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랑은 얼굴이나 손등에 리라가 만들어 준 밴드를 붙인 채 학교 주변을 걷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인간에게 향할 수 있는 초음파 커터의 위력이 조절되기도 했고, 자신이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기에 치명상은 피했으나 자잘한 자상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커터에 잘려서 튄 파편까지는 전부 피하기 어렵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면 평범히 생활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상처다, 종이에 베인다거나와 같은. 그리고 워낙 통증에는 둔하니까 그냥 다녀도 좋았지만 상처가 난 채로 돌아다니는 건 좋지 않다는 성환과, 리라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잔소리를 하는 혜성(그러는 혜성도 코에서 흐르는 피를 막고 얼음찜질을 하고 있었지만)에 의해 결국 밴드를 붙이게 된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다소 무료하게 학교 주변을 걷던 랑은, 화단 근처에서 문득 느껴지는 다소 생소한 감각에 화단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화단 앞에 서서 단화를 손에 든 채 안색이 굉장히 안 좋은 상태로 서 있는 서연이 보였기에 랑은 서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서연의 손에 들린 단화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집어들었다.
"괜찮냐."
뭔지는 모르겠지만 서연의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았기에, 랑은 단화를 손에 쥔 채 화단으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신발을 버렸나 보군."
신발을 버리기는 쉽지 않은데,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나 보이는 광택을 생각하면 낡아서 버린 것 같진 않고, 랑은 서연의 상태가 왜 이상했을까 잠시 생각하느라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고는 자신이 왔던 쪽을 한번 힐끗 쳐다보곤 말을 이었다.
"저 뒤쪽은 내가 다 봤다, 별 거 없으니까 갈 필요 없어."
흠.
"굳이 주인은 찾아줄 필요 없겠지. 소각장에 태워 버리러 갈 건데, 같이 갈 거냐?"
가는 김에 태울 만한 쓰레기나 좀 더 줍고. 그리 이야기하며, 따라오는 건 네 맘이라는 듯 서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화단을 살핀 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결은 세면대를 부여잡은 채 밭은 기침을 내뱉었다. 몇 번이나 토했는지 모르겠다. 어지럽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바로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한결은 다시금 흐르는 물에 손을 박박 씻었다. 깔끔한 손이지만 아직도 손에 묻은 피가 씻겨 내려가지 않는 것 같단 착각이 들었다.
데 마레의 곱고 아름다운 커리큘럼 절차와 달리, 다시 밟은 보편적인 커리큘럼 과정은 생각보다 많이 끔찍했다. 커리큘럼 수술실에는 자신과 태휘,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한 의료진이 있었다. 박 교수와 태휘는 정말 괜찮겠냐며 재고해 보라 말했지만 한결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수술은 시작되었다.
바즈라에서도 몇 번이고 행했던 과정이었다. 단지 대상이 본인으로 바뀌었을 뿐. 한결은 부분적인 마취제를 놓고 스스로의 머리를 여는 것을 지켜보았다. 과학 기술과 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안전히 머리를 여는 과정을 거치고, 태휘의 전극으로 의식은 남겨두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한결의 몫이었다. 기초적인 수술을 스스로 진행했고, 전기 자극을 준 머리를 봉합한 뒤엔 통상적인 커리큘럼 방식을 역으로 진행했다.
한결은 그 모든 과정을 행했다. 전기를 통한 자극부터 시작해 레벨 4에게 통용되는 연산식을 적용하고, 약물을 주사하는 등, 가히 실험 내지 고문에 가까운 행위를 거치는 모습을 보며 박 교수는 자신은 저런 건 절대 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태휘 또한 한결이 조금이라도 괴로운 기색을 보이면 의식을 유지할 수 있게끔 진땀을 뺐고, 끔찍한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시간이 흘렀다.
"워메, 정말 성공했잖아." "이제, 이제 좀 쉬겠습니다. 이제……."
그리고 한결은 뱅크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할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단숨에 계수까지 올랐다. 의식을 유지한 채 연속으로 커리큘럼을 진행한지 나흘 만에 이룬 쾌거였다. 태휘는 수술실 바닥에 드러누워 헛구역질을 했고, 박 교수는 차트에 성과를 적어내며 한결을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저, 한결 선생. 있잖아─"
한결은 생각을 끊어내며 기어이 손아귀에 고인 물에 고개를 처박았다. 손 틈새로 흐르는 물에 코를 박는다 한들 죽을 리가 없는데도 숨이 막혔으면 했다.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동시에 늘어진 손이 어두운 시야에 스쳤다. 선생님, 저 죽기 싫어요. 선생님, 서, 선생님. 어두워요. 선생님,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이게 어떻게 된─
"우욱-"
한결은 손을 잽싸게 풀곤 세면대에 고개를 처박으며 헛구역질을 했다. 먹은 것도, 들어있는 것도 없어 더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희멀건 침만 몇 번 뱉어낸 한결은 입을 거칠게 헹구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주했다.
끔찍했다. 한결은 초췌한 자신을 보며 헛웃음을 뱉었다. 리버티의 마음이 이해가 갔고, 자신이 얼마나 안일한 사람이었는지 깨달았다. 형이 왜 그렇게 괴로워하며 커리큘럼을 받지 말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런 행동이 아직도 이어진다.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또한 나는 그 모든 것을 당연하게 행하며 살아왔다. 이는 내 업보다. 하여 납득할 수 없다. 이 세상을, 현실을, 그리고─
─ 나는 한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내 이상향이 아주 먼 곳에 있노라고. 선생님, 여기는 인첨공이지 않습니까. ─ 괜찮아, 잠깐 피곤해서 그런 거야. 평소에도 자주 그랬잖아. 그렇지? 다 괜찮을 거야, 괜찮아, 괜찮아…… 조금만 눈 붙이고 쉬자.
창백한 안색이 떠올랐다. 금방이라도 흩어질 듯 아찔한 봄날이, 그렇게 설국이 도래하여 백화인 되어버린 당신도, 나도.
"어떻, 게……."
이런 걸 당연히 여기며 살아온 건지……. 한결은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으며 몸을 떨었다. 오늘따라 세면대의 물소리가 유달리 세찬 것 같았다.
>>558 하지만 독립하지 않으면... 이라며 둘의 앞날에 방해가 될 것을 과하게 우려하는 중
적어도 인첨공의 존속이라도 확정되면 결정이라도 하겠는데... 멀군
자는 중에 앓다가 한두번은 비몽사몽하면서 잠꼬대 비스무리하게 어두워, 추워, 같은 말 중얼거릴거 같고 계속 웅크린 자세 유지하고 있음 유준의 연락 받으면 바로 너 어디야 하고 노성부터 나오는데 혜우 아닌거 알면 바로 목소리 깔고서 실례지만 누구십니까로 바뀜 태오가 신원을 두루뭉술하게 밝히면 바로 혜우 찾으러 가겠다며 자고 있어도 깨워서 내보내라고 하고 어느정도 윤곽 잇게, 같은 학교 학생이고 저지먼트 동료다 정도만 말해도 한숨 푹 내쉬면서 그렇습니까, 약 제때 먹는 것이나 잊지 말라고 전해주길 바랍니다, 하고 전화 끊으려고 할듯 질문한다면 내용에 따라 대답 있음
서연 : 마음고생 심했겠다. 난 선배가 무사히 돌아오고도 선배가 실종됐던 3일간 아무것도 못했던 게 두고두고 괴롭던데, 뭘 해 볼 기회도 없이 그런 일을 당하면 얼마나 참담할지 상상하기도 싫다. 그랬는데도 아무도 탓하지 않고 이제까지 친구의 유지를 지켜 줬구나. 그거 아무나 못할 일이야. 장해.
서연 : 그래서 더 원통했구나. 그 모든 게 박형오가 아들 친구 만들려다 생긴 일이었대서. 게다가 박형오와 박찬유는 지금도 우리를 죽이겠다고 난리니 어떻게 살의가 안 생기겠어? 소중한 사람을 잃긴커녕 내 발로 들어와 잘만 살던 나도 둘 다 죽어 버리라고 빌고 싶은데.
서연 : 다만 변명하자면... 선배가 그런 심정을 이해 못해서 그랬던 건 아닐 거야. 나도 비슷한 얘기 한 적 있는데 그때 선밴 그런 감정이 인간적인 거라 얘기했었거든. 그케 잘 아는 사람이 그런 실언을 해 버린 건 선배한테 네가 각별해서, 그래서 네가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 강했던 탓이라고 생각해. 자기 감정이 너무 앞선 나머지 말실수해 버리는 경우 있잖아. 물론 동기가 뭐든 실수한 건 선배니, 네가 굳이 헤아려 줄 필요는 없어. 그래도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왜 했는지가 파악되면 속상하던 게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어서, 난 그런 적이 많았거든.
서연 : 음...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네가 그자들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진 않길 바래. 마음 먹는 즉시 우릴 몰살시킬 수 있는 강자들이라 죽이는 거 말고는 막을 방법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자들을 죽이는 사람이 우리는 아니었으면 해. 살 가치라곤 안 보이는 싸이코들이라도 어쨌든 인간이라 직접 죽였다간 두고두고 찝찝해질 테니까. 그래서 난 그자들이 없애려고 안달내던 세상 보고 지들의 실패를 하루하루 뼈저리게 실감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그러다 분해 자빠지든 개과천선을 하든은 솔직히 알 바 아냐.
서연 : 힘들고 속상하고 선배와의 갈등이라 내게 말하긴 거북스러웠을 텐데 털어놓아 줘서 고마워. 친구 일은 정말로 안타깝고 유감이야... 어떤 말도 위로는 안 되겠지만, 친구가 바란 대로 네가 살길, 기왕이면 건강하게 잘 살길 빌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