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정신 잃은 사람을 깨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묵직한 체구를 짊어지며 짧게 생각했다. 지치는 몸이 아니니만큼 그리 힘들지는 않다. 잠이 든 것과 비슷해 보이는데, 깰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려나. 그렇다면 이대로 두어도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대로 추락자들이 모인 자리에 돌아가려 하던 순간.
왜인지, 여왕에게서 이제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익숙한 동질감이 불현듯 느껴졌다. 설마 저 사람도 추락자였던 걸까. 혹은 추락자들과 여왕 사이에 ‘조각’이라는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문에 집중하기도 전, 곁에서 환자를 쿡쿡 찔러 대는 알레프를 보자 상황에 맞지 않게도 웃음이 새어 버리고 만다.
“조심해.”
알레프에게 그리 말해주고는 그가 자세를 고쳤다. 칼이 휘둘러지며 갑작스레 상황이 변했으니 말이다.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면, 짊어지게 된 이 사람을 데리고 몸을 피해야 할 테니까.
아델라이데가 미하엘을, 영과 알레프가 다윈을 부축하는 순간에 아델라이데의 한 마디가 홀 내를 울립니다.
부웅, 뜨는 감각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입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급변합니다. 가라앉고 진중했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날아간 것처럼 가벼워졌고, 아델라이데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에는,
“아휴, 쓰러진 척 하는 것도 힘들다니까~”
기절한 줄 알았던 미하엘에게서 전격이 튑니다.
조심하라는 영의 경고에 알레프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라클레시아 테시어는 제때 반응할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그보다도,
이것들이이이이이───!
여왕의 본 모습이 드러나는 것에 집중해야하지 않을까요.
여왕에게 입혀져 있던 홀로그램이 무너집니다. 녹아내리는 것처럼 무너져 내리는 홀로그램 속에서 30cm는 될까 싶은 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곰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던 것과는 다르게 평범한 목소리로 들려옵니다. 아델라이데의 심검은 곰의 머리 바로 위, 홀로그램으로 치면 인간의 형태의 가슴 쪽을 베어나갔습니다. 곰이 머리를 웅크리더니 이윽고 큰 형체가 곰의 뒤에 나타납니다.
“감히! 감히! 감히이이이!”
곰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왕의 실체라면, 생각보다 할만할지도 모릅니다. 곰의 뒤에 드러난 거대한 형체가 앞발을 휘두릅니다. 놀란 미하엘이 비명을 지르며 아델라이데를 이끌고 바닥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다시금 재차 곰이 앞발을 휘두르면, 영과 알레프에게로 향한다는 것을 라클레시아 테시어와 당사자들은 알 수 있습니다.
미하엘 양에게 말하면서, 다른 이들쪽으로 얼굴을 돌려 묻다가. 곧이어 두근거리는 심음을 듣는다. 한 척즈음 되는... 짐승인가. 저것이 추락자란 말이더냐. 사내는 의아한듯하면서도, 곧이어 분노하는 그것의 앞발 휘두름에, 미하엘의 비명과 함께 뒤섞여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하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미하엘 양."
"저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을 것입니다. 전투가 끝난 뒤에, 또 다시 긴 물음에 대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왕 폐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체력이 빨려나가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자신의 모자람을 실감하고 있었다. 속전속결로 끝낸다.
사내는 다시금 빠르게, 달려들어 그것을 향해 미끄러트리듯 검을 휘두른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향해 일직선으로 찌르려 하며.
소녀는 네차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말과는 달리 전혀 조심하고 있지 않는 듯한데... 그러나 곧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아델라이데가 여왕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저 건방진 여왕한테 한 방 먹여줬다며 좋아하기도 잠시,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했다. 여왕이 곰이었어?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람 찢는 저 곰탱이가 이쪽으로 오고 있잖아!
"어, 어어..."
이대로라면 다윈은 물론 네차흐와 자신도 위험해진다. 둘은 불멸자기에 죽는다 하더라도 괜찮겠지만, 다윈마저 불멸자일 가능성은... 낮겠지. 뭐라도 해야 돼! 하지만 막상 극한 상황에 놓이니 머리도 안 돌아가고, 몸마저 움직이질 않았다... 소녀는 그대로 눈을 꾹 감았다.
무언가 상황이 크게 변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상황이란 게 이렇게 돌아가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여왕의 형상이 털이 수북한 짐승의 형상으로 변모한다. 머릿속을 직접 찌르는 것만 같던 목소리도 이제는 그저 귀에만 들릴 뿐이다. 하지만 그렇단들 여왕이 우스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 육중한 덩치가 곧장 그의 눈앞으로 덮쳐들었으므로.
그 순간 스친 생각은 하나뿐이다. 들쳐멘 사람까지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그는 다윈을 떨어뜨리듯 내려두며 알레프에게로 밀쳤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그 둘의 앞으로 나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