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내겐 꽤나 나쁜 버릇이 하나 있었다. 관심이 없으면, 흥미가 없으면 내 의식이 그것과 관련한 정보를 알아서 걸러버렸다.
그러니 2학년에 자칭 레이브라는 학생이 작품을 가져왔다며 어디서 이름만 겨우 주워들었을 1학년생들이 시끌거려도 책상에 엎드려 노트에 낙서나 끼적였다.
슬슬 새로운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같은 생각이나 하다가 하교할 시간이 되서, 가방 들고 저지먼트 부실로 갔었다.
그리고 다음 날 등교해서 자리에 앉아 하품이나 느긋하게 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무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지...
"...야야야, 그거 들었어?" "아침부터 무슨 난리야. 뭔데?" "아니- 저번에 우리 학교에 레이브 있다고 막 그랬잖아-" "2학년에 윤성훈인가? 그 선배?" "응응, 그런데 그 선배가 방금 3학년 교실에 가서 형님이라 그랬대!" "꺄르륵 뭐야 유치해! 그런데 누구한테?" "그으게 말이지..."
한참 가십거리를 씹던 같은 반 동급생들이 나를 향해 눈치를 힐끔였다. 그 짭레이브라면 관심 없으니 내 눈치 볼게 있나 싶었지만,
저것들이 굳이 나를 살핀다? 거기서 뭔가 촉이 왔다.
나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떠들던 애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네 방금 하던 얘기, 마저 해 봐. 3학년에 누구?"
딱히 위협은 아니었고 그냥 말만 해보라 한 건데 어쩐지 고양이 앞에 쥐 된 양 움츠린 걸 보니 뭐지 싶긴 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다 들었다.
흐음. 2학년, 윤성훈이라.
그 날 점심시간이었다.
어차피 식욕은 없었으니 가볍게 점심 패스했다. 교실에 앉아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몰려나간 학생들이 슬슬 들어온다 싶을 쯤 느릿하게 일어나 2학년 교실로 갔다.
반은 미리 들어뒀으니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반에 도착해 뒷문을 기웃거리다가 저어기 안쪽에 외알안경을 낀, 붉은 머리로 보이는 남학생을 발견하자 성큼 들어가 그 책상 앞에 섰다.
"선배가 윤성훈이죠? 아침에 태오 선배한테 형님이라고 했다던."
인사고 나발이고 생략한 채 대뜸 그 말부터 던졌다. 그리고 눈 가늘게 떠 윤성훈을 빤히 응시하다가 허리 굽혀 앉은 사람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고선 툭 내뱉었다.
"야, 누구 마음대로 형님이래. 너 뭐 돼?"
그 말 하자마자 눈에 안광 켜진 듯 뭐라뭐라 말하기 시작한 상대였으나 책상 한 번 가볍게 차서 끊곤 흥, 하고 콧바람을 내쉬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어쩌고는 뭐 됐고, 학교에서 또 그 소리 들리기만 해 봐."
쥐도새도 모르게 팍 그냥.
끝말은 나즈막히 흘리곤 들어올 때처럼 성큼성큼 걸어서 교실을 나갔다.
그리고 곧장 조퇴했다.
학교가 어떻든, 시국이 어떻든, 밖으로 나와서 본 하늘은 푸름이 만연한 가을 하늘이었다.
참 신기하지. 여름과 비슷한 푸름인데 더 높이 보이니까.
"그치- 하늘 참 푸르지-" "우왁?!"
어느샌가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자, 진이 거기 있었다. 너무 놀라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입만 벙긋대고 있으니 입술 사이로 살짝 식은 붕어빵 하나가 꽂혔다. 반사적으로 그걸 우물거리며 언제 왔냔 표정을 지으니 진이 찡긋 윙크를 날리며 대답했다.
"우리 이쁜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지!" "...뭐에요. 스토커 같아." "그럴 지도 모르지만!" "와, 싫다."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붕어빵을 먹었다. 하나 다 먹고 다른 하나를 받아드는데 진이 물었다.
"그래서 이쁜이, 연락도 없이 조퇴해선 뭐 하려구? 일찌감치 연구소 가게?" "으믐... 아뇨. 4학구 갈 거에요." "4학구? 미술관?" "음,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우리 엘레강트한 이쁜이가 갈 곳이 4학구의 대-미술관 말고 또 어디 있을까!" "시끄럽네요 진짜. 아무튼 갈 건데요. 진 씨도 갈, 어라." "이쁜아! 얼른 안 오고 뭐해!"
같이 가겠냐고 묻기도 전에, 이미 저쪽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서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손짓하는 진을 보며 참 나, 하고 중얼거렸다.
"이! 쁜! 아!" "아 가요-"
조금이라도 미적대면 클락션을 울려댈 것 같은 진의 기세에 살짝 빠르게 걸어가서 차에 탑승했다. 조수석에 앉아 남은 붕어빵을 얌전히 오물거리며 순전히 진 취향의 선곡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창 밖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바깥을 구경했다.
바깥과 구분된 차 안에선 리버티니 그림자니 제로니 하는 것들이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 있는 거라곤 붕어빵의 잔향과 정신없는 선곡과 그걸 따라부르는 진의 모창 뿐이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나는 이마를 짚으며 정색했다. 말이 어렵다, 자체도 있기는 했다만... 아무리 인첨공이라지만 이건 얽혀있는 일의 규모라던지, 성격이라던지 정말 복잡하기 그지없다.
죽은 줄 알고 대역인 수경이를 세웠는데, 사실 원본은 살아있었고... 원본은 자신의 대역인 수경이를 증오한다. 그래. 당연하겠지. 자기가 죽은 줄 아는 것 까지는 괜찮을거다. 조금 서운하겠지만. 하지만 자신의 대역을 만들어 세운다? 그건... 허, 서운함의 선을 넘었어.
"그럼 그 다음에는 너한테 달려있네."
나는 난간에 팔을 얹으며 말한다. 도시는 넓다. 사람도 많다. 말도 안되는 일도 일어난다. 안될 일은 없다. 무슨 일이든.
"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야. 다만, 이런 선택지도 있긴 해."
쉬운 일이 아니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선택지.
"도망쳐. 어차피 넌 어디로든 갈 수 있잖아. 그리고 너는 너대로 살아. 누군가의 대역이 아닌 오리지널로."
난간에서 멀어지며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지, 라고 덧붙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누군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삶이라던가, 비교당하는 삶이라던가. 그따위 삶을 살 바에야 나는 이 끔찍한 도시에서나마 내 자신으로 있고 싶었다. 다행히 천운이 따라 주어서 그게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