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호라이즌 경이라니. 고작해야 부모의 위광으로 얻어낸 자리일세. 그냥 편하게 부르시게나."
겉보기에는 강하게 쥐어지는 손에서는 악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호의에서였을까. 미소로 화답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묘한 온기마저 느낄 수 있으리라. 체형에서 오는 압도감, 그리고 독대하는 자리의 중압감. 그것을 느끼는 것은 비단 안데르센 만이 아니었다. 일전의 '사고'를 바탕으로 그가 가진 마법의 편린을 확인한 그녀였기에 언제 도망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과 동시에 전에 없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스승과 고모의 도움으로 마음을 조정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못했다면 새로운 경지에 대한 본능적인 두근거림 텃에 당장에라도 일어서서 대련을 하자고 나섰을 것이 분명했다.
"이런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조금 그렇네만"
그녀는 재고를 요청하는 당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탁상을 가볍게 두들기며 조금 언성을 높였다. 마치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모두 들으라는 듯 웃으며 말하던 그녀는 곧바로 손가락을 움직여 뒤에 있던 수행인을 불러 투박한 철제 잔에 식어빠진 차를 준비시켰다. 일련의 과정이 익숙하다는 듯이 수행인은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으나 필리아는 이전과는 달리 조금 눈치를 주듯 웃고있었다.
"다 큰 사내가 여인의 권유에 겁을 먹고 도망치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녀는 당신의 눈을 응시한채로 아무말 하지않은채 1분여의 시간을 보내더니 이내 컵을 잡고있던 손을 치우고는 웃으며 펄펄 끓고있는 찻 잔을 당신에게 건내고 손짓했다. 웃고있는 그녀의 얼굴 뒤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았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적어도 오늘 당신이 바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만은 자명했다.
"뭐 자네의 이야기는 아닐세. 이 아카데미에서, 그 정도로 매너가 없는 이는 없을터이니. 문무양도가 아카데미 학생의 기본 아니겠나?"
그녀는 너스레를 떨며 자기앞에 있던 펄펄 끓는 찻잔을 들어올리고 단숨에 비워냈다 요컨대 이런 뜻이었다. 설마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다면 희망을 버려라. 두번이나 까이는 경험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듯 그녀는 은근히 당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마치 그때 그런 식으로 도망쳤던 것은 없었다는 것처럼..
글쎄요. 투기장의 슈퍼스타로 우뚝 선, 새로운 레오넬의 사자왕이라는 소문까지 도는 걸 누가 부모의 위광이라고 폄하하겠습니까.
"아하하.. 아뇨, 제가 이 쪽이 편해서.."
..라는 생각을 직접 입에 담을 수 있을 리는 없었고, 나는 그냥 애써 웃기만 하였다. 으레있는 인사치레, 호감을 위한 겸손 정도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그런 인사치레를 좋아하는 분 같지는 않았지만. 그러는 중에도 손에 쥔 손은 나보다 훨씬 커다랗고, 무투파 특유의 거친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꽤 부드럽게 쥐어지는 것을 느꼈다. 크게 힘을 줬다면 아마 많이 아팠으리라. 그런 생각이 들자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그와 별개로 '호라이즌 경'이라는 호칭이 더 좋은 건 사실이었다. 안 그래도 이야기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인물이다. 이런 사람에게 '경'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뭐랄까, 일단 나에게는 꽤 로망을 자극하는 일이었다. 슬쩍 바라보자 웃음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호의적인 것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동시에 순간 크게 소름이 돋아 몸을 쭉 펴게 되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정말 위험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네?"
호라이즌 경이 살짝 목소리가 높였다. 그녀의 가벼운 움직임에 따라 수행인이 찻잔을 내오는 것을 보았다. 순간 여기서 차를 끓이는 것인가 싶어 눈가가 움찔했다. 도서관에서? 하지만 찻잔은 철이었고 안에 식은 차도 들어있었다 ...왜 찻잔은 철로 되어있을까. 수행인분들은 익숙한듯 보였지만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딱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전과는 다른 묘한 웃음과, 잔을 쥔 호라이즌 경의 손을 번갈아가며 조심스럽게 살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저 찻잔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설마 자칫 잘못하면 내 피가 저렇게 끓는다는 건가? 일전에 읽은 이야기에서 그런 류의 고문을 본 적이 있었다. 마법이란 실로 신비하여, 사람의 상상력을 안좋게도 자극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어를 주력으로 미는 공포 장르라거나... 나는 펄펄 끓는 차를 단숨에 들이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 절로 튀어나오려는 한숨을 애써 삼켰다. 그러고보니 이 사람, 인재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다는 소문을 들은 것도 같고.
"...죄송하지만 귀족의 예절에 대해 배우지 못한 평민이라 그런 매너에 대해서는 모르니 부디 관용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일부러 호라이즌 경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슬쩍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다행히 얌전할 줄 아는 네로를 쓰다듬듯 만지면서 안정을 찾고 있자니 이번에는 또 다르게 압박한다. 그저 궁금해만 하는 모습이지만 내게 진한 압박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나는 결국, 아주 연한 한숨을 살짝 뱉고 침음을 흘렸다.
"..으음, 글쎄요."
애매하게 피하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겠지. 나는 천천히 고민했다.
"애초에 사람에게 어울리는 짐이라는 건 없겠지요. ...화를 내지 않으시리라 믿고 말씀드리자면, 딱히 진지하게 생각해서 드렸던 말씀은 아닙니다. 그저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뱉어낸 회피였습니다."
뺨을 긁적이고서는 슬쩍, 펜을 찻잔 위로 옮겼다. 차가움Cold. 그 문자가 적히며 찻잔 속의 펄펄 끓던 차가 차갑게 식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사람에게 어울리는 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짊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여 얹게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저의 짐이 호라이즌 경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송구스럽습니다만 들지 않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던 그녀는 몇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짧은 상념에 빠졌다. 당신이 찻잔에서 두려움을 느꼈듯, 그녀역시 식어버린 찻잔에서 무언가를 느꼈음이라. 난세는 찾아왔고 대적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유능한 인재를 모으며 스스로의 강함을 시험하는 1년간이었다. 전쟁에, 결투에, 마수의 입에까지도 몸을 던지며 강함을 추구했고 더없이 폭력적일정도의 성장과 함께 어느 정도 걸출한 동료들을 손에 넣는것도 성공했으나 불안을 감출수는 없었다. 자기 안에 잠들어있던 본성을 깨닫고 맞서싸워 넘어서기를 결정했을 뿐 감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아직도 그날을 떠올리면 두려움인지 고양감인지 모를 떨림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손짓 몇번에 빈 찻잔이 채워졌다. 여전히 미지근했으나 이 정도가 적당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끓어오른 찻잔을 비우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쉽군."
그저 그 한마디 뿐이었으나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내뱉는 말에는 약간의 아쉬움은 남아있었으나 불쾌감은 없다는 듯이 그녀는 다시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두들겼다. 이대로 놓기에도 그렇다고 두기에도 아쉬운 인재를 어찌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역시 일순 그녀의 머리속을 스치기는 했으나 그리오랫동안 머물지는 못했다.
"허나 이전처럼 도망치지는 않았어. 그 잠깐사이에 또 성장했구만 자네."
그녀는 한 결 깔끔해진 듯한 표정이었다. 마치 짐을 털어냈다는 듯한 안도감 그리고 아쉬움을 여실없이 드러내며 웃고있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어느정도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담아두려는 듯 행동하나하나에 시간을 들여가며 천천히 당신의 모습을 그녀는 눈에 새겼다.
"자네가 그리 말한다면 나 역시 그 이상 귀찮게 할 생각은 없다네. 애초에 오늘은 이전의 이야기에 대한 확답을 듣고 싶어서 온 것이었으니. 자네의 뜻이 그러하다면, 그것을 강제로 꺾어 얻는 손해는 레오넬에 돌아올테니. 이름을 가진 이상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는 없지."
가문에 누가 될 수 있기에 이 이상을 하지 않는다. 귀족적으로는 모범적인 답안이었지만, 그녀로서 어울리는 답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가문의 편력기사, 기인, 투기장의 사자. 그런 식으로 불리는 것이 더욱 익숙한 그녀였기에.
"허면 벗으로는 어떤가. 군문에는 들어오지 않아도 되네만, 자네의 강함에는 역시 흥미가 있어서 말일세. 학생답게 서로 절차탁마하는 정도의 교류는 그대도 싫지 얺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