡고 삐꺄악 하고 우는 염소를 보며 히죽 웃다가, 유우가한테 고개를 푹 파묻었다. 응... 눈 감으라고만 했지 만지지 말라던가 냄새맡지 말라던가 그런 말은 안 했잖아? 그러니까 이건 세이프야 세이프. 유우가가 아직 옷을 올리고 있어서 아주 조금 단단하게 근육이 붙은- 그래도 여전히 말랑매끈한 배에 잔뜩 볼을 부비게 됐지만 뭐어, 어쩔 수 없잖아 이건?
"붑-! 부홉—!!! 부부붑—"
볼도 부비고, 하는 김에 배에다도 잔뜩 츄츄하고 배방구도 해버렸다. 이히히, 행복해~ 이래서야 유우가가 변태치O엉큼한생각만하는모브아O씨라고 해도 반박할 수가 없네~ 그래도 행복하니까 됐나~
"유우가아, 저녁은 뭐 먹을래? 멧돼지 잡아올까?"
그리고 배에서 고개를 살짝 떼고, 조금 전 배방구는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것마냥 저녁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버렸다. 카운터로 돌아간 애송이가 질렸다는 표정을 하고 있지만 뭐, 어쩌라고.
옷 아래에 고개를 박고 킁킁대다 못해 배방구까지 북북뿡 해버리는 거에 결국 메이사의 팔을 잡고 끌고 나왔다. 염소양한테 위협을 한 것도 거지만 카페에서 영능력을 쓰는 걸 사장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게 더 무서웠고, 풍기문란으로 전기지짐이 당할까 그것도 무서웠다. 다음번 훈련을 분명 곱절로 주겠지, 망할 부전 아저씨가...
"하고 싶으면 집 가서 하면 되잖아 메이사! 저, 저기는 다 보는데 꼭 그래야 하냐고~!! 이 변태! 치O! 엣치치! 뱃살아저씨가!"
매도마다 메이사의 이마를 콩콩콩 쥐어박았다.
"네가 그렇게 대놓고 엉큼하게 구니까 다들 너랑 내가...!" "...그, 그거... 한 줄 알잖아..."
사실이라서 반박도 못하고, 이걸 어떻게 어른스럽게 넘기는 방법도 모르고 그냥 고개만 푹 수그려야 된단 게 부끄럽다. 난 말한 적도 없는데 사장이 귀신같이 알고 있는 것도 어쩐지 내 사생활을 다 까인 거 같아서 부끄럽다. 체력적인 것도 소상히 알고 있는 게, 어른들이 보기엔 이미 견적이 나오나 싶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뭔가 쌓여있던 게 왈칵하고 터진 기분이 됐다. 물론 이건 사춘기 특유의 불안정한 마음 탓으로, 메이사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를 둘러싼 주변이 너무 각박했기 때문이다.
"...메이사는." "너는 내 몸만 좋아하지?"
생각해보면 아니다. 몸이 목적이었으면 찾아오자마자 그냥 꿀꺽 잡아먹어버리면 될 일이지, 굶어가면서 꾹 참고 몇 달을 같이 지낼 필요가 없었지만, 요즘들어 몸도 마음도 힘든 나에겐 그런 사정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너한테 첫 키스도 뭐도 다 뺏겨버리고 이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도 없는데! 넌 말로만 좋아한다 그러고 나랑 붙어있을 생각 뿐이잖아...!"
이를 꽉 깨물고 울컥울컥 솟는 두서없는 말을 억눌렀다. 사장이 쉴새없이 쏟아내는 편견어린 말에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요괴랑 너무 오래 지내면 사람이 망가진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살 수가 없다, 사람은 사람 안에서 살아야 한다. 요괴들은 인간들과 어울리기엔 아직 한참 멀었다. 여우랑도 너무 깊게 지내지 마라. 그런 말들.
"이런 건 싫어..."
그리고 순영보로 먼저 집에 가버렸다. 메이사의 기분은 생각도 안 하고.
(*🙏🙏 뭔가 미숙한 유우가를 보여주기엔 이 에유가 최적이라... 잇기 힘들면 꼭 말해주시기...😉 꼭 유우가 쫓아가지 않아도 되고 카페에 죽치러 온 2다이랑 이야기하는 그런 방향도 있으니까요)
뱃살아저씨라니! 이제 여자로도 취급 안 해주는 거야!? 딱콩딱콩 이마를 맞다가 마지막에 살짝 태클을 걸고,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문제라고? 왜지?
"그치만 사실이잖아... 나쁜 것도 아니고." "—하아!? 그, 그, 그런 거 아니야!! 진짜 아니라구??"
사실이잖아. 했잖아. 츄츄도 잔~뜩했는걸. 그리고 뭐, 염소는 둘째치고 그 애송이는 전생 유우가의 제자였고, 나랑 유우가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밖에 없었던 위치였으니까. 아마 내가 유우가랑 같이 있는 걸 보고 대충 견적 나오네 이딴 생각부터 했을 걸 저 음침○○○다치는. 뭐 그건 그거고. 그 다음 말은 전혀 이해가 안 됐다. 그, 그야 내가 많이 요구하긴 했지만... 그 그거언 요력의 보충이 필요해서 그런 거고, 유우가가 아닌 사람하고는 절대 싫은 것도 유우가가 좋으니까 그런 거지 유우가의 몸만 원하는 건 아닌데... 애초에 유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아하지 않는다면 유우가가 죽었을 때도 그렇게 난리치면서 마을을 괴멸 직전까지 몰아가지도 않았고, 신사에 봉인당할 짓도 하지 않았었다고. 유우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꾹 참지도 않았을 거고, 단순히 요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막말로 지나다니는 인간 아무나 잡아다가, 그것도 영력만 빨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통째로 으적으적 씹어먹기만 해도 충분하다. 단지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인간이 미워 죽겠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유우가의 영력만 받아가기로 한 건 내가 유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니까, 다른 인간하고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랬던 건데.
"아니야, 난 유우가가 좋아서... 아...."
냉수 두 잔에 체력을 회복한 건지, 유우가는 등을 돌리고 저 멀리로 쌩하니 달려가버렸다. 이제 순영보도 잘 쓰게 됐구나. 애써 그런 생각을 꺼내보지만 이미 머리는 조금 전에 들은 말이 꽉 채우고 있어서, 그런 생각은 금방 튕겨져 나갔다.
귀도 꼬리도 추욱 늘어진 채로 터덜터덜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아까부터 점거하고 있던 테이블에 털썩 엎드려서 '아무도 다가오지마 다 죽여버릴거야'같은 오오라를 잔뜩 뿜어냈다. 유우가한테 미움받았어. 어쩌지. 지금이라면 다시 살생석도 될 수 있을 거 같아....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사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어안이 벙벙하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것 같아... 그치만, 이렇게 전생의 기억이 없는 유우가는 처음이고, 그 전까진 항상 기억이 있었으니까... 굳이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이, 이, 이번엔.. 이젠 어쩌지???
".........하아아아.... 유우가아아......"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애송이가 뭐라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냥 무시했다.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이겠지.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에 비하면 정말 개미 발톱만도 못한 가치일테니까.
"어라라~ 이게 누구야, 대요괴씨잖아~ 껌딱지는 어디다 떼어두고 혼자 있어? 헌팅해도 돼?" "아니아니 농담, 농담이니까 그렇게 보지 마! 알고 있다구, 그 꼬맹이가 혼자 쌩하니 가버렸단 거 정도는."
그래도 내 알 바 아니겠거니 하며 아샷추나 먹으려 들어왔더니, 여우가 여기서 궁상을 떨고 있었다. 아무래도 둘이 좋아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싸울 시기가 된 모양이다. 그야 그렇지. 요괴는 기본적으로 인외, 인간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 지금껏 요괴를 배척하지 않았을 거다.
"자자, 유진 하워드 씨의 고민상담 코너를 열어줄테니까 마음껏 말해보라구. 조금 엣치치한 이야기에서부터 사람 죽였다는 고해성사까지 취급한답니다. 아, 참고로 한 시간 삼천엔이야."
내 몫의 아샷추와 헤카땅 몫의 바닐라라떼, 그리고 여우쨩이 자주 마시는 녀석 하나를 여우쨩 이름 앞으로 달아놨다. 그리고 선심쓰듯 제공했다. 응? 약은 거 아니냐고? 아뇨아뇨, 유우럽식-구태여 말하자면 독일쪽이려나-대접이라고.
"그나저나 둘이 식성이 닮았네. 미즈는 요괴도 아닌데. 예전부터 바닐라라떼만 먹더라고? 애기 입맛 특인가, 바닐라 좋아하는 거."
염소가 덜덜 떨며 음료 쟁반을 내려놓는 거에서 미묘한 부분을 캐치했다. 물론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우연의 일치겠거니 하고 넘겼지만.
"자자, 그래서 고민이 뭐야? 늙은 대요괴는 상상도 못할 MZ 인간의 마음으로 다 해설해드리겠다고요~"
그렇게 내가 좌판을 깔고, 바닐라라떼에 녹아내린 여우가 입을 달싹거리자, 저쪽의 사장도 염소도 헤카땅도, 심지어 손님처럼 이야기를 나누던 뭇 마술사들도 귀를 기울이는 게 보였다. 소년은 알려나, 영능력계의 많은 인사들이 둘의 사소한 사랑싸움을 파악하기 위해 애쓴다는 거. 그만큼 이레귤러라는 건데... 정작 이 둘은 그런 자각이 전혀 없어보인단 말이지.
뻘하지만 이름 찾다가 시간을 다 허비했네요 🫠 어디다 설정 백업갱신을 해둬야겠어요... 2다이의 일본네임은 아야세 유우 서양이름은 유진 하워드라고...
그리고 정말 소소하게 생각하고 있는 잡설정이지만 🫠 서양권에서는 magickian 마지키안, 보통 마술사, 그들이 쓰는 건 마술, 마나로 번역되고 있고, 이전에는 비하명칭으로 소서러(번:주술사)라고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그래서 꼰대들은 동양권 영능력자들을 주술사라고 비하해서 부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양권에서는 도교와 선계의 영향을 받아서 도술사 음양사 주술사 등등 여러 명칭이 있었지만... 현대에 협회가 생기고 영능력자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라고 생각해요. 예외로 요괴들은 여전히 요괴, 그들이 쓰는 건 요술과 요력으로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2다이가 마술사라고 말하는 건 좀 서양권의 명칭을 버리지 못하는 백인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유우가가 꿋꿋이 영능력자라고 말하는 건 멧쨔도 포용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거다...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어요 아다치 사쵸는 서양마술계와 활발히 교류하던 시기 사람이라 마술사/주술사를 혼재해서 쓸 듯 하네요. 공적인 자리에선 영능력자라고 합니다. 물론 요괴한테는 짤없이 요력쓰는 요괴놈들이라고 하는 꼰대고요 🤔
협회에서 영능력자라는 명칭을 미는 건 그게 기전이 다른 여러 오컬틱한 능력을 포용하는 말이기도 하고, 요괴들도 포용할 수 있는 말이라서 그런다...라는 설정입니다. 요즘 영화에서 인종다양성을 추구하고 포용할 수 있는 대명사를 쓰는 거랑 비슷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요괴는 현실에서 흑인같은 취급이 아니려나 싶네요 🤔 출중하고 특출나지만 좀 범죄자로 인식되는 거랑 비슷한...
물론 이건 제가 이렇게 적어놔야만 기억을 해둘 거 같아서 쓰는 거고 멧쨔주는 굳이 신경 안 쓰셔도 되는 부분입니다 😅 제가 어반판타지를 좋아해서 자꾸 이러고 말이 많아지네요...
히히.. 그러면 내일 답레를 기대하면서 두근두근 잘 수 있으니까 오히려 좋아입니다 😋 2다이는 저렇게 말해놓고 헷쨔랑 아무 것도 안했을 거란 점이 웃긴wwwwwww 아이보랑 생기는 미묘한 애착관계와 연정같은 거를 알겠냐고wwwww 물론 순애충이니까 유우가한테는 절절히 공감하겠지만...😏
그리고 원본 유우가는 자기랑 자기가 인정한 녀석은 음양사 나머지는 주술사나부랭이 정도로 부르는 광오한 타입일 거라고 생각해요 🤔 거의 일본 은거 3짱 정도로 살았으니까 그렇겠지....... 메이사는... 바보여우 멍청이요괴 치O O골 정도로 부르다가 종종 🥺 메이사... 할 거 같은 느낌 메이사 없는 자리에서는 가끔 내 여우라고 할 거 같아요 😏
히히히...😏 DV해서 밉고 싫은데 정기 달라고 낑낑캥캥해야만하는 멧쨔를 생각하니까 행복해요 이걸 위해서 유우가가 재림한 거겠지... 그리고 벌써 두시 반이니까! 저희 슬슬 자러 가죠! 그리고 내일 느긋이 아침먹고 점심부터 일상핑퐁하는 겁니다 히히... 완전 퍼펙트한 주말 계획같지 않나요? 🤤
저는 그런 고로 슬슬 자러 갈게요 😌 멧쨔주도 푹 쭘시고 좋은 꿈 꾸시길... 앵바앵밤입니다 👋
해달라는 말도 안 했는데 조잘조잘 떠드며 자연스럽게 합석하는 녀석을 보고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 하지만 그 옆의 미즈라고 하는 녀석은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라고 할지, 냄새라고 할지... 이것저것 섞이고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냄새 아래에 짙게 깔린 그 무언가에서 그리운 느낌이 났다. 똑같이 바닐라라떼를 좋아하는 것도 조금 신경쓰였고. 그래서 잠시 킁킁거리다가 그만두고, 유진인지 유전인지 하는 놈을 지- 하고 노려봤다.
"흥, 시간 당 삼천엔이라. 그건 네놈 목숨보전비로 달아놓도록 해라." "......하아아아.... 유우가가 말이지—"
그리고 시작된 대요괴의 한탄쇼. 구구절절 나오는 이야기는 사이사이에 쓸데없는 꼰꼰꼰꼰대적 사고방식과 고댓적 인간들을 그냥 발 달린 고기자루(...)정도로 취급하던 대요괴 여우적 사고방식이 섞여있긴 했지만 요는 그거였다. 난 유우가가 너무 좋고 사랑하고 유우가 말고는 아무도 필요없고 오직 유우가만 보고 살아왔고 유우가가 죽으면 환생할 때까지 수절도 하며 기다렸다가 환생하면 그 즉시 채가서 잔뜩 사랑하고 유우가를 도와주고 그래왔는데 유우가도 항상 그래왔고 익숙할 텐데 이번 생에는 기억이 없어서 그런지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다 이런 건 처음이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라는 것.
주변에 귀 기울이고 있는 놈들은 나중에 다 삼켜버릴까, 그런 생각도 좀 했지만 그건 굳이 입으로 꺼내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주절주절 쏟아놓고나서, 바닐라라떼가 든 잔을 들고 쭉 들이켜서 원샷을 때렸다. 커피라는 것의 쌉싸름함과 시럽의 달콤함, 그리고 우유의 고소함이 섞여 불타던 속을 좀 진정시키는 것 같았다.
"크하아! 어이 염소! 한 잔 더!"
빈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기 무섭게 추가 주문을 던지고, 다시 이상한 녀석과 미즈를 본다.
"...뭐 대충 그런 일인게다. ...유우가가 저러는 건 처음이라, 어찌해야할지... 이, 이, 이게 말로만 듣던 반항기라는 녀석인가...! 나, 나는 대체 어찌해야...."
우리 아이가 반항기라니! 처음으로 맞이하는 아이의 반항기에 쩔쩔매는 엄마라도 된 것처럼 귀를 푹 숙여선 두손으로 꾸욱 잡았다. 으으으, 유우가아아아....
히히... 요괴 될락말락한 여우시절에 유우가가 도와줬다는 망상을 하게 되네요🤭 은혜 갚으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요괴가 됐는데 원시 유우가가 먼저 죽어버려서 🙀먓!? 이 이 이럴수가? 인간은 너무 빨리 죽잖아!!! 하고 환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환생한 유우가(음양사)앞에 팟 나타나서 😼은혜를 갚으러 와줬다 인간!!이라고 건방지게 말했다가 참교육 당한다던가...으히힉... 망상이 안 멈추는.....
"그러니까 여우씨의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이런 거잖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유우가밖에 없었고 유우가의 평생을 독점해왔고 유우가도 날 좋아하고 나도 유우가를 좋아하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살아오다가 결혼하기로 했을 때 인간놈들에게 통수를 맞았고? 환생한 유우가를 겨우겨우 찾아가보니 기억도 없고 결혼은 영문도 모르고 잡아먹어주지도 않아서 꾹 참아왔는데 내 마음은 알아주지도 않고 반항하고 있다... 라는 거."
듣는 동안 아샷추를 거의 다 마셔버렸다. 쿠르륵 하는 빨대 소리를 내며 얼음물만 빨아마시다가, 결론지었다.
"그 유우가란 녀석도 만만찮게 이상한데?" "아니아니아니 대요괴씨는 모르겠지만― 난 어디까지나 수명 백년의 평균적인 인간을 상정하고 말하는 거라고?! 들어봐봐!"
"동양에서는 몰라도 서양에서는 그렇게 환생하는 건 거의 편법에 가까워. 보통은 재능이 사라지진 않으니까 나이가 들며 차츰 자기 전생을 꿈이든 계시로든 알게 되는 거에 가깝다고. 근데 듣자하니 그 유우가라는 녀석은 지금까지 이상한 방식으로 환생해온 거잖아.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쨘, 하고 기억도 능력도 유지한 어른의 모습으로 돌아오다니. 인간 육체의 이치를 벗어난 거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대 인간이 요괴랑 붙어먹는 건 너희가 말하는 선계 녀석들을 척지는 지름길인데 그걸 몇백년이고 해왔다는 건 선계를 무시해도 될 정도의 실력자라는 거잖아." "그러니까 우리로 말하자면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퍼ㄹ―"
찰싹, 하는 소리가 났다. 헤카가 내 뺨을 때린 거다. 얼떨떨해하고 있자니 말했다.
- 츳코미, 성공적.
이 나라의 문화를 딥러닝해서 번역 품질을 올리라고 지시했던 게 이렇게 돌아올 줄은... 멍청하게 뺨을 잡고 헤카를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뺨이 무진장 아프네. 헤카한테 맞으면 이런 기분이구나...
"크흠, 아무튼 그 녀석의 석연찮음은 둘째치고. 우리가 늘상 해오는 통상적인 방식의 환생을 한 거라면 말이지, 나는 그 소년이 무척이나 이해 가." "한창 이성교제에 관심있을 체리보이를 덥썩 보쌈해가서는 자기 좋을 대로 죽기 직전까지 정기를 빼가다가, 어느 날 자기한테 질려버리면? 너 때문에 이제 일반인의 삶을 살긴 글렀는데,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훌쩍 떠나버린다면 어떻게 되겠어?" "미안 유우가, 나 역시 어설픈 소년은 싫어... 이전의 너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듬직한 유진 씨랑―"
찰싹.
"큼큼, 아무튼 그렇게 되는 건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거라고. 네가 치O여우이기 때문에 상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뻔하지. 여우 너 소년이 탈진 직전일 때면 늘 '오늘은 여기서 끝이야?' 라거나, '부족한데...' 같은 티를 냈을 거잖아. 오래 굶었으니까." "내가 그 소년이라면 말이지, 네 식성을 다 충족시키지 못해도 너랑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어떤 로맨틱한 증거를 원할 거라고. 가령..."
- 죽여줄게. "뭔소리래?! 지워 헤카땅! 그런 거 지우라고!!" "아―무―튼, 좀 좋아해라거나, 사랑한다던가, 그런 걸 그냥 담백하게, 손을 꼭 잡고서 눈을 딱 마주보고, 마음이 잘 전해지게끔 듣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라고. 그 나잇대 소년이기 때문에 더더욱."
"하아? 몇 년 지나지 않아서가 아니라고. 나는 이래보여도 네놈의 선조의 선조의 선조의 선조의 선조... 음.. 아무튼 아득히 먼 옛날부터 살아온 존재니까. 유우가가 환생하는 텀은 대충 200~300년이었단 말이다. 그래도 어디서 퍼질러 자거나 놀거나 하면서 보내면 후딱 지나가긴 한다만... 그리고 이번엔 100년 정도긴 했지. 아무튼."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이상한 놈 얘기처럼 석연찮은 구석도 있긴 하다. 기억과 경험을 그대로 지니고 환생한다는 것.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라 매번. ....전생의 기억이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니까. 어쩌면 이게 일반적이고 그동안은 유우가가 뭔가 손을 써뒀던 걸까? 아주 초창기에 뭔가 들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땐 인간들 주술따위 하급하고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것들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라 귀담아 듣지도 않았었고. 으음. 이럴 줄 알았으면 잘 들어두는 건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철썩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니아니. 그거 츳코미가 아니라 그냥 냅다 뺨 갈긴 거니까. 보통은 뒤통수를 친다고.
"끄응.... 지, 질리지 않는다구우... 질릴 리가 없잖아. 유우가인걸." "그리고 농담이래도 그런 소름끼치는 예시는 들지 말라고...."
찰싹, 헤카가 때린 뒤엔 나도 꼬리를 뻗어 헛소리를 중얼거린 녀석의 머리를 퍽 쳤다. 흥, 꼴 좋다.
"윽... 그, 그래도 나름대로 잘 참았다만..." "....에우....."
손을 잡고 마주보고서 그, 그렇게 말하라니.... 그런, 그런 건... 지금껏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항상 츄츄하기 직전이나 내가 일방적으로 끌어안고 유우가아💕하긴 했어도 그, 그렇게는.... ....그렇게 하는 걸 상상만 해도 얼굴이 새빨갛게 터질 것 같아졌다. 전생을 통틀어서도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이번에도 해본 적 없는데... 그, 그건... 그런 건....
"그... 그건.... 그런 부끄러운 짓을 어떻게 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두손으로 뺨을 감싼다. 으으, 엄청나게 뜨거워졌잖아아.... 염소 빨리 바닐라라떼 리필 가져오라고오오....
퍼질러 자거나(농장에 굴러들어온 바위가 돼서 그 지역 농사를 오랜 기간 망침) 놀거나(산의 맹수들 기강을 너무 잡아서 먹이사슬을 망침) 하면서 2~300년을 보냈겠지.
...환생을 왜 그 정도로 오래 하지? 통상적으로 마술사들은 육이 쇠해서 영혼만이 남게 되거든 혼이 닳을 때까지 영적인 공간에서 수련하거나 영존재들과 소통하다가 아래에서 몸이 준비되면 내려가는 편이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한달까. 그걸 방해하는 거대한 영사회의 존재따위는 없다. 반면 동양권에서는 선계라는 거대한 영존재들의 사회가 권위를 갖고 체계를 가져서, 환생에도 어느 정도 개입하는 것으로 안다. 풍토와 정서의 차이 때문에 요괴가 판치기 때문에 그렇다.
만약 그 유우가라는 마술사가 선계의 눈을 피해 뒷길로 환생하느라 그런 거라면? 자연적인 루트는 선계가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눈을 속이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런 거라면 어떨까.
조금 다르지만, 우리쪽에서도 몇몇 사례는 있어왔다. 기억과 능력을 전부 잃고 새 삶을 사는 것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영손실이 두려운 거지. 0살부터 100살 내내 훈련하면 더 큰 능력을 가질 수 있는데, 기억 없이 인간 틈에서 살다가 회사원으로 취직하고 흘러흘러 살게 된다면? 50살에나 마술사로서의 자각을 하게 된다면? 훈련을 해도 전생의 자신보다 못한 능력만을 가지게 된다면? 그런 공포를 가진 선대 마술사들이 영혼이 갈려가며 실패해왔다.
...고작 한 명의 개인이 그럴 수가 있다고?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다 못해 불가능에 가깝지. 그러니까 이 의혹은 말하지 않도록 하자. 인간의 환생 텀이 기본적으로 100년 정도고, 2~3백년은 명백히 이상하단 걸 이 여우가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이 둘이 서로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분열하는 것보다, 협회의 골칫덩이로 존재해주는 게 내 목적에는 더 부합한다. 이 진실을 함구하는 건 머리를 때린 데에 대한 복수...라고 하자.
"아니, 너네 결혼하자 했다며? 그러면 그 전에 사랑한다 좋아한다 너만을 영원히 사모한다 뭐 그런 낯간지러운 말을 했을 거 아냐." "설마... 안 했어?"
- 윳 유유유유우가사마는 그런 말 아, 안 하실 분일걸요...
덜덜 떨면서 바닐라라떼와 아샷추를 갖고오는 염소. 무슨 자동리필기같다. 임금체불 당하고 있으면서 왜 이리 성실할까.
- 유우가 사마는 고, 고압적이구 오만한 제왕의 자질이 있으시니까 그 그런 범인같은 말은 하지 않으실 거라고 새 생각해요 힛히히... - 저, 저한테는 느껴져요 지금은 모르시지만 그 안에 잠들어있는 고슈진사마가 힛히히히후... 후히힛...
"그, 그런 건 안했어...." "어느 쪽인가 하면.... 치고받고 싸운 게 시작이었던가. 내기를 했던가... 엄청 옛날이라 가물가물하네."
슬슬 목이 타는데, 싶은 순간 염소가 바닐라라떼를 들고 왔다. 흐흥~ 역시 고분고분하면 좋구만. 그리고 염소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만한 음양사. 유우가를 표현하기엔 딱 좋은 말이다. 아, 물론 전생의 유우가 말이다. 지금은 좀 다르지.
근데 염소 이자식 왜 이렇게 음흉하게 웃지? 아까 유우가가 염소한테 잘해준 것도 그렇고. 너네 혹시 그렇고 그런 거 아니겠지? 그렇기만 해봐라. 당장 염소고기로 만들어서 저 옆에 하천에다 던져버릴거니까.
"하여간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들어본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어. 그냥 치고받고 싸우다보니 정들고 그랬던 거지. 뭐, 나 정도 되는 대요괴가 아니면 그런 오만방자한 녀석 받아주는 여자도 없었겠지!" "애초에 혼처랍시고 마을에서 들고 오는 것도 전부 그 녀석을 묶어두기 위한 족쇄나 다름 없었지만. 하, 인간들이란. 밥먹고 잔머리 굴리는 것밖에 할 일이 없는겐지."
결국 자기네 뜻대로 족쇄를 차는 일도 없고, 그 상태로 백귀야행까지 쳐부수고 나니 환대한답시고 독을 탄 술을 먹여서는 유우가를 죽여버렸지. 망할 마을 녀석들. 이곳의 영능력자는 태반이 외부에서 온 녀석들이다. 애초에 이 마을엔 선조 대대로 살았다는 유서깊은 집안도 몇 없다. 유우가를 그렇게 죽인 놈들을 내가 거의 다 죽여버렸으니까. 유우가의 제자였던 저 애송이가 팔 하나를 버려가며 필사적으로 방해해서 전멸까진 못 시켰다만. 카운터에 있는 애송이를 노려보다가 흥,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흥, 뭐 이런 얘기까지 꺼내게 하고 있어. ..이봐 염소. 케이크도 가져와."
짜증나는 걸 기억해내서 기분이 나빠졌다. 아, 이럴 땐 역시 단 걸 먹어서 리셋해야지. 그나저나 현대의 이 디저트?라는 것들은 굉장하다니까. 예전에는 꿀이나 잘 익은 감 정도가 단맛의 최대치였는데, 요즘은 그 정도는 우습다는 듯이 단맛이 그득하고 가득한 것들이 정말 많다니까. 이 커피라는 것도, 시럽을 넣어서 얼마든지 달게 만들 수 있다니 최고라고!
느껴진다... 가정폭력의 냄새가... 성격 만만찮은 여자랑 그 녀석을 휘어잡는 인자강이...... 아, 연관되기 싫어졌어. 이런 걸 너무 오래 접하면 정상적인 연애를 못하게 된다...
"백귀야행... 그러고보니 들어봤어. 불온한 요괴들의 행렬이랬던가. 이번에 협회 차원에서 토벌지원사업을 펼칠 정도로 경계하던데. 마지막이 언제였더라?" - 백년? 백이십, 년? 그 전쯤요... 여, 여기서요...
째릿 노려보는 여우에게 겁을 먹은듯 쟁반을 꼬옥 껴안고 도망치는 염소.
"그게 백년 만에 다시 돌아오다니 어지간히 불온한 지역인 모양이네 여긴~ 난 백귀야행 시즌이 되기 전에 빠질란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말해보자면, 여우씨 당신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걸 접할 일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말이야. 지금의 유우가는 이전의 오만방자하던 유우가씨랑은 다르다고." "평범하게 태어나서 소학교 중학교를 나오고, 애들이랑 축구하는 게 일상의 행복인 녀석이 오만해봤자 얼마나 오만하겠어? 공부를 잘하게 생긴 것도 아니던데." "예전처럼 널 찍어누르는 거로 음험하게 좋아할 녀석도 아니거니와, 그런다 하더라도 지금은 순진해 빠져선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에 헤롱헤롱이 될 나이라고. 나도 사춘기 땐 그랬었지~ 좋을 때야."
찍어누르는 거로 음험하게 좋아한다... 내가 말하고서도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었지만, 아직 구체화 하기엔 짚이는 구석이 없었다.
- 그, 그그 여우 씨이... 케, 케이크는 제가 먹어야 해서 안되구... - 대신 멋, 머핀 갖구왔어요...
눈치없는 폐급 띨띨이를 여우가 구박해대는 걸 보다가, "아무튼 한시간 끝났으니까 난 간다~" 하고 카페를 나왔다.
유우가는 유우가인데, 그럼 예전의 유우가도 이랬던 시절이 있었던 걸까.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지. ....내가 모르는 유우가는 낯설고 어색하지만, 몰랐던 부분까지 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나아지는 것 같기도. 이상한 녀석의 충고를 듣는 건 어쩐지 자존심이 상하지만, 뭐 어때. 오늘은 관대하게 멀쩡하게 돌려보내주는 김에 의견 참고도 해보지 뭐.
"하아? 그럴 땐 '제가 머핀을 먹을테니 위대하신 대요괴 메이사님은 부디 이 케이크를 드셔주십시오'하고 가져와야할 것 아니냐고!!!"
조금 나아지던 기분은 케이크 못주고 머핀 먹으라는 염소의 말에 와장창 박살이 났다. 염소에게 삿대질로도 모자라 멱살을 쥐어잡으며 뭐라고 하는 사이에 이상한 녀석과 그리운 냄새가 나는- 미즈인지 헤카인지 모를 녀석이 카페 밖으로 사라진다. 둘이 멀어지고 나서, 나도 염소의 멱살을 탁 놓았다. 그래. 여기서 이러고 있기보단 유우가한테 가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낫겠지.
"그럼 나도 이만 간다. 다음엔 케이크 넉넉하게 준비해놔. 홀케이크로."
집에 돌아와보면 현관엔 유우가의 신발이 있었다. 어딜 나가진 않은 것 같다. 나갈 체력도 사실 안 남아있겠지만. 슬그머니 거실을 지나 유우가의 방 앞으로 다가가면,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평소라면 그냥 바로 열고 들어가거나, 잠겨 있어도 그냥 힘으로 열고(?) 들어갔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손을 들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볍게 주먹을 쥐고 노크를 했다.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서. 문을 부수면 완전 역효과가 날 것이 분명하니까.
"...유, 유우가아... 들어가도 돼...?"
그리고 처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일부러 내려던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나온 거지만. 귀와 꼬리가 나와있었다면 그야말로 축 처져서는 끼히잉...하는 효과음까지 붙어있을 그런 모습이었다. 이런 한심한 모습 유우가가 아니면 절대 보여주지 않으니까...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갈기고 침대에 누웠다. 몸이 천근만근이고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렇게 노곤한 몸에 져서 눈을 살짝 감았다가... 똑똑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눈을 떴다. 아직 커튼 사이로 빛살이 들어오고 있는 걸 봐선 오래 잠든 것 같지는 않았다.
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저녁 6시 정도. 부모님은 주말을 맞아 둘이서 식사하고 올테니 형제들끼리 알아서 먹으라는 톡도 와있었다. 늘어져라 하품을 하다가 결리는 몸을 끌고 문으로 다가갔다. 손잡이를 당기자마자 보이는 처량한 얼굴에 움찔한다. 아, 그러고보니 내가 메이사를 두고 혼자 와버렸었지. 고단해서 완전 잊고 있었다. 얼굴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무슨 일이야...?' 라고 물을 뻔 했지만, 아까의 일이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 마음이 좋진 못했다.
이런 때에 어떻게 대해야 하지, 친구도 많지 않았고 싸우지도 않은데다 화해도 해본 적이 없다. 아니, 있었어도 몰랐겠지. 같이 사는 여자애한테 '너는 내 정기만이 목적이지' 라고 일방적으로 화내고 도망쳐온 다음에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이 나잇대에는 모르는 게 당연하다. 아 젠장, 떠올리고 보니 너무, 너무 애같은...! 젠장, 애도 아닌데. 얼굴이 다시 화끈해지는 것만 같다.
"배고파? 내려갈까?"
그래서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메이사를 지나쳐 복도로 나섰다. 2층 복도는 어두웠고, 1층에는 누나가 있는지 거실의 훤한 빛이 계단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가다보면 이 얼굴도 가라앉으려나. 밥까지 먹고나면 이 어색한 것도 좀 사그라들겠지. 그러면 다시 전처럼 대화할 수 있을 거다. 아마.
유우가, 괜찮나... 아까 화내고 가버린 모습이라던가, 이상한 녀석이 말해준 거라던가.. 이것저것이 머리에서 뒤섞여서 쉽게 말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바보같은 대답을 해버린 채로 유우가를 보면, 유우가는 그대로 나를 지나쳐서 복도로 나섰다. 복도는 어두워서, 그리고 유우가가 빠르게 스쳐지나가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화가 난 걸까. 내가, 유우가의 정기만 원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유우가, 잠깐만...!!"
어쩐지 이대로 그냥 보내면 안 된다는 직감이 들어서 유우가의 팔을 살짝 붙잡았다. 지, 진짜로 살짝. 살짝이라니까? 사실 뭐라고 말해야할지도 머리 속에서 정리가 안 됐지만, 그래서 횡설수설 할 것 같지만... 일단 입을 떼었다.
"아, 아까... 카페에서 그렇게 해서 미안해...." "그치만 나 유우가의 몸만 목적인 건 절대 아니니까... 그, 난, 유우가를 좋아해서 그랬던 건데... 미, 미안해...." "유우가를 좋아하니까 환생하는 것도 기다렸고, 유우가가 아닌 사람하고는 닿는 것도 싫고오, 그래서.. 저기..." "마, 말로는 잘 못했지만 정말로 유우가를 좋아해. 그러니까 이제 유우가가 싫어하는 일은 안 할테니까아...."
끼히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것 같았다. 어느새 튀어나온 귀를 머리 뒤로 딱 붙이고, 유우가를 봤다.
"그, 그러니까아... 싫어하지 말아줘어...."
유우가가 날 싫어하게 되면 난 견딜 수 없을 거야.. 너무 슬프고 괴로워서 미쳐버릴지도 모르지. 상상만 해도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쥐고 있던 유우가의 팔을 슬쩍 놓고 내 눈가를 꾹꾹 눌렀다. 우우, 유우가아...
메이사가 내 팔을 붙잡았다. 평소의 우악스러운 느낌이 아니라서 팔이 곧이라도 빠져나갈 것 같았다. 그래서인가, 힘이 없는데도 오히려 꽉 붙들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글썽이는 눈으로 날 바라보면서, 손만 간절하게 붙잡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메이사.
나를 좋아한대. 나 아닌 사람이랑은 닿는 것도 싫대. 말로 하진 못했지만 나를 계속 좋아해왔다고 한다. 싫어하지 말아달랜다.
숨이 턱 막혔다. 질린다거나 힘겨워서 그런 게 아니다. 갑작스럽지만 좋은 말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어서 그렇다. 아까 미친듯이 달렸던 때보다 지금이 더 버티기 어려운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손이 금세 축축해진다. 어, 어떻게 말해야 하지. 뭐라고 당장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메이사가 울어버릴 거 같은데, 그건 싫은데,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굳어버렸다.
축축한 손을 꾹 말아쥐고, 눈가를 꾹꾹 누르는 메이사를 그대로 꼬옥 껴안았다. 온몸이 순식간에 뜨끈뜨끈해져서 메이사가 차갑게 느껴질 지경이다. 품에 묻힌 귀에는 전부 들리겠지. 내 두쿵거리는 소리가. 부끄러워 죽을 거 같다. 심장을 토해버릴 거 같은 기분이다.
"아, 안 싫어.. 안 싫어해. 싫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배에 힘을 바짝 주고서야 겨우 말할 수 있는 말이다. 이게 뭐라고.
"너, 너는 내 아내잖아... 아내를 어떻게 싫어해. 조, 좋아하면, 모를까......"
윽, 얼굴이 엄청 뜨거워...
"나도, 나도 메이사가 좋아. 처음 본 날부터 좋아했어. 너처럼 귀여운 애가, 그, 나랑 결혼해준대서... 좋았다고. 좋았단 말이야!" "...그, 근데 넌 내가 좋지 않은 거 같아서... 나한테서 정기 빼먹는 거만 좋은 거 같아서, 그, 그래서 섭섭했던 거고..."
메이사를 으스러지도록 껴안았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날 좋아해주면, 그럼... 됐어."
포옹을 조금 느슨히 하고 메이사를 내려다봤다. 털동물의 좋은 냄새, 매혹하는 요괴 특유의 좋은 향기가 잔뜩 풍겨서 고개를 가까이했다.
"키스해도... 돼?"
허락은 나오지 못했다. 그대로 홀린듯이 입술을 비벼버려서.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키스는 최고로 기분 좋았다.
당연히 괜찮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유우가가 입을 맞춰온다. 우우 유우가아... 유우가도 날 좋아한다는 말이, 아내라고 불러준 게, 이렇게 껴안아 주는 게, 키스해 주는 게 너무 좋아서 꼬리를 붕붕 휘두르다 못해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아갈 지경이었다. 유우가아, 정말 좋아해. 유우가랑 하는 키스도 정말 좋아해.
그렇게 한참을 입술끼리 부비다가 슬그머니 떼어놓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키스했다는 만족감과 별개로 그동안 굶주린 속에서는 정기를 더 원한다고 난리였지만... 그 부분은 역시 조금 참는 걸로. 아쉬운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유우가를 꾸욱 끌어안았다.
"좋아해 유우가..." - 유우가~ 저녁 뭐 먹을거야? 아! 메이사쨩도 왔구나!
1층 거실에 있던 유우가의 누이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서 아쉬운 마음을 접고 유우가에게 둘렀던 팔을 슥 풀었다. 사실 원래라면 보든 말든 꾸우우우욱 껴안고 있었겠지만... 유우가가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았으니까 그거. 이, 이젠 좀 자제를 하려고...
"응~ 조금 전에 왔어~" "....이제 내려갈까. 유우가. 그래,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잠깐 고개를 쭉 빼서 1층을 향해 외치고서, 포옹을 푼 대신 유우가의 손을 조심스레 쥐었다. 손을 잡는 정도라면 괜찮겠지...? 이것도 안 된다고 하면... 이건 양보 못하니까 드러누워서 울거야.
부족한데. 이거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배 아래에 뭐가 잔뜩 뭉친 것 같은 기분이다. 답답해서 몸부림이라도 치고 싶다. 겨우 참아가면서 메이사의 손을 잡고 1층으로 내려갔지만, 이유 모를 이 답답함은 도저히 해소되지 않았다.
뭐 먹을래? 피자 시킬까? 아니면 해먹을까나~ 하는 누나의 이야기를 흘려듣다가... 결심했다.
"...누나, 나, 그... 속이 안 좋아서 올라갈래. 피자 시켜두면 배고플 때 먹을게." "메이사도."
영문 몰라 하는 메이사의 손을 꼭 잡고 2층으로 끌고 갔다. 뜨끈하게 달아오른 손이 메이사의 손아귀에 딱 붙어, 맥박을 전부 드러내고 있었다. 2층으로 다급하게 메이사를 끌고 올라와선 벽에 밀어붙였다.
"...미안, 나, 그, 도저히 못 참겠어서..." "키스하고 싶어. 아까 거... 계속 할래. 그래도 되지?" "응?"
입술이 맞닿은 채로 더듬더듬 문고리를 찾아 당겼다. 벽에 붙은 메이사의 어깨를 감싸고, 무릎 아래에 손을 넣어서 들어올렸다. 예전엔 무리였지만 지금은 이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처음 만났을 땐 메이사가 날 공주님 안기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그대로 메이사를 안아 들고 가서 침대에 내려놓는다. 고개 옆에 손을 두고 내려다본다. 이미 해봤던 일이지만 내가 밀어붙이는 건 처음이라 조금 떨려.
"...싫으면 말해."
. . . 그리고 메챠쿠챠 배고파졌다...... 반쯤 시체같은 상태로 겨우 내려와서, 식어버린 피자를 질겅질겅 맛없게 씹었다.
"죽을 거 같다...... 이제... 싫어..."
눈을 까뒤집고 얼굴은 새빨개져서, 입에는 한가득 질긴 피자가 들어있는 모습은... 마치 에로동인의 엘프같은 꼬라지겠지. 기세 좋게 밀어붙이긴 했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만 깨달았다. 죽고싶다, 여러모로. 혈기가 완전 가라앉아버려서 정신적으로도 한계치야... 인생 무상이로다...
이번의 유우가는 정말로 전생에 대한 기억도 없고, 나와 지냈던 기억도, 사랑을 나눈 기억도 경험도 전부 사라진 것 같아서. 그래서 다시 재회한 후에는 늘 내가 이끄는 쪽이었는데, 이, 이, 이렇, 이렇게 되다니.... 2층으로 끌려 올라가는 순간부터 어쩐지 엄청나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맞잡은 손에서 같은 고동이 느껴지는 걸 보면 유우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벽에 밀어붙여지고,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리는 시점에선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두근거렸다. 어, 어라 이거 꿈? 나 설마 망상에 빠지기라도 한 걸까. 유우가한테 싫어한다는 말 듣고 현실도피중인건가?
그런 의심을 깨부수듯 침대에 눕혀진 내 얼굴 옆으로 유우가의 손이 툭 내려왔다. 아, 유우가 팔.... ...언제 이렇게 다부지게 된 거지...
"....싫을리가 없잖아. 유우가가 하고 싶은 대로 전부 해줘." "좋아해, 유우가..."
그리고 한참 뒤에 1층으로 내려와서 우리는 식은 피자를 먹고 있다. 나 이 파인애플 올라간 피자 좋아. 신나게 한 입 물고서 옆을 흘끔보면.....눈을 까뒤집고 새빨간 얼굴로 피자를 입에 가득 물고 있는 유우가는 얇은 책의 종이 계집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어서, 이번에는 내가 유우가를 안고 2층으로 올라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여러모로 한계인 것 같고, 유우가는 휴식이 필요하니까. 나도 절제할 줄 안다고. 응응.
"미, 미안..."
그런 유우가의 옆에서 반질반질해진 얼굴로 피자를 념념 먹고 있는 나. 유우가가 힘들어하는 건 내가 정기를 빨아버려서 그런 거겠지. 내가 여우요괴니까. 인간을 홀려서 정기와 영력을 빨아 요력을 채우는 요괴니까. .....인간이 아니라 요괴니까. 피자를 씹던 입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유우가도 힘들지 않았을텐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 그래도 유우가가 공주님 안기 해준 거... 좋았어. 에헤헤...."
그런 생각을 해도 어차피 변하는 일은 없을테지. 들러붙는 미련을 애써 무시한 채로 작게 웃었다.
평생 둔탱이지만은 이런 건 또 예민하게 캐치하게 된다. 그게 남자라는 거니까... 아버지부터가 구실 못하면 나가 죽어야지 하는 분이라 유전에다가 후천적인 교육으로 무지 신경쓰게 된다.
뭔가 한 번 신경쓰여버린 이상 메이사가 뭐라한들 묘하게 자격지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어서, 내심 찝찝한 마음을 감춘 채로 피자만 우물우물 씹었다. ...공주님 안기 한 번 한 거로 허리가 지끈거리는 처지가 한심해서 한숨을 얕게 쉬었다. 운동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사장님한테 중량 좀 더 얹어달라고 할까...
"내가 좀 더 노력할게..."
메이사의 어깨에 폭 기댔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있잖아, 옛날의 나는 어땠어?" "남들은 전설적인 음양사였다고 하고, 인간을 정말로 귀히 여기는 도인이었다고도 하는데... 막상 그거로는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겠단 말이지. 메이사 너는 나랑 결혼까지 했으니까 그... 알잖아,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의 나랑 많이 달라?"
옛날의 내가 오만하다못해 광오하고, 인간들 앞에서는 내숭을 떨지만 실제로는 주지육림을 꿈꾼데다 여자에 환장하고, 속도 시꺼먼 녀석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한 말이었다. 실력은 좋았지만 성격이 무진장 안 좋아서 아내를 엄청 골려먹던 DV남편일 줄은 몰랐지, 내가. 자길 좋아하는 여자애를 두고도 종이식신 여럿이랑 굴러먹던 색골일 줄은......
"그, 그런 건 아니야!!" "아닌데.. 그냥.... ....유우가가 쉽게 지치는 건 내가 정기를 빨아가서 그런 거니까...."
말끝을 흐리면서 피자를 물었다. 살짝 겉이 말라붙은 파인애플을 깨물고 한참을 우물거린다. 부족한 건... 사실 맞긴 해. 하지만 그 이상한 녀석의 충고도 있고, 조금은 참기로 했으니까. 그, 그래. 다이어트라는 거?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아팠던 건 전혀 아니고. ....그냥, 미련이 끈질기게 들러붙어서.
"....내가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그럴 일 없었을텐데 하고, 생각이 들어서..." "뭐 이런다고 바뀌는 일도 없으니까. 그냥 생각만 해봤달까."
폭 기대오는 유우가의 머리에 슬쩍 고개를 기대고 피자를 우물우물. 뭐랄까, 다른 때보다도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 좋네 이거. 잠깐 이어지던 침묵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다가 들려온 질문에 그만 사레가 들렸다. 윽 큭 케헥?!
"케헥, 콜록.... ......전생의 유우가 말이지..." "엄청, 진짜 엄청 달라.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다르다구."
잠시 숨을 가다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오만방자한 음양사,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우쭐거리고, 속은 시꺼멓고 성격도 인간들 앞에서는 진짜 고양이라도 된 것처럼 내숭을 어찌나 떠는지. 그러면서 인간들이 없으면 완전 악당 그 자체. 나를 두고 식신을 부려서 종이계집 여럿하고도 굴러먹고 대놓고 주지육림을 원한다고 말하질 않나 툭하면 놀려먹지를 않나.
그동안 쌓인 걸 줄줄줄줄 토해냈다. ...뭔가 본인을 앞에 두고서 앞담을 까는 느낌이라 묘한 기분이 든다.
"—뭐 시대도 시대였고, 지금의 유우가처럼 평범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에서 크질 못했으니까. 아마 그래서 더 심했던 거겠지. 과거엔 생각보다 이것저것 전부 다 막장인 시대였고."
그렇게 말하며 유우가를 봤다. 그렇구나. 평범하게, 음양사라던가 백귀야행이라던가, 그 외의 모든 것들이 없었더라면. 내가 없었더라면. 그냥 평범하게 가족들과 친구들과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의 유우가처럼 자랐을지도 모른다. 전생의 기억이 없는 지금의 유우가가 그렇게 지내고 있는 것처럼.
"그, 그치만? 가끔 상냥하게 해줄 때도 있었다구?? 다정할 때도 있고?" "그거야 그거! 전생 유우가는 조금 솔직하지 못한 면이 있어서어... 그런 걸까나... 아무튼 그런.. 그런 거야."
앗, 아, 아와와왓, 와왓... 어깨를 잡혀서 짤짤짤짤 당하다가 문득, 전생 유우가도 이런 거 자주 했었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그리운 걸. 기억이 없어도 본인이라고 주장하듯이 불쑥 튀어나오는 이런 면모가, 역시 유우가구나 하게 만든다.
"흐으음~ 진짜로?" "하지만 음양사라면 식신 정도는 부려야하니까. 식신 만드는 건 말리지 않을게. 편리하다고 그녀석들? 잡일도 시킬 수 있고. 나도 몇 개 정도 굴렸었고."
난 음양사는 아니지만, 요괴라고 못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 주지육림이니 뭐니 하면서 종이계집들이랑 굴러다니는게 열받아서 그럼 나도 식신 만들어서 똑같이 해주겠다고 했던 적도 있고. ...물론 며칠 못 가서 서로가 서로의 식신을 불태워버렸지만. 하하, 이것도 엄청 예전 일이네. 그립다....
그렇게 추억에 잠기려던 찰나, 무시무시한 질문이 날아온다. 엣, 이건 그거지? 자기를 골라달라는 그런 거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전생 유우가를 고르면 엄청나게 성가셔지는 그런 패턴?
"바~보. 당연히 유우가라구." "전생도 현생도 전부 유우가지만, 전생은 이제 그냥 과거야. 그것도 한~참 전의. ...나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인간 기준으로 100년은 긴 시간이고 먼 과거잖아. 그런 과거일뿐이야." "뭐가 됐든 지금 내가 좋아하는 건 내 눈 앞의 유우가 뿐이니까."
과거가 그립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완전히 부정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과거는 과거다. 가끔 왜 전생의 기억이 없는 거냐고 혼자 야속해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잠깐이지. 아무리 그리워한들 과거로 돌아갈 순 없고, 사라진 게 돌아오진 않으니까. 기억은 이어지지 않았어도 어쨌든 유우가가 옆에 있으니까, 난 그거면 됐어.
턱을 괸 채로 슬쩍 메이사를 돌아본다. 나를 골라줬다. 전생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아쉽겠지만 그래도 나를 골라줬다고. 메이사가 좋아하는 건 나 뿐이다. 그렇게 확실히 듣자마자 마음이 살살 풀린다. 역시 난 메이사가 좋은가봐. 처음에는 뭐 이런 황당한 요괴가 다 있나 싶었지만 지금은 없으면 많이 허전할 것 같다.
...어쩌면 메이사를 결혼으로 오래오래 잡아두고 싶은 건 나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각하고 나니까 좋아하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어져서, 메이사를 냅다 품에 처넣다시피 껴안았다.
"...다음 번 유우가가 그렇게 못되게 굴면 그냥 차버려. 이제 다정한 유우가 아니면 싫다고 떼쓰게 만들어버릴 거야. 나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꾸우우욱 메이사를 끌어안았다. 이거로 마음을 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더 붙어있기엔 내가 정기가 바닥나버려서 이게 한계였다. ...어쩌면 전생의 녀석도 이런 마음 때문에 계속 기억을 이어온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악랄한 녀석이라는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그냥 그랬단 거다, 내가 성격이 나쁜 녀석이라면 분명 그런 선택을 했을 거라고. 성격이 그렇게 되어먹은 나라면, 다른 유우가를 맛봤을 때 분명 나를 팽해버리고 말 거라고. 그럴 바엔 다른 유우가가 출현할 수 없게 기억과 자아를 계속 이어가주겠다, 그런 결심이 섰을지도 모른다.
"메이사 넌 나 아니면 만족 못할 걸." "바보색골여우잖아 메이사는." "그럴 일은 없지만 말이지, 만약 내가 환생을 잘못해서 완전해지지 못하게 된다면 네 그득한 욕심을 맞춰주는 건 진짜 힘들 거거든. 넌 진지하게 듣지 않지만 정말 그래, 인간이라는 게 생각보다 약해." "그러니까 그런 미흡한 녀석이 있으면 차라리 죽여버려. 그게 나아." "그러면 다시 완전한 나로 돌아올 거니까."
이쪽을 돌아보는 유우가와 눈을 맞추고 웃고 있다가 몸이 훅 끌려가는 감각에 놀랐다. 유우가의 품에 확 끌어안겨진 것이었다. 아, 유우가 냄새가 가득해서, 품이 엄청 따스해서 좋다아... 유우가의 목덜미에 고개를 부비면서 나도 끌어안았다.
"...응, 알았어. 에헤헤...."
꾸우우욱 사방에서 눌리는 듯한 은은한 압박감이 좋다. 유우가가 꽉 끌어안아주면 진정이 된다고 할까... 뭔가 헤실헤실 풀리는 느낌도 들고. 사실 전생에서도 가끔 이렇게 해줬었는데. 둘만 있을 땐 꽤 자주. 물론 이러다가 슬금슬금 본방(?)으로 넘어가는게 일상다반사긴 했다만.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다가 문득 시계로 시선이 간다. 꽤 늦은 시간이고, 저녁을 먹은 직후라 그런지 조금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아~ 이럴 때 유우가 끌어안고 자면 딱인데.
"유우가아, 이제 슬슬 자러갈까. 밥 먹었더니 졸려..." "이 닦고 씻고 자자. 꼬리로 푹신푹신하게 덮어줄게."
매일 유우가가 손질을 도와줘서 내 꼬리 엄청 폭신푹신해졌으니까. 분명 잠이 잘 올거야. 그렇게 덧붙이면서 슬그머니 안고 있던 걸 풀고, 유우가의 팔도 풀어낸 뒤에 피자 박스라던가 접시 같은 것들을 정리했다. 적당히 치워두고 씻는 것까지 마친 뒤에는, 이제 당연하다는 듯 유우가의 방으로 향했다. 내 방이 주어지긴 했지만 정말 거의 안 쓰고 있네.
사이좋게 침대에 나란히-까지는 좀 그렇고, 침대가 좁아서 찰싹 붙은 채로 눕는다. 꼬리로 유우가를 살며시 덮는다. 폭신폭신하지~?
"그럼 잘자, 유우가."
잘자라는 말을 한 뒤에도 유우가가 잠들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다가, 잠든 것 같으면 가만히 가슴팍에 귀를 댄다. 낮보다 조금 느린 박자로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스르르 잠이 들었다.
/ 이걸로 막레 드리겠습니다 히히.. 백귀야행 일상 멧쨔 즐거웠어요😸 그리고 >>665 이건.. 히에엑.... 유우가 그래서 백업을 만들어둔거였나🫨 하지만 멧쨔가 유우가를 죽일 수 있을리가 업자나....
다음은 부녀지아여도 괜찮을 거 같아요wwww 애기 멧쨔가 유우가 셔츠 안에 쏙 들어가서 같이 자는 거 보고 싶네요...🫠🫠🫠🫠 그렇게 평범한 힐링 부녀일상을 하다가 DNA 친자검사 통지표가 와버리고 아빠 편지왓어하고 주워왔던 멧쨔가 그걸 읽어버리는 😏 그런 유열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으히히...🤭 저 근데... 편지 막 받았을 땐 멧쨔가 어려운 한자 못 읽어서 😺 부....일...으? 😸 압바 이거 어떠케 읽어?? 하고 편지 들고와서 물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중에 멧쨔가 좀 더 큰 다음에 집안 정리하다가 다시 발견해서 읽어보고 🙀되는 거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관측은 해봤지만 막상 처음 겪으니까 너무 놀래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2다이한테 전화해서 🙀유우가.. 나... 나... 하는 헷쨔...으헤헥...🙄최고... 놀래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해서 일단 빈손으로 달려온 2다이가 다시 허겁지겁 편의점으로 달려가는 거라던가🤭 😿으우우 아파아 하는 헷쨔를 나데나데해주는 걸 상상했더니 멧쨔 룽해졌어요 저희... 다음 일상 다이스는 진도가 영 안 나간 에유들을 골라서 돌려볼까요🫠
- 메이사, 오늘은 마마도 파파도 일이 있어서 데리러 갈 수 없단다. - 대신 히다이 아저씨한테 메이사 좀 호텔까지 데려다 주세요~하고 부탁했으니까, 히다이 아저씨가 하는 말 잘 들어야한다? "나 이제 다 컸으니까 혼자서도 올 수 있는데..." - 그래도 혼자서는 위험하니까. 알겠지? 학교 끝나면 원래 집으로 가면 돼. 거기서 데려다 주실거야.
라고 아침에 마마랑 파파한테 들었다. 어쩔 수 없이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뭔가 인테리어?라는 걸 하고 있어서 공사하는 중인데, 엄청 큰 소리가 나니까 조금 무서워. 그래도 습관적으로 자주 학교 끝나면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오고 그러니까... 빨리 공사가 끝나면 좋겠다아. 그렇게 발에 익은 길을 걸어-눈 감고도 갈 수 있어! 넘어지면 위험하다고 마마가 하지 말랬지만- 하야나미 근처까지 오면, 엄청엄청 시끄러웠던 소리가 오늘은 나지 않는다. 어라? 다 끝난 건가??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귀를 두 손으로 꾸우우욱 눌러서 소음에 대비하고 가까이 다가가봤다.
"—저기이...."
앗, 뭔가 엄청엄청 이상한 냄새. 페인트? 물감? 그런 냄새가 확 나는 실내를 조심조심 들여다봤다. 먼가.. 뭔가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다들 크고 낯설어서 무서워.... 쭈뼛거리면서 저기이, 하고 부르면 커다란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온다. 후드를 눌러쓰고 있어서 잘 안 보이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니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라. 아- 그렇지. 분명—
"아, 꼭지 아저씨!!" "꼭지 아저씨가 히다이 아저씨였어??"
아! 아는 사람이야! 체리 꼭지 묶는 걸 가르쳐줬던 아저씨다!! 그래서 '꼭지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했다. 지금 방금 막! 아는 사람을 만나서 긴장이 풀려서 생글생글 웃었다.
낯선 침대에서 눈을 뜬다. 동이 틀 때쯤 자서 정오까지 잤다. 이런 적은 처음이네, 언제나 아침은 꼬박꼬박 모여서 먹어야 하는 우리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늦게 깨본 적은 처음이다. 멍청하게 휴대전화를 내려다 보고 있다. 받은 메시지 없음, 부재중 전화 없음. 인생 참 헛되이 살았구나... 생각하며 폴더를 덮으려던 때, 징―! 하고 폰이 울렸다. 퍼뜩 놀라서 던져버릴 뻔한 전화를 여차저차 다시 잡고, 화면을 보면...
아...... 젠장. 받았다. 안 받는 게 더 무서워서.
- 유우가. "아, 아버지..." - 일 좀 해라. 트럭은 됐고 몸만 와, 하야나미로. "...저 가출중인데요." - 야. "알겠슴다..." - 그리고 너. "넵." - 끝나고 어디 가지 말고 집에 있어. 얘기 좀 해.
'아 O됐다......'
그냥 도망쳐버릴까 하는 마음 반, 빠따질 당하기 싫으면 역시 가야겠지 하는 마음 반. 그러나 일을 그르치면 빠따 확정이지. 갔다가 도망쳐야겠다. 도축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하야나미로 가자 나를 반기는 건...
- 꼭지 아저씨!! "아니라고! 나한테는 제대로 유우가라는 이름이 있다고 이 망할 꼬맹이가!!" - 어~ 유우가~ 아버지가 저 애 좀 호텔에 데려다주래. 그거만 끝나고 퍼뜩 집으로 가랍신다. 아버지가 니 때문에 요즘 속을 많이 썩으셔~ "아, 아하하하... 예에..."
"...갔다오겠심다." 하는 말과 함께 일단 꼬맹이 손부터 붙잡고 하야나미에서 나왔다. 아버지가 그 호랑이 같은 눈깔을 부릅뜨고 날 보니까 진짜 무서워서 죽을 거 같아서 일단 썩은 동앗줄이건 망할 꼬맹이의 손이건 붙잡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왜 꼭지 아저씨야. 뭔데 그 쿠소 어감은? 하여간 요즘 잼민이들은 뭐 온갖 이상한 유행어를 만든다니까... 호텔 어디야? 난 몰라."
...... 문득 생각났다. 날 쓰레기 보듯 하던 이쪽 아버지의 눈을. 호텔 직원이라고 다를 것 없을 것 같았다. 시꺼멓고 음침한 남자가 꼬맹이 손 붙잡고 호텔로 오다니 이 무슨 해괴한 비주얼이냐. 신고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인데.
"...역시 그냥 우리 집으로 가버릴까? 아부지도 니 있으면 뭐라 안 할 거 같고." "꼬치 아저씨 집에 가서 놀래? 테레비 틀어줄 테니까. 까까도 사줄게."
내가 생각해낸 별명 어때? 귀엽지~? 하고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어째 마음에 안 드는 눈치다. ....하긴, 체리 꼭지보단 체리가 더 귀엽지? 그럼 조금 바꿀까?
"맘에 안 들어? 그럼 체리 아저씨라고 할까?" "호텔은 그러니까.... .....아."
사실 맨날 마마나 파파가 데리러 와주니까, 호텔 이름.. 몰라.... 주변에 가서 돌아다니다보면 여기다!하고 찾을 자신은 있는데. 이름을 물어보면 모르는데.... 그래서 체리 아저씨의 손을 잡은 채로 잠시 로딩 시간을 가지다가 에헤~ 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잘 몰르게써!" "체리보다 꼬치 아저씨 쪽이 좋아? 알겠어! 그럼 꼬치 아저씨 집으로 갈래~"
과자도 주고 TV도 보게 해준다니!! 사실 어느 쪽이든 호텔에도 있는 거긴 하지만 혼자 있으면 쓸쓸하고.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는 쪽이 좋아! 그래서 별 의심도 하지 않고 냅다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도 가봤으니까,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모르는 집도 아니니까 괜찮아! 마마랑 파파는 항상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만 하니까, 이건 괜찮아!
"그럼 나 죽순과자 먹을래~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그리고 꼬깔콘이랑 가루쿡도 하고 싶어~ 몇 개까지 살 수 있어?"
"크아아아악 싫다고오오오 무엇보다 나 체리는 아니니까!!" ...라고 울부짖었지만 결국 꼬치 아저씨로 이름이 확정돼버렸다. 예이 예이 그래요. 꼬치 아저씨라고 합시다. 어딘가에선 꼬치 연하남으로 팔리고 있으니까 틀린 말도 아니고.
"흐에? 꼬깔콘? 가루쿡? 그게 뭐고?"
까까 사주겠다며 기세좋게 손을 잡고 편의점으로 갔지만, 쉴새없이 들어오는 단 것 명칭에 정신을 못 차렸다. 내가 아는 거라곤 죽순 정도가 전부라고. 워낙 과자랑 담을 쌓은 삶을 살아서.
"모르겠고 니 하고 싶은 거 천엔 아래로만 담아라~"
지갑을 열어보면 누나에게 받은 지폐가 여럿. ...천 엔은 너무 야박했나. 얼려먹는 초코라는 웃긴 것도 대충 하나 주워왔다. 메비우스도 하나 사고. 그러고 나서도 지갑이 든든했다. 아버지 자재 날라드리고 3천엔 집어다 주던 거가 푼돈처럼 느껴질 정도. 이래서 다들 파파를 찾는 건가 싶긴 하다. 고등학생 때 양아치 누나들이 주던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뭐 조건한 건 아니고, 돈많은 누나한테 주워졌다 뿐이지만.
'이런 돈으로 애 먹을 걸 사줘도 되나...'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좋은 게 좋은 거다. 한 손에는 과자봉지, 한 손에는 애 손을 잡고 허공을 휘적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장을 보러 나가신 건지 이웃집에서 수다를 떠시는 건지 안 계셨다. 오히려 좋기만 하다. 가출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어머니였으니까.
"어이, 자리 펴고 앉지 마. 손 씻어야지."
촐랑대는 애를 데리고 손도 씻고 오고, TV도 틀어줬다. 그러고 나면 뭔가 뻘쭘하게 할 이야기가 없다. 어쩐다.
원래는 시니어 시즌에 츠나지에서 사귀었던 스플릿텅 흑발 자안 전여친을 등장시켜볼까~ 했었는데 토네이도가 조역을 꿰차서 미스미로 바뀌어버렸답니다 😏 지금은 어쩐지 펌한 갈색 긴 머리라는 느낌......... 이쪽은 이미 죽어서 메이사가 처리할 수 없으니 실질적인 전투력 1위네요 🫠
으헤헤히히힉.... 멧쨔 죽은눈에 몸 여기저기 멍도 들어있고 유우가가 손 들기만 해도 히이이😿하고 얼어붙는거겠죠... 툭하면 😿 이 이런 거 남편이 싫어해서어.. 미안... 하고 쭈글쭈글하고 으헤... 완전 보로보로된 멧쨔가 버려지듯 이혼당해서 츠나지로 돌아왔을때 유우가를 만나면 좋겠다...
유우가는 이혼녀인 줄 모르고 그냥 좀 멘헤라구나~ 생각하고 친해졌고 멧쨔도 그렇게 호감이 생겼는데 실수로 😿 "끼뺫...이런 거 남편이 싫..." 이라고 말해버려서 😿 어쩌지이 분명 미움받을거야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에 분명 문란한 여자라고 생각할거야아 하는 멧쨔를 보고싶은wwwwwwwwwwww
천엔이라니 엄청나!! 한번에 이렇게 많이 사는 거 처음! 죽순과자 하나, 푸딩 하나, 그리고 나루나루 구미열매 하나. 그리고오.... 딸기우유도 사야지! 이것저것 골라담아 아저씨에게 가져가면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턱턱 계산해준다. 와아, 꼬치 아저씨는 좋은 아저씨구나~ 그렇게 아저씨의 손을 잡고 저번에 갔었던 집에 다시 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큰 소리로 인사를 했는데..
"실례하겠습니다!! ...어라? 아무도 없어?" "우에~ 알았어!"
나갔다 오면 손 씻고 양치하기. 여전히 세면대에 손이 잘 안 닿아서 이번에도 아저씨의 힘을 빌렸다. 그렇게 깔끔해진 손으로 거실로 들어가 테이블 앞에 자리를 잡고, 비장한 표정으로 가루쿡을 꺼낸다. 아저씨가 튼 TV소리를 한 귀로 흘리면서 조심조심 포장을 뜯고, 안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 늘어놓았다.
"가루쿡은 이렇게~ 내가 만들어서 먹는 거야! 오늘은 이거!"
조립이 필요한 장난감처럼(훗날 생각해보면 프라모델이라 부르는 게 적합했을지도) 손으로 뜯어 조립하는 부품이 하나, 그리고 가루가 세 종류, 가루들을 담는 걸로 보이는 플라스틱 그릇이 하나 들어있다. 일단 부품부터 뜯어서 조립한다. 손으로 전부 뜯어내고, 신중하게 조립을 해간다. 그렇게 완성된 것은 짜잔, 다 먹고 남은 포도송이의 뼈대같은 무언가~ 그 다음은 가루를 뜯는—게 아니라, 아저씨를 향해 플라스틱 그릇을 내밀었다. 두 칸으로 나눠진 내부 중 한쪽에만 컵라면처럼 표시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저씨 이거 여기까지만 물 부어 줘." "넘쳐도 모자라도 안돼?? 이런 건 계량이 중요하니까!"
그렇게 꼬치 아저씨가 물을 부어오면 그 물에 연두색 가루를 투하. 아까 조립한 부품 끝으로 잘 저어준다. 연두색의 주스같은 것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물 옆에 비어있는 칸에는 보라색 가루를 뿌린다. 이제 부품을 연두색 주스에 가장자리-포도 꼭지 부분이 닿도록 해서 빙글빙글 돌리고, 그걸 바로 옆에 가루가 있는 칸에 넣고 똑같이 돌리면~
"봐봐! 이렇게!! 포도가 열린다구!"
가루와 주스가 만나서 뭉쳐진다. 이게 부품 끝에 맺혀서 작은 열매처럼 되는 거라구~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면.... 진짜 포도처럼 둥글둥글하게 젤리열매가 맺힌다. 와아~ 재밌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가루를 뿌려서 먹는 거야. ....응! 아저씨 한 입 먹어봐!"
포도송이 젤리에 파란 가루를 뿌려서 완성! 그대로 들어서 아저씨를 향해 내민다. 자자, 엄청 달고 맛있다구 이거~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처럼 비장하게 포장을 까고 뭐냐... 음.. 여러모로 위험해보이는 방망이를 조립하는 녀석. 이 여자애한테 이런 흉악한 물건을 들려줘도 되는 거냐? 절대 그러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런 불길한 느낌을 곱씹을 틈도 없었다. 녀석이 기세좋게 그릇을 내밀고 '물을 채워와' 라고 지시해서. 부엌으로 가서 생수를 쫄쫄쫄 따르다가, 헛, 깨닫는다. 나도 모르게 녀석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니!
'나, 머슴이 체질인가...?'
예전부터 누나가 지시하는 걸 따르던 버릇이 그대로 이어진 건가. 그래도 이건 싫어! 이런 거에 질려서 집을 나온 거라고! 건방진 꼬맹이가 나에게 마구 지시하도록 냅둘쏘냐. 눈썹에 힘을 빡 주고 저항하리라 다짐했다. 나에게 지시할 수 있는 건 연상, 갈색머리, 가슴이 한 바가지는 되는 누님들밖에 없으리라고. 그러나.
".......꼬, 꼭 먹... 윽... 으극... 아..."
애가 고사리 손으로 조물조물 만들어서 내미는 걸 차마 거절할 수는 없었다. 싫지만 결국 손으로 작은 조각 하나를 떼어 입에 넣었다. 아니, 그렇게 간절한 눈으로 막 기대하는 게 다 보이는데 차마 '아, 나 단 거 싫어해.' 라고 딱 잘라 거절할 수는 없잖아. 없었다고.
"윽, 큿... 다알아... 달앗...!"
마치 쓴 거라도 삼킨 것처럼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그야 나는 코치가 만들어갖고온 레몬 꿀절임도 싫어서 질색하던 사람이니까. 특히 차가운 거면 모를까 미지근한 단 거는 혀에 딱 달라붙는다고. 녹아서 들러붙는 기분이다. 머리에 직통으로 꽂히는 불쾌한 신호가 싫어.
"...........마, 맛있네... 내는 이거로 배부르니까 나머진 니 먹어라."
혀로 입천장을 쓱쓱 훑어서 겨우 이 불쾌한 기분을 삼킨다. 맛없다고는 말하지 못했다. 녀석은 내가 흉악한 몽둥이를 물고 묻어있는 젤리를 먹어주길 원한 거 같지만... 뭔가 그건 그거대로 아웃이란 기분이었고.
순식간에 포도젤리를 전부 해치우고, 주섬주섬 봉투 안에서 나머지 간식들을 꺼내 늘어놓는다. 하나도 빠짐없이 달콤한 것들. 응~ 전~부 메이사가 좋아하는 거라구. 마마랑 파파도 하루에 조금씩만 먹게 하지만 오늘은 괜찮겠지~
"아저씨는? 간식 안 먹어?? 아까 이거랑 같이 뭔가 샀잖아??"
헙, 그러고보니 나만 먹고 있었어! 아저씨는 안 먹는 건가? 간식시간인데??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까 과자랑 같이 아저씨 걸로 추정되는 물건도 몇 개 샀으니까. 분명 그게 간식일거야. 아니면 다른.. 다른... 뭘까나....? 뭐.. 상관없나. 어른이 되면 간식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걸지도. 우와아, 좋겠다. 그러면 하루에도 간식시간을 몇 번이고 만들 수 있겠지. 좋겠다아. 그렇게 혼자 납득하고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그렇군. 어른은 좋겠다아.
"근데에 오늘은 왜 집에 아무도 없어? 아저씨도 혼자 집보기 하는 거야?" "앗, 맞다. 아저씨, 엄마랑은 화해했어?"
저번하고 다르게 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고, 아저씨랑 나밖에 없네. 아저씨의 엄마도 안계셨고... ....화해 못했나? 또 싸운 건가? 또 혼났나?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보게 된다.
푸딩, 죽순, 딸기 우유. 단 것들이 봉지에서 계속 튀어나온다. 그 포도를 다 먹고도 단 게 더 들어간다니 애들은 정말 신기하다. 난 어릴 때부터 단 걸 안 좋아했어서 더더욱. 우마무스메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의식하고 나니 저 귀가 쫑긋거리는 거에 어그로가 끌리네. 슬금슬금 손을 들어올려서 애의 정수리에 올려놓으려다가...
- 엄마랑은 화해했어? "극."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움찔했다. 손을 도로 내리고 큼큼, 사레 들릴 뻔한 목을 헛기침으로 푼다. 엄마, 엄마 말이지...
내가 잘못한 게 많긴 하다. 다리 뽀개먹어, 수술비 대주고 인대부터 차차 회복하나 했더니 학교 안 나가고 싸움질이나 해대, 그래서 결국 다리 완전히 뽀개먹고는 자퇴해, 깽값 물어줘, 눈도 망쳐놔. 누나 말마따나 집안 대들보를 몇 년 사이에 다 해쳐먹었다. 연 끊으려고 했던 아버지 친척들에게 손 벌릴 정도로. 그게 어머니한텐 엄청난 굴욕이었던 모양이다. 음험한 사람들이라고 했으니 어쩌면 오사카에 본진을 둔 야쿠자일지도 모르겠네. ...아무튼 잘못은 했지만 그렇다고 자기 자식을 3년 정도 투명인간 취급할 일인가 싶은 거다.
비록 못난 아들이지만 그래도 자식이잖아. 자기한테 계속 말 걸려고 하고. 남의 딸한테는 살갑게 대꾸해주면서 나한테는...
그리고 집안의 누구도 어머니를 거스르지 못한다. 아버지처럼 엄한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 착하고 부드러우니까 도리어 손을 못 대게 된달까. 누나도 아빠도 거기에 암말 안 하는 집안 분위기도 질렸다. 그래서 집을 나왔다, 대책도 없이. 편의점에서 팩소주를 사다가 벤치에서 까는 걸 보고 모르는 누나가 주워줘서, 이제 한 일주일쯤 됐나.
이걸 곱씹다보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표정도 영 좋진 못하겠지.
"...아니, 아직. ...오히려 싸웠어." "닌 엄마한테 잘해라~ 내처럼 싸우지 말고. 부모님이랑 싸우면 마음이 참 안 좋다, 이게."
대충 웃으며 말하고서는 일단 일어섰다. 표정을 보여주기가 싫어서.
"내도 간식이나 좀 먹어야겠는데... 니 아직 들어갈 배가 있냐? 오빠랑 화채해먹을래? 어디보자, 과일이가..."
수박 반 통, 복숭아, 자두. 그리고 파인애플 통조림. 음료는... 딸기 우유 넣어도 되나? 맛있을런지 모르겠다.
... 잠시 뒤, 오늘도 불효자 유우가는 집안 과일 다 털어먹기 프로젝트에 들어섰다. 일단 랩으로 싸여있던 수박 반통을 깐다.
"꼬맹이 니가 해야 할 일은 이거야. 수박을 요 숟갈로 막 파내서 그릇 만드는 거. 과육은 여깃다 놨다가 도로 수박통에 부을기다."
"에~ 그럼 빨리 잘못했습니다 하고 사과해야지!" "계속 그대로 두면 더 안 좋아진다구?"
그리고 혼날 때도 두 배 세 배로 더 혼나게 되니까.. 차라리 빨리 사과하는 게 좋지 않나? 하긴, 이렇게 말하는 나도 혼나는 거 무서우니까 감추고 그럴 때가 더 많지만! 그래서 그냥 적당히만 말하고 넘긴다, 라고 하지만 사실 그 뒤에 이어진 화채라는 말에 귀가 쫑긋 서서 다른 생각은 못하게 됐다.
"우와, 화채!! 먹을래!"
일어서서 재료를 가지고 오는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면서 기다리다가,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몸을 이리저리 들썩들썩 움직였다. 우~ 아직인가아~ 그리고 돌아온 아저씨의 팔에 한가득 안긴 재료들은 전부 달달한 과일들. 우와 수박! 반통이나 있어!
"네 셰프!"
숟가락을 받아들고 수박을 파헤친다. 그릇을 만드는 거니까 빨간 속살만 싹싹 파내고 긁어내면 되는 거겠지~ 푹 퍼서 그릇에 놓고 다시 푹 퍼서 그릇에 놓고. 몇 번 반복하다가 슬금슬금 별모양(조금 너덜너덜하게 잘렸다)이나 하트(크기 조절에 실패했다!)라던가 좀 귀여운 모양으로도 파본다. 근데 이거, 씨 그냥 놔둬도 되나?
"근데 아저씨- 이거 씨는 어떻게 해??" "이거 먹으면 배꼽에서 수박 자란다고 그랬는데.."
하지만 생각해보면... 배꼽에 수박을 달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든 수박을 먹을 수 있지 않나? 씨만 삼키면 무한리필도 되잖아. 오.... 좀 괜찮은 거 같기도...
한 치의 거짓말도 없다. 오로지 사실. 그러고보니 원래 호텔로 가야했던 건데, 뭐어 괜찮나~ 화채는 먹고 가도 될테니까아. 유우키는 누구일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화채를 받았다. 수박이랑 파인애플은 달고 자두랑 복숭아는 새콤하고 상큼했다. 그리고 딸기우유가 들어가서 더 달콤하고 맛있어~ 저절로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일 정도로 맛있어! 최고! 완전 최강!!
"가면라이더?"
음~ 잘 모르지만 파워레인저 같은 그런 거지? 가끔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보는 정도고, 더 재미있는 거-별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나, 우마큐어 같은 거-랑 같은 시간에 하면 휙하고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런 프로그램이란 인상이다. 그래서 별로 관심은 없지만 음....
"에~ 아저씨보다 저 하얀 쪽이 잘생겼는데?" "근데 마하면 엄청 빠른 거야? 우마무스메가 아니라 히또미미인데?"
"얏 넛 뭣...!!!! 아 누나 그런거 아냐 칼 들지 말라고 진짜!!! 상식적으로 내가 얘를 호텔로 데려가겠냐고!!!!!!!! 그냥! 그! 얘네 부모님이 지금 리모델링 때문에 호텔에 계시니깐은 내가 거기까지 데려다달라 부탁받았는데얘가호텔을몰라서어쩔수가없이여기로데려온거란말이야 미친년아―!!!!"
아, 그런 거야? 하고 칼을 내려놓는 누나. 그걸 보고 나서야 숨을 돌린다. 어쩐지 이 꼬맹이, 알면서 골려먹는 듯한 느낌도 들어... 그렇게 소명을 하고 나서야 겨우 기다리던 화채 시간이 됐다. 한 숟갈 뜨고 생각했다. 음, 존나 달군. 두 국자는 못 먹겠다.
"가면라이더를 몰라...? 요즘 아들은 그럼 뭘 보고 사는데? 가면라이더 없는 초딩생활이란 게 가능한기가? 어?!" "가면라이더는 말이지 악에게 맞서기 위해 악과 같은 힘을 가지고 싸우는 정의의 사도들의 이야기라고... 믿음과 배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은 희망으로 마무리되는 걸 보면 진짜 가슴이 웅..." "...나보다 잘생겼구나. 쟤가. 응, 덕담 고맙다."
...그렇게 확언 받으니까 좀 슬픈데. 하지만 저녀석은 연기자, 그것도 뭇 유부녀 주부들의 마음을 쏙 빼먹을 페이스로 오디션까지 봐서 뽑힌 녀석이니까 어쩌면 당연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는 거지. 난 유부녀 지갑 털어먹는 직업을 할 정도는 못 되니까.
"...아무튼 저 마하~라는 녀석은 가면라이더답게 전용 오도바이를 타고 댕기는데, 그게 무진장 빠른 거야 로이뮤드의 힘을 이용해가지고. 그리고 또 저 아래 시설에서 연구해서 만든 바이크니까 우마무스메보다 빠른 건 당연하지..."
그런 씹덕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꼬맹이의 그릇이 비지 않도록 화채를 계속 리필해줬다. 내 몫은 찔끔찔끔 먹으면서.
- 철컥.
그리고 들려오는 열쇠 소리. 누나랑 내가 사색이 돼서 서로를 바라봤고, 잠시간의 눈빛 교환 후 누나는 슬금슬금 다리를 빼다가 2층으로 우당탕탕 올라갔다. "네가 씹덕라이더 이야기 하다가 애를 늦게 보낸 게 잘못이잖아아―!!" 하면서.
결국 어머니가 마주한 거실은... 저녁시간 전에 수박 한통이랑 과일, 통조림까지 전부 배려놓고 입맛도 배리고는 테레비 보여주고 까까까지 먹여놓은 다메 보호자와 행복한 꼬맹이였다.
그리고 엄마와 나, 둘이 어색하게 마주보고 아무말도 안 하는 거에서 느껴지는 진한 어색함은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이라도 뭔가 이상하구나 느낄 법한 것이었다. ...너 어린애잖아, 순수하게 웃으면서 엄마 마음을 좀 풀어달라고. 어떻게 좀, 그, 부탁해애... 어색한 거 싫어어...
아, 열쇠 소리! 귀가 쫑긋하고 현관쪽을 보다가, 우당탕 소리에 놀라서 계단 쪽을 봤다. 에, 에에... 아까 그 언니 후다닥 가버렸어...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저번에도 뵌 아주머니라서, 일단 활짝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렇게 힘차게 인사하는 내 앞에는 화채와 딸기우유로 엉망진창이 된 테이블, 그리고 주변에 널린 과자 봉지까지 가득했다. ....아, 아마 우리집이었으면 마마한테 엄청 혼났을지도... 그래서 힐끔힐끔 눈치를 보면서 테이블 위에 흘린 딸기우유를 스스슥 닦아본다. 에, 에우.... 혼나려나....
혼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어색한 분위기가 가득. 괜히 손가락을 꼼질거리다가 슬쩍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힐끔거렸다. 뭔가... 어색해.. 둘 다 너무 조용해... 가족인데도, 왜 아무 말도 안 하는거지이... ....그렇구나! 아저씨가 '다녀오셨어요~'하고 인사를 안 했잖아!! 뒤늦은 깨달음(?)에 서둘러 아저씨의 소매를 꾹꾹 잡아당긴다.
"맞아! 아저씨도 인사해야지!! 다녀오셨어요라고!!" "그리고 빨리 잘못했습니다 라고 해야 해!!"
나도 엄마한테 말걸지 않고, 엄마도 나에게 말걸지 않는다. 꼬맹이마저 우리 눈치를 보며 두리번거리는 어색함을 견디다 못해 내가 입을 열려할 때, 꼬맹이가 내 소매를 꾹 잡아당겼다.
뭐??!?? 다녀오셨어요?! 그리고 잘못했습니다??!?!!? 하?????????
"싫......" 다고 하기에는, 그 목소리가 너무 해맑았다. 이렇게 순수한 어린이가 말하는 데에 어른이 별 거 아닌 고집을 부려서 어깃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엄마는 당연히 물렀고, 엄마 뒤에 서있는 아버지도 물렀고(물론 이 작자는 거래처에 괜한 말이 들어가는 게 싫은 거였겠지만), 나도 생각보다 물렀다.
그래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다, 다녀오셨어요..." 라고 인사했고, 어머니도 꾹 다문 입술을 겨우내 열고 "...응." 이라고 대답했다. 아버지는 오자마자 가족끼리 날 둘러싸고 한 소리 하려 했던 모양이지만, 애가 옆에 있으니 큰 소리도 못 내고 끄응... 하는 앓는 소리만 냈다.
이거로 됐지? 라고 말하는 듯이 꼬맹이를 바라봤지만, 허리에 엄하게 손을 얹은 꼬맹이는 그거로는 부족한 모양이었다.
"잘못..." "..."
아니, 난 잘못한 거 없다고. 유치하게 3년씩이나 투명인간 취급한 엄마쪽이 잘못이잖아. 난 노력했는데. ...그래도 애 앞에서 고집부리는 건 너무 추한 거 같아서....
"...잘못했어요."
입을 우물거리는 수준의 미흡한 사과였지만. 어쨌든 했다. 그래도 난 잘못한 거 없어. 이러고는 그냥 애 손 잡고 집 나가버릴 거야. 엄마도 아빠도 다 싫다. 부모님에게 전전긍긍해서 내 편도 못 드는 겁쟁이 누나도 싫고.
그래도 가장 싫은 건 이렇게 상황을 끌어온 나야. 그 사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꼬맹이의 손을 붙잡고 그냥 당겼다.
"이제 가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를 꽉 깨물고 부모님을 지나쳤다. 신발을 꺾어신고 문고리를 열어젖히려 할 때,
- 유우가! - 언제 한 번 들러서 이야기 좀 하자꾸나.
등을 때리는 엄마의 목소리. 꽉 깨문 이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악물었다가 그냥 나왔다. 쾅, 하고 문을 닫고 나자 울컥했다. 그래서 애가 보는 것도 상관 않고 쭈그려 앉아버렸다. 후드를 깊이 눌러쓰고 애써 참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훌쩍거리는 소리가 났다.
어, 어라. 사과했는데 왜 분위기가 이렇지.... 조금 당황했다. 그, 그치만 사과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러다가 아저씨가 손을 당겨서, 그대로 이끌려서 현관으로 향했다. 급하게 신발을 구겨신고 아저씨를 따라 나가면 뒤에서 들리는 아주머니의 소리. 그리고... 나가자마자 쭈그리고 앉아서 훌쩍거리는 아저씨. ....어, 어, 어쩌지이..... 아저씨랑 현관문을 번갈아서 보며 어쩔 줄 몰라하다가, 일단 위로해야겠다 싶어서 아저씨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 아저씨...." "...제대로 사과할 수 있었네! 장하다~ 착하네~ 열심히 노력했지이~"
그렇게 칭찬하면서 후드 위로 머리를 쓰다듬거나, 훌쩍거리는 아저씨의 어깨를 꾸~욱 안아주거나 토닥이거나 하면서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하는데, 우우, 쉽지 않네... 왜 우는 걸까, 아저씨.... ....하긴, 사과했는데도 그런 분위기니까, 나였어도 조금 울어버렸을지도.
"....."
맞아, 그거 있었지. 가방을 열어서 이리저리 뒤적이면 아, 이거 마마한테 주는 거 잊어버린 안내문... 다시 넣고. 뒤적거리다가 목표로 하던 손수건을 찾아서, 음, 먼지가 묻어있으니까 살짝 몸을 돌려서 탁탁 털어낸 다음에 아저씨에게 내밀었다.
아리마 1착까지 하다니 멧쨔 굉장해.. 그러고 이제 풀리겠지? 풀리는거겠지??하고 기대하다가 자고 일어났는데 다시 츠나지 시니어 시즌으로 돌아와있으면 엄청 허탈하겠죠..으헤헿ㄱ...히힉 그렇게 포기하고나서 둘이 그냥 진짜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것도 멧쨔멧쨔 좋네요😏 이 세계선에선 멧쨔가 더 공격적이 될지도.. 어차피 루프하니까 상관없잖아~하고 이것저것...정말...많이 해볼거같아요🙄
유우가는 버튼만 누를 뿐이지 트레이닝 하는 본인은 메이사니까 메이사 마음이 닳아 없어지는 게 눈에 보일 거 같아요 😏 그래서 이러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멧쨔한테 어울려주는 거겠죠... 하지만 절대로 사귀거나 혼인신고서를 쓰지는 않은 채로 최소 100년은 영원히 같이 있다니 으히히히 😏
이젠 레이스에 어떤 떨림도 없이 설렁설렁 뛰는 그 태도에 열받은 친구들이랑도 손절해버리고 😏 유우가한테 꼭 매달려서 🥺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리셋되면 저 애들은 모르는 게 되는 거잖아" 🥺 "난 이제 유우가만 있으면 돼, 유우가 아닌 사람에게 더 마음쓰지 않을 거야" 🥺 "유우가도 그렇지?" 하는 멧쨔를 상상해버렸어요...
그리고 한번 정도는 멧쨔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서 마구마구 폭식해버리거나 멧헤라돼서 오버도즈하거나 할 것 같아요...🙄 .....죽는 걸로 루프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고 둘이서 시험해보는 것도....있을법하지 않나.. 물론 완전 소용없고 죽으면 바로 즉시 리셋되겠지만요🫠
유우가네 자취방으로 가출해온 멧쨔를 상상하니까 행복해요.......으으으으윽... 그러면서도 점점 죽은 눈이 되어버리는 멧쨔를 보고 싶어... 아리마 기념 우승하고서 유우가랑 꼭 끌어안고 내일이 오길 바라면서 자고 일어났더니 클래식 시즌 츠나지 침대에서 혼자 깨버린 멧쨔...으힉...소울젬이 엄청 좋은 색깔이 되어버려wwwwwwwwww 멧쨔 괴롭히기는 왜 이렇게 재밌는 걸까요...🙄🙄🙄🙄🙄🙄🙄🙄
정신 불안정이 된 멧쨔에게 "우린 언제라도 루프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해" 라며 밀어냈다가도 멘탈이 붕괴해버린 모습에 또 끌어안고 어울려주는 유우가wwwww 마음이 너무 행복해...반짝반짝해... 완전순애wwwwwwwwwwwwwww
으헥... 그거 최고잖아요😏 편법 패널티도 최고고 둘 중 하나만 먼저 죽으면 세상에 버그나는 것도 멧쨔 좋은wwwwww 견디다 못해 유우가 시체 옆에서 리셋하는데 어쨌든 둘 다 편법을 쓴 거니까 멧쨔 아파서 울부짖으면서 깨어나면 좋겠네요 둘 다... 으헤헥....🙄최고옥
루프는... 클래식부터 시니어까지 일까요🤔 멧쨔 질이 나쁜 루프였으면 좋겠어요.. 몬가.. 시니어 시즌까지 마구로 1착을 못하면 그대로 시니어 크리스마스 지나면 리셋되고 중앙으로 진출하면 좀 더 연장되지만 어쨌든 아리마 기념 뒤에 리셋되고 뭐 그런 식으로 은근히 변칙적이라서 쓸데없이 희망고문하는 느낌으로....
🫠맞아요 저는 사실 루프물 얘기를 꺼낼 때부터 어차피 리셋되니까~ 라는 핑계로 이런저런 플레이 끝에 기정사실도 만들어버리는 히메이까지 상상했던 것입니다.....
쓸데없이 질나쁜 루프라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게 시니어 크리스마스인데 그 다음날 리셋이 안 돼서 서 서 설마 아이가 생기는게 루프 끝나는 조건이었나?🫨🙀하고 놀라는 둘이라던가 서로 애착도 생기고 뱃속 아가한테도 애착생기고 슬슬 출산준비도 하고 그러다가.... ..............양수 터졌을 때 리셋...이....(엄청 질나쁜 얘기)
아이 이름은 유우히로 지을까나 😚 혼인신고는 언제 할까? 졸업하고 나서 하는 게 좋겠지? 성인이긴 하지만 그림이 별로니까... 이런 의논하면서 서로 아내 남편처럼 대하고 배에 귀도 대보고 쓰다듬기도 하고 순애키스도 하고 😽 유우가 사랑해애 하다가 리셋이라니 😏 질 나빠... 최악이야... 으히히히히...
리셋되고서 완전히 죽어버린 눈으로 찾아온 멧쨔의 배에 손을 댔다가 목졸리는 유우가를 봤어요... 😇 아 행복해... 이게 신혼부부지 이게 사랑이지..... 커어어뻑예
그리고 나서 유우가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신혼부부였던 루프가 생각나서 DV해버리는 멧쨔... 😌
으헤헤... 하지만 저 정신이 완전히 빠각하고 망가져서 인형을 안고 어르면서 😸유우가 이것봐봐 유우히가 벌써 이만큼이나 컸다구~ 하고 죽은 눈으로 웃으면서 우는 멧쨔가 나오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보다못한 유우가가 멧쨔를 먼저 리셋시키고 자기도 따라서 리셋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이힉...히히힉.....
엄청 머리 훼까닥했잖아 멧쨔wwwwwwwwwwwwwwww 리셋하면 멘탈도 클래식 1월 1일 상태로 돌아가는거군요 🤔 그랬다가 누적된 소울젬의 오염 때문에 순식간에 망가지는 거고...😏 히히... 울고불고토하고절규하는 멧쨔를 꼬옥 껴안고싶다... 각인효과 만들고 싶다........... 고자극 너무 심해.................. 😇😇😇😇😇
🤔 돌아가는 시점도 매번 루프마다 다르면...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일 많은 건 그냥 클래식 시즌 초반 아침의 침대겠지만 어떤 때는 수업 중에.. 어떤 때는 합숙 중에... 어떤 때는 저녁에 가족들하고 있을 때...🙄 그냥 클래식 시즌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무작위 날짜&시간으로 돌아가고 누적된 소울젬 오염이 펑 터져버리는거죠... 클래식 시즌에 교실에서 멀쩡히 수업하던 유우가랑 수업듣던 멧쨔가 갑자기 발광하고 절규하고 울고불고하면서 멘탈 와르르된다던가🙄 그런 걸 상상했어요....이힉....
으헤... 완전 최고.... 멧쨔가 죽은눈으로 단호하게 말하고 유우가는 빨간버튼 눌려서 덜덜 떨면서도 메이사 다리 동강내고...으학....🤤 그 세계에선 시니어시즌 크리스마스까지 멧쨔는 목발짚고 다리절면서 다니고 유우가는 그거 볼때마다 버튼눌리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완전 마음이 뜨거워지네요🤭
뭔가 서로 버튼 엄청 누르고 진짜 미워지고 싫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결국 루프라는 경험을 공유하는건 세상에 단 둘뿐이니까 아무리 미워도 서로 관계를 완전히 끝내면 정말로 혼자가 된다는 단절감에 관계도 못 끊고 싫은 점 있고 버튼 눌려도 어떻게든 못본 척하면서 아득바득 둘이서 붙어있는 것도 상상했어요...으헤......
루프 엔딩 조건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쉬운 쪽이 히메이를 절망시키기에 좋을 것 같은데...(?)
절망시킬 생각으로 루프 조건을 짜고 있냐구요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 스태미나 삼관 대신 트리플 반다나로 선회하는 거라는 엄청 간단한 거라던지 🤔 늘 이와시사바산마캔의 원래 세계선을 그리워하던 히메이가 떠올리지도 못하는 선택지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
히히... 목발짚고 다니는 멧쨔를 죽은 눈으로 보다가 다음 루프가 되고서 🙄 "미안 메이사... 나... 더 이상 못하겠다..." 하고 도망친 유우가... 그러다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루프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2년뒤 돌아왔는데 식물인간이 된 멧쨔랑 조우하고 루프해버렸으면 좋겠는wwwwwwwwwwwww
😏오호... 그거 좋은데요? 아니면 심플하게 패배의 별 루트를 타는 거였다던지... 그 그리고... 절망하는 히메이 좋잖아요...🙄 히히... 다른 세계에서 충분히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니까.. 이런 불행한 세계선이 하나 정도는 있어도 돼..(??)
우와 그거 멧쨔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멧쨔가 의식도 있고 전신마비지만 간신히 손가락 끝만 까딱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정도여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유우가가 와서 멧쨔 손을 잡았을 때 멧쨔가 엄청 열심히 손가락 끝으로 유우가 손에다가 '죽여줘'라고 적으면....좋겠....다....🙄
츠나지 바깥은 아무 변화가 없는데 츠나지는 들어오기만 해도 위화감 느껴질 거 같은wwwwwwww 시간이 정지돼 있어서 유우가가 탔던 열차도 츠나지 근방에 와서 멈춰버리고 유우가가 멈춘 세상 속에서 멧쨔 있는 곳을 찾으려고 종횡무진 다니는 걸 보고싶네요 🤔
그리고 멧쨔는 멈춘 시간과 몸 속에 갇혀서 루프를 계속 곱씹었겠죠 히히...😏 투신해서 리셋하려다 실패한 거라 몰골도 말이 아니고 그래서 유우가가 울면서 리셋시켰으면 좋겠어요 히히... 아 행복해... 엔들리스 프리지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걸까요...🥹
둘이 피폐할대로 피폐해져서 매 루프 허송세월하다가 마음 다시 잡고 트리플반다나로 다시 시작해서 마구로 1착했으면 좋겠어요...😌 마구로 1착했는데도 둘다 특별히 기뻐보이지도 않고 담담하게 리셋을 기다리고 있는데 변함없어서 중앙까지 진출하고 얼레벌레 하루하루 즐기면서 살다가 결혼해버리라지.......... 마지막은 행복해도 좋을 거 같아요..
둘이 눈 마주쳤다가 히 웃고 😄😸 "잘 먹고 잘 자고 잘 논다!" 하는 거 보고 왔는데요................. G1 8승이라는 역대급 기록 세워버려서 승부복에 별 8개 박혀있는 거 봐버렸다고........................................ 🥹🥹🥹🥹🥹🥹🥹🥹🥹🥹 고난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는 프리지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건가요..........큭...............멧쨔 Uf3급 말딸이 되어버려............. 챔미를 제패해버려........................
🙄헉 저 가인 형끌어안고 어르 는메 이사머 리를 풀 어헤 친 걸로그 리고있 는 걸어 떻게 아 셨죠...... 자를 힘도 없어서 그냥 풀어헤치고 자고 일어나서 까치집 됐는데도 그냥 그대로 다니고 그랬을 것 같죠.. 그럴 기력도 없으니까🫠
헉 우와 저 갑자기 저 '어차피 1착할거잖아아'를 옥상에서 밥 먹여주면서 하는데 지나가던 말딸이 그걸 들어서.. 몬가 그걸 계기로 음습한 괴롭힘이 멧쨔를 덮쳐오는 상상했어요🙄 그래도 멧쨔는 계속 레이스 1착하고.. 그래서 괴롭힘은 점점 더 심해져가는데.. 유우가가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멧쨔가 😒어차피 리셋될테니까.. 그냥 냅둬... 하는 거라던가......
대기실에서 그렇게 웅크리고 바들바들 떨다가 유우가한테 배 들켜버리는거구나 멧쨔..으헤헤..... 레이스 중에 몸싸움 좀 해서 그래 괜찮아...하고 말하면서도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겠죠 으히 히히 배빵이 아니라도 레이스에서 엄청 견제당하고 그럴 것 같긴 해요🤔 마군으로 일부러 막아선다던가 킥백 씨게 한다던가... 하지만 루프로 쌓아온 경험 앞에서 그런 것들은 다 애들 장난 정도겠지..😏
뭔가 헤카땅은 2다이가 그렇게 되면 😶내가 편하게 해줄게, 유우가 하면서 칼로 푹퓻퓨숙 해버릴 것 같아서...🙄 멧쨔는 😿우우 유우가아... 하고 혼자 츠나지 도서관에서 고문서도 찾아보고 해변가 사당 부적도 떼보고 아카미노카미 오오토로누시님께 제물도 바쳐보고 하면서 세상도 츠나지도 자기자신도 유우가가 '평범하게 볼 수 있게' 만들어버릴 것 같죠 뭔가....🙄
어떤 의미로는 헤카보다 멧쨔가 머리 이상하잖아?! 헉 뭔가 둘을 가르는 멧쨔 중요한 지점을 알게된 거 같은데 말로 하기가 뭔가뭔가 복잡한wwwwwwwww 🤔 뭐랄까 헤카땅은 좀 더 우주랑 밀접해서 그런가... 죽는 건 안식이고 우주처럼 평온해진다고 생각하는 거 같고 🤔 멧쨔는 그보다 좀 더 일반인에 가깝다는 느낌이네요 🤔 😿 그 그래도 죽는 건 싫어어 찌르는 건 최대한 미룰래애 하는 느낌...
그리고 죽는 건 괜찮은데 피멍든 배를 누르는 건 소스라치게 아파한다니 이거 좋은 느낌을 주네요 🙄 유우가랑 눈 마주치고 죽는 건 괜찮은데 그러지 않고 화나있는 유우가한테 아픈 일 당하는 건 싫은 거려나...🤭🤭🤭🤭 아 행복해........ 계속 눌러서 다리에 힘풀리게 만들고 싶네요 🙄 정말 귀여운 아이야 멧쨔는...
🤔 사실 유우가도 오랜 루프와 멧쨔랑 학교에서 많이 놀아서 그런 거 안 들키는 데에 일가견 있을 거 같아요wwww 하지만 대상경주고 봐버린 녀석들 분명 있겠지...😏 언제부턴가 갑자기 바뀌고 분위기도 달라진 멧쨔는 어른이 돼서 그런 거라는 가설이 힘을 입을 거 같아요 😏😏😏😏
히히...시끄럽다고 뒷통수 베개에 눌러버리면 악몽 생각나서 훌쩍훌찌럭 되는 멧쨔 🙄 그래도 같이 있는다니 유우가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멧쨔는...😏 안되겠다 멧쨔 유우가랑 부부의 츄츄를 하자
🙄레이스랑 절부조가 겹쳐서.. 어찌저찌 1착하긴 했지만 결승선 넘자마자 유우가한테 와서 😿유우가 나 배... 하면 유우가가 자연스럽게 승부복 원피스 아래로 손넣어서 쓱쓱 쓸어주는거 상상했어요🙄 최대한 안 들키게 대기실로 가는 척하면서 했겠지만 티 났겠지....🫠 그걸 본 말딸들이 🐴멧쨔랑 몬다이 했네 했어... 멧쨔 어른의 계단을 올랐나봐...자와자와... 하는 것도wwwwwwww
히히히히... 화해한 다음에 멧쨔가 유우가를 슬슬 피하면서 DV최적화 얼굴하고 있다가 부부의 츄츄 당하면 좋겠다......
🤔 새삼... 실수했지만 만회할 기회를 달라고 하는 유우가 얘도 제정신은 아닌 거 같은ww 멧쨔 때문에 수절해서 엄청 굶었네요 😏 멧쨔가 책임져야겠네...
wwwwwwwwwwwwwwwwwwwww 둘이 완전완전완전이잖아www 시니어 시즌 대기실에서 종종 그랬다가 남들이 들어오면 아무 것도 안 한 척 정좌하고 있을 거 같아요 둘이 😏 보 인 다... 그렇게 쓸어주다가 유우가 슬쩍 올려다보면서 🥺 누르지 마아... 하는 멧쨔도 상상하게 되네요 이거 너무 가능한wwwwwwwwww 안되겠다 배꼽청소 드가자.......... 멧쨔의 조그만 참외배꼽을 잔뜩 휘저어야하는wwwwwwwwwww 아 귀여워 진짜 싫어하고 기겁하겠죠... 이게 저의 행복인 거 같아요... 완전..완전완전...으힉...wwww
🙄 멧쨔가 배꼽청소 당하는 거... 얇은책 2권 분량으로 보고왔어요.. 굉장해... 최고야....으힉..🤤 얼굴 새빨개져서 고개 푹 숙이고 유우가 팔 밀어내려고 하는데 레이스에 힘 다 쏟아부어서 제대로 밀지도 못하고😏 으으 유우가 놔줘엇 그마아아안😿 하면서 귀랑 꼬리 움찔움찔 떠는 거...으히..히히히힉......🙄
으학학학학wwwwwwwwwwwwww 후히히네트워크에 업로드 해달라고요wwwwwwwwwwwwwwwwwwwwwwwwwww 아니근데 저도본거같은wwwwwwwwwwwwwwwwwww힉wwwwwwwwwwwwwwwwwwwwww아행복해 뱃살꼬집고 당기고 놀리는 것도 해줘야만wwwwwwwwwwwwww 시니어 멧쨔는 유우가한테 적극 어필하면서도 유우가가 어른처럼 굴면 그냥 당하는 게 무척 갭모에라서 좋아요...아...살살녹는다................🫠🫠🫠🫠🫠🫠
그리고 열두시 반이니까 슬슬 자러 가볼까요 🫠 저도 오늘은 절부조를 청산하고자 일찍 잘 생각이었습니다 😌 푹 자고 다음주도 힘내봐요 에이에이오~~!! 💪 멧쨔주도 푹 쭘시고 좋은 꿈 꾸시길~ 앵바앵밤입니다 👋
앵눈입니다😸 오늘도 무지 덥지만 잘 이겨내봐요 저히...🫠 우왓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무지 좋은🤭 헉 저 가을에 둘이 캠핑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하지만 겨울 온천여행도.... 봄에 꽃구경 가는 것도... ......4칸으로 나눠서 봄여름가을겨울 하나씩해도..아니 너무 커지나...🤔 다 되면 아크릴 스탠드로 뽑는다던가 굿즈 만들어도 좋을 것 같고요...으헤헤....
비가 요란하게 오네요 🫠 장마때만큼은 아니지만 마른 하늘에 날벼락 치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 무척 덥고요.... 크억.. 메이사를 이불보쌈해버리고 싶어요 동거지아때 서로 투닥투닥 싸우다가 유우가가 빡쳐서 메이사김밥 말아버린 적 분명 있겠지... 그리고 깔고 앉았겠지..
후드 아래로 안절부절 못하는 발이 보인다. 거 사람이 울 수도 있지 그렇게까지 당황할 거린가 싶지만, 뭐 나도 내가 울어버린 게 당황스러우니까 이해는 간다. 꼬맹이는 뭐라도 해주고 싶은지 머리를 나데나데하거나 꼬옥 껴안고 토닥이면서 뭐든 해주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얘도 결국 애로구나 하는 느낌이 들긴 했다.
나는 애 앞에서 뭔 짓을 하는 건가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한 번 봇물이 터진 눈물이 잘 멈추지는 않았다. 나도 이렇게 울 줄 아는 녀석인 걸 처음 알게 됐다. 이상하지, 더 이상 달릴 수 없다고 확언 받을 때도 안경을 평생 써야 한다고 통보받을 때도 아버지가 너같은 건 자식으로 두고 싶지도 않다고 할 때도 눈물은 안 났는데.
쿨쩍, 하고 코 먹는 소리를 내던 나에게 뽀얀 손수건이 내밀어졌다. 아니, 색만 그렇다 뿐이지 좀 더럽긴 했지만. 고개를 슬쩍 들어 꼬맹이를 올려다 봤다가, 받아들어 얼굴을 세수하는 것마냥 닦아냈다. 소금물이라 그런가 피부가 당겼다. 그리고 손수건에 시원하게 코도 풀었고. 흥! 흥!! 하면서.
"도로 빨아다 돌려줄게, 너무 그렇게 보지 마." "...그리고, 신발 예쁘게 신어. 꺾어신으면 수명이 확 준다고 신발은. 끈도 다 풀려가지곤..."
손수건은 후드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보답이랄 건 없지만 나 때문인가 뒷축을 꺾어신은 게 마음에 걸려서, 발목을 부드럽게 잡고 들어올려 뒷축을 펴줬다. 끈을 밟고 나와서 그런지 풀려버린 끈도 꽉 묶어줬다. 코치에게 배웠던 대로. 그리고는 발목을 툭툭 쳤다.
"이제 평생 안 풀릴걸."
읏차, 하고 일어섰다. 어쩐지 이 꼬맹이랑 있으면 자꾸 어른 행세를 하게 된다. 그럴 깜냥도 안 되는 주제에.
"자, 이거로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호텔 어딘지 물어봐."
그리고 휴대폰을 내밀었다. 아까 화채 만드는 소동 동안 몇 개의 메시지가 온 것도 모르고.
우왓, 내 손수건에 코풀었어... 나도 해본 적 없는데..... 나도 모르게 저절로 표정을 찡그렸는지 아저씨가 빨아서 돌려주겠다고 하고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우우, 내 손수건... 그러다가 아저씨의 말을 듣고 그제야 신발을 내려다봤다. 뒤축은 구겨신고, 끈은 다 풀려있고(사실 이건 학교에서 뛰어놀다가 풀린거였다, 귀찮고 잘 못 묶어서 그냥 냅둔건데..) 좀 엉망이긴하네. 아저씨가 내 발을 들고 다시 신겨주고 끈도 묶어줬다. 우와, 처음보는 방법이다. 마마한테 배웠을 때랑 다른 거 같기두 하고.
"어, 우와. 진짜? 평생 안 풀려??" "....메이사, 이제 신발 못 벗어?"
그건 좀 곤란한데. 침대에 신발 신고 올라가는건 좀.... 그리고 집에 들어갈 때도 벗어야하는데. 씻을 때도 벗고 씻어야하는데.... 헉, 나 이거 알아. 빨간구두잖아? 이제 죽을 때까지 춤만 추다가 다리를 잘리는거지.... 그럴 바엔 차라리 죽을 때까지 달리는 쪽이 좋지 않나~
"웅, 알았어." "....?"
오, 그런 방법이. 핸드폰을 받아들고 마마한테 전화하려다가, 뭔가 엄청 문자가 와있는 걸 보게 됐다. 뭐지? ...일단 마마한테 전화부터 할까. 외우고 있는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러 마마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음이 몇 번 이어지다가 전화가 연결된다.
- 어머, 메이사. 무슨 일이니? 호텔엔 잘 도착했고? "마마!! 아— 그게에, 호텔 이름이 기억 안 나서... 지금 꼬치 아저씨네 집이야!" - ......무슨 아저씨? "꼬치 아저씨! 아, 근데 이제 호텔로 갈거니까! 그래서 마마, 호텔 이름 뭐였지??" "...응, 응. 알았어~"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통화앱이 종료된 화면에는 아까 눌렀던 문자가 떠 있었다. 어... 이거....
애를 놀리기까지 하고 나자 기분이 제법 괜찮아졌다. 좋아, 안카자카 그린파크 호텔, 위치도 알았고. 한결 산뜻해진 기분이다. 이제 버스를 타고 안카자카까지 가서 좀 걸으면 30분 안에 금방 도착하겠지. 어차피 누나 집도 안카자카에 있고 금방이다. 그린파크, 그린파크... 뭔가 묘한 불길함이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이지메라는 뜬금없는 얘기 때문에.
"응? 이지메?"
하며 폰을 받아들자, 그 화면에 보이는 건......
"―――?!?!!!?"
누나 침실에 있는 쓰레기통과, '오늘은 저녁 먹으러 올 거야? 올 거면 이거 사와줘 ꒰ ᐡᴗ͈ ·̫ ᴗ͈ ꒱♡' 하는 메시지. 쓰레기통에 널려있는 건 당연히 내가 썼던 거고. 아, 씹, 이런 미친......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탁 소리 나게 폰을 덮었다. 이, 이걸 어떻게 변명해야 하지 애여도 알 건 다 알지 않나 요즘은?? 아닌가??!?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눈치를 본다. 슬쩍 내려다본 얼굴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애 같아서 뭔가 괜찮나 싶다가도, 이 녀석 전부터 뭔가 아는듯 모르는듯 사람을 엄청 곤란하게 했었지... 사실은 괘씸하고 조숙한 녀석일지도 고민하게 된다. 어, 어쩌지... 일단은 이지메라고 해볼까...
"으, 응... 그, 뭐야, 그, 이지메 같은 거지. 오 오빠는 그! 좀! 성격 안 좋은 사람들한테 괘 괜히 시비걸리는 타입이거든?! 그래서 아하하하~ 이 누나도 나 입맛 떨어지라고, 저녁 맛없게 먹으라고 이러나보다. 하하하하하......"
아, 죽고 싶다. 애한테 보여버렸어. 난 추악한 어른이야...
"이... 일단 버스부터 탈까. 저 앞에서 타면 바로 안카자카까지 가니까."
애 몫까지 돈을 내고 창가자리에 애를 보내고, 복도 쪽에 내가 앉았다. 그리고 등받이에 등과 목을 한껏 기대고 눈을 까뒤집었다. 난 진짜 추악한 어른이야... 좀 건전하게 살자, 히다이 유우가...
유우가가 대형견이 되면...🤔 🙀 엣 유우가... 엣?? 으에???? 하다가 슬그머니 손 뻗어서 쓰담담할 것 같아요 처음엔 머리만 쓰다듬다가 점점 복슬복슬모후모후에 져서 등 가슴 배까지 마구마구 나데나데하다가 마지막엔 배에 코박고 쓰흡하 하려나... 유우가가 저항해도 우마=파워로 제압하고 해버린대요 우와 무서워
헷쨔는 뭔가... 엄청 슬렌디.. 약간 다리보면 '차면 부러지나?'같은 생각 들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몬자야키를 시작으로 2다이가 엄청 이것저것 먹이고 군것질 야식 편의점 간식에 물들어서 포동포동해지겠죠😏 그리고 절부조도 시작됐으니까 이제 주기마다 엄청 달고 기름진거 땡길거고...히히히.... 어느날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가 너무 놀라서 발차기로 체중계를 부수는 헷쨔라던가..이힉..으히힣ㄱ
유우가 덜덜 떨면서 한 입 먹었다가 그대로 미스미 보건실에 끌려가고 엠뷸런스 부르게 될지도요 위세척하고서 깨어보니 하루가 꼬박 지나있었겠지...😏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는 자진해서 요리하느라 요리실력이 아주 조금 올라간 2다이가 보였어요 헷쨔랑 지내면서 응석받이 스킬이 늘었겠죠 😌 원래는 그냥 여자들이 찡얼대네~ 받아주다가 그냥 차야겠다 😋 하던 에고이스트였을 텐데
성격 안 좋은 사람들한테 괜히 시비걸리는 타입이라니, 아저씨 인생 피곤하게 사는구나(?) 조금 전에 울었던 것도 이런 이지메 때문일지도 몰라.... 헉, 엄마랑 아빠한테 말 못하고 울게 된 건가. 어, 어, 어쩌지. 메이사 조금 전에 사과하라고 했던 거 잘못했던 걸지도... 슬쩍 아저씨의 얼굴을 살펴보면, 음, 새빨갛고 땀을 엄청 흘리고 있긴 하지만 그렇게 슬퍼보이진 않고 울지도 않으니까... ....괜찮나? 그래도 마음이 안 좋아서 힘내라는 말을 하고 같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와! 버스 금방 온다!!
"와~ 창가자리다!"
달리는 것도 좋지만 버스나 차에 타서 창밖을 보는 것도 좋아해! 가만히 있는데 달리는 느낌이 나니까! 신나서 창밖을 보다가 슬그머니 아저씨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어째선지 눈을 까뒤집고 있는 아저씨가.
"아저씨 왜 그래? ....아까 사진 때문에 저녁 못 먹을 것 같아?"
밥을 못 먹는다는 건 엄청 슬픈 일이니까.... 우마무스메에게 식사는 중대문제다. 한 끼라도 굶으면 배가 엄청 꼬르륵해서 괴로우니까! 진짜로 길가에 난 풀이라도 뜯어먹고 싶어진다니까! 아저씨도 그렇겠지? 그러니까... 저녁을 못 먹고 나중에 배가 고파지면... 우우... 어쩔 수 없네! 이번만 특별히 줄거니까!
가방을 뒤적인다. 아까 집어넣었던 안내문을 더 아래로 밀어넣고, 분명 이쯤에..... ....찾았다! 비상식량!! 헤헤 웃으면서 꺼내다가 잠시 멈칫했다. 앗, 포장지 너머로 느껴지는 이 균열.... ....두 동강이 났잖아!! 뭐어 그래도 먹는 데에 지장은 없으니까.
".....어쩔 수 없네. 메이사가 이거 줄게. 비상식량이야. 밥 못 먹고 나중에 배고프면 먹어!"
으히힉..... 코타츠안에서 멧쨔가 어흥😸하고 튀어나오면 😏그래그래~ 자 여기 귤 하고 입에 쏙 넣어주는거군요 으헤헤헤 크리스마스엔 멧쨔가 늦게까지 안 자고 🥺산타아조씨 오는지 볼거야 하다가 결국 11시쯤 잠들어야만wwwwww 그렇게 소파에서 잠든 멧쨔를 압바가 안아서 들고 이불에 쏙 넣어줘야하는wwwwwww
멧쨔야말로 그런 푸슉콰득을 하는 쪽인데 멧쨔 손을 잡다니 😏 유우가 정말 사람 보는 눈 없구나 바보 🤭🤭🤭 근데 유우가가 그렇게 손 꼬옥 잡아주는 게 좋아서 둘이 외출하면 꼭 호러 영화를 보는 멧쨔도 보고싶네요 😏
모르고 슬픈 영화 봐버렸다가 중반부터 훌쩍훌쩍하는 인프피 멧쨔랑 좀 슬프긴 했지만 울지는 않은 유우가 같은 것도 생각하게 되네요 😌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우는 멧쨔 달래주다가 중간에 타는 사람들에게 오해받는 것도 보였어요 영화보고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하는 커플로 오해받아버리라고~
😔 어휴 그만 울어... 별 거 아니잖아... 😿 우...우우...그치만... 👥 (헤어지는군...영화보고...) 😼 좋아 그럼 파르페 먹고서 기분 전환 할까~✨ 🙄 ......파르페헤...그래... 👥 (아니엇군)
하는 게 보여서 웃어버린wwwww Dvd 빌리면... 보면서 하도 흐름이 끊겨서 🙄 결국 다 못 보고 반납기일이 다가오는 때가 있을 거 같아요 😏 그래서 서로 정좌하고 보기로 약속한 적도 있겠죠... 유우가 손이 다가오면 손등 찰싹 치고 꼬집고 했으면 좋겠다 🤤 하지만 멧쨔가 손댈 때는 유우가는 거절하지 않는대요 차려진 밥상은 먹어야지.. 응응
히히... 멧쨔는 영화에서 뺫한 씬이 나오면 갑자기 안절부절 발가락 꼼질거리고 유우가 쳐다보고(아무생각없음) 꼬리 살랑살랑거릴 거 같아요 그러다가 맥주 마시던 유우가가 😑 얌전히 좀 봐라~ 하고 꼬리 손으로 누르면 뺫...🙀💦 하고 집중 못하다가 결국 유우가한테 먼저 츄츄할 거 같은 점이 좋네요 🤤 이야~ 젊다 젊어~
휴가때 보시구 특전도 꼭 챙기시길...😌 패왕을 키우고 싶은데 저에게 없는 게 슬펐습니다........
😼 어~이 모쏠OOO다이잖아💕 🙄 시꺼! 엄밀히 말하자면 OO은 아니라고 OO은!!! 😼 그치만 마지막이 십년 전쯤이면 그건 거의 뭐 😼 ㅎ 😼 ㅋ아냐~ 내가 말이 심했다 그치 또레나💕 🫠 ..........💢 다물고 코스나 뛰고 와 망할 꼬맹이...💢💢💢 이힉...생각하고 무지 기분좋아진... 헉 근데 이 메이사는 이미 츠나지에서 첫또레이닝을 다른 또레나에게 줘버렸겠지 생각하니까 뭔가뭔가 불타오르기 시작했어요 안되겠다 이전의 또레나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최적에 완벽한 또레이닝을 해줘야만
멧쨔의 이상형 🤔...은 쓰남이니까 유우가 안의 본격화가 오지않은 쓰남의 자질을 느낀 걸지도요 😏 멧쨔는 쓰레기 취향이라고 트레센에 소문이 자자하다고~(날조)
주눅들고 또레나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에 절부조가 심하게 온 멧쨔... 근데 보건실도 못 찾아서 두리번거리는 걸 오랜만에 복직한 유우가가 주워서 길도 찾아주고 보건쌤 없을 때 이지엔도 찾아주고 나데나데도 해줘서 😽 (우히... 착한 히또미미... 이녀석으로 해버릴까나...💕) 하고 잠드는 걸 상상하게돼요 히히...😌
😄 사키쨩은 사츠키상, 메이사는 일본더비를 제패했네. 대단한 활약이야 정말로. 😶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지. 😶 클래식 시즌까지 G1 1착을 한번씩은 더 해줘야겠어. 그러지 않으면 더이상 팀 다비흐에 있을 수 없어. 🙀 뭣... 😶 이건 나와 있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야. 이전 담당들도 클래식까지 G1 3상을 해내지 못하면 다른 팀으로 이적했으니까. 🙂 해내면 그만인 일이잖아?
하는 쓰남조건을 달아버릴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 사키쨩은 발목이 약하니까 메이사에게 자길 독차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듯 하면서도 G1 1착이라는 쉽지 않은 조건일 거 같은wwww 이녀석도... -쓰-야... 뭔가 이 유우가한테 담당은 담당일 뿐이고 결국 일로 대하는 상냥한듯 차가운듯 미묘한 텐션인 녀석일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 하지만 멧쨔가 아프거나 멘탈절부조가 오거나 했을 땐 간호해주고 기운내게 해줘서 헷갈리게 만드는 류의 쓰남이겠죠
멧버지.. 항상 괴식만 만드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유우가의 접시엔 좀 이상한게 올라가 있을지도🤔
으히히히.... 도시 아가씨 사키쨘을 낮에 여기저기 끌고다니고 늦은 시간에 별보러 가자고 끌고 갔다가 돌아오고 사키쨘이 기절하면 슬그머니 유우가 방으로 가는 거군요😏 .....이걸 위해서 합숙을 츠나지로 가게 유도했을지도🙄 그래서.. 미리 준비해둔 엣치치한 걸 입고...간다던가 같은 망상을.....매달릴게요....🫠
히히...처음에 혼자서 해봤다가 너무 이상하게 돼버려서 😣 으우우... 하고 갸루들한테 부탁한 적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종례하러 왔다가 화장당하는 멧쨔랑 눈이 마주치고는 🫠... 하고 굳어버리는 유우가가 있을 거 같은wwww 평소보다 예쁘다고는 생각했는데 부끄러워서 냅다 🙄 "참나... 너네는 생얼이 가장 예쁠 나이야~ 뭘 그런 걸 찍어바르고 그러냐? 유난시렵다~" 하는 게 보인wwwwwwwwwww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다. 나같은 추악한 어른에게 초딩이 간식을 나눠준다니. 나도 초딩이었어서 알지만 이 때 간식은 무지무지 귀중하잖냐. 그걸 나눠준다니 욕심이 없달까, 이타적이랄까. 아무튼 내가 잃어버린 뭔가가 느껴졌다.
"지금 배고프니까 먹을래. 화채도 결국 많이 못 먹었고 말이지."
생각해보면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먹은 게 화채랑 담배밖에 없다니 무슨 예술충의 하루도 아니고. 그래서 냅다 우마이봉을 뜯었다가, 고간에 반쪽을 떨구고 말았다. 가까스로 다리를 오므려서 받아냈지만. 과자 먼지는 툭툭 털어내고 떨어진 걸 내 입에 와굿 넣고, 반쯤 찢어진 봉지 안에 있던 걸 꺼내 꼬맹이한테 내밀었다.
"어른들 말씀에 콩 반쪽도 나눠먹으랬다. 니도 먹어라. 원래 저녁 먹기 전에 몰래 먹는 간식이 꿀맛이잖아."
물론 난 꿀맛 싫어하지만. 창밖에다 손을 탁탁 털고 창가에 걸어뒀다. 손 끝에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았다.
- 다음 역은 안카자카 온천 입구―
여기에 호텔들이 모여있었지 분명. 하며 하차벨을 눌렀다. 운 좋게도 나도 여기서 내린다. 누나 집이 여기서 도보 5분 정도여서. 내 기억으론 지은 지 얼마 안된 주상복합 맨션... ...어라.
그러고보면 들은 적 있다. 온천이 관광지로 유명할 때 우후죽순 세워졌던 호텔과 러브호텔들을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어쩌면, 이 녀석 부모님이 묵고 있을 호텔 부락과 나의 머물 곳이 도보 5분 거리로 가까울 수도... 에이 설마 설마, 그런 불길한 생각하지 말자.
하지만 걸음을 옮기면 옮길수록 그 불길한 상상은 현실이 됐다.
- 어라? 유우 군?
더 최악의 형태로.
삐걱거리며 돌아보면, 거기는 갈색 보브컷을 한 귀여운 얼굴의 누님이 있었다. 가슴이 제법 큰 편인.
멧쨔는 진짜...유우가를 사랑하는구나... 유우가는 행주인데........... 이 거대한 사랑에 어찌 보답하리오...🥹🥹🥹🥹🥹 기분이다!! 유우가 평생자유이용권 드립니다!!!! ...라고 쓰고 보니까 그건 목줄 채우면 같이 딸려오는 거잖아요🤔 목줄쪽이 가성비가 더 좋네...
근데 유우가는 순애충이라 그렇게 목줄이나 하네스나 가방 차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뒤돌아선 🥺 이런 것보다 그냥 손 잡으면 안 돼...? 어디 못 가는 건 똑같잖아 해서 결국 쭈인니의 마음을 살살 녹이고 노예신분에서 해방될 거 같아요 그리고 산책하다가 손 꼭 잡고 공중화장실 가야겠다...😌
아무래도 경찰이 선배한테 깝치면 기강을 잡아야 하니까...😌 얼차려에다가 플랭크 30분 팔굽혀펴기 100회 시켰다네요 헐... 무시무시한 파워하라 상사다
뭔가 분주서 신체단련실에서 마주친 유우가가 무심코 멧쨔의 스포츠 브라 봐버렸는데 😼 헤에 선배~ 지금 봤죠? 본 거죠? 흐응~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땀에 젖은 거💕 하고 히죽거리는 것도 보고싶어요 제 머릿속에서 404멧쨔는 뭔가 특히나 더 야바이한 메슥가키인듯한wwww
그건 사두긴 했는데 입는 법을 잘 몰라서 서랍장 한구석에 있대요 😏 마츠리에서 마차끄는 일꾼들이 입은 훈도시를 🤔 유심히 보다가 샀을 거 같은wwwwwwwwwwwwww 이녀석 아내랑 가족이 다 살해당해서 정신상태가 진짜 으?헤인www 팬티없었으면 복수귀살인마가 됐을 거라는 직감이 와버렸다고요www 팬티는 미래다..
사실 이미 많이 먹었지만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 시기(라고 마마가 그랬어)니까! 우마이봉 절반을 먹으면서 창가를 내다보고, 발도 까딱이고 하다보면 금방 도착했다. 어, 아마 도착이겠지? 아저씨가 하차벨 눌렀으니까.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면 오~ 여기 알아! 호텔 근처야!!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기도 전에 먼저 말을 걸어온 사람이 있었다. 모르는 목소리인데? 그리고 메이사를 부른 것도 아니네? 그치만 옆에 있던 아저씨가 엄청 이상한 모습으로 뒤를 돌아봐서, 나도 같이 돌아봤다.
"우에..."
딸?? 우리 아빠는 꼬치 아저씨랑 완전 다른데???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일단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사구요 옆에는 꼬치 아저씨에요!" "원래 꼭지 아저씨인데 꼬치 쪽이 더 좋다고 그래서 꼬치 아저씨가 됐어요."
별명에 대한 설명까지 빠트리지 않고 덧붙인다. 음. 완벽하군. 근데 누구지? 꼬치 아저씨 친구??
"언니는 꼬치 아저씨 친구??"
친구....라기엔 꼬치 아저씨보다 묘하게 좀 더 어른같은 느낌인데. 뭔가 마마같은 느낌인데. 아닌가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친한 사이는 맞는 것 같네! 내가 친구냐고 물어보니까 이 언니, 꼬치 아저씨한테 팔짱을 꼈어. 엄청 친한가봐.
- 음~ 어떨까나, 친구일까? "에.... 친구 아니야? 그럼... 그럼..... 여자친구?"
🐶 아니 누나! 그 사람 진짜 질나쁘다니까요!? 제가 물증은 없는대 심증 개많다고요 아 속터져 악~ 😺 ...유우가가 질나쁜 건 나도 알고 있는걸... 🐶 아니 누나 그냥 제 집으로 들어오라니까요!? 그 사람 진짜 아 그냥 느껴진다고요 진짜 뒤가 구리다니까요 시커멓고! 얼굴은 좀 뭐 봐줄만하긴 한데 그렇게 잘생긴 것도 아니고 아니 누나 진짜 그사람한테 빚이라도 졌어요? 😺 (내가 콩깍지 씌인 건 줄 알았는데 평범하게 괜찮은 얼굴이구나 유우가) 😼 음...🤔 빚이 많이 있긴 해~ 갚아줘야지...🖤
왕코쨩은 자기가 유우가보단 안전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 하지만 거진 반년넘게 멧쨔랑 동침하면서 참아온 유우가랑 달리 왕코쨩은 5일만에 🥺 누나...🖤 할 거란 말이죠ww 유우가를 뭘로보는거냐고 이 쓰레기는 시니어 기간동안 멧쨔를 무진장 주물말캉뽀용한 다음에 도망친 녀석이라고ww
하지만 어쩐지 저... 여름합숙 때문에 유우가가 여름방학 내내 집을 비우게 되고 혼자는 시러😿 유우가는 미스미랑 있겠지 지금... 흥 나도 놀거야 아직 담당없는 왕코랑 놀아야지... 하고 왕코네서 놀다가 🥺 누나...🖤 하는 왕코를 걷어차게 된 멧쨔를 상상해버렸단말이죠🤔
유우가미친미친놈미친하??!?!?제정신이 아니로군요.......... 메이사를 두고 그냥 가다니... 하지만 메이사 생일사건과 취중진담 이후의 유우가는 어쩌면 일주일 정도는 연수 때문에 그럴 수 있을지도요...🤔 합숙은 또레나인 멧쨔도 같이 가야 해... 살도 마구마구 타서 갈태양이 되어야한다구요 멧쨔
깜짝 놀라서 유우가한테 울먹거리면서 전화해오면 재밌겠다...🤤 유우가는 섬에 가 있어서 당장 못 가고 미스미가 수습하러 와줬다던가 🤔
🤔 무드를 잡다가.. 손대기 전에 멧쨔가 걷어차서🙄 왕코쨩이 기절한 건 어떨까요 옥상에서 뚝배기 깼을 때처럼.. 근데 이제 왕코가 안 움직이니까 멧쨔가 놀래서 유우가한테 헬프치고 유우가는 미스미한테 부탁하고.. 마침 미스미는 보건선생님이니까 적절한 대처도 가능할 것 같고🤔
😿 으우우 미아내애 왕코쨩 상태고 유우가는 왜 둘이 같이 있었는지부터 신경쓰이는데 배도 끊겨서 어쩔 수 없이 부탁했겠네요 😏
미스미가 와서는 🙄... 얼굴로 살피고 😮💨 멍든 거 빼고는 괜찮아보이는데... 통증으로 기절한 거 같네요. 물론 응급실 데려가보긴 해야겠지만... 하고 엠뷸런스 부르고 수액까지 맞게 해놓고는 가려고 하는데 😿 상태인 멧쨔를 보고 어쩔 수 없이 자기 집에서 안심시키고 재우는 걸 봐버렸어요 와~ 걸즈파자마파티다
어쩐지 마츠리에 가면 멧쨔는 링고아메 솜사탕 초코바나나 아무튼 단거 단거단거단거 픽인데 유우가는 야키소바 타코야키 닭꼬치 소시지 오징어구이 같은 짭짤하고 고기고기한 픽을 고를 것 같단 말이죠🤔 그리고 서로 나눠먹으면서 단짠의 비율을 맞추는거죠🤭 사실 멧쨔가 일방적으로 유우가 음식을 뺏어먹을 것 같지만😏
히히... 점점 자기 차례가 다가오면 발로 차던 것도 그만두고 병원 진짜 싫다구우😿 집에 갈래애😿 하고 우앵멧쟈 되는 거 봤어요...이히히힣..... 도망치려고 했는데 유우가가 이미 손깍지 끼고 무릎에 앉혀서 꽉 잡고 있어서 못 가고 애원하는거겠지..으헤....
Wwwww멧쨔는 어른이고 혼자서 정신 바짝 차리고 도쿄에서 살 수 있는데 유우가의 애기라이팅에 점점 애기가 되어가는www 멧쨔 커엽네요...🤤
🤔 새삼 생각해보니 멧쨔는 투닥지아일 때 유우가 앞에서 틱틱은 대도 절대 안 울었던 거 같단 말이죠 이게 뭔가뭔가 멧쨔가 마음의 문을 닫았다는 거로 느껴져서 큣하게 좋은www 나중에 유우가가 다그치고 소리치는 거 때문에 유우가 눈앞에서 왈칵 울어버렸으면 좋겠다...🫠 히히...
🫠 병원에서도 유우가한테도 힘빼라는 말을 듣는 멧쨔를 상상해버렸어요 더위를 먹은 게 분명하군요...
🫠히히.. 그동안 여자가 울면 그냥 츄츄로 해결봐왔었는데 멧쨔는 그럴 수 없어서 유우가가 곤란할 거 같단 말이죠 그러면 꾹참고 자리 피하던 멧쨔가 그렇게 울어버린다니 완전 중대한사건이잖아...😔 오히려 취중진담 하고 나서 그렇게 울어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히히..히히히... 그날은 멧쨔가 뭔 일을 저지를지 몰라서 계속 졸졸 따라다닐 거 같네요 생일 트라우마 때문에 😏 화장실 들어가도 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겠지😏
>>979 ....후히히네트워크 누수 심각한데요...🫠 제 머리속이 다 공개되는 기분이라 묘하네요 몬가...히히....
히히..히히히... 취중진담 전까지는 그냥 입다물고 꾹 참고 자리 피하던 멧쨔가 그 뒤로는 확 터트리고 울고 하게 된다니... 이거 멧쨔 룽한...🤭 자기가 아는 유우가가 그대로 남아있단거 아니까 그러는거겠지..이히힉... 울음 그치고 좀 진정되면 체르탄(이었던것) 끌어안고 다니면서 유우가가 따라오는 건 일부러 아는 척도 안 할지도... 그러다가 자기 직전에 침대에 누워서는 체르탄 말고 유우가 꾹 끌어안는 거겠죠...으히..헤헤....
🤔 ...에리쨔 담당 말딸인 푸딩 파르페한테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예비를 하나 빌리는 멧쨔도 상상했는데요 애매하게 사이즈가 작아서 약간 티도 나고🙄 멧쨔도 갑갑하지만 없는 것보단 낫지...하고 그냥 참다가 유우가랑 얘기하고 있을 때 갑자기 팡 터져서🙄 그 출렁출렁 그렇게 되는 상상 방금 했어요 푸파에게 엄청나게 사과하고 나중에 하나 사줄게😿😿😿하면서 에리쨔한테서 반창고 건네받는 거겠지 멧쨔...
>>981 😏뭔가 왕코쨩이랑 놀다가 첫 차 타고 들어온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왕코쨩은 일방적으로 유우가 뒷담 까였을 뿐이겠지만...🫠 엄마한테 투명인간 취급 당하던 버튼이 콱콱 눌려서 속은 썩는데 이미 울려버려서 말도 못하겠고 옆에서 서성거리면서 귀찮게 굴 수밖에 없겠네요 이건 하남자... 그래도 멧쨔가 꼬옥 껴안아주면 다 괜찮아져...바보...🤤
>>914 “뭐, 뭣무슨소리하는거야 이 망할 꼬맹이가! 참나 체리꼭지 묶는 거 한 번 보여줬더니 꽂혀서 맨날 날 저렇게 부른다고. 얘는 그냥 아버지 지인의 딸이야. 사정이 있어서 내가 봐주고 있는 거야 누나. 오해하지 마 나 그렇게 어릴 적부터 사고치고 다닌 건 아니…“
- 응응, 알겠어 알겠어🎵 어떻게 된 건지 대충은 알겠으니까.
갑작스레 나타난 누나의 정체를 묻는 꼬맹이와, 그 말에 후후 웃으며 팔짱을 껴오는 누나. 팔에 말캉한 감촉이 닿았다. 애 앞에서 이래도 되나 싶은 죄책감이 마음을 간지럽혔다.
- 음~ 어떨까나, 친구일까?
그럼 여자친구냐고 묻는 말에 나는 슬쩍 눈을 돌렸다. 그냥 후후 웃고 답을 않는 누나의 낌새를 살피고는 내가 답했다. 아니, 알고 있지. 알고 있어.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녀석이랑 좀 섞었을 뿐이라고 사귀지는 않을 거란 거. 기대도 안 했단 말야.
”그런 건… 아냐. 그냥 아는 누나일 뿐이야. 여기 근처 사는.“
뭔가 콕 찝어 말할 수는 없는데, 애 앞에서 못 볼 걸 보여준 거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아니 애가 뭘 알겠냐 싶은 것도 맞지만, 그래도. 나야 뭐 언젠가 잊혀질 놈이란 거 알긴 하는데 모르는 일이잖아, 마음 한 구석에 어쩌다 기억 한 조각이 남아있는데, 그게 사귀지도 않는 누나한테 팔짱끼인 모습일 수도 있다고. 그런 건 싫다. 애가 머리가 굵어져서 돌이켜봤을 때, 아 그 꼭지 아저씨는 진짜 문란한 새끼였구나 나 큰일날 뻔 했네~ 그런 식으로 떠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뭐 그런 이기심에, 누나의 팔짱에서 팔을 빼고 애 손을 잡았다.
”나 얘를 데려다달라고 부탁받아서 갔다오께 누나.“
아, 뭔가 기분이 안 좋아졌다. 집안에서는 다리O신, 화이트 칼라직은 커녕 블루 칼라직도 물 건너간 애물단지 취급. 나아가 투명인간. 거기에서 도망쳐 나와도 낙원은 없다. 그렇겠지, 지금의 내가 어디 쓸모가 있는 사람인가. 있다면… 젠장.
그냥 있는 그대로 날 좋아해줄 수는 없나. 남이라면 기대도 않지, 쓸모와 매력이 있어야 좋아해주는 게 사람이잖아. 연애라는 건 원래 다 그런 기브앤테이크니까 괜찮은데 엄마는… 엄마는 내 가족인데. 모르는 애가 강요하고 지켜봐야만 겨우 내키지 않아하며 말을 걸던 엄마의 얼굴이 생각나서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
도망치고 싶어졌다. 낙원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메이사를 데리고 몇 발짝 떼다가 멈춰서서, 돌아봤다. 누나를 불러세웠다. 내 유일한 쓸모를 알아주는 사람이다, 지금은.
”누나.“
”그거… 사갈 테니까.“ ”내 저녁도 해놔줘. 금방 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그따위 근본없는 충동에 휩쓸리는 늦은 사춘기였다. 생각해보면. 당장 손에 잡힌 온기를 뒤로 하고 그런 말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지. 해질녘을 등지고 누나에게 씩 웃어보였다.
“가자.”
그리고 꼬맹이의 손을 잡아끌었다. 주홍빛 햇살이 드리운 거리에서 맞잡은 손을 허공에 휘적거렸다. 손수건은 이미 까맣게 잊은 채.
툭, 떨어지는 웬 손수건. 버석거리고 퀴퀴한 냄새도 난다. 그야 몇 년동안 안 빨고 옷장에 처박아뒀던 후드를 이제야 꺼냈으니까 당연하지. 이게 뭐더라, 뭔가 익숙한 느낌은 들지만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편은 아니었고 누군가의 것일텐데. 옛날 누나들 것 중 하난가.
…버려버릴까. 하는 마음도 없진 않았다. 하나같이 성격이 장난 아니었고 끔찍한 기억을 안겨준 사람들이라.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어쩐지 버릴 수는 없어서, 나 어차피 손수건도 없던 거 기왕 잘됐네 하고 가방 안에 대충 던져넣었다.
츠나지를 떠나기 하루 전, 본가에 짐을 옮겨놓고 대충 자리잡을 동안 입고 버릴 옷가지들을 추리던 날이었다. 밤을 꼬박 새서 짐을 치우고 집주인 대리에게 집 열쇠를 맡기고, 그리고 지친 몸을 열차에 싣을 때 문득 떠올렸다. 아 이 손수건, 그때 그 꼬맹이 건가. 어디네 따님이었더라. 설마 그게 메이사인가. 에이 설마, 그 무렵 애들은 다 어른한테 말대답한다고.
“이거로 닦아. 땀 많이 흘렸네.“
사키와 병주를 뛴 메이사에게 손수건을 내밀었다. 메이사의 땀으로 축축해진 손수건을 보고는 픽 웃었다. 우리가 같이 살아서 하나마나한 말이긴 하지만, 남들에게 티내지 않게끔 덧붙였다.
(영화 샤이닝입니다) 헷쨔멧쨔...🫠 이거로 보여요 히히히... 완전 좋은...wwwwwww😇😇😇😇
그 멘헤라 친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고는 있어요 🤔 1살 누나라 거의 동갑내기 수준이었을 거 같고 옛날 달리기하던 유우가를 알고 있을 거 같은데...🤔 뭐 같이 살면서 좀 싸우면 바로 나 다른 사람이랑 놀다 올래 🫤 하고 나가는 타입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 유우가가 멧쨔가 자리피하거나 나가거나하면 뒤질려고 한다는 설정이 러프하게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