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situplay>1597047811>49 달리할 것도 없이 무료한 시간을 금은 어떻게 보내는가. 운동이 아니라면 잠으로 보냈고, 그마저도 답답한 날에는 동네를 한 바퀴 달리고 들어오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니 이런 때 마침 당신에게서 온 메시지는 눈을 감고 누워있던 금을 깜짝 놀래며,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길 충분했다. 같이 케이크를 먹자는 당신의 물음에 >[좋습니다.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하며 답장을 보냈으, 제 자취방에서 보기로 결정되었을 때 금의 심장은 달리고 난 뒤 보다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 언젠가 당신에게도 자신의 집 주소를 알려줬을 것이라. 버스를 타 도착한 곳은 상권에서 조금 먼 변두리의 외각이었을까.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4층짜리 건물. 금이 알려준 주소는 2층이었을 것이고. 현관의 비밀번호야 당연히 당신에게 알려주었을 것이니 당신을 막아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었다. 당신이 벌써 도착해 문 앞에 있는지도 모르는 금은 이사한 이후 풀지 않고 벽 한쪽에 몰아 두고서 다시는 열어보지 않았던 이삿짐들을 어떻게 하지 못한 채, 골치 아프다는 표정으로 목덜미만 매만지고 있었다.
"아,"
초인종이 울리면 금은 채 어딘가로 숨기지 못한 박스들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현관으로 바삐 걸음 옮겼다. 문이 열리면 작은 종소리가 울리고, 늘 당신의 시선을 붙잡고 하던 그 눈웃음을 지은 후배가 당신을 맞는다. 평소에는 땋았던 머리카락은 그저 머리끈으로 하나로 묶어 두었을까. 올리브그린 색의 와이드 팬츠와, 오버사이즈의 스웨트 셔츠는 평소와는 다르게 풀어진, 지극하기 개인적인 모습일 것이었다.
"정리가 안 되어서 어수선하지만요."
그 웃음에는 미묘한 어색함이 섞여 있는 듯해 보일까. 금은 문을 넓게 열어주며 당신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당신이 안으로 들어선다면 내부는 암막 커튼이 쳐져 있어 동굴처럼 어두웠을 것이었다. 그에 금이 커튼을 거두며 빛이 쏟아져 오면 내부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을까. 방은 넓었으나,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모르는 짐들이 벽 한쪽에 쌓여있었을 것이고. 그 외로는 정말 생활에 필요한 가구들만 놓여 있었으니. 미니멀리즘이란 단어가 떠오를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저 물 흐리는 미꾸라지 한 마리 되고자 했을 뿐이었던 것이 겨우 진창 쓸려가는 유수에 산사태 불러올 수도 있었던 것을 내 무지한 머리로는 유추하기 힘들었다.
하물며 지금은 온전치도 못 한 머리였기에, 그 유추의 끄트머리 잡는 것 조차 불가했다.
그렇게 무지가 불러온 원망은 고스란히 애먼 사람에게 향했다. 어중간한 위치에 끼여 이 자리 어느 누구 못지 않게 골머리 썩을 이에게.
어쩌면 아무래도 좋으니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 원망하고 탓하고 싶었던 걸 지도 모르지만.
태휘와 희야의 비밀스런 눈짓 뒤로 내게 돌아온 것은 대외적인 사실로 감춰진 진실의 편린이었다.
그래, 어쩐지, 정말로 한결이 실종되었다면 무턱대로 태오부터 고발하진 않았을 것인데.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상황은 너무나...
검푸른 눈이 새까매지도록 가늘어졌다. 아무래도, 이제 나올 태오의 대답이 모든 정황 속 어긋남을 맞출 조각이 될 것 같았다.
그 이름 하나로서.
"류시원..."
류시원, 바즈라의 부소장.
학교 별관에 누수 공사가 있었다는 얘기는 학교에서 공지로 들은 기억이 있었다. 별관에서 커리큘럼을 받는 학생들에게 하는 공지로써.
평범한 보수 공사겠거니 하고 별 생각 없이 넘겼던 날에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것도 그 날로 끝이 아닌, 몇 번이고 있었다니,
첫 만남 때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몇 번이고 개 같은 권유를 종용했다는 얘기는 분이 치밀다 못 해, 되려 정수리까지 차게 식었다.
누구, 누구 마음대로, 태오를 끌어들이려 해. 그저 있는 그대로 살고 싶었던 사람에게 무슨 엿 같은 소리를.
속이 새까맣고 차디 차게 식으며 눈 앞도 검게 흐려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투둑, 눈물 떨어지는 소리에 시야가 탁 트였다.
원망이고 분노고 다 내던진 채로 누구든 잡아 막을 틈조차 주지 않으며 차마 내지 못 할 소리 삼키는 태오 곁에 파고들려 했다.
"이, 바보 멍청아! 오빠가 왜 미안해. 오빠가 무슨 잘못 했는데. 힘든 것도 오빠고 아픈 것도 오빠잖아. 이상한데서 착해 빠져가지고. 어? 참기는 또 왜 참아. 하여간 덩치만 커가지고-"
다급히 곁에 다가간 것 치고 매몰찬 소리였을 지도 모르나 지난 날 손수 입혀주었던 장옷, 그 늘어진 소매로 한 팔은 어깨를 두르고 한 팔은 푹 숙인 머리 덮어 감싸고자 하는 몸짓은 세상 무엇보다 다정하였을까.
미처 다 감싸지 못 한 어깨, 도닥도닥 두드려주며 울음 없는 눈물, 조용히 떨어뜨리며 뒤이어 하는 말은 또 그러했으니.
"괜찮아. 내가 미안해. 알리고 싶지 않은 거 말하게 해서, 내가 알아버려서 미안해. 이렇게 말하게 하는 상황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한겨울 설산에 내던진 양 파르르 떨면서도 행여나 내 울음이 그의 울음 부추길까, 똑같이 꾹 눌러 삼키며 태오를 붙든 채, 태휘를 직시했겠지. 희미하게 핏발 선 눈은 깜빡임도 없었다.
"...이 상황을 유도할 동기와 그 동기 가진 사람, 충분히 지목된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안 소장님이 갑자기 변했다고 했었죠? 어떤 능력에 당했을 가능성 또한 충분해졌겠어요. 지금이라도 그 당시 데 마레 주변, 흡연하러 가시는 곳 그 근방 일대부터 조사해보면 뭐라도 나오겠네요. 소속과 이름이 명확하게 나왔으니 명분 또한 차고 넘치겠죠. 부디, 꼭, 지금과 [똑같은 수준]의 조사로 하여금, 이 사단의 정확한 내막을 밝혀주시길 바라요."
조금 뒤, 한 번 깜빡이자, 살짝 누그러진 눈빛이 되어 그 옆에 있을 희야에게 향했다. 서러움과 미안함 담긴 시선에, 작지만 선명히- 희야에게만 보이도록, 미안해, 라는 입모양을 취했다.
말과 행동을 마친 후에도 태오의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희게 빛바랜 머리카락 뒤로 쉼 없이 흐르는 눈물 감추며 어서 이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