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512 이건 해석하기 나름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캡틴 오면 물어볼까요? 저는 날아간 조각들이 비타고, 묘사가 다르니까 상자 안에 남아있던 것은 조금 다른 물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일단 뭐라도 해석하는 대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긴 합니다~ 라크주가 해석한 대로 묘사해주시면 될 것 같음!
이미 반절은 지나 버린 밤은 짧고, 살아 숨쉬는 누군가의 온기가 존재하는 한 그는 외롭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세상에 귀 기울이는 감각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니까. 기워 낸 부위가 당기지 않게끔 조심하며 그도 몸을 일으켰다. 이런저런 확인 과정을 거치느라 줄줄이 늘어난 물건들도 대강 정리하여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이것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여관 주인의 입장에서는 못 보던 세간이 늘어 조금 아리송해질지도 모르겠다. 바닥에 내려두었던 촛대를 주워들기까지 하면 돌아갈 준비는 끝이다. 곁을 내려다보던 그가 소리 없이 싱긋 웃었다.
가자.
필담 아닌 입모양만으로 중얼거리고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처음 이곳까지 인기척도 없이 당도했던 만큼 밑창이 단단한 신을 신고도 걸음걸이가 조용했다. 돌아가는 길은 그저 묵묵했을까, 아니면 소리 죽인 세담이 때로 오가기도 했을까. 방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기에 어느 순간 둘은 문 앞에 도착해 있었으리라.
[ 잘 자. 내일 보자. ]
문을 열기 전 그렇게 쓰인 말을 전했다. 문을 닫고 들어가는 모습까지 볼 생각인지, 한동안은 그렇게 서 있었을 테다.
무언가를 하면 어느샌가 생겨나있는 물건이었다. 이름도 뭔지 모르고 어디에 쓰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눈에 띄면 왠지 챙겨야할 것 같아서 항상 챙기고 있는 것이었다. 저게 상자 안에도 있었다니 그럼 지금 날아간 것들은 윈터의 손에 있는 것들과 비슷한 것들이라는걸까? 잘 모르겠다. 빈 상자를 질질 끌며 상점가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공고문이 붙어있었다.
" 흐음. "
아무래도 생각보다 중요한 물건이었던것 같다. 어느새 공고문이 붙을 정도라면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본 윈터의 어깨가 축 처지는걸 본 나는 조금씩 걸음을 늦추었다. 점점 그녀의 걸음이 느려지고 어느새 멈추어선다. 나도 맞추어 걷던 발을 멈춘다. 그리고 들려온 왜 잘해주냐는 윈터의 말에 나는 쓰다듬던 손을 내려 주머니에 찔러넣고선 말했다.
" 잘해주면 안되는건가요? "
장난끼가 다분히 섞인 말. 하지만 금세 평소처럼 옅은 미소를 지은 나는 그녀의 말에 잠깐 입을 다물고선 주변을 둘러보았다. 싸움이라곤 주정뱅이들의 말싸움이 전부일 것 같은 평화로운 도시에 물들어 나도 어느정도 풀린 것일지도 모른다.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나는 그녀에게 작게 속삭였다.
" 말했잖아요, 이 순간순간이 행복한 기억이 되니까. "
당신이 말한 것처럼 내 기억을 덮어나가는거에요. 주머니에 찔러넣었던 손을 빼서 이번엔 내쪽에서 그녀의 손을 잡으려했다. 그리고선 상점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향해 나아가며 말했다.
" 굳이 상점가로 안가도 되잖아요? 아까처럼 밖으로 돌자구요. "
밝은 미소와 함께 아까 윈터와 만났던 나무 그늘로 다시금 향했다. 물론 상점가를 가로지르지 않고 자신들이 했던것처럼 성벽을 타고 쭉 돌아서 말이다.
>>533 말하는 방법을 잊은 건 아니고 그냥 목을 (측정 불가)년동안 안 쓰다 보니 심하게 잠겨 버린 상태라서요! 소리는 짧게 낼 수 있는데 목소리가 심하게 가버려서... 발성 연습을 하면 다시 나아지는 수준이에요. 그래서 남들 다 자는 새벽에 몰래 연습하고 있지 않을까요🤔 낫고서도 한동안 큰 소리를 내거나 길게 말하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지만요~
누군가의 도움을 주려는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든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회갈색의 머리카락을 한 여인이 있었다. 문제는 이 사람 또한 인간이 아닌 것 같았다. 머리에 동물 귀라... 옛날에 거래를 할 때 보았던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귀를 패션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래, 머리 없는 사람도 있는데 뭐 어때.'
인종차별이란건 장사꾼에게 있어서 완전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사실 이미 머리가 없는 사람을 본 후로부터는 그런게 뭔 상관이냐 싶었다.
"어, 여긴 다른 화폐라도..."
내가 뭔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여인은 그대로 주인에게 앞치마가 입혀지고는 어디론가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이젠 문제가 해결됐다는 듯한 점원의 모습에 멍하니 음료를 마시며 사라져가는 여인을 보았다.
'흠, 공짜 음료보다는 역시 정보가 더 중요하겠지?'
차라리 잘 됐다. 어린 시절 돈이 없을 때 익숙하게 했던 잡일을 하는 것 같았으니까. 주방에 음료를 느긋히 마시면서 들어가니 점원이 나를 뭣하러 따라들어왔냐는듯이 보고 있었다.
"저도 일좀 도와드릴까해서요."
앞치마를 한 여인의 옆에 같이 서게 된 나는 설거지거리들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에고,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이렇게 끌려오게 되었네요."
그래도 음료수는 저렴한걸 시켰으니 얼마 안 있으면 풀려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시리 끌려온 사람에게 도발로 들릴 수 있으니 최대한 미안하단 미소만 지어보았다.
네차흐를 따라 방으로 돌아가는 길은 다소 적막했다. 그는 아직 목소리를 못 내고, 소녀는 잠기운에 푹 빠진 상태였으니까. 식당을 벗어나 홀에 이른다. 여관 주인도 잠에 든 모양인지 카운터가 텅 비어있다. 터벅터벅 계단을 올라 잠시간 걸으면 어느새 문 앞이다. 소녀가 문고리 잡고 열기 전 마지막으로 그를 돌아본다. 종이에 쓰인 인삿말이 퍽 생소하다. 동시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떴다. 인간은 잘 때 꿈을 꾼다던데, 나도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아.
"응, 네차흐도 좋은 밤 보내."
"다음에 또 얘기하자!" 소녀는 말간 웃음을 지어보이고선, 열린 문을 비집고 그대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이부자리 살펴보듯 부스럭대는 소리가 이어지다 어느 순간 뚝 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