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와 함께, 호수 옆을 거닐고 있었다. 조용한 호수는 평시에는 꽤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였다. 훈련을 한다거나, 속성을 부여하기에 참으로 편한 곳이였기에. 하지만, 오늘은 휴식을 취하는 나날.
휴식도, 훈련의 일종이다. 무언가를 몰두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좋은 시간대에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그리고 휴식시간대에 아무런 잡념 없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파트리샤로써는 충분한 훈련이였다. 특히 파트리샤의 평소 성정이 일어날 일, 안 일어날 일, 일어났던 일, 안 일어났던 일, 관계 없이 걱정을 세게 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기에, 일을 하면서 생각을 몰아낸다는 아주 이상한 결론을 내게 했기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스텔라가 물어본 것에 기반을 하고 있었다. 파트리샤는 왜 그렇게 촉박하게 시간을 보내느냐는 질문에. 이런 시간이 필요하구나라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였다.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스텔라가 자신을 주인이라 부르는 것과는 달리 자신이 스텔라에게 배우는 것이 더욱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돗자리를 펴고, 책을 펼친다. 한 페이지가 조금은 구겨져 있는, 그 책. 이름은 막내 공자님이 너무 귀여워서 세계가 멸망할것같다 1권이였나. 이름이 책의 내용을 전부 공개하는 부류의 책들은 꽤나 요즘의 유행과도 같았고, 파트리샤로써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였다. 정말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들이기에, 파트리샤는 그런 부류의 책을 보는 것이 어릴 적 부터 취미였다. 물론 가문으로써는 조금의 눈총을 받을 상황이였겠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이런 책을 읽는 것도 그렇게 큰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였고, 오히려 파트리샤로써는 이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부류 중 하나였기에. 이런 책을 빌리는 것만으로 이상한 눈으로 안 보는, 안 보일 수 있게 하는 자동 대출 반납 시스템이 고마운 것이였다.
또 생각이 삼천포로 빠지기 전, 나와 있는 스텔라가 자신의 무릎을 툭툭 건드려준다. 누워있는 자신의 배 위가 좋은지, 둘만이 있을때에는 종종 잡던 포지션이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전부 알수는 없는 것 같지만, 깊게 상념에 빠져 있을 때에는 이런 식으로 상념에서 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였다. 이러는데, 어찌 안 귀여워할 수 있는가. 록시아 오라버니가 사 준 물건들은, 웃기게도 둘이서 동시에 사용중이였다. 그러는 자신은 펫인 것일까. 아니면 그냥 그런 포근함을 좋아하는 어쩔수 없는 사람인 것일까.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이런 일이 좋은 것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신성력으로 광원을 만들고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개구리가 이따금 울음소리를 내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자신은 시덥잖은 이야기를 다시금 읽어보면서 스텔라와 웃고,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신성력을 이딴 일로 쓰는것을 가문원들이 안다면 기함을 하려나, 아니면 소리를 치려나. 그에 대해서는 자신은 그렇게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휴식을 취할 때에는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에 무엇이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덕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애써 합리화를 하면서도...
아, 또 스텔라가 무릎을 톡톡, 하고 건드리고는 책장을 넘겨달라고 한다. 손가락으로 콧잔등을 쓰다듬어주고는, 책장을 넘기며, 자신 나름대로의 낙원에 스텔라와 둘이서 빠져들기 시작한다.
우성은 연속된 강도 높은 수련과 전투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수련과 전투는 그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몸과 마음에 큰 부담을 주었다. 이 상태로는 앞으로의 수련과 전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우성은 조용한 숲 속에 위치한 수련장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의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한 장소였다. 편안하게 앉아 깊은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그동안의 수련과 전투로 인한 피로를 씻어내려고 했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쉰다. 모든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고 했다.
이어서 우성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기의 흐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기는 그의 몸을 통해 부드럽게 순환하며, 막힌 곳이나 긴장된 부분을 풀어주었다. 마치 자신의 몸을 하나의 강으로 생각하며, 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시금 균형 있게 만들었다. 기의 흐름이 막힘없이 순환하도록 해야 됐다. 모든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기가 흐르게 한다.
명상이 끝난 뒤, 우성은 숲 속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과 교감한다. 주변의 나무와 꽃, 그리고 작은 동물들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고,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으려고 했다.
다만 이 망할 혼돈이 자연과 교감하는 와중에도 주변의 영혼을 삼키려는 것은 바뀌지 않지만 말이야.
우성은 숲에 앉고, 스케치북과 연필 그리고 파스텔들을 꺼낸다. 사실 숲을 그리려는 건 아니지만, 여기가 집중이 잘 되어서 말이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는 모든 생각을 잊고, 오직 그림에만 집중한다. 그가 그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보통의 용과는 다른 보라색의 용이었다. 이 보라색의 용이 다녀간 곳은 전부 휩쓸어버린 듯, 주변은 폐허로 묘사가 되어 있었으며, 악귀들로 보이는 영혼들이 용에게 무력하게 먹히고 있었다.
탐구의 목적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허나 그것은 본디 여유가 있을 때에나 통용되는 이야기이므로 지금의 천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언제 어디서 다시 죽음이 닥쳐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죽음의 형태에 맞춘 배움을 욕구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에 천은 계속해서 혈도에 대해 알려진 것이 있다면 찾아 읽기를 반복하였다. 내공이 심후함은 곧 강함을 의미하는 것이나 내공을 운용할 혈도가 원활하지 않다면 심후한 내공은 외려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내공을 봉인당했을 때 대처할 방법으로 외공을 수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평범히 내공을 사용해 겨룰 때 의외의 일격을 날릴 수 있다는 점이 외공의 매력이기도 했으니.
정체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대를 맞이하려면 자신 역시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수단을 준비해야만 한다. 하나의 길을 파고드는 것이 강함의 지름길이라고 하지만 아직 열매 맺지 못한 힘이 풍랑을 만나 꺾인다면 그 자리에서 끝이다. 지금의 자신은 약하므로 갈대처럼 무수히 많은 뿌리와 줄기를 뻗쳐 바람에 누울지언정 부러지지는 말아야 했다.
우성은 수련장의 중앙에 서서 깊은 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이번 목표는 혼돈의 기운과 진룡이 합쳐져서 나온 진혼창용환파식의 발전. 이전 수련에서 배운 마력의 미세한 컨트롤과 순환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그는 이번 수련을 통해 무공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
첫 번째 단계는 진혼룡을 다시 한 번 깊이 이해하는 것이었다. 우성은 천천히 눈을 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진혼룡의 기운은 마치 바람처럼 불규칙하게 움직이며 그의 전신을 자극했다. 그는 이 기운을 억지로 통제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두었다. 중요한 것은 기운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과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진혼룡의 기운은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성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진혼룡을 자신의 신체와 일치시키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고, 마음을 비웠다. 기운이 그의 혈맥을 따라 흐르며, 몸 속에서 일렁이는 느낌을 세밀하게 파악했다.
두 번째 단계는 혼돈의 진혼룡의 움직임에 융합시키는 것이었다. 우성은 창을 들고, 기본적인 초식들을 반복하며 진혼룡의 기운을 창 끝에 집중시켰다. 창이 움직일 때마다 진혼룡이 함께 따라 움직이며, 마치 창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진혼룡이 창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집중했다.
우성은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창과 진혼룡의 기운이 하나로 움직이도록 시도했다. 창의 움직임이 진혼룡을 이끌어내며, 그 기운이 창의 날카로움을 더욱 증폭시키게 만드려고 한다. 그는 다양한 각도와 속도로 창을 휘두르며, 진혼룡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기운이 창의 궤적을 따라 흐르며, 공격의 위력을 더욱 증대시키려고 했다.
세 번째 단계는 진혼룡과 창의 기술을 하나로 결합시키는 것이었다. 우성은 '혼비이환' '환영척' '공화만개' '진혼창용환파식 1초' 등의 기술을 사용하여 창의 움직임을 왜곡시키고, 상대의 방어를 무력화시키고, 공포를 주는 것을 반복했다. 그는 진혼룡의 기운을 창 끝에 집중시켜, 공격의 순간에 상대의 감각을 혼란시키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우성은 진혼룡이 창의 움직임과 완벽히 융합되도록 조절했다.
수련의 마지막 단계는 실제 전투 상황을 상정한 연습이었다. 우성은 자신과 같은 수준의 연습용 마수와 대결을 벌이며, 진혼룡과 창의 기술을 사용했다. 그는 마수의 공격을 피하며, 다양한 기술을 사용했다.
우성은 창의 끝에 진혼룡의 기운을 집중시키고, 그것을 휘두르며 마수의 움직임을 혼란시켰다. 진혼룡이 창의 궤적을 따라 흐르며, 인형의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다양한 기술들을 조합하여 진혼롱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
오늘은 딱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루쯤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의욕 제로의 날. 록시아에겐 딱 그런 날이 오늘이었다. 고서적을 읽어도 비슷한 내용의 연속이고 다른걸 하자니 상당히 피곤했다. 최근에 답지않게 강행군을 한 것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록시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선 자신의 침대에 몸을 던졌다.
" 명상이나 해야지. "
누워서 할만한건 명상 정도뿐이다. 록시아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장점이라면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것 정도. 빠른 속도로 무아지경 상태에 들어간 그는 한동안 명상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어느새 스르르 잠에 들었다.
스킬을 훈련하는 것도 좋지만 권능을 훈련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뭐, 이번에는 훈련이라기보단 공부에 더 가깝겠지만. 레오넬 가문의 권능 중 하나인 '불의 가호' 에 관련된 서적을 보내 달라고 본가에 요청한 뒤, 서적을 받은 것은 좋았으나..
-뀨우
공부 그만 하고 나를 봐. 라고 말하는 것처럼 책을 펼칠 때마다 폴짝 뛰어 올라가 애교를 부리는 혼래빗이 문제(?)인 것이다.
책상에 앉아서 책을 펴면 폴짝 뛰어 올라와 책 위에 누워버리고, 그런 혼래빗을 다시 바닥으로 내려놓고 궁금했던 내용을 찾았다 싶으면 이번에는 어깨쪽으로 올라와 날 좀 보란 듯이 얼굴을 마구 문질러대고 노트를 펴고 필기를 좀 할라치면 이번에는 종이를 우물우물거리며 씹뜯맛즐을 시전하니..
누군가는 파티를 맺는다면 그냥 회피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후방에 있으니 힐이나 서포트에 열중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힐을 하는 존재라는 것은 지켜야 할 대상이라는 프레임이 있는 것이다. 물론 지속력을 위해서 회복쪽으로 뛰어난 자가 정신을 잃으면 다음 싸움이 고되게 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과 힐러가 그저 지켜져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힐러에게도 어느 정도 회피를 하고, 어느정도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그렇게 신경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회피의 중요성은 암살자쪽에는 필수겠지만, 서포터에게도 어느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다른 사람이 안심하고 눈 앞의 적에 집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파트리샤는 훈련장에 와 있다. 그리고 훈련장안에서 생성되는 골렘. 그들의 공격을 최대한 회피하려 노력한다. 처음에는 하나. 조금 시간이 난다면 둘, 셋으로 계속 늘어나겠지. 고무탄환이 날아오는 속도는 처음에는 느리게. 그리고 점점 빨라 질 수 있도록.
일단, 한계치를 보고... 5개를 맞으면 체험 종료라는 식으로 설정을 해 두었다.
이런 상황이 많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회피 능력을 시험하는 데에는 좋다고 들어, 이것으로 단련을 해보려 했다. 물론... 이런 상황보다는 누군가가 자신을 잡으려 들때가 많겠고, 하나라도 맞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것에는 부정을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능력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훈련 시작 버튼을 눌렀다.
우성은 진혼창용환파식과 혼백저의 결합을 완성하기 위해 수련을 시작한다.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진혼창용환파식의 기본 동작을 완벽하게 숙달하는 것이다. 넓은 훈련장에서 창을 쥐고, 진혼창용환파식의 일련의 동작을 반복하며 기의 흐름을 몸에 익힌다. 창을 휘두를 때마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났고, 그의 움직임은 점차 유연하고 자연스러워진다.
창술이 손에 익자, 혼백저의 기운을 탐구하기 시작하라. 혼백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영혼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어떤 기운이 흐르는지를 면밀히 분석한다. 혼백저의 기운은 마치 유령처럼 흐릿하게 움직였고, 그는 그것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이 혼백저 역시 혼돈에서 기인한 것.. 혼백의 맛을 보게 했으나.. 그것들은 죽어서 나온 혼백이 아니한가? 그러니깐.. 혼백저에게 일단 강제적으로 맛을 보게 하는 것이다. 창끝에 힘겹게 혼백저를 강제적으로 보내려고 하고..
" 푹- "
실제로 살아있는 마수를 찌르면서, 창끝에 있는 혼백저가 마수의 신선하고 살아있는 혼백의 맛을 보게 하는 것이었다. 만약 맛이 있었다면 혼백저도 필요할 때 창에 더 쉽게 깃드려고 하겠지.
이제, 우성은 창술과 혼백저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결합 연습을 시작한다. 창을 휘두를 때 혼백저의 기운을 창끝으로 모으는 연습을 반복한다. 그의 창이 적을 베거나 찌를 때, 혼백저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도록 조절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운의 흐름을 세밀하게 조절하며, 창과 혼백저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
진혼창용환파식의 동작에 혼백저의 기운을 주입하는 방법을 구체화한다. 예를 들어, 우성은 창을 크게 휘둘러 적을 베는 동시에 혼백저의 기운을 창 끝으로 흘려보내어, 적의 살아있는 영혼을 흡수하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하겠지. 완전히 흡수하려면 사살해야 되니깐. 영혼을 흡수하는 것보다 기운을 뺏어온다는 것에 가깝겠구나.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수업이 끝나면 어제 하다 말았던 권능 공부를 마저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긴급 상황이랍시고 갑자기 구출 작전에 불려가 그 난리를 겪고 나니 공부고 자시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현장에서 입었던 상처들은 의료실에서 치료를 받긴 했지만 정신이 피곤한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
의료실에 더 있는게 좋지 않겠냐는 선생님의 제안을 거절하며 겨우겨우 기숙사로 걸음을 옮긴 그녀는 방 문을 열자마자 자신에게 뛰어드는 혼래빗-아직 이름은 못정했다-을 꼬옥 껴안은 채로 침대로 향한다. 이대로 아침까지 쭉 자다 깨면 좋았을 텐데-
"잠이 안와.."
이 망할 불면증은 왜 피로와 따로 노는 것일까. 기껏 지친 몸 침대에 눕혀놓고 폭신따끈말랑한 혼래빗까지 끌어안고 눈까지 감았는데도 잠은 찾아올 낌새도 보이지 않아서, 그녀는 괜히 이불만 한번 걷어찬 뒤 한숨을 푹 내쉬곤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 앉는다.
'이런 식으로 안 오는 잠에 시간 낭비하는 것보단 차라리 훈련이나 하는게 낫겠지.'
이럴 때 하기 좋은 훈련은 아무래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겠지. 자신과는 달리 금새 잠들어버린 혼래빗을 조심스레 무릎에 내려놓은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몸이 마나를 받아들이고, 그 마나가 온 몸 구석구석 퍼져나가게 하는 것을 수 차례 반복한다.
하나가 날아올때에는 어떻게든 눈으로라도 보고 피할 수 있었다. 아슬아슬하지만, 집중만 한다면 스치는 정도까지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둘 이상이 날아올 때에는 곤란했다. 날아오는 공이 서로끼리 부딫혀 날아가는 각도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래서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만 될 수 있다. 이곳에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부족이지, 골렘의 이상함이 아니였다. 실전에서는 이상하다고 무언가를 무효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적은 얼마든지 이상한 술수를 쓸 수 있고, 정석으로 대비하면 위험에 처하는것은 자신이요 동료였다. 비열한 것이 충분히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은 봐서 알 수 있지 않았는가. 그런 상황에서 사기라면서 이야기해도, 당하는 것은 자신. 대비를 해 놓아야 했다.
현재 상황으로써는, 습격을 안 받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걱정을 받아서 민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는 운용을 해야 했다. 무의식적으로라도 피할 수 있도록. 집중을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긴장해서는 안된다. 초조해해서는 안된다. 눈을 감고, 주변 공기의 움직임, 주변 마력의 움직임을 느낀다. 팡, 하고 쏘아지는 공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내 고무공이 밀어내는 공기의 느낌이 느껴진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아웃..."
통, 하고 이마에 맞아버렸다. 더 빠르게 느껴야 해. 더 빠르게 반응을 해야 해. 의식적으로 하려고 하니까, 늦는 거야. 본능에 몸을 맞겨서, 살고 싶다는 생존 본능에 몸을 맞겨서. 익숙해질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것은 상정 내이다. 그러면... 그 후, 눈을 뜨고, 신성력을 다루면서 회피를 지속한다. 목표 타겟을 맞출때까지. 계속. 계속.
멍이 들어도. 잘못 맞아 코에서 피가 흘러나도, 정신이 남아있고, 몸을 움직일수 있고, 신성력을 다룰 수 있다면 강행한다. 자신을 향한 치료도, 병행한다. 세상은, 넘어진 자를 기다려주지 않고, 기억해주지도 않는다. 자신이 조금 더 사람을 살릴 수 있기 위해서라도, 더 강해져야 한다.
더더욱, 더더욱, 열심히. 아직 태울 불씨가 남아있는한. 시간은 자신을 기다려 주지 않기에, 전력으로 불태운다. 휴식을 취했기에, 더더욱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계를 넘어야 한다. 저들보다 위험한 자들은, 이 세상에 차고도 넘쳤다. 그에게서 자신이 지키고 싶은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신님께서도, 강해져야 한다는 계시였으리라.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고요한 밤하늘에는 별빛이 총총히 빛나고, 학교는 소란이 겨우 잠잠해진 채 고요했다. 우성은 침대에 몸을 눕히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의 피로에 찌든 몸은, 이 순간만큼은 평화를 찾기 위해 자신을 맡긴다. 침대에 몸을 녹이고, 그는 서서히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루의 피로가 하나둘 씻겨 내려가듯, 깊은 잠에 빠진다.
아침이 밝아오자, 우성은 천천히 눈을 떴다. 창문 너머로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고,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방 한쪽에 매트를 깔고, 온몸을 길게 늘리며 근육의 긴장을 풀어갔다. 깊고 느린 호흡과 함께 유연한 동작이 이어지며, 그는 몸 안의 기운이 원활하게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근육이 풀리며,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스트레칭을 마친 후, 우성은 부엌으로 향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고단백 식품으로 차려진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한 끼 한 끼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그는 몸속 깊이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을 느낀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우성은 조용한 방에 앉아 명상을 시작한다. 눈을 감고, 깊고 천천히 호흡하며 마음의 소음을 가라앉혔다. 생각이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오후에는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자연의 소리와 향기를 느끼며 천천히 걸어갔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새들의 지저귐.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어제 겪었던 선생들의 죽음과 암살자와의 싸움의 스트레스를 흘려보내는 것이었다.
저녁 무렵, 우성은 고금을 꺼내어 연주를 시작했다. 고금의 줄을 천천히 튕기며, 고요한 멜로디를 만들어냈다. 방 안을 가득 채우는 고금의 음색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연주를 마친 후, 그는 대금을 손에 들었다. 대금의 맑고 은은한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며, 그는 음악 속에 몸을 맡겼다.
연주를 마친 우성은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을 보며, 그는 오늘 하루를 정리했다. 고금과 대금의 여운이 남아 있는 방 안에서,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겠다.
갑작스런 일이 연속해서 벌어지며, 이 장소마저 위험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아카데미는 방학기간이라 공지를 했지만, 파트리샤는 학교에 남아 있기로 했다.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다.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다는 사실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을 하려 발을 뻗을 때마다 좌절시킨 것이 자신의 부모요, 자신에게 현재 자금줄을 대고 있는 가문원들이였다. 물론 그 자금줄도 정말 미약하고, 용돈도 때때로 못 받을 수 있지만, 원래라면 그것도 감지덕지하게 받아야 했겠지. 그에 손을 내민것이 신님의 말씀들이였고, 성서였으며, 일부 자신을 자신으로 봐주는 사람들이였다. 그 자들은 그 일을 하다가 걸려서 퇴출당했지만,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의문이지만...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다시금 마음 깊이 감사를 하고 싶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아마 자신은.
생각이 길어진다. 역시 이런 상황속에서도 원래 나갈 진도를 예습하려 하니 잡생각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한숨을 쉬며 펜을 놓으니 스텔라가 조잘조잘 말을 걸어온다.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밖으로 나간다. 목표는 슬라임이 있던 곳. 역시 머리가 안 돌아갈 때는 몸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
걸어서 도착한 그곳은 아직도 몰랑몰랑한 슬라임들이 많았다. 작은 아이들, 큰 아이들, 색상도 다양하고, 속성도 다양한 아이들. 이들을 이용해, 한가지 훈련을 하려 한다. 스텔라와 살짝 떨어져서, 스텔라는 빛의 입자를 흩뿌려서 아까전까지 이야기한, 작은 슬라임들에게 축복을 한다. 그 광경만으로도 꽤나 귀엽고 입에 미소를 짓게 만들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이다. 자신의 신성력을 운용해서, 작은 슬라임들에게만 치료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다음 치료를 하면서, 그 치료를 한 링크를 끊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 슬라임들이 큰 슬라임들에게 부딫힐때 큰 슬라임에게 신성력이 가지 않도록 신성력을 운용하려 한다. 한 손으로 사각형을, 한손으로 삼각형을 그리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정도는 시작일 뿐이다. 더 운용을 할 수 있어야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있고, 록시아 오라버니를 지킬 수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다.
... 그런 생각이 너무 이어진 탓일까. 그 사건 이후로 계속 자신을 건드리던 생각이 다시금 눈을 뜨고 있다. 희생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 따위에게 그렇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그렇게 하면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은, 달콤한 독사과와도 같이 향내로 자신을 유혹하고 있었다. 분명, 유혹에 빠져들겠지, 예전의 자신이라면.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분명히 그 사건때에는 한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다는 마음에 눈이 멀어서 한계의 한계까지 자신을 몰아붙였지만... 실제로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안다. 록시아 오라버니가 있고, 스텔라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은,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이들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은, 자신도 익히 알고 있다. 그 향내가 달콤하고, 그것을 원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가족에게도 도구라 생각되는 파트리샤에게, 희생이라는 것은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였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은 그래서는 안된다. 신실함과도 별개로, 자신의 욕망일 지도 모르겠지만. 록시아 오라버니, 스텔라, 가주님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기에, 지금 노력한다. 최선을 다해, 강해지려 한다. 남을 돕고 싶기에, 오라버니를 지키고 싶기에, 스텔라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기에.
작은 슬라임들에게 회복을 연습한다. 잇고, 잇고, 있는다. 하나의 고리를 형성할 때 까지. 그 빛이 꽃을 피울때까지.
그것은, 하나의 별이요, 하나의 빛. 온세상을 전부 비추는 찬란한 빛은 아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하는, 어둠속에서 자신을 보는 따스한 빛무리.
하지만, 이따금씩 이런 빛이 있어 곤란할 때가 있다. 원래 파트리샤의 성정은 사람의 부탁을 거절못하는 데에 있다. 그런 부탁을 한번이라도 거절한다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 그렇기에, 숙제나 과제, 그리고 예습 복습에 낼 시간은 꽤나 제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그것을 할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예습을 할 시간마저 부족해질 것 같았다. 무론 잠 못 드는 밤에 무언가를 하는것도 방법중 하나기는 하지만... 잠 못 드는것과 잠을 안 자는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하나는 조금이라도 쉴수 있다면, 하나는 쉬고 싶은 머리를 혹사해간다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조금은 곤란한 경험이 되고 있다.
신성력을 좋아한다는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그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신성력을 만들어 내는것에 조금 더 조의가 깊어진 것 같고, 이 귀여운 아이에게 가장 좋은것만 먹이고 싶었다는 조금의 오기로 순정도도 최대한 순수하게 만들려 노력하지만... 역시 조금 자신의 눈에 부족하다 느껴지는것은,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는 맛있게 먹고 있어서 무엇보다지만... 신님께서 이 아이를 자신과 만날수 있게 한 데에도,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것에, 자신이 부응할수 있을까는...아직도, 불확실하다. 록시아 오라버니도, 가주님도 계신데...어째서 자신에게 온것인지.
... 이제는, 의심하지는 않기로 했다. 자신이 겪어봐서, 얼마나 아픈 경험인지 알기에. 뒤통수를 맞는다면, 그저 자신의 운명이 일찍 찾아왔다 생각하는 수밖에. 지금은...이 아이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우성은 아카데미의 침울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홀로 수련장에 나선다. 그의 신체는 수많은 수련을 통해 단련되어 갔으며, 드디어 신체가 준비가 됐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이제는 진혼룡의 기운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자신의 수족처럼 쓸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창이 자신의 몸과 일체가 됐다고 쓰는 것처럼, 진혼룡도 그저 자신의 신체 일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진혼룡의 비늘이 우성의 몸에서 더 돋아나고, 견고해짐을 느끼기 위해서.. 사실은 전의 에필론 선생의 수업에서 배웠듯이.. 기는 결국 모든 과정과 순환되는 것이니, 용아진혼심법을 통해 호흡을 느끼며, 그 호흡으로 '혼화'가 되어 육체는 진혼룡이 스며들어서 비늘이 돋아나는 것이랄까?
우성은 조용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호흡을 고르기 시작했다. 용아진혼심법을 더 깊이 있게 자신의 몸에 펼치려는 것이었다. 깊고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진혼룡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기운이 호흡과 함께 온몸을 순환하도록 유도하며, 기운의 흐름이 마치 혈액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했다. 처음에는 정적인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걸음과 가벼운 달리기로 이어지며 기운의 흐름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진혼룡의 기운이 숨결과 함께 이어지기 위해서 말이야. 우성의 몸은 점점 더 자연스럽게 기운을 받아들이려고 했고, 그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유연해진다.
다음으로 우성은 일상적인 동작에 진혼룡의 기운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식사를 하는 모든 과정에 기운을 결합했다. 그는 모든 동작에 집중하며 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도했다. 진혼룡의 기운은 자신의 일상의 일부가 되도록 말이야. 진혼룡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티격태격 싸우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오히려 친해지는 방향이 더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우성은 작은 동작 하나하나에 진혼룡의 기운을 녹여내며, 일상 속에서 기운이 흐르도록 했다. 마치 기운과 하나가 된 것처럼 말이야.
이어서 우성은 조용한 장소에서 명상에 잠긴다. 그는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하며 진혼룡의 기운을 느낀다. 마음속에서 기운과 하나가 되도록 집중하며, 기운이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유도했다. 우성의 마음과 진혼룡의 기운이 하나가 되도록 말이야. 우성의 마음은 점점 더 평온해짐을 이용해, 기운은 그의 정신과 완전히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우성은 다양한 상황에서 진혼룡의 기운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훈련을 시작한다. 걷기, 뛰기, 점프, 회피, 찌르기, 베기, 막기 등 다양한 동작을 하며 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연습한다. 기운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을 찾아 개선하며, 상황에 맞게 기운을 조절하려고 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혼룡의 기운이 유연하게 흐르게끔, 의식하지 않아도 흐르게끔 더 움직이고 흐름을 유지하려고 했다.
아카데미는 방학을 맞이했고, 파트리샤는 이 기회를 맞아 조금의 실전 연습을 하러 바깥으로 나갔다. 선생님의 자문을 받고 하는 치료실에서의 사람에 대한 치료를, 병에 대한 약을 처리하는 것과 신성력으로 사람의 외상을 치유하는 것을 도우려 했다. 역시 들어오는 자의 모습은 조금 무서울 정도지만... 그때 그 동굴에서 본 광경에 비하면 참을 만 했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신님이시여, 어린 양에게 다시 대지를 내딛을 수 있을 힘을..."
치료를 할때마다 하는 기도는 덤이였다. 신성력을 기도 없이 쓸 수도 있다고 하지만, 자신으로써는 그렇게 기도문을 읊는 것이 치료의 진행도에도 꽤나 도움이 되는 것이였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자신은 이 사람들을 위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하여, 기꺼이 응하리라.
... 병든 어머니를 치료하여, 조금 상태가 나아진 자가... 자신의 딸을 안아주는 광경을 보았다. 그런 모습은, 자신의 마음에 꽤나 와닿는 것이였다.
자신이 이렇게 일을 하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가장 잘 보이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다른 사람의 가족애를 지킨 것.
어제 유진과의 싸움 중, 진혼룡의 기운이 신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하우성은 이제 그 기운을 바탕으로 진혼창용환파식을 더욱 강화하고, 기술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한 수련에 돌입한다.
우성은 깊은 산속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진혼룡의 기운을 창에 집중시키는 연습을 하며, 기운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는 창을 휘두르며 기운을 폭발적으로 방출하고, 이를 통해 상대를 강타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기운이 창끝에서 폭발하듯이 터져 나가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의 기운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는 창을 휘두르며 기운을 집중시키고, 그 기운을 순간적으로 폭발시키는 연습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진혼창용환파식의 공격이 더욱 강력해지기 위함이었다. 기운의 집중과 방출을 통해 상대의 방어를 무력화하고,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게끔 연구하고 반복하기 시작한다.
이어서 진혼룡의 기운이 창에 깃드는 것을 넘어, 그 기운이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우성은 다양한 각도에서 창을 휘두르며, 기운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한다. 그는 진혼창용환파식의 기본 동작을 반복하면서도, 그 동작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습한다. 이를 통해 기운이 끊기지 않고 유연하게 이어지며, 연계 기술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수련의 끝은 실전이라던가? 이제 그는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진혼창용환파식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우성은 실제로 마수들을 사냥하며, 진혼창용환파식을 활용한 다양한 전술을 연습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기운을 창에 집중시켜 강력한 공격을 가한다.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의 연습을 통해 진혼창용환파식의 위력과 노하우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그는 그동안의 연습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운과 창의 움직임을 완벽히 일체화시키려고 했다. 기운이 창에 자연스럽게 깃들어 흐르며, 그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연습한다. 진혼룡의 기운이 창을 통해 폭발적으로 방출되도록 하며, 그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귀급의 벽을 뚫기 위한 두 번째 관문이 있지만.. 너무 성급하게 뚫으려고 하지는 말자. 자신에 대한 정의를 완벽히 내려야 하기에- 너무 성급하게 돌입하면 뚫을지 말지도 모르겠고, 뚫어도 의미가 없는 힘이 될 수 있으니깐.
매일매일 그녀가 하는 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간단하게 복습을 한 뒤 가주 대리의 일을 하고, 시간이 나면 훈련을 조금 한 다음 혼래빗과 짧게 놀아주다가 잠드는 것. 그래도 방학 기간이니만큼 수업을 듣는 시간이 빠져서 일이나 훈련 쪽에서 시간 여유가 좀 생길 줄 알았는데, 축제를 준비한다는 편지가 와버렸으니..
그녀는 고민에 빠진다. 할 일은 태산인데 그렇다고 일 하자고 축제를 포기하고싶진 않다. 남들 다 노는데 나 혼자 기숙사에 처박혀 있는 것만큼 억울한게 어디 있겠는가?
" 21일부터 시작이라.."
편지에 적힌 기간과 달력, 책상 위에 쌓인 서류더미를 번갈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오늘 내일 죽어라 하면 축제 구경정도는 할 수 있을거 같으니까. 밤 샐 각오로 달리면 되겠지
.... 몇 시간이 흘렀을까. 서류에서 눈을 떼 시간을 확인하고, 남은 서류의 양도 대충 체크한다. 좋아, 이 정도면 축제 시작 전까진 다 할수 있겠지. 펜을 내려놓은 그녀는 기지개를 쭉 편 다음 비틀비틀 침대로 향했고, 그대로 쓰러지듯 누운 채 베개 근처에서 웅크리고 자고 있던 루루-소풍을 나갔을때 데려온 혼래빗- 를 꼬옥 끌어안고 눈을 감는다.
햇살이 비치는 훈련장, 우성은 기의 흐름을 느끼며 호흡을 가다는다. 목표물은 작은 나무 조각들로, 빠르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진혼룡의 기를 창끝에 모아 집중한다. 숨을 고른 후, 나무 조각 하나를 타격한다. 창끝에서 발산된 기운이 정확히 목표를 꿰뚫는다. 우성은 한 손으로 다섯 개의 나무 조각을 동시에 맞추며, 정확성을 높여간다. 훈련 후, 그는 성과를 점검한다. 공격의 정확성을 분석하고, 미세한 오차들을 기록한다. 그는 공격의 속도와 힘을 조절하며, 타겟에 요구되는 적절한 기의 양과 동시에 근력의 소요를 계산해내서 효율적인 전투체계를 만들어가려고 했다.
우성은 수련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방어 기술을 연습한다. 파트너는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을 시도했고, 우성은 그에 맞춰 방어 자세를 취한다. 진혼룡의 기를 몸 전체에 분산시켜, 공격이 들어오는 순간 특정 부위에 집중시켰다. 한 번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또 다른 한 번의 움직임으로 방어하는 방식이었다. 실전과 유사한 상황을 설정하여 방어 기술을 점검한다. 파트너가 약하게 공격할 때마다, 우성은 타이밍을 맞취서 방어해내거나, 강하게 공격할 때면 적절히 회피를 하려고 한다. 수련 후, 그는 방어 간에 했던 실수를 분석하고, 다음 훈련에서 더욱 완벽한 방어를 구현하기 위해 체계를 완성시키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성은 파트너와의 대련을 통해 타이밍 조절 훈련을 실시했다. 파트너가 공격을 시작하기 직전, 우성은 진혼룡의 기로 상대를 혼란시키고, 그 혼란에서 오는 움직임을 예측한다. 공격과 방어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그는 몸 전체의 감각을 극도로 예민하게 유지한다. 그는 창으로 파트너의 움직임을 막아냄과 동시에, 이 방어동작에서 나올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과 자세로 적절히 반격을 하려고 한다. 우성은 반복 훈련을 통해 타이밍을 몸에 배게 했고, 실전에서도 자연스럽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하루가 흐르고, 또 하루가 흐르고...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간다. 어느새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시간이 멈췄으면 싶을 정도로 시간은 흘러갔다. 훈련때문에 바빠서 그렇게 느껴진 것이였을지, 아니면 스텔라와의 하루하루가 더는 없을 정도로 즐거워서 그렇게 느껴진건지. 파트리샤는 그것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는 것은 신님마저도 어쩔수 없는 것일 것이다. 행복은 불행이 있기에 느껴지는 것이요, 시련은 그것을 극복한 후의 행복을 더 키울 것이니.
다친 자를 보는 것은 조금 익숙해졌다. 역시 무서움이 전부 가셨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그 모습을 자신이, 그리고 이 봉사자들의 모두가 힘을 합쳐서 치료를 한 후에는 괜찮아 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에.
하지만... 이렇게 힘을 합쳐도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명의 환자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꽤나 심각한 상태였던 분이였지만... 역시, 죽음이라는 것은 무섭고도, 슬픈 일이였다. 이상도 하지. 자신이 죽는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기분은 들지만 슬프지는 않은데.
어쩌다보니 주변에 온통 빨간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피를 마시고(?) 붉어진 채 언제부턴가 따라붙은 이 새빨간 슬라임, 그리고 그 여자가 직접 만든 이 혈화선과 책갈피. 천은 심란스러운 표정으로 셋을 빤히 쳐다보다가, 슬라임이 부채에 올라타자 그 틈을 타 냉큼 방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혈화선은 주인과 멀어지면 울린다, 그렇다면 슬라임이 올라탔을 땐 어떻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