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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찬유의 뒤를 이어 찬유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지닌 아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다른 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허나 찬유와는 다르게 이들은 한가지 초능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인첨공이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내 아들 찬유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가진 '순수한 초능력자'를 양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부는 이들의 데이터를 보고서 이들이야말로 자신들이 바라던 '순수한 초능력자'에 가까운 초능력자라고 규정했다.
어떻게 이들이 탄생하게 되었는진 아직 알 수 없다. 그저 운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원이 있는 것인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에겐 모두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불안한 점이 있다면, 내 뒤를 이어 제 2대 대표이사가 된 이가 실험을 하려고 하고 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만들어진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인첨공에서 퍼스트클래스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타깃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 나는 반대 의견을 내세웠고 앞으로도 내세울 생각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궁금하긴 하지만... 요즘 12살이 된 찬유가 나에게 묻고 있다. 그 아저씨는 왜 자꾸 못된 생각만 하고 나쁜 짓만 하는 거예요? 라고... 그 작자는 내 아들이 봐도 심각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 따라서... 어떻게든 막아낼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막아낼 수 없다면... 그땐 어쩌면 좋을까.
물론 순수한 초능력자가 탄생하는 것은 찬유에게도 좋고, 나에게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순수한 초능력자. 즉 '퍼스트클래스'라고 규정된 이들을 만드는 실험을 하는 것은 절대로 옳은 일이 아닐 것이다.
그와는 별개로 그 작자의 측근 연구원 중에서는 '퍼스트클래스'가 아닌 이들을 '실패작'이라고 부르는 이가 있다. 이 또한 조만간에 말해서 하지 말도록 해야 할 것 같다.]
>>37 현철주 음... 퍼스트클래스는 박찬유 포함 인첨공에서 가장 강력한 초능력자 7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이거 보니까 박찬유는 모든 분야의 능력을 다 쓸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특화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박형오의 뒤를 이은 2대 대표이사가 퍼스트클래스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같아요.
'반드시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만들어진 아이는 MPC이자 저지먼트 부장님이자 퍼스트클래스 중 1명인 은우 얘긴가 싶기도? 아닌 거 같기도??
[최근 연구를 하면서 알아낸 것이 있다. 초능력이 개화해도, 사실상 '레벨'의 기준이 되는 강함의 척도. '계수'가 오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상 이게 정상이다.
허나 일부 학생들 중에서는 뇌가 조금 더 발전해서 계수가 조금씩 더 오르는 이들이 있고, 많이 오르는 이도 있다. 그리고 나는 최근, '강한 능력자'가 능력을 사용할 때 사용되는 이해와 믿음의 영역. 즉 '퍼스널리티'가 다른 능력자에게 아주 조금씩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퍼스널리티가 서로 공명해서 점차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퍼스트클래스의 퍼스널리티의 영향력을 최대화 할 수 있다면, 다른 능력자들의 성장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실제로 그 영향을 낼 확률은 매우 드물며, 설사 영향을 준다고 해도 많은 능력 사용이 있어야 하며, 가까운 곳에서 자주 봐야 가능한 정도이다. 그나마도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이 다수다. 또한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영향을 주는 정도일 뿐, 실질적인 발전은 능력자가 스스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다만 2대 대표이사는 아무래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전파'를 연구하는 것 같다. 대체 뭘 하려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딱히 막지는 않을 생각이다.
-아빠. 왜 나는 불을 쏘고 물도 만들 수 있는데, 다른 애들은 왜 못해? -다른 이들이 다 날 괴물이래. 친구 안해준대. -아빠. 난 정말로 괴물이야?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은 초능력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대단하게 바라보며 주목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는 그저 무섭고 '괴물'의 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찬유와 친구가 되려고 한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사실 찬유가 성장해도 과연 대다수의 아이들이 내 아들과 친구가 되어줄지, 친하게 지내줄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찬유는 많이 외로워했다. 고작 3살밖에 안되는 이가 친구가 없어서 많이 외로워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자신과 똑같은 힘을 가진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아이 대신, 자신과 똑같은 힘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테니까. 자신을 '괴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친구'로 생각해주는 이가 있길 얼마나 바라겠는가.
그렇기에 나는 인천 첨단 공업 프로젝트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어쩌면 많은 희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정말로 '초능력'을 연구해서 '초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다면 내 아들과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물론 절대로 이건 윤리적이지 않다. 하지만 4살인 지금까지도 방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면서 장난감을 만들어서 놀고 있는 찬유를 바라보면...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