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추락자들은 점차 도시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친절했고, 다소 여유로웠으며, 사람 돕기에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필요한 물건은 물물교환을 하거나 심부름을 하여 조달할 수 있었고, 잘 수 있는 장소도 얻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쩐지 분위기가 다릅니다. 아닌 이들도 많지만, 몇몇······, 특히나 중앙을 지키는 치안대의 반응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들은 추락자들을 의심하고 경계합니다.
어디선가 소문이 들려옵니다. “이번에 중앙에 침입했던 ■■■ 말이야. 결국 탈출했다는 모양이야.” “그래요? 아이고, 어떻게 해? 우리한테까지 피해가 오는 거 아니에요?” “중앙에서 알아서 하겠지만, 우리도 조심하자고.” “그래도 별 일 없겠죠?” 주민들이 조금 불안해하는 것 같지만, 추락자들은 아직도 ■■■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염치는 있는지 주인 아주머니의 심부름을 하러 가는 나의 뒤를 졸졸 따라온다. 따라오면서 주변을 둘러보곤 작게 감탄을 내뱉는 것이 처음 만났을때보다 훨씬 긴장이 풀린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려준 약도를 참고하여 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뒤에서 알레프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 으음 ... "
확실히 처음 만났을때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몰라서 계속 울고 있었지. 그걸 보고 지나치기 어려워서 다가가준거고. 만약에 다시금 헤어진다면 이 소녀는 다시 혼자가 될테니 아까처럼 또 그렇게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자신에겐 동행하고 있는 일행이 있고 말도 없이 데려가기엔 그것 또한 민폐일것 같아 고민이 크다.
" 난 이미 동행하고 있는 일행이 있어요. "
그렇다고 거절하기엔 애처롭게 울던 모습이 떠올라서 쉽사리 말을 꺼내기가 힘들다. 분명 지금 이렇게 헤어지고나면 계속해서 생각나겠지.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 걱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이 동행하는 윈터가 마음에 들었기에 그녀와의 트러블도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걸 어찌해야한담. 잠깐의 침묵 끝에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일단 일행한테 같이 가봐요.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할지도 몰라요. "
만약 윈터가 싫다고 한다면?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았다. 괜히 알레프에게 여지를 주었다가 윈터가 거절하는 사태에 놓이게 되면 알레프에게도 큰 상처이고 윈터에게도 괜히 하기 싫은 말을 하게 만드는 셈이니까 말이다. 지금 가서 물어보고 오기엔 또 혼자 두는 셈이라 그렇게 하지도 못하겠다.
" 지금은 심부름부터 하죠. 아까 그거 맛있게 먹던데? "
일단 눈 앞에 닥친 일이 먼저다.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첫번째 구매처에 도착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이름을 말했더니 미리 얘기가 되있었는지 물건을 건네주었다. 감사인사와 함께 받아든 나는 다음 가게로 향했다.
이게 뭐람. 모래와 잿가루, 그리고······. 미하엘은 두 눈을 꿈뻑거렸다. 테이블 위에 떨어진 것들을 보고 다시 너를 바라본다. 미하엘은 침착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 녀석은 사막 같은 곳에서 살던 추락자일지도 모르겠다고. (아니다)
네 시선에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네가 잠시만 기다리라고 글자를 적어낸다. 미하엘은 어, 어. 그래애······, 하고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네가 문 밖으로 나서자 정적이 찾아 들었다. 가게의 주인이 불꽃으로 청소도구를 표현해 냈다. 테이블 위를 치우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치울 수 있게 도구를 주냐는 의미인진 확실하게 알 수 없었지만, 미하엘은 대충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시 네가 돌아왔을 때 테이블은 깨끗해져 있었고, 네 손도 모래나 잿가루가 있었던 것치고는 깨끗해져 있었다. 그래, 치고는.
“허······.”
손가락 뿐만이 아니라 손 자체가 완전히 엉망진창이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손을 쓴 거지. 미하엘이 미간을 좁혔다. 하지만 따로 질문은 없었다. 그저 아쉬운 것이, 이곳에 붕대는 있었지만 연고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거 나중에 포션이나 연고 같은 거 바르고 다시 감는 게 낫겠다······. 대체 어떻게 하면 손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너 혹시······.”
자해 같은 걸 하냐고 물으려다가 그런 예민한 질문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미하엘이 됐다, 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대신 미하엘은 다소 능숙한 솜씨로 붕대를 감아주고는 뿌듯해했다.
사실 어울리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에 제 차림은 ‘변신’으로 인한 고정차림이었기에 갈아 입는 것을 원치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미하엘이 그것까지 네게 이야기해주지는 않았다.
그저 미하엘안 어떤 식으로 홍보가 되는지, 홍보할 건지 확실하게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히죽거리는 게 다였다. 네가 구속복의 버클을 푸는 사이, 미하엘은 몇 가지 옷을 챙겨와 네 앞에 내려놓았다. 전체적으로 짙은 푸른색에 진주 같은 구슬이 달린 드레스나, 아이보리색 셔츠에 가죽을 덧댄 조끼와 바지, 무릎 위로 올라오는 꽃분홍색의 짧은 드레스, 그리고 짙은 남색의 반바지가 메인인 것으로 보이는 옷 등······.
그것도 모자란지 미하엘은 이미 준비된 옷 말고도 여러 색상의 천들도 늘어놓았다. 녹색의 무광재질의 천이나, 보라색 천, 붉은색에 노란색이 어우러진 천도 있었다.
“만들어진 게 별로면 지금 당장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줄 수도 있대.”
이래봬도 솜씨 있는 사람이거든. 주인장을 한껏 띄워주던 미하엘은 머리 장식을 해도 좋겠다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인장은 옆에서 바늘꽂이와 가위를 든 채 너를 바라본다.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천을 두르고 시침하여 태를 잡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