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7670> [ALL/다중세계/다종족] 친애하는 나의 ■■■에게 - 기록장 :: 192

◆qrMRBpSduI

2024-05-31 23:06:25 - 2024-07-28 14:31:05

0 ◆qrMRBpSduI (OqAOSBEvdU)

2024-05-31 (불탄다..!) 23:06:25

   낡지만 낡지 않고, 새 것이지만 새 것이 아닌,
   추락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기록장.



친애하는 나의 ■■■에게 어장의 종합 어장입니다.
 메인/서브 미션 발행 및 수행, 이벤트, 포인트 계산, 상점 이용 등. 다양한 곳에 쓰임이 있으며 주로 캡틴이 활동 내역을 확인해야 할 때 쓰입니다.
 단, 미션이 아닌 독백, 일상 등은 이곳이 아닌 본 어장에서 활동 후 내역을 남깁니다.
 이곳에 레스를 남길 때는 인증 코드를 필히 기입합니다.


문의&건의&기타 : https://forms.gle/o6QNGBAsDV8TVoB97
임시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65/recent
시트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483/recent

53 (UeNKyarvQM)

2024-06-18 (FIRE!) 21:43:03

situplay>1597048174>614 첫 추락, 그리고 주마등

54 후지마 메구무 【요정을 찾아서】 (/BXTJQJ6Dc)

2024-06-18 (FIRE!) 22:22:43

situplay>1597047670>34

"...뭐라카노?"

메구무는 눈을 짝짝이로 치켜뜨며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는 듯이 허공에 되물었다. 갑자기 푸른 무언가가 나타나더니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곤 사라져버렸다. 이 현상을 본 메구무와 아이리는 동시에 외쳤다.

"요괴인가?"

요괴를 퇴치해오며 하도 괴상한 걸 많이 봤더니 그나마 얌전한 현상도 요괴의 짓으로 생각해버리는 의심증이 생긴 탓이다. 메구무와 아이리는 머리를 맞대고(비유다.) 생각을 정리하며 담론을 나눴다.

「적어도 나쁜 요괴는 아닌 것 같다.」
"그걸 어띠기 확신하는데?"
「나쁜 요괴였으면, 니캉 내캉 짐 살아있겠나?」
"글나..."

담론은 간단명료하게 끝났다. 하기야 갑자기 나타났다가 저주도 걸지 않고 알 수 없는 말만 하고 돌아갔는데,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지. 메구무가 어떤 종류의 요괴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때, 아이리가 말을 걸어왔다.

「어쩌면, 요괴가 아닐지도 모른다. 니 아나? 요정이라는 거.」

메구무가 무심하게 대꾸했다.

"그게 뭐고?"
「내가 '루환'한테 들은긴데, 이역만리 멀~~리 떨어진 곳엔 '요정'이라는게 산댄다. 가들도 몸에서 빛이 나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는데—」

'루환'이라는 말에 금세 피곤한 얼굴이 된 메구무는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루환은 하는 말마다 다 뻥구라아이가?"
「그치만 루환이 한 말이 아까 그거랑 똑닮지 않았나?」
"그러믄 머 우짜라고. 잡으러 가? 됐다 인마."
「얌마... 혹시 모르지 않나? 그 요정들이 아주 참하고 맘도 이삐가 내 저주도 풀어줄지는.」

그 말에 메구무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인마 사람 만드는 데 물불 안 가리기로 한 것도 내고,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닌 것도 내다. 둘은 어떻게 하면 요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지 다시 머리를 맞대었다.(비유다.)

「저 할마이한티 물어보까.」

역시 삶의 지혜와 정보는 웃어른한테 얻는게 정석이지. 메구무는 바로 근처에 있던 노파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르신, 머 하나만 여쭤봅시더. 아까 퍼렇게 빛나던 거, 어르신도 보셨지예?"
"으응...? 그런게 있었어? 나는 아무 것도 못 봤는데..."

노파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메구무, 글고보니 이 할마이, 우리 근처에 있었는데 요정이니 뭐니 코빼기도 몬 본거 같다.」 메구무는 생각했다. '그럼 보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건가...' 아이리는 이제 어찌할 것이냐고 물었고, 메구무는...

"요정을 아는 다른 어르신이 있을지도 모른다. 쫌 돌아다녀보자."

메구무는 나이가 든 어르신들을 상대로 요정에 대해 캐묻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일케 쓰면 되나...)

55 윈터  — Sub 2. 도움을 주고받는 (4cbKR2vPOI)

2024-06-19 (水) 10:11:27

>>33
situplay>1597048174>636에서 이어짐.

"숙녀라니..."

윈터는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라크의 외투로 슬쩍 가리려 했어. 무심코 냄새를 다시 킁킁 맡아버렸는데, 보이는 그대로 무색과 무취라고 할까. 정말 순수하게 깨끗하다는 느낌이야. 청정? 청결? 청량?

"응. 진짜 편리한 능력이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따라 할 수 있다니. 아무튼, 치료해 줘서 고마워."

윈터는 어느샌가 그의 외투를 끌어안고 눈만 빠끔 내밀고서 라크를 올려보았어. 조금 머뭇거리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제 능력이 어떤 것인지 말해주려 했어.

"내가 가진 능력은 별거 없어. 그냥 몸을 조금 혹사시켜서 무리하게 움직이는 건데, 여기 떨어지고 나서는 이상하게 피가 나오고 그러네. 사실, 너랑 갔었던 포목점에서도 족쇄를 풀다 컨디션이 나빠진 거였거든."

윈터는 앞으로도 계속, 같이 다니고 싶다는 라크의 말에 조금 놀란 기색으로 귀를 까닥거렸어.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정말?"
...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나도... 목이 떨어지지 않으면 계속 살아갈 수 있어서 잘 알아. 인간 놈들이 내 몸을 어떻게 개조했는진 몰라도, 그렇게 되어버렸거든."

윈터는 라크의 외투를 제 어깨에 두르면서 자리에서 느리게 일어났어.

"조금 걸을래? 도시가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고, 너도 봤겠지만, 중앙으로 가는 길은 통제되고 있으니까. 지나가다 보면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지."

대수롭잖다는 듯이 말하면서 라크의 손목을 덥석 잡아 상점가 쪽으로 향하려는 윈터였어.




윈터는 꼭 나들이를 가는 기분이었을까. 라크를 끌고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여. 그렇게 상점가를 돌아다니고 있으면, 아는 얼굴이 보여와. 라크의 손을 꼭 쥐고 쪼르르 달려가 좌판 앞에 앉아있는 소녀에게 아는 체를 해보아.

"미하엘. 왜 이렇게 죽상이야?"
...
"아. 얘는 미하엘이라고, 덕분에 새 옷을 구했어. 나랑 같은 수인인데, 아직 덜 자라서 그런지 좀 모자라 보이긴 하지만 나쁜 애는 아니야."

어쩐지 조금 들떠 보이는 윈터는 라크에게 제가 아는 미하엘을 간단히 소개했어. 미하엘과 헤어질 땐 무척이나 담담했지만, 이렇게 다시 만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심부름?"

윈터는 대뜸 그렇게 제안하는 미하엘을 내려보면서 왼쪽 귀를 까닥거려. 아까 낮에 여관 주인장의 부탁을 들어주었던 것처럼 물건을 배달하는 것쯤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미하엘이 건네는 약도를 받아 들고서 그녀가 가리키는 상자에 가까이 다가가. 무슨 관짝도 아니고, 사람이 하나는 들어있을 것 같은 나무 상자는 꽤 무거워 보이는데. 호기심에 여기 든 것이 뭐냐고 물어도 미하엘은 대답해 주지 않아.
상자를 슬쩍 들어보려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무겁네. 윈터는 뒤에 서있는 라크를 돌아보면서 한쪽 눈을 살짝 감았다 떴어. 같이 해줄 거지?




"하... 안에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무거운 거야."

약도가 있어서 길을 헤매진 않았지만, 왠지 자꾸만 엄한 곳으로 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해는 뉘엿뉘엿 기울어가고, 잠깐만 쉬어가자면서 흙바닥에 상자를 내려놓는 순간 윈터의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해버리고 말아.
상자에는 흔한 걸쇠조차 걸려있지 않고, 마치 궁금하면 열어보라는 듯이 반듯한 덮개만 꼭 밀착해있어. 대체 안에 뭐가 들었길래 미하엘은 말해주지도 않고. 그래도... 열어보지 말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아무런 생각 없이 상자를 휙 열어보려고 하는 윈터였어.


// 상자를 열어요!

56 ◆qrMRBpSduI (gH1edRzR5.)

2024-06-19 (水) 15:07:08


>>51 윈터 (2회)
 윈터는 흙구멍에 몸을 밀어 넣습니다. 하지만 흙구멍의 크기는 윈터가 들어가기엔 매우 작고 좁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방에 뚫린 갈림길은 토끼 소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해주지만요.

 토끼 소녀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수분 머금어 짙은 흙냄새만이 윈터의 코를 자극할 뿐이네요. 아쉽게도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가야겠습니다.


>>52 유이 (2회)
 유이는 아이들과 빛무리의 뒤를 쫓습니다. 아이들은 상업 구역을 누비고 거주 구역을 지나 휴양 구역으로 들어섭니다.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임에도 아이들은 지치지 않은 채 떠들며 즐거워합니다. 그때마다 빛무리가 호응하듯 아이들 주변을 맴돕니다. 아이들은 저것이 보일까요? 아니면 보이지 않을까요?

 빛무리 중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와 유이의 근처에서 헤매는 것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면, 유이는 이 빛무리는 요정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건 그냥, 생명체라기보단 빛덩어리 같아요. 어쩌면 이건 아이들 웃음에서 태어난 행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이가 행복을 잡습니다.

행복. 아이들의 웃음에서 태어난 빛덩어리. 지니고 있으면 조금 행복해진다. 이 행복은 길지 않고 짧다.


>>54 후지마 메구무 (1회)
 이 도시에서 ‘나이가 든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겉모습과 속이 다른 이종족들이 많기 때문이죠. 후지마 메구무는 개중 늙어보이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기로 합니다.

 얼마나 도시를 돌아 다녔을까요. 만나는 사람마다 요정에 관하여 물으면 이 세계에 요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을 뿐입니다. 이쯤 되면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은 그때 누군가가 후지마 메구무의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돌아보면 한 남자 아이가 뒷짐을 진 채 자신의 턱을 쓰다듬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는 요정에 관해 알고 싶으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15년 정도 살았을까 하는 아이입니다. 요정을 안다고 해도 왠지 제대로 된 정보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따라갈까요? 아니면 다른 것을 찾으러 갈까요?

▶아이를 따라간다면 해당 내용을 미션에 기입 바람.


>>55 윈터
 윈터. 이건 신뢰의 문제입니다. 부탁을 받은 윈터와 부탁을 한 미하엘 간의 신뢰도 신뢰지만, 이 물건을 받을 사람과 배달하는 사람 간의 신뢰 말이죠. 물건을 받는 사람은 감사하고 보답하며 배달하는 사람은 내용물을 궁금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암묵의 신뢰.

 그러나 지금 그 신뢰가 깨졌습니다. 호기심에 의해 윈터가 상자를 엽니다. 걸쇠 하나 없던 상자의 뚜껑이 열리는 순간 수도 없이 많은 조각들이 펑! 폭죽처럼 터져 온 도시로 날아갑니다. 조각들은 꼭 별의 조각처럼 반짝반짝 빛나지만, 실제로 어떤 것의 조각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윈터가 상자 안을 바라보면 남은 조각은 없지만, 이 안에서 도구르르 굴러다니는 무언가를 주울 수 있습니다. 비타 +1.

 어디선가 분홍색 불꽃이 날아와 윈터의 주변을 맴돕니다. 불꽃은 화가 난 것처럼 몸통을 크게 부풀리다가 일명 빠직 마크로 모습을 바꾸어 댑니다. 흡사 낙인이라도 되듯 불꽃은 어떤 것으로도 꺼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윈터는 한동안 이 불꽃으로 인해 도시의 사람들에게서 불신을 받습니다.

58 (cbVLuK.LJA)

2024-06-19 (水) 15:43:02

situplay>1597047670>57

뭐가 있을지 몰라 조심히 들어온 도시는 생각했던 것처럼 위험한 곳은 아닌 모양이었다.
여기 또한 사람 사는 곳이어서 그런지 기이한 괴물이라던가 사람 잡아먹는 괴물 같은건 없는 것 같았다.

'사실 괴물보다는 사람이 더 무서운거지만 말이야.'

별다른 허가 같은 것도 없이 사람을 막 들여보내는걸 보니 평화로운 곳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젠 어떻게 한다... 사람 사는 곳도 찾았으니 슬슬 정보가 필요한데...
그 때 내 머리 위로 무언가가 반짝이는 것이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세상에 여기서는 사람들을 위해 저런 공연 같은 것도 해주는건가?
인프라가 장난 아닌가보네.
이상할 만큼 반짝이는 빛은 내게 생전 처음 느끼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니다, 이 느낌은 그때와 비슷했다. 맨 처음 내가 삥을 뜯기던 그 어린 날, 세상의 구조를 깨우쳤던 그때와 같은 느낌이다.
대체 저것의 정체는 뭘까? 그저 반짝거리는 무언가에 불과한데 말이야.

하지만 그냥 무시하자니 내 촉이 말해주고 있었다.
저게 혹시 비싼거라면? 이 맨몸으로 던져진 곳에서 나름 나를 위로 올려보내줄 물건이 되어주지 않을까?
빛을 따라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걸어가던 나는 웅성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벽에 붙은 종이를 보면서 떠들고 있었다.

"... 물건을 찾아..?"

다행히 종이에 적힌 글은 외국어는 아닌 것 같았다.
어디보자... 머리없는 상점주인? 자신이 바보라는걸 저렇게 말하는건가?
흠... 잠깐만, 혹시 이거 방금 내 머리 위에서 날아갔던 그 조각 아니야?

화들짝 놀라서 아까 봤던 빛이 사라졌던 곳으로 나는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사례를 하겠다고만 써있지 정확히 뭘 준다고는 안했으니 공고문을 내건 사람이 해줄 수 있는건 전부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같은데 이런 경우 이 세상에 대한 정보라던가 내가 궁금한 무언가를 묻거나 혹은 앞으로 지내는 것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한번 찾아보자."

나는 그렇게 아까 보았던 빛이 향했던 곳을 따라 골목길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dice 1 10. = 3

59 유이 - 조각에 대하여 (8lj1AAt47Q)

2024-06-19 (水) 16:33:21

>>57

이곳은 무언가 이상하다. 평화롭고도 몽환적이며 동화 속 세계 같다가도 기이한 것들이 도사린다. 요정 같은 것이라던가,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라던가. 또 무언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어쩌면 조각이라던가···.

조각?

공고문이 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조각이 바로 그의 발치에 있었고.

조각은 주황빛으로 빛났다. 그것을 들어보니 신기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러나 점점 불쾌함이 엄습했고, 갈 곳 없는 살의가 치밀어 올랐다. 대상은 없지만 명확한 분노가 그를 덮쳤다. 조각에게서 눈을 뗄 수조차 없이 조각만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분노를 쏟아내었다.

눈이 형형하게 빛났고, 손톱이 뾰족하게 자라났다. 숨이 가빠지자 주체를 할 수가 없어 조각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고 뒷걸음질 쳤다.

"뭐야···? 방금, 아니, 그보다···."

눈이 원래대로 차분하게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손톱은 다시 들어가 정갈한 손 모양 그대로 복구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진정하려 애쓰며 심호흡했다. 조각의 소행이 분명했으나 공고문에 적힌 그 조각이 들어맞는 것 같았다.

"서로 돕지 그래. 나는 저리로 가 볼게."

근처에서 서로 돕자는 말이 오갔다. 그래, 도울까?

조각을 다시 들었다. 이번에는 어떤 이변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공고문에 적힌 곳으로 향했다.

.dice 1 10. = 2

60 ◆qrMRBpSduI (gH1edRzR5.)

2024-06-19 (水) 17:44:15


>>58 칼
칼은 상점 주인에게 찾아낸 3개의 조각을 건넵니다. 알고 보니 머리 없는 상점 주인이라는 건 이 사람의 특징이었던 모양입니다. 정말로 머리가 없는 사람이 나와 조각을 받아갔거든요. 주인은 고맙다며 칼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3/20)

폭죽. 때때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 이것만큼 뛰어난 물건은 없다. 사용시 자신의 위치를 원하는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 대상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위치가 만천하에 알려진다.


>>59 유이
유이는 그 뒤로 1개의 조각을 더 찾아내 총 2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에게 건넵니다. 머리가 없는 상점 주인은 고맙다며 유이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5/20)

62 니아 : 별똥별? (uky1rRQkDw)

2024-06-19 (水) 19:40:25

situplay>1597047670>57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불편한 자세를 이리저리 바꿀 때마다 상자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알 수 없이 술렁이기만 하는 마음, 물이라도 마시고 올까 싶어서 계속 감고 있었던 눈을 뜨면,

별똥별이 내리고 있었다.

밖으로 난 작은 창에 뺨을 붙이다시피 하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뺨에 스며드는 냉기도 잊고 한참, 그저 한참을ㅡ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 속 술렁거림이 심해졌을 때, 잠옷 위에 로브만 한 장 걸치고 뛰쳐나오다시피 가게를 나섰다. 빛이 꼬리를 그리며 떨어진 쪽으로 한참 내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상하게 신경 쓸 필요 없단 생각만 가득했다.

발걸음은 홀린 것처럼 불쪽 구역으로 이끌렸다. 제법 찬 바람이 로브를 뚫고 살을 엤지만 개의치 않고 유령처럼 길거리를 헤맸다. 떨어진 별똥별을 찾고 싶었다. 코 끝이 아릴 정도로 시려졌을 때, 어느 골목 구석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는 그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호박색으로 오묘하게 빛나고 있는, 이리 와, 이리 와, 자신을 부르는 것처럼,

집어들었다. 따듯한 색이었으나 온기는 없었다. 두 손으로 소중히 받쳐들고 뿜어내는 빛을 한참 바라보았다. 스스로가 울고 있음은 어느 순간 뒤늦게 깨달았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으나 잃어버린 기억 속에 사무치는 무언가임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잠깐 토해내듯이 울었다. 불규칙하게 허공에 흩어지는 입김만 남았다.




다음 날, 조금 부은 눈으로 가게를 방문했다. 지금의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것임을 알아버려서.

63 니아주 ◆ZT./3H5MM. (uky1rRQkDw)

2024-06-19 (水) 19:43:36

>>62 아이고 다이스를 안돌렷습니다..
.dice 1 10. = 3

64 후지마 메구무 【요정을 찾아서2】 (dlX/04yIHg)

2024-06-19 (水) 19:46:24

>>56

"예엠병..."

이 동네는 뭔 노인네가 통 보이질 않네. 그야 당연하다. 많은 이종족들이 모여사는 도시인지라 겉모습만으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으니까. 괜히 심통이 난 메구무는 벽에 기대 앉아 근처의 돌멩이 하나를 휙 던졌다. 던져진 돌멩이는 반대편 벽에 부딪혔다.

그래도 더 찾아봐야겠제... 메구무는 다시 일어나 나이가 있어보이는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말이라곤 '이 곳에 요정은 없다'라는 말뿐. 그럴때마다 "그렇습니꺼... 알겠심더." 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옮겼던 메구무는 결국 성질이 폭발했는지 언성을 높여 소리쳤다.

"아니, 온갖 희한한 것들은 다 사는 동네에 요정 하나가 없다꼬? 이거 걍 우리가 잘못 본거 아이가?!"
「야, 야... 소리 좀 낮춰라. 그러다 니 맞아죽을라 겁난다...」
"이런 씨, 여기로 널쩌찌고 나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 뭐고?!"

누군가 옷깃을 잡아당기자, 한창 성질을 부리고 있던 메구무는 고개를 휙 돌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마치 늙은 현자처럼 행동하는 어린 남자아이였다. 뭐고, 얼라아이가? 어린아이에겐 차마 화를 낼 수 없어 손짓으로 쫒아내려던 메구무였지만, 요정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에 아이리와 긴급회의에 나섰다.

"우짤까."
「얼라같지만 얼라가 아일지도 모른다. 따라가보자.」
"꼴랑 열몇살 돼보이는데 괘안겠나?"
「니 잊었나? 저 아도 겉만 얼라지 속은 막 1500살 이럴 수도 있다.」
"하기야 하는 짓은 노인네같긴 했디...」

그렇게 긴급회의는 끝. 메구무는 아이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진짜 아는거 맞제? 니만 믿는다."

65 후지마 메구무 【별의 조각?】 (dlX/04yIHg)

2024-06-19 (水) 19:47:24

situplay>1597047670>57

"저게 뭐고?"

그저 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봤을 뿐인데, 반짝거리는 조각들이 날아가는 것을 본 메구무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된 듯 가만히 서서 그것을 감상했다. "이삐다." 원래 세계에선 여러 사정으로 쉴틈 없이 바쁘게 살아왔던지라 메말랐던 메구무의 감성이 마치 마른 논에 물을 대듯 채워졌다. 물론 금방 발걸음을 옮기긴 했다만...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도시 곳곳엔 공고문이 붙여졌다. 물건을 찾아다주는 이에겐 보상을 해주겠다는 공고였다. 그가 찾던 물건은... 아까 전 날아가던 조각들이었다. 그보다 머리 없는 상점 주인이라니, 살벌하구만... 그러나 지나치자니 소지품이라곤 약 가방과 검 3자루밖에 없던 메구무였으니 일단 찾아보기로 했다.

"보상은 준다니 찾아는 보겠다만..."
「기왕이면 돈이면 좋겠디.」
"맞다."

메구무는 아이리의 말에 맞장구 치면서, 조각을 찾기 위해 흩어진 빛들을 쫒아 골목으로 들어갔다.

.dice 1 10. = 5

66 ◆qrMRBpSduI (K.TGDZpsB2)

2024-06-20 (거의 끝나감) 10:12:53


>>62-63 니아
 상점 주인은 니아에게서 3개의 조각을 건네받습니다. 이후 가서 뭐라도 사먹으라며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8/20)


>>64 후지마 메구무 (2회)
 남자 아이는 후지마 메구무를 으슥한 뒷골목으로 이끕니다. 길을 꼬고 꼬아서 만든 복잡한 뒷골목입니다. 능숙하게 사이사이를 지나는 남자 아이를 따라가던 후지마 메구무가 사실 저 아이가 강도인 건 아닌가 싶을 생각이 들 무렵, 남자 아이는 걷던 걸음을 멈춥니다. 맞은 편은 막다른 길입니다.

 남자 아이가 후지마 메구무를 돌아봅니다. 요정은······, 하고 운을 떼는 순간, 누군가가 후지마 메구무를 가격했습니다. 몸에 힘이 빠집니다. 차디찬 바닥에 엎어지면, 남자 아이가 헤죽 웃으며 말합니다. 요정은 사악하지. 그러니까 네가 우리한테 당하는 거고.

 후지마 메구무의 정신이 희미해집니다. 이윽고 다시 깨어났을 때에는 남자 아이는 사라지고 없고, 후지마 메구무가 가지고 다니던 물품의 대부분은 도둑 맞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무기들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일까요. 후지마 메구무, 사람을 믿었다가 된통 당했네요. 그만 돌아가도록 합시다.


>>65 후지마 메구무
 후지마 메구무가 골목에서 찾아낸 5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에게 건넵니다. 상점 주인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은신의 열쇠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13/20)

은신의 열쇠. 허공에 열쇠를 꽂고 돌리면 사용자와 그 외 1인이 숨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열린다.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그 어떤 것도 안에 들은 사람을 발견할 수 없다. 최대 지속 시간은 20분이며, 지속 시간이 끝나거나 시간 안에 밖으로 나오면 공간은 사라진다.

67 알레프주 ◆7k2gwEVzI2 (Jtn4tAalMQ)

2024-06-20 (거의 끝나감) 11:42:19

situplay>1597047670>57

무료한 눈빛 한 채, 여관 근처 지나는 가지각색의 행인들 지켜보던 소녀. 눈 앞으로 빛의 궤적이 날아가는 것을 보다. 그리고 그날 오후. 이곳저곳을 쏘다니던 소녀가 어떤 공고문을 발견하다.

"조각?"

아까 보았던 빛무리를 말하는 걸까? 소녀는 고개 갸웃이면서도 두 눈을 반짝였다. 어쨌든 서브 퀘스트 발생이다!
그 길로 소녀는 다시금 도시 방황을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 조각 하나가 있었다. 맑고 깨끗한 백색으로 빛나는 그 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엄청 그립고, 따스하며, 정겨운... 그런 감정이 들었다. 몹시 안락하여 실없는 웃음마저 나올 것 같은.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소녀는 발견한 조각 지닌 채 서둘러 달려간다. 혹여나 조각이 흩어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레 쥐고서. 분명, 동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목의 상점이랬지.

"조각 찾아왔어!"

소녀가 허둥대며 상점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다 주인이 등장한다면, 머리 없는 그의 모습에 "힉." 헛숨 들이키기도 했을 것이며.

.dice 1 10. = 2

68 아델주 (vzn/hO2x1.)

2024-06-20 (거의 끝나감) 15:46:03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었다.

베는것엔 취미 없었다. 여행이 즐거웠다.
고기 한 점, 술 한 모금, 꽃 내음,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비록 두 눈으로 담을 수는 없더라도 더 많은 소리를 듣고 싶었다.
발 구르는 소리와 폭포 소리를 선율 삼아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모닥불 위로 따스함 번지는 수프에 사람이 모이듯, 나무꾼도 역전의 용병도 음유시인도 상관없이 노래하고 춤추고 싶었다.

허나 구름이 머물면 비가 내리는 법이었다.

"전부 당신을 위한 일이었어."

"내가 줄 수 있는 모든걸 준건데, 어째서. 당신을 위한 왕위, 왕관, 왕좌, 이 나라를 바쳤는데도."

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적어도 이런 추락이 아니리라.



쐐애액, 하고 활시위가 바람을 찢는듯한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분명히, 나는 떨어지고 있다.
꿈인가? 그렇지 않다면 드디어 신께서 나를 벌하시는 것인가?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있는거지?
1초동안 떨어진다고 했을때, 얼마만큼 떨어진다더라... 아아, 모르겠다. 그저 죽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쿵.

살아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는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분명히 추락한 시간이 길어, 산산조각 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높이일터.
허나 어째서인지, 땅에 닿기 직전에 멈춘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거기에, 맡아본 적 없는 풀내음.
들어본 적 없는 새와 벌레의 울음소리. 세계 곳곳을 여행해봤기에 느껴지는 직감. 심상치 않도다. 저 멀리서 다양한 소리가 울린다. 도시일까.

"하하, 곤란하게 되었네요..."

허나 낯설지 않다. 또 다시 여행할 수 있다면...
적어도, 어딘가에 머무르는 것 보다는 낫겠지. 천천히 발걸음을 떼어본다.

이상했다. 쨍하게 해가 비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밤일 터인데, 이따금씩 일렁이는 이 불빛들은 무엇일까. 허리를 숙여 발 아래의 불빛으로 손을 뻗는다. 그것을 꺾어 숨을 들이키자, 미묘한 풀 향이 코 끝을 간질였다.

"빛나는 꽃이라, 이것 역시도 없던 것이구나."

알 지 못하는 장소로 떨어졌을까. 그래, 어쩌면 다른 세계로 떨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느릿하게 마을, 어쩌면 도시 쪽으로 걷고 있었으나 확실하지는 않았고. 거기에...
분명 밤일텐데, 수상한 자가 나타나면 되려 의심을 살 지도 모르는 일이니.
하룻밤 이곳에서 자고 물어물어 도시쪽으로 향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우선은 근처에서 적당히 잠을 잘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그때, 발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왔다. 두근거리는 심음이 귓가에 맴돈다.
탁한 눈으로 말소리가 들리는 쪽을 쳐다보았으나, 정확히 쳐다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었으니. 중요한건, 어째서인지 그녀도 나와 비슷한 사정이라는걸 알겠다는 일이었다.

자기소개를 하며 나는 그녀와 인사를 나누었다.
약간의 경계심을 포함해서. 어째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이쪽을 알고 있는 것 같은 말투인걸까.
조금은 경계하면서도 그렇지 않다는 듯, 되려 손을 뻗었다. 우호의 표시였다.

어떤 사람일까. 무엇때문에 나를 알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째서 저 사람이 나와 비슷하다는걸 알고 있는가.
모르는 일들 투성이었다. 아아, 조금은 귀찮아져오는 탓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긴다.
그저 방랑하고 싶을 뿐인 구름에게, 이런 일들은 조금은 버거웠다.

그리고 제법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추락자, 그리고 바뀌는 세계들... 어째서 나는, 이런 일에 휘말린걸까.
우리는.

다행인 것은 그녀가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리라. 그녀의 인도를 받아 도시에 입성했고.
헌데, 관문을 넘는 순간의 일말의 저항감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것은 대체 뭐였을까. 지긋이 눈을 감고 옅게 인상을 찌푸렸으나-
흘러가는 구름이 비를 품듯, 곧 속으로 삼켜낸다.

'귀찮은 일들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허나, 단순히 흘러흘러가기에는,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런 첫 날이었다.

69 영 -【그렇기에 만들어진】 (.Xw0Ufawbk)

2024-06-20 (거의 끝나감) 19:14:24

>>57

새벽은 숙사의 시간이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잠을 청하지 않는 자들이 할 일이란 대개가 정해져 있었다. 꼭 같은 불면의 상대와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를 나누는 것도 썩 괜찮은 한때다. 그러나 어느 때는 홀로서 말없는 정취를 느끼는 날도 있기 마련.
새아침 열리기 전의 거뭇한 날. 여관 앞마당에 앉아 올려다보던 하늘 속에 새하얀 무언가가 스쳐갔다. 한 줄기 빛살 같기도, 떼 지은 별빛 뭉치 같기도, 달 곁에 진 빛무리같기도 한 희끗한 물체.

일순간은 유성인 줄로만 알았다. 문득 그는 언젠가 보았던 별을 떠올렸다. 저문 하늘을 불태울 것처럼 밝히며 터져 나갔던 그것. 발걸음은 홀린 듯 빛나는 무언가를 좇아 갔다. 땅을 뒤흔들며 떨어진 운석에 비하자면 티끌과도 같이 살포시 내려앉은 무언가는, 진짜 별은 아닌 듯했다. 가까이에서 본 빛은 땅 위에 저물고서도 여전히 찬란했고, 그리고…….
한없이 아득한 무언가로부터 짓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으로도 해소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정신의 탈력에 시달린다. 모든 것이 그저 막연하고 무용하게만 느껴진다. 이제 와 다시금 느끼게 될 줄은 몰랐던─ 지독한 무상감이다.

─눈을 내리감고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눈길을 돌렸다. 연원을 알지도 못한 채로도 그리해야 할 것만 같았다. 발치를 붙잡고 차오르던 이질적인 감정은 촉발되었을 때와 같이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아무리 봐도 심상한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이게 뭔지 알까?
달갑지 않은 감정을 몸소 느끼기까지 했건만, 그는 조심성도 없이 조각들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참 태평하달지. 정체도 규명되지 않은 수상쩍은 물건을 챙겨두는 행동엔 주저함이 없었다.



날이 밝았다. 다음날이 되자 거리에 못 보던 공고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그는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건 주인이 있는 물건이었구나! 무언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는 물건이긴 해도 되돌려줄 수 있다면 되었다. 그는 곧바로 어제 주웠던 조각들을 챙겨 상점으로 향했다.
일전에 인상적이라 느꼈던 주인장의 얼굴은 여전히 건재해 보였다. 관용적 표현에서 말이다.

한 번 만난 경험이 있다고 꽤 반가웠던 모양이다. 그는 가게 주인에게 손을 흔들며─이것도 얼마 전에 다시 배웠다!─ 인사했다.

“안녕. 이거 찾아 왔어.”

.dice 1 10. = 6

70 ◆qrMRBpSduI (K.TGDZpsB2)

2024-06-20 (거의 끝나감) 20:12:01


>>67 알레프
 알레프가 건네는 2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이 받습니다. 알레프가 그를 보고 놀라 했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로 알레프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15/20)


>>69 영
 영이 찾아와준 조각을 받은 상점 주인이 감사 인사를 하더니 영에게 은신의 열쇠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건넵니다. (21/20)


윈터의 주변을 맴돌던 분홍색 불꽃이 한 바퀴 빙글 돌더니 이윽고 파사삭 사라집니다. 윈터는 불신에서 자유가 되었습니다.

71 이름없는 식물. 추락, 비옥한 땅, 약한 햇빛 (BzeAktXc3o)

2024-06-20 (거의 끝나감) 23:28:20

이상하다. 땅은 멀었고, 태양은 가까웠다. 아니, 정확히는 하나는 멀어지고 하나는 가까워지고 있었다. 자신이 추락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건 조금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도 그럴게 자신은 태양을 향해 자라면서도 역설적으로 하늘을 상상할수 없는 이들, 식물이 아닌가. 땅에서 싹을 틔워 땅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니 지면에서 벗어날 일은 웬만해선 일어나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바람을 타는 몇몇 씨앗정도일까. 하지만 자신은 씨앗이 아니었다. 게다가 바람을 타는 종류의 씨앗을 맺지도 않고. 식물은 그저 가까워지는 땅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전부 가까워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문득 든 의문이 완결되기도 전에 땅이 훅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식물은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더이상 가까워지지 않네?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식물은 직후 마저 추락하여 널부러졌다.

"아야."

무미건조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땅과 충돌했음에도 잎사귀가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지 않았으니 순 반사적인 것이었다. 많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한가지는 확실했다. 햇살은 연약하고 땅은 비옥하다는것. 잎에 와닿는 흙의 질감이 포근했다. 그는 생각했다. 이런 땅이라면 사냥 없이 뿌리만 내리고 있어도 충분히 살수 있겠다고. 그러고보면 주변엔 '사냥하지 않는' 식물들이 아주 빽빽했다.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영양 경쟁이 심해져 그들이 서로의 근처에 자리잡지 않게 된지가 얼마나 지났더던가. 확실히 이곳은 제 자생지가 아니었다.


그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지 않았다. 많은 것이 괜찮았지만 햇살이 연약했다. 자생지의 햇살은 따뜻하다기보단 뜨거웠고, 종종 잎을 태워 화상을 입혔다. 하지만 자신은 자생지의 환경에 맞춰 진화해오지 않았던가. 필요한 것은 그 강렬한 햇살이었다. 그러니 이 연약하기 그지없는-다른 종들에게는 따스하고 온화할-햇살 아래 정착할수는 없었다. 심지어 여기는 온통 사냥하지 않는 친구들의 잎으로 그늘져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몸을 일으켰다. 도시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도시가 뭐지? 아무렴 어떤가. 분명 금방 알게될텐데. 기묘한 확신이었다.


도시는 그리 멀지 않았다. 그곳은 소란스러웠고 네모난 바위와 커다란 두발 짐승들이 많았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기억이 났다. 자신 뿌리내렸던 폐허. 한때 인간들의 서식지였던 그곳을 그들 스스로 도시라고 불렀다지? 그렇다면 저 두발 짐승들이 바로 어느날 사라졌다던 인간일 것이다.

그는 도시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묘한 저항감이 느껴졌으나 식물이 그것을 이해할수 있을 턱이 없었다. 그는 그보다 다른 것에 집중했다. 인간도 사냥할수 있을까?

그는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너- 먹어봐도 돼-?"

72 알레프주 ◆7k2gwEVzI2 (7YKTxjq242)

2024-06-21 (불탄다..!) 18:11:58

알레프-영 일상 35레스 (+7비타)

73 영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lRizgN4ft6)

2024-06-21 (불탄다..!) 23:18:32

>>34

──방금 그건 뭐였지?

재잘재잘 귓가를 맴돌다 떠난 작은 무언가. 약한 바람결에도 훅 흩어지는 그것들을 붙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모습 덩그러니 지켜보기만 했다. 즐거운 웃음소리가 낭랑하게 울리다 멀어진다. 뒤늦게 고개가 슬며시 기울었다. 이상하게도 분명 들리지 않는 말이 있었지. 예전에 미하엘이 이리 말한 적 있다. 추락자는 언어의 불편을 느끼지 않으나 ‘특정한 것’에 한해서는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직접 들어보니 어떤 느낌인지 잘 알겠다.

그가 아무리 물정에 어둡다 한들 그들이 던지고 떠난 말의 의미를 모를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았다. 얼핏 듣기에도 심상치 않는 말 투성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곧장 알아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 그는 그 길로 주변 사람들에게 방금 보았던 것을 수소문해 보았다. 그러나 유의미한 해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모두 그것들을 보지 못했는지 헛것을 본 게 아니냐는 대답까지 들었지 뭔가. 하지만‘변하지 않는’ 그다. 그토록 뚜렷하게 보았던 것이 단순한 환영에 불과할 리는 없다.
그는 방법을 바꾸어야겠다 생각했다. 그것들이 말하기로, ‘그날을 잊고 덮었다’고 했었지. 과거에 이곳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걸까?

또 한동안의 발품을 팔며 주민들을 귀찮게 한 결과, 그는 마침내 수고 만큼의 결실을 얻어내었다.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도서관에 가서 찾아 보라는 친절한 축객령을 들은 것이다. 그렇구나! 새로운 상식을 얻은 그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용수칙에 관해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찾고자 하는 분류의 책장을 찾아갔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면…… 이곳이다. 상처투성이 손가락이 책장의 어느 칸을 향하였다. 이 세상의 전설과 역사에 관해 다룬 책을 위주로 여러 권을 꺼내어 펼쳐 보았다.

74 ◆qrMRBpSduI (fohGc00Hmw)

2024-06-22 (파란날) 00:09:28


>>73 영 (1회)
 도서관에서 정보를 찾는 건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책의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면요. 한 권뿐이 아닙니다. 영이 꺼낸 책들의 글자가 전부 ■로 표시되어 읽히지가 않습니다.

 이건 꼭, 일부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무언가의 힘이 작용한 느낌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역사는커녕 사소한 정보도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영이 다시 책을 원래 자리로 꽂으려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 책을 놓칩니다. 가운데가 쩍 벌어져 놓인 책을 도로 주우려 하면, 영은 수많은 ■의 사이에서 읽을 수 있는 글자 한 개를 발견합니다.

 그건 정말 기묘한 현상입니다. 읽을 수 없는 글자들 틈에 섞인 ‘읽히는 한 글자’는 새카만 어둠 속에서 발견한 한 점의 흰색과도 같았으니까요.

 [너]

 라는 단 한 글자가 영을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또 다른 글자가 있는지 찾아볼까요?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겠죠.

▶글자에 관하여 찾아본다면 해당 내용을 기입하여 미션 작성 바람.

75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00:48:04

아델-코우 일상 25레스 (+5비타)

76 윈터주◆dOib/Io/FI (Vk1FYA/esU)

2024-06-23 (내일 월요일) 01:03:02

윈터, 아델 일상 21레스 +4 비타

77 라클레시아 테시어 [심부름] ◆IxTD87OSHU (N0apFTFpcU)

2024-06-23 (내일 월요일) 01:53:53

>>32

여관 생활 이틀 차, 마시에게 얘기했던 것처럼 주방에서 요리를 돕고 있었다. 물론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재료 손질을 미리 해두거나 식기들의 설거지를 하는 등의 흔한 주방 잡일이었다. 내가 요리를 하면 맛이 바뀔테니 단골 손님들이 분명 싫어하실 것이니 말이다. 그런 나에게 마시가 다가와 도시락을 가져다 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 아, 이 정도는 문제 없죠. 다녀올께요. "

평소 북쪽의 경비원에게 도시락을 챙겨주는데 오늘은 손님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가기가 힘들다는 모양이었다. 나는 흔쾌히 도시락을 받아들고 도시의 북쪽으로 향했다. 도시락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나왔는데 이런 도시락이면 하루 한끼만 먹는게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밥 먹을 시간인데 식욕을 자극하는 강렬한 냄새다.

" 직원들 점심도 이걸로 해달라고 해야겠다. "

냄새를 맡은 이상 맛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음식에 대한 실례다. 이 음식은 대체 무슨 맛이 나며 어떤 재료가 들어갔을지 상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북쪽의 경비병들이 주둔하는 곳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 실례합니다. 마시씨의 심부름으로 왔는데요. "

이름은 들었는데 얼굴은 제대로 알지 못하므로 내 용건을 크게 외쳐서 그들이 듣게 해보았다. 용건이 있는 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오시겠지. 그렇게 내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아서 누군가가 헐레벌떡 이곳으로 뛰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게 그렇게까지 달려올만한 음식인가 싶은데 냄새를 직접 맡아봐라. 저렇게 뛰어오는 것도 이해가 되니까.

" 어우 오늘은 마시씨가 아니고 다른 분이 오셨네. 정말 감사해요. 곧 밥 시간인데 도시락이 없어서 얼마나 초조했는지. "

듣자하니 마시씨의 도시락은 이 사람에게 하루의 활력소 같은 느낌 같았다. 오전의 힘든 일과를 도시락 먹을 생각을 하며 버텨내고 맛있는 밥을 먹고 난 뒤의 에너지로 오후를 버티는 식인듯 했다. 얼마나 맛있길래 그런 효능까지?

" 정말 감사드려요. 감사인사도 같이 전해주세요. "
"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

나는 도시락을 건네어주고 다시금 여관으로 향했다.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맛이 있을지 가늠도 되질 않는다. 안되겠다 정말 오늘 점심 식사는 저걸로 해달라고 부탁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지고 나는 갈때보다 빠르게 여관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여관의 뒷문으로 들어가 마시에게 도시락 배달을 완료했다는 보고를 한 나는 흥분한 표정으로 외쳤다.

" 저도, 그거, 먹고싶어요!! "

78 영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H4yuBgz786)

2024-06-23 (내일 월요일) 20:24:43

>>74

펼친 책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글이나 책을 읽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닐 테다. 분명 다른 곳에서 본 글자들은 이렇지 않았는데. 문득 그의 머리에 이런 생각이 짧게 스쳤다. 귓가를 날아다니던 무언가의 말은 일부만이 들리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꼭…… 이 관련으로는 찾아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지 않나? 의문이 한층 강해졌지만 지금으로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듯싶다. 평범하게 다른 책이 궁금해서 읽더라도 지금으로선 똑같이 글자가 가려지려나? 태평한 잡생각을 하며 책을 제자리에 돌려 두려두려던 때.
그만 손이 미끄러져 책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앗, 시끄럽게 하면 안 된댔는데……! 노심초사하며 슬그머니 눈치를 보았지만 이 정도 실수는 용인해 주는 모양이다. 안도한 그가 다시 책을 주워든 순간.

수백, 수천, 수만의 글자 사이에서, 단 하나의 문자가 말했다.



추락자에게는 모든 세계의 말을 매끄럽게 옮기고, 혹은 감추기도 하는 정체불명의 기능이 작용하는 상황. 그중 이 한 글자만이 외따로 떨어져나온 것이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책의 낱장을 넘겨 가며 다른 글자를 모두 살피고, 그곳에서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면 다른 책을 꺼내어 드러난 글자를 찾으려 해 보았을 테다.

79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20:38:26

>>34

방랑하고 있으면 때로 많은 소문이 들려온다. 누군가가 중앙에 침입했다는 소문. 그리고 탈출했다는 소문. 무엇인가 세 글자 단어. 대체 어떤 것일까.
헌데 이상한 직감이 울린다. 무엇인가 귓가에 맴돌며 까르륵 까르륵 웃는 소리.

 「알고 있어? 알고 있어?」
 「들었어? 들었어?」
 「■■■가 돌아왔어! 드디어 돌아왔어!」
 푸른빛 몸체를 한 요정들의 색이 붉게 변화합니다.
 「경배하라, 찬양하라! ■■■의 방문이다!」
 「■■■의 세상이다! 그날을 잊은 자들에게!」
 「그날을 덮은 이들에게!」
 「모두에게!」
 「고해의 시간을!」
 「사죄의 시간을!」
 「죽음의 공포를!」
 「두려워 하라! 결단코 ■■■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라!」

 요정들은 흡사 저주라도 하듯이 경쾌하게 소리치고는 포르르 날아가 눈 깜빡하는 사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아.'

짧게 한숨을 내뱉는다.
누군가 역시도 세 글자였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 제대로 듣지 못한 그것 역시도 세 글자이리라. 드디어 돌아왔다라.
미하엘 양이 그리 말했다. 우리는 세계를 떠돈다고.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는 비밀이 많다. 그렇기에, 나는 감히 의심해본다.

듣지 못한 말은 추락자가 아닐까.
우리와 연관되어있는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나는 중앙으로 향해 조사할 계획이리라.

! 우선은 중앙이 어떤 곳인지 직접 향해 알아보자. 무엇이 되었든, 정보가 우선이다. 침입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낸다면 더 좋을테고.

80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1:21:09


>>77 라클레시아 테시어
 라클레시아 테시어의 외침에 마시는 기분 좋은 듯이 웃으며 샌드위치가 담긴 그릇을 내옵니다. 마시의 애정이 담긴 샌드위치 +1.


>>78 영 (2회)
 영은 차분하게 책장을 넘깁니다. 한 권, 두 권, 세 권······, 그 권수가 몇 권인지조차 세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을 때, 도서관의 사서가 영의 어깨를 치며 이만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탓에 모든 글자를 발견해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은 그 많은 책 속에서 찾아낸 글자들이 문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기이하게도 글자는 글자를 잇고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따로 조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문장은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영은 세 문장을 읽습니다.

 [너희는 여왕을 알현하여 영광하라]

 [미력한 자들아 사랑하고 경배하고 찬양하라]

 [잔존한 여왕이 너희]

 이 문장들은 필히 영, 아니 어쩌면 영과 같은 추락자들에게 주어진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왕이라니요? 알현이라니요? 여왕이 어디에 있고, 알현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요? 마지막 문장은 찾은 글자가 부족해 완성되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요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문만 남은 채 영은 도서관을 떠납니다.


>>79 아델라이데 (1회)
 중앙으로 향하는 길은 총 네 군데가 있습니다. 동서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대부분의 거주민들은 중앙으로 향하는 길로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기에, 근처를 맴도는 아델라이데의 모습은 눈에 띌 수밖에 없겠습니다.

 중앙으로 향하는 길은 두 명의 경비대원이 지키고 있으며, 아마 안쪽에도 몇 명인가 순찰을 도는 경비들이 있을 겁니다. 심음, 발자국 소리, 숨소리와 약간의 대화 소리 등으로 그들이 다가오는지 멀어지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저 안을 뚫고 들어가자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저들을 쓰러뜨린다면 모르겠지만요. 아니면 미끼가 될 사람이 있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 중앙을 뚫고 향하는 건 시기상조일지도 모릅니다. 기회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81 윈터주◆dOib/Io/FI (Vk1FYA/esU)

2024-06-23 (내일 월요일) 22:46:25

칼, 윈터 일상 총 15레스 (+3 비타)

82 알레프주 ◆7k2gwEVzI2 (YCpkjwKPAA)

2024-06-23 (내일 월요일) 22:47:26

알레프-칼 일상 19레스 (+3비타)

83 알레프주 ◆7k2gwEVzI2 (YCpkjwKPAA)

2024-06-23 (내일 월요일) 23:03:37

알레프-식물 일상 13레스 (+2비타)

84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23:30:40

>>80

저 경비대원들을 모두 뚫고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거기에, 선량한 이들을 베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럴 때에는 약간의 처세술이 필요한 법이었다.

길을 잃은 단순한 맹인인 척, 지팡이를 짚으며 중앙으로 향한다. 그 발걸음에 악의 담지 않은 채로, 단순히 길을 잃었다는 듯.

"실례합니다. 혹시... 요정이라는것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기품있는 말투, 그리고 상냥한 미소로 경비원에게 물어보자. 요정에 관해.

85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3:39:24


>>84 아델라이데 (2회)
 아델라이데가 가까이 다가오자 경비원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내 아델라이데의 말에 경비원들은 저들끼리 킥킥 웃습니다.

 “요정은 무슨 요정? 이보시게, 눈도 보이지 않는 자가 요정을 보았단 말이오?”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는 퉁명스러운 말이 이어집니다. 경비원들은 아델라이데가 멀어질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군요. 아델라이데는 소득 없이 돌아섭니다. 그런 아델라이데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툭 떨어집니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이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타 +1.

86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3:57:03

여기까지 이벤트 추가 비타 지급 완료. 혹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람. 이상.

89 유이 - 추락자에 대하여 (8XB8ndgBbs)

2024-06-24 (모두 수고..) 00:21:27

>>87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요새 마을은 꽤나 흉흉해져 있었다. 마치 자신이 살던 세계처럼. 흉흉하기도한 세상 속에서 언제나처럼 일상을 살아감과 동시에 일말의 경계심과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 그런 점이 닮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주민의 소리가 들렸다. 그순간에 들린 소리는 악의에 차고도 자신을 경계하다 못해 증오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주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강연을 듣는 듯이, 몰려 있는 주민들의 웅성임은 유이에게 적지 않은 위협을 주었다.

하다 못한 유이는 이곳에 남아 있기 위하여 주민들을 제치고 중심에 섰다.

"여러분들, 들어보십시오."

마치 연설을 하는 듯한 투였다. 아무래도 급하다 보니, 어쩔 도리 없었다. 최대한 이목을 끌어야 했다.

"저는 추락자입니다. 하지만 불행을 일으키거나 하는 능력은 없죠. 되레 신성한 빛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이내 유이가 자신의 손에서 빛나는 빛덩이를 만들어 내었다가 다시 껐다. 손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홧홧한 느낌이 들었지만 최대한 아랑곳 않은 체하기 위해서 참았다.

"다른 추락자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능력이 없거나 제각각의 능력이 있거나 하겠지요. 이것은 추락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다만, 저는 확신합니다. 추락자가 아닌, 혹은 주민이 아닐 수도 있는 어떠한 외부의 존재에 의한 것은 아닐까요? 당신들도 모르는 어떠한 존재 말이에요. 아주 조용히, 깊숙한 곳에서 살고 있는. 왜냐하면 저희는 악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잘 대해 주었는데 누군가 한 명이라도 악의를 가질 이유가 있겠습니까? 추측하건대, 들어본 바로는 저희는 이곳에 추락한 것이지, 알고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유이는 설득하기를 선택했다.

90 식물주 ◆O/XGIp8IuQ (/GMr9L3cSc)

2024-06-24 (모두 수고..) 20:54:33

식물 - 칼 일상 12레스. +2비타

91 알레프주 ◆7k2gwEVzI2 (rewQRODtzE)

2024-06-24 (모두 수고..) 20:57:22

situplay>1597047670>88

소녀는 문득 기시감을 느낀다. 고개를 처들어 하늘 바라보니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치 금 간 유리처럼, 푸른 하늘에 균열 생기고 있던 것이다. 이윽고 균열은 점차 세를 넓혀가더니─ 하늘이 뒤틀리고 일그러지고 구겨지기 시작했다.

"...뭐야?"

소녀가 주변 둘러본다. 이상했다. 저 기현상은 뒷전인 것마냥 행인들은 태연히 제 갈 길 가고 있었다. 균열이 보이지 않는 걸까, 아니면 여기선 흔한 현상이라 관심조차 주지 않는 걸까? 현대 인간들이 천둥번개를 두려워하지 않듯이 말이다.
"저기... 있잖아, 하늘에 저거 뭐야?" 호기심보다도 왠지 모를 걱정이 앞서서, 소녀는 제 곁 지나는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붙들린 자는 영문 모르겠다는 듯한 반응으로 일관할 뿐. 그 뒤 다른 이들에게 물어보아도 똑같았다.

소녀는 곧 타당한 추측을 내놓았다. 저 균열은 추락자들에게만 보이는 현상일 것이라고. 그렇다면 그 이유는? 어쩌면 무언가의 징조 혹은 경고가 아닐까.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다.

92 유이 - 균열에 대하여 (8XB8ndgBbs)

2024-06-24 (모두 수고..) 21:37:07

>>88
어느샌가부터 하늘에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어떠한 현상인가. 혹은 위험한 징조인가. 유이로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다만 마을 주민들은 하나 같이 평소와 같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하늘에 있는 균열은 본 적도 없다는 듯이.

"얘, 혹시 하늘에 무언가 보이니?"

"하늘이요?"

어느 날, 어린아이에게 말을 걸어 보았더니 아이는 이윽고 하늘을 쳐다 보았다. 그러고는 홍조를 띄우고 발랄하게 웃으며 "와, 토끼 모양 구름이다!" 하고 대답할 뿐이었다.

과연 저 균열은 무엇이란 말인가.

유이는 들어가서 잠이나 자자고 스스로에게 청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이상한 것이 보였다. 하늘에 있던 균열이 일그러짐이 된 것이 아니겠는가.

유이는 저것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93 라클레시아 테시어 [의심] ◆IxTD87OSHU (lBMEQwA/YA)

2024-06-24 (모두 수고..) 23:43:13

>>87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지나간다, 아니 지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 내가 느끼고 있는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아니 점점 바뀌었다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첫날과 다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점점 없어져갔다. 간단한 심부름으로 해결되던 일들도 이젠 모르쇠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당장 어제 친절했던 사람들이 오늘은 벌레 보듯이 하는 경우도 심심찮아 있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어느날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 내쫓아야 해요! "
" 저들이 없다면 도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거예요! "

어느날 우리는 그들에게 불청객이 되었다. 언젠간 이런 일이 일어날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난 탓에 그는 상황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아직까진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우리가 나타난 시기와 비슷하게 도시에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했다. 땅이 무너지고, 중앙엔 누군가 침입했고 뒷골목의 깡패들까지 죽었다. 공교롭다면 공교롭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모르는 추락자가 그런 일을 벌였을수도 있다. 혹은 사실 저 사람들은 엄한 곳을 들쑤시고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을듯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 화풀이 대상. '

겪어보지 못한 혼란을 정상적으로 해결하기보단 좀 더 의탁하기 쉬운 상대에게 덮어 씌우는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 도시에 나타난 낯선 사람들이 범인이다, 라고 몰아가면 좀 더 쉽게 믿을 수 있으니까. 대중이란 쉬운쪽으로 더 선동 당하곤한다. 그것은 비단 지성인이라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이거 큰일이네. "

대부분의 추락자들은 아마 여관에서 머물고 있을 것이다. 그야 이 도시에 여관은 하나니까.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곳의 주민들은 곧장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나는 빠르게 여관으로 향했다. 아마 눈치 빠른 이들은 이미 여관을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향했겠지만 내 생각으론 아직 한명이 남아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 알레프! "

역시나 여관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울먹이며 앉아있는 주홍색 머리의 소녀가 보였다. 나는 인파를 뚫고 재빠르게 다가가 그들을 막아서고선 알레프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그들이 뭐라고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나는 깔끔하게 무시했다. 여기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저들은 듣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말 중에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 이런 소요는 순식간에 커질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는 여관 안으로 들어가서 우리가 머물던 방에 무언가 두고선 빠르게 빠져나왔다.

" 가야해요. 이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요. "

손이라도 잡고 가야하나 싶었지만 저 인파를 다시 뚫고 지나가기엔 힘들어보였다. 결국 나는 알레프에게 등에 업히라고 말한 뒤에 그녀를 등에 업고선 그대로 인파를 빠져나갔다. 아직까진 우릴 쫓아와서 뭘 어쩔것 같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그들은 우리가 도망가는 것을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일단 이대로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서 몸을 숨기는 것이 먼저다.

" 알레프, 일단 밤까지 기다렸다가 몰래 여관으로 다시 들어가는거에요. 마시는 아직 우리를 믿어줄테니까. "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들어선 나는 업고 있던 알레프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선 입고 있던 외투를 걸쳐주었다. 머물던 방에 그 나무 그늘로 오라는 쪽지를 던져두었다. 윈터는 본다면 바로 알아챌테니까. 알레프를 두고 다른 사람들을 찾으러 갈수도 없었기에 나는 깊은 한숨을 쉬며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94 알레프 ◆7k2gwEVzI2 (HT1eJO54Ss)

2024-06-25 (FIRE!) 14:00:41

situplay>1597047670>87
situplay>1597047670>93

해가 뉘엿뉘엿 지고 그림자가 길어지는 무렵, 소녀는 여느 때처럼 여관 앞 지나는 행인들 관찰에 몰두해있었다. 그래, 그저 그뿐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몇몇 이들이 사람 구경하는 소녀더러 대놓고 손가락질하며 수군대곤 했다. 심지어 그런 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래도 소녀는 그때까진 별다른 낌새 느끼지 않았다. 문제는, 어느덧 여관 앞에 여러 사람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는 거.
소녀는 뒤늦게 불안한 기류 감지하고서 그들을 흘겨본다. 그 자들이 머무른다는 곳이 여깁니까? 자기들끼리 몇 마디 나누던 그들은 곧 험악한 기세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들과 소녀의 시선이 맞부딪힌다.

저 꼬맹이다, 도시에 혼란을 가져온 불한당이.
긴말할 거 뭐 있나요, 얼른 쫓아냅시다.

"저, 저기?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사람 잘못 본 거 아냐?"

소녀가 소극적으로나마 말 건네보지만 그들은 들은 척도 않았다. 그 뒤론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모욕과, 위협이 이어졌다. 소녀는 두려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친절하게 대해주던 주민들이 돌변해버렸으니. 그럼에도 소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저 무릎 끌어안은 채 눈치 살피는 것밖엔.
이윽고 무리가 끝내 신체적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마저 꺼냈을 즈음─ 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클레시아! 곧 인파 헤치고 나타난 그를 올려다보며 소녀는 울먹였다.

"으, 으으..."

그 뒤로는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나질 않았다. 워낙 갑작스런 상황에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던지라. 라클레시아에게 업힌 채 거리를 빠져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인적 드문 골목길, 그제야 숨 돌린 소녀는 그의 외투를 꼭 여민 채로 우물쭈물대었다.

"응..."
"그, 저기, 나 때문에 돌아온 거지, 미안..."

그냥 놔두고 갔어도 됐는데. 도시 주민들도 저를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몰랐을 테고. 이곳저곳 방황하는 시선이 결국엔 하얀 엘프에게 가 닿는다.

"...찾으러 와줘서 고마워."

그럼에도 소녀는 기뻤다. 라클레시아가 자신을 기억해준 것만 같아서.

95 윈터◆dOib/Io/FI (KU2luZCx9A)

2024-06-25 (FIRE!) 19:35:16

>>88
     — Sub 5. ■■■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도시. 나이만 많지, 순진하고 어리숙한 엘프와 함께 하나뿐인 여관 포르티시아에 들어선 윈터는 낮에 보았던 주인장 마시에게 늦은 시간에 돌아다녀 좋을 것 없다는 핀잔을 들으며 미리 배정받은 객실로 향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른 방에선 젖은 나무의 눅눅한 냄새가 났다. 침대는 각각 벽면에 붙어 양쪽에 두 개가 있었는데, 한쪽에선 이불을 끌어안은 주홍 머리의 어린 소녀가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인실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엘프가 미리 말해주진 않았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이물감에 소녀가 저와 같은 추락자임을 직감했다.
윈터는 소녀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용히, 방 한편에 비치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내고서 빈자리에 몸을 뉘었다. 하얗고 폭신한 이불에선 약간 퀴퀴한 냄새가 나, 이곳이 도시 주민들에게 자주 이용되는 곳이 아님을 상기하게 했다.
윈터의 머리맡엔 나무로 된 미닫이창이 반쯤 열려있어서,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창밖의 밤하늘이 그대로 눈에 담긴다.
그런데, 하늘이 조금 이상했다. 번개가 칠 때처럼 흰빛으로 쫙 갈라지는 것도 아니고, 종잇장을 찢어내는 듯한 느낌도 있어. 이 현상은 윈터가 살던 세계에서 미지의 존재들이 보랏빛 소용돌이를 타고 넘어올 때의 것을 닮았다.
이내 그것은 빳빳한 종이가 구겨질 때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적어도 윈터에게는.
별일 아니겠지. 윈터는 불길한 감각을 애써 무시하며 눈을 감았다.


>>87
     — Sub 4. 그렇기에 그들은

그리고 아침. 윈터는 창밖에서 재잘거리는 새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서너 시간밖에 쉬지 못해서 몸이 나른하고 피곤했다. 그러다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져 이름 모를 소녀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어째선지 여관 밖이 무척 소란스럽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듯한 소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려 객실 밖으로 향하려는데, 잠들기 전에는 보지 못한 쪽지 한 장이 침대맡에 놓여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나무 아래에서 보자고.
나무라면, 그 엘프밖에 없지.
어제만 해도 이곳에 묵자고 하지 않았던가, 갑자기 왜 거기서 보자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윈터는 객실에서 나와 밖으로 향했다. 로비 카운터에는 주인장이 보이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일이 없다. 여관 밖으로 나서면, 도시의 주민들이 건물을 빙 둘러싸고 있다. 저들을 내쫓아야 한다느니, 도시가 불안정해졌다느니. 여관에서 나온 윈터도 세차게 쏟아지는 불신의 눈초리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보다, 건물 옆쪽엔 어제 만났던 회색 머리 소년이 몇몇 험악한 인상의 사내들에게 붙들려 있다. 저 소년도 여기서 묵고 있었구나. 어제 봤을 땐 머리가 짧았던 것 같은데.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흘리는 사이, 소년의 멱을 잡고 있던 사내가 무어라 소리치며 당장이라도 때릴 것처럼 주먹을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그들 사이로 달려나간 윈터는, 소년을 해하려던 사내의 손목을 붙들어 떼어내고서, 그를 강하게 밀치고 소년과 사내들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러는 중에도 소년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헤실헤실 세상 바보 같은 웃음을 짓고 있을 뿐이다.
능력의 부작용 탓인지 주륵 흘러내린 코피를 손등으로 슥 문대고서, 앞에 선 사내들과 이쪽을 매섭게 노려보는 주민들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대충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들 있는진 알겠는데,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어? 우리도 여기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괜히 애먼 사람 괴롭히지 말라고."
...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이라면, 내가 사과할 테니까. 뭐라도 할 테니까..."

어제 있었던 일. 미하엘이 운반을 부탁했던 상자를 열어버려 붉은 조각들이 도시에 흩어지고 여기저기 공고문까지 붙었던 일. 그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윈터를 향해 주먹만 한 돌멩이가 날아들었다.

"저■이 원흉이야. 저걸 당장..."

윈터는 돌멩이가 날아오는 것을 눈으로 보았으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윈터의 이마에서 새붉은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꽤 큰 충격이었음에도 미동 하나 없던 윈터는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알겠다고. 꺼져줄 테니까 더 이상 건드리지 마."

그렇게 돌아서서, 뒤에 서 있던 소년의 손목을 붙들고 성큼성큼 걸어 주위를 빼곡히 둘러싼 주민들 사이를 헤집고 나가려던 순간이었다.
우다다- 들려오는 급진적인 발소리. 윈터가 느낀 것은 마주 오던 사람과 어깨를 부딪친 정도의 충격이었으나, 멍한 감각에 몸이 굳어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옆구리가 붉게 물들어갔다.

"..."
...
"..."

일순 가라앉은 분위기, 그런 윈터의 앞에 오크만큼 키가 큰 인간이 나타났다.

96 페일 ◆GrdUtUTEEM (6/j.4IRaW6)

2024-06-25 (FIRE!) 21:28:26

이 모든 고독한 순례길이 철지난 이야기처럼
바래고 흐려져 낡아버린 옛 소설같이 되어버린
그리고 그런 것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희망이라는 말이 조롱이 된 어느 시대를

어느 기사가 끝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88 〈Sub 5. ■■■〉
비틀리다 못해 깨어져버린 지평 그 너머를 얼마나 가로질러왔을까. 자신이 알던 세계의 경계선 밖으로 얼마나 떨어져내려왔을까. 그러고도 도착한, 초대받지 않은 세상에서 얼마나 더 거닐었을까. 아니, 이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자신이 겪은 일을 추락이라 부른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는 추락자는 며칠 전에야 겨우 이 땅을 밟은 참이므로.

다행히도 다른 세계로 순례를 떠나는 것은 이 기사에게 뜻밖에도 익숙한 일이었다. 일그러진 지평을 가로질러 전혀 낯선 지평으로 걸어가는 것은 더 익숙한 일이었다. 하여 기사는 계속 걸었다.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알기 위해. 그러나 단순히 둘러보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세계의 시대상이 기사가 살던 시대와 그리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까닭은 모르겠으나, 이 세계는 마치 극히 일부분으로 한정된 것만 같다는 사실. 명확한 모서리가, 그것도 그렇게 넓지도 않은 모서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낯익으면서도 왠지 모를 미시감이, 딱 꼬집어 말하지 못할 변곡이 흐르고 있는 것만 같은 지평선이 기사에게 무언가 불길한 흉조를 속삭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기사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고자 했다. 이 세계에도 여관은 있을 테다. 쉰다는 것에 의미가 없으며 먹는다는 것에 낙이 없는 몸이긴 하나, 적어도 여관에서는 무언가 알 수 있을 테니까. -여관에 접근할 때에는 갑옷을 벗는 것이 좋겠다. 불필요한 경계를 사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그러나 그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사의 뒤를 두려움에 가득 찬 사람들이 그림자 속에서 중얼대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따르고 있었다.

"저기 괴물이 있다!"
"저기 괴물이 있다!"
"원한에 가득찬 망령이 있다!"
"깊고 어두운 숲 속에 죽음의 기사가 있다!"



>>87 〈Sub 4. 그렇기에 그들은〉
>>95
그러나 윈터의 옆구리에 파고든 섬뜩한 감각은, 결코 치명적인 깊이에까지 파고들지는 못했다. 윈터의 옆구리와 그 칼날 사이에 거대한, 실로 거대한 손아귀가 자리하여 그 날붙이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 몸을 던진 칼끝은 아무 것도 차지 않은 맨손을 반쯤 꿰어뚫고 그 끄트머리를 윈터의 옆구리에 찔러넣고는 있었으나, 그것은 그 맨손마저도 반쯤밖에 꿰어뚫지 못하고 손아귀 안에 박힌 채로 멈추어 더 들어가지도 빠지지도 않은 채로 요지부동이었다.

공기가 스산했다. 고개를 들매 거대한 이가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인가? 행색으로만 보면 사람이 맞다. 그가 입고 있는 것은 남루한 리넨 셔츠와, 이 세계 사람들이 입고 있는 것과 별다를 바 없어보이는 트라우저, 부츠와 함께 발목을 휘감고 있는 낡은 각반. 그래, 그 복식만 보면 이 세계의 사람들 중 한 명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이- 그러나 그자를 결코 그렇게 여길 수 없게 하는 것이 세 가지 있었다.

첫째는 모든 추락자들이 공유하는 특징- 추락자를 알아보는 추락자의 예감이 그가 추락자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었으며, 둘째는 도저히 평범한 인간이라 볼 수 없는, 뭇 사람의 머리 위에 그 어깨를 두고 있는 장대한 키였고, 마지막 셋째는... 뭐라 딱 꼬집어 말로 하지 못할, 그러나 굳이, 굳이 정의하자면, 그가 인간이라기에는 무언가 결여되어 있는 것 같은 이상할 정도로 음산한 결핍감이었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되 사람의 냄새가 없는, 불길한 형상이 주민들과 추락자들 사이에 버티고 서 있었다.

그는 주민들을- 윈터의 옆구리를 향해 날붙이를 찔러넣은 그 이를 냉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천천히 입을 열어 첫 마디를 떼어놓았다. 온기 없는 차갑고 낮은 울림이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무덤의 바람처럼 그들을 한 차례 쓸고 지나갔다.

"당신들은 무슨 권리로 이 사람들을 해치고자 하는가?"

얼어붙어 있던 그 자는, 그 말 한마디에 정신이 퍼뜩 들었는지 겁에 질린 얼굴로, 거의 손아귀에서 놓쳐가던 손잡이를 다시 힘세게 거머쥐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하려고 했다. 더 밀어넣던지, 잡아 빼던지, 아니면 잡아비틀어버리던지. 그러나 그 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손길은 부질없이 남자의 손아귀 안에 박힌 자루 위에서 번번이 미끄러지기만 할 뿐이었고 그 날붙이는 그 냉막한 손아귀 안에서 요지부동이었다.

그때, 정체모를 불사자의 일갈이 마치 법정에서 내리치는 망치 소리처럼, 묘지에서 울리는 만종 소리처럼 쩌렁쩌렁, 사람들 사이로 울려나갔다.

"무슨 권리로 이 사람들을 해치고자 하는가!"

97 라클레시아 테시어 ◆IxTD87OSHU (ERL.LuCv8o)

2024-06-27 (거의 끝나감) 00:04:02

윈터 - 라클레시아 일상 18레스 - +3 비타

98 윈터◆dOib/Io/FI (6pHGZ/mcdA)

2024-06-27 (거의 끝나감) 00:06:53

윈터 - 알레프 일상 11레스 +2비타

99 라클레시어 테시아 ◆IxTD87OSHU (tsFV2YPdv2)

2024-06-27 (거의 끝나감) 19:06:22

situplay>1597048434>34 [짙은 악의] +2비타

100 영주 ◆iglRFg3PfY (SOG6D3Z.PE)

2024-06-28 (불탄다..!) 16:05:21

일상: 영, 아델라이데 - 26레스(+5비타)

101 알레프 ◆7k2gwEVzI2 (lzX4i2uH1.)

2024-06-28 (불탄다..!) 16:58:21

알레프-아델라이데 일상 27레스 (+5비타)

102 ◆y2yG/Rl51w (ErS9F6OB5U)

2024-06-28 (불탄다..!) 18:18:01

>>88

어느 날, 어떠한 징조도 없이 하늘의 이상현상이 발견되었다.
그러한 징조는 확실하게 추락자와 관련이 되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이러한 현상은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내 눈에만 보였기 때문이었다. 돌아갈 수 있다는 징조인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세상으로 방랑을 할 시간이라는 것일까?
그간 했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으로 녹아내리는 이 순간이었지만 그것이 내게있어 큰 타격을 주진 못했다.
이것은 단지 증명이었을뿐이며 또 다른 삶을 의미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다만 다음 세상이 어디가 될 것인지, 혹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 내게 있어서 단 하나의 불안요소였다.
과연 다른 이들도 이러한 내용을 알까? 나는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하던 것을 배낭에 넣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대비하기로 했다.

>>87

아무래도 이상현상은 원주민들에게 또한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 이런저런 불길한 현상들에 의해 사람들은 일어나기 시작했고
모두가 불안에 떨며 이 현상과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는 추락자들에게 그 원한의 화살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더럽고 추악한 것들! 여기서 꺼져!"

"워우... 진정들 하시죠?"

내게 위협을 하는 이들에게 총을 꺼내들어 겨눴지만 그들은 아랑곳 않고 내게 위협을 가했다.
잘못하면 몰매맞아 죽을 것 같아는 생각이 들자 이곳에는 더 이상 못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도주하는 편이 나으려나?

"얌전히 사라져줄테니 우선은 물러나시겠어요?"

평소의 능글맞은 모습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위협하는 표정을 지은 나는 위협을 위해 일반인들의 발 아래에 총알을 쏘아낸 나는
총성에 사람들이 놀라 뒤로 물러난 틈을 타서 그 사이로 빠져나왔다.

"자, 위해만 가하지 않는다면 확실하게 사라져줄테니 걱정마십시요."

옛날 같았다면 하나 둘에게는 확실하게 본보기 삼아 보복을 했을텐데 나도 성질 참 많이 죽었다.
그럼 어디보자, 이제 어떻게 할까? 그간 만났던 다른 우호적인 추락자들을 만나서 의논을 해볼까?

103 ◆qrMRBpSduI (lxCLisP/KQ)

2024-06-28 (불탄다..!) 18:20:47

@미션 수행자 및 예비 수행자들에게

미션의 내용이 이어진다고 해서 한 레스에 몰아 적지 마십시오.
첫째, 추가 보상이 있는 경우 지급에 어려움이 있으며, 둘째, 이벤트 보상 지급 시 누락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올라온 미션까지만 허용으로, 이후에는 번거로워도 각각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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