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되물어오는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세상은 여전히 낯설고, 이따금씩 너무도 많은 자극이 괴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득 시선이 창밖을 향했다. 때마침 분 바람결에 맞추어 나무가 몸을 떨었다. 일제히 맞부딪치는 잔잔한 잎새의 소리와 맑은 그림자, 출렁이는 가지 탓에 잠시 울음을 멈춘 새와, 걸음을 멈추고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사람들. 불어 오는 바람 한 줄기에마저 이렇게나 저마다의 생동이 가득한데 어찌 돌아갈 생각을 할까. 짧은 체류만으로도 그는 이미 이 세상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그 어디일지라도 필야 사랑하게 되리라. 왜냐하면.
[ 나한텐 시간이 아주 많았거든. 세상은 이미 다 돌아봐서─ ]
그쯤 이야기한 뒤에는 잠시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무의식적으로 펜을 빙글 돌리며 생각에 골몰하다, 잉크가 튈 뻔한 것을 보고서야 손짓을 멈추었다. 말할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파 오는 종류의 이야기도 아니었고, 글을 쓰기 꺼려지기에 머뭇거리는 중도 아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든 물으라고 한 쪽은 자신이었으니. 다만 그곳에서 나고 자랐을 터인 본인부터도 잊은 기억이 많다. 주요한 얼개가 죄 빠져 버린 이야기를 어찌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 네 세상이 나랑 얼마나 비슷할지는 궁금하지만… 사실 네가 거기에 가게 될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 [ 거기엔 아무도 없거든. ]
툭, 툭. 붕대 감긴 손가락이 펜촉을 무심히 두드려 댄다. 조금 긴 고민의 끝에, 그는 두서 없는 제 말솜씨를 수용하기로 했다.
가만히 네가 적은 내용을 바라본다. 살짝 숙여진 고개 탓에 아마 표정을 제대로 보기는 힘들었을 거다. 어쩌면 표정을 보아도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미하엘이 느리게 턱을 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아까 그 질문은 네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서 물어본 게 아닌 거네?”
미하엘의 시선은 여전히 종이 위 적힌 문장들 위에 머물러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소하지 않는 얼굴은 제법 서늘하게 느껴졌겠다. 미하엘이 턱을 괴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테이블을 툭, 툭. 느리게 두드렸다. 그건 제 호흡에 맞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아주 긴 시간을 재는 것 같기도 했다.
“다 죽었고, 너만 살아 있었던 거라면—.”
그 세계는 이제 버려지는 거겠네, 그치? 이제 네가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 그 물음과 함께 미하엘이 종이에서 시선을 떼고 너를 바라봤다. 빙긋 웃는 것은 어째서인지. 즐거워 보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쓸쓸해 보이는가 하면, 그렇다고 할 수도 없었다. 미하엘은 홀로 무언가 판단한 듯 짧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배시시 웃었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