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그러시군요. 하긴, 제법 시간이 흘렀음에도 지금 만났으니... 서로 다른 시간을 보냈을만 합니다."
"쭉 여관에 계셨나 봅니다."
사내는 문득 떠올렸다. 자신의 판단을 믿지 말라는 말. 그리고, 언젠가 자신을 베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미하엘 양의 말. 자신은 어린 아이가 좋았다. 어린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전 세계에서는 봉급의 일부분을 고아원에 기부까지 하기도 했으니. 그렇기에 두려웠다.
미하엘 양. 당신이 이 아이를 만났더라면, 어떻게 하셨을 겁니까. 보이는 그 두 눈으로.
"여관에서 일 하며 지내고 계십니까?"
그리 묻다가, 싱긋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고자 천천히 손을 뻗었다. 피하거나 거절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다.
"남을 돕는 것은, 언제나 기쁜 법이죠. 나중에라도 힘드시면 불러주십시오."
그리 이야기하며 사내는 싱긋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사탕을 건네주었고.
"사탕은 처음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한번 드셔 보십시오. 분명히 좋아하실겁니다."
그렇구나. 사탕을 본 적 없는걸까. 설탕은 확실히, 비싼 사치품이었으니까. 조금쯤은 기대되는구나. 처음으로 사탕을 먹는 반응이.
"그렇습니다."
그리 이야기하고, 나무 상자에 걸터앉는 소리를 듣다가. 앉으실래요? 라는 말에, 사내는 천천히 다가가 옆 나무상자에 걸터앉았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제가 살던 세계는 다양한 분들이 모여 살던 세계였습니다."
그리고 사내는, 천천히 목을 가다듬다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 신께서는 생명을 사랑하셨네
영생을 살며 마법과 활을 다루는 엘프, 자연의 수호자, 우리의 친구
자랑스런 멋진 수염, 용맹한 전사, 술을 사랑하는 대장장이 드워프, 우리의 친구
뛰어난 감각, 마법과 육체의 재능을 갖춘 수인, 우리의 친구
뻗어나가며 번성하라, 용사의 후예 인간, 우리의 친구
밭을 갈고 땅을 일구며 나라를 세우니
아아, 왕국과 제국에 번영 있으라 ]
짧은 노래를 마친 뒤에는 싱긋 웃으면서.
"엘프, 드워프, 수인, 인간... 그 밖에도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드라이어드라는 식물 분들도 계셨지요."
"어찌 보면 이곳과 비슷하기도 했습니다. 생활 양식이나 풍경들, 왕국까지... 아아, 숲에 있는 빛나는 풀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만."
그렇게 꽉 막힌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에 일단 안도하며 감사인사를 하고서 나는 철창에서 벗어나 쓰러져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내 입장에선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아 저들과 이미 아는 사이인 사람들도 존재하는듯 싶었다. 나는 초면이니까 일단 거리를 둘까싶어서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데려오는 것을 지켜보려 했다.
" 여왕이시여, 당신의 말에 의하면 저희는 ■■■를 쫓아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
제대로 발음조차 안되는 이 단어는 뭘 지칭하는 것일까. 할당되지 않은 단어라고 했으면 좀 할당해주면 어디 덧나는걸까. 어쨌든 상대방한텐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었기를 바라면서 물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세계로 다닌다는 뜻입니까? "
알레프에게 듣기론 추락자는 각자 다른 세계를 다닌다고 했었다. 그렇기에 같은 세계에 이렇게 많은 추락자가 모이는 일은 드물다고 했었는데 ... 이런 일도 누군가 의도한 일이라면 충분히 설명되는 일이다.
이어지는 여왕의 목소리에, 소녀는 당장이라도 퉁명스레 쏘아붙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사람들이 '침입자'랑 관련 있다는 증거 있느냐고. 하지만 심기를 더 거슬렀다간 정말 어떻게 될 수도 있고, 명백한 증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정말 저 이름 모를 추락자와 다윈이 나쁜 마음을 먹었던 걸 수도 있다... 그새 두 추락자는 새장에서 풀려난다. 소녀는 주변 눈치를 살피다가, 그나마 안면이 있던 다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앞에 쪼그려앉아 그를 검지로 콕콕 찔러댔다.
대답해주기 싫은 걸까? 돌아오지 않는 반응과 불편한 듯한 반응에 더 캐묻지는 않기로 했다.
그사이 갇혀 있던 두 추락자는 풀려나고 그는 당장은 더 물을 말이 없었다. 대화에서 한 걸음 물러나 주변의 상황을 살피자, 몇몇이 쓰러진 사람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는 그 광경 가만히 지켜보다 한 박자 늦게 그리로 향했다.
“도와줄까?”
질문은 알레프를 향한 것이었다. 알레프가 직접 이 이름 모를 사람을 부축하거나 들기에는 힘이 드는 게 아닐까 싶어서. 물론 알레프도 어쩌면 저보다도 힘이 셀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겉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니 말이다. 질문을 한 뒤에는 쓰러진 사람의 팔을 제 어깨 위에 얹으려다가…… 이 사람도 키가 크네. 지난번 아델라이데를 옮기며 그가 깨달은 바가 하나 있었다. 그는 이리저리 들었다가 내렸다가 자세를 바꾸며 의식 잃은 사람을 갖고 한참을 몸씨름을 하다…… 마침내 다윈을 어깨 위에 둘러 짊어지기에 성공했다!
그새 소녀는 의식 잃은 다윈을 부축하려고 시도해봤지만... 건장한 남성을 부축해 옮겨놓기엔 힘이 턱없이 모자랐다.
"부, 부탁해..."
때마침 도와주겠다는 네차흐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불현듯 추락자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소녀는 주변 둘러보며 다른 추락자가 끌려왔나, 살폈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었고. 그 동질감이 여왕에게서 느껴지는 것(어쩌면)임은 뒤늦게 깨달았다. 여왕도 추락자인 걸까? 하지만 지금은 다시 말 걸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틀리면 그것이 무슨 행동을 할지 몰랐기에. 대신 소녀는, 네차흐의 어깨에 둘러메진 다윈을 계속 쿡쿡 찔러댔다... 일단은 깨우는 게 우선이라 생각되어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