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7670> [ALL/다중세계/다종족] 친애하는 나의 ■■■에게 - 기록장 :: 192

◆qrMRBpSduI

2024-05-31 23:06:25 - 2024-07-28 14:31:05

0 ◆qrMRBpSduI (OqAOSBEvdU)

2024-05-31 (불탄다..!) 23:06:25

   낡지만 낡지 않고, 새 것이지만 새 것이 아닌,
   추락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기록장.



친애하는 나의 ■■■에게 어장의 종합 어장입니다.
 메인/서브 미션 발행 및 수행, 이벤트, 포인트 계산, 상점 이용 등. 다양한 곳에 쓰임이 있으며 주로 캡틴이 활동 내역을 확인해야 할 때 쓰입니다.
 단, 미션이 아닌 독백, 일상 등은 이곳이 아닌 본 어장에서 활동 후 내역을 남깁니다.
 이곳에 레스를 남길 때는 인증 코드를 필히 기입합니다.


문의&건의&기타 : https://forms.gle/o6QNGBAsDV8TVoB97
임시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65/recent
시트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483/recent

40 영주 ◆iglRFg3PfY (joM6sbv8BE)

2024-06-16 (내일 월요일) 22:20:40

일상: 영, 윈터 18레스(+3비타)

41 ◆qrMRBpSduI (hAkz4a6UlY)

2024-06-17 (모두 수고..) 02:18:39

>>38 알레프
 마시가 고마움의 표시로 알레프에게 무언가를 건넵니다. 언젠가 필요할 거라고요. 비타 +1.


>>39 라클레시아 테시어 (1회)
 라클레시아 테시어는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보지만, 원하는 것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글자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전 따위를 이용해 해석해 보려고 해도 글쎄요. 글씨가 ■ 따위로 점철되어 있는데 사전이 있다고한들 이해할 수 있을까요.

 몇 권의 책이나 스크랩북을 살펴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본 책도 ■ 투성이라 알 수 있는 것이 없군요. 라클레시아 테시어가 도로 책장에 책을 꽂아 넣습니다. 툭. 책 사이에 끼워져 있던 것으로 보이는 종이 쪽지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큰 기대 없이 쪽지를 펼쳤던가요. 다행히 이 쪽지는 ■가 아닌, 라클레시아 테시어가 이해할 수 있는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N열 3층 열두 번째]

 책의 위치를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다른 곳에서 정보를 찾을지, 책의 위치로 살피러 갈지는 당신의 몫입니다.

▶책을 찾으러 갈 시 해당 내용을 포함하여 미션 작성 바람.

42 ◆qrMRBpSduI (hAkz4a6UlY)

2024-06-17 (모두 수고..) 02:19:21

여기까지 이벤트 추가 비타 지급 완료. 혹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람. 이상.

43 니아 : 심부름 (Xym/MKzp86)

2024-06-17 (모두 수고..) 03:44:09

때는 아직 이른 점심 때, 스튜 재료가 될 감자며 당근 껍질 벗기길 마치고 아픈 허리춤을 통통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즈음에.

벗긴 껍질을 모아담아 버리러 가는 길에, 마시가 작은 바구니 하나를 건넨다. 이 도시락을 중앙 북쪽 경비원에게 대신 가져다 달라고. 그, ..그럴게요! 물기 젖은 손을 대충 앞치마에 문질러 닦고 도시락을 건네받는데, 문득 저번에 시장 입구 부근에서 마주쳤던 경비원의 시선이 뇌리에 스친다. ..이번에도 그런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지? 기껏 바구니를 잘 건네받고선 묘하게 주눅들어하는 기미를 저 쪽도 알아챘는지, 왜 그러니, 니아? 목소리엔 대번에 걱정이 어린다. 무슨 일 있니? 힘들면 굳이 안 나가도 돼. 상냥한 말에 으응, 괘, 괜찮아요! 씩씩한 체 대꾸하고 가게를 나섰다. 딸랑.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쾌하게만 울리는 종 소리.

언제든 못 하겠다고 이야기하면 괜찮다고 해 줄 상냥한 마시인 걸 알아. 그치만, 이런 것도 못 해선 마시를 볼 낯이 없으니까.

"...바, 밥값은, 해야지!"

좋았어! 꾹 쥔 주먹으로 혼자 기합을 넣고선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착, 착, 착, 내딛는 발걸음은 할 수 있는 최대의 씩씩함을 담아낸 결과다. 그러고 보니 북쪽엔 아직까지 발걸음을 한 적이 없다. 마시에게 들은 몇몇 단편적인 정보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추운 곳이고, 작은 촌락같은 곳이고, 음, 또....

..그리고, 북쪽에 가면 혹시 위험할 수도 있으니 큰 길로만 다녀야 한다? 수상한 사람은 피하고.

몇 주 전엔가 들었던 마시의 경고 섞인 조언이 퍼뜩 떠오른다. ........아. 발걸음에 담긴 씩씩함은 대번에 싹 씻겨 내려가고. 툭, 하고 바구니가 떨어진다. 마시가 음식물이 쏟아지지 않게 손을 써 놓은 건, 어쩌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과연, 마시의 말대로 북쪽은 추웠다. 몸이 떨리는 건 분명 추워서 그런 것이다. 결코 중앙 북쪽에 가까워저서 두려운 마음에 다리가 벌벌 떨리는 건 절대 아니고, 제대로 갖춰입고 오지 못 해서, 추워서 그런 거야. 으, 으으, 으으으, 이제는 끈적이는 바닥에 달라붙은 것처럼 잘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는 다리를 연약한 의지로나마 질질 끌고, 코 앞에 도착했다. 몇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알아낸 길에 따르면, 이제 이 모퉁이만 돌면 중앙의 북쪽 관문 앞이다. 벽 너머로 염탐하듯이 고개만 디밀어 목적지를 살핀다. ...앗! 생각한 것보다 더 가까이에 경비원이 있어서, 눈이라도 마주칠까 디밀었던 고개를 얼른 빼 버리고 말았다.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 같아서 지, 지지, 진정해, 진정해, 수십 번 정도는 되뇌이고 난 뒤에야 로브를 푹 뒤집어 쓰고 경비원 앞으로 나설 수 있었다. 어쩌면 이제 스튜는 따듯한 스튜가 아닐 지도 몰라,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이, 이거.. 포, 포르시티아에서, 요."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고선 잔뜩 경계를 더해가는 경비원에게 주뼛주뼛 다가가 작은 바구니를 내밀었다. 혹시 눈이라도 마주치면 또 눈물이 찔끔 날까 봐 일부러 고개는 들지 않았다. 바구니를 건네받은 경비원이 갑자기 사근사근해지거나, 친절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일은 없었다. 그저 무미건조하고 딱딱하게 대금은 후에 가게에 가서 치르겠습니다, 따위의 얘기를 할 뿐이었다. 어쩐지 초조한 마음에 로브 앞자락을 계속해서 쥐었다 피는 걸 경비원에게 들킨 것만 같았다.

"네, 네, ...그럼 이, 이, 이만.."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모퉁이를 돌 때까지 경비원의 시선이 따갑게 뒷통수에 박혀오는 것만 같았다. 도시 동쪽으로 향하는 관문을 통과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쉴 새 없이 구겨지기를 반복한 로브자락이 쪼글쪼글해져 있었다. 무서웠지만 그래도 끝냈으니까 괜찮아.
괜찮을 거야. 어쩐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딸랑, 가게의 종이 다시 울렸다. 마시, 다녀 와, 왔어요!

44 유이 - 요정에 대하여 (R0GkpfBNXU)

2024-06-17 (모두 수고..) 12:06:52

>>34

한적하고도 아무런 할 일이 없어 지루하던 때. 그는 여지껏 남을 돕고 방을 빌려 하룻밤을 지내는 나날을 보냈다. 너무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손을 빌려 주지 않으면 심심할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보통 심히 일하면 지쳐서 쉬고 싶어 하지 않냐 하느냐마는, 그가 누구인가. 정통 흡혈귀는 지치지 않는다. 워낙 체력이 왕성하다 보니 지치는 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왔고,
그것들이 나타났다.

■■■니 뭐니.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이상하고도 신비롭고도 부정적인 존재임은 직감할 수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을 통해 추측하건대, 그것의 존재는 강력하고도 지배력이 방대한 누군가였을 것이며 봉인 같은 거라도 당했던 것 같기도 했다. 단순한 추측에 비롯된 것이지마는. 어쩌면 잠시 지나가는 존재일 수도 있겠다.

죽음으로 고해하며 사죄하라는 것인가? 공포로 억압하는 존재인 것인가. 뭐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대강 윤곽이 잡혔다.

그렇다면 이상한 요정 같은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알아 볼까?

그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마을에 오래 지냈다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았기에···-혹은 상인, 도서관에서 고서를 찾아 보아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유이는 일어섰다. 그리고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무척이나 좋네요."

"그렇지. 이런 날씨면 밖에 나오기 딱 좋다네. 그건 그렇고 무슨 용건인가?"

"다름이 아니고 요정에 관련해서 말이지요. 이곳에 존재라도 합니까?"

"글쎄다. 내가 나이 90을 먹고도 이곳에서 요정이라고는 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확실히, 이곳에 요정은 없어. 소설 속에 존재한다면 몰라도."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것의 존재는 무엇이지. 확실히, 요정이라기에는 흔히들 말하는 개념의 그것보다 사악해 보이기는 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그래 청년···. 자네가 본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문이 풀리길 빌겠네."

이내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고민을 시작한다.

그 먼지 같기도 한 것들은 어째서 존재도 영문도 모를 ■■■에 대해 언급했던 것인가.

살짝 머리가 아파오는 것이 느껴졌다.

45 ◆qrMRBpSduI (hAkz4a6UlY)

2024-06-17 (모두 수고..) 12:59:09

>>43 니아
니아가 다시 여관으로 돌아옵니다. 마시는 고생했다며 무언가를 건넵니다. 비타 +1.


>>44 유이
노인이 떠나갑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저 노인보다 더 나이를 먹은 사람을 찾아봐야 하는 건 아닐까요? 아무리 고민을 해도 아는 것이 없는 지금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 대여섯살 쯤 된 아이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칼을 들고 우르르 뛰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아이들은 용사니 마왕이니 같은 장난을 치며 와하하 웃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소는 보물이라고 했던가요. 저런 해맑은 모습을 보면 그런 말이 괜히 나온 것만은 아닐 겁니다. 웃는 아이들 사이로 빛무리 같은 것들이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합니다. 어쩐지 요정과 비슷하게 여겨지네요. 아이들이 멀어집니다. 어떻게 할까요? 저게 정말 요정이라면 말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아이들과 빛무리를 쫓아간다면 해당 내용을 미션에 기입 바람.

46 윈터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dOib/Io/FI (2XYX1ErDNQ)

2024-06-17 (모두 수고..) 15:04:50

>>34

이런, 그새 또 잠들어버렸나. 넓은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풀밭에서 무어라 잠꼬대를 중얼거리며 몸을 뒤척이던 윈터는 이상한 기척에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나 아빠 다리를 하고 앉았어. 하늘을 올려보면 아직 해님이 저물진 않았고, 라크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며 해 질 녘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던 소년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자연이 내쉬는 숨이 아니라서, 졸린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둘러보면 푸르게 빛나는 님프들이 포르르 날아다니고 있어. 그것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의미를 정의할 수 없는 단어가 귀에 들려와. "■■■" 하면서.
윈터가 아는 정령은 경이롭고 순수한 자연물에 가까웠는데, 이것들은 고해니 사죄니 죽음의 공포니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것이 무슨 광신도 같았단 말이야.
대놓고 들어라고 하는 말인지.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진 건지 아리송한 윈터가 날벌레처럼 주변을 맴도는 존재들 중 하나에게로 손을 뻗어 잡아보려 했지만, 그것은 손에 잡히는 감각 없이 버섯이 포자를 내뿜을 때처럼 뿌옇게 먼지가 되어 흩어지더니 이내 다시 모여들어 똑같은 형체로 되돌아와.

"야. 잠깐만. ■■■이 도대체 뭔데?"

윈터는 그 단어의 의미를 정의할 수 없었지만, 귀에 들려온 그대로의 발음을 따라 하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어. 아무래도 자신과 다른 이들이 이 세계에 떨어지게 된 것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 푸른 존재는 다급하게 뛰어가는 윈터를 슬쩍 돌아보며 얄궂은 미소를 흘리고서 정면을 높게 가로막은 성벽을 그대로 투과해 사라져 버리고 말아.

"대체 뭐냐고..."

눈 깜짝하는 사이 사라져 버린 푸른 존재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윈터의 눈에 성벽 근처에 작은 토끼 굴 같은 것이 들어와. 기다란 토끼 귀를 가진 어려 보이는 수인이 고개를 빠끔 내밀고 있어. 아무래도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지. 어쩌면 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부터.
윈터가 성큼성큼 다가가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토끼 소녀. 윈터는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서 소녀를 내려다보았어. 영원이를 만났을 때의 미묘한 저항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소녀는 이 세계의 원래 주민이겠지.

"꼬마야. 너도 방금 봤지? 저 하루살이 같은 것들. 혹시 ■■■이 뭔지 알고 있니?"

윈터는 소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려 하면서 최대한 귀에 들었던 단어를 흉내 내어 발음해 보았어.

47 윈터  — Sub 1. 결코 잊히지 않을 ◆dOib/Io/FI (2XYX1ErDNQ)

2024-06-17 (모두 수고..) 16:06:06

>>32

도시에서 하나뿐이라던 여관이 이곳인가- 윈터는 여관 근처를 서성이며 건물을 구경하고 있었어. 이 도시는 딱히 관광지 같지도 않았고 추락자 같은 외부인도 드물어 보였으니까 여관 같은 숙소가 하나뿐인 것도 이상하게 여길 일은 아니었지.
지금 당장은 이곳의 화폐가 없지만, 앞으로 지내게 될 곳이 여기겠구나 생각하며 멍하니 뺨을 긁적이는 윈터를 누군가가 불러 세워.
여관 안에서 나온 여성은 윈터에게 웬 바구니를 내밀어 보이며 작은 부탁을 했어. 이곳에 떨어지고 나서 아무것도 입에 삼키지 못한 윈터여서 바구니 안에서부터 흘러나는 맛있는 냄새에 더 침이 고였는지도 몰라.

"뭐...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라크와 잠시 동행하며,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들의 호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담담하게 여성의 의뢰를 수락하는 윈터였어.
도시의 중앙으로 향하는 길목은 치안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익숙한 도시 외곽의 성벽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기로 했어.

언제 또 뒤를 따라왔는지 미운 정이라도 들어버릴 것 같은 양아치 놈들과 자그마한 소란이 있었지만, 바구니에 마법이라도 걸려있는 걸까, 안에 든 음식은 쏟아지는 일은 없었어.

그렇게 성벽을 따라 걸어서 도착한 북쪽 관문엔 처음 도시에 들어올 때에 보았던 것처럼 두 사람의 위병이 문을 지키고 있었는데, 누가 의뢰자가 말한 병사인지 알아야 말이지.

"야. 마을 여관에서 누가 이거 갖다 주라던데."

윈터는 두 병사 사이에 대뜸 바구니를 내밀 뿐이었어. 여성이 평소에도 도시락을 챙겨준다 했으니까, 알아서 받아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처음 들어온 동쪽과 달리 북쪽 관문은 분위기가 좀 더 무겁고 경계가 삼엄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딱딱하게 자세를 잡고 있던 위병 중 하나가 머뭇거리더니 주위를 지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가 되어서야 자세를 풀고 윈터에게 다가와 바구니를 받아 들며 순박하게 미소 지었어. 고맙다고.

"뭐... 고생하라고."

한 집단의 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 줄 누구보다 잘 아는 윈터였기에, 그냥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쳐주고서 발길을 돌렸어.
위병은 의뢰를 부탁한 여성의 아들일까 같은 당연한 생각이나 하면서 느긋하게 여관으로 돌아온 윈터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섰지.

"다녀왔어."

여전히 분주해 보이는 여관.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겨와서 배가 꼬르륵...
마침 주방에서 나온 여성이 윈터를 반겨주었어.

"바빠 보이네... 보상은 됐고. 여기서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해? 좀 알려주면 좋겠는데. 보다시피 내가 지금 돈이 하나도 없거든."

귀를 까닥이며 당당히 물었어.

48 라클라시아 테시어 [요정 - 2] ◆IxTD87OSHU (JqQ7LzTA7I)

2024-06-17 (모두 수고..) 22:13:58

>>41

무언가 이상하다. 내가 고른 책들은 전부 읽을 수 없었다. 문자가 있고 그것이 해석이 안되어서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자가 어떤 모양도 보일 수 없게 ■■■처럼 표시 되어 있었다. 무언가 글자가 보이고 해석이 되지 않는거라면 사전 같은걸 이용해서 조금씩 해석이라도 되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읽어낼 수가 없다. 혹여 인쇄가 잘못된 것인가 싶어 다른 것들도 읽어보았지만 마찬가지.

" 이건 읽는 행위 자체를 막아버리는 느낌인데 ... "

분명 이곳에 떨어지고 나서는 이곳의 언어를 하나도 모름에도 듣는데에 이상이 없었고 말하는데에도 지장이 없었다. 다른 세계에서 온 추락자들끼리도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었으니까. 길거리에 써있는 간판들도 의미 정도는 바로바로 알아챌 수 있었는데 이런 기록물들만 이런 식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열람을 막고 있다는 것으로 밖엔 해석이 되질 않았다.

" 도서관은 소득이 없는... "

망연자실하여 꺼내들었던 책을 꽂아넣었다. 그 순간 바닥으로 쪽지 하나가 떨어진다. 정갈하게 잘 접혀있는 그 쪽지는 겉으로는 특별한게 없어보였지만 왜인지 내용을 읽고싶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만약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쪽지여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곳에 꽂아둔 본인을 원망하는 수 밖에. 무슨 내용이 있을지 약간의 기대를 담아 쪽지를 펴본다.

'N열 3층 열두 번째'

읽을 수 없는 책에서 나온 쪽지는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작성 되어 있었다. 책을 펼쳐볼때도 보이지 않았던 쪽지인데 갑자기 떨어져서는 어느 책의 위치만 알려주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겼을 정도의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그곳에 있는 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디보자 N열 3층 열두번째 ... "

나는 근처에서 발받침대를 가져와 올라가서 해당되는 구역으로 가서 책을 하나 꺼내들었다. 표지에도 별 내용이 없는 것 같고 겉보기엔 평범한 책인데 굳이 쪽지가 이걸 가리킨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말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49 ◆qrMRBpSduI (h/jl.80UXA)

2024-06-18 (FIRE!) 10:42:17

일상 : 미하엘, 아델라이데 18레스. (+3 비타)

50 ◆qrMRBpSduI (h/jl.80UXA)

2024-06-18 (FIRE!) 11:24:52


>>46 윈터
 토끼 소녀는 윈터를 불신하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아무래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경계인 듯 싶지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 윈터의 행동에 토끼 소녀가 굴 입구 쪽의 애매한 위치로 자신의 몸을 숨깁니다.

 어둠 속에서 토끼 소녀의 눈동자가 빛나는 것 같습니다. 토끼 소녀가 입을 엽니다.

 “삐—————————.

 순간, 긴 이명이 윈터의 머리를 헤집습니다. 토끼 소녀가 무어라 말하는 것 같기는 한데, 이명이 너무나 길고 시끄러운데다가 고통스러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윽고 토끼 소녀는 굴 깊은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남은 것은 윈터 뿐이네요.


>>47 윈터
 마시는 윈터의 말에 도움을 주면 된다고 말합니다. 이곳은 그런 곳이라면서요. 마시가 윈터에게 배고파 보이니 이걸 먹으라며 샌드위치를 건넵니다. 마시의 애정이 담긴 샌드위치 +1.

마시의 애정이 담긴 샌드위치. 마시가 여관에 머무르는 니아를 위해 마음을 담아 만든 샌드위치. 섭취하면 맛있다. 어떤 일이라도 성공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48 라클레시아 테시어 (2회)
 N열 3층 열두 번째에 놓인 책은 너덜너덜한 동화책입니다. 겉표지가 어찌나 닳았는지, 종이 조각이 일어나 지저분합니다. 문득 라클레시아 테시어는 생각합니다. 동화책에는 그림이 있고, 그림은 ‘문자’의 이해가 되지 않아도 해석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리고 이 책은 두어살 먹은 어린 아이가 읽을 법한 동화책으로 글보다는 그림의 비중이 8할은 되는 책입니다. 물론 이런 동화책에서 어떤 정보를 얻겠냐마는 혹시 모르는 일이지요.

 라클레시아 테시어가 동화책을 펼칩니다. 너덜너덜한 동화책은 낱장이 흐트러져 손을 댈 때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넘기면 확실히, 문자들은 ■ 따위로 보이지만, 그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건 용사와 마왕, 혹은 그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세계를 침범한 마왕이 세계를 부수려 하자 용사가 나타나 마왕을 물리치고 세계의 안녕을 되찾아왔다는 내용 같습니다. 그리고 이 동화에서 요정—그러니까 그에 준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덩어리들은 용사의 동료로 보입니다. ······잠깐만요. 마왕이 아니라 용사라구요?

 요정이 선한 측이라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의문입니다.

 라클레시아 테시어가 동화책을 닫으면 발 아래에서 비타 한 개가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무엇인진 몰라도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비타 +1.

51 윈터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dOib/Io/FI (MG5S1ICcAg)

2024-06-18 (FIRE!) 16:47:46

>>50

나름대로 친절한 손길이었음에도 손이 가까워오자 고개를 홱 하고 피해버리는 것은 역시 짐승다운 행동이었어. 이제 대여섯 살쯤 되었을까 싶은 소녀가 입을 열었는데 머릿속에서 삐- 하고 찢어지는 듯한 이명이 울려와.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이 꼬맹이가, 약이라도 올리는 건가?

"아- 짜증 나네."
...
"너, 거기 딱 기다려."

괜한 오기가 생긴 윈터는 소녀가 사라진 굴 안쪽으로 깊숙이 따라 들어가려 했어. 글쎄, 이어진 곳이 어딘진 몰라도. 무릎을 꿇고 몸을 잔뜩 웅크려서 흙 구멍에 몸을 밀어 넣었어.

52 유이 - 요정에 대하여 2 (pes8jFzxos)

2024-06-18 (FIRE!) 17:12:45

>>45

과연 그것은 어떤 존재란 말인가. 그것은 물론이고 그 ■■■는 또 무엇이고.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가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 없기에 말로 꺼내서 물어볼 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그냥 좀 쉴까···?

두통이 차츰 나아질 때 즈음에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보였다.

"이 사악한 마왕! 내가 해치워 주마!"

순진무구하고 빛나는 눈동자로 나무로 된 칼을 장난스레 휘두르는 아이가 보인다.

"용사여! 감히 나를 없앨 수 있겠는가!"

순수하게 웃는 모습을 보자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 속에서 보이는 것이 어째 익숙하다.

아이들 속에서 생겨난 빛무리 같은 것이 제가 보았던 그것과도 같아 보였다.

저것이 그것이라면 말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노는 모습도 잊은 채로 아이들과 빛무리를 쫓아갔다.

53 (UeNKyarvQM)

2024-06-18 (FIRE!) 21:43:03

situplay>1597048174>614 첫 추락, 그리고 주마등

54 후지마 메구무 【요정을 찾아서】 (/BXTJQJ6Dc)

2024-06-18 (FIRE!) 22:22:43

situplay>1597047670>34

"...뭐라카노?"

메구무는 눈을 짝짝이로 치켜뜨며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는 듯이 허공에 되물었다. 갑자기 푸른 무언가가 나타나더니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곤 사라져버렸다. 이 현상을 본 메구무와 아이리는 동시에 외쳤다.

"요괴인가?"

요괴를 퇴치해오며 하도 괴상한 걸 많이 봤더니 그나마 얌전한 현상도 요괴의 짓으로 생각해버리는 의심증이 생긴 탓이다. 메구무와 아이리는 머리를 맞대고(비유다.) 생각을 정리하며 담론을 나눴다.

「적어도 나쁜 요괴는 아닌 것 같다.」
"그걸 어띠기 확신하는데?"
「나쁜 요괴였으면, 니캉 내캉 짐 살아있겠나?」
"글나..."

담론은 간단명료하게 끝났다. 하기야 갑자기 나타났다가 저주도 걸지 않고 알 수 없는 말만 하고 돌아갔는데,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지. 메구무가 어떤 종류의 요괴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때, 아이리가 말을 걸어왔다.

「어쩌면, 요괴가 아닐지도 모른다. 니 아나? 요정이라는 거.」

메구무가 무심하게 대꾸했다.

"그게 뭐고?"
「내가 '루환'한테 들은긴데, 이역만리 멀~~리 떨어진 곳엔 '요정'이라는게 산댄다. 가들도 몸에서 빛이 나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는데—」

'루환'이라는 말에 금세 피곤한 얼굴이 된 메구무는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루환은 하는 말마다 다 뻥구라아이가?"
「그치만 루환이 한 말이 아까 그거랑 똑닮지 않았나?」
"그러믄 머 우짜라고. 잡으러 가? 됐다 인마."
「얌마... 혹시 모르지 않나? 그 요정들이 아주 참하고 맘도 이삐가 내 저주도 풀어줄지는.」

그 말에 메구무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인마 사람 만드는 데 물불 안 가리기로 한 것도 내고,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닌 것도 내다. 둘은 어떻게 하면 요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지 다시 머리를 맞대었다.(비유다.)

「저 할마이한티 물어보까.」

역시 삶의 지혜와 정보는 웃어른한테 얻는게 정석이지. 메구무는 바로 근처에 있던 노파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르신, 머 하나만 여쭤봅시더. 아까 퍼렇게 빛나던 거, 어르신도 보셨지예?"
"으응...? 그런게 있었어? 나는 아무 것도 못 봤는데..."

노파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메구무, 글고보니 이 할마이, 우리 근처에 있었는데 요정이니 뭐니 코빼기도 몬 본거 같다.」 메구무는 생각했다. '그럼 보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건가...' 아이리는 이제 어찌할 것이냐고 물었고, 메구무는...

"요정을 아는 다른 어르신이 있을지도 모른다. 쫌 돌아다녀보자."

메구무는 나이가 든 어르신들을 상대로 요정에 대해 캐묻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일케 쓰면 되나...)

55 윈터  — Sub 2. 도움을 주고받는 (4cbKR2vPOI)

2024-06-19 (水) 10:11:27

>>33
situplay>1597048174>636에서 이어짐.

"숙녀라니..."

윈터는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라크의 외투로 슬쩍 가리려 했어. 무심코 냄새를 다시 킁킁 맡아버렸는데, 보이는 그대로 무색과 무취라고 할까. 정말 순수하게 깨끗하다는 느낌이야. 청정? 청결? 청량?

"응. 진짜 편리한 능력이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따라 할 수 있다니. 아무튼, 치료해 줘서 고마워."

윈터는 어느샌가 그의 외투를 끌어안고 눈만 빠끔 내밀고서 라크를 올려보았어. 조금 머뭇거리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제 능력이 어떤 것인지 말해주려 했어.

"내가 가진 능력은 별거 없어. 그냥 몸을 조금 혹사시켜서 무리하게 움직이는 건데, 여기 떨어지고 나서는 이상하게 피가 나오고 그러네. 사실, 너랑 갔었던 포목점에서도 족쇄를 풀다 컨디션이 나빠진 거였거든."

윈터는 앞으로도 계속, 같이 다니고 싶다는 라크의 말에 조금 놀란 기색으로 귀를 까닥거렸어.

"절대 떠나지 않는다고...? 정말?"
...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나도... 목이 떨어지지 않으면 계속 살아갈 수 있어서 잘 알아. 인간 놈들이 내 몸을 어떻게 개조했는진 몰라도, 그렇게 되어버렸거든."

윈터는 라크의 외투를 제 어깨에 두르면서 자리에서 느리게 일어났어.

"조금 걸을래? 도시가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고, 너도 봤겠지만, 중앙으로 가는 길은 통제되고 있으니까. 지나가다 보면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겠지."

대수롭잖다는 듯이 말하면서 라크의 손목을 덥석 잡아 상점가 쪽으로 향하려는 윈터였어.




윈터는 꼭 나들이를 가는 기분이었을까. 라크를 끌고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여. 그렇게 상점가를 돌아다니고 있으면, 아는 얼굴이 보여와. 라크의 손을 꼭 쥐고 쪼르르 달려가 좌판 앞에 앉아있는 소녀에게 아는 체를 해보아.

"미하엘. 왜 이렇게 죽상이야?"
...
"아. 얘는 미하엘이라고, 덕분에 새 옷을 구했어. 나랑 같은 수인인데, 아직 덜 자라서 그런지 좀 모자라 보이긴 하지만 나쁜 애는 아니야."

어쩐지 조금 들떠 보이는 윈터는 라크에게 제가 아는 미하엘을 간단히 소개했어. 미하엘과 헤어질 땐 무척이나 담담했지만, 이렇게 다시 만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심부름?"

윈터는 대뜸 그렇게 제안하는 미하엘을 내려보면서 왼쪽 귀를 까닥거려. 아까 낮에 여관 주인장의 부탁을 들어주었던 것처럼 물건을 배달하는 것쯤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미하엘이 건네는 약도를 받아 들고서 그녀가 가리키는 상자에 가까이 다가가. 무슨 관짝도 아니고, 사람이 하나는 들어있을 것 같은 나무 상자는 꽤 무거워 보이는데. 호기심에 여기 든 것이 뭐냐고 물어도 미하엘은 대답해 주지 않아.
상자를 슬쩍 들어보려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무겁네. 윈터는 뒤에 서있는 라크를 돌아보면서 한쪽 눈을 살짝 감았다 떴어. 같이 해줄 거지?




"하... 안에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무거운 거야."

약도가 있어서 길을 헤매진 않았지만, 왠지 자꾸만 엄한 곳으로 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해는 뉘엿뉘엿 기울어가고, 잠깐만 쉬어가자면서 흙바닥에 상자를 내려놓는 순간 윈터의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해버리고 말아.
상자에는 흔한 걸쇠조차 걸려있지 않고, 마치 궁금하면 열어보라는 듯이 반듯한 덮개만 꼭 밀착해있어. 대체 안에 뭐가 들었길래 미하엘은 말해주지도 않고. 그래도... 열어보지 말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아무런 생각 없이 상자를 휙 열어보려고 하는 윈터였어.


// 상자를 열어요!

56 ◆qrMRBpSduI (gH1edRzR5.)

2024-06-19 (水) 15:07:08


>>51 윈터 (2회)
 윈터는 흙구멍에 몸을 밀어 넣습니다. 하지만 흙구멍의 크기는 윈터가 들어가기엔 매우 작고 좁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방에 뚫린 갈림길은 토끼 소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해주지만요.

 토끼 소녀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수분 머금어 짙은 흙냄새만이 윈터의 코를 자극할 뿐이네요. 아쉽게도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가야겠습니다.


>>52 유이 (2회)
 유이는 아이들과 빛무리의 뒤를 쫓습니다. 아이들은 상업 구역을 누비고 거주 구역을 지나 휴양 구역으로 들어섭니다.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임에도 아이들은 지치지 않은 채 떠들며 즐거워합니다. 그때마다 빛무리가 호응하듯 아이들 주변을 맴돕니다. 아이들은 저것이 보일까요? 아니면 보이지 않을까요?

 빛무리 중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와 유이의 근처에서 헤매는 것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면, 유이는 이 빛무리는 요정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건 그냥, 생명체라기보단 빛덩어리 같아요. 어쩌면 이건 아이들 웃음에서 태어난 행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이가 행복을 잡습니다.

행복. 아이들의 웃음에서 태어난 빛덩어리. 지니고 있으면 조금 행복해진다. 이 행복은 길지 않고 짧다.


>>54 후지마 메구무 (1회)
 이 도시에서 ‘나이가 든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겉모습과 속이 다른 이종족들이 많기 때문이죠. 후지마 메구무는 개중 늙어보이는 사람들을 찾아 다니기로 합니다.

 얼마나 도시를 돌아 다녔을까요. 만나는 사람마다 요정에 관하여 물으면 이 세계에 요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을 뿐입니다. 이쯤 되면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은 그때 누군가가 후지마 메구무의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돌아보면 한 남자 아이가 뒷짐을 진 채 자신의 턱을 쓰다듬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는 요정에 관해 알고 싶으면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15년 정도 살았을까 하는 아이입니다. 요정을 안다고 해도 왠지 제대로 된 정보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따라갈까요? 아니면 다른 것을 찾으러 갈까요?

▶아이를 따라간다면 해당 내용을 미션에 기입 바람.


>>55 윈터
 윈터. 이건 신뢰의 문제입니다. 부탁을 받은 윈터와 부탁을 한 미하엘 간의 신뢰도 신뢰지만, 이 물건을 받을 사람과 배달하는 사람 간의 신뢰 말이죠. 물건을 받는 사람은 감사하고 보답하며 배달하는 사람은 내용물을 궁금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암묵의 신뢰.

 그러나 지금 그 신뢰가 깨졌습니다. 호기심에 의해 윈터가 상자를 엽니다. 걸쇠 하나 없던 상자의 뚜껑이 열리는 순간 수도 없이 많은 조각들이 펑! 폭죽처럼 터져 온 도시로 날아갑니다. 조각들은 꼭 별의 조각처럼 반짝반짝 빛나지만, 실제로 어떤 것의 조각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윈터가 상자 안을 바라보면 남은 조각은 없지만, 이 안에서 도구르르 굴러다니는 무언가를 주울 수 있습니다. 비타 +1.

 어디선가 분홍색 불꽃이 날아와 윈터의 주변을 맴돕니다. 불꽃은 화가 난 것처럼 몸통을 크게 부풀리다가 일명 빠직 마크로 모습을 바꾸어 댑니다. 흡사 낙인이라도 되듯 불꽃은 어떤 것으로도 꺼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윈터는 한동안 이 불꽃으로 인해 도시의 사람들에게서 불신을 받습니다.

58 (cbVLuK.LJA)

2024-06-19 (水) 15:43:02

situplay>1597047670>57

뭐가 있을지 몰라 조심히 들어온 도시는 생각했던 것처럼 위험한 곳은 아닌 모양이었다.
여기 또한 사람 사는 곳이어서 그런지 기이한 괴물이라던가 사람 잡아먹는 괴물 같은건 없는 것 같았다.

'사실 괴물보다는 사람이 더 무서운거지만 말이야.'

별다른 허가 같은 것도 없이 사람을 막 들여보내는걸 보니 평화로운 곳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젠 어떻게 한다... 사람 사는 곳도 찾았으니 슬슬 정보가 필요한데...
그 때 내 머리 위로 무언가가 반짝이는 것이 날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세상에 여기서는 사람들을 위해 저런 공연 같은 것도 해주는건가?
인프라가 장난 아닌가보네.
이상할 만큼 반짝이는 빛은 내게 생전 처음 느끼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니다, 이 느낌은 그때와 비슷했다. 맨 처음 내가 삥을 뜯기던 그 어린 날, 세상의 구조를 깨우쳤던 그때와 같은 느낌이다.
대체 저것의 정체는 뭘까? 그저 반짝거리는 무언가에 불과한데 말이야.

하지만 그냥 무시하자니 내 촉이 말해주고 있었다.
저게 혹시 비싼거라면? 이 맨몸으로 던져진 곳에서 나름 나를 위로 올려보내줄 물건이 되어주지 않을까?
빛을 따라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걸어가던 나는 웅성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벽에 붙은 종이를 보면서 떠들고 있었다.

"... 물건을 찾아..?"

다행히 종이에 적힌 글은 외국어는 아닌 것 같았다.
어디보자... 머리없는 상점주인? 자신이 바보라는걸 저렇게 말하는건가?
흠... 잠깐만, 혹시 이거 방금 내 머리 위에서 날아갔던 그 조각 아니야?

화들짝 놀라서 아까 봤던 빛이 사라졌던 곳으로 나는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사례를 하겠다고만 써있지 정확히 뭘 준다고는 안했으니 공고문을 내건 사람이 해줄 수 있는건 전부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같은데 이런 경우 이 세상에 대한 정보라던가 내가 궁금한 무언가를 묻거나 혹은 앞으로 지내는 것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한번 찾아보자."

나는 그렇게 아까 보았던 빛이 향했던 곳을 따라 골목길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dice 1 10. = 3

59 유이 - 조각에 대하여 (8lj1AAt47Q)

2024-06-19 (水) 16:33:21

>>57

이곳은 무언가 이상하다. 평화롭고도 몽환적이며 동화 속 세계 같다가도 기이한 것들이 도사린다. 요정 같은 것이라던가,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라던가. 또 무언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어쩌면 조각이라던가···.

조각?

공고문이 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조각이 바로 그의 발치에 있었고.

조각은 주황빛으로 빛났다. 그것을 들어보니 신기한 감정이 올라왔다.

그러나 점점 불쾌함이 엄습했고, 갈 곳 없는 살의가 치밀어 올랐다. 대상은 없지만 명확한 분노가 그를 덮쳤다. 조각에게서 눈을 뗄 수조차 없이 조각만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분노를 쏟아내었다.

눈이 형형하게 빛났고, 손톱이 뾰족하게 자라났다. 숨이 가빠지자 주체를 할 수가 없어 조각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고 뒷걸음질 쳤다.

"뭐야···? 방금, 아니, 그보다···."

눈이 원래대로 차분하게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손톱은 다시 들어가 정갈한 손 모양 그대로 복구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진정하려 애쓰며 심호흡했다. 조각의 소행이 분명했으나 공고문에 적힌 그 조각이 들어맞는 것 같았다.

"서로 돕지 그래. 나는 저리로 가 볼게."

근처에서 서로 돕자는 말이 오갔다. 그래, 도울까?

조각을 다시 들었다. 이번에는 어떤 이변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공고문에 적힌 곳으로 향했다.

.dice 1 10. = 2

60 ◆qrMRBpSduI (gH1edRzR5.)

2024-06-19 (水) 17:44:15


>>58 칼
칼은 상점 주인에게 찾아낸 3개의 조각을 건넵니다. 알고 보니 머리 없는 상점 주인이라는 건 이 사람의 특징이었던 모양입니다. 정말로 머리가 없는 사람이 나와 조각을 받아갔거든요. 주인은 고맙다며 칼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3/20)

폭죽. 때때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 이것만큼 뛰어난 물건은 없다. 사용시 자신의 위치를 원하는 사람에게 알릴 수 있다. 대상을 지정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위치가 만천하에 알려진다.


>>59 유이
유이는 그 뒤로 1개의 조각을 더 찾아내 총 2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에게 건넵니다. 머리가 없는 상점 주인은 고맙다며 유이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5/20)

62 니아 : 별똥별? (uky1rRQkDw)

2024-06-19 (水) 19:40:25

situplay>1597047670>57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불편한 자세를 이리저리 바꿀 때마다 상자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알 수 없이 술렁이기만 하는 마음, 물이라도 마시고 올까 싶어서 계속 감고 있었던 눈을 뜨면,

별똥별이 내리고 있었다.

밖으로 난 작은 창에 뺨을 붙이다시피 하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뺨에 스며드는 냉기도 잊고 한참, 그저 한참을ㅡ 견딜 수 없을 만큼 마음 속 술렁거림이 심해졌을 때, 잠옷 위에 로브만 한 장 걸치고 뛰쳐나오다시피 가게를 나섰다. 빛이 꼬리를 그리며 떨어진 쪽으로 한참 내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상하게 신경 쓸 필요 없단 생각만 가득했다.

발걸음은 홀린 것처럼 불쪽 구역으로 이끌렸다. 제법 찬 바람이 로브를 뚫고 살을 엤지만 개의치 않고 유령처럼 길거리를 헤맸다. 떨어진 별똥별을 찾고 싶었다. 코 끝이 아릴 정도로 시려졌을 때, 어느 골목 구석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는 그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호박색으로 오묘하게 빛나고 있는, 이리 와, 이리 와, 자신을 부르는 것처럼,

집어들었다. 따듯한 색이었으나 온기는 없었다. 두 손으로 소중히 받쳐들고 뿜어내는 빛을 한참 바라보았다. 스스로가 울고 있음은 어느 순간 뒤늦게 깨달았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으나 잃어버린 기억 속에 사무치는 무언가임은 확신할 수 있었다. 잠깐 토해내듯이 울었다. 불규칙하게 허공에 흩어지는 입김만 남았다.




다음 날, 조금 부은 눈으로 가게를 방문했다. 지금의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것임을 알아버려서.

63 니아주 ◆ZT./3H5MM. (uky1rRQkDw)

2024-06-19 (水) 19:43:36

>>62 아이고 다이스를 안돌렷습니다..
.dice 1 10. = 3

64 후지마 메구무 【요정을 찾아서2】 (dlX/04yIHg)

2024-06-19 (水) 19:46:24

>>56

"예엠병..."

이 동네는 뭔 노인네가 통 보이질 않네. 그야 당연하다. 많은 이종족들이 모여사는 도시인지라 겉모습만으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으니까. 괜히 심통이 난 메구무는 벽에 기대 앉아 근처의 돌멩이 하나를 휙 던졌다. 던져진 돌멩이는 반대편 벽에 부딪혔다.

그래도 더 찾아봐야겠제... 메구무는 다시 일어나 나이가 있어보이는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말이라곤 '이 곳에 요정은 없다'라는 말뿐. 그럴때마다 "그렇습니꺼... 알겠심더." 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옮겼던 메구무는 결국 성질이 폭발했는지 언성을 높여 소리쳤다.

"아니, 온갖 희한한 것들은 다 사는 동네에 요정 하나가 없다꼬? 이거 걍 우리가 잘못 본거 아이가?!"
「야, 야... 소리 좀 낮춰라. 그러다 니 맞아죽을라 겁난다...」
"이런 씨, 여기로 널쩌찌고 나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 뭐고?!"

누군가 옷깃을 잡아당기자, 한창 성질을 부리고 있던 메구무는 고개를 휙 돌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마치 늙은 현자처럼 행동하는 어린 남자아이였다. 뭐고, 얼라아이가? 어린아이에겐 차마 화를 낼 수 없어 손짓으로 쫒아내려던 메구무였지만, 요정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에 아이리와 긴급회의에 나섰다.

"우짤까."
「얼라같지만 얼라가 아일지도 모른다. 따라가보자.」
"꼴랑 열몇살 돼보이는데 괘안겠나?"
「니 잊었나? 저 아도 겉만 얼라지 속은 막 1500살 이럴 수도 있다.」
"하기야 하는 짓은 노인네같긴 했디...」

그렇게 긴급회의는 끝. 메구무는 아이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진짜 아는거 맞제? 니만 믿는다."

65 후지마 메구무 【별의 조각?】 (dlX/04yIHg)

2024-06-19 (水) 19:47:24

situplay>1597047670>57

"저게 뭐고?"

그저 길을 걷다 하늘을 올려다봤을 뿐인데, 반짝거리는 조각들이 날아가는 것을 본 메구무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된 듯 가만히 서서 그것을 감상했다. "이삐다." 원래 세계에선 여러 사정으로 쉴틈 없이 바쁘게 살아왔던지라 메말랐던 메구무의 감성이 마치 마른 논에 물을 대듯 채워졌다. 물론 금방 발걸음을 옮기긴 했다만...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도시 곳곳엔 공고문이 붙여졌다. 물건을 찾아다주는 이에겐 보상을 해주겠다는 공고였다. 그가 찾던 물건은... 아까 전 날아가던 조각들이었다. 그보다 머리 없는 상점 주인이라니, 살벌하구만... 그러나 지나치자니 소지품이라곤 약 가방과 검 3자루밖에 없던 메구무였으니 일단 찾아보기로 했다.

"보상은 준다니 찾아는 보겠다만..."
「기왕이면 돈이면 좋겠디.」
"맞다."

메구무는 아이리의 말에 맞장구 치면서, 조각을 찾기 위해 흩어진 빛들을 쫒아 골목으로 들어갔다.

.dice 1 10. = 5

66 ◆qrMRBpSduI (K.TGDZpsB2)

2024-06-20 (거의 끝나감) 10:12:53


>>62-63 니아
 상점 주인은 니아에게서 3개의 조각을 건네받습니다. 이후 가서 뭐라도 사먹으라며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8/20)


>>64 후지마 메구무 (2회)
 남자 아이는 후지마 메구무를 으슥한 뒷골목으로 이끕니다. 길을 꼬고 꼬아서 만든 복잡한 뒷골목입니다. 능숙하게 사이사이를 지나는 남자 아이를 따라가던 후지마 메구무가 사실 저 아이가 강도인 건 아닌가 싶을 생각이 들 무렵, 남자 아이는 걷던 걸음을 멈춥니다. 맞은 편은 막다른 길입니다.

 남자 아이가 후지마 메구무를 돌아봅니다. 요정은······, 하고 운을 떼는 순간, 누군가가 후지마 메구무를 가격했습니다. 몸에 힘이 빠집니다. 차디찬 바닥에 엎어지면, 남자 아이가 헤죽 웃으며 말합니다. 요정은 사악하지. 그러니까 네가 우리한테 당하는 거고.

 후지마 메구무의 정신이 희미해집니다. 이윽고 다시 깨어났을 때에는 남자 아이는 사라지고 없고, 후지마 메구무가 가지고 다니던 물품의 대부분은 도둑 맞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무기들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일까요. 후지마 메구무, 사람을 믿었다가 된통 당했네요. 그만 돌아가도록 합시다.


>>65 후지마 메구무
 후지마 메구무가 골목에서 찾아낸 5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에게 건넵니다. 상점 주인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은신의 열쇠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13/20)

은신의 열쇠. 허공에 열쇠를 꽂고 돌리면 사용자와 그 외 1인이 숨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열린다.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그 어떤 것도 안에 들은 사람을 발견할 수 없다. 최대 지속 시간은 20분이며, 지속 시간이 끝나거나 시간 안에 밖으로 나오면 공간은 사라진다.

67 알레프주 ◆7k2gwEVzI2 (Jtn4tAalMQ)

2024-06-20 (거의 끝나감) 11: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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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 눈빛 한 채, 여관 근처 지나는 가지각색의 행인들 지켜보던 소녀. 눈 앞으로 빛의 궤적이 날아가는 것을 보다. 그리고 그날 오후. 이곳저곳을 쏘다니던 소녀가 어떤 공고문을 발견하다.

"조각?"

아까 보았던 빛무리를 말하는 걸까? 소녀는 고개 갸웃이면서도 두 눈을 반짝였다. 어쨌든 서브 퀘스트 발생이다!
그 길로 소녀는 다시금 도시 방황을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 조각 하나가 있었다. 맑고 깨끗한 백색으로 빛나는 그 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엄청 그립고, 따스하며, 정겨운... 그런 감정이 들었다. 몹시 안락하여 실없는 웃음마저 나올 것 같은.

"아, 참!"

이럴 때가 아니지. 소녀는 발견한 조각 지닌 채 서둘러 달려간다. 혹여나 조각이 흩어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레 쥐고서. 분명, 동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목의 상점이랬지.

"조각 찾아왔어!"

소녀가 허둥대며 상점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다 주인이 등장한다면, 머리 없는 그의 모습에 "힉." 헛숨 들이키기도 했을 것이며.

.dice 1 10. = 2

68 아델주 (vzn/hO2x1.)

2024-06-20 (거의 끝나감) 15:46:03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었다.

베는것엔 취미 없었다. 여행이 즐거웠다.
고기 한 점, 술 한 모금, 꽃 내음,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비록 두 눈으로 담을 수는 없더라도 더 많은 소리를 듣고 싶었다.
발 구르는 소리와 폭포 소리를 선율 삼아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모닥불 위로 따스함 번지는 수프에 사람이 모이듯, 나무꾼도 역전의 용병도 음유시인도 상관없이 노래하고 춤추고 싶었다.

허나 구름이 머물면 비가 내리는 법이었다.

"전부 당신을 위한 일이었어."

"내가 줄 수 있는 모든걸 준건데, 어째서. 당신을 위한 왕위, 왕관, 왕좌, 이 나라를 바쳤는데도."

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적어도 이런 추락이 아니리라.



쐐애액, 하고 활시위가 바람을 찢는듯한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분명히, 나는 떨어지고 있다.
꿈인가? 그렇지 않다면 드디어 신께서 나를 벌하시는 것인가?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있는거지?
1초동안 떨어진다고 했을때, 얼마만큼 떨어진다더라... 아아, 모르겠다. 그저 죽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쿵.

살아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는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분명히 추락한 시간이 길어, 산산조각 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높이일터.
허나 어째서인지, 땅에 닿기 직전에 멈춘 느낌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거기에, 맡아본 적 없는 풀내음.
들어본 적 없는 새와 벌레의 울음소리. 세계 곳곳을 여행해봤기에 느껴지는 직감. 심상치 않도다. 저 멀리서 다양한 소리가 울린다. 도시일까.

"하하, 곤란하게 되었네요..."

허나 낯설지 않다. 또 다시 여행할 수 있다면...
적어도, 어딘가에 머무르는 것 보다는 낫겠지. 천천히 발걸음을 떼어본다.

이상했다. 쨍하게 해가 비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밤일 터인데, 이따금씩 일렁이는 이 불빛들은 무엇일까. 허리를 숙여 발 아래의 불빛으로 손을 뻗는다. 그것을 꺾어 숨을 들이키자, 미묘한 풀 향이 코 끝을 간질였다.

"빛나는 꽃이라, 이것 역시도 없던 것이구나."

알 지 못하는 장소로 떨어졌을까. 그래, 어쩌면 다른 세계로 떨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느릿하게 마을, 어쩌면 도시 쪽으로 걷고 있었으나 확실하지는 않았고. 거기에...
분명 밤일텐데, 수상한 자가 나타나면 되려 의심을 살 지도 모르는 일이니.
하룻밤 이곳에서 자고 물어물어 도시쪽으로 향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우선은 근처에서 적당히 잠을 잘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그때, 발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왔다. 두근거리는 심음이 귓가에 맴돈다.
탁한 눈으로 말소리가 들리는 쪽을 쳐다보았으나, 정확히 쳐다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었으니. 중요한건, 어째서인지 그녀도 나와 비슷한 사정이라는걸 알겠다는 일이었다.

자기소개를 하며 나는 그녀와 인사를 나누었다.
약간의 경계심을 포함해서. 어째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이쪽을 알고 있는 것 같은 말투인걸까.
조금은 경계하면서도 그렇지 않다는 듯, 되려 손을 뻗었다. 우호의 표시였다.

어떤 사람일까. 무엇때문에 나를 알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째서 저 사람이 나와 비슷하다는걸 알고 있는가.
모르는 일들 투성이었다. 아아, 조금은 귀찮아져오는 탓에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머리칼을 뒤로 쓸어넘긴다.
그저 방랑하고 싶을 뿐인 구름에게, 이런 일들은 조금은 버거웠다.

그리고 제법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추락자, 그리고 바뀌는 세계들... 어째서 나는, 이런 일에 휘말린걸까.
우리는.

다행인 것은 그녀가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리라. 그녀의 인도를 받아 도시에 입성했고.
헌데, 관문을 넘는 순간의 일말의 저항감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것은 대체 뭐였을까. 지긋이 눈을 감고 옅게 인상을 찌푸렸으나-
흘러가는 구름이 비를 품듯, 곧 속으로 삼켜낸다.

'귀찮은 일들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허나, 단순히 흘러흘러가기에는,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런 첫 날이었다.

69 영 -【그렇기에 만들어진】 (.Xw0Ufawbk)

2024-06-20 (거의 끝나감) 19:14:24

>>57

새벽은 숙사의 시간이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잠을 청하지 않는 자들이 할 일이란 대개가 정해져 있었다. 꼭 같은 불면의 상대와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를 나누는 것도 썩 괜찮은 한때다. 그러나 어느 때는 홀로서 말없는 정취를 느끼는 날도 있기 마련.
새아침 열리기 전의 거뭇한 날. 여관 앞마당에 앉아 올려다보던 하늘 속에 새하얀 무언가가 스쳐갔다. 한 줄기 빛살 같기도, 떼 지은 별빛 뭉치 같기도, 달 곁에 진 빛무리같기도 한 희끗한 물체.

일순간은 유성인 줄로만 알았다. 문득 그는 언젠가 보았던 별을 떠올렸다. 저문 하늘을 불태울 것처럼 밝히며 터져 나갔던 그것. 발걸음은 홀린 듯 빛나는 무언가를 좇아 갔다. 땅을 뒤흔들며 떨어진 운석에 비하자면 티끌과도 같이 살포시 내려앉은 무언가는, 진짜 별은 아닌 듯했다. 가까이에서 본 빛은 땅 위에 저물고서도 여전히 찬란했고, 그리고…….
한없이 아득한 무언가로부터 짓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으로도 해소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정신의 탈력에 시달린다. 모든 것이 그저 막연하고 무용하게만 느껴진다. 이제 와 다시금 느끼게 될 줄은 몰랐던─ 지독한 무상감이다.

─눈을 내리감고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눈길을 돌렸다. 연원을 알지도 못한 채로도 그리해야 할 것만 같았다. 발치를 붙잡고 차오르던 이질적인 감정은 촉발되었을 때와 같이 순식간에 사그라졌다. ……아무리 봐도 심상한 물건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이게 뭔지 알까?
달갑지 않은 감정을 몸소 느끼기까지 했건만, 그는 조심성도 없이 조각들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참 태평하달지. 정체도 규명되지 않은 수상쩍은 물건을 챙겨두는 행동엔 주저함이 없었다.



날이 밝았다. 다음날이 되자 거리에 못 보던 공고가 붙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그는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건 주인이 있는 물건이었구나! 무언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는 물건이긴 해도 되돌려줄 수 있다면 되었다. 그는 곧바로 어제 주웠던 조각들을 챙겨 상점으로 향했다.
일전에 인상적이라 느꼈던 주인장의 얼굴은 여전히 건재해 보였다. 관용적 표현에서 말이다.

한 번 만난 경험이 있다고 꽤 반가웠던 모양이다. 그는 가게 주인에게 손을 흔들며─이것도 얼마 전에 다시 배웠다!─ 인사했다.

“안녕. 이거 찾아 왔어.”

.dice 1 10. = 6

70 ◆qrMRBpSduI (K.TGDZpsB2)

2024-06-20 (거의 끝나감) 20:12:01


>>67 알레프
 알레프가 건네는 2개의 조각을 상점 주인이 받습니다. 알레프가 그를 보고 놀라 했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로 알레프에게 폭죽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주었습니다. (15/20)


>>69 영
 영이 찾아와준 조각을 받은 상점 주인이 감사 인사를 하더니 영에게 은신의 열쇠 1개와 상업 구역 1회 이용권 2장을 건넵니다. (21/20)


윈터의 주변을 맴돌던 분홍색 불꽃이 한 바퀴 빙글 돌더니 이윽고 파사삭 사라집니다. 윈터는 불신에서 자유가 되었습니다.

71 이름없는 식물. 추락, 비옥한 땅, 약한 햇빛 (BzeAktXc3o)

2024-06-20 (거의 끝나감) 23:28:20

이상하다. 땅은 멀었고, 태양은 가까웠다. 아니, 정확히는 하나는 멀어지고 하나는 가까워지고 있었다. 자신이 추락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건 조금 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도 그럴게 자신은 태양을 향해 자라면서도 역설적으로 하늘을 상상할수 없는 이들, 식물이 아닌가. 땅에서 싹을 틔워 땅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니 지면에서 벗어날 일은 웬만해선 일어나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바람을 타는 몇몇 씨앗정도일까. 하지만 자신은 씨앗이 아니었다. 게다가 바람을 타는 종류의 씨앗을 맺지도 않고. 식물은 그저 가까워지는 땅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전부 가까워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문득 든 의문이 완결되기도 전에 땅이 훅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식물은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더이상 가까워지지 않네?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식물은 직후 마저 추락하여 널부러졌다.

"아야."

무미건조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땅과 충돌했음에도 잎사귀가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지 않았으니 순 반사적인 것이었다. 많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한가지는 확실했다. 햇살은 연약하고 땅은 비옥하다는것. 잎에 와닿는 흙의 질감이 포근했다. 그는 생각했다. 이런 땅이라면 사냥 없이 뿌리만 내리고 있어도 충분히 살수 있겠다고. 그러고보면 주변엔 '사냥하지 않는' 식물들이 아주 빽빽했다.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영양 경쟁이 심해져 그들이 서로의 근처에 자리잡지 않게 된지가 얼마나 지났더던가. 확실히 이곳은 제 자생지가 아니었다.


그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지 않았다. 많은 것이 괜찮았지만 햇살이 연약했다. 자생지의 햇살은 따뜻하다기보단 뜨거웠고, 종종 잎을 태워 화상을 입혔다. 하지만 자신은 자생지의 환경에 맞춰 진화해오지 않았던가. 필요한 것은 그 강렬한 햇살이었다. 그러니 이 연약하기 그지없는-다른 종들에게는 따스하고 온화할-햇살 아래 정착할수는 없었다. 심지어 여기는 온통 사냥하지 않는 친구들의 잎으로 그늘져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몸을 일으켰다. 도시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도시가 뭐지? 아무렴 어떤가. 분명 금방 알게될텐데. 기묘한 확신이었다.


도시는 그리 멀지 않았다. 그곳은 소란스러웠고 네모난 바위와 커다란 두발 짐승들이 많았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기억이 났다. 자신 뿌리내렸던 폐허. 한때 인간들의 서식지였던 그곳을 그들 스스로 도시라고 불렀다지? 그렇다면 저 두발 짐승들이 바로 어느날 사라졌다던 인간일 것이다.

그는 도시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묘한 저항감이 느껴졌으나 식물이 그것을 이해할수 있을 턱이 없었다. 그는 그보다 다른 것에 집중했다. 인간도 사냥할수 있을까?

그는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너- 먹어봐도 돼-?"

72 알레프주 ◆7k2gwEVzI2 (7YKTxjq242)

2024-06-21 (불탄다..!) 18:11:58

알레프-영 일상 35레스 (+7비타)

73 영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lRizgN4ft6)

2024-06-21 (불탄다..!) 23:18:32

>>34

──방금 그건 뭐였지?

재잘재잘 귓가를 맴돌다 떠난 작은 무언가. 약한 바람결에도 훅 흩어지는 그것들을 붙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모습 덩그러니 지켜보기만 했다. 즐거운 웃음소리가 낭랑하게 울리다 멀어진다. 뒤늦게 고개가 슬며시 기울었다. 이상하게도 분명 들리지 않는 말이 있었지. 예전에 미하엘이 이리 말한 적 있다. 추락자는 언어의 불편을 느끼지 않으나 ‘특정한 것’에 한해서는 판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직접 들어보니 어떤 느낌인지 잘 알겠다.

그가 아무리 물정에 어둡다 한들 그들이 던지고 떠난 말의 의미를 모를 정도로 아둔하지는 않았다. 얼핏 듣기에도 심상치 않는 말 투성이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곧장 알아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 그는 그 길로 주변 사람들에게 방금 보았던 것을 수소문해 보았다. 그러나 유의미한 해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모두 그것들을 보지 못했는지 헛것을 본 게 아니냐는 대답까지 들었지 뭔가. 하지만‘변하지 않는’ 그다. 그토록 뚜렷하게 보았던 것이 단순한 환영에 불과할 리는 없다.
그는 방법을 바꾸어야겠다 생각했다. 그것들이 말하기로, ‘그날을 잊고 덮었다’고 했었지. 과거에 이곳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걸까?

또 한동안의 발품을 팔며 주민들을 귀찮게 한 결과, 그는 마침내 수고 만큼의 결실을 얻어내었다. 알고 싶은 게 있다면 도서관에 가서 찾아 보라는 친절한 축객령을 들은 것이다. 그렇구나! 새로운 상식을 얻은 그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용수칙에 관해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찾고자 하는 분류의 책장을 찾아갔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면…… 이곳이다. 상처투성이 손가락이 책장의 어느 칸을 향하였다. 이 세상의 전설과 역사에 관해 다룬 책을 위주로 여러 권을 꺼내어 펼쳐 보았다.

74 ◆qrMRBpSduI (fohGc00Hmw)

2024-06-22 (파란날) 00:09:28


>>73 영 (1회)
 도서관에서 정보를 찾는 건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책의 글자를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면요. 한 권뿐이 아닙니다. 영이 꺼낸 책들의 글자가 전부 ■로 표시되어 읽히지가 않습니다.

 이건 꼭, 일부러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무언가의 힘이 작용한 느낌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역사는커녕 사소한 정보도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영이 다시 책을 원래 자리로 꽂으려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 책을 놓칩니다. 가운데가 쩍 벌어져 놓인 책을 도로 주우려 하면, 영은 수많은 ■의 사이에서 읽을 수 있는 글자 한 개를 발견합니다.

 그건 정말 기묘한 현상입니다. 읽을 수 없는 글자들 틈에 섞인 ‘읽히는 한 글자’는 새카만 어둠 속에서 발견한 한 점의 흰색과도 같았으니까요.

 [너]

 라는 단 한 글자가 영을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또 다른 글자가 있는지 찾아볼까요? 아니면,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겠죠.

▶글자에 관하여 찾아본다면 해당 내용을 기입하여 미션 작성 바람.

75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00:48:04

아델-코우 일상 25레스 (+5비타)

76 윈터주◆dOib/Io/FI (Vk1FYA/esU)

2024-06-23 (내일 월요일) 01:03:02

윈터, 아델 일상 21레스 +4 비타

77 라클레시아 테시어 [심부름] ◆IxTD87OSHU (N0apFTFpcU)

2024-06-23 (내일 월요일) 01:53:53

>>32

여관 생활 이틀 차, 마시에게 얘기했던 것처럼 주방에서 요리를 돕고 있었다. 물론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재료 손질을 미리 해두거나 식기들의 설거지를 하는 등의 흔한 주방 잡일이었다. 내가 요리를 하면 맛이 바뀔테니 단골 손님들이 분명 싫어하실 것이니 말이다. 그런 나에게 마시가 다가와 도시락을 가져다 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 아, 이 정도는 문제 없죠. 다녀올께요. "

평소 북쪽의 경비원에게 도시락을 챙겨주는데 오늘은 손님이 많아서 부득이하게 가기가 힘들다는 모양이었다. 나는 흔쾌히 도시락을 받아들고 도시의 북쪽으로 향했다. 도시락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나왔는데 이런 도시락이면 하루 한끼만 먹는게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밥 먹을 시간인데 식욕을 자극하는 강렬한 냄새다.

" 직원들 점심도 이걸로 해달라고 해야겠다. "

냄새를 맡은 이상 맛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음식에 대한 실례다. 이 음식은 대체 무슨 맛이 나며 어떤 재료가 들어갔을지 상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북쪽의 경비병들이 주둔하는 곳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 실례합니다. 마시씨의 심부름으로 왔는데요. "

이름은 들었는데 얼굴은 제대로 알지 못하므로 내 용건을 크게 외쳐서 그들이 듣게 해보았다. 용건이 있는 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오시겠지. 그렇게 내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아서 누군가가 헐레벌떡 이곳으로 뛰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게 그렇게까지 달려올만한 음식인가 싶은데 냄새를 직접 맡아봐라. 저렇게 뛰어오는 것도 이해가 되니까.

" 어우 오늘은 마시씨가 아니고 다른 분이 오셨네. 정말 감사해요. 곧 밥 시간인데 도시락이 없어서 얼마나 초조했는지. "

듣자하니 마시씨의 도시락은 이 사람에게 하루의 활력소 같은 느낌 같았다. 오전의 힘든 일과를 도시락 먹을 생각을 하며 버텨내고 맛있는 밥을 먹고 난 뒤의 에너지로 오후를 버티는 식인듯 했다. 얼마나 맛있길래 그런 효능까지?

" 정말 감사드려요. 감사인사도 같이 전해주세요. "
"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

나는 도시락을 건네어주고 다시금 여관으로 향했다.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맛이 있을지 가늠도 되질 않는다. 안되겠다 정말 오늘 점심 식사는 저걸로 해달라고 부탁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지고 나는 갈때보다 빠르게 여관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여관의 뒷문으로 들어가 마시에게 도시락 배달을 완료했다는 보고를 한 나는 흥분한 표정으로 외쳤다.

" 저도, 그거, 먹고싶어요!! "

78 영 - 【Sub 3. 그럼에도 변치 않을】 (H4yuBgz786)

2024-06-23 (내일 월요일) 20:24:43

>>74

펼친 책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글이나 책을 읽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닐 테다. 분명 다른 곳에서 본 글자들은 이렇지 않았는데. 문득 그의 머리에 이런 생각이 짧게 스쳤다. 귓가를 날아다니던 무언가의 말은 일부만이 들리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꼭…… 이 관련으로는 찾아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지 않나? 의문이 한층 강해졌지만 지금으로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듯싶다. 평범하게 다른 책이 궁금해서 읽더라도 지금으로선 똑같이 글자가 가려지려나? 태평한 잡생각을 하며 책을 제자리에 돌려 두려두려던 때.
그만 손이 미끄러져 책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앗, 시끄럽게 하면 안 된댔는데……! 노심초사하며 슬그머니 눈치를 보았지만 이 정도 실수는 용인해 주는 모양이다. 안도한 그가 다시 책을 주워든 순간.

수백, 수천, 수만의 글자 사이에서, 단 하나의 문자가 말했다.



추락자에게는 모든 세계의 말을 매끄럽게 옮기고, 혹은 감추기도 하는 정체불명의 기능이 작용하는 상황. 그중 이 한 글자만이 외따로 떨어져나온 것이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책의 낱장을 넘겨 가며 다른 글자를 모두 살피고, 그곳에서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면 다른 책을 꺼내어 드러난 글자를 찾으려 해 보았을 테다.

79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20:38:26

>>34

방랑하고 있으면 때로 많은 소문이 들려온다. 누군가가 중앙에 침입했다는 소문. 그리고 탈출했다는 소문. 무엇인가 세 글자 단어. 대체 어떤 것일까.
헌데 이상한 직감이 울린다. 무엇인가 귓가에 맴돌며 까르륵 까르륵 웃는 소리.

 「알고 있어? 알고 있어?」
 「들었어? 들었어?」
 「■■■가 돌아왔어! 드디어 돌아왔어!」
 푸른빛 몸체를 한 요정들의 색이 붉게 변화합니다.
 「경배하라, 찬양하라! ■■■의 방문이다!」
 「■■■의 세상이다! 그날을 잊은 자들에게!」
 「그날을 덮은 이들에게!」
 「모두에게!」
 「고해의 시간을!」
 「사죄의 시간을!」
 「죽음의 공포를!」
 「두려워 하라! 결단코 ■■■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라!」

 요정들은 흡사 저주라도 하듯이 경쾌하게 소리치고는 포르르 날아가 눈 깜빡하는 사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아.'

짧게 한숨을 내뱉는다.
누군가 역시도 세 글자였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 제대로 듣지 못한 그것 역시도 세 글자이리라. 드디어 돌아왔다라.
미하엘 양이 그리 말했다. 우리는 세계를 떠돈다고.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는 비밀이 많다. 그렇기에, 나는 감히 의심해본다.

듣지 못한 말은 추락자가 아닐까.
우리와 연관되어있는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나는 중앙으로 향해 조사할 계획이리라.

! 우선은 중앙이 어떤 곳인지 직접 향해 알아보자. 무엇이 되었든, 정보가 우선이다. 침입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낸다면 더 좋을테고.

80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1:21:09


>>77 라클레시아 테시어
 라클레시아 테시어의 외침에 마시는 기분 좋은 듯이 웃으며 샌드위치가 담긴 그릇을 내옵니다. 마시의 애정이 담긴 샌드위치 +1.


>>78 영 (2회)
 영은 차분하게 책장을 넘깁니다. 한 권, 두 권, 세 권······, 그 권수가 몇 권인지조차 세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을 때, 도서관의 사서가 영의 어깨를 치며 이만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탓에 모든 글자를 발견해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은 그 많은 책 속에서 찾아낸 글자들이 문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기이하게도 글자는 글자를 잇고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따로 조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문장은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영은 세 문장을 읽습니다.

 [너희는 여왕을 알현하여 영광하라]

 [미력한 자들아 사랑하고 경배하고 찬양하라]

 [잔존한 여왕이 너희]

 이 문장들은 필히 영, 아니 어쩌면 영과 같은 추락자들에게 주어진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왕이라니요? 알현이라니요? 여왕이 어디에 있고, 알현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요? 마지막 문장은 찾은 글자가 부족해 완성되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요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문만 남은 채 영은 도서관을 떠납니다.


>>79 아델라이데 (1회)
 중앙으로 향하는 길은 총 네 군데가 있습니다. 동서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대부분의 거주민들은 중앙으로 향하는 길로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기에, 근처를 맴도는 아델라이데의 모습은 눈에 띌 수밖에 없겠습니다.

 중앙으로 향하는 길은 두 명의 경비대원이 지키고 있으며, 아마 안쪽에도 몇 명인가 순찰을 도는 경비들이 있을 겁니다. 심음, 발자국 소리, 숨소리와 약간의 대화 소리 등으로 그들이 다가오는지 멀어지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저 안을 뚫고 들어가자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저들을 쓰러뜨린다면 모르겠지만요. 아니면 미끼가 될 사람이 있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 중앙을 뚫고 향하는 건 시기상조일지도 모릅니다. 기회가 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81 윈터주◆dOib/Io/FI (Vk1FYA/esU)

2024-06-23 (내일 월요일) 22:46:25

칼, 윈터 일상 총 15레스 (+3 비타)

82 알레프주 ◆7k2gwEVzI2 (YCpkjwKPAA)

2024-06-23 (내일 월요일) 22:47:26

알레프-칼 일상 19레스 (+3비타)

83 알레프주 ◆7k2gwEVzI2 (YCpkjwKPAA)

2024-06-23 (내일 월요일) 23:03:37

알레프-식물 일상 13레스 (+2비타)

84 아델주 (qaaV5Yr2Zw)

2024-06-23 (내일 월요일) 23:30:40

>>80

저 경비대원들을 모두 뚫고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거기에, 선량한 이들을 베고 싶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럴 때에는 약간의 처세술이 필요한 법이었다.

길을 잃은 단순한 맹인인 척, 지팡이를 짚으며 중앙으로 향한다. 그 발걸음에 악의 담지 않은 채로, 단순히 길을 잃었다는 듯.

"실례합니다. 혹시... 요정이라는것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기품있는 말투, 그리고 상냥한 미소로 경비원에게 물어보자. 요정에 관해.

85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3:39:24


>>84 아델라이데 (2회)
 아델라이데가 가까이 다가오자 경비원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앞을 가로막습니다. 이내 아델라이데의 말에 경비원들은 저들끼리 킥킥 웃습니다.

 “요정은 무슨 요정? 이보시게, 눈도 보이지 않는 자가 요정을 보았단 말이오?”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는 퉁명스러운 말이 이어집니다. 경비원들은 아델라이데가 멀어질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군요. 아델라이데는 소득 없이 돌아섭니다. 그런 아델라이데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툭 떨어집니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이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타 +1.

86 ◆qrMRBpSduI (kqI2f7Wcwk)

2024-06-23 (내일 월요일) 23:57:03

여기까지 이벤트 추가 비타 지급 완료. 혹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람. 이상.

89 유이 - 추락자에 대하여 (8XB8ndgBbs)

2024-06-24 (모두 수고..) 00:21:27

>>87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요새 마을은 꽤나 흉흉해져 있었다. 마치 자신이 살던 세계처럼. 흉흉하기도한 세상 속에서 언제나처럼 일상을 살아감과 동시에 일말의 경계심과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 그런 점이 닮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주민의 소리가 들렸다. 그순간에 들린 소리는 악의에 차고도 자신을 경계하다 못해 증오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주민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강연을 듣는 듯이, 몰려 있는 주민들의 웅성임은 유이에게 적지 않은 위협을 주었다.

하다 못한 유이는 이곳에 남아 있기 위하여 주민들을 제치고 중심에 섰다.

"여러분들, 들어보십시오."

마치 연설을 하는 듯한 투였다. 아무래도 급하다 보니, 어쩔 도리 없었다. 최대한 이목을 끌어야 했다.

"저는 추락자입니다. 하지만 불행을 일으키거나 하는 능력은 없죠. 되레 신성한 빛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이내 유이가 자신의 손에서 빛나는 빛덩이를 만들어 내었다가 다시 껐다. 손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홧홧한 느낌이 들었지만 최대한 아랑곳 않은 체하기 위해서 참았다.

"다른 추락자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능력이 없거나 제각각의 능력이 있거나 하겠지요. 이것은 추락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다만, 저는 확신합니다. 추락자가 아닌, 혹은 주민이 아닐 수도 있는 어떠한 외부의 존재에 의한 것은 아닐까요? 당신들도 모르는 어떠한 존재 말이에요. 아주 조용히, 깊숙한 곳에서 살고 있는. 왜냐하면 저희는 악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잘 대해 주었는데 누군가 한 명이라도 악의를 가질 이유가 있겠습니까? 추측하건대, 들어본 바로는 저희는 이곳에 추락한 것이지, 알고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유이는 설득하기를 선택했다.

90 식물주 ◆O/XGIp8IuQ (/GMr9L3cSc)

2024-06-24 (모두 수고..) 20:54:33

식물 - 칼 일상 12레스. +2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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