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지금까지 윈터가 살아왔던 세상에선 이런 일 없었는데. 저 같은 마수들은 인간의 도구로 쓰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폐기될 뿐이었는데. 마냥 다정했던 손길이 떨어지는 것이 너무 아쉬워 머리에 얹힌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아보려 하다가 이내 혼자 포기하고서 다시금 어깨를 축 늘어뜨려.
윈터도 라크가 상냥하게 대해줘서 좋긴 했는데 행복한 기억이라는 말엔 동의하기 어렵네. 지금까지 계속, 계속 귀찮은 일만 벌여왔는걸.
"너는 이게 행복해?"
얼결에 손이 붙들려버린 윈터는 고개를 내리고 제 발끝을 바라볼 뿐이었어. 엘프의 손은 당연히 차가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따듯하더라. 맞잡긴 손에 힘이 들어가 끌려가고 있으면, 점점 사람이 없는 곳으로... 너와 처음 만났던 나무 아래에 가만히 기대어서.
"너는. 우리가 왜 여기에 떨어졌다고 생각해? 나는 지금, 세상에 놀아나고 있는 기분이란 말이야."
조금은 거친 기색으로 라크와 맞잡았던 손을 떼어내고서, 고개를 숙인 채 제 오른쪽 귀를 쓸어내리는 윈터였어.
불면하는 자의 하루는 길다. 매일같이 반날은 남아 도는 시간 탓에 무료하거나 외롭지 않으냐고 하면 그런 적이 전혀 없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억겁의 세월 동안 앓아 왔던 근본적인 외로움이 사라진 지금, 밤은 그에게 있어 정가의 기회가 되어 주었다.
그는 같은 방을 쓰는 일행, 라클레시아가 있을 방향을 슬며시 살펴 보았다. 불 꺼져 어둑한 시야 한편으로 미동 없는 인영 하나가 넌지시 건너다 보였다. 숨소리가 고른 것을 보아하니 이 정도면 깊이 잠들지 않았을까? 일행이 잠들었겠다 싶어질 즈음에야 행동을 시작한다. 행동이라 해보았자 별달리 거창한 것은 없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곧장 문으로 향했다. 되도록 조용히 움직이고자 했지만 옷자락 부딪히는 소리나, 오래되어 삐걱이는 문 소리가 언뜻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등 뒤에서 누군가가 윈터를 끌어안으며 어두운색의 천으로 된 앞치마를 입혀버렸고, 윈터는 그대로 점원에게 허리를 붙들려 주방으로 질질 끌려가고 있었어. 그런데 조금 전까지 곤란한 기색이던 갈색 머리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주방으로 따라 들어오려 했단 말이야. 딱히 윈터를 구해주기 위해 들어온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설거짓거리가 잔뜩 담겨있는 개수대 앞에 선 윈터는 죽상을 하고서 뒤에 섰는 사내를 돌아보았어.
"쉿. 여기서 그런 말 해봐야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뿐이라고."
윈터는 자신을 주방으로 끌고 온 점원이 밖으로 나가고 나서야 개수대의 물을 틀고 서투른 손길로 접시와 잔을 닦으며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렸어.
"너도 하늘에서 떨어져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이 세계의 주민이 아니라고. 이 사람들, 아니. 여기 주민들, 우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왠지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 "일단은 이것부터 처리하자고..."
나름대로 진지한 투로 말하던 윈터의 손안에서 뽀독뽀독 닦이고 있던 머그잔이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지며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어버려. 제발 이건 비밀로 해줘... 하는 얼굴로 사내를 돌아보는 윈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