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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이야. 아무렴 네 탓이지. 재미도 없고. 딱히 붙임성도 없고. 어떻게 노력은 해보는데 그냥 이상할 뿐이고.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어보이고 맞는 척해 보이려는 것 같고. 그런 주제에 욕심은 많아. 그 욕심을 채우려고 이것도 타협하고, 저것도 참아넘기고, 그것도 포기하고, 그래놓고 결국 하는 것이라곤 같이 시간 보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그런, 평범한 보통의 행복이라느니, 뭐라느니 하는 고리타분한 소리뿐이지. 마음 기댈 곳? 너 대체 몇 년도에서 온 사람이니? 웃기지도 않아. 그런 너에게 네 몫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지. 네 잔치에 있을 것이라고는 흙먼지뿐이고, 네가 가는 길 앞에 놓인 것이라고는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뿐이야. 너는 그게 잘 어울리는 아이라구. 아니라고 발버둥쳐봐. 네가 맞이할 결론은 하나밖에 없을 테니까.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머리를 싸쥐고 일어났다.
또 그 꿈이다.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카즈키는 두 손을 들어올려, 머리카락을 되는 대로 우악스레 움켜잡고 머리를 싸쥔다.
탈라신은 진작에 할아버지가 치웠고, 꾸준히 받아온 치료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 사람들의 얼굴이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이젠 어떤 노래를 들어도 그 아이와 함께 듣던 그 노래들보다 나은 노래를 찾을 수 없지만, 이제 두 번 다시는 그 아이와 같이 노래를 들을 수 없다.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버려, 도저히 이것을 고칠 수 있다는 가망은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는 고칠 수 없다.
그러나 망가진 자신 따위를 돌아봐줄 이는 그 누구도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악몽에 시달리다가 때아닌 새벽에 깨어 머리카락을 싸쥐고는,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비관하는 것뿐.
살아갈 힘을 잃고, 그저 살아지는 삶.
오오바 요조가 되다 만 이 어리석은 소년의 여름에 칠해질 파란색이라고는, 검푸른 음울한 비탄뿐이다. 다른 색깔들은 진작에 다 빼앗기고, 소년의 팔레트에 남아있는 것이라곤 그 색깔뿐이었으니까.
>>734 신?난다!₍₍ (̨̡˙ꈊ˙)̧̢ ₎₎ 당신은 해먹에서 하루종일 늘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것을 원한다면요! 아무도 당신에게 무어라 할수 없습니다! 이곳은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 근처를 배회하는 동물들조차 서로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바쁜 인생의 속박에서 벗어나 한가함을 즐기세요!ˎ₍•ʚ•₎ˏ
코이케 양은 한가득 쌓인 가재를 온 힘을 다해 박박 씻고, 잡은 생선을 손질한 다음 꼬챙이에 꿰어 소금을 치고, 부싯돌로 일으킨 불씨를 삼끈으로 옮겨 모닥불을 지폈다. 몇몇은 생선의 숨통을 끊는 순간을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기도 했으나, 코이케 양은 시종 침착하고 정확한 손길로 마무리지었다. 세상 어디에 저런 중학교 1학년생이 있나 싶을 정도로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차차 굵은 목재를 불구멍에 밀어넣은 연후로, 불길이 크게 올랐다가 잠잠해 들며 더운 아지랑이가 춤추기 시작했다.
“······징그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괴로울까 봐 걱정되기는 하지만, 내가 실수하지만 않으면 되니까.” 코이케는, 팔팔 끓는 반합에 가재를 한 마리씩 던져넣는 중에 말했다. “중요한 건, 생명을 받아 가는 순간까지도 ‘태어나 줘서 고마웠어’라고 생각하는 거야.”
집행부가 저마다 모여들어서 강가의 돌무지에 일렁이는 주황빛을 바라보고 있을 동안, 신문부장 니이모토는 당신의 옆자리에 와서 ‘영차’ 하는 신음을 내며 무릎을 쭈그려 앉았다. 한밤이 되었는데도 선글라스를 고집스럽게 쓰고 있었다. 검은 렌즈의 테두리에 빛무리가 맺혔다.
“고마워, 어울려 줘서.” 니이모토는 최대한 대수롭지 않은 시늉을 하며 말했다. “쟤는 저래봬도 어리광쟁이거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는데, 설상가상으로 카오 군네 아빠가 올 여름 도쿄로 출장을 가셔서, 방학 동안 놀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요즘 애들은 저렇게 산이나 강으로 돌아다니지도 않으니까······. 너희 덕분에 한시름 덜었네.”
모닥불 가까이에 앉은 코이케 양은 열기로 익어 가는 생선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니이모토가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그 눈빛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응? 맞아, 이용한 거야.” 어느새, 니이모토는 당신을 향해 시원하게 식혀져 있는 라무네 병을 내밀었다. 겉에는 결로가 생겨 있을 정도로 차가운 병이었다. “자, 여기 강화물. 이용은 해도 서운하게 만들지는 않는 성격이거든. 탓쨩 돈으로 산 거지만. 그러면 뭐, 아무쪼록 축제 쪽 조사도 잘 부탁해.”
그렇게 툭 말하고는, 나가쿠모는 니이모토의 손에서 라무네를 차분히 받아들었다. 라무네 병마저도 너는 네 여름에 이런 색 못 칠하지? 하고 비웃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제는 이런 기분이 와락 덮쳐와도 딱히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Welcome, My Dolcelessness. 마음 속으로 그리 되뇌며, 나가쿠모는 보수라기엔 참으로 이상한 그 음료수 병 2개를 차분히 받아챙길 뿐이다.
갑자기 플레이어 캐릭터 중 한 명이 라무네를 홀랑 마셔버린 뒤에 그 맛이 마음에 들어서 어디서 더 못 사나? 하고 토키와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데, 다른 라무네는 이런저런 브랜드가 있지만 토키와라 그 어느 곳에서도 카나가 나눠준 것과 똑같은 라무네는 어디를 찾아봐도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