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갑자기 던지는 tmi! 현실에서는 오랜 고립 생활을 하다 보면 언어능력이 쇠퇴하고 사회성을 잃는 등의 문제를 겪게 되죠. 그래서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상상 속의 친구를 만들거나, 혼잣말을 하는 습관이 생기거나, 교감할 수 있는 동물을 길들여 데리고 다니는 식으로 자신의 인격과 정신을 지키곤 합니다. 하지만 영이는 nnnn년 동안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도 딱히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 이유는.. 아무리 그래도 언어능력을 상실했다는 설정으로 굴리는 건 너무 어려울 듯해서 적당히 타협한 결과...🙄 그나마 타협해서 일시적으로 목소리가 안 나오고, 말은 할 수 있어도 예법과 비언어적 표현은 잘 모르는 상태라는 설정으로 가기로 했슴다. 그마저도 비언어적 표현은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되찾고 있는 중이고요.
그리고 평범한 인간과 일대일로 대응시킬 수 없는 인외성을 지닌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겠네요.(본인은 그다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불사신 정도면 살짝 인외가 아닐까요?🤔🤔) 영이가 지닌 '쇠락하지 않음'의 특성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해당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감정적 혼란을 겪을 수는 있을지라도 병리학적 영역의 정신질환이나 기능 장애에까지는 미치지 않거든요.
판타지적 설정이지만 약간의 현실성을 지향하는 중이라서 이 부분이 셀프로 좀 신경쓰였답니다...(。。) 아무튼 드디어 풀었다!
"어... 응. 나도 사람을 하나 데려오긴 했는데 말이야. 우리와 같은 추락자야. 해가 저물 때쯤에 여기로 오라고 했는데..."
윈터도 라크와 마찬가지로 미하엘과 만나서 새 옷을 얻은 것과 영을 만났던 이야기 등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줄줄 늘어놓았어. 중간에 다툼이 조금 있어서 상처를 입은 것까지는 말하지 말까 했는데 먼저 알아보고 손길을 내미는 라크를 바라보며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가리려고 했어.
"별거 아니니까..."
걱정해 주는 손길을 마다하려 했는데, 라크의 손에서 희미한 빛이 일더니 어깻죽지에 남아있던 통증이 씻은 듯 사그라들어. 윈터는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라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나도 걱정했다고. 네가 나 버리고 갔을까 봐."
다시 고개를 내린 윈터는 이어지는 말이 없었어. 라크가 외투를 어깨에 걸쳐주면 그것을 가만히 가슴께로 끌어당길 뿐이야.
재미없다고 말하더니 표정이 안 좋아진다. 심심한 게 그 정도로 싫었던 걸까. 시무룩해진 얼굴이 조금 안쓰러웠다. 이야기라도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얼른 종이를 보여주었다.
[ 안 자고 깨어 있는 것 같길래. 뭘 하는지 궁금해서 나와봤어 ]
응, 소리.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듯 그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그는 간접적인 함의를 잘 포착하지 못하여 말을 액면 그대로만 믿는 편이었는데, 그런 성향이 지금의 상황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다른 사람이 흔히 오해하듯 어려 보이는 소녀가 잠자기 싫어 밖으로 나왔다는 뜻으로 넘겨짚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 나도 그런데. ]
마주보는 얼굴에 웃음이 서린다. 잔잔하게 오른 입꼬리와 소리 없이 휘어지는 눈. 그는 꽤 기뻐 보였다. 생색 없는 얼굴은 여전하게도 창백했으나 한편에서 비치는 형촉의 빛이 은은한 혈기를 대신해주었다. 이 감정의 결이 명확히 무엇인지까지는 스스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동질감은 그만큼 값진 것이었다.
그러나 곧, 환히 피었던 표정에 무안함이 섞여들었다. 다시금 급격하게 시무룩해진 상대의 얼굴에 그가 급히 한 마디를 더 써내려갔다. 서두르는 마음 만큼이나 필체가 자연스럽게 휘갈긴 모양이 되었다.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돌아온 대답은, 그렇구나 따위의 평이한 대답이 아니었다. 되려 자기도 그렇다며 그가 말갛게 웃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녀는 잠깐 머뭇거리다, 곧 마주 웃어보였다. 왠지 모르게 기뻤다. 자신과 비슷한 존재가 있다는 것이. 그는 자신과 같은 신일까, 아니면 그저 불멸성 지닌 인간일까.
"아..."
악수가 무언지 잊어버렸다. 뒤이어 짧게 내뱉는 감탄사는 탄식도, 경악도 아니었다. 상대의 처지 이해한다는 뜻에 가까웠다. 하기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소녀도 하계에서 지상으로 막 기어나왔을 땐 그야말로 모든 걸 망각한 상태였으니. 소녀는 그새 풀 죽은 표정을 풀고서 쿡쿡 소리내어 웃는다.
"그랬구나. 그러니까 악수는... 인사 같은 거야." 설명 마친 소녀는 가볍게 몇 마디 덧붙인다. "넌 이름이 뭐야? 난... 알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