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9 단검 4kg >> 아 작가 소설 개연성 진짜 없게 쓰네 하차합니다 (X) 아 작가가 상정한 이 단검을 쓰는 인물은 레콘이구나(0)
TMI: 레콘이란?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에서 등장하는 네 선민 종족들 중 하나로 거대한 닭 머리 형상을 한 전투종족. 보통 성체의 키가 3m 언저리이며 닭처럼 온 몸에 깃털이 돋아있어 화가 나거나 전투시 몸을 부풀려 몸집을 3배까지 부풀릴 수 있음.
"그렇죵..." "또 불닭소스 붕어빵을 진화시켜서어.." 무려 하얀핵불닭소스 붕어빵으로... 모두를 속이는 거에요...! 라는 무시무시한 계획을 말하는 여선...! 이제 빨간걸로 구분할수가 없어...!(*빨간 불닭소스 붕어빵도 만들려 할 수 있다..!)
"아하~ 저는 기본적으로 후방에 위치해 있고요.. 약독을 좀 다룰 수 있고.. 좀 작지만 날카로운 칼날을 다루죠~" "풀 해에요~" 하지만 풀 해여도 분리해체라는 걸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씨익 웃는 표정의 여선... 암살자라고 오해하기 좋게 말하기는..! 그리고 나중에 치료 요원이라는 걸 들은 윤성에게 "짜잔~ 속으신 거에요!" 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에에. 의념속성이 있다는 것도 대단한걸용..!" 방패! 라는 것을 듣고는 눈을 깜박깜박거리면서 방패가 의념속성이면 윤성씨의 희망은 방패가 되고 싶는 거에용? 이라는 이상한(...) 물음을 건네려 합니다.
드디어 3층이다. 여러 군데를 몇 번 돌아다녀야 했던 최하층과 다르게 다행히도 2층은 한 번에 올라올 수 있었다. 암살을 하기에 앞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이라니, 사정상 다른 선택권이 없어 암살을 택한 그녀에게는 참으로 얄궂은 물음이었다.
그렇게도 그녀는 암살에 대해 진지하게 고뇌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암살은 그저 오늘 하루를 더 버티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린은 혹여나 또 다시 비슷한 깨달음을 요하는 물음이 던져질까 불쾌하리 만치 허허로운 공간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어머."
그 순간, 정적을 깨듯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한 분께서 발걸음을 하셨는지요. 제대로 대접해드려야 마땅하오나 유감스럽게도 이는 허락되지 않은 모양이오니."
은근하게 교태를 부리는 듯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묘하게 비웃는 듯 차가운 웃음소리와 함께 그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 감탄사로 이미 정체를 짐작하던 린은 눈 앞에 나타난 핏빛 적안의 여성에 추측이 맞았음을 확인한다. 하, 짤막한 조소와 같이 조금이나마 입꼬리가 올라가있던 얼굴에 일순 표정이 사라진다.
"그냥 이 층에 처박혀 있을 걸 그랬네."
보아하니 대충 무엇을 시험하려는지 알 듯 한데 불쾌하기도 해라.
"그래. 나를 제대로 베껴내었다면 알겠지."
그런 어줍잖은 가식은 필요 없다는 거 말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린은 독검을 사방으로 날렸다. 콱, 무언가가 박히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앞에 선 '마츠시타 린'의 인영이 웃는 표정 그대로 스러진다. 그림자가 스러진 자리에는 사람 몸집 만한 무너진 기둥이 덩그러니, 단검이 박힌 채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흐음, 안타까워라. 유감이어요. 소녀는 다른 저와도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 뿐일진데."
아무것도 없는 공터에서 사박사박 사뿐히 땅을 밟는 인기척이 뒤에서 나타난다. 린은 돌아보지 않고 경계를 세우며 감지 스킬로 주변을 확인하지만 마땅찮게 걸리는 건 없었다.
"소녀도 당신도 어린 왕 아래 모두 같은 끝을 맞이할 덧없는 생령일지니 그리 감정을 품고 날을 세우고 계시면 아니될 것이어요. 모두를 죽음으로써 이끌 교주라면 마땅히... "
잔뜩 굳은 린을 조롱하듯 혹은 연민하듯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불길한 환몽 속에서 그 손길은 실체없이 허공에서 웃고 있었다.
"...세속의 감정을 좀 더 비워야 하지 않겠사온지요."
무언가가 공기를 가르고 날카롭게 쇄도하는 파공음이 들려온다. 이미 눈을 깜박이기가 무섭게 눈 앞에 칼날이 자리한다. 캉, 연쇄적으로 쇠와 쇠가 부딫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린의 잔상이 뭉개지고 여러개로 갈라진다. 잔상의 움직임을 집요하게 노리던 비수가 이윽고 바닥에 떨어지며 검은 안개가 뭉게 뭉게 깔리기 시작한다. 그와 거의 같은 박자로 잔상이 이어진 끝, 이미 형체는 사라진 어딘가에서 검은 안개가 자라난다.
"누가 더 '제사장'에 어울릴지 한 수 가르쳐드리도록 하겠사와요."
"혼백도 없을 허깨비에게 허비 할 시간 같은 건 없어."
오래된 신전이 무너진 듯 돌더미와 폐허가 가득한 공간이 암흑으로 뒤덮이더니 흐릿한 윤곽마저 어둠속에 일렁인다.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어.'
린은 피가 흘러 혈향이 베어나지 않도록 입을 물고 상처를 붕대로 빠르게 둘러메었다. 환각으로 혈향을 덮을 수도 있지만 자잘한 상처까지 신경쓰기엔 망념 소모량이 우려되었다. 어둠속에서 여전히 감지 스킬을 켠 채로 주변을 둘러본다.
'저 쪽도 같은 스펙이라면 아마 어둠 속에서 잠시나마 시간을 지체할 터.'
유아하게 그려낸 미소와 말씨, 태도가 유려했지만 지금의 마츠시타 린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인간성도 사라져 정교한 구관인형의 그것과 같았다. 하지만 움직임과 공방의 능숙함에 있어 실질적인 실력의 차이는 없어보였다.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 점점 안개가 짙어지고 흐릿한 선으로나마 보이던 폐허의 윤곽도 사그라들자 기묘한 공기가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