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분명 소녀는 불멸이며 불면의 존재다. 추락의 여파로 본질이 바뀌어버린 건지, 혹은 권능을 사용한 것에 대한 반동일지. 허나 지금은 그저 무척이나 불편하기 짝이 없다. 소녀는 다시금 하품한다. 졸리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인간들이 왜 시도때도 없이 잠을 자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소녀는 잠결에도 그의 필담을 읽어내리려 애쓴다. 하지만 내가 잠들면 네차흐는 혼자 있어야 할 텐데... 홀로 있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 지루함을 질리도록 느껴본 소녀는 내심 그가 걱정되었다. 그래도 밤은 짧으니 그의 고독도 길진 않으리라.
"으응."
소녀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졸린 기색 만연한 와중에도 입꼬리 올려 방긋 웃고선. 그리고 세운 무릎 내린 뒤 주저앉은 바닥 짚고 일어선다.
빈 상자를 흙바닥에 질질 끌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소리가 꽤 요란스럽다. 윈터는 라크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대수롭잖게 대꾸하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그에게 내밀어 보였다. 반짝이는 조각들이 흩어져 날아간 상자 안에 남아있던 물건이다.
"나중에 만나면 미안하다고 하지 뭐. 그보다, 이거. 상자 안에 남아있던 건데. 이게 뭘까?"
윈터는 손에 든 것을 라크가 가져가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동쪽 상점가에 들어서니 웬 종이들이 곳곳에 붙어있다. 바람에 나려 떨어졌는지, 발에 채는 종이를 하나 집어 들고 내용을 읽어보면 일종의 공고문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벌인 일 때문인 것 같지.
허공에 종이를 휙 던져버린 윈터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런 곳에까지 와서도 대중에게 미움받는 건 싫은데. 어깨가 축 처지고 발걸음이 느려져.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면 이런 공고문이 사방에 붙어있을 리가 없잖아. 윈터는 괜히 저를 안심시키려는 말을 하는 라크를 힐끔 돌아보며 걸음을 멈추었다.
평소라면 머리에 닿는 느낌이 소름 끼친다고 기겁하며 상대의 정강이에 발길질이나 세차게 퍼부었을 윈터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숙인 채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였다.
윈터는 여태 동행하던 라크와 도시에 하나뿐인 여관 앞에서 다시 만나자는 언약을 나누고서, 어디에 있는지 모를 미하엘과 영을 찾아 점점 어두워오는 밤거리를 느적느적 탐방하고 있었어. 지금까지 만난 사람이 라크와 미하엘, 영, 그리고 아델.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하루를 무심하게 돌아보며 캄캄한 상업구역을 조용히 거닐었어. 아까부터 제 몸 주위를 뱅글뱅글 맴돌던 분홍의 존재 탓인지 윈터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 못해. 흘겨보거나 내려보는 시선을 마주할 때마다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도망치듯 고개를 숙이고 잰걸음을 옮겨놓을 뿐이었어.
그렇게 거리를 쏘다니던 윈터는 어느 카페 앞에서 돌연 걸음을 멈추었어. 무언가가 몸을 끌어당기는 느낌. 윈터는 자연히 오묘한 감각이 느껴지는 쪽으로 이끌려버리고 말아. 점포 안으로 들어서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갈색 머리의 사내와 눈이 마주쳐. 윈터는 그가 저와 같은 추락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어. 지금까지 수 번은 느꼈던 감각이 뒷덜미를 간지럽혔으니까.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갈색 머리 사내의 어깨를 툭 건드린 윈터가 고개를 느리게 가로저었어. 그러더니 갑자기 윈터의 등 뒤로 다가온 점원이 쑥 하고 앞치마를 입혀버리는 거 있지.
"아, 아니 잠깐만. 나는 이 녀석과 일행이 아니라고..."
윈터는 단지 이 세계의 주민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면 호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려던 것뿐이었는데. 졸지에 앞치마가 입혀져서는 변명을 마치기도 전에 주방 안쪽으로 끌려들어 가려 해.
점원에게 허리를 꼭 붙들려 가게 안쪽으로 질질 끌려가면서,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 너와 다시 눈이 마주치는 윈터였어.
>>509 저도 그게 좀 애매해서. 캡틴 진행레스 보면 반짝반짝 날아간 조각들이 추락자들도 알고 있는 것이라는 걸 보면 비타인 것 같은데 윈터가 주운 건 상자 안에 굴러다니던 것이라니까 그게 비타는 아닌 것 같죠... 비타 +1은 그냥 보상이고 굴러다니던 건 히든 아이템 느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