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상황극판의 규칙을 따릅니다. 2. 모니터 뒤에 사람 있음을 알고 언행에 주의하도록 합니다. 3. 무언가 요구하거나 부탁을 할 때에는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합니다. 4. 15금 어장으로 도가 지나친 선정적, 잔인함을 유의하여 활동합니다. 5. 활동에 있어 밝히기 어려운 질문은 웹박수를, 그 외는 캡틴에게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안내드립니다. 6.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을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긴 문제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말해야할 것은 말하도록 합니다. 7. 무조건적인 반응은 아니더라도 인사는 기본적으로 서로 주고받도록 합니다. 8. 모두 현생이 있는 사람들인 만큼 건강도 챙겨가며 즐기도록 합니다.
>>315 넹 평범하게 장명종입니다. 아무래도 라크 씨의 귀를 보고 아는 체를 할 것 같습니다. 시트에 명시하지 않았지만 윈터와 같은 아인은 평범한 수인과 달리 생물학적 요인으로 개체 수가 매우 적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번식이 어렵고, 그 아인의 시조가 어떻게 되는지 또한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물리적인 죽음이 아니라면 영생을 산다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320 ㅋㅋㅋㅋㅋ 오래 살았는데 10대라고 하기엔 내 양심이 가만 있질 못했어 ... 좀 중성적인 느낌을 내려고 시도했지! 근데 좀 더 여자여자스럽게 그려지긴 했어 ... 실제론 남자 모습에 좀 더 가깝긴해! 윈터도 귀엽게 생겼어!! 보자마자 잔뜩 쓰담쓰담 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지 뭐야
" 그래도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되는 소란은 삼가주세요. " " 자, 어디보자. 첫 손님이니 첫 장부터 보도록 하지요. "
남자가 흥얼거리듯이 말하고, 다른 책을 꺼내 표지를 넘긴다.
[그는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 아래서 내려다본 세상은 완전히 처음 보는 것이었죠.]
음? 이게 처음이 맞냐구요? 음... 완전히 처음은 아니에요. 엄밀히 말하면 24번째 챕터에요. 그런데 왜 첫 장이라고 했냐구요? 그야... 그의 진정한 인생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자, 자. 시간은 많아요. 언젠가 그의 첫 챕터부터 읽을 수 있을거에요.
네? 복사본이라도 달라구요? 집에서 읽게? 에이, 안돼요. 복사본은 다른 사람이 먹어버렸어요. 너무 많은 글자가 먹혀버려서 이젠 그냥 낙서라고 봐도 좋을 정도인걸요.
그러니까... 일단은 여기부터 시작합시다.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떨어지면서 그는 생각했습니다.] [' 아, 오늘 한 챕터가 넘어가겠군. ']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꽁지 빠져라 열심히 도망쳐 다닌 거─ 이런 데서 윤리 평가 점수를 깎아먹기 싫었을 뿐이다. 좀 더 멋지게 말하자면─ 쓸데없이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뭐 대단한 상대도 아니고 길거리에서 남들 협박해 돈 벌어먹고 사는 양아치 놈들을 상대로 주먹까지 써. 코웃음을 치고 덤터기를 쓴 「원시인」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저런 녀석들 한 트럭으로 덤벼와도 무섭지 않은데─ 이 원시인은 괜히 겁부터 먹고 있다. 흥── 나는 절대로 저러지 않아. 자존심을 꼿꼿하게 세우고 기관차처럼 달려드는 거한을 향해 손바닥을 펼친다.
단지 그것만으로─ 거한의 육체가 저 멀리 날아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혔다.
”!”
공기가 얼어붙는 것이 느껴진다. 나의 가치가 바로 서는 것이 느껴진다. 아아─ 시선이 느껴져, 어리석은 것들이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몸께서는 애초부터 너희와는 서는 대지가 다르다는 걸─ 모르고 덤비니까 이렇게 되는 거잖아!
”흥!”
선걸음에 모두 해치워주겠어. 그렇게 결심한 순간이었다─
삐─── ─── ─
별안간 경고음이 울렸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몰랐는데 내 목의 발성 장치에서 나는 소리였다. 깜짝 놀라서 손으로 목을 덮어─ 소리를 막아보려고 하는데 이상한 팝업창이 잔뜩 나타나서 시야를 뒤덮었다.
눈꺼풀이 무겁다.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입에 무언가 물려있다. 시꺼먼 천장이 계속해서 흘러간다. 나는 온몸을 구속당한 채 연구소 지하로 실려가고 있다. 소문만이 무성하던 비밀 장소는 실존했다. 겉으로는 인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인도적인 연구를 표방하며 깨끗한 척은 다 하면서 그 뒤로는 온갖 비인륜적인 실험을 벌여대는 곳. 기억엔 없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곳에 오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길게 이어진 복도를 지나오며 똑똑히 보았다. 기분 더러운 녹색 액체로 가득한 커다란 실험관 안에 들어있는 선임의 모습을. 그녀는 수년 전에 승격자가 되었다. 중정에서는 종종 높으신 의원님들의 투표로 선별된 집행자를 진급시킨다. 높으신 분들과 같은 위치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느라 얼굴조차 못 볼 정도로 바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꼴이 되어있었다. 승격자가 된다는 것이, 집행자의 말로가 이런 것이구나.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정부는 계속해서 새로운 마왕을 만들어낼 것이고, 시민들을 선동해 권력을 유지할 것이다. 혹여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까 싶으면 영웅화를 시킨 뒤에 조용히 처분하는 것이다. 나 또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기에 승격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무얼 위해 싸워왔던 걸까. 허탈함에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드디어 실험대 위에 올려졌다. 쨍하게 내리쏘는 불빛에 눈알이 시리다. 목덜미에 차가운 느낌이 들고, 이내 기분 나쁜 액체가 몸속에 조금씩 흘러든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나는 죽어서도 편할 수 없겠구나. 이제 조금 쉬고 싶었다. 내장이 들뜨는 감각에 눈이 뜨였다. 흐렸던 시야가 점점 거두어지면 새파란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고공에서 내려본 대지는 커다란 도화지에 수채화 물감을 흩뿌려놓은 것처럼 입체감이 없다. 그것은 아주, 아주 느리게 가까워온다. 내가 떨어진다기보다는 대지가 다가온다는 느낌에 가깝다. 가늘게 호를 그리는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더없이 와닿는다. 지구평평설을 주장하는 미치광이들에게 꼭 한번 보여주고 싶은 광경이다.
처음으로 강습 작전에 투입되었을 때가 떠오른다. 귀청을 울리는 수송기 엔진 소리,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쉴 새 없이 떨려대는 진동에 몸이 떨리는 것인지 아닌지도 헷갈려. 눅눅하고 퀴퀴한 기내는 극심한 긴장과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긴장 풀라며 내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긴 선임의 얼굴을. 그녀는 환히 웃고 있었다. 그때 맞은 뒤통수가 아직도 얼얼하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허공에 몸을 던졌을 땐, 허무하게도 훈련에서만큼의 공포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작전 중이라는 것도 잊고서 잠시 마음이 평온해지기까지 했다. 그만큼 아름다웠다. 하늘에서 내려본 대지의 모습은. 물론, 너무 겁먹은 탓에 낙하산도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지금 내가 딱 그 꼴이다. 낙하산은커녕 양 팔이 구속복에 억압된 채 발목엔 커다란 쇠공을 주렁주렁 매달고 머리부터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