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심문 이후, 태오는 등교하지 못했다. 듣자하니 정학 처분을 받았단다. 커리큘럼 윤리 프로그램 이수를 마쳤어도 근신 해제까지는 시간이 많으니, 소문이야 당연히 퍼질 법도 했다. 현태오가 사고를 쳤다더라, 걔 담당 연구원 손에 붕대 봤냐, 그거 현태오 짓이란다. 기어이 그 양아치짓 때문에 정학을 받았다더라, 내가 듣기로는 저지먼트 활동을 하다 크게 다쳐서 아직까지 못 깨어났다더라, 이상한 일이다, 내가 알기로는 바즈라로 커리큘럼을 옮겼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해서 지금 못 일어났다고들 하던데…….
진위는 당사자가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여러 이야기 퍼지고, 교내의 소문을 듣던 한결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자택 내부에서 근신 처분을 받은 태오는 일상을 영위하고는 있지만 기력이 많이 쇠했다. 단 36시간의 만남이지만 시원은 태오의 모든 육체적 기준을 뒤바꿨다. 손톱은 성하지 않고, 의료기기로 치료하며 몇 번이고 그었다 반복한 몸은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이따금 통증을 부른다. 태오는 주먹을 쥐는 행위를 어려워했다. 멀쩡한 손이지만 고통을 애써 참고 무언가 쥐다 결국 떨어뜨려 깨뜨린 컵만 해도 3개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 태오는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일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각종 고문을 겪은 이후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듯했다. 아무리 태오가 무뎌지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러려니 넘어가는 사람이었지만 새롭게 새겨진 상처는 태오도 모르게 새벽을 수놓는다. 태오는 자신이 이불 속에 숨고 구석으로 기어 들어가 잘못했다고 빌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결은 그 모든 순간을 더듬다 자신의 품에 안긴 서류에 시선을 내렸다. 역방향 커리큘럼 안건. 오늘은 데 마레에 이 안건을 정식으로 올리고, 일찍 돌아가서 태오의 곁에 있어야겠다. 태오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몸을 웅크렸다. 움직여야만 함을 안다. 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 고작 손톱 몇 개 빠졌다고, 몇 번 찔리고 뇌를 헤집고 속을 뒤집었을 뿐이다. 인첨공에서 흔한 일로 이렇게 괴롭다고 호소하다니, 나약하기 그지없다. 하물며 머리는 착실하게 돌아갔다. 이미 여러 계획을 세우고 가장 가치있을 것과 중요한 것을 정했으며, 실행할 수 있을 만큼의 상황도 마련됐다.
…….
그런데 왜 움직일 수 없단 말인가. 태오는 이불 속에서 고개를 푹 숙이며 눈을 흘겼다. 눈을 감으면 집게로 손톱을 붙드는 모습이 선명하다. 어떻게든 고통을 주겠다는 듯한 순진무구하고 잔인한 눈길이 아직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듯해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몸을 조금 더 바짝 붙인 태오는 천천히 무언가를 속으로 곱씹었다.
……고 싶다.
"뭐라고?"
태오는 서휘의 목소리에 움찔 떨었다.
"아가, 방금 뭐라고 하였니."
서휘가 곁에 앉아 조심스레 이불을 들추자, 태오의 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가늘게 좁혀졌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뭐가 하고싶다 하지 않았니?" "…아뇨." "이상하구나, 분명 들었는데. 무언가 불편하면 말하려무나, 상처가 곪을 수도 있으니까." "응."
태오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주는 손길에 겨우 눈을 감았다. 눈꺼풀은 시야를 차단하지만 눈알은 여전히 시꺼먼 세상에서 단절될 기미 없다. 움직일 수 없단 자책감 위로 의문이 떠오른다. 그리고 일어설 수 있다는 무의식의 속삭임도.
서한양은 자신의 목을 문지르는 혜우의 모습을 무표정으로 보다가, 더워서 깼다는 답변에 활짝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고는 " 내가 괜히 오지랖 부렸네요~ " 라고 대답을 한다. 여전히 눈길은 목에 향했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테이블 위에 간식거리를 두고 급하게 나가려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려고 하지만 온기와 함께 가벼운 무게감이 등에 들기 시작했다.
" 혜우씨, 또 왜 그래...? "
본래 쑥맥이라 이성의 스킨쉽에 약해서 어버버대고 몸이 경직되는 서한양이다. 아마 혜우도 같은 1학년인 정하에게 들었다면 알고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과연 그 한양이 맞는지 목소리가 매우 차분했다. 몸에 경직도 하나도 안 된 채로 말이야. 그야.. 한양의 눈에는 혜우가 이성이라기 보다는 그냥 애로 보였으니깐?
서한양은 이마에 살짝 식은 땀이 흐르면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지도 모를 행동에 조금은 답답할 심정이었다. 놀아달라는 목적이라기에는 거리를 두려고 하고, 또 아예 거리를 벌릴 목적이라기에는.. 거리를 벌리려는 사람이 등 위에 앉는 일이 있겠어...?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거의 말을 하지도 않아서 의도를 파악하기가 너무 힘들다. 예측되는 심정이라면.. 현재 되게 방어적이랄까.. 어제의 일 때문에 충격을.. 아.. 생각해보니깐 안 받는 게 더 이상한 거지. 나야 뭐 겉으로라도 멀쩡한 척을 해서 이 정도지만.. 어쨋든 괜히 긁지 않는 방향으로..
서한양은 혜우의 마지막 대답이 끝나자, 고개를 혜우의 얼굴 쪽으로 돌리면서 능력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서한양의 눈빛은 먹색의 빛을 띄기 시작하고, 천혜우 본인도 무언가 붕 뜨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인 연구원님, 정인 연구원님. 듣고 계세요? 종이컵에서 올라오는 달큰한 믹스커피 향 너머로 아득하기만 한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인은 그제서야 태블릿을 두드리는 걸 멈추고 시선을 올려 상대와 눈을 마주쳤다.
"네. 죄송합니다. 잠시 확인할 게 있어서." "하여간 너무 바쁘게 산다니까. 쉬는 시간에는 그런 거 그만 들여다보고 좀 쉬어요." "급한 일이라."
동료 연구원의 볼멘소리에 어깨를 으쓱여보인 정인은 그제서야 태블릿 전원을 끄고 종이컵을 쥐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떠나지 않는다. 뜨뜻미지근한 커피를 한 모금 머금은 채 상대를 응시하던 정인은 이윽고 식은 액체를 목구멍으로 깔끔히 흘려넘긴 다음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슨 얘기 하고 계셨죠?" "애들 사이에서 도는 그 괴담 아시냐고요." "그 괴담이 뭡니까?" "벽 뒤 커리큘럼실." "아... 대충은요. 그런데 그건 갑자기 왜." "요즘 그 커리큘럼실이 있다고 알려진 위치의 벽 뒤에서 자꾸 무슨 소리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발소리 같은 거. 오싹하지 않아요?" "기분 탓이겠죠. 진짜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공간이고, 설령 존재한다 해도 들어갈 방법이 없잖습니까."
그리고 다시 한 모금.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여전히 떠나지 않는다. 대신 몸을 좀 더 숙여 가까이 다가왔다.
"진짜 잘 모르시는구나." "뭘 더 알아야 합니까?" "괴담이 진짜라는 거요. 제 선임이 알려줬는데, 8년 전에 거기서 커리큘럼 하던 학생이 폭주해서 죽었대요. 자기 연구원한테도 중상을 입혔고요. 그 연구원도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얼마 못 가 죽었다고 해요." "그렇습니까."
관심 없는데. 정인의 시선이 슬슬 바닥을 드러내는 커피로 향한다. 이것만 다 마시면 일어나야지.
"근데 여기서 재밌는 게 하나 더." "예..." "사실 그 연구원 안 죽었다는 소문이 있어요. 사망 처리는 됐는데, 그 이후에 닮은 사람을 본 연구원 동료들이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전부 애매한 목격담일 뿐이지만." "네... 그렇군요... 살아있다면 사망 처리는 뭐고 형사 처벌은 어떻게 피해갔을까요..." "그게 하이라이트인데..."
아. 커피 다 마셨다. 정인은 의자를 빼고 자리에서 일어나 상대를 내려다보았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어? 아직 얘기 덜 끝났는—" "나중에 듣겠습니다. 그럼 이만."
그리고 즉시 휴게실 문턱을 넘어 사라졌다.
스케치를 하나하나 실체화 시키고, 천장에 도르래 따위를 그려 설치하며 구조물을 조립하는 담당 학생의 모습을 관찰하던 정인은 커리큘럼실 바깥, 연구원의 사무실과 대기실을 겸하는 공간에 놓인 리라의 가방을 바라보았다.
점포에서 과자, 쿠키, 빵, 초콜릿, 사탕, 컵라면, 아이스크림, 커피,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냉동만두, 냉동피자, 냉동핫도그, 냉동볶음밥 따위를 잔뜩 골라 저지먼트 부실로 배달시켰다. 비상금 잔고가 훅 준 게 보였지만 무덤덤했다. 전능한 싸이코가 끝장내기 직전인데 아껴 뭣해? 아직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시한부치곤 좋은 상황임을 곱씹어도, 곧 살해당한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않기는 불가능하다. 신께서 기적이라도 허락하시기 전까진 뭘 해 봤자 막히고 무쓸모일 거란 현타도. 그저 아직은 살아 있으니 지금 하고 싶고 해야겠는 일들을 할 뿐 그래서 사장님이 그래 쓰다 거덜난다 놀려도 심드렁했다.
그렇게 저지먼트 부실의 탕비실과 냉장고를 가득 채워 놓은 뒤, 서연은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시말서 양식대로 써야 하나도 생각했지만, 그랬다간 부담스러워하는 부원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서 관뒀다.
@저지먼트 부원 일동 [ 유니온 앞에서 박형오의 관에 총을 쏴 버려서 죄송합니다. 대상을 30초간 무력화할 뿐인 총이라 효과가 없으리란 점과 유니온이 보고만 있을 리 없음을 알았으면서도 섣부른 행동으로 현장의 부원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그런 실책을 저질렀는데도 합심해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사죄를 표하기도 감사를 표하기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부실의 탕비실에 먹거리를 약간 채워 넣었습니다. 내키실 때 편히 드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