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부장께 파워슈트를 날려 달라고 하셨던 거구나. 파워슈트의 핵 엔진을 가동시키는 방사능이 유출될까 봐. 그것도 문제지만 벼락이 떨어지면 자칫하면 그 연구소처럼...... 아까 사이코메트리로 접했던 감각이, 아니, 감각이 다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되살아난다. 머리가 멍하다. 식은땀이 났다. 어쩌면 좋지? 이 수정들에서 떨어져야 하나? 아니면 리라한테 흡수 장치를 더 달라고 요청해야 하나? 리라한테 그럴 여유가 있을까?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다...
영화 초반에 메인빌런 강해상 일당이 베트남에서 한국 조폭아들한테 호텔에 있는 금고 비밀번호 알아내고 죽임. 금고에서 2억 달러랑 금고 털고, 시체 묻으려고 하니깐 강해상이 '나는 더 짜낼 수 있다고 보는데?'차면서 조폭아들 시체에서 오른팔 자른 뒤에 사진 찍어서 조폭한테 보냄. '아드님 팔입니다^^ 살아서 보고 싶으면 5억 보내시죠^^' 이럼너
<스트레인지 파트> 태진은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파워 슈트 쪽에선 전혀 공격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일부러 쏘는 척만 하는 것처럼... 아니. 위협만 하는 것처럼. 그렇기에 다른 이들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리라의 용이 돌진하자 빨간머리는 앞으로 돌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 앞에 수정을 만든 후에 그대로 그 벽을 잡고 역으로 돌진했습니다. 용과 정면 충돌을 했지만 빨간머리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빨간머리는 그대로 몸이 붙잡힌 상태였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파란머리는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이어 혜성은 탐색을 마치고 파워 슈트의 연결부위를 진동시키면서 비틀었습니다. 물론 분해가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부에서 뭔가가 연쇄적으로 펑펑펑,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3번의 폭발이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미사일을 쏘았던 파워 슈트 쪽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3번의 폭발이 왜 일어난 것일까요? 아니. 3번만이 아닙니다. 반대편 파워 슈트 쪽에선 4번의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파워 슈트의 전원이 꺼지진 않았지만 이 폭발은 좋은 소식이라고 봐야 좋을까요?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해서 새봄은 슈트의 위에 뛰어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포격장치를 그대로 시럽으로 녹여버리고, 다른 쪽으로 올라타자 반대편 슈트는 새봄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몸을 마구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단 포격장치를 시럽으로 만드는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럼에도 몸을 계속 흔들었습니다. 물론 떨어진다고 해도 어딘가에서 바람이 불어 새봄을 안전하게 내려줬을 것입니다.
한편 금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주변에 연쇄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혜성의 눈에 그 입자들이 싸그리 불타버려서 없어지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더 이상 입자가 그녀의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파란머리는 칫. 소리를 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것은 그녀도 예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저지먼트." "...만만치 않구나.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한편 철현의 연락을 받은 은우는 한숨을 조용히 내뱉은 후에 건물 밖으로 천천히 몸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눈빛을 날카롭게 바꾸더니, 손에 공기를 압축했습니다. 이어 그 상태에서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뛰었고, 그대로 공기를 자신의 발 밑에서 터트린 후에, 단번에 높게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가깝게 파워 슈트 중 한 체에 다가간 후에, 그 상태에서 제로 폭격을 감행했습니다.
쾅!!
파워 슈트 하나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만신창이가 되어 완전히 산산조각난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은우는 다시 비틀거렸습니다.
"젠장..."
"아아! 진짜!! 짜증나게!!"
이어 빨간머리는 그대로 용을 받아쳐냈습니다. 아마 용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몸에 수정을 만들고서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콰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파가 땅바닥에 흘렀습니다. 이어 수정이 깨지고 그 안에서 빨간머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가만히 구경을 하자니...영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이야. ...이런 인형은 결국 보조도구일 뿐이야. 자... 이번엔 내가 상대해주마! 저지먼트!!"
이어 그는 바닥을 있는 힘껏 주먹으로 내리쳤습니다. 그와 동시에 땅바닥이 빠르게 수정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특별히 무슨 변화가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이어 그는 그 상태에서 태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주먹에 수정을 감싼 후에 그대로 태진을 향해서 있는 힘껏 내리치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파란머리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단순하긴." "......."
한편, 남아있는 파워 슈트는 그 상태에서 저지먼트 멤버를 바라봤습니다. 이어 그 파워 슈트의 가슴 부분이 열렸습니다. 거기에서 붉은색 발사 장치가 튀어나왔습니다. 거기에서 빠르게 에너지가 차지되었고, 파워 슈트의 전신에 투명한 베리어가 펼쳐졌습니다.
"...그래도 이 누나가 맞춰줄게."
한편 성운은 파워 슈트를 피하면서 주변을 살폈습니다. 일단 주변에서 보이는 것은 다 낡아빠져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스트레인지의 고층 건물, 그리고 높진 않지만 폐건물 여러 개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눈에 보이는 얼굴. 그건 담배를 가만히 물고 있는 디스트로이어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요? 적어도 디스트로이어는 아직 그와 파워 슈트를 보진 못한 모양입니다.
일단 건물이나 파편을 쏘면서 계속해서 파워 슈트를 막아내자 파워 슈트는 일제히 더 다가오는 것을 멈췄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등의 발사 장치를 일제히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미사일을 4개나 동시에 발사했습니다. 그 미사일은 하늘로 날아가며 성운 근처, 아니. 그 일대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폭발했습니다. 물론 당장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뭐야. 갑자기..."
그리고 그 폭발 소리에 디스트로이어가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물론 무시해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서연&철현 파트>
-노력해볼게.
철현의 말에 은우는 그렇게 응답했습니다. 아마 이후에 저쪽에선 은우가 그렇게 투혼을 벌였을 것입니다. 한편, 철현의 에너지 장치는 계속해서 충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번개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작은 수정은 모두 한 곳에 모인 모양입니다.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편 서연이 은우에게 통신을 걸자 이어 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리하지 마. -쫓아가면 위험할 수 있어. -...죄송할 것은 없어. ...고생했어. -미안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지.
말 그대로 은우는 굳이 쫓아가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서연은 워치로 슈트를 추적했습니다. 슈트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2학구에 있는 첨공 항구였습니다. 수많은 화물이 옮겨지는 일종의 화물항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저지먼트 활동을 한 이라면 나름대로 익숙한 장소입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은우가 무장을 한 이들을 바다에 담궈버렸던 바로 그 장소였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붉은 점은 점점 바다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그 안으로 뛰어들 것처럼. 폰은 방수가 되어서 무사하겠지만... 어째서 저 파워 슈트는 바다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것일까요?
<옥상 파트> 한양은 2학구에 있는 그 근방의 구름을 모두 없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간을 구겨버려서 활동반경을 좁히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속도가 너무 빨라 한양의 눈으로는 쫓기 힘들었습니다. 어디 한양만이 이치가 비틀어지는 존재일까요? 이쪽 역시 레벨5. 당연히 이치가 비틀어지는 경지의 능력자입니다.
"계속해서 나를 추적하려는 모양인데 어림 없어. ...죽어!!"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허공에서 번개가 번쩍이기 시작했습니다. 금방이라도 한양의 심장을 꿰뚫어버릴 것처럼 그 빛이 매우 날카로웠습니다. 그리고 태오는 총신을 겨눴습니다. 심상의 목소리. 그곳을 노려 그는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그리고 그 총알은 정확하게, 민우의 어깨에 명중했습니다. 윽! 그런 생각을 태오는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양을 노리는 사이에 멈춰선 그 순간, 그 한 순간을 태오는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질 수 없다는 듯, 민우는 그대로 손을 내밀어 번개를 한양에게 발사했습니다.
하얀 빛. 모든 것을 멸하는 심판의 번개가 한양을 덮치려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수정을 뽑아낸 혜우가 민우의 바로 근처까지 간 후에, 수정구를 공중에 떨어뜨렸습니다. 한양의 심장을 노리고 한양을 멸하기 위해서 날아가던 번개가 그대로 돌아와서 피뢰침에 명중했고 민우의 바로 근처에서 크게 폭발했습니다.
크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민우가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가운데, 그의 몸에서 노란색 빛이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그 빛은 하늘 속으로 삼켜들어갔습니다. 이어 그 번개는 3명을 향해 연속으로 계속해서 무차별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민우는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었습니다. 그 구간이 점점 좁혀졌고, 점점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팔에서 스파크가 튀고, 번개 스파크가 그 형태로 모두를 향해 덮치듯이 질주했습니다.
가깝게 다가가기 힘듭니다. 주변에서 계속해서 번개가 치고 스파크가 몰아치고 있었으니, 괜히 잘못 다가갔다간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한양은 '에휴 죽을 뻔했네' 를 작게 속삭인 뒤에 추락하고 있는 민우를 보고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쓰러지기 전 발악이었던가? 이번에는 본인이 아예 번개가 되어서 셋을 제압하려고 했었다. 본인의 몸을 번개처럼 만드는 것이 이치에서 벗어난 것인가..
' 그런데 말이야. 몸이 번개처럼 됐잖아. 그럼 그 힘을 흡수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우리가 굳이 죽으려고 다가갈 필요가 있나? 아까 내가 테러할 때 뽑아준 피뢰침 수정들... 그것들 있잖아!! ㅋㅋㅋㅋㅋㅋ '
" 아오! 저거 죽기 직전에 더 날뛰네?! 피카츄는 맹화나 급류 같은 건 없지 않아?! "
서한양은 민우의 공세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꽤나 당황한 표정을 지어주면서 연기를 한다. 그와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거리를 벌려서 민우의 번개를 피할 수 있는 것 밖에 없는 것마냥 피해서 몸을 숨기려고 했겠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본인이 아까 뽑아둔 많은 피뢰침 수정들.. 미친듯이 질주하는 김민우에게 카운터식으로 수정들을 때려박으려고 했겠다.
노력해 본다는 거 무슨 말이에요? 나더런 무리하지 말라면서 뭐 하려는 거예요? 그 뒤론 인이어를 잡고 귀를 기울여봐도 부장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 불안하다. 이승 탈출 넘버원 찍지 말자고 말하고픈데 말이 안 나와... 번개가 번쩍거리지 않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만.
속이 타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릴없이 워치를 보니 웬 항구로 이동한다. 뭐지? 항구로 왜... 리버티 본거지가 목적지가 아니야?? 아니, 항구도 목적지가 아니다. 바다에 입수할 기센데? 이거 뭔데???
혼란스러워 죽겠는데, 선배가 리라에게 통신을 시도했다. 자폭이 가능한 녀석? 무슨 말씀이시지?? 어리버리해 있다가 겨우 머릿속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리라에게 자폭 가능한 운송 수단을 받아다가 저 수정덩어리들과 에너지 추출 장치에 모인 전기 에너지를 싣고 저 슈트들을 파괴하시려는 거구나!!
세번의 폭발. 그 뒤를 잇는 네번의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완전히 분해버리는 건 내 역량 밖의 이야기인가보네.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 짧게 혀를 찼지만 그래도 위험한 순간은 잠깐 넘길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하기로 했다. 눈앞을 빼곡하게 채웠던 그 수많은 입자들이 연쇄폭발로 불타 없어져버렸으니까.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는 탐지 연산은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과부화를 막기 위해 슈트를 부수려 시도했던 연산 대신 혜성은 폭발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져서 사라지기 전에 잡아채어 연산을 시작했다.
캐퍼시티 다운 샘플을 파동과 음의 높낮이를 분석한 뒤 그 모든 파동과 음파가 움직이는 모양새를 보고, 변형하고 개조한 뒤 수십수백번 반복해서 들으며 커리큘럼을 빙자하여 몇십번 사용했었던 오롯하게 자신에게 맞춰서 새롭게 만들어낸 유사 캐퍼시티 다운 연산식.
"사람한테 실제로 사용해본 적은 처음이지만."
혜성은 자신만을 위해 만든 그 돌아버릴 것 같은 소리의 파동을 일으키는 연산식의 타겟을 빨간머리로 지정한다. 오리지널 캐퍼시티 다운과 같은 효과를 일으키지는 못할테지만 타켓을 지정한다면 그나마 괜찮을지도 몰라. 온갖 색채들이 범람하던 눈 앞이 가장 어둡고 흐린 색채들로 가득찬다.
>>0 세번의 폭발. 그 뒤를 잇는 네번의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완전히 분해버리는 건 내 역량 밖의 이야기인가보네.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 짧게 혀를 찼지만 그래도 위험한 순간은 잠깐 넘길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하기로 했다. 눈앞을 빼곡하게 채웠던 그 수많은 입자들이 연쇄폭발로 불타 없어져버렸으니까.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는 탐지 연산은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과부화를 막기 위해 슈트를 부수려 시도했던 연산 대신 혜성은 폭발소리가 허공으로 흩어져서 사라지기 전에 잡아채어 연산을 시작했다.
캐퍼시티 다운 샘플을 파동과 음의 높낮이를 분석한 뒤 그 모든 파동과 음파가 움직이는 모양새를 보고, 변형하고 개조한 뒤 수십수백번 반복해서 들으며 커리큘럼을 빙자하여 몇십번 사용했었던 오롯하게 자신에게 맞춰서 새롭게 만들어낸 유사 캐퍼시티 다운 연산식.
"사람한테 실제로 사용해본 적은 처음이지만."
혜성은 자신만을 위해 만든 그 돌아버릴 것 같은 소리의 파동을 일으키는 연산식의 타겟을 빨간머리로 지정한다. 오리지널 캐퍼시티 다운과 같은 효과를 일으키지는 못할테지만 타켓을 지정한다면 그나마 괜찮을지도 몰라. 온갖 색채들이 범람하던 눈 앞이 가장 어둡고 흐린 색채들로 가득찬다.
땅바닥에 빠르게 수정으로 변하는 걸 목격한 리라는 쓰러진 용을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 포스트잇에 원반형의 무언가를 그린 뒤, 천천히 쓰러진 용에게 다가가 그것을 올려놓았다.
"......이런 건 기분이 나쁜데."
달칵. 버튼 누르는 소리와 함께 용의 몸이 서서히 녹아내린다. 그것은 이내 몸속에 들어있었을 진흙들과 마구 뒤섞여 수정으로 변화한 땅을 다시 한 번 탁하게 뒤덮을 것이다. 무엇도 반사하고 흡수하지 못하게끔. 그런 뒤, 리라는 건물 한켠으로 몸을 숨겨 스케치북에 선을 그어나간다. 처음에는 제법 곧게 그어지던 선은 시간이 흐를수록 일그러져 가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를 그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리라는 등껍질이 반대로 달려 마치 그릇처럼 뭔가를 담을 수 있는 거대한 하얀색 거북이를 실체화 시킨다. 설정은 토끼처럼 빠름. 그리고... 거북이와 세트인 리모컨. 누르면 터지는 붉은 버튼이 달린 하얀색 리모컨을 만든 그는 이윽고 두 대의 육면체 에너지 흡수장치와 그와 전선으로 연동된 매우 간단한 형태의 레이저 권총을 함께 실체화 시켜 거북이의 등에 담는다. 그리고, 핸드폰에서 계속 돌아가고 있는 지도 앱을 켜 샤를리아 인근의 위치를 거북이의 눈에 각인시켰다. 여기가 아니더라도 가다가 마주치거나 하겠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제 공격이 먹혔을지 모르는 것이었지만, 그런 상대의 반응을 보면 효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하나씩 망가지거나, 격추되는 슈트들을 바라볼 적에, 보다 못한 붉은 머리의 상대가 내려오면 금은 충격파에 잠깐 비틀거리다 다시 자세를 잡는다. 유리할 위치를 버리고서 내려오기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던 금은 하늘 위에 남아있는 파워 슈트를 본다. 저것마저 떨어트린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지만. 고민하던 금은 일단 제 발로 내려온 빨간 머리를 제압할 생각으로 발화 에너지를 상대의 아래로 모아 터트리려 시도했다.
와, 돈 하나 안 들이고 공짜로 놀이기구 타네. 그것도 안티스킬 선생님들이 만든. 그런데 시럽 원툴 전법으로 가긴 잘했다. 이렇게 흔들려도 연산 한번 안 틀리고 해내잖아. 그럼 일단 내려갈까, 슬슬 멀미날 것 같고. 새봄은 파워 수트에서 뛰어내려서는 몸을 굴려 바닥에 착지했다. 오늘 좀 컨디션 좋은가? 좀 거칠게 착지했는데도 덜 뻐근한데. 뭐, 어쨌든. 다음엔 뭐하지?
어쩐지 나른한 듯한 정신을 깨우고자 눈을 깜빡이며 상황을 파악하려니, 빨간 머리가 내지른 듯한 고함소리가 귀를 찔렀다. 목청 한번 좋네, 되게 스킬아웃같은 방법으로 조용히 시키고 싶을 만큼. 애초에 저 신상수트가 보조도구에 불과하면 그 보조 도구 뭐하러 빼돌리려..... 스탑. 신새봄, 공자님의 말씀을 기억하자.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 자와 이야기하면 뭐다? 말을 잃는다! 그러니 지금은 입이나 목구멍 근육에 쓸 힘도 뇌에다 쓰자고.
그런데 갑자기 바닥이 미끈해졌다. 저 빨간머리 짓인 것 같다. 거기다 진형을 때리려 하네? 내 흠모하는 형들 중 하나인 진형을? 하지만 화낼 시간은 없었다. 연산하느라 바빴으니까. 내 눈이 닿는대로 바닥을 흑사탕으로 만들며 진형과 빨간머리 녀석 쪽으로 내달렸다. 그 다음, 진형한테 정신이 팔린 녀석의 등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쉼없이 연산하고, 또 연산했다. 네 녀석 옷은...
두 가지의 천운이 따랐다. 하나는 그 누구도 살지 않아 공격에 이용할 수 있는 폐건물 몇 채가 있는 것이고, 하나는 저들이 성운에게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성운을 쫓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여기가 스트레인지라서 천만다행이다. 성운은 날아오는 미사일들의 궤도를 꺾어버리려 시도했고, 그것에 실패했다면 미사일이 터지면서 풀려난 마이크로 로봇 군집 한가운데에 중력 특이점을 생성하려 시도했다. 마이크로 로봇들이 널리 퍼지지 않고 중력 특이점에 빨려들도록.
그런데 그 순간, 성운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전혀 예기치 못한 인물의 모습에 성운은 잠깐 벙쪘다─ 아니, 평소라면 벙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벙찔 시간도 없다. 뇌가 탈 각오로, 연산식이 뉴런을 타고 쾌도난마하기 시작한다. 성운은 손을 들어올렸다. 야트막한 폐건물 한 채가 으깨지면서, 건축자재의 소행성대로 변했다. 그것들이 와르르, 로봇들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한다.
이게 너희들을 파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봉인할 수는 있겠지.
“강철준 씨!!!”
그러면서, 성운은 있는 힘껏 소리를 버럭 질렀다.
“리버티가 안티스킬의 신형 파워슈트를 탈취했어요!! 능력자가 슈트를 원격조작하고 있어요!!”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도와달라? 이것들은 두 자릿수대에 육박해가는 중력 조작으로도 부수기는커녕 멈추는 것도 힘든 물건들이다. 핵동력 엔진까지 장착하고 있고, 플레어의 이능력을 역설계한 무기까지 장비하고 있다. 거기에다 무슨 기능을 하는지도 모르는 대 능력자용 미사일까지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그 대능력자용 미사일이 폭발해서, 무슨 기능을 하는지도 모르는 마이크로봇이 대기 중에 뿌려진 상태다······ 위험하다······
그리고 모든 걸 완료하고 다시 다음 대응을 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 앞이 새까매졌다.
"......?"
다시 시야가 돌아왔을 때는 코끝에서 피비린내가 풍긴다. 왼쪽 눈과 같은 방향의 코, 그리고 왼쪽 귀. 세 군데의 구멍에서 질척한 피가 흘러내린다.
의외로 어지럽진 않지만 묘하게 머리가 둔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뭘 해야 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잠시 벽 뒤에 기대 있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 저 위에 서 있는 푸른 머리의 여자아이가 시야에 들어온다. 리라는 문득 주머니에 손을 넣어 조그맣게 줄여놓은 빗자루를 매만진다.
쟤도 사람인데 떨어지면 장사 없지 않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코끝에 남는 쇠비린내가 불쾌하다.
태오는 스코프의 영점을 가늠하며 눈을 반개했다. 죽어, 라. 죽어……. 안타까운 일이다. 저리도 눈이 뒤집혀서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 상황이 무엇을 초래할지도 모르겠지. 말 한 마디가 수많은 파장을 낳을 것이고, 단어 하나가 공분과 반감을 살 것이다. 한 마디, 한 단어, 한 글자가 모두 명분이 되어가는 상황에 태오는 안타깝다는 듯 방아쇠를 당겼다. 명중. 태오는 동시에 연쇄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을 바라보다, 총을 다시금 겨눴다.
"안돼."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가오는 스파크, 어떻게든 막아세우려는 한양과 그대로 몸 하나 희생하는 혜우. 아무리 레벨 5라고 한들 저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지금 뭐 하는 거야, 아니지, 아냐. 너 마저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저것들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어? 아마 그럴 테지, 저것들이 너를 삿되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하는구나, 감히 한 번 뭉개면 그대로 눌리고 뒤집으면 철벅철벅 떨어질 캔버스 위에 짜놓은 물감과도 같은 것들이, 너를 고통받게 하기 위해 지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그 버러지같은 것 하나 때문에 2학구까지 걸음하였는지. 내가 대체 왜 이런 수모를 겪어가면서까지, 네가 스스로를 바치면서까지 싸워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알 것만도 같다. 태오는 심호흡을 하더니, 오늘 한 번 죽어보자는 각오로 눈을 떴다. 어떻게든 두 번째 탄환을 겨누며, 동시에 부릅 뜬 눈에 핏발 올라섰다. 연산식을 최대한으로, 자신의 경지에서 어떻게든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까지 운용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읽어보고자 했다.
지금 네가 무슨 생각인지, 각오인지, 네 무의식에 무엇이 있는지. 그마저도 아니된다면 저것에게 있어 현재의 모습을 만든 가장 큰 상처가 무엇인지.
"내가 잘 써먹어줄 테니까, 말해줄 수 있잖냐, *발……."
모질의 성질이 변화한다. 새하얗게 물드는 속눈썹과 모발을 뒤로 코에서 한줄기 피가 흘렀다.
시설정비를 거의 다 끝내갈 즈음, 그녀가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며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자 옆에서 돕고 있던 여학생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해보니까 말임다. 이렇게 사람이 수동으로 바꾸는 것보단 연구소의 프로그램에 맡기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지 말임다." [생각해보면, 그 프로그램이 곧 너 스스로이기도 하고 말이지.] "...머야, 즈는 인간임다. 휴먼임다." [언젠 또 사람이 아니므니다라면서?] "엄... 그건 그때그때 다름다." [뭐래...]
이런 도시에선 평화라곤 좀처럼 찾기 힘든 것이라곤 하지만 모름지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잠깐의 여유 정도는 있을 것이기에,
[따지고 보면 그만큼 네 지분이 많단 말이거든. 여기엔 학생도, 연구원들도, '선생님'이라고 칭하는 몇몇 사람들도 있지만... 너처럼 무턱대고 이것저것 도맡아서 움직이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 "그 말인 즉슨, 스불재라는 검까?" [아니라곤 할 수 없거든?] "에엥..."
그럴거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구태여 알고 싶지는 않았다는듯, 따분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녀가 턱을 괴며 한손으로 모니터 앞의 허공을 휘휘 젓기 시작했다.
<스트레인지 파트> 달려오는 붉은 머리의 공격을 태진은 베리어를 이용해서 충전했습니다. 조금 충격이 느껴졌지만 단번에 충전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태진은 자신의 능력을 이요앻서 붉은 머리의 명치를 노렸습니다. 그러자 붉은 머리는 자신의 수정을 발동시켜서 단번에 공격을 방어하려고 했고, 실제로도 쉽게 밀리지 않고 방어했습니다.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싸움. 그 자체입니다. 그런 와중, 혜성은 자신의 기술을 붉은 머리에 발동했습니다. 그 순간, 붉은 머리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신음을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았습니다. 힘이 제대로 풀렸는지, 그대로 태진의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습니다. 크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머리가 단번에 밀려났습니다. 하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태진은 사람의 몸을 때린 감각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새봄은 그의 옷을 솜사탕으로 바꿨습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금은 발화 에너지를 붉은 머리의 아래에 터트렸습니다. 수정의 일부가 깨졌고, 그로 인한 파편이 주변으로 튀었으며, 뜨거운 불꽃은 솜사탕을 녹여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붉은 머리는 몸을 움찔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파란 머리는 작게 혀를 찼습니다.
그의 상반신에는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는 흉터자국이 가득했습니다. 칼에 베인 흔적, 창에 찔린 흔적, 일부 피부는 철로 보충되어있었고, 하물며 살이 패인듯한 자국도 있었습니다. 화상 자국, 동상 자국, 그리고 더 나아가 배가 찢어졌던 자국.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의 상반신 앞 부분에는 Project Sample 004. 라는 문구가 마치 도장처럼 크게 찍혀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일까요? 그 아래에는 'Homunculus'라는 단어도 분명하게 적혀있었습니다.
이어 리라는 땅을 진흙으로 덮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진흙은 수정으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정확히는 모두가 밟고 있는 땅이 약 3cm 정도 솟아올랐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거북이는 빠르게 리라의 지시대로 이동했습니다.
"보지 마..." "보지 마..." "보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
이어 붉은 머리의 목소리에서 이성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는 자신의 전신에 수정을 깔아둔 후에, 단번에 파워 슈트를 향해 점프했습니다. 파워 슈트는 그 상태에서 베리어를 풀었습니다.
"...발사 장치의 대부분이 녹아내려서 남은 것은 저것 하나 뿐이지만... 충분해. 발사."
이어 차지가 끝난 붉은색 레이저가 붉은 머리를 감싼 수정에 명중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그 레이저는 한 점으로 모였고, 그대로 바닥으로 향했습니다. 바닥이 붉은 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바닥 그 자체에서 여기에 계속 있는 것은 위험할 듯 합니다.
"...여기로 모여..다들..."
한편, 방금 투혼을 벌였던 은우가 그들을 불렀습니다. 빨리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는 듯, 다급하게 손짓했습니다.
그 시각. 성운은 계속해서 건물을 날리면서 자신을 쫓아오는 파워 슈트 4체를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잠깐의 시간 끌기일 뿐이었습니다. 잠시 뭉개버리는 것은 가능했지만, 그래도 계속 움직이려는 듯, 파편들은 흔들렸습니다. 이어 그는 디스트로이어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도망치세요<< >>도망치세요<< >>도망치세요<<
"............."
디스트로이어의 시선이 성운에게 향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중력을 성운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깔려있는 파워 슈트를 누르고 있던 파편들에게도 당연히 엄청난 중력이 가해졌습니다. 성운이 순식간에 현기증을 느꼈을지도 모르는 그 중력이 파워 슈트에게 그대로 계속해서 가해졌고, 안 그래도 무거운 파편은 더더욱 그대로 파워 슈트를 뭉개버리면서 땅바닥에 처박아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영희가 나타났고, 레이저를 파워 슈트에게 쏘았습니다.
물론 그것은 파워 슈트를 부숴버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구멍을 내긴 충분했고, 그대로 바닥이 갈라지며 파워 슈트 4체는 그대로 지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어 커다란 폭발 소리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아올랐습니다. 다행히 그 이상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그 상태에서 성운을 바라봤습니다.
"너 방금 뭐라고 그랬냐. 애새끼야." "...내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지껄여봐." ".....뒈지고 싶냐."
<서연&철현 파트> 철현이 요청했던 거북이가 마침내 그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선택은 철현에게 남아있었습니다. 한편 서연은 계속해서 워치로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슈트는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더 이상, 점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대체 무엇일까요? 애초에 왜 바다로 뛰어든 것일까요? 기껏 얻은 이 슈트를 왜 바다에 버린 것일까요? 처음부터 얻고자 한 것이 맞는 것일까요?
아무튼 만약에 거북이를 이동시킨다고 한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옥상 파트> 한양은 번개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수정을 민우에게 때려박았습니다. 하지만 몸이 번개처럼 변한 탓일까요? 민우에게 큰 데미지는 주지 못했습니다. 아니. 애초에 타격이 들어가긴 한 것일까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 민우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혜우는 민우에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민우의 위에 올라타는데 성공했고, 그와 동시에 그의 정신은 정말로 아득해졌을 것입니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열기와 통증이 계속해서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면서 혜우는 다트 다섯 발을 팔에 찔러넣는데 성공했습니다. 혜우가 머리를 후려쳤지만 민우는 쉽사리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총알이 그의 쇄골 부위에 명중했습니다. 으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민우는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 '레드윙이 목숨을 걸고 몰래 알려준 정보를 토대로...나와 그 애는 미리 대비를 했었다.' '친한 형과 마찬가지였던.. 그리고 그 애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친한 오빠였던 그 연구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우릴 지켜줄 거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작자는 모든 연구원을 동원해서 능력설명회라는 명목으로 나와 그 애의 부모를 연구실로 초대했고... 그대로 마취시켜서 잠재우고 가스실에 집어넣었다.' '수술을 거부하면... 대신 이들이 희생을 당할거라고..' '네 여자친구는 괴물이다. 너무나 강해진 괴물이다. 안전을 위해서 당연히 수술은 필요하다.' '네가 희생하면, 너희 둘이 희생하면...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스위치를 못 누를 거라고 생각하느냐.'
'...수술을 받고... 그 형은 물론이고 동참한 연구원들은 단번에 1학구로 이전했고.. 엄청난 부를 쌓았다.' '........뭐가 형이냐...' '뭐가 학생을 위하는 연구원이냐...'
'결국 모두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학생들을 이용하고, 필요하다면 팔아버릴 이들이다.'
'인첨공 따위...' '이런 곳 따위...존재해서는 안돼...'
'뭐가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냐...' '뭐가 학생을 위하는 연구소... 하모니아드냐.'
그런 생각을 아마 태오는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민우는 그대로 바닥으로,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바닥에서 물로 만들어진 용이 튀어나왔고, 그대로 민우를 물고 아래로 추락했으며, 바다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주변의 혼란의 분위기가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이쪽은 정리가 된 모양입니다.
/시간을 보아하니..오늘은 여기까지 하면 되겠네요! 토요일에 마무리 짓도록 해요! 이제 분량 얼마 안 남기도 했고...반응레스는 굳이 안 써도 괜찮아요! 토요일 진행에서 이 레스 그대로 올릴게요! 오늘은 이대로 마무리합시다! 다들 수고했어요!!
알아냈으니 말하자면 챕터1 초기 시즌 쯤에 만들어졌었던 샘플이에요. 제로 시리즈는 아니고... 일단 바이오로이드를 만들 수 있을까 해서 만들어낸 존재에요. 몸의 흉터자국이나 그런 것들은 이제 그림자가 실험한 흔적들...(옆눈) 그러니까... 아직 데이터가 없을 때 만들었던 제로 시리즈 샘플 같은 존재들이고.. 폐기처분하려고 했는데 도망갔고...지금은 리버티에 있다 이 정도에요.
생각해 보면 난 참 운이 좋았다. 정확히는 도움을 많이 받아 왔다고 해야 할까? 원가족은 없어도 보육원의 도움으로 부랑아나 차일드 에러가 되지 않았고, 인첨공에 와서도 연구원이며 사장님께 도움받았고 학비와 기숙사는 인첨공에서 지원받았으며 저지먼트 활동 역시 다른 부원들 도움이 없었다면 도저히 못해낼 일들이다. 결정적으로 내 능력 자체가 만물에게 도움받는 것이다. 태오 선배처럼 선택의 여지 없이 만물에게서 메시지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킬 때만 받으면 그만이니, 정말로 주는 건 없이 받기만 하는 능력이지.
그리 생각하니 이제껏 받아온 것들을 되짚고 싶어졌다. 그래서 화단의 잡초를 만져 보니 이전에 뽑았던 풀과는 달라도 살아 보겠다고 뿌리 내리고 있었고, 부실을 만져 보니 고통스럽거나 힘든 감정뿐만 아니라 즐거워하고 뿌듯해하는 감정들도 담고 있었다. 그 뒤에도 정말 이것저것 읽어 댔다. 그러면서 읽어도 되는 영역과 안 되는 영역을 구분하느라 고민하기도 하고, 읽어선 안 됐던 영역을 읽기도 했다. 어느 쪽이건 그 모든 정보는 내가 운이 좋았기에 주어진 것들. 온갖 대상에게 다 도움받을 수 있는 내 행운에 감사해야겠다.
>>215 우리캡 헤 호문쿨루스라는 걸 들키는 게 아이 부끄러 인 줄 알았는데 호문쿨루스인걸 들키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 거려나? 그럼 호문쿨루스라는 걸 이미 들켜서 그냥 달콤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파란머리 친구는 다른 방향으로 달콤하게 만들어야... (뭐가 됐든 달콤해라
>>219 서연주 오오오... 드디어 서연이 레벨 4 도달!! 축하해 >ㅁ<!!!(팡파레 폭죽 풍악 뭐가됐든 터뜨리고 울리기) 항상 느꼈던 거지만 비관할 만한 상황을 안 겪은 게 아닌데도, 마냥 비관만 하지 않고 적절하게 현실인식 하면서 좋았던 것들을 더 되새기고 감사히 여기는 서형의 자세 엄청 멋있다고 생각해'v'bb!
>>217 >>221 그렇다면 호문쿨루스는 달콤하게 못 만들지만 안드로이드인 적이 나타나면 존재자채를 달콤하게 할 수 있겠네!(유레카 꼬마짤
>>0 바이오 짓수와 사이버 테크가 뒤섞인 격전, 격전, 격전. 그 이쿠사 배틀은 결코 길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명백히 트리스트람의 능력 밖···! 한계선 바깥의 상황에 실제 목숨을 걸고 거친 몇 차간의 간합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성운은 한계에 내몰렸다. 성운이 아무리 지금까지 받아온 커리큘럼의 특성상, 삼도 리버의 강가 산책에 빗댈 만한 한계선으로 내몰리는 일이 다반 인시던트이기에 이런 한계 상태에 익숙하다고는 하나, 또한 시의적절하게 엔트리한 영희=상의 포톤 레이저 짓수에 힘입어 일차적인 이쿠사가 마무리지어졌다고는 하나, 결국 지금의 이 상태가 마치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위태로운 상태임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영희=상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일각도 허락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디스트로이어의 엔트리···! 이 세상이 위아래로 뒤집혀서 자신을 짓누르는 것만 같은 중압이, 트리스트람의 임계에 달한 육신을 쇄도해온다!
그러나, 버틴다!
“소음이 너무 커서 잘 안 들렸죠.”
천군만마가 쇄도하고 지나간 것만 같은 뉴런의 기저에서부터 다시 형용할 수 없는 방정식을 끌어올려, 뼈대를 세운다! 쓰러지지 않고, 두 다리를 땅에 붙인 채로 디스트로이어를 직시한다! 그리고 또박또박, 한 마디씩 다시, 트리스트람은 자신의 입 밖에 내었던 말을 되새겨 다시 한 번 더 디스트로이어에게 전한다!
“「도망치세요」 라고 했어요. 당신이 휘말릴 이유가 없는 일이고, 위험하기도 하니까요.”
말인즉슨 정론이다. 디스트로이어가 그 지휘관으로 있는 부대, 헌터의 직무는 인첨공의 비밀을 외부로 유출하려고 하거나 인첨공을 탈출하려는 내부자를 색출 배제하는 것이다. 인첨공의 내부에서 내란을 일으키는 테러리스트들이 인첨공 외부로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 것이 아닌 바에야, 헌터가 명령 없이 그들과 교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거기에 퍼스트클래스는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졌음에야 오죽하랴.
위험하다는 말 또한 정론이다. 저 대능력자 미사일에서 발사된 마이크로 로봇들이 커패시티 다운을 송출하는 기능이라도 있으면 어쩔 참인가? 제아무리 인첨공에서 세 번째로 강한 디스트로이어라고 해도, 커패시티 다운으로 꼼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저 로봇이 발사하는 레이저에 직격당하면 그 자리에서 즉사를 피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그것은 트리스트람 또한 마찬가지다.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레서 닌자와 아치 닌자 수준의 격차에 미루어 생각하면, 그가 더 위험했으면 위험했지 덜 위험하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그 때에는 디스트로이어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었으리라.
그럼에도 트리스트람은 첫 번째의 정론에 의거하여, 그 이성과 합리를 뒤로 밀쳐두고, 원칙과 신념에 충실하기로 한 것이다. 원칙과 신념은 때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기도 하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휘말리게 만든 건 사과드릴게요. 거기 계신 줄은 몰랐네요.”
트리스트람은 숨을 골랐다.
“그리고, 영희야······”
그리고는, 그제서야 위에서부터 엔트리한 영희=상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직도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중압감을 뒤로하고, 힘겹게나마 웃어보인다.
리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내_곁에서_떠나지_마_를_말해보자 : "...그냥, 그냥 안 가면 안 돼...?" "왜 떠나야 하는데? 그럼, 나는 어떻게 하고?" "...아니, 아니다. 가도 괜찮아. 대신 나도 같이 가. 그럴 수 있잖아. 꼭 혼자만 가야 하는 거 아니잖아." "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옆에 계속 있을 자신이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먼저 떨어지려고 하지 마... 제발..."
공포게임_방송하는_자캐 : 게임이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실물 아니면 얼추 무난하게 봄 (조.온.습이 갖춰진 귀신의 집 예외) 근데 막 갑툭튀를 한다? 이건 소리 한 번 지르고 "아 놀랬잖아🥺" 한 다음에 도로 스진함 근데 밤에 생각나서 괜히 뒤척거릴 수는 있을거 같다 "다 가짜인거 아는데 왜 무섭냐고!" 하면서 방에 불 다 켜버림
자캐가_연애를_하고나서_달라진_점 : 행복해졌어요!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느끼는 중이지🤔 좋은 쪽의 감정은 당연하고 질투라던가 여러 의미의 긴장감이라던가 독점욕이라던가 간이든 쓸개든 다 빼주고 싶은 마음이라던가 보증 서달라고 하면 서줄 거 같은 mind (안됨)
욕심도 좀 더 늘었나... 이 사람의 미래에도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 묘하게 미래를 자주 그리게 된다고 해야 하나? 연초까지만 해도 사실 그런거 좀 없었거든. 레벨 업이라는 목표는 있었지만 살아가고 싶은 미래가 어떤 모양인지는 희미했는데 지금은 많은 가능성을 고려 중이래
흠... 그리고 연애 시작하고 박호수 때려잡은 이후로 어떤 종류의 우울감은 꾸준히 내려가는 중 좀 더 스스로를 아낄 줄 알게 되엇다. 커리큘럼도 옛날처럼 스스로 갈갈갈하다가 쓰러짐! << 이런 것도 안하고 이번에 머리 지지는 것도 랑이 피드백 받아서 바로 연구원한테 말했으니까
그리고 수경이 해시도 지금봤는데 흠... 🤔... 오수경이도 사실 상황의 피해자지... 로벨의 욕심?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만 아니었다면 존재 자체로 죽을 수 있었거나 운좋게 살아나 그 자체로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심란하네... 수경이는 수경이대로 이쪽은 이쪽대로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도플갱어의 법칙이 그리 놔두지 않을듯하고
서성운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연애를_하고나서_달라진_점 다 일컫기 힘들다 너무 많은 것을 보았다 함께 바라보는 원두막 아래에서의 여름 밤바다 인첨공의 장벽 위로 떨어지는 석양에 물든 연인 다음 날 맞이하는 아침 햇살 속에, 두 사람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 메신저로 전해진 글자 몇 자가, 그 몇 자가 뭐라고 마음이 이다지도 간질간질해지던 순간 짓궂은 장난에 앙탈도 부리고 토라진 체도 하며 주고받는, 조그만 온기의 파편같은 나날들
누군가의 손끝에 남은 상처 하나가 자신에게는 팔 한 쪽이 잔인하게 난자당한 것만큼이나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부딪쳐도, 돌이키거나 막을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 자신이 건네주는 마음과 건네어받는 마음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는 사실 그 무엇을 하더라도, 자신은 허락받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결코 그의 것이 아니며 「함께이기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까지
너무 많은 소중한 마음들이 생겼다 살갗을 뚫고, 날개깃이 나고 있다
자캐의_내면세계_풍경은 무한히 펼쳐진 폐허 도시 도시 덩어리들들이 부유섬처럼 도시들 위를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하나같이, 따스한 광채에 휩싸여 심록이 웃자란 채다 그런 도시가 몇 층이고 몇십 층이고 몇백 층이고
자캐의_부정적인_감정을_감당하는_방법은 가장 미련하고 어리석은 방법이다 쌓아두고, 참고, 견딘다 자신 하나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 그러고 나면, 이 힘듦도, 마침내 풍화되고 퇴색되어 사라지겠지 지금까지는 꽤 많이 그래왔다
2학년 3반 윤성훈, 나이는 18세, 목화고등학교 재학, 안드로이드 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며 연구원의 기로도 밟고 있는 레벨 2의 일렉트로키네시스 능력자. 그는 비록 레벨 3의 문턱을 밟지 못했지만 그의 담당 연구원은 능력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새로운 기로를 추천해 주었고, 안드로이드 공학과 연구원의 기로에서 특출난 재능을 찾을 수 있었다. 학우들이 이따금 너는 기계를 잘 다루니 고장 난 것 좀 고쳐달라며 전혀 상관없는 것을 가져와 곤혹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을 제외하면 무난한 교우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묘한 점이라면, 그의 교우관계는 모두 연구원 지망생이었다. 일반 학생은 인첨공에서 연구원이라는 자리를 희망하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만의 무리에서 살아갔다. 자신을 떠받드는 인간, 출중한 재능, 삶……. 성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타 학생들은 그를 괴짜라 평했고, 혹자는 오만한 녀석이라고도 했다.
그런 그가 학교에서 자신이 레이브라고 밝혔을 때, 학생들의 의견은 반으로 나뉘었다. 진실이다, 혹은 저 괴짜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성훈은 당당히 안드로이드를 가져오겠다 했고, 시간이 흐른 오늘, 2학년 3반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막론하며 우글우글 문전성시를 이뤘다.
"진짜야?" "헐, 레이브 작품 나 본 적 있는데 진짜 저렇게 웃어!"
평온하게 미소를 짓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안드로이드를 보고 제각기 의견을 나누며 레이브다, 레이브가 아니다로 열띤 토론을 나누고, 성훈은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선생님이 수업이 시작됐다며 어서 가라고 내쫓고 나서야 한차례 조용해졌지만,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은 우르르 몰려왔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대다수의 학생들이 급식실로 이동하고, 성훈은 편의점에서 사 온 샌드위치를 꺼내들었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성격과 더불어 안드로이드에 못된 짓을 하는 학생이 있을까 노심초사한 탓이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을 적, 누군가 텅 빈 교실 문을 열었다.
"응?"
성훈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얼굴에 낀 인식 저해 노이즈, 길다 못해 무릎 끝에서 살랑이는 무지막지한 길이의 창백한 앵화색 머리카락, 교복 위에 걸친 화려한 외투……. 저 외형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3학년 선배 중에 저지먼트가 있는데, 이따금 담배를 태우는 것이 보이는 양아치가 있다고. 그 선배는 독심술사인 데다, 엘리트인 것만 믿고 산다며, 생기부만 채우려고 활동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고 연구원 지망 동기들은 툭하면 험담을 했다. 자신들처럼 연구직이 없었더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면서! 이명이 이시미란다. 저번에 성하제 때 꿈틀거리며 춤을 추던 꼴이 딱 어울렸노라 자기들끼리 낄낄대던 순간이 떠올라 등골이 섬찟했다. 성훈은 제대로 씹지 못한 첫 입을 꿀꺽 삼켰다.
"여,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 서, 설마 안드로이드를 부수려고? 그런 건 아니겠지? 저지먼트잖아. 그렇지만 양아치라고 했는데……. "……아, 레이브의 작품을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식사 중이었군요. 방해가 된다면 나중에 보러 오도록 하지요……."
태오는 손을 고이 모으고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려 했다. 성훈은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아, 아니에요. 보셔도 돼요." 생각보다 불량하지는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을 까딱이자 대기하고 있던 안드로이드가 우아한 걸음과 함께 사뿐사뿐 걸어왔다. 고이 기른 검은 머리카락과 깊은 녹음을 담은 듯한 녹색 눈동자, 그리고 수도사와 같은 옷차림의 안드로이드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태오와 눈을 마주했다. 태오는 그런 안드로이드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고, 성훈은 시끄럽게도 속내를 울려댔다.
"편하게 먹고 있어요……. 손 대지 아니할 테니." "ㄴ, 네."
너무 가까이 가면 안 되는데! 저러다 망가지면? 손 대면 안 되는데! 고가의 장난감을 사촌 내지 조카 앞에서 들킨 삼촌의 심정처럼 불안한 기색을 뇌에 직격탄으로 꽂던 성훈과 달리, 태오는 평온하게 안드로이드를 훑어보았다.
"작품명은…… 무엇인가요." "《기도》요."
안드로이드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정자세로 있었고, 태오가 움직일 때마다 눈동자를 굴리긴 했으나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하던 태오가 입을 열었다.
"4세대 P 시리즈 모델이군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귀 부분의 마감 처리를 보아하니 머리카락은 기존 에셋을 쓴 것 같고요……."
성훈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어떻게 알았지?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뜬 성훈을 가뿐히 무시하고 안드로이드에 집중한 태오는 잠시 실례, 하며 안드로이드의 안구 부분에 눈을 마주치듯 한참 시선을 마주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사용된 칩은 PLA-18267a군요……. 최근 작품에서 PLA 시리즈 칩을 사용했지요. 해방이었던가요." "맞아요!! 해방에서 PLA-19165c를 사용했어요! 대체 어떻게 아신 거예요?!" "이런 쪽에…… 관심이 있어서요."
태오는 느릿하게 걸어오더니, 노이즈를 끄며 허리를 숙였다. 시선을 마주한 성훈은 쭉 찢어진 눈동자에 잠깐 떨었지만 이목구비를 훑어보고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귓가에 속삭일 적엔 먹던 샌드위치의 오이가 무릎으로 툭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다만…… 레이브 흉내를 내고 싶었더라면 페이셜 인식 값을 조정했어야지요. 여럿이 보는 거면 가만히 있어도 티가 나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소수의 인원이 있다면…… 어설프게 타인의 안면 센서와 동기화해서 표정을 바꾸고 있다는 걸 금방 들킬 텐데도요……." "……!"
성훈은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귀까지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들켰다! 대체 어떻게 안 거지? 당황스러운 듯 말을 잇지 못하는 성훈과 달리 태오는 느긋하게 무릎의 오이를 집으며 허리를 세우고 다시금 작품을 바라보다, 쓰레기통에 툭 던졌다.
"다만…… 작품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겠어요…… 아름다우니 말이에요. 검은 머리는 죄를 상징하고, 표정은 참회를 드러내고 있어요……. 실로…… 좋은 시도라고 보아요……."
하교 종이 울리고, 가방을 챙기던 태오는 오늘의 남은 일과를 되새겼다. 순찰이 없다. 돌아가서 수행평가를 하고, 《순수》의 칩을 마저 손을 보고, 남은 시간에는 서휘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면 되겠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선 태오는 누군가 반에 들어오자 시선을 마주했다.
"저, 선배."
성훈이었다. 성훈은 외알 안경 너머로 비치는 눈을 애써 마주하려 들더니, 심호흡을 하다 단어를 뱉어냈다.
"드,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시간 좀 내주세요!" "……." "시, 싫으시면 어쩔 수 없지만……." "좋아요. 학교 밖으로 나가죠. 대화 장소는…… 내 맘대로 골랐으면 하는데."
태오는 속내에서 들려오던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죄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인 태오는 성훈이 뒤를 쫓자 옆에서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였다. 성훈은 그 상황에서 한 마디도 없이 불안한 기색과 함께 뒤를 따를 뿐이었고, 목화고 학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카페에 도달했을 적에야 눈을 크게 끔뻑일 뿐이었다.
"음료는 내가…… 사도록 하지요. 할 말이 있는 듯하니……." "아, 아니에요, 제가, 살게요." "선배가 후배에게 사준다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세상에~ 언제 그리 꼰대가 됐어? 됐고 둘 다 앉기나 해. 사람도 없겠다, 한 잔씩 돌릴 테니까. 학생은 자몽 좋아해~?" "조, 좋아해요……." "그래 보여~ 그럼 누나가 맛있는 거 해줄게~ 탱탱이는 그냥 커피 마실 거지~? 차가운 걸로, 원두는 산미 있는 걸로?" "부탁할게요……."
카페의 점장으로 보이는 양 갈래로 땋은 머리의 여성은 태오와 아는 사이인지 너스레를 떨었고, 태오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구석진 자리를 향해 앉았다. 성훈 또한 머뭇거리다 맞은편에 앉았고, 잠시 우물쭈물 댔다.
"……그래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뭘까요." "그게, 그, 그러니까."
성훈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레이브가 아니라는 걸 들킨 것이 두려웠다. 이대로 말하지 말아 달라 하는 건 비굴하고, 그렇다고 레이브가 아니라고 고백하는 것도 경멸의 시선이 돌아올까 두렵다. 이미 알아챈 사람이지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니 심장이 마구 뛰었다. 저 선배가 말해버리면 다른 학생들이 다 나를 그럴 줄 알았다며 단체로 미워하지 않을까……. 불안해할 적, 태오가 먼저 서두를 뗐다.
"레이브는……." "ㄴ, 네!" "모든 작품에서 강조하지요……. 작품은 작품이고, 작가의 삶이 녹아있는 것이라면 그만큼의 경의를 표해야 하노라고…." "……." "예술가와 관람객은 같지만 달라요……. 관람객은 작품을 제각기 평가하지만, 예술가는 작품을 제각기 담아내지요……. 시선이 아무리 달라도, 그 사람의 예술인 법……. 인간이란 본디…… 서로를 어떻게든 끌어내려 자신과 동급으로 만들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가 있다고. 아니한가요." "그, 그렇죠."
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전에 레이브가 sns에 짤막히 글을 올린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인간은 무언가 특별하다면 그 특별함의 의미를 자신 또한 갖고 싶어 하고, 쥘 수 없다면 낙담하면서도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자신을 올리거나, 타인을 내린다고. 혹은 타인을 올리며 그 의미를 달리 새긴다고. 그렇기에 창작은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것은 겸허히 받들어야 하노라고, 그 길이 어렵다 해도 예술이란 것은 언제나 어려웁고 쉬운 일이라고. 태오는 커피와 스무디가 나왔을 적, 스무디를 앞으로 밀어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후배님이 레이브를…… 동경하고, 그 모습이 작품에 녹아든 것을, 넘어서…… 레이브 그 자체가 되고 싶은 것은 알지만, 후배님은 레이브가 될 수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저, 저 같은 건 레이브에 묻히는걸요. 안드로이드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래요! 레이브에 비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래서, 저도 레이브처럼 되고 싶어서, 그러니까─" "인간이란…… 한철 봄날과 같이 실로 덧없는 존재이나… 덧없음 뒤로 영원히 남을 흔적을 새기는 존재들이…… 어찌하여 스스로의 색채를 부정하나요." "!" "레이브의 색이 아니라, 네 색이어야지요. 레이브라면 새로운 색채를 축복하고 경의를 표할 텐데도." "……."
성훈은 손을 꼼질거렸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 "다들 제가 레이브가 아니라고 밝히면 끔찍한 시선으로 볼 텐데……. 거짓말쟁이라고, 그럴 건데." "너는…… 어리고, 악의가 아닌 솔직한 심정이 있으며, 네 작품이 있잖아요." "……." "그들이 무어라 하든 네 작품이 있고…… 솔직하게 말을 해요……. 미워할 사람은 끝내 미워하겠지만…… 용기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니……. 미움에 연연하여 봤자, 네 노력을 미워하지는 아니할 쪽에 연연하는 것이 심사에는 능사일 터이니……." "……." "
그렁그렁 맺힌 눈물에 태오는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빨대로 쭉 빨아 마시고는 냅킨 몇 장을 밀어주었다. 느껴지는 속내는 안도감과 아직 해소되지 못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가득하지만, 앞으로 알아서 할 일이지. 태오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한참을 기다리다, 이내 얼음만 남은 커피를 뒤로 푹신한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가, 감사, 합니다. 그러니까." "됐고…… 얘기해 봐요. PLA-18267a 칩에 어떻게 페이셜 인식을 시켰는지." "……!"
성훈은 눈물을 닦더니, 용기 있게 입을 벌렸다.
"칩의 코드를 손댔어요."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다.
두 사람은 카페 마감시간이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모델 코드까지 외워가며, 그게 뭔데 씹덕아 소리가 절로 나올 오타쿠적 대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차례도 끊기지 않을 정도로, 서로가 안드로이드에 진심이었다. 태오 또한 상황을 파악하고는 황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화한 적이 있었나? 단 한 번이라도? 대화가 너무나도 길었다. 페이셜 인식부터 시작해서 안드로이드 모델의 모질게 대한 고찰, 인조 피부에 대한 재질 논의, 메트로폴리스에 있다는 안드로이드를 꼭 보고 싶다며 눈을 빛낼 적에는 본인도 보고 싶다 맞장구를 쳤고, 칩셋의 파라미터 UI에 대해 불만을 쏟아낼 적엔 끝도 없는 공감이 이어졌다. 카페 청소를 도우라며 여인이 바락바락 태오를 붙잡는 통에 배웅은 하지 못했지만, 성훈은 한결 후련하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태오는 손을 대충 흔들어주고는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고개를 돌렸다.
"도련님 말 그렇게 많이 하는 거 처음 봐~" "나도 처음이에요……." "세상에, 도련님 목 나갔어!" "……." "그래서, 정말 저 애한테 조언해주고 싶어서 대화를 한 거야~? 천하의 도련님이?" "예술가, 이니까요……." "세~상에, 사람 피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 저런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애한테 예술론 전파하는 거~ 라바나는 무섭다~" "글쎄……. 다른 것도 있지만, 굳이…… 쓸만한 패도 아니고, 파봐야 해서요……." "그러니까~ 청소 돕고 가! 혼자 하기 귀찮아!" "뻔뻔하기는." "커피값, 노동 값~"
다음 날, 태오는 아침부터 조례 시간 직전 바나나우유를 사들고 부리나케 달려온 성훈을 보며 눈을 끔뻑였다.
"혀, 형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하……?" "할 수만 있다면 평생 형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대체…… 어째서죠?" "형님은!! 전기 신호로 이루어진 자극이 얼마나 거센지 알려주셨으니까요!! 어제, 그런 방식으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처음이어서……!!" "잠깐, 사람들이, 오해하ㄱ─" "사실이잖아요!! 저야말로 오해 때문에 형님의 진가를 몰라뵀습니다!! 그 짜릿하던 순간을 평생 기억에 새기고 형님으로 모시게 해주세요!!"
뭐야? 전기로 지졌나? 현태오라면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생각이 들려오자 태오는 이마를 팍 쳤다.
문제 하나하나 가르치지는 않음. 먼저 2~3회의 테스트부터 해서 수준을 평가하고, 어디가 부족하고 어디는 이미 충분히 학습됐는지 확인함. 학생의 수준과 부족한 부분을 분석한 결과에 맞춰서 개념과 문제를 뽑아내서 학생을 가르침.
방향만 가르치고, 걸어가는 건 학생의 몫이라며 학생이 스스로 문제 풀 동안에는 핸드폰 하면서 놀고, 모르는 거 있을 때만 간간히 풀이해주는 수준. 부모님이 보기에는 시급이나 루팡하는 강사놈으로 보임. 정말 여유가 될 때는 치킨이나 짜장면까지 시켜서 같이 먹음.
학생따라 성과가 갈림. 공부할 의지가 강한 학생이면 엄청난 성적향상을 보이지만, 의지가 없는 학생이면 짤림.
자캐의_공부와의_거리는
지금은 멀다.. 엄청나게 머어어어얼다아아아.. 지금은 공부를 놓은지 얼마 안 됐는데도 현재 중등수학도 제대로 못 푼다.
자캐의_의외의_재능
프로듀싱에 재능이 있다. 본인은 악기를 엄청 못 다루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 비트메이킹부터 시작해서 음원의 총괄적인 구성, 그걸 넘어서 무대까지 총괄하는 재능이 있다. 그런데 이 환경에서는 죽었다 깨도 이런 재능이 있다는 걸 모르겠지.
1. 『날 잊으면 안돼』 “···저기” “알아, 잘 알고 있어, 나한테는 과분한 욕심이라는 거” “그렇지만, 저기” “부탁 하나만 들어줘” “상자 하나만 그려줘” “그리고, 네가 갖고 있어줘”
2. 『이제야 말하구나』 (문장이 애매하게 느껴지기에, 이제야 네게 말하는구나로 해석합니다.) “···응, 이건 바보같은 내 이야기야. 입을 다물고 있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이 일은, 차라리, 차라리 해결되지 않기를 바랐거든··· 그걸 네게 어떻게 말할 수 있었겠어···” “그렇지만, 미안해··· 이젠, 참기가 어려워서 그래”
3. 『곁에 있어줘』 (성운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곤 당신을 바라보았다.) (뭔가 말하려 했다.) (말하지 못했다.) (대신, 성운은 얼굴표정을 다잡고는, 편안히 웃었다.) (이해심 많은 다정한 연인.) (그 정도로,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야 해. 제발.) “···가. 네가 가야만 할 곳이 있잖아. 나는 걱정하지 말고···” (그러니까, 제발, 이제 와서 꼴사납게 눈물 흘리지 말아줘.) “잘 가. 또 만나.”
학생이 노력 안 하면 본인도 짤릴 거 직감하고 부모님한테 '아드님은 공부할 의지가 없습니다.'하고 바로 나갈 듯ㅋㅋㅋ 프로듀싱은 댄스부나 보컬부 공연 준비하는 장소 지나가다가 '조명이 너무 밝은데..' '저 부분에 굳이 화음을 넣어야 할까..' '바이브레이션 잡는다고 많은 걸 놓치는데..' 라고 속삭이다가 부원들이 들어야 재능 개화할 듯ㅋㅋㅋ
>>331
나중에 애 키울 때도 아내한테 '아ㅋㅋㅋ 애들은 알아서 둬도 잘 큰다고!!' 이럴 애임ㅋㅋ!!
ㅋㅋㅋㅋㅋ문제?는 진이가 모브 주제에 주체의식이 너무 큼 학교를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이쁜아! 하고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이자식 독립시도 하는건가(?)
>>338 음- 혜우적으로는 아닌데 혜우주적으로는 그렇긴 하지 아무래도 썰전의 후유증이 아직 남았으니까 그게 반영되서 그렇다고 생각해 진단이야 뭐 썰풀자고 하는거고 성운주도 그렇다고 생각해서 쓴거랬으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만약 성운이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거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해보는게 어떨까 싶긴 하네 자꾸 안될거야 아닐거야 지레짐작하고 물러서지 말고
>>344 크아악매워(혀 화르륵) 주체의식ㅋㅋㅋㅋㅋ 아 그거 공감 어디에서 튀어나와도 안 이상한 애들 가끔 있지 막 자기맘대로 움직이고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독립시도인가... 안돼 이놈아...(?) 그거 튀어나오는대로 튀어나오게 하다보면 언젠가 후 잘 놀았다 만족 하고 들어가기도 하더라 "즐겨"(??)
>>345 아이바보들머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채영이 어이없어서 😑 하고 보다가 교탁 쾅 치고 뒷담까면 되겟냐안되겟냐 콱씨확마 한번만 더 그러면 니네 다 꿈틀이로 만들어버린다 이난리칠듯 그리고 선생님께 끌려나가고... So sad...
>>348 >>레벨몇이냐 싸움잘하냐<< 이거너무웃김 서한양씨 인첨공 내에 당신보다 레벨높고 싸움 잘하는 사람은 얼마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남친 시작부터 개큰위기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좋네 딸바보아빠... 남친씨 분발하셔야겠어😌😌 마틸다의 따님을 원한다면 그정도는 해야제!
>>362 아니 이거 가볍게 보면 과보호아빠인데 지금 저지먼트가 겪는 일이랑 인첨공 치안 실태를 보면 한양이 행동이 이해가서 웃다울다 중임 미치겟네 와중에 스케일 커ㅋㅋㅋㅋㅋ 따님 친구랑 논다고 조금 늦은거면 아빠가 그렇게 찾은거 알고 눈 땡그래질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귀엽다... 우당탕탕 서한양 가족 일상... 🤭🤭🤭 헤헤넘귀여워 아들하나 딸하나 있는것도 궁금하네... 한양이 강쥐들도 그렇고 묘하게 아빠가 퍼컬이란 말이지 아빠롤이 잘 어울리는 고삼소년 이거좋네요(?)
1. 『나도 너 싫어』 -칠라 “─이야기가 빠르겠어요. 다행이에요.” “그것과 별개로 공적인 현장에서 팀워크에 사적 감정 끼어드는 일 없었으면 해요. 저는 안 그럴 테니까,” -설표 “당신같은 인간과도 통하는 게 하나는 있네.” “···서로 협력할 땐 협력하는 저지먼트 동료. 그 외에는 접점 없는 사람. 당신과 내 관계, 그쯤으로 해두자.”
2. 『날 두고 가지마』 -칠라, 수긍 “···저기이. 그렇게 무슨 비련의 주인공처럼 붙잡지 말아줘.” “그러면, 같이 갈래? 그렇게 재밌지는 않겠지만.” -설표, 수긍 “···그러자.” “까짓거, 안 가도 돼.” -칠라, 부정 “···나도 정말로 그러고 싶지만.” “이대로 네 옆에 있고 싶지만···” “저기, 다녀올게. 빨리 다녀올게. 그러니까··· 기다려줄래?” -설표, 부정 “······가야만 해.” “···약속 하나 할까.”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약속.”
3. 『떠나지 마』 -칠라, 수긍 “······그래도, 그래도 괜찮겠어?” “내가 계속 있어도······ 괜찮겠어?”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예전처럼 다시 내 손을 잡아줘. 날 안아줘······”
-설표, 수긍 “······” (한숨.) “···내가 왜 떠나겠어.” “너 감당할 수 있는 게 나밖에 없는데.”
>>40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설표 표정은 딱 저렇겠다 생각해보면 초기 친구선관이었던 캐하고도 그 정도로 편하게 지내진 않았구 희야를 대하던 법=성운이를 대하는 법이라는 감각으로 돌리기도 했었으니까 태오 때 워낙 굴곡이 많았어서 그게 선뜻 매치가 안 된 거라고 생각해 성운이랑 혜우 사이에도 일이 좀 많았어야지 응
근데 차이는 있어 성운이를 '오빠처럼 편하게' 느끼고 있지만 '연애대상인 이성'으로 확실히 구분짓고 있다는거 그걸 그냥 지 안의 기준으로만 나눠놓아서 오해가 생겼나본데 ㅋㅋ 고양이는 원래 그렇다고 합시다 (발라당)
>>406 칠라는 왠지 싫은 표정이 상상이 잘 안되죠. 아 희야를 대하던 법을 상당부분 대입한 거였었군요... 어쩐지!(?)
확실히 그 구분이... 성운이 쪽과 제 입장에서는 잘 체감이 안 되더라구요. (태오와의 삼각관계에서 생긴 굴곡도 굴곡이지만, 희야 대하듯 했던 게 더 큰 원인일지도요?) 이런 걸 구분 안 짓는 게(제가 보기에는) 또 혜우 고양이다운 성격이라면 고양이다운 성격이니- 하고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확실히 말씀해주시니, 한결 더 편한 마음으로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성운이는 한동안 오해하게 둬야겠어요. 이런 건 캐들끼리 푸는 게 맛남...(?) (복복복복 뵥뵥뵥뵥.)
어제자 진행에서 빨간머리 애가 보여줬던 능력인 리플렉트 프리즘이, 제가 처음 시트를 낼 때 캡틴과 능력을 조율하던 과정에서 제가 원했던 능력들 중 하나와 비슷하더라구요. 당시에 제 설명능력이 바닥을 쳤던 통에(정확히는 말이 너무 많았던 통에) 중력조작 능력을 얻게 됐지만, 제가 그때 설명을 잘 해서 성운이가 리플렉트 프리즘을 갖고 왔더라면 성운이 성격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네요.
>>>백치 혜우우라던가 완전 보송말랑햇살 혜우우라던가<<< 아니그건그것대로좋을것같긴한데 하지만여러가지로감당못할것같고 역시 지금의 혜우가 최고에요. (꼬옥)
성운: “으응··· 히히히.” (부시시 웃으며 얼굴 붉히다가) “으아앙?!” (눌림.) “그, 혜우야, 그······!!” (차마 자세하게 입밖으로 내지 못하는 칠라의 황급한 탭.)
>>415 한양주도 저랑 같은 처지네요... (아련)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 하루 같이 힘내요.
스토리끝나고.. 전방에서탱킹하느라 기진맥진해있는데... 회복해주면서번쩍들어올리기 (아침헛소리.) 혜우주의 말씀대로 혜우주 스타일이랑은 상성이 안 좋다거나 하는 것도 있지만 혜우주 손에 들어가면 백치미말랑햇살도 말랑햇살의 가면을 쓴 초잔망팜므파탈이 될것같아서ㅇ...........ㅛ 👀👀👀👀👀👀
새봄이가 쾌활한 웃음을 터뜨렸다. 토실이가 아예 춤을 춘다며 영상 찍어 주겠단다. 메이드 일 거들라고 만든 인형일 텐데 그런 재주도 다 있었네. 오히려 그래서 손님들을 만족시킬 비장의 애교 기능(???)도 들어간 걸까?
" ㅇㅇ 다 찍으면 보내 줘~ "
새봄이가 잘 찍으려면 어째야 하나? 엉거주춤 자세를 잡노라니 새봄이가 병연이가 말랑한 떡 같더란 얘기며 사극을 즐겨 본다는 얘기를 했다. 동아시아 사극이라면 우리나라 거 말고도 보는 모양이다. 그러다 룸메 얘기에 정신이 쏠렸다. 그러고 보니 새봄이, 그때 기숙사 방 하나를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서 퇴사당했지. 저지먼트 활동을 2주나 쉬어야 했을 만큼 레벨 상승 후유증이 컸고. 그리 무리했던 게 기숙사 퇴사의 여파였을까.
" 그때 그 일 땜에 무리했었어? "
" 기숙사 재입사는 안 된대? "
한편 테이블로 내려간 토실이는 병연이가 등에 기대도 된다는 듯 길게 누웠는데도 꼬리 쪽에 웅크려서는 귀를 부빗거렸다. 다른 데보다 꼬리가 맘에 들었나 보다. 저기가 제일 말랑폭신한가? 그 사이 새봄이는 편의점 먹거리가 든든했다고 말해 주었다.
" 가성비가 좋긴 하지. 여기 케이크 한 판 살 돈만으로도 이거저거 잔뜩 사니까. 든든했다니 보람 있다~ >< "
잡다한 이야기를 하는 사이 주문한 케이크와 음료가 나왔다. 생크림 케이크는 새하얀 크림에 뒤덮인 가운데 딸기알이 통으로 얹힌 표면도 멋지지만, 층마다 생딸기와 크림이 담뿍 들어간 게 다 보이는 단면도 기가 막히다. 커피가루가 소복하면서도 가지런하게 뒤덮은 티라미수도 단면을 보니 얇아도 촉촉해 보이는 갈색 케이크시트와 노오란 크림이 먹음직스럽게 대조된다.
폭풍 흡입을 안 하는 게 이상한 비주얼이었으나, 나온 화제가 화제다 보니 만지작거리던 티슈도 놓지 못한 서연이었다. 반면에 새봄이는 태연스레 토실이를 불렀고, 토실이는 귀를 쫑긋하더니 총총총 새봄이 곁으로 다가갔다. 그에 답례하듯 새봄이도 병연이를 만져 보라 권하자, 병연이 역시 서연의 손에 제 머리를 갖다댔다. 둘 다 낯가림이라곤 없네. 서연은 난처한 듯 싱거운 듯 웃다 좀 전에 토실이가 관심을 보인 병연이의 꼬리를 어루만졌다. 따끈말랑한 게 털이 없었다면 진짜로 갓 구운 가래떡 같았겠다.
그러고 물은 말에 답하려니 장난기로 가득했던 새봄이의 표정이 차츰 진지해졌다. 창피한 내용도 있고,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과정을 되새기긴 처음이라 목이 탔다. 아쉬운 대로 아아를 (빨대가 있었지만) 컵째 들이켰다. 뜨거운 걸로 안 시키길 잘했다.
겨우 한숨 돌리려니 새봄이가 차를 마시며 알려 주었다. 선배가 그때의 고백 멘트를 부끄러워했었다고. 하긴, 말해 주고선 무효랄 때도, 그 수박 씨가 공격을 멈춘 뒤에도, 선배는 무척 수줍어했었다. 하나같이 기쁘고 고마운 얘기에, 김서연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는데. 그때 선배의 표정과 목소리와 말투를 되새길수록 미소가 올라왔다. 케이크를 안 먹어도 달달했다. 새봄이 말마따나, 선배한테도 그때가 행복하게 남았길...
그 바람대로 됐노라 격려라도 하듯, 새봄이는 선배가 전보다 스스로를 돌보게 된 거 같단다. 다행이다. 새봄이 눈에 보일 정도면 맞겠지? 게다가 선배도 오맨들씨네 연구소 다녀오는 길에 비슷하게 말씀해 주셨었다. 그 말씀대로, 스스로를 돌보며 행복해지셨으면. 어쩐지 기도라도 하고픈 기분이 되어 두 손을 맞잡다가, 이어지는 얘기에 다시금 얼굴을 붉힌 채 아아를 컵째 들이켰다. 긍정적으로 봐주니 고마운데 뭐라 대꾸하기가 멋쩍었다. 아아가 넘어가는데도 목구멍이 홧홧했다. 그렇게 뻘뻘거리다 새봄이가 희망사항을 밝히고서야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서연이었다. 사랑하고 싶다는 꿈? 혹시?
" ...혹시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어? "
남에게 얘기하긴 곤란한 화제를 갑작스레 끄집어낸 모양새라 얼른 덧붙였다.
" 미안, 너무 갑작스럽지? "
/저야말로 늦었어요 새봄주!!!(털푸덕)(흐느적) 서연이의 티미를 받아주시느라 정성 들여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 >< 향상심, 또는 끈기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그 점을 포인트로 두고 있었는데 새봄이 서술에서 딱 그 표현으로 요약해 주셔서 감탄했어요@ㅁ@ 덕분에 서연이 티미는 풀 만큼 풀었으니 적당히 스루해주시고 새봄이 얘기 풀어주세요오오오(납죽)(굽신)
송편이다. 하긴, 송편을 먹을 때가 되긴 했는데. 학교에서 떡을 나눠주는 경우도 없진 않으니... 랑은 송편을 빤히 쳐다보다가 한 개를 집어먹었다. 그리고 바로 그러지 말았어야 했음을 깨달았다. 뇌에서 경보가 울렸기 때문... 물론 몸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게 아니었기에 한 박자 늦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랑은 세은과 함께 적당히 학교 안을 돌아다녔다. 이왕 로봇이 됐겠다 강철의 육체로 불량배들을 잡아 족
로?봇? 이 된 것 같다. 아마도? 일단 육안상으로 보이는 변화는 관절 이음새가 드러나는 걸 제외하면 없는 것 같지만, 여러모로 조금 딱딱하고 차가워진 거 같기도 하고... 눈도 평소랑은 달리 단단하다. 유리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냐고? 알면 다친다. (?)
"이게 뭐지... 삐리리 삐뽀 삐빅. 응? 삑."
그리고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게 하나, 아니 둘. 리라는 정수리에 돋아난 프로펠러와 목에 걸린 붉은 리본을 살짝 만져본다. 매듭지어진 리본 끝에는... 은색 방울이...
"......이거 저작권 괜찮나? 삐뽀?"
상업적 사용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법 이전에 기분부터가 문제다. 어떤 제정신 빠진 사람이—지금은 로봇이지만 원본은 사람이다. 사람이라고!—이런 걸 달고 다닐까. 들키면 평생치 놀림감이다. 리라는 주머니에서 포스트잇을 꺼내 길고 긴 연노랑색 목도리를 그려내고는 곧장 실체화시켜 목과 머리에 둘둘 둘렀다. 좋아. 로봇이니까 덥지도 않군. 완벽해!
>>576 리라주 헐........... 그 로봇이 되는 삠을 파란머리에게 쏘고 새봄이가 달콤하게 만... (이봐 그럼 살인이야!!!!!)
>>577 캡 학교가 아니라 연구소에서 붙이는군요~~ 그러면요, 현 시점에(???) 서연이네 연구원이 무기한 잠수탔다는 설정이라, 레벨을 측정해 줄 사람이 없어서 서연이도 서연이네 연구소도 레벨 상승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정해도 괜찮을까요? 이명도 연구원 복귀 이후에 정하고요👀👀👀
>>626 허이구 참으로 금이바라기여 금바라기 아주 머리에 해바라기 머리띠를 씌워줘야지 아주 어 예쁜 사랑 하라고 코롸
머 별건 아니고 서휘가 소위 말하는
서휘: 자, 네가 암부에 발 들인 이상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건 이렇게 될 거란다. (발치에 널린 신체 퍼즐 맞추기 세트)
충격요법이나 그 비슷한 무기력하고 오요한 저항꺾기 일절 없이 키웠더라면 현태오는 음기쾌남이 됐을 거임... 당장 민우한테도 "……실로, 안타까운 일이에요. 얼마나 저지먼트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여자친구 꽁무니나 따라다녔으면 약점으로 잡혔대요……." 같은 기력 없는데 말로 줘패기를 하던 현태오지만 음기쾌남 버전에서는 "어이! 네 깔이 얘기 들어줄 시간 줬어도 우린 없단 말이다. 주절거려봤자 인간들 추한 건 전부 똑같은데 특출나게 추한 새끼 되고 싶으신가? 덤비기나 하시지?" 할 걸...
평소엔 "응? 아하하! 그게 뭐람? 장난이 심한 거 아냐?"
하고 이리저리 유쾌하게 얘기하는데 사랑이나 고백 얘기만 나오면...
"알아? 인간은 전부 추하고 역겨운 거. 그 삿된 감정 하나 때문에 눈이 뒤집혀선 사리분간도 못 하고. 추잡하게 본능과 그 부산물을 찾아 헤매는 꼴이란…. 그런데 나도 인간이라서. 어, 그래. 나도 추하고, 역하고, 번잡스럽지. 그래서 난, 나를 몹시도 싫어해. 그러니까 너 같은 거 사랑해줄 여유도 없고. 나랑 대화했으면 알아챘을거면서 자꾸 그러네. 내가 널 돌아봐줄 리가 없는데." 하고 낄낄 웃을 놈...
그런데 그 기저에 자기혐오가 잔뜩 깔려서, 저 빈정거림이 사실 '나한테 너는 너무 과분해! 그러니까 다가오지 마! 너도 똑같이 추해져!' 같은 방어기제인...
>>644 그건 이제 서연이가 진짜 자발적으로 완전 불량하게, 진짜 대놓고 배째라 식으로 커리큘럼이나 그 외 연구에 협조하지 않을 때나 일어나는 일이고... 보통은 자동 시스템에 의해서 이체가 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잘 없긴 해요. 하지만 설정 자체는 자유니까 자유롭게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일단 디폴트 값은 저래요!
>>641 은우:무슨 소리야. 아직 안 넘겨줬어! 차기 자리만 발표한거지! 은우:작년의 나도 이 시즌에 부장은 아니었어! (도리도리)
>>637 ㄹㅇ 유죄 인정 이혜성 세금 2배로 내야 한다 생각함 이 죄많은 밈미야~!!!!(?) 하 트릭오어트릿 대비하냐고... 이런 면모까지 좋아 아직 선배님의 그 상냥한 면모가 남은 듯해... 그런데 요즘 캐해로는 혜성이가 와장창 저지먼트에게서 어떻게든 기 안 빨리려고 대비하는 것 같기도 함🤔 (이러기)
ㅋㅋㅋㅋㅋ아 금태양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섭남재질 좀 공감이 가... but 사치일 뿐이야! 보다 좀 더 음습하고 겁 많은 감정이면 좋겠어...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어딨다고. 이런 거... "음~" 하고 잔망스럽게 눈웃음 지으면서 발바닥 서로 맞붙인 채 앉고 있던 녀석인데 속내는 문드러진 그런 거 있자너 알지...? 막 ptsd나 그런 거에 시달리고 있어서 일부러 더 쾌활하게 활동하는 그런거... 집에서와 밖에서의 표정 다른 그거... 그래서 두 명에게 감겼을 때 집에서 정신 나간 듯이 "말도 안 돼." 이것만 3시간 반복해야 함(? 아~ 그뭔씹 알차다 왱알왱알(?
"히히, 네~! ...아! 이제 됐다." 동영상 촬영을 마치자마자, 새봄은 곧장 서연과의 톡방에 토실이의 춤 직캠 영상을 보내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음악도 적당한 거 넣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편집하면 그것도 형한테 보내줄게요!"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간단한 영상편집이 되는 세상이니 말이지~ 히히. 무슨 노래가 좋을까? 역시 백 레이더스의 Shooting stars가 찰떡일 것 같은데! 그나저나, 엄청 귀엽다. 아무 때나 짜란다 짜란다 하면 또 춤 춰주려나? ...에이, 그래도 리라언니 피조물이라도 안 지친다는 보장은 없으니 관두자. 병연이 쟤는 맨날 녹아있기도 하고 말이지~ 싱글거리면서 토실이를 보던 중, 서연이 룸메 이야기에 걱정스러운 듯한 기색으로 묻는 말에, 새봄은 멋쩍은 듯 헤헤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기숙사 벽 쿠키반죽 참말사건 말이죠? 네, 그 뒤로도 좀 이것저것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또 2주동안 쉴 일은 없을 것 같대요! 컨디션도 좋구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히히." "아무래도 그 때 사고로 공사를 크게 하셔서 좀 조심스러우신가봐요. 그래도 레벨 3 되면 다시 이야기하러 오라셨... 아, 잠깐만. 저 레벨 3이네요?"
깜빡 잊고 있었다! 아이고, 사람이 여유 없이 살면 이렇다니까~. 그러는 사이, 테이블 가득 케이크와 차가 차려져도 음료로 목만 채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서로의 애완피조물들도 오갔다. 귀를 쫑긋거리더니 통통한 다리를 움직여 총총 다가오는 얼룩 토끼인형의 앙증맞은 움직임에, 새봄은 무지중에 잔뜩 풀어진 낯으로 해실거리며 토실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보들보들하다! 똑같이 리라 언니표인데 뭔가 촉감이 달라. 좀더... 토끼털같은 느낌? 한편 병연은 난처한 듯 웃는 서연에게 애교라도 부리듯 까맣고 작은 눈을 깜빡이다 서연이 제 꼬리를 어루만지자, 냉큼서연의 손바닥에 제 꼬리를 맡기고는 테이블 위에 녹아내리듯 엎어졌다. 전자레인지에 너무 오래 돌려 녹아 늘러붙은 흰 떡처럼.
한편, 졸라서 들은 연애담에 대한 보답삼아 꺼낸 솔직한 이야기에 대한 서연이 흐뭇한 듯 행복해보이는 한 미소를 머금기도, 철현의 행복을 비는 듯 두 손을 맞잡기도, 그런 끝에 말 그대로 새빨갛게 익어서는 컵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는 것을 보며 새봄은 참지 못하고 히쭉 웃었다. 히~ 서형 재밌는 반응 보는 요령 알았다. 내가 느끼는 걸 있는 그대로 말해버리면 되는구나! 그럼 평소에 형을 흠모하는 점에 대해서도 말해볼ㄲ...
<clr saddlebrown tan>" ...혹시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어? "<clr>
그렇게 흉계 아닌 흉계를 꾸미던 찰나 고막으로 파고든 서연의 질문에, 새봄은 눈이 휘동그래졌다. 허를 찔렸다, 라는 게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보면 형들 연애를 주목하게 되는 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짝사랑하고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깨달음까지 사고가 미칠 즈음, 서연의 사과에 새봄은 히쭉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직전까지도 연애 이야기 하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네, 있어요. 히히. 짝사랑이지만요." "케이크도 나왔겠다, 먹으면서 들어줘요! 나도 감사히 잘 먹을게요, 히히."
그렇게 권하고, 새봄은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포크로 잘라 한입 배어물었다. 부드럽고 진한 고소한 크림 맛, 시럽에 촉촉이 젖어 폭신하고 달달한 시트, 시원한 딸기과육에서 터지는 새콤달콤한 과일 맛에, 요 전까지는 잘 정리하기 어려웠던 머릿속이 차근히 정리가 됐다. 음, 이제 말할 수 있겠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리라 언니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에요." "원래는 만날 일도 없었던 분인데, 성하제 날에 잠깐 우리 부실에 오셨거든요. 그때 처음 뵀어요. 목격했다! 에 가깝지만요, 히히." "당시에 좋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니고, 리라 언니 프라이버시도 있어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당시 거기 있었던 저지먼트 부원들 여러명이 그 선생님께, 무례한... 솔직히 좀 위협적이다 싶은 말과 행동을 했어요. ...저도 그 상황이 벌어지는 걸 막지 못했고, 벌어진 뒤에도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요."
저지먼트는,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었던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도 그 상황에서 잘한 건 없었다. 불의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만히 있었으니까. 이유가 무엇이든.
"그랬는데, 그 선생님은 겁을 먹으시지도, 흥분하시지도 않고, 어른답게, 담담하게 대처하시더라구요. 첫 목격이었는데, 그 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언젠가 꼭, 저런 어른이 되고 싶어졌구요." "그러다가, 제 원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 장기 휴가를 가시게 되어서, 임시 연구원 선생님을 모셔야 했는데... 딱 생각나는 분이 정인 쌤, 그 선생님인 거예요. 그래서 마침 선생님 계시는 연구소도 가깝고 해서 만나뵙고 부탁을 드렸는데, 수락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가지 계속 정인 쌤한테 커리큘럼 받고 있는데..."
"커리큘럼 받으면서 간간히 - 많지는 않지만 이야기 하기도 하고, 궁금한 거 여쭤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선생님에 대한 제 마음이, ...서형이랑 철형, 진형을 따르는 마음하고 다른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선생님이랑 더 가까워지고 싶고, 프로페셔널하고 멋있는 모습도 좋지만, 제가 농담할 때 어이없어하시고 황당해하시는 모습도 좋아서 더 장난치고 싶어지고, 좀 더 속 깊은 이야기도 하고 싶고... 또, 3년 뒤에, 선생님한테 연애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가능성이 엄청 낮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3년동안 잘 보인 다음에 고백해보라고 철형이 조언해줘서, 원래 계획은 졸업할 때까지 공과 사 잘 지키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지내다가 성인이 되면 고백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고민이 생겼어요. 제가 딴에는 커리큘럼 중에는 커리큘럼에만 집중하고, 커리큘럼 중이 아닐 땐 쌤이 좋다는 걸 적절하게만 표현하고, 그러면서 지내려고 했는데... 제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니까 티가 줄줄 나는 거예요. 제 마음이 티가 다 났다면, 정인 쌤도 담당 학생이 당신께 유다른 감정을 품은 것에 대해서 난처하실 수 있고. 그런데 지금 고백하면 더 난처하시진 않을까? 싶어서... 좀 오락가락한 상태예요, 헤헤."
...우왓, 잠깐만. 나 엄청 털어놔버렸잖아? 민망하면서도 열쩍은 가운데, 후련한 복잡한 마음에, 새봄은 이번엔 티라미수를 포크로 잘라 한 입 머금었다. 이상하게도, 티라미수의 맛이 이전보다 선명하게 느껴졌다. 달고,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맴돌다 사라졌다. 형이 사주니까 더 맛있네요! 라며 화제를 돌려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서연의 생각이 궁금해, 새봄은 가만히 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렸다.
//아이구야 고생했어! 히히 고생은~! 답레도 훈련레스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걸 이야기하거나 새봄이 입으로 표현한 거 뿐이라 무지무지 쉬웠어>< 그나저나 나도 서연주가 포인트로 둔 거 딱 짚었구나! 왕뿌듯하다>< 그리고 여기 새봄이 티미 대잔치 나갑니다 우하하하 엄청 길어져버렸는데 길이 부담없이 편한대로 적어주면 고마워><
모든 훈련생의 커리큘럼이 끝나고 텅 빈 훈련실 안, 새봄은 계란 한 판 - 포장지에서 꺼내 뽀득뽀득 씻은 뒤 김장에나 쓸 만큼 큼지막한 음식용기에 차곡 담긴 - 을 노려보며, 기지개를 켜고 눈을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나름대로의 준비운동을 마치고, 새봄은 훈련실 바닥에 양반다리도 아니고 괜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천히 정신을 집중했다. 매서우리만치 뚫어져러 가만히 계란을 응시하던 새봄은, 이내 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딱!
자그마한 소리와 함께, 락앤락은 두가지 식재료로 채워졌다. 반절은 크림처럼 뽀얗고 조밀하게 거품을 올려 흰 뿔이 솟은 머랭으로, 나머지 반절은 샛노랗고 몽글몽글하면서도 뭉친 곳 없이 매끈한 커스터드 크림으로. 그러나 새봄은 인상을 푸는 대신, 눈을 꾹 감으며 한번 더 손가락을 튕겼다.
딱!
제발 성공했기를. 연산을 마치고 기도하듯 속으로 읊조리는 찰나, 훈련실을 매운 바닐라 향에, 색다른 향이 끼어들었다. 달콤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향이었다. 새봄이 천천히 눈을 뜨자, 투명한 음식용기의 벽 너머로, 은은한 아이보리빛을 띤 머랭 시트에 커스터드, 흑설탕과 계피가루 약간으로 맛을 낸 바나나잼이 샌드되어 있고, 쿠키와 견과류를 부숴 만든 크럼블이 솔솔 뿌려진, 큼지막한 파블로바 케이크가 보였다.
"됐다!!"
새봄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깡충 뛰어올랐다. 그런 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서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형 서형~] [내일 학교 끝나고 부실에서 잠깐 만날 수 있어요?] [깜짝 퀴즈가 있어요><] [물론 상품도!]
서연이 새봄의 제안에 응해, 방과 후 부실로 향했다면, 새봄이 소파 앞 테이블에 하얀 가운데 초콜릿 소스와 이런저런 토핑이 뿌려진 케이크 한 조각이 올라 있는 접시 두개와 (부실에 비치된 커피머신에서 뽑은 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준비해둔 채 서연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서형 여기예요~!" "히히,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그래서 그 퀴즈란 게 뭐냐면요~ 짜잔!"
새봄은 장난스레 케이크를 가리킨 뒤, 잔뜩 기대에 차서는 초롱초롱 빛나는 분홍빛 눈으로 서연을 올려다보며 재잘거렸다.
"이 파블로바 케이크의 과거를 맞춰주세요~ 사이코메트리로요!" "이 케이크는 총 두번의 변신을 거쳤는데요, 처음에 뭐였고, 이 케이크가 되기 전에는 뭐였는지 맞춰주면 돼요~!" "상품은... 지금은 비밀이에요!"
>>651 얼떨결에 세금 납부하게 생긴 이혜성을 드립니다(어이없어하는 이혜성은 덤) 하지만 이혜성이 트립오어트릿에 대비 안하는 그림은 안그려지는 거 인정? >>와장창 저지먼트에게서 기 안빨리려고 대비<< ㅋ ㅋㅋㅋㅋㅋㅋ아 남이 해주는 캐해 존맛탱이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년까지만 해도 상냥한 선배님 마음으로 준비했을텐데 지금은 기 안빨리려고 수틀리면 냅따 뿌려버리고 자리 뜨려는 준비 만만일 느낌이긴 해ㅋㅋㅋㅋㅋㅋㅋㅋ
알지알지. 개떡처럼 말해도 찰떡같이 알지. 햐 그뭔씹썰 너무 맛있어서 야식으로 냠냠굿해버리고 말아~~~ 음 딜리셔스 미슐랭 오너셰프. 친구들 사이에서 방글방글 웃고 있는데 속내는 아; 귀찮; 이러는 느낌의 음기쾌남 현태오 맛있네(아니다) 말도 안된다고 3시간동안 고민했지만 이미 어딜 가든 두명 중 한명과 무조건 마주치고 이벤트 시작되고 호감도 올라가는거지. 라는 제목의 라노벨풍 연시뮬 게임 프롤로그네 이거(헛소리 중)
며칠간 모니터에만 매달려있던 그녀는 결국 퍼져버렸는지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의지한 채로 한손을 이마에 가져다대며 늘어졌다.
"어머, 벌써 GG치는 거니?"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말임다? 왠지 활동 다운 활동을 안하니까 찌뿌둥한 느낌이 들어여." "글쎄... 활동이라면 분명 지금같은 능력활용 훈련 외에도 많잖니?" "그런 걸로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검다..."
다른 손을 겨우 뻗어 휴대폰을 집어 열어봤던 그녀는 한동안 버튼을 꾹꾹 누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을까,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선 피식 웃어보였다.
"역시 학생은 학생이라고, 친구들하고 노는게 더 즐거운 거려나~" "반은 맞고... 반은 모르겠네여." "그런 것도 50%의 확률인 거니?" "그렇다기보단..."
열심히 딸깍이던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서 휴대폰만 계속 지켜보았던 그녀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을까,
"워리뮴이 부족함다... 암튼 그런 검다..." [그건 또 뭐래.] "희귀한 에너지원이에여... 과학적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불쑥 튀어나와 태클을 거는 여학생의 질문에 다시금 몸을 일으키며 대꾸하던 그녀가 다시금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몇번의 손짓으로 화면에 나열되던 문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머, 엄밀히 말하자믄 만날 여기에 틀어박혀서 아무도 못만나는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기분이 들어여." [...그거 당 떨어진거 같거든.] "그-렇슴까? 하긴, 요즘 단거를 잘 안먹긴 했지여?" "그럼... 최근에 괜찮은 카페 하나를 찾았는데 오늘 스케줄 다 끝나고나면 거기 가보지 않을래? 그쪽도 학생들 여럿이 모여있거나 데이트 장소로도 딱인거 같더라~" [...늘 생각하는 거지만, 대체 선생님만 아는 카페들이 몇군데나 더 있는지 모르겠거든...] "어른이 되고나면 자연스레 알게되는 거란다~" "...딱히 그런걸로 어른이 되고 싶진 않은 기낌임다..."
내겐 꽤나 나쁜 버릇이 하나 있었다. 관심이 없으면, 흥미가 없으면 내 의식이 그것과 관련한 정보를 알아서 걸러버렸다.
그러니 2학년에 자칭 레이브라는 학생이 작품을 가져왔다며 어디서 이름만 겨우 주워들었을 1학년생들이 시끌거려도 책상에 엎드려 노트에 낙서나 끼적였다.
슬슬 새로운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같은 생각이나 하다가 하교할 시간이 되서, 가방 들고 저지먼트 부실로 갔었다.
그리고 다음 날 등교해서 자리에 앉아 하품이나 느긋하게 하고 있었다. 오늘은 또 무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지...
"...야야야, 그거 들었어?" "아침부터 무슨 난리야. 뭔데?" "아니- 저번에 우리 학교에 레이브 있다고 막 그랬잖아-" "2학년에 윤성훈인가? 그 선배?" "응응, 그런데 그 선배가 방금 3학년 교실에 가서 형님이라 그랬대!" "꺄르륵 뭐야 유치해! 그런데 누구한테?" "그으게 말이지..."
한참 가십거리를 씹던 같은 반 동급생들이 나를 향해 눈치를 힐끔였다. 그 짭레이브라면 관심 없으니 내 눈치 볼게 있나 싶었지만,
저것들이 굳이 나를 살핀다? 거기서 뭔가 촉이 왔다.
나는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떠들던 애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네 방금 하던 얘기, 마저 해 봐. 3학년에 누구?"
딱히 위협은 아니었고 그냥 말만 해보라 한 건데 어쩐지 고양이 앞에 쥐 된 양 움츠린 걸 보니 뭐지 싶긴 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다 들었다.
흐음. 2학년, 윤성훈이라.
그 날 점심시간이었다.
어차피 식욕은 없었으니 가볍게 점심 패스했다. 교실에 앉아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몰려나간 학생들이 슬슬 들어온다 싶을 쯤 느릿하게 일어나 2학년 교실로 갔다.
반은 미리 들어뒀으니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반에 도착해 뒷문을 기웃거리다가 저어기 안쪽에 외알안경을 낀, 붉은 머리로 보이는 남학생을 발견하자 성큼 들어가 그 책상 앞에 섰다.
"선배가 윤성훈이죠? 아침에 태오 선배한테 형님이라고 했다던."
인사고 나발이고 생략한 채 대뜸 그 말부터 던졌다. 그리고 눈 가늘게 떠 윤성훈을 빤히 응시하다가 허리 굽혀 앉은 사람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하고선 툭 내뱉었다.
"야, 누구 마음대로 형님이래. 너 뭐 돼?"
그 말 하자마자 눈에 안광 켜진 듯 뭐라뭐라 말하기 시작한 상대였으나 책상 한 번 가볍게 차서 끊곤 흥, 하고 콧바람을 내쉬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어쩌고는 뭐 됐고, 학교에서 또 그 소리 들리기만 해 봐."
쥐도새도 모르게 팍 그냥.
끝말은 나즈막히 흘리곤 들어올 때처럼 성큼성큼 걸어서 교실을 나갔다.
그리고 곧장 조퇴했다.
학교가 어떻든, 시국이 어떻든, 밖으로 나와서 본 하늘은 푸름이 만연한 가을 하늘이었다.
참 신기하지. 여름과 비슷한 푸름인데 더 높이 보이니까.
"그치- 하늘 참 푸르지-" "우왁?!"
어느샌가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자, 진이 거기 있었다. 너무 놀라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입만 벙긋대고 있으니 입술 사이로 살짝 식은 붕어빵 하나가 꽂혔다. 반사적으로 그걸 우물거리며 언제 왔냔 표정을 지으니 진이 찡긋 윙크를 날리며 대답했다.
"우리 이쁜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지!" "...뭐에요. 스토커 같아." "그럴 지도 모르지만!" "와, 싫다."
영양가 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붕어빵을 먹었다. 하나 다 먹고 다른 하나를 받아드는데 진이 물었다.
"그래서 이쁜이, 연락도 없이 조퇴해선 뭐 하려구? 일찌감치 연구소 가게?" "으믐... 아뇨. 4학구 갈 거에요." "4학구? 미술관?" "음,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우리 엘레강트한 이쁜이가 갈 곳이 4학구의 대-미술관 말고 또 어디 있을까!" "시끄럽네요 진짜. 아무튼 갈 건데요. 진 씨도 갈, 어라." "이쁜아! 얼른 안 오고 뭐해!"
같이 가겠냐고 묻기도 전에, 이미 저쪽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서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손짓하는 진을 보며 참 나, 하고 중얼거렸다.
"이! 쁜! 아!" "아 가요-"
조금이라도 미적대면 클락션을 울려댈 것 같은 진의 기세에 살짝 빠르게 걸어가서 차에 탑승했다. 조수석에 앉아 남은 붕어빵을 얌전히 오물거리며 순전히 진 취향의 선곡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창 밖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바깥을 구경했다.
바깥과 구분된 차 안에선 리버티니 그림자니 제로니 하는 것들이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 있는 거라곤 붕어빵의 잔향과 정신없는 선곡과 그걸 따라부르는 진의 모창 뿐이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나는 이마를 짚으며 정색했다. 말이 어렵다, 자체도 있기는 했다만... 아무리 인첨공이라지만 이건 얽혀있는 일의 규모라던지, 성격이라던지 정말 복잡하기 그지없다.
죽은 줄 알고 대역인 수경이를 세웠는데, 사실 원본은 살아있었고... 원본은 자신의 대역인 수경이를 증오한다. 그래. 당연하겠지. 자기가 죽은 줄 아는 것 까지는 괜찮을거다. 조금 서운하겠지만. 하지만 자신의 대역을 만들어 세운다? 그건... 허, 서운함의 선을 넘었어.
"그럼 그 다음에는 너한테 달려있네."
나는 난간에 팔을 얹으며 말한다. 도시는 넓다. 사람도 많다. 말도 안되는 일도 일어난다. 안될 일은 없다. 무슨 일이든.
"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야. 다만, 이런 선택지도 있긴 해."
쉬운 일이 아니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선택지.
"도망쳐. 어차피 넌 어디로든 갈 수 있잖아. 그리고 너는 너대로 살아. 누군가의 대역이 아닌 오리지널로."
난간에서 멀어지며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지, 라고 덧붙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누군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삶이라던가, 비교당하는 삶이라던가. 그따위 삶을 살 바에야 나는 이 끔찍한 도시에서나마 내 자신으로 있고 싶었다. 다행히 천운이 따라 주어서 그게 되었지만.
웹박수로 저에게 '간접적인 반응 강요가 너무 지친다' 라는 메시지를 보낸 분이 계시는데.... 일단 제가 일단 최대한 볼 수 있는 시간대에는 계속 스레를 보고 정주행도 하고 있는데... 반응을 강요하는 이를 딱히 전 본 적이 없긴 한데... 그래도 제가 그렇게 못 느끼는 것일 뿐. 다른 이에겐 그렇게 느껴질만한 언동이 있었다면 저에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얘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확인 후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제가 공지를 하던지 이야기를 하던지 할게요. 그런데..일단 공식적으로 딱히 반응을 모두 다 하라고 한 적은 없고, 그냥 읽고 넘기셔도 괜찮긴 해요. 문제는 그렇게 하면서 이제 자신의 레스에 반응을 하라는 듯이 나오면 그건 곤란하지만... 아무튼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일단 구체적인 사례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 답변 끝.
다시 말하지만 반응을 하냐 말냐는 개인의 자유로 두고 있어요. 하지만 가급적 캡틴적으로는... '나는 반응하는 거 지쳐서 안할 건데 다른 이들은 다 나에게 반응해야만 해' 식의 내로남불 정시만 아니면 되지 않나...생각을 해봅니다.
"말만은 간단하지만.. 그 모든 것을 캐낸다면 결국 이렇게 간단하지 않게 되어버려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계속 망설이고 말았던 거에요. 라는 말을 하면서 저 먼 곳을 바라봅니다. 자신에게 달렸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닙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지요..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그리고 태진이 도망쳐라는 말을 하자. 고개를 푹 숙입니다.
"인첨공은 저같은 존재를 거의 인정하지 않을 거니까요..." 그렇다고 나갈 수 있느냐? 라면 당연히 그럴 리가 없는 일이다... 어찌 되건 간에. 수경 스스로가 인지하기에는 도저히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된 일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걸리는 무언가는 당신을 남겨두게 된 게 아닐까?
"...저지먼트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도망치라고 하면 저지먼트도, 이제까지 알아온 모든 것도 다 끊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게 아닌가요.. 라는 듯한 말을 금방이라도 울먹거릴 것 같이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려 합니다. 부여받았다는 삶에서 그래도 살아나가자고 생각한 것을... 깊이 묻혀있던.. 나름의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선배를 향한 희미함이 근본적으로 당신이 떠나버리기를, 전부 놓아버리기를 망설이는 이유지 않을까요?
"...하지만 떠나게 되겠죠..." 무심코 내뱉은 말에 스스로가 놀란 듯 입을 손으로 막으려 합니다.
>>718 q,q복복해조 글믄 잠 사실은지금자려고하는데진짜미치겠음 자고싶은데 뭔가 해야만 할 것 같ㅇ아
공지는 확인했고 혹시라도 내 얘긴가 싶어서(아니라도 사과할 사람인거 알면서) 누군가 글케 느꼈다면 미안하이...🥺 내가 말주변이 원체 없고 날카롭게 말하는 편이라서 생각없이 잉. 하는 거가 남에게 어찌 들릴지를 고려를 못했네.... 일단 나는 반응 강요할 생각 없거니와... 굳이 반응 안 해줘도 되니까 제발 편하게 대해주고........... 앞으로 주의하도록 할게....
뭐..일단은 은우가 직위로만 보자면 아래이긴 한데.... 아무래도 퍼클이라는 점을 무시할 순 없기 때문에 막 함부로 대할 순 없다라는 느낌에 가까워요! 사실 그걸 떠나서 저지먼트 자체가 약간 독립적인 느낌이 강하기도 해서 학생부가 막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순 없답니다. 어느 정도 요청을 하거나 협력을 하는 일은 많지만요.
하긴. 그러한 내막이 캐진다면 아무리 인첨공이라지만 논란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러면 좋든 싫든 수경, 정확히는 내가 아는 수경에 대해서도 파헤쳐지고 말 것이다. 아무리 위장 신분을 하더라도 그건 숨기기 어렵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건 모르잖아. 벌써부터 그걸 단정지으면 결국 그렇게 되는거라고. 그리고..."
저지먼트를 떠나게 된다. 하기사, 저지먼트라는 신분도 지금의 수경... 그러니까 '오리지널 수경'의 신분이라면. 그러면 저지먼트는 물론 목화고 학생으로써도 굉장히 입지가 어려워지겠지.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신분을... 준비한다면. 음, 그것도 힘들 것이다. 오리지널 수경의 태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지껏 말한거 보면, 둘이 양립은 못하겠지. 아쉽게 되었다.
"방법이... 있을거야. 물론 장담은 못한다만, 우리가 머릿수가 몇인데. 뭐라도 있지 않겠어?"
코뿔소 녀석들이 어떻게든 들이받을 것이다. 분명히 그 녀석들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 물론, 나도 포함해서...
"그러니까 벌써부터 뭐... 이러니 저러니 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그런 사정은 있지만, 오늘은 가능한 의식하지 말자고."
"저에게는.. 그런 걸 바랄 수 없었으니까요." "희망도.. 없이.. 였을까요?" 모르는 일인 것은 맞지만, 저지먼트를 제법..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 수경은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자기 자신이 잘못한 거라고 느끼긴 하겠지요.(물론 수경은 저지먼트가 올해 봄부터 이상한 사건들이 펑펑 터져 휘말린 것은 외면할 겁니다...)
"...그래도 고마워요." "방법..을 요청할 수 있을진.. 모르는 일이긴 하네요." "방법이 결국 없다고 해도 원망할 순 없지만요." 생각보다 덤덤하게 눈을 감고 난간에 살짝 기댑니다. 텔레포터니까 기댄다고 해도, 그게 사라진다고 해도, 몸이 기울어진다고 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냥 그 기댄 자세 자체가 제법 위태롭게 보이기는 할까요? 그러다가 태진이 하는 의식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는 사뿐 걸어오려 하는군요.
"오늘은 정말로 제법 자유로우니까요." 평소보다는 제법 밝은 표정을 지으며 수긍합니다. 하긴, 오늘은 초커도 없는데다가. 외박 신청까지 해뒀으니까요. 나름대로의 연막입니다. 언젠가 들키게 된다 해도 지금은 의식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서.. 선배는 뭘 좋아하시나요?" 눈을 살짝 피하는 척 하면서도 태진에게 살짝 다가와서는 눈웃음을 치며 속삭이듯 물어보려 하는 수경입니다.
"있든 없든 말 한번 하고 말고는 다르니까. 그리고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가 네 사정 하나 모르고 아무것도 못해주었다... 그런 것 정도는 피할 수 있겠지."
말이 좀 뭐하기는 하다만...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은 나 한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에 얽매이는 느낌은 어떤 면으로든 유쾌하지 못해.
"그러네. 아, 그러면 오늘 이렇게 나온것도 거기 허락 받고 나온거야?"
녀석들 하는 말 들어보면 이렇게 멋대로 돌아다니게 놔둘거 같지도 않다. 물론 텔레포터를 어떻게 막겠냐면... 막겠냐면... 하는 지점에서 뇌리에 스친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위크니스. 혹은 그 비슷한 방식.
...그럴 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간다. 하여간 미치광이들이 참 많아. 이 도시. 그럼에도 무고한 이들은 있으니까, 내가 이러고 있지만.
"글...쎄. 사실 긴장이 좀 풀려서 그런지 배가 고프기도 한데... 좋아하는거라. 뭐가 되었든 이런 화려하고 으리으리한데랑은 거리가 멀지...?"
내 입으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난 그냥 소박한게 좋다. 대단한 고급 요리도 싫은건 아니지만, 불편하게 그걸 먹을 바에 그냥 편의점 도시락이 더 땡기고. 세상 별 즐겁고 화려한 곳이라도... 그냥 내 자취하는 방이 제일 편하다. 그냥 내 공간이 제일 좋았다. 내가 손 뻗으면 확실히 얻을 수 있는, 적당히 불량하고 싸구려인게 내 취향이었다.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말하기 힘들어지는 건 이상할까요.." 수경의 고민도 이해 못할 건 아닐지도요. 좋은 곳이기 때문에 말하기 힘들다...일까요? 하지만 태진의 말도 맞습니다. 끝내버릴 수 있게 된다면, 남아버릴 테니까요. 물론 주창자는 그들 또한 같이할 것이라 달콤하게 속삭였지만.
"허락...이라고 할까요...?" 사실상 무단으로 나왔지만 속이고 있다는 듯이 움찔하면서 눈치를 봅니다. 태진이 그들과 결탁할 일의 가능성은 존재치 아니하지만 그럼에도 습관처럼.
"거리가 머나요...?"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데는.. 저는.. 무섭단 생각부터 조금 들더라고요" 수경이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곳에는 주눅이 드는 이유는 자존감이 밑바닥인 것도 있지만, 그런 주목받는... 그런 것은 허황됨을 생각보다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차갑게도, 받은 만큼 토하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일지도...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다 싶으면 물어보고 그래도 될 거니까요." "...뷔페도 문 닫고 그럴 때 배고프면 호텔 편의점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간단하게도 괜찮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수경은 안쪽을 가리킵니다.
"....." "정말 그런 거라면..." 태진을 바라보는 큰 눈과 눈동자가, 새카맣다 못해 빛 한 점 없어보이는데도 살짝 떨리고 있습니다.
"쓰려.. 노력해볼게요.."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모르는 일이지만서도.
"그게.. 에...음.. 몰래는 아니지만 실은 몰래인 건 맞아요..." 외출 관련 허가는 받긴 했지만 이렇게 누군가와 사적으로 만니는 그런 거일 리는 모르실 테니까요... 라는 말을 어물거리면서 하려 합니다.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려 하네요. 살짝 홍조가 돌았던 모양이죠?
"같이 가요." 손을 잡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이 걷고 싶은데.. 같은 생각을 하다가 흠칫하고는 눈을 깜박이고는 같이 가려 합니다.
호텔 뷔페는 꽤.. 아니 아주 좋았습니다. 제철을 맞은 음식부터, 킹크랩이나 랍스터 같은 종류도 있었고, 즉석에서 구워주는 것도 존재했지요. 하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도 가능했을 거에요. 수경은 조금 고민하는 것 같네요.
"...텔레포트로 왔다갔다 하면 시간은 절약될까요.." 자리로 음식 먼저 보내고 또 돌아보다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도 하네요.
부끄러움에서 기인하는 홍조. 당신. 그러니까 수경은 말해서는 안될 것을 하고 있다는 걸 아나요? 유령처럼을 지키기는커녕... 어떻게 되어버릴까요? 가장 높이올라간 것에 기뻐하실까요 아니면 가장 감정적으로 크다고 생각하실까요? 그러나 그것은 수경이 생각할 것이 아니니까요.
"텔레포트로 음식만 미리 보내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요." "그렇지 않아도... 괜찮겠죠." 음식 들고 걷는 것도 나름 운동이잖아요? 라는 말을 조금은 장난스럽게 하네요. 실내는 직접 걷는 편에 속합니다.. 실외는 그렇게 자주 다니지 않지만요. 지도나 항공샷 같은 건 굉장히 잘 본다고 해도, 일종의 공간을 파악하는 감각을 가지고 있겠죠. 그러니까 누군가와 부딪힐 일은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해요." 능력도, 저마다의 사정도 깊이 묻어둔 채 수경은 희미하게 웃으면서 저쪽부터 돌아볼래요? 라고 말하며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려 하며 가리킵니다. 한식 종류네요.
"그런..걸까요?" 하긴 로벨 예하 스냅(스냅=보육원같은 곳이었다. 수경은 여기 있었다고 알고 있었다..)은 안 들고 다니는 애들도 좀 있긴 했겠지만 그게 일반적이냐고 묻는다면 아니오. 에 가깝지 않던가? 같이 한식 쪽으로 걸어가다가 질문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수경의 접시에는 균형잡힌 식단이 올라와있네요. 나물류라던가..고기라던가.. 좀 흔해보이지 않는 이런 뷔페 아니면 먹기 힘든 고급 요리들이라던가...
"좋아하는 음식이요..." "비교적 달콤하지만 상큼함도 있는.. 그런 것을 좋아했다...고 생각했었어요." "식사류라면.. 산채류 같은 것도 괜찮았을까요.." 그러나 자신의 것은 아니었을 거라고 납득당한 것이었을까요?
"사실.. 딱히 가리는 건 없어요. 골라먹을 수 있다면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서, 베스트가 붙은 걸 시켜먹을 것 같아요." "....무..물론 민초떡볶이같은 건 베스트가 붙어있어도 안 시킬 것 같긴 하지만요." 그건 민초파도 한번쯤은 흠칫할 음식 아닌가..? 그래도 의외로 고급 요리같은 걸 알아볼 눈썰미는 있나 봅니다.
훈련장 한가운데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던 소년은, 그대로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숨을 돌렸다. 실습실 내부 풍경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타일들은 있을 수 없는 형태로 구부러져 있었고, 방의 전체의 구조가 어딘가 잘못된 것만 같았다. 그러나 붕괴는 거기에서 그쳤다. 성운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단순히 다른 자이로키네시스가 간섭할 수 없는, 물질이 없는 질량만을 만들어내려고 했던 그 순간의 모험이었지만, 그때 성운의 손끝에서 탄생해 날아간 것은 단순히 그런 질량으로만 이루어진 충격파가 아니라, 주변 사물들을 빨아들이는 초소형 블랙홀.
몇 시간이나 잤지. 태오는 부스스 눈을 떴다. 여름 사이에 섞인 애매한 가을이 지나 제대로 된 음중 도래했다는 듯 요 며칠 사이 조금만 얇게 입어도 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 공기가 쌀쌀해졌다. 얇은 담요는 조금 도톰하게 솜을 채운 이불로 바뀌었고, 이따금 열어놓던 테라스 문은 굳게 닫혔다. 태오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머리맡에 아무렇게나 둔 핸드폰을 끌어당겼다. 밝기를 최소로 낮췄는데도 켜진 액정을 보기가 무섭게 눈이 시큰거렸다. 시간은 오전 9시 36분, 등교는 대차게 말아먹은 듯하고, 오늘은 그냥 더 자야겠다. 이대로 다시 감으면 몇 시간은 더 잘 수 있을 것처럼 몸이 천근만근이니, 도통 나가고 싶지 않은 탓이었다.
레이브로서의 작품 활동은 늘 크고 작은 생활의 고통을 수반했다. 작게는 끼니를 거르는 것부터 시작해 크게는 수많은 시간 속에 갇혀 밤낮을 꼴딱 새운 탓에 안 그래도 없는 건강을 죄다 갈아내는 것까지. 학교생활과 저지먼트 생활, 그리고 졸업을 준비하는 방송 생활까지 병행하며 작품을 출품하는 건 몹시도 힘들고 지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레이브의 활동을 잠시 쉬자니 그건 또 태오의 성격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차라리 학교생활을 그만두고 말지. 태오의 삶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학교나 대학, 추후의 진로,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나 평화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오늘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태오를 보며 태생이 레벨 3이었기 때문에 진로 고민도 안 할 정도로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니냐 했지만 태오는 귓등으로도 듣는 척을 안 했다. 레이브로 벌 만큼 벌었기 때문도 아니었다. 어차피 태오의 삶은 정해져있었다. 6년 전 백서휘가 메트로폴리스에 몰래 들어온 자신을 붙잡았을 때부터. 아니, 그 이전, 부모님이 할아버지께 몰래 도망쳐 살던 집을 들켰을 때부터.
태오는 어떻게 해도 인첨공에 왔을 것이고, 데 마레에 갔을 것이며, 스트레인지로 도망을 치고, 백서휘나 그에 준하는 인물의 곁에서 자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둥지를 틀어 레이브의 삶을 위해 지금처럼 몸을 갈아오겠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고, 그런 운명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파도는 너무나도 거센 탓에, 종이로 만들어진 한 뼘의 조각배는 방향을 틀거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겠답시고 노질을 조금만 달리해도 뒤집어질 것을 잘 알았다.
그렇기에 태오는 조금 더, 자신의 예술에 집착하는 면이 있었다. 유일하게 노질을 달리하고 싶은 마음을 표할 수 있는 안식처였기 때문에. 태오는 무음으로 둔 핸드폰 화면이 켜지고 발신인의 이름이 뜨며, 가물가물한 망막에 맺힌 증강현실 알림이 보였다.
"……."
뇌파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전화를 받은 핸드폰 너머로는 웅성거리는 학교의 배경음을 제하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심중의 소리는 뇌에 그대로 박혀 들어왔다. 등교하지 않았다면서요. 태오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춥네요."
몹시도 추워요……. 태오는 대답 대신 중얼거리며 이불을 움켜쥐고 몸을 조금 더 웅크리더니, 눈을 감았다. 겨울이 오고 있다. 그 모든 일이 시작되었던 날이. 스스로의 잘 알지 못하는 속내를 곱씹어 읽고, 후음 들리지 않는 자의 심중의 소리를 듣다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다.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듣던 전화가 끊겼다.
대략 반 시진 뒤, 집의 문이 열렸다. 혼자 살기에는 지나치게 넓은 집은 거울이 깨지거나 대리석 테이블 위로 피가 묻어있지도 않다. 이리저리 널린 잘린 머리카락도 없고, 죽음이 도사리다 강제로 쫓겨난 듯 음산하던 분위기도 없다. 안온하고, 평화롭다. 그렇지만 테라스로 향하는 탁 트인 퇴창과 복층으로 오르는 계단의 공간 아래 덩그러니 놓여 따스한 햇빛을 피하는 침대가 새까만 눈에는 몹시도 외로워 보였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걸터앉았는지 매트리스 가장자리가 소리 없이 기운다. 따뜻한 손이 창백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고, 감긴 속눈썹을, 그리고 짙게 드리운 다크서클을 뭉툭한 손가락 끝이 스쳐간다. 매트리스에 한 사람분의 무게가 더해진다. 이불보다 더 따스한 온기가 등에 닿고, 온몸을 덮었다. 고른 숨소리를 자장가 삼듯, 새까만 눈이 마주 감겼다.
"히히, 네~! ...아! 이제 됐다." 동영상 촬영을 마치자마자, 새봄은 곧장 서연과의 톡방에 토실이의 춤 직캠 영상을 보내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음악도 적당한 거 넣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편집하면 그것도 형한테 보내줄게요!"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간단한 영상편집이 되는 세상이니 말이지~ 히히. 무슨 노래가 좋을까? 역시 백 레이더스의 Shooting stars가 찰떡일 것 같은데! 그나저나, 엄청 귀엽다. 아무 때나 짜란다 짜란다 하면 또 춤 춰주려나? ...에이, 그래도 리라언니 피조물이라도 안 지친다는 보장은 없으니 관두자. 병연이 쟤는 맨날 녹아있기도 하고 말이지~ 싱글거리면서 토실이를 보던 중, 서연이 룸메 이야기에 걱정스러운 듯한 기색으로 묻는 말에, 새봄은 멋쩍은 듯 헤헤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기숙사 벽 쿠키반죽 참말사건 말이죠? 네, 그 뒤로도 좀 이것저것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또 2주동안 쉴 일은 없을 것 같대요! 컨디션도 좋구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히히." "아무래도 그 때 사고로 공사를 크게 하셔서 좀 조심스러우신가봐요. 그래도 레벨 3 되면 다시 이야기하러 오라셨... 아, 잠깐만. 저 레벨 3이네요?"
깜빡 잊고 있었다! 아이고, 사람이 여유 없이 살면 이렇다니까~. 그러는 사이, 테이블 가득 케이크와 차가 차려져도 음료로 목만 채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서로의 애완피조물들도 오갔다. 귀를 쫑긋거리더니 통통한 다리를 움직여 총총 다가오는 얼룩 토끼인형의 앙증맞은 움직임에, 새봄은 무지중에 잔뜩 풀어진 낯으로 해실거리며 토실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보들보들하다! 똑같이 리라 언니표인데 뭔가 촉감이 달라. 좀더... 토끼털같은 느낌? 한편 병연은 난처한 듯 웃는 서연에게 애교라도 부리듯 까맣고 작은 눈을 깜빡이다 서연이 제 꼬리를 어루만지자, 냉큼서연의 손바닥에 제 꼬리를 맡기고는 테이블 위에 녹아내리듯 엎어졌다. 전자레인지에 너무 오래 돌려 녹아 늘러붙은 흰 떡처럼.
한편, 졸라서 들은 연애담에 대한 보답삼아 꺼낸 솔직한 이야기에 대한 서연이 흐뭇한 듯 행복해보이는 한 미소를 머금기도, 철현의 행복을 비는 듯 두 손을 맞잡기도, 그런 끝에 말 그대로 새빨갛게 익어서는 컵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는 것을 보며 새봄은 참지 못하고 히쭉 웃었다. 히~ 서형 재밌는 반응 보는 요령 알았다. 내가 느끼는 걸 있는 그대로 말해버리면 되는구나! 그럼 평소에 형을 흠모하는 점에 대해서도 말해볼ㄲ...
" ...혹시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어? "
흉계 아닌 흉계를 꾸미던 찰나 고막으로 파고든 서연의 질문에, 새봄은 눈이 휘동그래졌다. 허를 찔렸다, 라는 게 이런 느낌일까? 생각해보면 형들 연애를 주목하게 되는 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짝사랑하고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깨달음까지 사고가 미칠 즈음, 서연의 사과에 새봄은 히쭉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직전까지도 연애 이야기 하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네, 있어요. 히히. 짝사랑이지만요." "케이크도 나왔겠다, 먹으면서 들어줘요! 나도 감사히 잘 먹을게요, 히히."
그렇게 권하고, 새봄은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포크로 잘라 한입 배어물었다. 부드럽고 진한 고소한 크림 맛, 시럽에 촉촉이 젖어 폭신하고 달달한 시트, 시원한 딸기과육에서 터지는 새콤달콤한 과일 맛에, 요 전까지는 잘 정리하기 어려웠던 머릿속이 차근히 정리가 됐다. 음, 이제 말할 수 있겠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리라 언니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에요." "원래는 만날 일도 없었던 분인데, 성하제 날에 잠깐 우리 부실에 오셨거든요. 그때 처음 뵀어요. 목격했다! 에 가깝지만요, 히히." "당시에 좋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니고, 리라 언니 프라이버시도 있어서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당시 거기 있었던 저지먼트 부원들 여러명이 그 선생님께, 무례한... 솔직히 좀 위협적이다 싶은 말과 행동을 했어요. ...저도 그 상황이 벌어지는 걸 막지 못했고, 벌어진 뒤에도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요."
저지먼트는,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었던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도 그 상황에서 잘한 건 없었다. 불의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만히 있었으니까. 이유가 무엇이든.
"그랬는데, 그 선생님은 겁을 먹으시지도, 흥분하시지도 않고, 어른답게, 담담하게 대처하시더라구요. 첫 목격이었는데, 그 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언젠가 꼭, 저런 어른이 되고 싶어졌구요." "그러다가, 제 원래 담당 연구원 선생님이 장기 휴가를 가시게 되어서, 임시 연구원 선생님을 모셔야 했는데... 딱 생각나는 분이 정인 쌤, 그 선생님인 거예요. 그래서 마침 선생님 계시는 연구소도 가깝고 해서 만나뵙고 부탁을 드렸는데, 수락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가지 계속 정인 쌤한테 커리큘럼 받고 있는데..."
"커리큘럼 받으면서 간간히 - 많지는 않지만 이야기 하기도 하고, 궁금한 거 여쭤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선생님에 대한 제 마음이, ...서형이랑 철형, 진형을 따르는 마음하고 다른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선생님이랑 더 가까워지고 싶고, 프로페셔널하고 멋있는 모습도 좋지만, 제가 농담할 때 어이없어하시고 황당해하시는 모습도 좋아서 더 장난치고 싶어지고, 좀 더 속 깊은 이야기도 하고 싶고... 또, 3년 뒤에, 선생님한테 연애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지고."
"가능성이 엄청 낮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3년동안 잘 보인 다음에 고백해보라고 철형이 조언해줘서, 원래 계획은 졸업할 때까지 공과 사 잘 지키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지내다가 성인이 되면 고백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고민이 생겼어요. 제가 딴에는 커리큘럼 중에는 커리큘럼에만 집중하고, 커리큘럼 중이 아닐 땐 쌤이 좋다는 걸 적절하게만 표현하고, 그러면서 지내려고 했는데... 제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니까 티가 줄줄 나는 거예요. 제 마음이 티가 다 났다면, 정인 쌤도 담당 학생이 당신께 유다른 감정을 품은 것에 대해서 난처하실 수 있고. 그런데 지금 고백하면 더 난처하시진 않을까? 싶어서... 좀 오락가락한 상태예요, 헤헤."
...우왓, 잠깐만. 나 엄청 털어놔버렸잖아? 민망하면서도 열쩍은 가운데, 후련한 복잡한 마음에, 새봄은 이번엔 티라미수를 포크로 잘라 한 입 머금었다. 이상하게도, 티라미수의 맛이 이전보다 선명하게 느껴졌다. 달고,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맴돌다 사라졌다. 형이 사주니까 더 맛있네요! 라며 화제를 돌려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서연의 생각이 궁금해, 새봄은 가만히 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렸다.
//아이구야 고생했어! 히히 고생은~! 답레도 훈련레스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걸 이야기하거나 새봄이 입으로 표현한 거 뿐이라 무지무지 쉬웠어>< 그나저나 나도 서연주가 포인트로 둔 거 딱 짚었구나! 왕뿌듯하다>< 그리고 여기 새봄이 티미 대잔치 나갑니다 우하하하 엄청 길어져버렸는데 길이 부담없이 편한대로 적어주면 고마워>< 글자색 오류난 걸 이제봐서 수정 겸 재업했어(멋슥) 요 아래 합동훈련 링크도 달아둘게!
- 모월 모일, 계수 17 달성으로 레벨 5에 진입한 [파나케이아]의 후속 관찰 일지 - After Five : #8 대상 : 천혜우 작성자 : 박유준 [내 용] 당일 실험 내용 : 보다 정확한 능력 한계치 측정 결과 : 예상 수치 초과
레벨 0에서 4에 이르기까지, 대상자의 능력은 '세포 분열을 활성화하여 유기체의 손실된 일부를 회복'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레벨 5로 각성, 그 당시의 능력 변칙으로 인해 일반적인 회복 수준을 뛰어넘은 현상을 목격하였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실험을 필요로 하였으나, 연구소의 방침과 대상자의 윤리적 기준을 고려하여 각성 당시와 같은 관엽식물 5그루를 피험체로 선정하였다.
실험 개시 및 진행 시간은 30분 이내. 결과는 피험체 전원 고목화, 생물학적 죽음이 관측되었다.
또한 각성 당시 불안정한 상태로 인해 확인하지 못 했던 신체적인 변화 역시 관측되었다. 대상자의 모발이 딥블루 컬러에서 스카이블루 컬러로 변모한 것이다. 탈색이라기엔 색감과 질감이 확실히 남아있으며, 과도한 능력 사용의 여파인 것으로 유추된다. 해당 모발을 모두 채취하여 연구 및 소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당 실험의 진행 시간과 결과를 각성 당시와 비교하여보니 각성 당시에 비해 훨씬 빠르고 정교한 진행이 확인되었다. 기타 활동으로 인한 능력의 숙련도가 상승한 여파로 보이며 추후, 빠른 시일 내에 복합적 유기체의 완전한 죽음 또한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대상자의 정신상태 및 육체적 부담을 고려, 본 연구소에서는 일절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공식적인 실험으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한다는 보장은 없긴 하지만 말이지..."
한참 키보드를 두드리던 유준은 문득 중얼거렸다.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관측하거나 보고 받는 것도 아니니, 그녀 혼자 몰래 저지른다면 이 쪽에선 알 길이 없었다. 그나마 외적인 변화가 있다지만, 만약 그것이...
"...쯧."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가정에 유준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마저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최악의 가정은, 처음부터 하지 않은 양, 머리속으로 밀어내며.
"레소난티아 말이야." "레소난티아가 누구냐? 아- 걔? 이름 냅두고 왜 이명으로 부르는 건데?" "...그 어린 것." "단어선택 한번 지랄맞네. 야, 네 성질머리가 더럽기로는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건 알겠는데 잠깐 담당했던 학생을 어린 것이라고 부르는 꼬라지는 어디서 배웠냐? 그나마 내가 네 동기여서 봐주는 줄 알아. ..그래서? 걔가 왜?" "너한테는 협조적으로 굴었어?" "걔가 남한테 함부로 막대하거나 그럴 성격은 못된다. 그렇다고 얌전해보이는 얼굴처럼 순종적인 성질머리는 또 못돼. 너 또 그때처럼 막무가내로 커리큘럼 진행한 거 아니지?" "안했어!" "그럼 뭐가 문젠데." "그냥 걸리는 게 좀 많아. 표면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협조적인데 묘하게 좀....설명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 있어." "이런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그러냐?" "남의 일에 관심이 없어보여. 아니지. 관심은 있어. 그게 자기가 정한 기준선 안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만 그렇다는 게 문제지만."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애들이 다 그렇지, 하고 넘어갈 정도가 아니라니까." "아, 그래그래. 알았어. 신경써볼게. 끊어라. 커리큘럼 진행해야돼."
연구원은 커리큘럼실로 들어오다가 제 얼굴을 보고 느릿하게 웃고는 살짝 목례를 해보이는 혜성을 향해 까딱 고갯짓으로 인사를 하며 통화를 끝냈다.
"거하게 한건 했더라." "....죄송하다고 사과라고 할까요?"
느릿한 웃음을 지으며, 부드럽게 대꾸하는 담당 학생의 목소리에서 연구원은 미약한 적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눈 가늘게 뜨며 자신을 바라보는 담당 연구원과 눈 마주치자 혜성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Q.일요일 진행에서 언급이 되었던 그 가족, 가스실 어쩌고는 정확히 무슨 말인거죠? A.레드윙이 미리 언급을 해줘서 둘 다 위크니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미리 대비를 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연구원에게도 도움을 요청해서 어떻게 받아치려고 했는데... 그 연구원과 연구소의 연구원 대다수가 오히려 높은 분에게 붙어서 가족들을 죄다 납치하고 가스실에 처넣어서 협박해서 수술을 받게 하고.. 그 수술을 성립시킨 대가로 전원 다 거액의 돈을 받고 1학구로 가서 부와 명성을 쌓았다는 그런 이야기랍니다. 쓰레기 맞아요.
토실이가 이러고 춤 췄구나. 섬네일만 봐도 웃기고 귀여운데, 새봄이는 음악 넣고 편집까지 해 보겠단다. 웃어넘겨도 좋은 빈말이 아닐 거 같아 사양했다. 내 시야론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남긴 것만도 이득이고, 영상 편집은 아무리 간단하대도 시간 들고 기력 드는 일이니
" 이거도 좋은걸? 자연스럽잖아~ >< 정말정말 시간이 넘치고 심심해 죽겠는데 하고픈 거라곤 이 영상 편집밖에 없을 때 아니면 넣어둬 넣어둬~~ "
그러고 마저 얘길 들어 보니, 기숙사에서 퇴사당한 이후 고생 꽤나 했나 보다.
" 무슨 일? 물어내래? 기숙사에서 고소라도 했어? "
새봄이가 룸메 나단풍의 소중한 물건까지 밀가루 반죽으로 바꾼 것이며, 그 물건을 되돌리기 위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을 모르기에 나온 질문이었다. 3렙이 되면 재입사를 다시 논의해 보쟀다는 말을 듣자마자 기숙사 측의 고소 시나리오(???)는 폐기했지만
" 잘됐다! "
레벨 오른 것도, 재입사가 가능해진 것도! 근데 3렙 지원금이 고작 10만원인 건 어째서람?
" 근데 너희 연구손 지원금이 왜 그렇게 짜? "
새봄이 능력이면 인첨공의 폐수도 맛난 먹거리가 될... 아, 이건 미운 사람을 위한 떡스러운 테러다. 암튼 새봄이 능력은 쓸 데가 많을 텐데 왜 그렇게 짠지 모르겠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의문과 함께 토실이의 촉감에 기분이 좋아진 듯한 새봄이를 바라보다, 깔개로 변신이라도 한 것처럼 테이블에 퍼진 병연이를 보고 픽 웃음이 샌 서연이었다.
그런저런 얘기들 속에서 더러는 들뜨고 더러는 부끄러워하다 새봄이에게 던진 질문. 그에 새봄이는 선선히 짝사랑이라더니 케이크 먹으면서 얘기하잔다. 마음 먹은 게 있어 딸기 생크림 케이크부터 먹기 시작했다. 달달하고 진하면서도 가벼운 크림이 촉촉하고 폭신한 시트하고 새콤한 딸기랑 어우러지니 부드럽고 고소하고 산뜻하고 다 한다. 진짜 이 케이크는 인생 케이크다! 정신이 다 맑아진다니까~☆
덕분에 새봄이의 이야기에도 무던하게 집중했는데, 듣던 중 께름칙해졌다. 우리 부원들이 무례함을 넘어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니? 전후사정을 모르니 섣불리 입대선 안 되는 사안이고, 본론이 나오기에 앞서 지나가는 이야기다만, 새봄이가 그 선생님과 처음 만났을 때의 일로 계속 자괴감을 느끼는 눈치라 그냥 넘기긴 거북했다. 그렇다고 하는 얘길 자를 수는 없으니 계속 들었지만
어쨌거나 새봄이는 그 선생님이 전혀 동요하지 않으신 게 멋있어 보였던 모양이었다. 동경...에서 시작이면 나랑 그리 다르지 않았구나. 그 과정에서 선배한테 조언도 들었었구나. 상식적이고 타당한 조언이긴 하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연애는 성사될 가능성도 희박하고 성사되어 봤자 서로에게 위험 부담이 크니까. 그러니 3년 뒤를 기약하는 게 현명할 거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렇지 않다는 게 새봄이의 고민인 듯했다. 마음이 이상해져서 자연스럽게 대하질 못하겠는 거. 이거도 나랑 비슷하네. 태인이는 희망고문하기 싫으면 고백하면 된댔지만, 난 그렇게까지 단호하겐 못 말하겠다.
" 고민될 수밖에 없을 거 같아. 고백했다가 완전히 어색한 사이가 되면 어쩌나 겁나고, 또 넌 미성년자고 선생님은 성인이셔서 폐를 끼칠까도 걱정될 거고, 그렇다고 3년이나 기다리자니 감정이 주체는 안 되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후회가 남을지도 몰라. 어느 쪽이 후회가 덜 남을지는 너 말곤 누구도 답해 줄 수 없는 문제겠지만... "
" 고백은 선택권을 내가 쥐고 있을지 상대에게 넘길지를 결정하는 일 같아. 만약에 내가 선배께 고백을 안 했다면, 선배는 내 감정을 모르셨거나 아셨더라도 대처하기 곤란하셨을 거야. 아무리 심증이 굳어도 심증만으로 타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긴 거북하잖아. 그래서 고백하기 전까진 내 감정을 어떻게 할지 선택하는 건 전적으로 내 몫이었어. 내가 고백하고 나서야 선배는 받아들일지 거절할지를 선택하실 수 있게 됐지. "
" 넌 어쩌고 싶어? 네가 선택권을 쥐고 있고 싶어? 아니면 선생님께 선택권을 넘기고 싶어? 그 답을 스스로에게 내려 주길 바래. "
" 글고 이건 딴 얘긴데. 앞으로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그분과의 첫 만남이 네게 짐으로 남진 않았으면 좋겠어. 어떤 상황이었는지 난 모르지만, 네가 곧장 나서지 못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하거든. 예상치 못한 상황이면 당혹스러웠을 거고, 내가 낀다고 나아지는 상황인지 고민도 됐을 거 같아. 물론 언제 어디에서나 합리적이고 옳은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고 실수도 하잖아... "
말하다 보니 머릿속이 꼬인다. 이거 완전 꼰대질 아냐? 뻘쭘해져 아아를 마저 비운 서연이었다. 입맛은 써졌지만 카페인이 추가되니 머리가 돌아가는 거 같기도?
" 그니까 어... 니가 스스로를 탓하는 거 같아서, 그게 보기 딱해서, 그래서... 그땐 실수했네, 같은 실수 안 하려면 다음엔 어쩌는 게 좋을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여 주면 좋겠다고;;;;; "
결국 아무말 대잔치로 끝났다. 이젠 후배랑 만나도 서해 바다 입수 각이 나와 버리네. 머리를 싸쥐고 싶어지는 걸 꾹 참고 이미 비어 버린 잔이나 흔드는 서연이었다.
/ 저는 역시 곰손이에요 한참 늦어버렸네요(뻘뻘) 이제 훈련레스 쓰러 갑니다아아아아아아 (꼬르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