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태오는 눈을 반쯤 뒤집어 까고 숨을 색색대며 몰아쉬고 있었다. 손가락이 자기도 모르게 몇 번이고 튕기듯 움찔거리고, 이따금 크게 경련하는 몸은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커리큘럼 윤리 프로그램, 말이 좋아 윤리적이고 상호합의를 배우는 교화 프로그램이지, 인첨공에서는 연구원 하나에게 잘못 걸리면 예절을 주입해야 한다며 붙들려 온갖 실험과 고문에 가까운 커리큘럼, 고통의 연속이었다. 태오는 애써 혼몽한 정신을 잡고자 했다. 거꾸로 열을 셌고, 짝수를 셈했으며, 가장 끔찍하던 순간을 생각했지만 잘 가늠이 안 된다. 태오는 고개를 푹 숙이며 흐, 하고 구슬진 식은땀을 이마에서 뚝뚝 쏟아냈다. 시원은 그러든 말든 다음엔 뭘 할지 고민하듯 새로운 휴대용 의료기기를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는 메스와 의료 도구라 볼 수 없는 공구가 가득 담긴 트레이를 뒤적거렸다.
"누군가는 상호합의를 통해 건전한 커리큘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너를 달래고, 정상적인 교육을 이수하거나, 시간만 보내게 하거나 여러 일을 하겠지마안, 나는 역시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이번엔 이게 좋겠다. 시원은 말갛게 웃으며 아이스픽을 쥐었다. 태오는 독기 서린 눈으로 시원을 쏘아보았지만, 의자에서 튀어나온 철제 수갑은 팔과 다리, 목을 봉쇄해 몸을 제압한지 오래였다.
"연구원의 말에 고분고분 따랐으면 이런 일도 안 벌어졌을 텐데." - 아쉽다, 아쉽다. 역시 데려오고 싶어. "지랄…… 마시지요." "못된 말은 맴매야. 그런데 너, 계속 생각하는 건데에……."
"너, 혀에 피어싱 있었지. 하나 더 뚫자." "하……?" "아 해봐, 아-" "읍-" "어라, 농담이야, 농담. 네 축축하고 불결한 해면체를 만지고 싶은 생각은 없거드은……. 그저 익숙해서 그래. 분명, 이런 눈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7년 전이었나? 태오는 손등에 닿는 첨예한 감각에 힘줄이 돋아날 만큼 주먹을 꽉 쥐었다.
"뭐, 어찌 되었든…… 이시미야. 손에 힘 빼. 주먹쥐면 뼈 으스러져." "잠깐, 잠깐-" "교육에 잠깐이 어딨어. 파나케이아에게 감사하도록 해, 걔 덕분에 이 정도는 쉽게 나으니까아." "잠-!!"
>>588 깔깔깔 헷취!!!!(재채기) 그치 장점이자 단점이고 그걸 너무 잘 알고 있고 고칠생각도 없고(중요함) 아니 어이없네 진짜 U씨 취향 이상해요; 그건 맞아. 이혜성 이미 깼는데 졸리고 그래서 눈 감고 자는 척하고 있다가 눈 뜨고 그래서 부숴져요? 한마디 한 뒤 담배 찾아서 뭄
잠시 무더기로 온 서류를 뒤적이던 안경은 고개를 절래절래했다. 그 와중에 철모의 목소리가 잡힌다.
"일단 경호를 위해 있던 안티스킬 측까지 괴멸적인 피해를 입은 것 같습니다!" "안티스킬까지요?" "네!" <파워슈트를 그렇게 찼는데..?!>
파란색 스카프도 혼란스러운지 말 끝을 흐렸다.
"일단 들어갈 길은.. 아! 한군데 찾아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리얼리티 계열 능력자가 통로를 만들었군요!!" "통신은 괜찮을까요?" "트럭에 수백미터 길이의 선을 연결해놨기 때문에 송출은 가능합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몸 조심하세요!>
잠시간의 침묵 후 철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현장에 도착한 철모입니다! 안티스킬이 현장에서 빠져나가고 있군요!!" "네? 아 잠깐만요! 2학구에서도 리버티로 보이는 인물이 난동을 부리고 있답니다!" <아니 2학구에서도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단 내부 상황을 계속해서 말하자면.. 아, 수정벽이 무너지고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과 파란색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내가 지금.. 헛걸 보는 게 아니지? 철모야..!" "아 빨간 스카프...!"
스튜디오가 다시금 웅성거렸다.
-살아있던건가! -다행이다...
빨간 스카프는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죽을 고비를 몇번이나 넘겼다구.. 파워드 슈트를 빨간 머리가 여러대 움직이고.. 그 싸움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 "그 싸움이요?" "디스트로이어와 리버티, 모카고 저지먼트가 싸우는 거 말야! 거기에 물을 봐선 웨이버까지... 하아..." "일단, 이곳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일 것 같습니다!"
"네, 두분 다 안전히 빠져나오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우리도, 도와야하지 않을까?> "...확실히, 그렇겠죠. 오늘자 모카고 썰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루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는 늘 차가 따라붙곤 하였으며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근사한 티타임이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으나, 적어도 다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너와의 티타임에는 항상 단것이라곤 없었다. 단지 찻잔 속에 담긴 미적지근한 쓴 음료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 "우리 연구소에, 결혼 예정자가 있었어. 내년에 화려한, 그러나 자신보단 더 아름답진 않은 꽃들에 둘러싸일 수 있었던." "리버티에 의한, 첫 번째 희생자였지. 연구소에서 불 타 죽었어. 연인과 함께."
김 선생의 납골당에는 차마 가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가끔씩, 떠오르곤 하는. 두 구의 시체는 각각 다른 유골함에 넣어졌을까? 그럼 끝끝내 하나가 된 은반지는? 죽음도 두 사람을 갈라 놓을 순 없는데.
"그걸로 끝이었다면, 슬픈 이야기 중 하나로 기억될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오빠는 7번째였어." "그 사이에 연구소에선 안티스킬에게 5번의 순찰 강화 요청을 했었지."
제발, 부탁드립니다... 2주 사이에 연구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만 무려 5건입니다! 간절한 성토... 인첨공 전역에 방송된 영상. 그 이후로 습격당하지 않은 연구소가 있었을까? 없었을 것이다. 그 모든 움직임을 안티스킬이 따라갈 수도. 그러니 끝끝내 한 번의 순찰도 없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3, 4학구의 연구소보다는 2학구의 연구소가 우선이었을 것이다. 여긴 인첨공이니까.
"...오빠를 죽인 범인을 못 잡은 건 이해할 수 있어. 오빤 죽어가면서도 신음 소리 한 번 못 냈을 테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직도 부정하고 싶지만... 알고 있었다. ーー를 위하여, 너의 뇌는 타버리고 녹아내렸으며 곤죽이 된 지 오래라는 것을. 우리 사이에 대화도 없었던 것은 사실 하지 못했음을.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신뢰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이렇게 대화하고 있는 거고."
" 싸움 나면 당연히 숨죠!! 나서 봤자 구멍인걸요. " " 능력이 조사라 이거라도 안 하면 밥값 못 해요. "
대꾸하면서도 깜짝 놀란 서연이었다. 이걸 한 번 보고 외워? 아, 하긴 제품명이랑 판매처 이름만 외우면 되려나? 알아서 하겠지. 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니 수박씨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쪽을 빤히 쏘아본다. 표정은 저렇게 사납고 띠꺼운 티도 역력하지만 나오는 말은...
역시나 성실하다. 그 내용이 실망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그래도 실망스러우니 볼멘소리는 나온다.
" 어른들의 일이라셔서 말씀드렸는데 대비 못한다시면 말씀드린 보람이 없는데요;;;;;;;;; " " 고딩 혼자 망상한 거라 못 미더워서 이러세요? " " 그런 게 아니면 관계자 중에 아는 분께라도 전해 주실 순 없나요? "
툴툴거리다가 반격당했다. 나 뭐 안 돼요. 레벨 5도 아니에요. 퍼클은 더더욱 아니에요. 근데...
" 일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커리큘럼도 하고 있고, 알바도 두 군데 하고 있어요. "
저 한숨 저거, 나 한심하게 보는 거지?! 머리를 북북 긁고 질린다는 듯 내려다보는 수박씨를 빤히 마주보았다. 나도 노려볼 줄 안다, 뭐!!!!!
" 저도 속 편하게 커리큘럼이랑 알바만 하고 싶네요! 근데 수박씨도 아시다시피 리버티가 언제 설칠지 모르잖아요!! 학교도, 연구소도, 편의점도 언제 습격할지 모르잖아요!!! 재수없으면 다치고 돈 날리고 죽을지도 모르니까, 그게 무서우니까 대비라도 해 보려고 그래요!!! "
하면서도 참고서 얘기에는 살짝 솔깃한다. 공부를 할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대학을 가야겠다는 마음이 든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선배 생각하면, 이대로 공부에서 아예 손 떼도 되나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니. 아무리 못해도 헌책방에 내다 팔면 푼돈이라도 생기겠지. 아니, 디스트로이어가 학창 시절 봤던 참고서라고 경매 같은 걸 붙일 수 있을지도. 잠시만, 이거 괜찮은데???
...라지만 공짜야? 그럼 상도덕에 안 맞는데??
" 공짜로 주신다고요? 헌책방에 파셔도 되지 않아요? 일부러 챙겨 주신다니 감사한데요, 받기만 하는 건 그, 사람 도리도 장사꾼 도리도 아니래요. 당장은 답례 드릴 수 있는 것도 없고요. "
" 그거도 그거지만... 제가 수박씨 참고서 받아다가 막 인첨공 3위가 공부하던 책이다!!! 식으로 팔아치우면 수박씨는 헛인심 쓴 거잖아요. 그런 거 걱정 안 되세요? "
뭐야? 대답이 꽤나 간단하네. 평소라면 나는 다친데 없냐 뭐냐 잔소리를 했을 것 같은데. 오늘 기분이 좀 안좋기라도 한가보다- 라며 대충 넘기려 했다. 도착한 사람이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인걸 알아차리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 ......으윽. "
병원, 병원? 썩을. 공포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안된다. 지금 여기서 겁먹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앞의 상대가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르는데 약점을 드러낼 수야 없다. 참아, 참아라...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뒤의 남성이 상황을 중재했다.
' ......나는, 환자가, 아니야. ' " 귀찮은 말투가 참 믿음이 가네. "
속으로 공포를 삼켜내며 천연덕스럽게 말을 꺼낸다. 반쯤은 농담이었지만, 반은 진담이었다. 적어도 저 가벼운 말투의 여자보다는 믿음이 가는 사람이다. 명함까지 찔러준걸 보면 뭐.... 일단은 믿는 수 밖에 없나. 친구에겐 올 필요 없을거라고 연락을 넣은 동월은 고개를 끄덕인다.
" 일어나면 아까처럼 이마에 딱밤좀 날려줘요. "
고생시켰으면 그정도는 감수해야지. 지혁쪽이.
아무튼 지혁이 차에 실리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쉰 동월은, 여성의 말에 눈이 크게 뜨일 수 밖에 없었다.
" 뭐.... 당신이 그걸 어떻게... "
괴이. 생판 남에게서 듣는건 거의 처음이라고 봐도 좋았다. 뜬소문으로라도 존재해서는 안되는 이름, 괴이. 지금껏 구조한 실종자들은 모두 철저하진 않아도 입단속을 단단히 시켰더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샌거지.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또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 ...영화관? "
캣박스 스튜디오 말고 영화관 같은 괴이가 있었던가? 일단 지금 기록된거에는 없는데... 그건 둘째치고, 사망률이 100%랜다.
"...야. 내가 너에게 뭐 부탁받으면 해줘야 하는 그런 이냐? 왜 나에게 불평질이야. 나중에 크리에이터에게 연락이라도 넣을테니까 작작 요구해. 그리고 왜 나에게 따져! 내가 저질렀어?! 3학구 안전은 에어버스터에게 가서 지켜달라고 얘기해! 왜 나에게 난리야! 애초에 3학구는 습격받은 적도 없잖아!"
거기만큼 안전한 곳이 또 어딨어! 그렇게 따지듯 철준은 언성을 높였다. 공부에 집중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돌아올 것은 그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기 세네. 이 자식.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크게 혀를 찼다. 여러모로 이런 말싸움이나 하는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편 그녀가 참고서에 관심을 가지자 그는 호오... 소리를 내며 마찬가지로 관심을 보였다. 드디어 집에 있는 그 처분 못하고 있던 것을 처분할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그도 조금 신이 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답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표정을 찡그렸다.
"너는 필요없는 쓰레기를 주면서도 답례까지 받아가는 심보를 가진 녀석이냐? 하. 에어버스터가 교육을 잘못했네. 이거. 잘 들어. 네 녀석이 무슨 답례를 주더라도 내가 한 달에 받는 돈의 일부조차 되지 못 해. 그러니까 답례니 뭐니 그런 것에 쓸 돈이 있으면 맛있는 거나 사 먹어. 애새끼가 무슨 장사꾼 도리가 어쩌고야. 내가 지금 너하고 돈거래 하는 줄 알아? 네 녀석에게 돈을 받을 생각 없어. 다시 말하지만 그딴 것에 돈을 낭비하지 말고 맛있는 거나 사먹어. 3학구에 맛있는 식당 많잖아. 뭐? 팔아넘겨? 알게 뭐야. 네 마음대로 해. 나에겐 필요없는 물건이니까."
팔던지, 말던지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는 고개를 무관심한 표정과 목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정말로 자신에겐 필요없기에 이번 기회에 처분할 생각인 듯 보였다. 그러다가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그는 이어 이야기했다.
"하지만 네 녀석. 아무리 생각해도 참고서들을 가지고 돌아갈 정도의 체력은 없어보이는데. 하. 야.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 부실로 택배 보내줄테니까 받을 수 있어? 없어? 그것만 말해."
>>578 "그 아이는 널 믿었는데, 왜 믿음을 정면으로 배신했는지 들어나 보자." - 아니야. 배신한 게 아니야. "그럼 뭔데. 왜 데 마레에 남아서 그 사달을 내." - ……연락이 온 줄, 몰랐어. 2학구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서 계속 비상 대책 회의에 소집된 것도 있지만, 자진해서 남은 이유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 가엾다고 생각했어. "자세히 설명해봐." - 가여운 학생들이라고 생각했어. 그 학생들도 사랑받을 자격은 충분했다고……. 그리고, 그,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고통받는 학생들이 있으니까, 그 학생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자고 생각했을 뿐이야.
저 빌어먹을 양심과 사명. 올곧게 자라 제 형이 바라는대로 대성한 모습이지만 이곳은 인첨공이다. 서휘는 그 사실을 알고 착잡한 눈으로 한결을 쳐다봤고, 한결은 더듬거리며 제 뜻을 계속 전했다.
- 그리고... "그리고." - 그 상황에서 소장님의 의심을 거두고 신임을 얻으면 태오를 조금 더 안심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소장님이, 태오에게 사적인 감정을 품지 말라고, 이곳에서 보호자의 관계일 뿐이지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윤 선생과 똑같은 짓을 하지 말라면서 근신을 내린 적이 있어서. 그래서 신임을 얻으면 태오에게 다가가도 내가 윤 선생처럼 나쁜 뜻을 품고 다가가는 사람은 아니겠구나를 믿어줄 것 같아서…… 그랬는데, 그렇게 될 줄은. 내가, 내가…….
한결은 얼굴을 더듬거리다 덮어 가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더니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어. 도저히 모르겠어…. 태오가 그런 짓을 했을 때 그 아이가 그만큼 몰렸다는 걸 잊고 있던 내가 어리석었지, 그런데, 그 아이가 그만큼 나를 봐준다는 거잖아, 나를 그만큼 생각했단 거잖아……. "한결아." - 그 애가 품으로 쓰러질 때 무슨 생각을 했는 줄 알아? 어째서? 내가 아니라 너를, 왜? 아, 씨*. 리버티의 협박을 듣자마자 찾아가서 가둬버렸어야 했는데. 숨었어야 했는데, 차라리 그랬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리버티고 소장이고 죄다 거슬리게……. 보는 눈만 없었더라면 아마, 아마... 내가 그때 느낀 감정은 경악이 아니었어, 욕구였지, 난, 난-! "백한결." - 이젠 아버지를 넘어선 것 같아. 그토록 닮기 싫었는데 그 사람보다 더한 것 같아!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서 감정을 수습할 수도 없는데, 그 사달까지 났어. 나 때문에!! 내가 그때 입을 벌릴 수 없어서, 바로 탈출하지도 못해서, 내가 힘이 없어서…… 이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서한양은 분명 저지먼트가 안전하게 느껴진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하지만 들려온 대답으로는 그녀의 자세한 과거사였다. 리버티의 첫 번째 희생자는 승아의 연구소에 있던 약혼 예정인 연구원.. 그 다음 7번째 희생자는 승아의 오빠. 안티스킬에게 다섯 번의 순찰 강화를 요청했지만 반려를 당한 듯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나?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은 아니었어. 각 학구마다 배치된 안티스킬이 있는 걸. 적어도 안티스킬 3학구지부의 병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일인 거야? 그 자원들로도 연구소들을 다 지키기에는..부족했던 것이냐고.
안티스킬에게 계속 된 순찰강화의 거절을 겪었다면, 안티스킬은 그다지 믿을 만한 존재가 아니라고 느껴졌을 것이고.. 오히려 그 휘하의 조직인 저지먼트에게 시선이 갔을라나. 하긴,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저지먼트와 리버티의 싸움.. 그거 내가 다 퍼뜨린 거니깐.
그렇게 승아의 말이 끝난 후에 한양은 입을 열기 시작한다.
" 오빠의 죽음 이후, 리버티에 대한 복수심이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어? "
" 그렇다면.. 지금 이 대화를 통해 너의 신뢰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네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어? "
>>632 이걸 납득하면 안되는데 납득이 되는 슬픈 기분(??) 왜 서울 출신이라니까 쉽게 납득하는건데 이사람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 감고 있는 거보고 포키 한봉지 뚝딱 해치우고 이혜성 침대에서 일어나서 비틀거리며 좀 재우라고 한 뒤에 밖으로 나가지 않을까. 그 정신에도 주변은 살피는 이혜성(19세/캡틴이자 저지먼트)
" 뱅크 연구소는 2학군데요;;;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도 2학구에서 연구하는 거고요;;;; 리버티가 어쩔지 모르겠으니 그 둘을 주시해 달란 건데요. 수박씨 여기 사시는 거 아니에요? 옷이 사복인데. 3학구 안전이 부장 몫이면 2학구 안전은 수박씨 몫이겠네요~ "
여전히 무섭지만, 수박씨는 이제까지보다 더더더 탐탁찮은 기색이지만, 똑같이 투덜거렸다. 다 해 줄 것처럼 어른 행세 하다가 이런 식으로 발 빼는 건 졸렬하다구!!!!
수박씨의 투덜거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마디로 어린애하고 거래 따위 안 한다, 받을 테면 받고 말 테면 말아라, 인가? 팔거나 말거나도 상관 않겠다니;;;;;; 이만하면 날로 먹는다는 양심통은 내려놓아도 되려나? 그래도... 이대론 께름칙한데.
" 맛있는 거 뭐요? 먹거리나 식당 추천해 주실래요? "
저 여기 온 지 반 년도 안 됐다고요~~~ 라고 덧붙이면서 짐짓 수박씨의 음식 취향을 알아보려는 서연이었다. 수박씨는 성인에다 퍼클. 당연히 경제력으론 내가 쨉도 안되지만, 작게나마 답례를 해야 발 뻗고 잘 거 같아서였다. 택배로 부쳐 주겠다는 제안을 하니 더더욱. 어쨌거나 준다는 건 감사히...!!
프로퍼티 매니퓰레이션(Property Manipulation) 애드히전 인듀스먼트(Adhesion Inducement) 물체에 점성을 부여하는 능력으로, 점성의 강도는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 그건 즉 능력을 반대 방향으로 사용하여 물체에서 점성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뜻. 발바닥에 점성을 부여하여 천장이나 벽을 타고 걸어다닌다거나, 겉보기에는 평범한 방바닥을 개미지옥으로 만들어 버린다거나. 점성을 부여할 물체에는 직접 신체접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