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지만 어째서인지 그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각자가 다른 언어를 사용할 이방인들을 위해 있는 특혜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고보니 이곳에 와서 단 한번도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었단걸 이제야 깨달았다. 말이 통한다는 사실이 너무 당연한거라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제 고향은 상당히 추웠던 곳이라 마음에 들어요, 겨울, 윈터. "
그녀의 이름을 곱씹어보며 살짝 웃은 나는 떠오르려는 기억을 억지로 되삼켰다. 고향이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가족들, 그리고 그들의 최후까지. 메마른 사막의 바람은 살짝만 불어도 모래바람을 일으키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손을 뻗자 나를 경계하는 눈빛이 그 분홍색 눈동자에 서린다. 이것도 너무 익숙해져버린 행동이라 생각도 하기 전에 먼저 손이 나가버렸다. 그래도 금방 오해를 풀어주었는지 눈빛이 아까처럼 되돌아왔다. 이해심이 좋은 사람이라 다행이다.
" 음, 돈은 없어도 간단한 부탁만 들어주면 챙겨주더라구요. "
도시에 도착했을때 허기가 도져 뭐라도 먹을까했지만 가진게 아무 것도 없어서 그냥 굶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누군가가 간단한 부탁을 들어주면 먹을걸 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가치를 지불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주는 사회라니 이런게 유토피아인가 싶었다. 어쨌든 심부름 정도만 하고 밥을 얻어먹었으니 옷 같은 것들도 그 정도만 한다면 무리없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마침 옷이 있던 곳을 여기 오는 길에 봤어요. 그곳으로 가면 될 것 같네요. "
스쳐지나가면서 본 것이라 해도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것이 나, 첫번째 주시자가 가진 특권이자 족쇄니까. 근데 이젠 주시자가 아니니까 없어졌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일단은 편리한 능력이기도 하니 없어진다면 당장은 아쉬울지 모른다.
" 아무튼 다시 한번 만나서 반가워요. "
뒷머리를 덮을 정도로 길어버린 뒷머리를 꽁지로 질끈 묶으며 말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머리 잘라두는건데, 같은 시답잖은 생각이나 하면서.
// 캡틴이 알려준거 미리 해봤다고 설정 넣어놨다! 그래도 라크는 도시를 좀 돌아다녔다는 설정이니까.
비록 그 기억의 끝은 항상 고통스럽다고해도 내 고향을 떠올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아주 먼 옛날 일이라고 해도 나는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마침 겨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만난 것은 더이상 고향을 바라볼 수 없는 나에겐 큰 행운이기도 했다.
" 저도 마찬가지로 잘 부탁드립니다. "
머리를 다 묶고나자 상대방이 건넨 손이 보였다. 아무래도 처음 본 나를 벌써부터 신뢰하는 모양이었다. 뭐, 나도 일반적인 인간보단 수인쪽이 좀 더 편했다. 내 세계에선 엘프와 수인이 동맹 관계였으니까 말이다. 인간들의 제국은 너무 덩치가 커서 그렇게 연합하지 않으면 막아내기 힘든 수준이기도 했고. 나는 그녀의 손을 맞잡으며 가볍게 악수를 했다. " 저는 남자입니다. 굴곡이 그렇잖아요? "
엘프치곤 확실히 작은 키이긴 하다. 엘프 남성들의 평균보단 작고 여성들의 평균보단 좀 더 큰 편이었긴했다. 허나 적어도 내가 살던 세상의 엘프들은 하나같이 몸의 굴곡이 확실한 편이라 키가 작다고 여자라고 헷갈리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살던 세계에선 다를 수도 있으려나.
" 여기에요. 실례합니다. "
다행히 옷가게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는 흔쾌히 물건 하나만 가져다주면 옷을 주겠다고 했기에 나는 윈터에게 다가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얘기했다.
" 이것만 가져다주면 된다고 하네요. 마침 위치도 멀지 않은 곳이니 당신은 입을 옷을 골라두면 될 것 같아요. "
그 옷으론 아마 움직이기도 꽤나 힘들테니까 말이다. 나는 그녀가 알았다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문 밖으로 나가서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