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일단 눈에 보이면 싸움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강해지기 위한 조건으론 한없이 바람직한 호승심이다. 죽을 가능성이 좀 높아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고, 아마 흑천문의 진전일 뇌기가 느껴졌다. 오랜만에 만나자마자 전기 찜질부터 시작하다니 그답다고 생각하며 느긋히 몸을 일으키는데..
".....응?"
뭔가 이상하다. 분명히 지금쯤 저 번개가 석 자쯤 전진할 시점인데. 왜 벌써 절반쯤, 아니 야견과 그녀의 절반도 넘어서 있지? 라고 생각하는 와중 흑뢰가 또 훌쩍 다가왔다. 분명히 보이고 느껴짐에도 육체에 갇힌 것처럼 제대로 대응을... 그녀의 몸이 느려졌나? 아니, 이건.. 아!!
[풍상설우 10성 - 삼신선] - 꽈아아아아앙!!!!!
찰나의 시간에 모든 것이 시작되어 완결되었다. 야견이 흑뢰를 쏘아보내는 것. 그녀가 반 박자 늦게나마 흑뢰를 인식한 것. 그리고 하늘의 뭔가가 땅을 더듬는 불쾌한 찌릿거림이 느껴지더니, 이윽고 낙뢰가 떨어져 한 끗 차이를 두고 흑뢰의 허리를 내려쳐 상쇄하는 것까지. 그것은 무공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종종 볼 수 있는 평범한 낙뢰. 강력하되 함부로 손 댈 수 없는 자연현상. 하지만 낙뢰는 분명 그녀의 의지대로 내리쳤다.
"힘껏 살았구나. 야견."
충격파가 지나가자 그녀는 어느새 검을 뽑아 쥐고 있었다. 지팡이로만 쓰더니만 일단 검이기는 검이었나보다. 그리고 눈을.. 눈을 왜 감고 있지? 아니, 저건 눈을 감은 게 아니다. 어째서인지 눈을 아주 가늘게. 가늘게 뜨고 있다. 지금까지 야견이 알던 주선생의 행동이 아니다. 이젠 그녀에게 야견이 적당히 놀아줄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뜻했다.
"해야 할 일만을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리 보니 나의 지난 날들을 반성하게 되는군."
그녀는 멀쩡히 굴러온 기회를 놓치고 말았건만. 입맛이 쓰다. 나 자신이 너무 희희낙낙거리고만 있지는 않았던가.
“....아? 봤다! 봤어! 진짜야 진짜! 폭풍우가 일었다고! 구름이 모이고, 얼음이 얼어서! 진짜 번개로 흑뢰의 허리를 동강냈다고! 가짜가 진자를 이길 수 없지! 크으, 그렇게 짧은 순간에! 역시 대단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건만 하늘의 이치까지 다루시는 건가!
야견은 호들갑스럽게 손바닥을 쳐대며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한다. 그 짧은 찰나에 굉음과 함께 번쩍인 천지의 이치를, 자연의 순환을. 이 경지에 오르고 나서야 대강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극도로 예민해진 감성과 시야, 지금의 야견처럼 고양이 된 상태가 아니라면 이 고명한 순간을 제대로 알 수 없을지도. 즉 운이었다는 것이다.
”후우, 감사한 한마디. 힘껏 살았다..라. 먼저 길을 나아가신 선배에게 들을 이야기로는 더없을 찬사가 아닐까싶구만요.“
흑색의 뇌기를 진정시키며며, 야견은 지팡이에서 검을 뽑아쥐는 하란을 보는 야견. 뜻밖의 칭찬이 부끄러웠는지 꼬마마냥 얼굴을 붉히며 얼굴을 들 줄 모른다. 초절정이 되어 감정이 옅어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전투시에만 감정이 옅어지는 이들도 있다. 반면에 야견은 날뛰는 감정을 어떻게 주체할지 몰랐다. 막 경지를 올랐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일까? 아니면 급하게 경지를 올린대에 대한 결과?
”글쎄에. 해야 할 일...하고픈 일...그 둘 사이는 모호하더라구요. 어느 것이 중한지는 본인이 판단할 몫이지만? 저는 지금의 주선생도 나쁘지는 않거든요? 이야기 들었수다! 신비의 가희 리유! 사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죠? 오히려 동경하게 되는데!“
야견은 눈을 찡긋이며 하란의 행적을 읊는다. 해야만 하는 일, 하고픈 일. 그 사이에 우열이 있다면 그것은 그 가치를 매기는 자에 의해 나뉘는 것이겠지. 적어도 풍문으로 들려오는 주선생의 일화는 눈을 감고 그려보게 되는 것이었다.
”높아아아앗! 저 멀리 희랍(그리스)에 이런 말이 있댔나? 준족의 영웅과 그보다 앞선 거북이! 영웅이 아무리 빨리 걸어도 거북을 따라잡는건 불가능하댔나? 한 발짝 내딛어었는데도 건너야 할 언덕은 높고, 많아! 이런 중압감! 어떻게 견디셨소 주선생?“
그렇게 말하는 야견의 주위, 더 정확히는 하늘에서 점점 먹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마치 하늘이 정해준 섭리를 가리려는 듯이.
- 8성 흑운라천 : 내공을 150 소모합니다. 음의 기운을 품은 흑운이 하늘을 가득 메웁니다. 전장의 기후와 지형을 일시적으로 변화시킵니다.
기억을 더듬다보면, 중원의 기억 속에 한번쯤은 남아있는 객이기도 했다. 그때도 술친구를 찾아 떠돌던 이였는데 지금도 술친구를 찾아 떠놀고 있다. 훌륭한 풍류를 찾아 잔을 대려는 사람일까.
"어디든 맞댈 수 있다면 잔이 채워진다더니. 귀객도 딱 그런 풍류를 즐기나보오. 잠시 기다리시게."
대작을 요구하는 그의 말에 중원은 안줏거리를 찾아 떠돈다. 안주로 좋을 기름진 음식들은 없고, 나물 따위의 것들과 과일 조금이 다였다. 그러나 육류가 없다고 탓할 수 있겠는가. 예고 없이 술잔을 맞대자며 잔을 든 이가 잘못한 것이지. 조촐한 상을 차려다가 중원은 느긋히 상대 앞에 댄다.
"그래. 차린 게 없지만 대작정돈 어렵지 않지. 내 얼굴이 이러해도 꽤나 나이가 많다오."
어린 모습에 술잔을 넘길까. 중원은 이야기를 덧붙히곤 마른 나물을 조금 씹는다. 사실 이렇게 마른 나물들은 독이 조금 생기긴 하나, 하루 설사병으로 고생할 정도의 독밖에는 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