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 쨩, 미안한데 오늘만 카구라(神楽) 대타 들어가 줄 수 있어?」 「으······ 나중에 아이스크림 사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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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응~!! 다행이다~~~!~!!~! 그럼 안심하고 마이 만날께~~!~! 그렇게 되면 하나요는 왕선배네~~~!!!~! ㅋㅋ ㅋㅋㅋ
예뻐~! 예뻐ㅓ~~~!! (야광봉)
선관거리 생각해봤는데 두가지 생각해봤어~~!!!~~... 하나는 캔핑장에서 하나요가 가족들이랑 같이 와서 장난치려고 숨었는데, 그 숨는 것을 도와준 사람이 마이쨩이었다~!! 마이쨩 캠핑장이 집이나 다름없으니까 숨을 곳 많이 알 것 같아서~~~!!!~ 그리고 숨어서 같이 도란도란 놀고 헤어졌다는 거~~~ 그런데 이렇게 되면 하나요가 잘 기억 못할 것 같고~~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서로 알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하나요의 친구(여자아이야~!)가 좋아하는 선배가 마이쨩이라 하나요가 대신 러브레터를 전해준다든가~??~? 이건 과거에 그랬다도 좋고 현재형으로 일상을 돌려도 좋을 것 같아~~~!!!
마이주도 좋은 선관 생각나면 얘기해줘~~!!~!!!~! 그리구 나 초면도 좋아하니까!~~! ^ㅁ^ 이렇다 할 선관이 없으면 그냥 초면도 괜찬으니까 편하게~~!~!! 편하게~~!~!!
개인적으로 둘 다 하고 싶어서 캠핑장에서 처음 만나고 학교에서 안면을 튼 뒤에! 하나요짱 거리감 빨리 좁혀올 것 같으니까 학교에서 만나고는 앗! 응? 하고 만나서 학교에서도 친구를 했다가 최근 러브레터 전해준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어🥰 둘이 같은 토박이다 보니까 초면은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음속 토키외라초 주민 400명) 어때..? 둘 다 먹는건 너무 욕심쟁인가?!
하늘이 파랗게 물들어온다. 이내 바다와 맞닿은 끝단이 해거름하니 색이 바뀌더니, 이내 붉게 달아오른다.
결국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잠들지 못했고, 그 끝에 결국 눈 밑에 음기 한 꺼풀을 더 덧칠한 채로 야구부 훈련에 나갔다. "니 오늘따라 피곤해 빈다. 개안나." "괜찮아. 고마워." 상투적인 인사가 몇 번 오가고, 거기에서 인간적인 소통은 끝난다.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의 삶을 그렇게 난파선처럼 보내고 있었다. 이미지 관리는커녕 '함부로 다가오지 말라'는 제스쳐를 취한다. ...그 덕분에 야구부원들과 필요한 유대 같은 것은 영 글러먹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다른 사람을 가까이하기도 겁난다. 자신의 잔뜩 곪아버린 속을 내보이는 것도 무섭고, 지금 입은 상처만도 버거운데 다른 상처를 더 떠안을 것도 두렵다. 지금의 이 사람같지 않은 사람 몰골도 간신히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다음번에는 진짜로 무너져버릴 것 같으니까.
그야말로, 난파선 같은 처지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삭막하고 무미건조하게, 오늘치 야구부 훈련도 흘러간다. 가방을 걸머지고 부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것이 바로 방금 전 같은데, 어느새 풀벌레 찌르르 우는 오후 1시의 뙤약볕 아래로 걸어나갈 시간이 되었다.
삼삼오오 모여가는 야구부 아이들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뒤로하고, 미카즈키는 가방을 걸머졌다. 그리고 문득 그 장면을 그려보았다. 일마들 봐라 내를 두고 가네 섭섭구로. 걸걸하게 사투리를 입에 걸면서, 아이들의 뒤로 주루룩 따라붙고는, 땀냄새고 더위고 아랑곳없이 저 멀어져가는 야구부 애들 한두 명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아 자슥아 듭다 끄지라, 하고 타박을 당하고는, 짜아슥 까칠하네 밥 못 묵읏나, 마 듭거던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가자, 마트 어떤데, 하며 저 아이들 사이에 자연스레 끼어 하교하는 장면을.
그러나 미카즈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일들을 견디기에는 자신은 고장난 난파선이라는 것을. 혼자는 외롭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버겁다.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하기에는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에, 버거운 일을 억지로 떠안느니 미카즈키는 혼자이길 택했다. 그래서 미카즈키는 가방을 짊어지고, 저벅저벅, 홀로 발걸음을 옮겨 할아버지 댁으로 향하는 길을 택했다.
그 길에서 마주친 것이 그 포스터였다. 청춘을 그대로 담은 듯, 두 미인이 서로 손을 잡고 강가의 다리 위를 가로질러 달려나가는, 축제 홍보 포스터.
평소라고 한다면 미카즈키는 주변시에 잡힌 그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지나갔겠지만, 참으로 우연하게도 마침 그때 모자챙 아래로 주룩 흐른 땀이 눈을 찌르는 바람에 미카즈키는 고개를 살짝 쳐들고 눈가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쳤고, 손등으로 땀을 훔쳐내고 다시 눈을 뜨는 그 순간에 포스터 안에 찍힌 소녀의 얼굴과 눈이 마주친 것이다.
>>257 좋아해줘서 고마워ㅓㅓㅓ!~~~~!!~!! >ㅂ< 청춘~!! 청춘~~~!!! 인 거야~~~!!!~!
응~! 괜찮을 것 같아~~!!~! 토키와라초 주민 400명이라니, 통폐합 위기 아냐~??!?!~~ ㅋ ㅋㅋ ㅋㅋ ㅋㅋ 아무튼 좋아~~!!! 첫 일상 돌릴 시점을 고민 중인데 학교에서 만나서 친구하는 장면으로 할래~? 아니면 학교에서 만나서 친구가 된 이후 시점으로, 인형 뽑기나 악세사리 가게나 음식점 같이 가거나 할래~?? 아니면 러브레터 바로 밭을래~~??
겉보기에도 퍽 오래되어 보이는 키리야마 저택은 현관에서부터 고즈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다른 곳은 몰라도, 한낮의 햇살이 열린 현관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와 비추는 고동색 목조 복도가 안쪽으로 쭉 이어져 있다. 그 복도의 시작이자 끝인 현관 앞에서 두 사람은 마주하고 있었다. 햇살을 등진 미카즈키와 그런 소년의 그림자와 햇살을 동시에 받는 스즈네가 있었다.
"으응~"
스즈네는 놓아진 손을 허공에서 두어번 쥐었다 펴길 반복했다. 비어버린 손이 아쉬워 보이기도 하고 잡는 형태로 굳은 손을 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복 끝에 가벼이 쥐는 형태가 된 손이 하얀 원피스 위로 내리웠다. 작은 두 손이 겹쳐지니 어느새 다소곳이 선 스즈네였다. 조금 전까지 폴짝대던 행동이 환영이었던 듯, 차분한 스즈네가 한겨울의 푸른 눈을 지그시 마주했다.
어느 계절도 아닌 갈색빛 눈동자는 어느 형태가 되어도 따스한 온기 담긴 시선이었다. 밤하늘의 달이 만월이어도 반달이어도 달인 것은 변치 않듯.
"애웅."
두 사람 사이의 기묘한 공기를 먼저 흔든 것은 링링의 소리였다. 스즈네의 옆에 반듯이 앉아있던 링링이는 꼬리를 한 번 살랑이며 미카즈키를 향해 소리냈다. 그리고 앞발로 톡톡 스즈네를 건드렸다. 그리고 또 애웅애웅.
"헤~ 그런 거야~? 그렇네~ 응~"
뭔가를 얘기하듯 연신 울어대는 링링이를 보며 스즈네가 알아듣는 듯이 반응한다. 링링이는 소리만 내지 않고 살짝 일어나서 제자리를 한 바퀴 빙 돌거나 스즈네의 주변도 한 바퀴 빙 돌기도 했다. 현관을 폴짝 내려와 미카즈키의 주변도 한 바퀴 돌고서 다시 스즈네의 옆에 앉았다. 우우웅. 먁.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로 말?을 마친 링링이를 생긋 웃는 얼굴로 바라본 스즈네가 그 얼굴 그대로 미카즈키를 보았다.
"다도 몰라도 괜찮아~ 그냥~ 편하게 앉아서 차 마실 뿐인 걸~"
스즈네는 다시금 미카즈키에게 차를 권하듯이 말했다. 다도회를 하는 것도 아니니 그저 편히 앉아서 차 한 잔 하면 되는 거라며.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마냥 떼 쓰는 아이 같다가도 문득, 분위기가 달리 흐른다.
"얘. 미카즈키 군."
잔잔히 흐르는 목소리에 땡볕조차 유순히 숨을 죽인다.
"무얼 그리 무서워하는 거니? 무엇이 그리도 겁이 나니."
피하지 않고 정면을 향한 태도에 키 차이가 무색하게 시선이 맞춰지는 듯 하다.
"거기에서 여기까지. 한 걸음이면 돼."
"자."
작은 두 손이 미카즈키를 향해 내밀어졌다. 엷은 분홍빛이 감도는 말랑한 두 손은 무엇을 얹어도 기꺼이 감싸줄 것 같다. 오는 내내 차가운 손을 꼭 쥐어주었듯이.
>>217 (1) 대표적인 전설은 쿠레비호에 뛰어든 여우 전설. 먼 옛날 토키와라에서 강물이 불어났을 때, 이나리 신이 보낸 여우가 호수에 빠져들어 범람하는 강물을 막았다는 이야기야. 이 때문에 쿠레비호에는 여우가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나, 간혹 월척이 잡혀 올라오면 신통한 여우의 환생이라든지 여우님이 올려보내주신 선물이라는 믿음이 퍼졌어. 하토가와에 유독 홍수만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게 신앙을 강화하는 원인이기도 하지.
그 이후로 하네이 신사에서는 이나리다이묘진뿐만 아니라 그 특정한 여우의 신격(정확히 말하면 이나리의 사자)도 함께 섬기고 있고, 에마에도 여우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여우귀 무녀로 호객행위를 하지는 않아. 뿐만 아니라 여름 축제에서 오미코시 순회 루트는 하네이 신사 본전, 오타비쇼(안치소) → 토키와라 시내 → 하토가와강 → 쿠레비호 → 다시 하네이 신사로 복귀이고, 쿠레비호에서 가구라 공연을 올리면서 피운 봉화를 작은 등불에 옮겨서 다시 하토가와에 띄워내려 보내. 이런 문화는 (오봉 행사와 습합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쿠레비호에서 영험한 기운을 다시 내려보내서 강의 범람을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2)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소원을 이루는 전설'. 하네이 신사의 여름 축제와 무언가 관련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데, 소원이 이루어지는지도 불명이고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과연 무엇이 영향을 미친 건지도 검증된 바가 없어. 당연히 어린애들 사이에서 흔히 있을 법한 헛소문이라는 인식이기는 한데, 이상하게도 시트캐들 부모님 세대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있긴 있나 봐...
대표적인 설은 세 가지. 첫째, 마츠리의 등불 내려보내기를 함께 하면서 소원을 빈다(또는, 쿠레비호에서 먼 바다까지 등불을 떠내려보낸다). 둘째, 하네이 신사에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토리이를 지나간다. 셋째, 쿠레비호에 잠들어 있는 여우 님을 만난다. 그런데 둘째와 셋째는 물론 상상하기 어렵지만 첫째도 문제가 있는데,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환경오염 문제 때문에 등불은 아무나 흘려보낼 수 없게 되어 있고, 하구에 도달한 시점에서 수거된다는 거야...
여기까지는 시트스레에 나와 있던 이야기들이고...
(3) 마을 축제 기간에는 떠나간 귀신들이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것까지는 평범한 오봉(백중날)과 전혀 다르지 않은데, 문제는 도깨비불이 나타나거나(과거에는 산불도 났다고 하고), 소중한 물건이 사라지거나, 방에 둔 물건의 배치가 바뀌는 등의 기현상을 동반한다는 점... 사실은 이것들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영혼의 소행이라는 거야. 여우님이나 요괴들의 장난이라는 썰도 있고. 풍속학자들은 이를 두고 '옛사람들이 축제 기간에 화재나 경범죄의 발생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설명하고자 만들어 낸 이론'이라고 풀이하지만, 이런 믿음을 신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적지 않아. 유독 토키와라의 오봉에 이런 전설이 많은 이유는, 자신의 죽음으로 많은 죽음을 막아낸 여우의 신통력이 진짜로 혼령(+이에 이끌린 요괴들)을 불러오기 때문이라든지.
(4) 하네이 신사는 부지를 포함해도 그렇게 크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축제 기간이 되면 신사 속이나 주변의 산에서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넓고 어지럽다고 느낀다는 모양이야. 단순히 축제 준비 때문에 평소와 분위기도 변해서일 수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평소에 '넓어 봤자 얼마나 넓겠어?', '어차피 호수가 보이는 쪽으로 걸으면 산길은 금방 빠져나오는데?'라고 생각할 정도니까 뭔가 이상하지... 정작 그렇게 길을 잃어버려서 몇 시간 동안 쩔쩔매던 사람은, 빠져나온 다음에는 헤맸다는 사실을 잘 기억조차 하지 못해. 이런 이상한 현상 때문에 '하네이 신사의 보이지 않는 토리이' 같은 도시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