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쨩, 미안한데 오늘만 카구라(神楽) 대타 들어가 줄 수 있어?」 「으······ 나중에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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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없는 소리를 하며 주방일을 이어나가다 보면, 가재 손질도··· 양념 손질도··· 전부 마무리다. 그나저나 대충 하는 듯하면서도 완벽한 저 계량은··· 언제 봐도 놀랍다.
“아, 맞다···. 치즈 잔뜩 넣을래···.”
이즈미가 가져온 재료로도 모자랐는지, 나기사는 느긋느긋 냉장고로 걸어가 모짜렐라 치즈를 두어 봉지 더 꺼내놓는다. 치즈는 유제품의 왕··· 진리··· 요리의 빛··· 클라이막스···. 머릿속에서 온갖 말로 치즈 예찬을 한다. 그 다음은 가재 삶을 준비. 커다란 찜기에 가재를 하나씩 곧게 펴 넣어두고, 썰은 레몬을 같이 올려둔다. 이러면 상큼한 맛도 더해지고 잡내도 잡히니까···.
"맛있게 먹어주면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슬프겠지만 그것을 알 수는 없는 일... 손질도 끝. 양념도 준비 완료.. 이제.. 예열된 오븐에...
"가재를 냄비에 넣은 다음 바로 오븐에 넣어야겠더라고요." 하긴. 삶는 것 다음에 볶는 게 바로니까 오븐에 여유롭게 넣기는 힘들 거라는 느낌일지도.
어쨌든 물이 팔팔 끓는 덕에 옆에 둔 버터도 다 녹았고. 가재를 삶는 동안 다진마늘을 넣은 버터와 허브를 넣은 버터를 반으로 가른 가재의 속살에 듬뿍 묻히고 치즈를 뿌려 오븐에 넣고, 타이머를 맞춘 다음, 가재를 냄비에 넣고 기다리면 새빨갛게 익을 겁니다. 일견 보기엔 이즈미의 머리카락과도 닮은 색일지도요?
"작은 가재들을 전부 볶아먹을 수 있는데 수율은..." 솔직히 까는데 칼로리를 다 소모해도 이상하지 않은 느낌일지도 모릅니다. 간장이 타는 맛과 마라가 타는 향이 불맛처럼 가재살에 배어들때까지.. 볶아주면 완성이겠죠.
나기사가 다시금 웃었다. 가재머리(?) 건은··· 그래도 이즈미가 어릴 때에 비해선 많이 유해진 편이니 그런 장난도 칠 수 있는 거다.
“와, 잘한다 잘한다~.”
이즈미가 웍질을 하는 동안, 나기사는 의자 하나 가져와 거기 앉아선 구경이나 하는 중···. 그새 오븐이 다 돌아가면 잘 익은 버터구이 가재들을 꺼내어 플레이팅도 했을 거고. 어느새 완성된 요리는 역시 상상했던 대로 먹음직스러웠다. “수고했어···.” 나기사는 방싯 웃으며 이즈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려 했다. 그리고는 대충 양을 계산하기 시작했을까···.
그렇게 웍질을 하는 걸 구경하는 건... 으음. 그래도 해줄 일을 잔뜩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잖아요? 일단락되고 난 다음에는... 적당히 소분해서 담아보려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룽샤 종류는 한가득이지만요?
"까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리고 까서 남은 살 양을 생각하면 한번 먹을 때 아아주 자안뜩 쌓아놓고 발라서 먹어야 하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룽샤를 소분해놓고는...
"그럼 버터구이부터 먹어봐요." "자..." 샤오룽샤는 식어도 데우면 괜찮은데 버터구이는 바로 먹어야 맛있으니까... 라고 말하면서 버터구이를 발라내서 접시에 올리고 하나를 들어올리면. 치즈와 담백한 살과 고소한 버터가 합쳐져서 입 안에서 삼중주를 뛰고 있어요. 팡팡 터진다기보다는 감싸준다에 가까운 듯한 맛은 역시 부드러움..일까요? 색으로 따지면 선명하지는 않지만 진한 색이겠군요.
슬쩍슬쩍 돕는 것 덕분에 소분은 제법 빠르게 끝냈습니다. 가져가셔도 좋아요.라고 메세지를 보내면 내려오셔서 가져갔다거나..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먹어치운 가재버터구이는...
이즈미는 요리 심사위원으로도 진로를 잡았어도 좋았을 텐데.. 미미! 라는 생각을 잠깐 하네요.
"나기사의 어머님보다 더? 그정도는.. 아닐지도?" 라고 말은 하지만 오늘따라 좀 잘 된 것을 이즈미는 미리 봐버렸거든요. 마치.. 동그라미가 한번에 예쁘게 그려진 것처럼 말이지요. 이 퀄리티가 쭉 유지되면 팔아도 될지도? 라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하면서 이즈미도 좀 더 먹으려 합니다. 하지만 샤오룽샤도 먹어야 하니까요. 이즈미와 나기사의 몫인 룽샤를 까는 걸 시작합니다.
"간장소스부터 먹고.. 마라소스를 먹는 게 좀 더 낫겠네요." 그러니까. 옅은 색에서부터 짙은 색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군요. 테두리 검은선을 먼저 그으면 그림에 빈 부분이 생기거나. 탁색이 생긴다.. 같은 느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