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9538> [All/일상/청춘] 서머타임 래그타임 - 제6화 :: 1001

◆vuOu.gABfo

2024-07-15 00:00:47 - 2024-07-19 02:06:44

0 ◆vuOu.gABfo (ax8S3DCGCk)

2024-07-15 (모두 수고..) 00:00:47


 「미라이 쨩, 미안한데 오늘만 카구라(神楽) 대타 들어가 줄 수 있어?」
 「으······ 나중에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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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서머타임%20래그타임
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461 미카즈키 - 스즈네 (43hBYg2Les)

2024-07-17 (水) 00:13:09

문지방 안에서 그림자만을 안고 있는 스즈네.
문지방 안에서 햇살을 등진 미카즈키.

온전한 이와, 망가진 이의 대비가 어떤 경계를 그린다.

황색의 달은 때가 차면 다시 만월로 돌아가 기울고 차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으나, 스즈네의 앞에 놓인 파란 신월은 때가 기울어도 차도 신월 그대로일 모양이다. 그림자에 가리워진 것이 아니라 그 모양대로 뜯겨나간 것이기에. ...그 상처를 드러내어보이고 싶지 않다. 달이 있을 자리에 가리워서 보이지 않아야 할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궁금한 걸까, 당신은.

여전히 소년을 물릴 생각도 소년에게서 멀어질 생각도 없이 그 거리에서 가만히 자신을 보고 있는 스즈네와, 두 사람 사이를 맴돌며 마치 무언가 읽어냈다는 듯 주인에게 무어라 강변하고 있는 링링. 그리고 가만히 입을 다물고 선 채로, 두 사람을 목도하고 있는 차가운 소년. 그리고 결국 스즈네는, 다시금 한번 그 비틀어진 달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안합니다만."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올곧게 내밀었다.

"말할 수 없어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향한 태도에, 미카즈키는 공을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철저하게 뺐다.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아니 그것을 말할 용기가, 그것을 말할 강인함이 있었더라면 그 두려움을 떠안을 일이 애초에 없었겠지. 그래서 스트라이크 존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스즈네의 스윙은 헛스윙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여기, 할아버지께서 맡기신 찻값입니다."

모처럼 선심을 써서 내민 두 손에 마주 내밀어져온 것은, 얼음장같은 손이 아니라 온도 없는 봉투였다.

내가 무슨 염치로, 무엇을 믿고 당신의 온기를 거머쥘 수 있을까. 분에 넘치는 것을, 그러므로 다시 떠나갈 것을. 고통은 두렵지 않으나 상실의 여지는 두렵다. 망가진 것을 보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도 아닐 것이요, 누구한테 그렇게 세세히 구경시켜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얼어붙은 대지는 일순간 스쳐갈 태양빛 정도가 아니라 봄을 바란다. 이 대지를 위한 봄을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기대할 염치 따위 없다. 그러니 내 마음 속에 함부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려 들지 말았으면 한다.

462 미카주 (43hBYg2Les)

2024-07-17 (水) 00:13:48

잇기... 불편하면... 말해줘... (파르르)
대신에랄까 캐릭터는 몰라도 오너들은 힌트 하라고 미카 내면묘사를 길게 쓰긴 했는데...

463 코하네주 (.Ul8d9SY0.)

2024-07-17 (水) 00:19:38

situplay>1597049538>413
친절하네~
아마 코하네도 그 정도 답변엔 납득할 것 같아~

이외에 더 추가할게 있을까?

464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0:20:40

>>463 음 그러면 이즈미는 코하네를 코하네 상..이라고 부를 것 같아요. 코하네가 이즈미를 어떻게 부르는지 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465 카나타 - 코하네 (ZRKcR5YbJA)

2024-07-17 (水) 00:23:07

"...응."

안에 들어오다는 것이겠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어서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은 물론이고 유리문 너머로 수많은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손님이 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머. 코하네. 어서 오렴. 그의 어머니는 코하네를 바라보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확실히 시원해. 오늘도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잘 지내서 좋아."

행복의 기준이 마치 고양이와 강아지에게 있다는 듯이 그는 유리벽 너머의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그렇게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선 그야말로 꿀이 뚝뚝 떨어졌다. 너무나 귀여워서 죽을 것 같은 눈빛.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눈빛. 그 눈빛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이다가 그는 살며시 표정을 원래대로 돌리며 코하네를 바라보면서 물음에 대답했다.

"글쎄. 주문은 아빠와 엄마가 하니까. 하지만 사료나 새로운 장난감이나 고양이 강아지 간식일 것 같은데. ...고생했어."

상자의 무게가 제법 되는 것은 자신 역시 상자를 들어봤기에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 애가 이걸 들고 여기까지 왔으면 확실히 고생한 것이 맞지.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라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실제로도 푹신하지만 쿠션처럼 쓰지 마. 어쨌든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 음료 만들어줄테니까."

뭐 마실거야? 그렇게 물어보면서 그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마 알려주면 직접 제조를 들어갔을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골든 리트리버인 골든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정확히는 코하네를 향해서지만. 하지만 카나타는 안된다는 의미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골든은 축 쳐진 표정으로 깨앵...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이 안은 들어오면 안돼. 음식을 취급하니까. ...그러니까 너도 이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 안돼. 개나 고양이들."

466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0:25:08

우히~ ૮ᐡ•͈ ·̫ •͈ᐡა 미카미카의 경계도를 올려버렸다~ 미움받아버려~

467 코하네주 (.Ul8d9SY0.)

2024-07-17 (水) 00:25:50

>>464
경칭 없이 이름만으로 부를 것 같아~ '이즈미'가 되겠네!

그러면 이렇게 마무리려나~ 수고했어~

468 미카주 (43hBYg2Les)

2024-07-17 (水) 00:30:05

>>466 으아아아아앙. 스즈네랑은 좀 둥글어지고 나서 만날거어어어어얼 (바둥바둥)

469 카나타주 (ZRKcR5YbJA)

2024-07-17 (水) 00:31:09

(팝그작작)

470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0:34:03

>>468 아 힝구에요~ ૮ ྀི◞͈ ˔ ◟͈ ྀིა 그치만 스즈네 바보라서 글케 안담아둔대~ 다이죠부다용~

>>469 카나주만 팝콘먹어~ 나두줘~~

471 마이주 (4ldV5EOQZc)

2024-07-17 (水) 00:34:13

쌉쌀함도 청춘!

472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0:35:06

쌉쌀한 청춘~ 말차맛이래용~ ૮꒰˶ ᷇ 𖥦 ᷆ ˵꒱ა

473 카나타주 (ZRKcR5YbJA)

2024-07-17 (水) 00:36:50

>>470 하하하! 여깃다!! (팝콘 뿌리기)

474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0:37:12

코하네주도 수고하셨어요.

475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0:38:44

오징어땅콩 냠냠~(つ❛ɞ❛⊂)

476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0:45:05

>>473 우와아~ 하늘에서 팝콘이 내려~

>>475 아~ ฅ(՞៸៸> ᗜ < ៸៸՞)ฅ

477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0:47:53

오징어해씨볼도 맛있어요(?)

478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0:55:27

>>476 오징어 오징어~ 땅콩 땅콩~ 쇽쇽~(っ•ɞ•)っ

>>477 오땅보다 작은 무언가인가보네!⚆ɞ⚆
나중에 먹어봐야지!

479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0:56:25

tmi...

.dice 6 10. = 6

480 카나타주 (ZRKcR5YbJA)

2024-07-17 (水) 00:57:16

(빠른 착석)

481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0:59:57

tmi.

차남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즈미는 장남과 장녀와 차녀 밑의 차남입니다. 장남 차남이라 차남이지. 사실상으로는 넷째에 늦둥이라고 봐도 될 정도.

제일 차이 적게나는 차녀랑도 6살 이상은 차이가 납니다. 어쩌면 장녀나 장남 중 한명은 결혼했을수도 있다..!

482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1:00:38

엄청난 비밀!⚆ɞ⚆

483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1:03:37

헤~ 이즈미네 남매 TMI~ 덕분에 방울이 남매썰 정리해둔거 생각났다~ ໒꒰ྀི´ ˘ ` ꒱ྀིა 위키에 올릴까나~

484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1:07:39

장녀인지 차녀인지 정하지 않았지만 학창시절엔 대충 이랬을지도..?

https://ibb.co/qRRsbcn

https://www.neka.cc/composer/13531

485 카나타주 (ZRKcR5YbJA)

2024-07-17 (水) 01:07:52

오....그런 TMI가 있었구나. 넷째인가... 그렇다면 사랑 많이 받았겠다!!

>>483 올려라. 올려라. 올려라.

486 코하네 - 카나타 (.Ul8d9SY0.)

2024-07-17 (水) 01:09:43

어깨는 가볍고 코끝엔 카페 특유의 은은한 향이 맴돈다. 전신을 휘감는 시원함을 만끽하며 소녀는 양팔을 벌린다.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다 안녕하세요. 또 배달왔어요. 이외 잡다한 문장 몇 개 덧붙이며 아주머니를 향해 손 흔들며 인사한다.

"있잖아~ 그렇게 좋아?"

당신이 고양이와 강아지를 바라보는 동안 소녀는 그런 당신을 관찰했다. 귀여운 생물이라면 저 또한 좋아한다 자부하지만 당신에 비하면 결코 닿지 않으리라 싶었다. 언젠가는 그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던 것 같으나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저런 게 카나타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언급하지 말자는 의미는 아니었다.

"으응? 쿠션~? 그냥 귀여워서 않아주는 거 뿐이라구~ 얘들이 가까이 오는 걸 밀어낼 순 없잖아~"

실로 제 자신을 잘 알아주는 소꿉친구를 두었다. 정곡을 찌르는 단어 선택에 모르쇠하며 유리문에 찰싹 달라붙는다. 너머에는 온통 머리부터 발끝까지 푹신해 보이는 아이들 투성이다. 그리고 푹신함은 귀여움의 척도이다.

"메론소다. 아냐. 아이스초코. 으으음... 메론소다? 근데 초코도...아아니야. 메론소다 마실래."

번복에 번복을 거듭하며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당신이 음료를 제조하러 가는 동안 기다릴 곳으로 유리문 바로 앞의 자리를 점찍었다.

"그럼 내가 가지고 나가는 건?"

한두번 온 것도 아니면서 같은 질문 매번 하는 건 일종의 습관같은 것이리라.

487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1:12:23

올려라 올려에요.

사랑을 많이.. 받았다? 는 건 맞는데 어릴 적 성깔은 진짜 더럽긴 했어요.

488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1:16:19

헤헤~ 올려버렸다에요~ ໒꒰ྀི ˶ᵔ ³ ᵔ˶ ꒱ྀིა

489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1:16:49

>>483 네~ฅ₍⁻ʚ⁻₎

>>484 오! 이 또한 어여쁜!(๑•̑ ɞ •̑๑)

490 카나타 - 코하네 (ZRKcR5YbJA)

2024-07-17 (水) 01:26:03

"좋아."

그녀의 물음에 그는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강아지가 좋고 고양이가 좋았다. 더 나아가 동물이 좋았다. 신도 여우신인 이나리 신이 제일 좋았다. 물론 여우는 어디까지나 사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아무렴 어떤가. 여우이건, 여우를 부리는 신이건 중요한 것은 '여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카나타의 입가에 미소가 조용히 번졌다.

"그 정도면 괜찮아. 가끔 베개처럼 쓰려고 하는 이들도 있어서."

물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대판 난리가 났다. 자신은 물론이고 카페를 운영하는 제 부모님도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알바생에게도 그런 케이스가 보이면 무조건 내쫓으려고 지시를 한만큼 동물을 베개처럼 쓰는 이들은 이 카페에선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카나타는 코하네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알았어. 메론 소다 만들어줄게."

여름에 가장 잘 팔리는 음료였기에 그 정도는 카나타도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 이어 그는 손을 풀더니 음료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물론 음료를 제작할 땐 음료에 집중해야 했기에 코하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분명히 들었다.

"코하네라면 산책까진 괜찮지만, 데리고 가는 것은 안돼. 우리 고양이와 강아지야."

절대로 안된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메론 소다를 완성한 후에, 얼음을 3개 띄웠고, 빨대까지 꽂은 후에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에게 메론 소다를 내밀었다.

"주문한 메론 소다야. 값은 배달한다고 수고했으니 안 받을게."

이어 그는 그녀가 앉은 자리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을 챙기면서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츠키가 찍은 포스터 봤어? ...우리 카페 알바생과 같이 찍었던데."

491 카나타주 (ZRKcR5YbJA)

2024-07-17 (水) 01:26:42

천천히 확인해야겠네! 일단 난 자러 가야 해서... 킵 부탁할게!!

다들 잘 자!!

492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1:28:31

잘자요 카나타주

493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1:29:40

카나카나주 잘자~ฅ₍⁻ʚ⁻₎

494 마이주 (4ldV5EOQZc)

2024-07-17 (水) 01:37:32

카나타주 잘자~ 카나타네도 메론소다 파는구나
메론소다는 대인기

495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1:40:33

메론소다 대 인기.

다만 녹차소다와 혼동해서 주문하지 않게 주의하세요.(농담)

496 타에미주 (x0MCAThpgo)

2024-07-17 (水) 01:43:31

복불복 게임~ˎ₍•ʚ•₎ˏ

497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1:49:18

이즈미는 마지막인데 모든 복이 다 나갔다거나 안 보고 뽑는 거나. 처음보는 제품이 아닌 이상 거의 안 걸리겠다.. 부러워.

498 타에미주 (.4foFe4UKQ)

2024-07-17 (水) 02:05:36

즈미이 부러워~ˎ₍•ʚ•₎ˏ

499 이즈미주 (uUnMLXK8jQ)

2024-07-17 (水) 02:10:33

저도 부러워요.

500 스즈네 - 미카즈키 (5RwmdqSnIA)

2024-07-17 (水) 05:39:31

그림자가 드리운 스즈네가 두 팔을 앞으로 드니 언뜻 음영을 안은 것 같은 형상이 된다. 그대로 실체 없는 그림자에 현실감이 드리워졌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부드러이 내민 손에 얹혀진 것은 밋밋하고 파삭한 돈봉투 뿐이었다. 스즈네의 손이 공손히 봉투를 받아드는 것을 본 링링이가 애웅. 작게 울었다.

"응. 그러네."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 뒤에는 마찬가지인 중얼거림이 뒤를 잇는다. 링링이는 스즈네의 반응을 보고 슥 일어나더니 복도 안쪽으로 종종 걸어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살풋 기울인 스즈네의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으나 구불진 머리카락이 마찬가지로 구불거리는 그림자를 일순 드리우고 멀어진다.

스즈네는 그 이상의 권유도 되물음도 하지 않았다. 바깥에서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생각하는 회갈색 눈동자가 두어번 깜빡일 뿐이었다.

이내, 봉투를 거둬들인 스즈네의 손은 조금 전과 같이 다소곳이 명치 언저리에 모아졌다. 그 때에서야 뒤로 한 걸음, 집 안으로 향하는 복도로 내딛어졌다. 햇살과 그림자 모두에게서 멀어진 스즈네가 웃는 얼굴로 미카즈키를 향해 말했다.

"찻잎이랑~ 가져올게~ 조금 걸리니까~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돌아서 안 쪽으로 들어가는 스즈네와 교대하듯 링링이가 돌아왔다. 밋밋한 사각 방석을 하나 물고 말이다.

"우웅."

링링이는 방석을 현관 가장자리에 놓고 미카즈키를 바라보았다. 앞발로 툭툭 두드리며 짧게 소리를 내는 것이 기다리는 동안 여기 앉으라는 의미 같다. 그 권유 아닌 권유에 응해 방석에 앉으면, 링링이는 다시 미카즈키의 무릎을 차지할 셈이었다. 과연 링링이의 속셈대로 되었을까.

미카즈키가 남겨진 키리야마 가의 현관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활짝 열린 문은 그대로. 문 밖의 타는 듯한 햇살도 그대로. 굳이 그 아름드리 나무 아래와 다른 점을 찾자면 여긴 실내이고 그늘이 드리워도 뜨끈한 벤치보다는 앉는 감이 좀 더 낫다 일까. 문득 열린 문 밖으로 미지근한 바람이 한 차례 지나갔다. 집 안의 어딘가에서 차라라랑. 풍령 소리 여럿 울리니 마치 웃는 소리 같다.

차라라랑... 차라라랑...

연달은 유리울림이 서서히 멎어갈 쯤. 긴 복도의 끄트머리에서부터 타박타박 걸어오는 발소리 있다. 돌아보거든 양 손으로 뭔가를 받쳐 든 하얀 형상이 나폴나폴 걸어온다. 형상은 곧 사람의 형태가 되고 복도의 절반을 넘어오자 얼굴의 미소도 희미하게 보인다. 이윽고 그 인형이, 스즈네가 현관 앞에 섰을 때, 하나로 말끔히 올려묶은 머리와 가디건 없이 드러난 흰 팔과 여린 어깨가 유달리 눈에 띈다. 그 팔이 곧게 뻗어 들고 온 종이 가방을 미카즈키에게 내밀었다.

"대금만큼의 찻잎이랑~ 오늘 대접하려고 했던 화과자 넣었어~ 이번에 신작 양갱이랑 도라야끼 가져와서~ 잇치 할부지랑 먹으려구 했던 거라서~"

찻잎 외의 것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건네주었을 종이 가방엔 작은 보온병도 하나 있었다.

"그리구~ 나아 이제부터 차밭에 가야해서~ 대접할 시간이 없어서 차는 따로 담았어~ 지그음 가서~ 할부지랑 같이~ 화과자랑 먹으면 딱일 거야~"

스즈네의 말은 미카즈키가 차를 거절한 것이 아닌 스즈네의 예고 없는 외출로 인해 대접을 하지 못 한 것, 이었다. 이대로 돌아가 왜 벌써 왔느냐는 질문을 듣게 되거든 써먹으라는 듯이. 그 의미는 명확했으나 스즈네가 거기까지 말하진 않았다. 그리 쓸 것인지 아닌지는 미카즈키에게 맡긴 듯이. 실내임에도 땀방울 살짝 맺힌 발갛게 익은 얼굴로 웃으면서 말이다.

501 츠키주 (o5o2aWAsC6)

2024-07-17 (水) 07:54:41

(스즈 귀여워서 쥬금

502 미카주 (43hBYg2Les)

2024-07-17 (水) 08:14:55

(가슴에 구멍 뻥뚫림.)

503 미카주 (43hBYg2Les)

2024-07-17 (水) 08:16:24

내 탓이오... 내 탓이오...!

504 츠키주 (o5o2aWAsC6)

2024-07-17 (水) 08:18:55

우우 미카주 이것저것 스즈에게 보장하라(?

505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8:22:51

맞다 맞다~ 보장하라 보장하라~ ૮꒰ྀིʃƪ´˘`〃꒱ა

506 미카주 (SZiNLNXGhg)

2024-07-17 (水) 08:34:49

아마네한테서 찾는게 더빠르지 않겠나 생각해 ◐◐ 미카가 미카라.

미카가 아마도 다음턴에 바라는 게 뭐냐고 물어볼 것 같지... (떠오른 내용 미리메모.)

507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8:42:05

아마네는 아마네고 미카는 미카인걸~ ૮꒰˶ ・֊・ ˶꒱ა 바라는거라~

508 [.MUTE] (EyUbLTKd.k)

2024-07-17 (水) 09:00:04

그것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세계.

달콤한 꿈이 바닥 깊이 늘어붙어 착색된 결정.

멈추어버린 시계라도 언젠간 다시 움직일 거라는 안일한 생각.

재단할 수도 정리할 수도 없는 그저 강하게 자리잡은 왜곡.

받는 사람은 없지만 예쁘게 포장해둔 선물상자.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홀로 끌어당겨졌다는 콤플렉스.

올려다 본 하늘에 투영되는 얄팍한 재잘거림.

머금은 입 속에 감도는 극히 미약한 쓴맛.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정의하는 간결한 네글자.

https://ibb.co/9cX7W2S

509 스즈네주 (5RwmdqSnIA)

2024-07-17 (水) 09:01:43

타미쨩 이뻐~ ໒꒰ྀི๑ ᷇ 𖥦 ᷆๑ ꒱ྀི১

510 미카주 (5QZ1M0htsI)

2024-07-17 (水) 09:05:38

하나 힌트를 주자면... 미카는 어장관리당하는 걸 순애라고 믿고 있다가 최악의 형태로 차인 끝에 상당한 인간불신에 빠져있어서, 한번에 훅 들어오지 않고 애매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극단화되어있는 상태야. 스즈네의 구름같은 태도가 그 경계심을 내내 자극하고 있었고. 경계심을 풀어주려면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정의해주는 게 필요하달까...

511 타에미주 (G.tZWl0ojA)

2024-07-17 (水) 09:06:53

오와와!(つ❛ɞ❛⊂)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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