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윈터는 소년의 손목을 붙들고서 원체 향하려던 곳으로 이동했어. 그러는 와중 손에 잡히는 소년의 살결은 오래전에 죽은 시체처럼 차게 식어있었지. 별 탈 없이 골목을 빠져나온 윈터는 사람이 왕래하는 거리에 들어서고 나서야 한숨을 폭 내쉬면서 소년의 손목을 놓아주었어. 그러니까 뒤에서 종잇장 넘기는 소리가 들려와. 가만히 뒤를 돌아보면 또 소년이 구겨진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 눈앞에 내밀어 보여.
종이에 적힌 글자는 아까처럼 윈터가 아는 문자로 덧씌워져가. 永, 영원. 윈터는 소년과 마주 서서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려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어.
"영원이. 귀여운 이름이네." ... "윈터(wynter). 그런 이름이야. 겨울이라는 뜻이라던가."
윈터는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어. 이 정도면 통성명으로 충분하겠지. 그러더니 윈터는 오른손을 위로 쭉 뻗어 영원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려 했어. 많이 힘들었지. 그녀가 할 수 있는 그나마의 위로였을까. 윈터는 이번에도 라크의 때와 마찬가지로 영원이와의 동행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을 뿐이야.
"너는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엘프라고 알아? 뾰족귀."
그리 말하면서 손가락을 삐죽 세워 양쪽 귀에 갖다 붙이는 윈터였어. 그대로 손가락을 몇 번 까닥거리더니, 이내 손을 홱 내리고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뒤돌아 가려던 길을 계속하려 해.
"그런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 괜찮은 사람이니까 걱정하지 마. 우리처럼 이곳이 처음인 것 같으니까."
>>807 구덩이가 그렇게 깊지는 않아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무렴, 심연의 계곡에서도 살아 돌아온 내가 저런 구덩이에서 쩔쩔매면 안되지.
사람들은 다행히 전부 살아는 있는 모양이군. 미하엘이 잘 받아준 모양이야. 정작 그녀석은 쓰러져있지만...아까 보니 마법 같은 걸 쓴것 같은데 마력이 바닥난건가? 분명 마법사 녀석도 커다란 마법 한 번 쓰면 오랫동안 쓰러져있었지. 세계가 다르니 확신은 못하겠지만 비슷한거라는 직감은 드는군.
그건 그렇고...아아, 젠장.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은 예상 못했는데. 원래 세계에서는 이런 일을 해도 대부분 용사나 성녀, 가끔 그 엘프 녀석에게 갔었다고...이런 낯간지러운 소리를 나 홀로 듣는 것은 거의 처음이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이럴 때 용사는 분명히, 이빨이 들어나게 씩 웃으면서 이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던가? 나도 대충 따라하면 되겠지.
"걱정 말라! 상황은 끝났으니까!"
한가지 그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용사는 호감상의 미남이었으며, 그는 우는 아이가 보면 절규하게 만들 무서운 외모를 가졌다는 사실일까...
당신은 하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짧게 소리친다. 얼마든지라, 허어. 놀란듯한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소리가 들려오는, 당신이 있는 쪽을 쳐다보며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렇다면, 실례."
손을 뻗어 어느덧 얼굴에 닿은 손 끝으로, 천천히 당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의사의 촉진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시고, 너무 괘념치 마시길... 헌데, 호오."
점잖게 손을 떼어내고서는 예를 표하듯, 손을 가슴께에 대고 가벼이 고개를 숙이면서 말을 이어갔다.
"부드러운 피부, 눈과 코, 입술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빼어나시군요. 과연 자랑하실만 합니다."
"헌데, 수인 분이신줄은 몰랐군요... 고향 생각이 납니다. 제 절친한 동료 중에도 수인이 있었죠."
느릿하게 웃으면서, 재수없다는 말에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자연과 비교해도 빼어난 미모이십니다. 실제로 보지 못하는게 아쉽군요."
그리고는, 같은 여관에서 머무른다는 말에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되려 삼켰다. '이곳에도 수인 차별이 있습니까?' 같은 질문은 어리석으리라. 방금 만났지만, 자유분방하고 호탕해보이는 그녀의 성격 상 그런 일에 가만히 있지 않을테고, 무엇보다 경비병과 살갑게 인사도 나누지 않았던가. 궁전같은 곳에서 머무를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나 보다. 그녀가 머무르는 여관이라. 어느새 도착한 그곳에서는 다양한 소리가 들려온다. 쿵쿵거리는 심음. 사람들의 소리. 음식과 술 냄새, 나무의 냄새. 좋아하는 정겨운 음들. 그녀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고.
"그거 안타깝게 되었군요... 제가 그럼 미하엘 양 몫까지 즐기겠습니다."
그리고는 간단한 일이었다. 늘 하던것처럼 소개를 받고 나면, 나머지는 늘 하던 대로.
"반갑습니다, 여러분."
의자 하나를 더듬어 찾아내어 모닥불 근처에 앉기 전 짐짓 허리숙여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하고는, 과장되게 털썩 의자에 앉았다.
영원이를 데리고 라크와 만났던 나무 아래로 돌아온 윈터는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제 왼쪽 귀를 연신 쓰다듬어내렸어. 나무 아래에는 잠에서 깨었을 때 개어둔 라크의 외투가 그대로 있었단 말이야. 어딜 갔는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나 봐. 만약 이전에 돌아왔었다면 그대로 제 외투를 들고 가버리든가 했겠지. 윈터는 주변을 좀 더 둘러보겠다고, 같이 온 영원이에게 해 질 녘쯤에 여기서 다시 만나자고 일러둔 뒤에 도시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어.
확실히 구속복을 입고 있을 때보다는 주민들의 시선이 덜 부담스러워. 가뿐하게 상점가 안쪽으로 걸음을 옮겨놓는데, 아까 영원이와 함께 맞닥뜨렸던 도적놈들과 눈이 마주쳐. 기껏 살려줬는 것도 모르고 눈에 불을 켜고 달라드는 사내놈들과 더 엮여봐야 좋을 것 없어서 조용히 고개 숙이고 반대편으로 뛰어가고 있었는데 무언가 전봇대 같은 커다란 몸뚱어리에 이마를 쿵 하고 부딪혀.
위를 올려다보면 조금은 듬직해 보이는 사내가 우뚝 서 있어. 부딪힌 것을 사과도 않고 일단 그의 등 뒤에 바짝 붙어서 몸을 숨기려 하는 윈터였어. 윈터도 키가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가려지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는 중에도 양아치 도적놈들은 윈터가 지난 길을 꾸벅꾸벅 따라오고 있었고, 결국 윈터가 등 뒤에 숨었는 사내 앞에까지 다다라선 괜히 거들먹거리며 시비를 걸어와. 아무래도 윈터가 그의 등 뒤에 숨어드는 것을 본 것 같아.
네 외침에 미하엘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어, 그러니까 로시테아는 자기 세계에서 저런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건가? 이를 쓱 드러내며 웃는 모습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영웅의 그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재미있는 상황은 있었다. 바로 로시테아에게 감사 인사를 하던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dice 5 10. = 8명의 사람들 중 .dice 3 10. = 3명의 사람이 움찔하며 겁먹은 것처럼 뒤로 물러선다. 웃긴 건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은 사람마저 움찔했다는 사실이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물러선 이들에게 핀잔을 줬지만, 그들도 로시테아의 웃는(웃는 게 맞겠지?) 얼굴을 보자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오죽하면 제 어미의 등에 업혀 있던 아이마저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하하하······. 사람들이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애써 정적이 찾아오지 않도록, 그리고 네가 무안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았다.
“풉, 푸흐······. 아하하—!”
그런 큰 웃음이 터진 건 더 이상 사람들이 어색한 웃음도 흘리지 못할 때였다. 미하엘이 아직도 드러누운 자세 그대로 제 배를 움켜쥐더니 큰 소리로 웃어댔다.
“뭐어야, 아무리 그래도 영웅이라고 하기엔 너무 험악한 얼굴 아냐?”
아, 사람들, 난감해 하는 것 좀 봐. 미치겠네. 킥킥킥. 미하엘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 애를 썼지만, 웃음은 좀처럼 멎을 줄을 몰랐다. 네가 난감해 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어쩐단 말인가. 이 상황이 너무나도 웃긴데!
어젯밤의 공연은 꽤 성공적이었다. 진득하게 술을 마시며 꽤 기분좋게 머물렀더랬지. 아침 일찍부터 그는 침대를 정돈하고, 밖으로 나와 도시를 거닐고 있었다. 어디로 가도 모르는 것들 투성이었다. 정말로 다른 세계로 떨어졌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남은 노잣돈으로 얕은 지팡이 하나를 샀다. 꽤 고급스러워보이는 나무의 촉감인데다, 검은색이라는 말을 듣고 망설임없이 구매했다.
'어머, 손님, 혹시 눈이 조금 불편하신가요?'
'예, 크게 불편함 없이 돌아다닐 정도는 됩니다만... 아무래도 걱정되어서요.'
'그렇다면 이 지팡이를 추천드려요.'
그런 간단한 대화 끝에 고른 지팡이를 짚으며, 이리저리 거닐고 있었다. 분수대 같은, 광장 같은 곳은 없을까? 그곳에서 또 다시 공연하며 한잔 더 걸치고 싶구나. 이곳에서 마셔본 술은 마셔본 적 없는 맛이었기에, 당분간은 아마 술에 빠져서 살지 싶었다. 날씨도 이쪽은 선선하니 유랑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분수대 같은 곳을 물어 노잣돈을 벌어볼까, 싶던 차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와 부딪힌다.
"이런, 실례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아서요."
싱긋, 미소지으면서 조금은 예를 차려 사과를 했으나, 어쩐지 느껴지는 이 신비로운 감각은... 아아, 그런가. 미하엘 양을 만났을 때와 비슷한 감각. 헌데, 심음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불쾌한 발소리. 짧게 숨을 내뱉었다. 이 불쾌한 발소리가 제 앞에 멈춘것에. 그리고, 등 뒤에서 옷자락이 붙잡힌채, 소녀가 바들바들 떨고 있는 탓에.
'당신을 위한 일이었어.'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파온다. 또 다시 누군가를 구하는 일은 사양하고 싶었는데. 허나 지나치기에는 가슴이 옥죄어온다. 박혀있는 비수가 지잉, 하고, 마구 울려댄다. 쿵쿵거리는 심장소리가 시끄러워져,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는 애써 평온한 표정으로 제 앞의 사내의 검을 쥐었다.
"어린 소녀를 협박하지 마시죠, 경. 저는 그저 조용히 방랑하고 싶은 구름일 뿐입니다..."
하아, 짧게 숨을 내뱉는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사람을 죽여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다, 골치아픈 일에 휘말리는것은 사양이었다. 그렇기에 지팡이를 역수로 쥐어 툭, 하고 제게 겨눠진 조악한 검을 베었고, 사내의 쇄골 위에서 우뚝, 지팡이를 멈추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제가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십시오.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으니, 그저 뒤돌아 떠나 주시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겁니다. 이해하셨습니까?"
사내는 겁에 질려 순식간에 달아났고, 곧 그는 천천히 뒤돌아 미소지으며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아델라이데라고 합니다. 당신과 같은 추락자지요..."
'이렇게 어리고, 약한 소녀도 추락하는가. 안타깝군.'
멋대로 그리 단정짓고는, 조금 동정심이 드는 탁한 눈으로 당신쪽을 바라보며 허공에 손을 뻗었다.
미하엘은 얌전했다. 가만히 선 채로 네가 매만지는 대로 있을 뿐이다. 눈두덩이부터 눈썹과 뺨, 콧날, 코끝, 입술······. 제 머리 위 동물의 귀를 만질 때에는 까딱 흔들리긴 했지만, 그것 말고는 얌전하기 그지 없었다. 이윽고 네 손이 떨어졌다. 네 말에 미하엘이 웃음을 흘렸다.
“하하, 그렇지? 내 자랑거리야.”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투로 말하며 미하엘은 제 동물 귀를 매만졌다.
“음, 오해할 수는 있지만, 수인은 아니야. 하지만 뭐, 수인이라고 해도 상관없긴 해.”
그렇게 말하는 데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윈터에게도 수인이 아님을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으니 뭐, 말그대로 정말 상관은 없었다. 사실 순수 인간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모호하긴 했다. 슥, 미하엘은 어깨를 으쓱하는 시늉을 했다.
그 뒤로는 뭐, 여관에 도착하여 네가 자리를 잡는 것을 지켜보는 거다. 미하엘 또한 적당한 자리에 앉아 네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사람들은 새로운 재미에 환호한다. 음유시인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며 너를 반기고, 네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너는 제대로 볼 수 없었겠지만, 이 여관에 모인 사람들은 제각기 모두가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서로 어울리며 나무 잔을 부딪치고 즐거워했다. 안 그래도 흥겨운 사람들에게 노래까지 주어지니 흥이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작은 공연은 정말이지, 훌륭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1. 「명백한 힘 앞에서 굴복할 길 밖에 없다고 한다면?」 > 원래 강한자에게 굴복하는건 나쁜 일이 아니야. 나 자신이 그에게 굴복해야한다고 인지했다면 그 힘은 분명 대단한 것일테니까. 그렇게 인지했음에도 굴복하지 않고 맞선다면 그것 또한 미련한 것이 아니라 용감한 일이 되는 것이지.
2. 「자신의 요구와 타인의 요구가 있을 때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은?」 > 정말 이타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자신의 요구를 먼저 이뤄주길 바라지. 그리고 나도 그렇게까지 이타적인 사람은 아니니까.
3. 「주변인들 사이에서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민감히 생각하는가?」 > 그런거 신경 안쓰고 살아가면 민폐를 안끼쳤을때나 마이페이스라고 하지 민폐 잔뜩 끼치면서 살면 그건 그냥 쓰레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원래 사람들과 섞여 살기 위해선 어느 정도 생각은 해야하는데 ... 아, 민감하게 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네?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면 그것도 스트레스니까.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