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스레 : >1597049673> ▶ 진행 중인 이벤트 : >1597049673>85-86 ▶ 시스템 공지사항 : >1597049673>87 ● 포털 시트스레 : >1597049288> 임시스레 : >1597049227>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서머타임%20래그타임 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사각, 사각. 방에서 펜 소리가 울린다. 귀에는 에어팟 낀 상태였고, 흘러 나오는 노래는 https://www.youtube.com/watch?v=Xu3CY_2jkZI 이 노래. 어디보자. 그러니까... (가) 는 중앙 아프리카 지역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에 이르는 식민 제국 건설 계획을 수립하였다... 휘릭, 하고 펜 돌아가는 소리. 사각, 사각. 문제 읽어나가며 푸는 소리. 그러던 중, 핸드폰에서 메일 알람이 울린다.
무슨 메일일까. 마저 정답을 적어내고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서 집어들고는 화면을 킨다. 동생은 아닐테고. 누나... 일리는 없나. 그 사람, 핸드폰 죽어도 못 쓰니까. 어찌어찌 보냈을수도 있겠다. 가끔 이렇게 다른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면 그 때마다, '적어도 일본에는 있어줘' 같은 생각을 하곤 했다. 만나러 갈 수도 있을테고. 솔직히 걱정이 아예 안되는 것도 아니니까. 물론 알아서 잘 하겠지만. 삑, 하고 메일함을 열어보니.
[점심에 집에 있어?] [나 양파 있는데 오므라이스 해먹자]
히라무였다. 그런가, 벌써 슬슬 그런 시간인가. 끄응, 하고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었다. 너무 편한 복장보다는 조금은 갖춰입는게 낫겠지. 적어도 어제 바닷가를 갔던 복장이랑 비슷하게는 입어야겠다. 흰색 반팔에 흰색 추리닝 긴바지. 간단한 차림새로 갈아입고서는 메일 답장을 보낸다.
아오가 현관문을 열자 히라무는 비닐봉지를 들어 보였다. 사실 비닐봉지를 강조할 의도는 없었고 습관적으로 인사를 하려다 보니 오른손이 올라갔는데, 비닐봉지를 들었다는 걸 깜빡해서다.
"뭐 했어?"
아오가 입고 있는 옷은 완전히 홈웨어는 아니고, 눈에 익은 외출복이다. 약속도 없었다고 했고 어디 나갔다 왔냐고는 묻지 않았다. 아오는 집에 있어도 친구라든지 손님이 찾아오면 착실하게 옷을 갖춰 입어두는 편이다. 어른들뿐 아니라 히라무 같은 동네 친구들한테도 그랬다.
히라무는 현관 안으로 들어섰다. 햇빛이 없는 것만으로 살짝이나마 시원해져서 머리가 살살 녹는다...앗,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밥 해먹어야지. 히라무가 신발을 벗으려고 현관에 올려둔 봉투 안에는 감자가 몇 개 굴러 떨어지고 있다...몇 개? 봉투 안에는 가지만 두 개, 양파랑 감자가 다섯 개씩 있다. 양을 생각 안 하고 가져온 게 틀림없어 보였다. 그리고 당근이 있는데 이건 왜 반갈죽 된 쪼가리 하나만?
옛날처럼 불러달라는 말이 무섭게 호칭이 바뀌고, 다정한 목소리가 건네어진다. 아오의 말 한마디마다 고스란히 전해지는 감정이 그에게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실로 체감이 된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아오의 표정 하나하나에 마음이 무겁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가 돼버린 일들이고 그의 가늠 못 할 상처를 보듬어 줄 적기는 지났다. 그러니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여 지금이라도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해야하지 않겠나. 아직 서로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 겨우 고등학생이잖아. 남은 시간은 어쩌면 충분해.
"이제 아무데도 안 가."
이미 한번 훌쩍 사라져 버려놓고 할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아오는 믿어 줄 테니 그런 것 쯤이야 새로 하나씩 쌓아올린 추억들로 증명해나가면 그만이지. 조금 진정 된 듯한 아오를 바라보며 마시로는 이제껏 수 없이 고민해왔던 말문을 연다. 그와 다시 처음 대면하게 됐을 때 어떻게 진심어린 사과를 건네면 좋을지 오랜 기간 고민해왔다.
"넌 잘못 안 했어."
잘못은 그녀의 몫이다. 사라진 것도, 지금 이 지경의 상황을 만든 것도. 방탕하게 지내던 마시로는 망각하려 들기 바빴으나 돌아온 지금은 아니다. 그의 몫은 용서를 하거나, 용서하지 못 하거나. 그 뿐. 그러니까 사과하지 마.
"상처줘서 미안해... ....아오, 울어?"
그를 붙잡고 확인하려 했으나 헬멧을 쓰고 마는 그가 더 빨랐다. 마시로는 적잖게 당황한 눈치였지만 오토바이는 이미 출발하고 난 후다. 모르는척하는 게 나으려나? 안절부절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한 간판 앞에 도착하고 만다. 마시로 역시 헬멧을 벗어 제자리에 돌려 놓고 첫마디를 우물쭈물 주저하는 사이 아오의 입이 먼저 열렸다. 이미 말라버린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따라간다.
"실례합니다-."
그동안 찾아오고 싶은 마음 굴뚝 갔았던 추억의 장소에 마침내 되돌아왔다. 그리웠던 공간의 냄새가, 시간이 멈춘 듯 무엇하나 변한 거 없이 여전한 만물상의 풍경이 사무친다. 새로 들어온 물건도 물론 가득하지만 여전한 추억의 물건들 역시 한가득이다. 물건에 담긴, 그와 나눈 추억 하나하나 전부 그대로였다. 호기심 어린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던 마시로의 표정이 부드럽게 바뀌어 웃음꽃으로 번진다.
나 개인적으로 무대가 교토와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하니까 진짜 캐릭터들끼리 오사카 지역까지 가서 에비스다리에 있는 그 유명한 달리기 하고 있는 남자를 보거나 거기에 있는 리버크루즈 타는 것도 해보고 싶어졌어. 일상으로. 물론 이 정도가 되려면 상당히 친해져야 가능할테니까 당장은 힘들 것 같지만 말이야.
18. 기록에 의지하는편인가요? 아니면 기억? 기억 경로를 알아서 만드는 편이라서.. 기억을 기록하는 경로가 다른 이들과는 살짝 다를 것 같은? 약간 예시를 들자면 상자 안에 바이알이 늘어서있는데 그 중 하나를 들어올리고 관찰하면 이 바이알에 넣은 기억을 생생히 기록한 걸 보는 것처럼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9. 캐릭터가 인생에서 해본것중 최고의 일탈은? 아직 이 선관을 한 분은 없긴 하지만.. 가출이요..
21. 좋아하는 날씨는 무슨날씨인가요? 적당히 구름 있는 맑은 날이요. 습도는 살짝 높은것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