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일행 있다는 말에 소녀는 다시금 풀 죽는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친절하고 착하고 좋은 사람은 동료도 이미 잔뜩 있을 테니까. 괜히 말했나봐. 누구 잘못도 아니건만 소녀는 뾰루퉁해져선 길가의 돌멩이 툭 걷어찬다. 이제 어떡하지. 하얀 존재를 순순히 따라가면서도 괜히 심술이 난다. 그러다 그가 뒤이어 꺼낸 말에,
"...진짜?"
다시금 목소리에 화색이 돈다. 물론 완전한 허락은 아니지만! 소녀는 내심 그의 일행이,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고, 고마워, 라클레시아!"
히히 웃으며 마저 뒤를 따른다. 이내 도착한 첫 가게, 라클레시아가 심부름하는 걸 뒤에서 지켜보다 총총 그의 앞으로 나선다. "내가 들래." 시키지도 않았는데 손을 쭉 내밀어 물건 들어주겠다 하고. 만약 그가 물건을 건네주었다면 가뿐히 들고서 다시금 뒤를 따랐을 것이다.
"그 일행, 어떤 사람이야?"
문득 궁금해졌기에 소녀는 거리낌없이 묻는다. 그 일행이 동행을 허락할지 말지는 아직 모르겠다만, 적어도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둬야지.
452 급하게_가야할_곳이_있을_때_자캐는_한번정도괜찮으니무단횡단_vs_그래도신호는무조건지킴 미하엘 : 마법소녀는 기다리지 않아. (날아감) 223 자캐가_기대하는_프로포즈_방법 미하엘 :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지, 아니야. 연인이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잖아. (뚜웅) 미하엘 : 하지만 딱히 생각한 건 없어. 나중엔 생기려나? 211 초코_vs_바닐라_vs_딸기_자캐가_고르는_아이스크림_맛 미하엘 : 과일맛. (당당)
221 자기_자신을_사랑하냐는_말에_자캐의_대답은 다윈 : 그런 건 왜 묻습니까? 대답하기도 싫은 말이군요. 450 자기소개를_해야할_때_자캐는_제일먼저나서서_vs_적당히눈치보다가중간에_vs_무조건제일마지막_vs_기타 다윈 : 적당히 타이밍 맞을 때 합니다. 468 자캐의_평균_수면시간은_어느_정도인가 다윈 : 어제는 두 시간 반을 잤군요. (딱히 수면욕도 없고, 많이 잘 수 있는 타입도 아님)
전신을 털어낼 시간까지는 없었지만 최소한 소매 안쪽까지는 최선을 다해 비워내고 왔다. 그러고도 나오는 입자까지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게 미하엘의 뜻 모를 감탄을 시작으로 조치가 취해졌다. 제 스스로 손 내어주었으면서도 왜인지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다. 거북하거나 싫은 건 아니지만…… 피부 위로 타인의 섬세한 수지가 이리저리 오가는 감각이 한없이 낯설고 어색했다. 그는 침착하게 있기 위해서라도 딴생각을 하기로 했다. 사실 제게 있어서는 단순히 손을 단단히 감싸는 조치는 큰 효용이 없다. 하지만 미하엘이 상처를 보며 지금까지 지었던 표정을 생각해보면 영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라. 그는 아직 타인의 비위에 관해 명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여하간 미하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는 편이 나을 듯하단 생각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가 한창 이런저런 잡념에 몰두하던 사이 어느새 한쪽 손의 작업이 끝났다. 마침 그쪽이 주로 쓰는 손인 김에, 슬그머니 종이 더미 쪽으로 손을 뻗었다.
[ 오래 써서 그래. ]
그는 한 손만으로 짤막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빳빳하게 붕대 감긴 손의 부자연스러운 감각이나, 익숙하지 않은 필기구 탓에 글씨는 여전히 서툴기 짝이 없다. 혼잣말에 가까웠던 미하엘의 말을 정말 궁금해서 한 질문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막 써 놓은 문장 그대로 저 스스로 그간 혹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었을 뿐이고……. 그러는 동안 남은 쪽의 작업도 마침내 끝이 났다. 그는 쥐었던 펜도 내려두고 두어 번 주먹을 쥐어 보았다. 팽팽하게 당기는 느낌이 영 낯설지만, 지져 둔 피부가 당기는 기분보다야 나으니 이 정도면 괜찮을지도. 제 몸인데도 한참을 구경이라도 하듯 두 손 내려다보던 그를 정신차리게 한 것은 미하엘이 꺼낸 말 한 마디였다.
깜빡깜빡. 까만 눈동자 멀뚱히 떠졌다 감기기만 한다. 맹한 면색 도무지 사라질 줄을 모르고 쭉 남아 있다. 한참을 얼빵한 얼굴을 유지하던 그가 끝내 한 문장을 더했다.
옷가지와 색색의 천들을 죽 늘어놓는 미하엘을 멍하니 바라보는 윈터에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당장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말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면서 마른침을 꿀꺽 삼켜냈다.
"뭐, 뭘 그렇게 많이..."
난생처음 보는 스타일의 의상들. 윈터는 새삼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아 옷가지를 하나씩 집어 들어 살펴보았다. 하나같이 색과 장식이 화려한, 여성스러운 의상들을 하나씩 눈에 담는 윈터의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이런 의상들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을뿐더러 눈으로 보기만 해도 낯이 간지러워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있지... 조금 무난한 의상은 없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물으며 고개를 드는데, 바늘꽂이와 가위를 들고 저를 내려다보는 주인장과 눈이 마주친다. 기겁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윈터는 퀭한 눈으로 미하엘을 바라보다가, 돌연 그들에게서 도망치듯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그러니까. 나는 그냥 겉에 걸칠 거랑 바지만 하나 있으면 되니까...."
미하엘이 제시해 준 옷들은 도저히 입을 자신이 없고, 주인장이 새 옷을 만들어주는 것도 윈터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어깨 부분이 조금 찢어지긴 했어도 구속복 안에 입고 있던 상의는 있으니까. 허둥지둥 진열된 옷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손에 잡히는 대로 적당한 외투와 주황색 짧은 바지를 하나 집어온 윈터는 두 사람 앞에 서서 손에 든 것을 내밀어 보였다.
오래 써서. 하지만 오래 쓴다고 이런 식으로 상처가 생기나? 사람에겐 재생력이 있지 않던가. 거기까지 생각하던 미하엘은 문득 홀로 이해했다. 시체라서 그렇구나! —하고. 좀비 영화 같은 거에서 상처가 낫는 좀비는 없었으니 비슷한 거겠지. 미하엘은 이번에는 네가 모를 오해를 했다.
“지면? 어······.”
딱히 생각해 본 것은 없다. 실제로 ‘자신에게’ 빚을 갚으라느니 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미하엘이 좋은 것을 떠올린 듯 배시시 웃었다.
“딱히 어떻게 되진 않아. 하지만 나중에 혹시나, 이런 식으로 다친 사람을 보면 도와주면 좋겠어.”
그게 자신이 되었든 아니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든. 누군가 본다면 왜 그런 이득 없는 일을 하느냐 물을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마냥 이득이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추락자가 추락자를 돕는다는 것은 결국 어떻게든 돌아오기 마련이었으니까 말이다.
“뭐, 나한테 진 빚을 왜 다른 사람한테 갚아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잖아? 너한테 도움 받아서 빚진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를 돕고, 계속 그렇게 반복하면 언젠가는 모르는 누군가가 널 또 도와줄지도 모르니까.”
그런 걸 운명, 그리고 인연이라고 했다. 미하엘은 자신도 언젠가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아 생긴 빚을 네게 갚는 것뿐이라는 듯이 말하며 킥킥 웃는 소리를 냈다.
네 행동에 미하엘과 주인장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다. 저걸로도 돼? 될 것 같네요. 아쉬운데. 뭐 어쩌겠습니까. 짧은 순간 여러 차례의 눈빛이 오가고 난 후, 미하엘이 빵긋 미소지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주인장도 엄지, 아니 가위를 치켜 세웠다.
“좀 더 예쁘고 화려하고 멋지고 사랑스러운 옷을 입기를 바랐지만,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
네가 잡은 옷들로도 괜찮다는 듯이 미하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미하엘이 가게와 옷들의 주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인장도 같은 의견인지 별 말이 없었다.
“그래도 좀 아쉽다. 아, 이것도 같이 하는 건 어때?”
미하엘은 루비인지 아니면 다른 광물인지, 붉은색의 꽃모양으로 커팅 된 머리 장신구를 골라 네게 보여줬다. 주인장에게 장신구 가져가도 괜찮지, 하고 물은 건 그 뒤의 일이었지만.
“아니면 팔찌나 목걸이도 있는 것 같던데. 어디 보자······.”
네가 별로라고 한다던지, 아니면 못 하겠다고 할 거로 생각했는지 미하엘이 머리 장신구를 네 근처에 내려놓고 다른 장신구를 진열한 장을 이리저리 살폈다. 광채가 있는 화려한 것부터 무난한 장신구들은 옷에 달기 위해 준비한 것도, 옷과 한 세트로 판매하기 위해 마련된 것도 있는 듯했다.
이렇게 답변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소녀를 본적이 있는가. 오랜 삶에 없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솔직함이 곧 무기로 통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귀엽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점점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었다. 저렇게 좋아하는 알레프를 윈터가 거절했을때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 물어보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
그렇게 된다면 나는 선택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나와 동행하는 그녀의 성격상 그냥 자기 혼자 가겠다고 할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선택할거 없이 알레프와 같이 지내면 되겠지만 그렇게 됐을때의 아쉬움이 무섭다. 그토록 예민하던 내 성격이 이렇게까지 느긋해진 이유도 선택이 주는 후회가 무서워서 그 선택을 미루고 미루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에게 후회는 점점 잊혀져 가는 것에 불과하지만 나에겐 바로 방금의 선택이 불러오는 후회처럼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 수인이에요. 눈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랍니다. "
성격은 아직 오래 지내보지 않아서 확언은 못해주겠지만 털털하고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처럼 좀 느긋한 성격인것 같기도 하고. 약간 동류(?)의 느낌이 나는 것을 보면 그녀도 오래 살아온게 아닐까 싶었다. 물건을 들어주겠다는 알레프의 손짓이 마치 여동생 같아서 기특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었지만 충동을 참아낸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꽤나 무거웠기 때문이다.
" 이번에 사는걸 들어줘요. "
다음에 사는건 꽤 가벼울듯 싶었다. 다음 가게는 다행히 그렇게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기에 거기서 준 물건을 알레프에게 건네준 나는 복잡한 속내를 숨기고자 여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알레프는 인간인가요? "
겉보기엔 영락없는 인간이긴한데 인간과 진짜 비슷하게 생긴 다른 종족일수도 있으니 물어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