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 있던 송시현은 시끄럽게 떠드는 입이 들어있던 냉동실의 문을 도로 닫았습니다. 냉동실의 문이 닫히면 아까까지 시끄러웠던 게 거짓말처럼 조용해집니다. 분명 잘못 본 거겠죠. 냉동실 안에 입이라니. 비현실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이에요. 왜냐하면, 송시현의 옷에 입이 뱉은 것들이 흔적을 남겨 놓았거든요.
전시방에 있던 최수호는 가까스로 그림을 찢고 싶은 충동을 참아냅니다. 그림은 여전히 부드러운 분위기입니다. 보고 있으면 정말로 찢어버리고 싶어져서, 시선을 돌려버리려던 순간, 최수호는 그림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아버지의 뒤에 작게 그려져 있던 저 문, . . . 아까는 닫혀 있지 않았나요? 그런데 지금은 열려 있습니다.
도구방에 있던 이경성은 낑낑 거리며 대걸레로 창문을 엽니다. 몇 번의 착오 끝에 창문이 열리면 시원한 밤공기와 비냄새가 들어옵니다. 다행히 빗물이 들어오지는 않네요. 습찬 먼지가 가라앉고, 그렇지 못한 먼지는 창문 밖으로 빠져나가는 듯 점점 기침이 잦아듭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이, 계단 쪽에서 우당탕탕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와 함께,
❗최수호가 바라보던 그림에서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들고 있던 가위로 최수호를 찔러 버립니다. 최수호, 끔찍한 고통과 함께 피를 쏟아냅니다.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핏덩이가 만들어낸 웅덩이 위로 최수호가 들고 있던 양초가 떨어져 불이 꺼집니다. 최수호의 몸이 허물어지듯 쓰러집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검은 그림자가 하얀 입을 드러내며 웃습니다. 하하하하하! 그 웃음이 너무나 경쾌합니다.
❗우당탕탕 소리에 이경성이 반응하려던 찰나입니다. 열린 창문으로 검은 액체, 혹은 연기, 또는. . . 알 수 없는 것이 기어 들어옵니다. 그것은 이경성이 어떤 반응을 하기도 전에 몸을 크게 부풀리더니, 이경성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집어 삼키고는 와그적 와그적 씹어댑니다. 찰나의 순간임에도 이경성은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휘말립니다. 툭, 들고 있던 양초가 떨어지며 불이 꺼집니다. 도구방은 어두워졌고, 그저 그것이 우걱우걱 씹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 순간 응접실에 모여 있습니다. 데엥, 데엥, 데엥, 종소리가 들립니다. 시간이 되돌아 왔습니다. 아니, 정말로 되돌아온 게 맞을까요? 양초가 켜져 있는 것은 ❗송시현 뿐입니다. 다른 두 사람의 양초는 불이 꺼져 있습니다.
아저씨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왜 그런 표정들이야? 눈 뜬 채 꿈이라도 꾼 것처럼?”
아저씨는 여전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지 않나요? 적어도 아까 우리가 겪고 보고 느낀 것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최수호와 이경성이 경험한 고통은 진짜였습니다.
이 상황,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하나요? 아니면, 이곳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요? 시간은 왜 돌아온 걸까요? 돌아오기 전 들렸던 큰 소리, 그게 원인일까요? 적어도 무언가 알기 위해서, 우리는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10시 40분까지 정보를 공유하거나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양초에 불을 붙인다면 성냥을 쓰기보다 송시현의 초에서 불을 이어 붙이는 게 어떨까요? ❗아저씨는 가만히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만에 하나 너희가 하는 말이 진짜라고 하자. 그러면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이 어딘가에 있긴 할 거다. 난 모르겠지만.”
주인을 들들 볶던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저택을 뒤져보던지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아저씨는 여전히 우리의 이야기를 가볍게 치부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짜라면 이 저택에 남아 있으면 안 되지 않겠냐. 어떻게든 나갈 방법을 찾아야지, 그러고만 있으면 어떡하냐?”
그러고 보니 이 저택에 관한 소문 중에 마법사 소문도 있지 않았던가요? 물론 마법을 믿지는 않지만. . . 그게 단서가 될 수 있을지도요. 아저씨가 소파에서 일어섭니다. 어쩐지 아저씨에게서 술냄새가 좀 줄어든 것 같네요. 아저씨가 ❗우는 이경성의 머리를 진정하라는 듯이 헤집습니다. 어쩐지 그 투박한 손놀림 때문일까요, 방금까지도 느껴졌던 고통이 가신 것 같습니다. 이경성이 진정합니다.
아저씨는 송시현의 불 붙은 양초로 최수호와 이경성의 양초에 불을 붙인 뒤, 두 사람의 손에 쥐여줍니다. 어라? ❗최수호와 이경성의 양초가 송시현의 것에 비해 확연하게 작아져 있습니다.
이내 아저씨는 응접실 문 앞에 서서 우리를 바라봅니다. 움직이지 않을 거냐는 듯이요. 그리고 응접실 밖, 계단 쪽에서 우리가 돌아오기 전 들었던 우당탕탕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저씨가 문을 열고 손전등을 비추면, 계단 쪽에 놓여 있던 조각상 하나가 부서진 것이 보입니다. 누가 부순 걸까요? 아니면 말도 안 되지만, 오래 되어서 저절로 부서진 걸까요?
어쨌든 우리는 계속 행동해야 합니다.
❗오늘 진행은 여기까지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우리와 동행합니다. ❗우리는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거나 주인에게 대화를 걸 수 있습니다.
그으으으리고 혹시 다들 평일이든 아니든 몇 번의 레스도 주고받지 못할 만큼 많이 바쁘실까요? 별 건 아니고, 스토리를 짤 때 캐릭터들간의 대화, 아저씨와 주인과의 대화로 인해 변화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짜두었기에 이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레스가 없거나 하기 어렵다면 스토리를 바꾸거나 해야해서 여쭙습니다...! 편하게 답 주세용... 절대 강요하거나 보채는 거 아닙니다ㅠㅠㅠㅠㅠ 제가 미스 낸 거니까요...!!!
>>545 송시현 (아저씨, 네 말에 음, 한다. 그야 그렇겠지. 저보다 나이가 많아보이는 이를 이름으로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저씨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는 듯 별다른 말이 없다.) 나는, 내가 얘기 안 했었나? 그냥 지낼 곳이 필요해서 왔다고. (안 했다.) 근데 뭐 공쳤지. 주인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고.
>>547 송시현 노숙자라니. 말 조심해라. 그냥 집에서 쫓겨난 사람이다. (결국 집이 없다는 소리 아닌가. 홈리스. 다른 말로는 노숙자다. 아저씨는 짐짓 인상을 찌푸린다. 노숙자지만 노숙자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눈치다. 그러고는 주제를 바꾸려는 듯이 말한다.) 너는 뭐 촬영하러 왔다 그랬던가? 어쩌면 이 상황이 좋은 소재일지도 모르겠네?
>>551 송시현 (아저씨는 측은해진다. 송시현의 그 시선을 아저씨는 잘 알고 있다. 그래 마음껏 측은히 여기라지. 아저씨는 별 의미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러냐. 뭐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라. 이런 곳 다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 아니냐. 아, 그렇다고 해서 겁 주는 건 아니고. 집에 돌아갈 수 있을 테니 걱정말라고. (아마 뒷말은 송시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는 말일 거다. 양초가 옹기종기 모여 빛을 내는 와중에도 아저씨는 손전등을 흔들어 보인다. 둥근 빛이 어둠 속 곳곳을 가리킨다.)
체념하고 잠들면. (아저씨는 이경성의 말을 따라 중얼거린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것처럼 아저씨가 우리에게 묻는다.) 그러고 보니 너희 서로 소개는 했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랬다. 이름이나 말해봐라. (왠지 인연이라는 단어가 묘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새벽에서 요람까지는 여기서 중단하려고 해요. 일주일도 안 된 운영이었지만, 여러 상황을 보았을 때 진행하기가 어려우리란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가장 큰 문제는 핵심적인 시스템이나 다름 없는 상호작용 시스템을 제가 가려놓았다는 거겠죠. 반상라면 일반 일상보다는 대화 등의 접근성이 수월하겠지 싶어서 숨겨놓은 게 화근이었다고 봐요. 사람 간의 대화가 중요하듯이 운영에 있어서 시스템 또한 중요할 텐데 애초에 그걸 알리지 않고 진행한 건 여러 의미에서 무리였던 것 같아요.
그 외로 마음만 들떠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못한 것도 있고, 제 몸에도 약간의 문제가 생겨서 괜히 우유부단하게 시간을 끄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여기서 멈추는 게 낫다 싶어 결정을 내리게 됐어요. 따로 의견을 구하지 못한 건 미안하게 생각해요.
노파심에 말하는 거지만, 레스주들 문제가 아니니 설마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앞에도 말했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겹쳤기에 내린 결정이고, 만에 하나를 대비하지 못한 어장주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게 크니까요.
아무튼 비록 새벽에서 요람까지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고 우리는 바다로 돌아가게 되겠지만, 이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해서 즐거웠어요. 경성이, 시현이, 수호, 세 친구들과 함께 끝을 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 친구들과 오너들은 어디서도 잘 버텨내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