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하면 처음을 실외에서 해버린 거 같잖아, 일단 이번 행사는 엄연히 실내였는데(웃음). 그런 농담을 속으로 생각했지만, 저 아가씨는 이 얘기를 들어도 이해를 못하거나… 아니면 뭣무무슨이야기하는거예요여보는바보바보 😿 라고 할 것 같아서 관둔다. 부모님 앞에서 더 빨간 꼴을 보여봤자 오해나 더 사지.
하인이 내어주는 과일을 집어먹으며 부모자식 간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이렇게 보면 이 아가씨, 정말로 사랑받는 고명딸인 거 같은데 왜 나같은 시꺼먼 녀석한테 팔려온 걸까. 아무리 불법적인 이득이 달콤하다고 할지언정 사랑하는 외동딸을 그렇게 팔아버리는 게 맞나. 부자들의 속은 알 수가 없다.
뭐, 대외적으로는 내가 팔려온 입장이긴 하지만. 처갓집에 얹혀 살고나 있고. 어릴 적부터 정해진 일이라 크게 불만은 없다(애초에 못생긴 데부아가씨한테 팔려서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았으니까)만은 그냥… 뭐 야쿠자에게도 순정은 있다 이거지. 사랑하지 않고 결혼을 해버렸지만 생각해보면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이거다. 폭력단 인간주제에 평범한 삶을 바라는 것도 과욕이지만.
그런 불경한 생각을 하며 아내를 곁눈질하자, 장모님께서 말을 붙이셨다.
- 우리 딸이 잘 하던가요? “예, 훌륭하게 잘 하시던데요.” - 메이사, 토메소데가 잘 어울리죠? 후리소데도 입혀보고 싶었는데, 성인식 이후로 바로 결혼을 해버려서…
곁눈질한 아내는… 토메소데가 흐트러져서 내의에다가 가디건만 살짝 입은 상태. …이거 꼽주는 건가? 어울려서 벗겨버렸구나 그건가? 아니아니, 더워했다니까요 댁의 따님이. 아무튼 유서깊은 부잣집의 화법이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시원하게 대답했다. ”토메소데도 잘 어울렸지만 지금이 더 귀엽습니다.” 하고.
그리고 장인어른이 뒷목을 잡으셨다.
“뭐가 문제였던 거지 여보? 나 잘 대답한 거 같은데…”
듣기에 따라서는 ‘벗긴 게 더 귀엽던데요.’ 로 들릴 수도 있었음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방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갑갑했던 셔츠의 단추를 두어개 풀어헤치고 소매를 접어올려서 문신을 드러냈다. 맵시 좋게 달라붙던 정장 대신 품이 좀 넉넉한 블레이저를 걸쳤다.
“음~ 그래도 이 꼴로는 못 가지? 평소에 입는 원피스랑 가디건 이런 거 입지 말고… 그래. 일단 좀 벗을까?”
이래저래 조언해서 나온 아내의 새로운 스타일은… 검은색 캐미솔 위에 가디건, ‘이 이런 건 어릴 때 입던 건데요…’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좀 낑기고 기장이 밭은 느낌이 좋은 반바지였다.
“오…” “완전 엣치치한 누나 같네!”
아내한테 이런 말을 하면 아웃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스낵바에서 직원 아가씨들한테 엄청 뭇매를 맞고 나서였다. 아니 그치만 극찬이라고. 아내의 포텐셜을 최고로 드러낸 나의 필살 칭찬이었는데. 여심은 어렵다.
정말 뭐가 문제였던거지? 토메소데도 어울리지만 그냥 편하게 입은 모습도 귀엽다고 해주는 거 같아서 혼자 속으로 먀앗뺫!!하고 부끄러워했는데, 아버지는 왜 뒷목을 잡으셨던 걸까.... 유우가 씨랑 같은 의문(아마 다를 수도 있겠지만?)을 품으며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원피스랑 가디건을 꺼내다가 저지당했다. 엣, 에....
"엣, 앗, 그, 그치만... 우웃....."
일단 좀 벗을까?라는 말에 당황했다가, 맞다 우린 부부니까..?하고 적당히 납득해버렸다. 납득은 했지만 부끄럽긴한데, 그...으으... 어쩔 수 없지. 괜히 소란을 피웠다가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아직 안 자니?'하고 물어오면 곤란해질테니까... 그래서 다른 원피스를 꺼내본다. 음, 아닌 것 같네. 다시 넣고 다른 걸 꺼내서 대보는데 평소에 입던 스타일은 전부 안 된다고... 한참을 이래저래 조언받아서 완성된 스타일은, 그, 조금 노출이 있는 느낌이라 부끄러웠다. 레이스 때는 뭐, 달리고 나면 땀도 많이 나고 열도 꽤 나니까 식히려고 이런 느낌으로 자주 입기는 했지만, 평상시엔 아니었으니까 좀.. 부끄러운데 역시.
"으, 여, 역시 좀 끼는 것 같은데에.... 바지는..."
캐미솔도 살짝 끼는 느낌이 있고, 가디건은 좀 오버사이즈라 괜찮지만... 바지. 바지가아... 반바지가아.... 낑기는 느낌이 나서 자꾸 신경쓰게 된다. 뒤, 뒤쪽이 먹히진 않았겠지 이거.... 뒤쪽을 힐끔거리면서 신경쓰다가, 엣치치한 누나같다는 말에 잠시 흐에?하는 느낌의 표정이 되었다. ....칭찬...인가? 엣치치한 누나라는 칭찬은, 그게, 무슨..
...아니, 유우가 씨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걸지도. 그, 그렇구나아. 이런 스타일의 옷을 선호하시는 건가. 그럼 평소에도 이렇게 입어달라는 뜻이 숨어있는 거구나!
"가, 감사합니다. 역시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도... 힘낼게요!"
내일부터는 집에서도 이렇게 입어봐야겠네. ...부끄럽지만, 그치만.... 집이라면 어느정도는 괜찮고. 그렇게 결의를 다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옷은 이걸로 됐고. 이제 나가면 되는 건가!
"아, 그런데 저희 어디로 가나요? 이 근방으로 가면 들킬 것 같은데. 무, 물론 들킨다고 큰일이 나진 않겠지만, 그, 그냥 좀 그렇다고 할까아...."
어 엄청나아아아아앗.........시니어 때 날 잡고 꼬리랑 귀청소 해주는 날이 있겠네요 🫠 그땐 바보같은 얼굴 하는 줄도 모르고 으호오오오 시원해앳 체고옥 했지만... 동거지아 때도 혼자서 꼬리 빗다가 손 안 닿는 곳이 곤란해서 어쩔 수 없이 유우가의 손을 빌린다던가요 😏
😾 얼굴 보여주기 싫어 이거로 충분하잖아 💦 하면서 얼굴을 베개 꼭 껴안아서 가렸다가 으혹 하아아 체고옥 할 때마다 들어오는 유우가 냄새에 흐물흐물해진 멧쨔를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