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사내의 둔감스런 반응에도 여자는 그저 입가에 미소지으며 아이리를 따라 놀리듯 스쳐지나가듯 그렇게 말할뿐으로 어깨에 걸쳐 올린 사내의 하오리를 추스리며 슬슬 떠날 채비를 했다
"맞아, 더러워.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돈이 없는걸."
그것도 그들 둘 모두 평소에는 마냥 사람 피에 취한 망령 같다가도 이런 부분은 묘하게 현실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퍽 그 여자답다
「1번 개구리는 밟혀죽었고, 2번 개구리는 뱀에먹히고, 3번 개구리는 빠져죽었네♪ 그리고 4번 개구리는...」
그렇게 그 둘은 잠시간 걸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제멋대로의 노랫말을 흥얼거리면서 넘실 걸음을 하는 여자의 뒤를, 메구무가 뒤따르는 구도였다
"역시 있다."
그런 길지 않은 걸음이 멈춘 것은 수로를 따라 내려온 계단 아래의 지하수로 입구 앞에 섰을 때― 그러나 마치 길 잃은 추락자가 이곳으로 걸어올 것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철창으로 봉쇄 된 격자문은, 단단히 잠겨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자는 그런 사실에도 아랑곳 않고 그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가로막힌 철창을 몇 번 정도쥐고 흔들더니 이내는 열쇠 구멍이 나있는 부분을 향해 손에 들린 칼자루를 내세워 힘껏 가격하는 것으로 한 방만에 부숴버린다 메구무가 말릴 틈도 없는 순간적인 행동이었다 '캉-!' 하고 요란하다 못해 시원스런 소리를 내며 튀는 자물쇠의 파편들
"좋아. 들어가자."
삐그덕거리며 제 역할을 잃게 된 격자문 너머로, 지하수로 안쪽으로 여자는 그렇게 저먼저 성큼 발을 들였다
라클레시아와 함께 있었던 장소에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던 소녀는 마침내 그와, 그의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다만 라클레시아의 동행이 다른 이를 데려왔기에 결과적으론 한 사람이 더 늘은 셈이었고. 어쨌든 시간도 늦어가기에 그들은 라클레시아가 잡아둔 여관으로 서둘러 향했다─ 그리고 지금, 야심한 밤 시각. 소녀는 여관 내부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왜 잠도 안 자고 이러고 있느냐면 잠을 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시간을 때워보려 했지만 방에는 컴퓨터나 게임기조차 없었다! (있을 리가 없잖아!) 소녀는 그동안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창문 밖을 관찰하기도 하고 하여튼 별 짓을 다 했다. 컴퓨터도 없던 시절에 살던 인간들은 도대체 심심해서 어떻게 살았대?
"심심해─!"
그래서 힘껏 소리 질렀다가, 손님들 다 깨겠다며 여관 주인으로부터 주의까지 들어버렸다. 소녀가 끝내 당도한 곳은 여관 내부 식당이었다. 물론 지금은 텅 비어있다. 지금도 먹을 거 달라고 말하면 좀 주려나? 아냐, 그만두자... 꿍얼대며 식당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집에 가고 싶어...
왠지, 나를 놀리는 것 같은데... 그런 기분이 들어 조금 언짢은 표정을 짓자 아이리는 '그걸 이제야 알았느냐' 라는 듯 킥킥 웃어댔다. 메구무가 휙 째려보니 입 싹 씻고 모르는 척 하며 시치미를 뚝 뗐지만.
꼭 뭔가에 취한 것 같이 가볍고 희한하다가도 이럴땐 현실적이고 예리하다니깐. 메구무는 그녀의 지적에 달리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을 꾹 다물었다. 동전이 든 주머니가 짤그랑거리는 소리가 오늘따라 덧없이 느껴졌다. 평소엔 꽤 기분 좋은 소리였는데.
코우를 뒤따르며 그녀의 노래를 듣던 메구무는 가사 한 번 살벌하다고 생각했다. 이건 그녀의 세계에 전해지는 동요인가. 그러나 동요라기엔 아이들이 듣고 부를만한 노래가 아니어 보였고, 아니라기엔 그녀가 너무나 발랄... 아, 그래. 저 여자는 지금껏 항상 발랄했지. 그냥 입 다물고 있자. 메구무는 그녀를 뒤따르는 내내 침묵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니 이런거, 한두번 해본거 아이제?"
아무렇지 않게 시원스레 자물쇠를 부수는 코우의 모습을 보며, 메구무는 조금 당혹스럽다는 듯 그녀를 보며 물었다. 몇번도 아니고 한방에 부수는 그녀의 힘도 범상치 않았다. 그는 여러모로 대단한 인물이군. 이라고 짧은 평을 남겼다.
"그래. 드가자."
코우가 먼저 문을 열고 걸어들어가자 자신도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래도 되는거 맞나? 이러다 다음날엔 유치장에서 묵게 되는거 아이가...? 어떻게든 빨리 돈을 얻어 여관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메구무였지만 마음 속 한켠으론 코우에 대한 걱정이 들어 그녀에게 물었다.
상당히 낯을 많이 가리는 모양인지 아까부터 취하는 모든 자세가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자리가 싫다기보단 그냥 낯을 가리는 것 같은데 이런 소녀가 어떻게 홀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낯 가리는 것과 별개로 멘탈은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하며 나는 악수를 할때도 삐걱이는 소리가 나는 것 같은 소녀의 움직임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 맞아요. 제 종족? 이라고 하면 될까요. "
아무래도 이 소녀는 엘프 자체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엘프라는 종족은 없는 세계에서 건너온 것일까. 아니면 비슷한 종족이 있는데 엘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특징인 뾰족한 귀를 보고도 모르는 뉘앙스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전자 같아 보인다.
" 편하게 라크라고 불러줘요. "
테시어씨라니 정말 옛날에나 들었던 명칭이다. 약간 향수에 젖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나는 기억이 없다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기억이 없다라? 추락의 후유증에는 아무래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 모양이다. 기억이 없다면 상당히 불편할텐데 이렇게 일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멘탈도 대단한것 같다,
" 나도 갑자기 하늘로 옮겨지더니 뚝 하고 떨어졌어요. 나 말고도 몇명 더 그런 사람들을 알고. "
그러니까 여기에 그렇게 떨어진건 니아 당신뿐만이 아니라는 사실. 나는 말을 덧붙이며 장난스럽게 윙크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