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울지 않았으면 하여 건넨 위로인데, 도리어 울음은 거세어지기만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고통받는 이에게 드리운 고회의 그늘이 한결 덜어졌음을 깨닫는다. 숨을 고를 즈음엔 지긋이 쓸어내리는 동작을 마지막으로 손길이 떠나갔다. 그는 그제서야 곁에서 의자를 끌어와 제 몸을 앉혔다.
“네가 바라던 신이 아니어도 괜찮은 거야? 네가 안심할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도 좋지만.”
심중의 번민을 찔러 들어오는 물음이었으나, 별달리 나무라거나 다그치는 투는 아니었을 테다. 침대 끄트머리에 두 팔을 걸친 채 앞으로 몸 기울이며 물어 오는 기색은 도리어 퍽 친근했다.
“그건 아는 사람이 없어 보였어. 하지만…… 조만간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예감은 드네.”
추락자들은 어째서 추락하게 되었는가, 분명한 답 돌려주지 못하고 고개만 기울인다. 그도 이제야 이 세계에 적응을 마쳤을 뿐이다. 추락자나 추락이라는 현상에 관해서는 아는 것 하나 없고, 추락에 익숙한 듯 보였던 미하엘마저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것투성이라 하지 않았던가. 다만 무엇도 알 수 없는 지금에도 분명하게 주어진 전조만은 있었다. 이 말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아, 그리 운을 뗀 그가 시문을 외듯 나지막이 말했다.
>>882 아 그렇다면 괜찮겠군 으음 페일이 한 2주쯤 된 올비였으면 아루한테 상황설명을 해주는 장면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일단 페일도 바로 어제 추락한지라 상황판단중인 점인 게 걸리네 따라서 다소 동적인 상황을 제안하고 싶어 페일이 아아루에게 도움을 받는 상황, 아아루가 페일에게 도움을 받는 상황 둘 중에 어떤 것이 좋을까?
오늘의 tmi : 능력의 부작용으로 인해 잊은 기억들이 많지만 페널티와는 별개로 본연의 기억력 자체는 좋은 편이에요. 일상에서 있었던 사건들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기억하는 수준을 넘어서, 당시 나누었던 대화/읽은 글의 내용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거든요 라크 같은 완전기억능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인의 기준에서는 이만하면 뛰어난 수준이라 생각함다ദ്ദി(・ω<)
>>891 첫번째 상황은... 뭔가 무시무시한 게 숲속에서 철걱거리며 걸어다니고 있어서 아루가 일단 그거의 시선을 피해 숨었는데, 왠지 그게 좀 절뚝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이번 세계의 마을 사람들이 추락자들에게 비정상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건 알고 있으려나? 페일은 마을 사람들이 페일을 공격해오더라도 딱히 반격하지 않고 도망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다만, 같은 추락자가 마을 사람들에게 공격당하고 있으면 예외. 영과 윈터가 이 케이스) 도망 과정에서 사냥꾼이나 병사(그런데 이 세계에 병사랄 게 있나?)의 석궁에 발목을 맞았거나 해서 발목을 절고 있는 상황이야 마음에 안 들면 두번째 상황 이야기를 들려줄게
숨을 고를 즈음에야 지긋이 쓸어내리는 손길 마지막으로 떠나간다. 의자 끌어오는 소리. 털썩, 의자에 앉는 소리. 신께서는 말씀하신다. 네가 바라던 신이 아니어도 괜찮은거냐고. 품 안의 단도처럼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사내는 고개를 떨군 채로, 차마 고개들지 못하였다.
"저는..."
그래, 알고 있다. 그는 내 세계의 신이 아니다. 내가 믿어온 창조주가 아니다. 허나 그렇다면 어떻단 말인가. 그 음색을 선명히 기억한다. 그것은 분명, 신께서만 말씀하실 수 있는 언어였다. 고대의 마법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완전히 다른 그 언어. 많은 것을 동시에 말하면서도 그 본질적인 의미를 우리는 결단코 이해할 수 없는 그 언어. 자신은 몇번이고 부정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부정하면서 그의 몸에 칼날을 박아넣었다. 허나 신께서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베드로 경, 경의 기분이 이런 기분이셨습니까. 새벽이 밝기 전 세번이나 모른다고 부정하고, 그 사실을 그 후에야 깨달은 그 기분을,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자신의 우둔함이 이토록 한탄스러운 적은 두번째입니다. 저는 어찌하여 이리도 어리숙하고 결점 많은 인간이란 말입니까.
그렇기에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바라온 신이 아니더라도. 내 세계의 신이 아니더라도, 나는 믿고 있습니다. 당신이 신이라는 것을.
허나, 사내가 처음으로 만난 '심장이 뛰지 않고' '체온이 없으며' '피가 흐르지 않고' '호흡 하지 않는' '생명이 아닌' 그것. 사내는 긴 시간동안 이것들을 베어왔다. 진정으로, 사내는 사람의 영혼까지 베지 않아왔다. 그렇기에 사내는 고뇌한다. 고뇌하고 또 고뇌한다.
배신은 사내의 심장에 비수를 박았다. 선을 행한다고 믿었기에, 그것이 완전히 부정당했을때의 충격으로 괴로워한다. 자신의 실수로 왕국이 멸망한것에 괴로워한다. 그렇기에 모든 악을 뿌리뽑고자 한다. 악을 처단한다고 믿었다. 허나 자신이 베어 왔던 악들 사이에 선이 섞여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괴로워한다.
유약했다, 사내는. 너무도 선해 흘리는 눈물로 바다를 이룰 지경이었다. 그렇기에 사내는 고뇌한다. 자신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맹목적인 헌신? 아니다. 부정? 아니다. 사내의 머릿속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처럼 혼란스러웠다. 그렇기에 대답하지 못했다.
"...어떤 일이라면.."
사내는 조심스럽게 묻다가, 알 수 없는 대답들에 짧게 숨을 뱉는다. 신의 말씀은 너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말을 기억해두라며. 여왕을 알현하여 영광하라. 미력한 자들아. 사랑하고, 경배하고, 잔존한 여왕이 너희 고해와 죽음, 도래할 어느 때를 속삭이며 웃던 빛의 무리를 기억한다. 되뇌이듯 짧게 속삭이고서는, 무슨 말씀이신지, 저로써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 중얼거렸다.
"...예, 기꺼이."
그래. 우선은 몸이 낫는것이 우선이었다.
"헌데, 저는 괜찮습니다. 체력을 급히 소진했을 뿐, 곧 있으면 회복될 것입니다. 너무 염려하시지 마십시오."
세계는 급변한다. 아니지, 이 경우엔 도시의 급변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친절하고 다정했던 이들이 보여주는 변화는 제법 낯설고 어색했다. 이유 없는 친절이 없듯이, 적의 또한 없는 법이라지만, 막상 적의를 눈앞에 두었을 때의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나는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내 소란을 피우던 이들을 피해 여관에서 가까운 건물의 지붕으로 올라왔다. 여관에는 마시가 있으니(이 고집 있고 친절한 여관 주인은 추락자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적어도 당장 어떤 일이 터지지는 않을 테지만, 시한 폭탄 같은 적의는 지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터였다. 가까이 보이는 여관의 건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나는 무릎을 세우고 턱을 괴었다.
우리는 늘 어디서나 배척 받는구나.
언제 들었던 말이었나. 누군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추락자(혹은 다른 이)의 말은 때때로 이렇게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나는 손을 올려 아래로 꾹 누르는 시늉을 했다. 짓눌린 기억이 제 의견을 피력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까지는······이려나.”
아직까진 험하게 위협은 해도 상대를 죽일 기세로 오는 이들은 적었다.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이상하잖아. 이 도시에 지내는 시간동안 주워들은 걸 생각하면, 저들의 행동은 정말 이상했다. 꼭 누가 조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너무—.
급작스럽지 않나?
나는 혹여나 아는 얼굴들이 위험에 처할까 싶어 잠시 걱정했다. 윈터는 아마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영원은 도망치거나, 어쩌면 누군가를 도울지도 모른다. 아델라이데는 이런 부조리한 상황임에도 결코 저들을 해치지 않겠지. 로시테아는······, 영웅이라고 불렸던 자신에게 향하는 적의에 불쾌해 할까.
다윈은, 어쩌려나. 별 생각 없이 평소처럼 대응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한쪽 눈을 감고 손을 뻗어 여관 앞에 진을 친 사람들을 가렸다. 이대로 밀어 젖히면 저 앞이 깨끗해질 텐데. 스윽. 손을 움직였다가,
나는 그대로 드러누웠다. 마법소녀가 사람을 지켜야지, 해칠 생각을 하니. 작게 핀잔하며 나는 몸을 웅크렸다. 그래, 이것도 잠시 뿐일 거다.
예기치 못한 낙하는 너무나도 길었다. 엉망진창인 몸이 곧 닿아 산산이 흩뿌려질 것이라 생각한 수면에는 시간이 흘러도 충돌하지 못하였고ー 느껴지는 충격에 눈을 뜨고 나니 모르는 숲속.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보다 앞서 아아루의 몸은 저 멀리 보이는 빛무리를, 마을을 향해 걷고 있었다.
...
그렇지만 막상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니, 엉망진창인 몰골을 신경 쓰는 것이 참... 사람답다면 사람답다고 해야 할까.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닌다면, 어딘가에 들리기도 전에 쫓겨나겠지.'
사찰을 나갈 때면 으레 보던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아루는 걸음을 돌린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아까 나무로 된 표지판을 지나쳤기 때문에, 그 표지판에 혹시나 계곡과도 같은 장소가 적혀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장소로 돌아가니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이도 있을 줄은 몰랐지만.
보라색 인영을 확인하자마자 아아루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섰지만, 곧 바스락하는 소리 들린다. 볼품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바싹 마른 나뭇잎을 밟은 탓이다.
"..."
직감이 이 사람은 경계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하는데도 불구하고...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아니, 구차한 변명이다.
"실례하겠습니다."
아아루는 곧 마음을 고쳐먹고 나무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사내와는 그러나 약간 거리를 둔 채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