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시즌에 나를 처음으로 이곳에 데리고 와서 견학시켜준 사람. 나의 담당으로 사바캔부터 마구로 기념, 그리고 시니어 시즌까지 함께했던 트레이너. 시니어 시즌 겨울에 아무런 말도 없이 편지만 남기고 떠나버린 사람.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situplay>1597038191> situplay>1597039238> situplay>1597041174> situplay>1597044204> situplay>1597046156> situplay>1597046776>
저... 지금 일상이랑 situplay>1597047117>48 보고서 번뜩한건데.... 저렇게 '님 남편 교환해드림;;'할때 멧쨔가 😾거절합니다. 전 이미 유우가씨의 아이를 가졌어요. 하고? 담판을 짓는데 사실 아직 아이도 없고 후히히도 제대로 해본 적 없지만 유우가를 지키기 위해서 이미 생겼는데 니들이 어쩔?했던거라서 어찌저찌 해결하고나서 유우가를 붙잡고 😿사실 그거 거짓이었는데... 이제 진짜로 만들어야해요... 하고.... 그...🙄 네....🫠 하면 좋겠네요...(?)
아침에 집에서 나올때부터 수영복 입고 나와서 트레이닝 끝나고 갈아입을 속옷을 깜빡했다는 그런 전개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이걸 트레이닝 끝나고 알아채는 것도 좋지만 트레이닝 전에 친구들하고 꺄꺄왁왁하다가 오늘 난 수영복 입고 왔지롱😸하고 말했는데 다른 친구가 🤔끝나고 갈아입을 건 챙겨왔지? 했을 때 🙀엣..헷...?하고 깨닫고 트레이닝 전부터 아와와🙀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머뭇머뭇우물쭈물하는 것도 있어야...해요....🙄
그렇게 유우가가 무릎 위에 멧쨔 앉혔다가 멧쨔가 뺙! 튀어오르면서 우당탕탕해서 엣치치스케베 해버리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멧쨔 얼굴 새빨개져서 터지기 직전이 되고 😳💦💦💦💦"긋 그 그게에 교복 아래에 수영복 입고 바로 와서 그... 그...까먹어서...우웃..." 하고 변명하는 것까지 보고 왔습니다
엄청 요란한 소리가 났다. 소리가 너무 커서 난 순간 내 배에서 나온 줄 알았는데, 얼굴이 새빨개져선 배를 슬쩍 가리는 아내를 보아하니 행복주머니에서 나온 소리인 모양이다. 저 작고 말랑한 데에서 이런 우렁찬 소리가 나오다니 신기하구만. 난 산제물을 원하는 쇼거스의 목소리인 줄 알았어 참나.
픽 웃고는 와이프를 따라나선다. 가장 가까이 있는 바다의 집에서는 엄청 좋은 냄새가 났다. 시장이 반찬이라지. 야키소바는 물론 오징어먹물 파스타라던가 오징어버터구이라던가 회오리 감자같은, 완전 여행지 음식들이 잔뜩이다. 저거 탕후루인가?
"음~ 일단 나는 관자먹물파스타. 오, 그리고 이거도 맛있어보이는데 어때? 왕문어다리찜이래."
- 식감 엄청 부드럽다리~
"아. 오! 이거도 맛있어보여. 해물야키소바 매콤한 맛. 매운 거 좋지~ 아, 근데 너무 면류 뿐인가? 다른 거 다른 거... 새우볶음밥도 있고. 여기는 꽤 본격적인 편이네. 소시지라던가 옥수수라던가도 있고~ 마실 거도 볼까?"
생맥은 아사히랑 기네스흑맥주 정도인가. 아내한테 술 먹여도 되는 걸까나... 일단 좋아할 만한 거 좀 더 뒤적거려보다가 이거다, 싶은 걸 찾았다. 그래서 아내의 의견까지 수렴해 이것저것 잔뜩 시키고, "부족하지 않겠어? 아까 소리 엄청났는데." 하면서 놀려도 먹고. 기다리면서 발로 종아리를 훑으며 장난치다가... 푸짐하게 나와버렸다. 우와, 이거 다 먹을 수 있으려나. 나도 꽤 먹는 편이긴 한데 이건......
어쨌든 메론소다가 아내랑 잘 어울리니까 된 걸지도. 귀여워. 유치한 색감이 완전 와이프 거다. 빨대가 하트 모양인 것도 귀엽고. 어라, 근데 이거 빨대가 두개... ......... 하나는 아내가 못 본 사이 바닥에 내팽겨쳤다.
새빨개진 얼굴로 말해도 별로 효과는 없겠지만, 아무튼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 그, 그래도.... 그런 대답이 무색하게 맛있는 냄새를 맡을 때부터 배가 더 꼬르륵 거리는 것 같아서 신경쓰여.... 이것저것 주문하는 유우가씨에게 "저, 저기 소세지도 맛있어 보여요" 라던가 "앗 유부우동도 맛있을 것 같은데요!"하고 은근슬쩍 주문도 추가하고, 앉아서 기다리는 사이 종아리를 훑는 느낌에 끼뺫!하고 작게 비명도 지르고 하다보면 주문한 것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아, 아와와... 전부 맛있어보여!!
"와아, 맛있겠다~ 앗, 이 메론소다 귀엽네요. 맞다 사진 사진!"
그렇게 핸드폰을 챙기려고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에 뭔가 하나 달라진 것 같은데, 뭐, 뭐지? ....음식 가짓수는 똑같은데? 뭔가 위화감을 느꼈지만, 음~ 음식만 다 나왔으면 됐지 뭐! 항공샷도 찍고, 하나하나 근접샷도 찍고. 그렇게 잔뜩 찍고나서야 젓가락을 들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음! 마힛다!!!"
입에 넣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 너무 버릇없어 보였나...? 하지만 이 볶음밥 진짜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만. 게다가 여긴 휴양지고, 바다의 집이고, 바다니까. 레스토랑이나 요정에서 식사할 때랑은 다르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기도 하고, 좀 들떠있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그런 거야. 근데 여기 여행지인거 치고 꽤 맛집이네. 직원은 좀 이상한 말투긴 하지만.. 컨셉인가? 그렇게 하나하나 맛보면서 먹다가, 슬슬 목이 좀 막혀서 메론소다로 쓱 내려야지 싶어서 마시려고 하면 유우가씨가 한 입 달라는 말을 했다. 에... 메론소다 마시는 야쿠자라니 상상이 안 돼.... 하지만 의외로 귀엽네~
"메론소다요? 네, 여기요~"
그렇게 유우가씨 쪽으로 잔을 내밀었다. ....어라? 빨대가 하나네? 엣, 빨대 원래 하나였나...? 하, 하나 더 달라고 할까? 잠시 멈칫하고 직원을 부를지 말지 고민하던 사이에 이미 유우가씨가 빨대를 입에 물었다. 엣, 에에.....
"앗, 그, 근데 빨대가... 하, 하나 더 달라고 하면 되니까요! 편하게 드세요, 헤헤..."
그래~ 어차피 하나 더 달라고 하면 되니까! 일단 유우가씨가 드시는 게 중요하지. 걱정말라는 뜻으로 헤헤 웃어보였다.
찰칵 찰칵 사진을 찍어대는 걸 보면 딱 그 나잇대 여자애답다 싶어서 그냥 잠자코 어울려줬다. 음식 식는 걸 보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들떠서 저렇게 찍고 있는데 거기다가 "어허." 하기도 그렇고. 나부터가 버르장머리 그렇게 따지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보는 수밖에.
그렇게 한참을 찍다가 왁왁 먹는 걸 보자니 실실 웃음이 샌다. 나 본지 3일 밖에 안 된 여자애한테 너무 물러진 거 아냐? 그런 위기감이 얼핏 들 정도로. ...하지만 앞으로 평생 볼 사람이고(큰 일이 없다면) 결혼까지 한 사이에, 그렇게까지 방어적으로 굴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에 턱을 괴고는 이것저것 집어먹고, 메론 소다로 수작도 부리려고 하는데.
- 빨대가... 하나 더 달라고 하면 되니까요! 편하게 드세요, 헤헤...
지금 너 때문에 편하게 못 마시겠거든? 그걸 굳이 꼭 하나 더 받아와야 하나... 눈이 세모로 뜨이려는 걸 꾹 참는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할 거 다 하고 간접키스같은 건 초등학생 장난 같았는데. 요즘 애들은 좀 몸을 아끼나? 성인 돼서까지 간접키스에 신경 쓰나? ...뭔가 내가 너무 방탕하게 산 거 같아서 좀 그렇네. 꼴받아.
그래, 총체적으로 꼴받는다고.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행동이 나왔다. "여보." 하고 불러서 얼타게 만들고서는 냅다 입술을 처박는다. 제대로 문댔으면 슥 쓸고 뗀다. 가벼운 프렌치 정도였지만 뭐 제대로 할 건 했단 거지.
뭐랄까, 우마무스메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 일단 대표적인건 다리가 빠르다는게 있고, 힘도 더 세고, 감각도 좀 더 예민한 편이다. 그리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직감?같은 것도 조금 더. 천둥번개가 몰려오는 걸 좀 더 일찍 알아채거나 하는 그런 느낌? 아니면 생명의 위기같은걸 좀 더 빨리 알아채는 거라고 할까.... 그래서일까, 뭔가, 뭔가가 느껴졌다.... 메론소다를 물끄러미 보는 유우가씨의 표정이.. 아니, 보고 있는 건 메론소다가 아니라 나인가...? 나, 나, 뭔가 실수했나...? 사진을 너무 오래 찍어서 음식이 식었나? 면은 일단 불진 않은 것 같은데(그리고 솔직히 바다의 집에서 먹는 면은 내오는 시점에서 반 정도는 불어있다고 생각한다) 귀를 뒤로 젖힌 채로 슬쩍 눈치를 봤다. 대, 대체 제가 무슨 짓을 해버린거죠....?
"저, 저기이.... 제가 뭔가 자, 잘못—흐븝?!"
여보, 라는 부름에 흠칫 놀랐다. 뭐, 뭔가 잘못했나? 다급하게 물어보는 도중에 입술이 틀어막혔다. 손이 아니라 입술로. 그러니까, 그게..... ....키, 키스.....?
"———?!?!?!?!?"
귀도 삐죽, 꼬리도 삐죽 서버렸다. 하, 하필 직전에 기름진 야키소바를 먹고 있었는데, 야, 양치는 커녕 음식먹던 도중에!? 그, 그야 결혼했고... 결혼한 사이니까 키, 키스 정도야 얼마든지...!하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렇지만..... 이, 이, 이럴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니 그치만 나 일단 첫키스고, 진짜로 이, 이런 장소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완전 패닉에 빠져서 흠칫 떨다가 입술이 떨어진 뒤에야 멍하니 중얼거렸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식히면서.
"에...으.... 처, 처음이었는데에......"
첫키스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해버린데다, 야키소바 맛이라고 알려지기까지 했어.......... 죽고싶다...... ...................시집은 다 갔어..... 이미 결혼했지만....
"히에에..... 네에...."
그리고 내밀어지는건 유우가씨가 마시던 빨대. ...빨대 하나만 써도 되긴 하는데, 근데.... 완전 새빨개진 얼굴로 빨대에 입을 댔다. 그게, 지금 마시라고 하는 이 말은 권유가 아니라 강제라는 느낌이라서... 여, 역시 야쿠자 무서워어어......
아내가 빨대를 물고 메론소다를 쪽 빨아들인다. 그렇게 직접키스에 이어 간접키스까지 시키고 나니까 흡족한 미소가 지어진다. 응, 이거지. 이게 부부지.
"키스는 맛 없었어?"
그리고 능글거리며 묻는 말. 딱히 대답을 바라고 묻는 건 아니다. 그야 맛 없을 리가 없으니까. 내가 말은 좀 띠껍게 해도 키스는 잘 한다.
"난 맛있었는데. 좋아하거든~ 야키소바."
아내 얼굴을 보다보니 입맛이 돋궈져서 이것저것 더 집어먹었다. 메이사의 첫 키스는 내 거라고 생각하니까 꽤 기분이 좋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원래 내 거라고. 일반적인 결혼식이라면 그 때 첫키스를 받아갔겠지만 이쪽이 웬 엄숙한 신사 결혼식 같은 걸 고집하니까 못 했을 뿐이지. 그건 원래 내 거다. 다른 것도... 그런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은 식욕으로 눌러놓는다. 그건 와이프가 선택할 거니까. 내가 강요하긴 좀 뭣하지.
"키스는 언제든 해줄 수 있으니까 하고 싶으면 조르라고. 원래 한 번에 5만엔인데 아내한테는 무료야."
키스하다가 분위기가 좋아져서 아내가 선택한다면? 뭐 그건... 사양 않고 받을 생각이다. ...아무리 그래도 만난 지 사흘 됐는데 그거까진 바라지 않지만. 아. 그러고 보니.
"―그러고보니 우리 아이 계획 말인데." "...표정 보게. 너무 그렇게 의식하지 마. 이건 집안 이야기라고. 아무튼."
"우리 결혼은 무조건 애를 봐야 하는데― 3년 뒤 쯤은 어때? 그 때쯤 애 가지면 집안 사람들 다 안심할 거 같은데. 우리도 애한테 묶이지 않고 좋은 시간 가질 수 있고 말이지."
물론 좋은 시간에는 바람 피는 것도 포함된다만... 그건 꼬붕이 뜯어말렸으니까 일단 함구한다.
🫠 그리고 저는 슬슬... 들어가보겠습니다 사실 깨어있는지 24시간이 가까워져 오니까 슬슬 머리가 띵해요 내일은 친구랑 카페에서 작업하기로 약속도 했고 말이죠...🫠 내일은 눈치보다가 친구 몰래 답레 쓰게 되겠군요 🤭 이히히... 느긋하게 잘 부탁드려요 멧쨔주도 푹 주무시고 좋은 꿈 꾸시길...💕 앵바앵밤입니다 👋
으아아아아아!!! 마, 맛?! 사실 엄청 긴장하고 놀라고 당황해서 맛은 잘 몰랐는...아니.. 야키소바 맛이었다고 그랬잖아요!! 라는 답은 차마 하지 못한 채 그냥 새빨개졌다.... 머, 머리에서 연기가 날 것 같아... 지금이라면 내 얼굴의 온도로 모닥불까지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차, 차가운 걸로 식혀야해..... 일단 메론소다를 쭉쭉 마시고는 있는데 자꾸 아까 생각이 나서 역효과인거 같기도 하고오오오....
"아, 아으.... .....도, 돈 받는 거예요?!"
나는 무료로 쓴다고 해도 애초에 5만엔씩 내고 받는 거야 그거?! 무, 무서운 세계다... 저어기 어디 도시 유흥가 호스트바의 호스트도 그렇게는 안 받을 것 같은데.. 가본 적 없어서 모르지만. ...아, 아무튼! 괜히 부끄러움이라던가 이런저런걸 감추기 위해서 음식도 팍팍 먹고, 음료도 쭉쭉 들이키고 있었다. ...술.. 술을 마시면 다 잊을 수 있을지도... 힐끔힐끔 메뉴판의 맥주 쪽을 보다가, 그리고 마침 먹물파스타를 먹고 있었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그, 그으 아이 계획 이야기가 들려서
"——케흡, 콜록콜록.... 에...에우우...."
그만 사레 들려서 먹물 코팅이 된 새까만 파스타(이었던것)의 일부분을 내뱉어 버렸다는 것이다. ..................죽고싶다......
"...죄, 죄송...콜록.... 사레가... 쿨럭쿨럭...." "...그, 아, 아이 말이죠오... 네....."
아, 너무 기겁한 표정이었나... 일단 티슈로 뒷처리를 하며 입가도 닦고, 테이블도 닦고 하며 들어본다. 사실 그래, 아이를 무조건 봐야하는 건 맞다. 이 결혼은 우리 집안과 상대 집안의 계약...같은 거고, 아이가 생기는 건 그 계약이 완전히 성사되는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첫날밤에도 부부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각오도 했었고. 그게 무색해질 정도로 정말 건전하게 잠만 자서 문제였지만.
근데... 3년 뒤라니, 예상 외네.... 당장 오늘 밤부터—라고 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랄지 각오랄지.. 아무튼 그런 걸 생각했는데. 3년이면... 꽤 뒤잖아? 너, 너무 늦는 건 아니려나.... 아, 하지만 애한테 묶이지 않고 좋은 시간을 가진다는건, 음... 하긴. 아이가 생기면 육아에 전념해야하니까. 둘이서만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지.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3년 뒤라면, 응,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저,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앗, 근데... 저기...."
...나 이런 말 해도 되는 걸까? 하,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확실하게 해두는 것도 피, 필요할 것 같고.... 잠깐 주변 눈치를 보다가 역시 당당하게? 크게? 말하긴 좀 부끄러워서. 유우가씨에게 손짓을 해서 몸을 숙여 가까이 와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조심스럽게 소곤소곤.
"그, 그 전에 생겨도... 괘, 괜찮은...거죠...?"
그, 그러니까 꼭 3년 뒤에 생긴다!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으, 으으... 뭔가 부끄럽다. 오늘 하루종일 얼굴이 뜨거운 상태야아.....
"그, 그게 아니라!! 그, 그건 마음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아.... 더, 더 늦게 생기거나 일찍 생기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아...." "그리고, 그리고 만난 지 사흘이지만 그래도, 부, 부부잖아요 우리....."
허둥지둥 변명을 해보지만, 응 이미 틀렸어..... 이미 유우가씨 엄청 웃고 있다고... ....나, 난 입이 재앙인가봐. 입을 틀어막고 지내야겠다. 새빨개진 얼굴을 또 푹 숙였다. 크으으으..... 입을 막기 위해 빨대를 물고 메론소다를 마신다. ....메론소다의 양은 당연히 무한하지 않아서, 금새 전부 다 마셔버렸다는게 문제지만.
혈연을 중요시한다는건 잘 알겠지만,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결혼도 안 한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질 리가 없는데 말이지... ....이상하지 않아? 식이 끝난 뒤엔 바람 피워도 돼~ 하더니 지금은 또 그러지 말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닌가, 그냥 아이만 자기 아이면 되고 다른 건 신경 안 쓴다는 뜻인가... 으, 으으.. 모르겠어... 야쿠자의 사고방식..!
"엣?!"
그, 근데 묶었다니 뭘... .....엣 노, 농담이죠? 라고 하려고 했지만 이때만큼은 유우가씨의 얼굴이 엄청 진지했다. 조금 전까지 날 놀리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정말 다른 사람인 것 같은 얼굴. 뭐랄까... 조금 무섭네... 그보다 그, 수, 수술을 했다는 거겠지...? 그 이유는 이해가 갈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가지 않았다. 뭐 그래도 이미 해버린 이상.... 아니, 그치만 이제 결혼도 했고 그냥...
"....지, 진짜요....?" "그럼, 이제 결혼했으니까 그냥 그... 보, 복원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 이, 이상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이제 그, 결혼도 하셨으니까 그런 사고도 안 치실..."
"....안 치실 거죠?"
...말하다 보니 또 떠올랐어. 식 직후에 그런 말도 했겠다, 사고를 아예 안 치겠거니~ 하고 생각하긴 좀 힘들지도 몰라. 나도 조금 진지한 얼굴이 돼서 물어봤다. 텅 빈 메론소다 잔을 조심스레 내려놓으면서.
바람은 돼도 탁란은 안 된다. 이 이야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해보이는 와이프.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인가? 서열의식이 강한 로직 안에서는 당연하지만, 서열이란 걸 신경 쓸 일이 없던 아가씨한테는 또 다른가보다. 그래도 말로 하면 가오 상하니까 그냥 놀려먹기로 한다. 이런 이야기 또 꺼냈다가 시무룩해지는 것도 싫고.
"...알겠어. 그렇게 유우가씨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는데. 이런 거는 느긋하게 생각해도 좋을걸. 이건 진심 충고."
포크를 허공에 휘적거리며 말한다.
"너 지금은 갓 성인 되고 네가 어른같을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아직 한~참 어린애라고. 그 나이에는 놀기부터 해야지 애한테 청춘 다 바쳐서 쓰나. 애 키우는 거 진~짜 번거롭다. 맨날 울고. 밥달라고 하고. 밥 다 맥여놓으면 쑥쑥 커서 놀아달래고."
어쩌면 집안 사람들이랑만 깊게 교류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왜, 부자아이들은 또 그런 소외감이 있잖아. 다들 아가씨네 뭐네 추켜세워주니까 부담스러워서 깊은 이야기는 안 하고 입 딱 다물게 되는 거. ...그래서 부담감에 애를 만들게 되는 건 이쪽이 싫다.
"사고는... 모르지. 지금까지는 예방을 해뒀으니까네 아무 문제 없었다만 이게 습관이란 게 무서우니까―"
반쯤은 진심이지만 반은 겁주려고 하는 말이다. 시무룩해지겠지만 어쩔 수 없나. 난 젊은애 인생 벌써부터 애 가지고 저당잡기 싫다. 일찍 낳아도 또래 학부모들이랑 겉돌텐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랑 애 만드는 건 가급적 피하고 싶긴 한데, 나도 날 잘 못 믿어서 어떨런지. 복원은 신중하게 하고 싶어."
시무룩해졌다.... 그야 성인이 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그래도오... 아니, 그래. 아이는 느긋하게 생각해도 된다. 여기엔 동의하지만, 그 뒤에 나온 말이 충격이란 말이지.... 습관이란게 무섭다니 대체 무슨 습관을 가지신 거냐고요.... 그렇네, 다짜고짜 바람 피워도 된단 이야기를 했을 정도니까...... 기대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은연중에 기대해버린걸까. 스스로가 조금 한심해졌다.
"...알겠습니다. 제가 좀 그, 조급했나봐요." "복원은 유우가씨가 원하실 때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냥, 편하게 생각하셔도 되니까..."
애써 웃어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꼬리가 축 처지는 건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거 은근히 불편하다니까.... 그리고는 이제 남은 음식들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이 시키긴 했지만 성인 남성 한 명, 그리고 우마무스메 한 명의 위장으로는 거뜬히 먹어치울 수 있는 양. 바다의 집에 오기 전에 운동 생각했던게 거짓말인 것처럼 한 접시, 또 한 접시 비워갔다. 그, 그치만 맛있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도 좀 풀리니까.....
"——하아, 잘 먹었습니다."
모든 접시를 깔끔하게 비워내는 데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앗, 나 중간부터 완전히 먹는 데에만 열중해버렸잖아. 유우가씨 것까지 내가 다 먹어버린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