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쨩, 미안한데 오늘만 카구라(神楽) 대타 들어가 줄 수 있어?」 「으······ 나중에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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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답장을 기다리며, 호리이 하나요는 마이 쨩을 만났을 때 할 말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받아들여질지 모르는 것이지만 마이 쨩을 향한 특별한 마음이므로, 그만큼 특별하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마이 쨩을 좋아하는 아이의 편지야>...?' '너무 직설적이니까, <마이 쨩에게 주고싶다는 편지가 있어>....??' '<친구인 이토바야시 양이 마이 쨩에게 용건이 있다는데 읽어줄래?>....???'
어렵다, 어려워~~~!~! 하나요는 더운 여름 햇볕에 머리카락 밑으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느꼈습니다. 어깨를 덮은 머리카릭을 등 뒤로 넘겨 치웁니다. 더워서 물 한 잔이 그리워질때 쯤에 하나요는 마이 쨩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이쨩~!!!"
더위에 지쳐있다가도 그녀를 발견하자 금세 밝아지는 얼굴입니다.
"하나쨩 놀러왔어~~!! 오와와~~ 손에 든 그건 아이스크림이야??"
왼손에 편지를 들고 있기에 머뭇거리다가, 손을 등 뒤로 치워버립니다. 오른쪽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즐거이 받아듭니다. 고마워 하고 싱글싱글 웃는 하나요의 여름 미소와 땀방울, 그리고 하나요가 받아들자마자 녹은 아이스크림에서 흘러내린 찐득찐득한 단 맛의 망울이 여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앗~ 손 끈적해졌네~"
그렇지만 시원한 것이 그리웠기에 하나요는 허겁지겁 아이스크림의 끄트머리부터 베어뭅니다. 와삭와삭 씹히는 소리가 더위를 한풀 물러가게끔 합니다. 하나요의 눈썹이 팔자로 됩니다.
종류는 하나, 가리가리군. 등 뒤로 손을 두는 하나요의 손짓을 잠시 지켜보다가 마이도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베어물었다. 와삭 베어물면 쉽게 부숴지며 입 안 전체에 퍼지는 냉감에 마이도 잠시 하나요처럼 아이스크림을 먹는 데 집중했다. 한 입 베어물고 눈을 감고 입 안의 아이스가 전부 부숴져 더 이상 시원해지지 않을 때가 되면 그제서야 꿀꺽.
"그렇지-? 사무실에 아이스크림 다 떨어졌거든. 코하네짱 집에서 사오는 길이야."
그리고는 잠시, 자신이 하나요에게 무슨 일로 왔는지 들었나? 하고 고민을 하다가 손 위로 아이스크림이 녹아 흐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한 손으로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 안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수증기를 만들 정도로 내려왔다.
"일단 들어가자, 밖에 더워.."
손에 흐른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으며 안으로 들어간 마이는 저벅저벅 냉동고로 들어가 남은 가리가리군 봉투를 털어놓고는 하나요를 바라본다.
여름하면 가리가리군이 생각날 정도로 중독성 있는 식감에 서서히 중독되는 호리이 하나요입니다. 느릿느릿, 마이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느끼는 데 온전히 감각을 집중했습니다. 햇빛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시원해지는 입안입니다.
"그거 곤란했겠네~~~ 응, 응!!"
여름에 아이스크림이 떨어지다니, 마침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을 때 냉동실이 비어있다면 청천벽력같은 일이 될 것이라고 하나요는 생각했습니다. 코하네 쨩이라는 것은 마이의 친구이려나? 가까운 곳에서 아이스크림 종류를 파는 가게를 하는 집안의 아이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아~~"
사무실에서 느껴지는 냉기에 하나요는 소리내어 즐거운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럼, 오늘도 실례할게~"
사무실로 마이를 따라 들어가는 하나요입니다. 사뿐사뿐한 걸음걸이이지만 유난히 즐거워 보입니다.
"가리가리군만 산 거야, 마이 쨩? 다른 건 안 샀어~??"
소다맛 가리가리군의 푸른 얼룩이 남아있는 막대를 들고서, 냉동고를 들여다보던 하나요가 묻습니다. 편지의 이야기를 잠시 잊은 듯 합니다.
마시로의 토달대는 소리에, 이번에도 평탄하기 그지없는 팩트가 철판때기마냥 날아든다. 어이거 왠지 아픈 고양이 입에 약 밀어넣는 집사 느낌 아닌가? ...왠지 미카즈키도- 미카도 거기에 생각이 닿은 건지, 이번에는 결국 다독이는 말 한 마디를 덧붙여 버린다.
"...치료 다 끝나면 포카리라도 한 캔 줄게."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훈련하는 기운찬 고교 운동부 아이들의 덕아웃에는 으레 얼음물에 담긴 시원한 포카리 캔으로 가득찬 아이스박스가 있기 마련이다. 이는 고사기에도 나와 있다. 한쪽 다리가 흔들흔들거리다가 가슴팍을 톡 치자 미카는 무표정한... 아니 살짝 뚱한 무표정 얼굴로 마시로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고, 시침을 뚝 떼는 마시로를 보고 시선을 떨어뜨리고는 반창고를 마저 붙였다. 마시로의 내면에서 찰랑거리는 기시감이 만들어내는 파문이 전해지기는커녕 느껴지지도 않는 것만 같은, 무심한 상냥함이다.
...아니, 그러나 그 파문이 이 차가운 손의 소년에게 전해졌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카? 하고 되묻는 마시로의 말에, 두 번째의 알콜 스왑을 족집게로 집어 마시로의 이마의 상처를 톡톡 두드리던 손이 잠깐 멈췄기 때문이다.
"알려줬었는데."
분명 그 기억이 있다. 매미가 찌르르르 울던, 올해는 아닌 어느 여름날- 그때 반창고를 붙이고 뒤돌아가던 네가 갑자기 이름을 물어왔을 때, 지금은 불가능할 정도로 목청을 높여서 그 때의 이름을 외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3인칭화에는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의 미카쨩은 이미 그날 죽었고,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미카의 남은 삶에 질질 끌려가고 있는 나가쿠모 미카즈키뿐이니까.
그러니 지금, 미카는, 미카즈키는... 약간 두려워하고 있다. 이것은 미카가 남긴 미카의 추억이며, 이제 더 이상은 미카즈키에게 소용없을 이야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 기억하지, 맞지. 하고 추궁해오는 이 까만 고양이 앞에서, 미카즈키는 바른 대로 말할 수 없었다. 말할 수 없는 진실과, 말해야 하는 진실이 배터리*처럼 한 쌍으로 묶여있다. 그래서 미카즈키는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러나 도망칠 곳도 없다. 다시 면봉과 연고를 집어들고 들어올리던 머리가 마시로의 양손에 딱 잡혀버렸기에. 이제 얼굴에 그늘을 드리워줄 모자챙도 없고, 손끝에 잡힌 차가운 얼굴과 마시로의 눈 사이를 가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익숙한 모질의 반반 가르마를 탄 곱슬머리뿐. 이나마도 진실을 가리는 장막보다는 진실을 위한 또다른 단서에 불과하다. ...미카즈키는 찬찬히 입을 열었다.
"...기억한다면?"
고민 끝에 나왔다는 게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 뺨치는 싸구려 멘트라는 점이 참 애석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381 응, 맞아. 아버지가 직접적으로 유발한 건 아니지만, 시기가 거의 겹쳤어. 아직 독백으로 못 푼 거긴 한데, 할아버지네 집에는 미카의 어머니가 쓰시던 방이 아직 그대로 남겨져 있어. 할아버지가 미카더러 청승 그만 떨라고 갈굴 때 보면 보통 미카가 어머니 방의 방문 앞에 물끄러미 서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