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제 2학구의 시설에 있다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던 차일드 에러 초등학생 다섯 명이 오늘 오전 2학구의 스트레인지 구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전원 특별한 외상은 없지만 특이사항으로 뇌가 파열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각사각 연필 갈리던 소리가 문득 멈춘다. 리라의 시선이 혼자서 뉴스를 재생하고 있던 핸드폰으로 돌아갔다.
[2학구의 뇌과학의 선두주자인 오지덕 박사님의 견해에 따르면...]
그리고, 직후 흘러나온 말이 고막에 꽂히자마자 멍하던 표정에 그늘이 드리운다. 오지덕. 초등학생들이 스트레인지 구역에서 발견. 뇌가 파열. 뇌과학 전문 오지덕 박사. 그림자. 차일드 에러를 대상으로 한 실험. 또래의 몸에 남아있던 묵은 상처 자국과 물건에나 찍을 것 같은 일련번호 문신. 화상 흉터.
느리게나마 가다듬어지던 머릿속에 또다시 천둥이 친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아 잠시 입을 막고 숨을 고른 그는 이내 저만치에 있는 빈백 위로 전원 끈 핸드폰을 던졌다. 소리 하나 나지 않고 사뿐히 안착한 휴대전화 기기에서는 더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다.
"어쩜 이렇게 하루도 평화로운 날이 없을까."
지긋지긋하게. 짧게 한숨을 내쉰 리라는 연필을 내려놓고 의자 위에 두 다리를 올려 쭈그려 앉았다. 태어난 이래로 조용하게 살아온 적이 없었지만 그렇다 해서 전쟁 같이 살 거라고 예상한 적은 없었는데.
흑연으로 지저분해진 손끝이 얇은 선을 문대자 이윽고 그림자 진 부드러운 면이 만들어진다. 보다 입체적인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만큼이나 완성시켰다는 뿌듯함과 더불어 적잖은 허무함이 밀려온다. 그림은 그림일 뿐이니까.
'표정이 왜 그래.'
그림일 뿐이니까.
"......몸이 안 좋다고 환청까지 들리나?" '환청 아닌데.'
우당탕! 요란한 소음이 집안을 메우는 동시에 저만치에서 갑작스런 소란에 놀란 찡찡이의 타다닥 도망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마냥 넘어진대로 누워있을 수만은 없었다. 테이블 위에서 짧은 웃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황당하게도, 지나치게 익숙한 목소리로. 다리를 깔아뭉갠 의자를 밀어낸 그는 곧장 몸을 일으켜 스케치북을 잡아 올린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림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이거? 나 능력 안 썼는," '안색이 별론데, 계속 안 좋은 거냐?' "어?" '데리러 갈까?' "무, 무, 무, 무슨, 이게 무슨, 뭔데? 뭐야?"
쓸데없이 공들인 그림은 색깔만 없을 뿐 실물과 꽤 닮아있어서 더더욱 기묘한 느낌이다. 리라는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움직이는 연인의 초상화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연락은 왜 안 하냐.' "아니, 안 한 게 아니라 기운이 없어서... 눈도 이 모양이고... 미치겠네. 이거 못 끄나? 전원 버튼..." '그림을 어떻게 꺼.' "나도 알ㅇ!...... 잠깐. 대화도 돼? 너 뭐야?" '내가 뭔지는 날 그린 네가 제일 잘 알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알아? 그냥 그리고 싶은 거 손 가는 대로 그린 거란 말야! 왜 말을 하는데! 아, 진짜 뭐지? 혹시 스케치북에 귀신 들렸나? 인첨공에도 그런 초자연적인 게 있나?" '정확히 알고 있는 거 같은데.'
괜히 종이를 팔랑팔랑 흔들어보이던 중 들려오는 목소리에 리라의 눈동자가 그림에게로 돌아간다. 핏빛 눈동자와 새까만 눈동자가 마주친다. 그걸 마주쳤다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무슨 말이야?" '그리고 싶은 걸 그렸다고 했잖아. 그게 정답이라고.' "......" '그래서, 보러 가도 되나? 옮는 병 아니면 상관 없잖아.'
보고 싶다, 는 말까지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다음 말이 이어지기 전에 리라가 스케치북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하..."
약간 창백했던 얼굴은 시곗바늘이 조금씩 움직이는 동안 차차 붉어지더니 이내 터질 듯 열이 오른다. 그래. 초상화의 말대로 그는 그리고 싶은 걸 그렸다. 보고 싶은 얼굴뿐만 아니라 듣고 싶은 말까지 고스란히 담아 공들여 그려내고 만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머리가 핑 돌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며칠간 겪은 어지러움과는 사뭇 달랐지만 똑바로 서 있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으니, 리라는 그 자리에서 양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만다.
몇 분 후 놀란 가슴을 겨우 부여잡고 스케치북을 다시 열었지만, 그 자리에는 정교하게 묘사된 연인의 초상화 대신 종이와 분리된 것 같은 까만 가루들만이 남아 흩날릴 뿐이었다. 제대로 된 연산의 산물보다는 차라리 사고에 가까운 구현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반대로 욕망을 똑바로 마주한 후유증은 깊다. 리라는 흑연 가루로 더러워진 양 손을 털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제 얼굴을 덮어 가렸다. 전례없이 열이 오른다. 지금이라면 눈동자보다 얼굴이 더 빨갛게 물들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