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7117> [1:1] FREESIA - 7 :: 1001

멧쨔주

2024-05-15 16:07:25 - 2024-06-01 00:10:28

0 멧쨔주 (bqbcVPtuAk)

2024-05-15 (水) 16:07:25

클래식 시즌에 나를 처음으로 이곳에 데리고 와서 견학시켜준 사람.
나의 담당으로 사바캔부터 마구로 기념, 그리고 시니어 시즌까지 함께했던 트레이너.
시니어 시즌 겨울에 아무런 말도 없이 편지만 남기고 떠나버린 사람.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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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히다이 - 메이사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17:58:08

>>133

-...알겠습니다.

습니다?!
방금 습니다체를 쓴 거야!??! 여보!? 우리 부부라고?! 부부사이에 그런 벽 세우는 어미 나는 싫다고 젠장!! 아! 괜히 겁줬어 진짜! 젠―장―! 이, 이런 기분으로는 셔츠만 입어도 전혀 ... 전혀 좋은 느낌이 안 된단 말이다.
만회, 만회를 해야만...!

그렇게 내가 두뇌풀가동을 하는 동안 아내는 위장풀가동. 엄청났던 음식을 다 해치웠다.
...잘 먹네. 입맛이 여전한 거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큰 문제는 아니...었...

꼬리!! 꼬리 아직도 축 늘어져 있다고! 큰 문제 맞잖아 젠장...!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또 말을 걸어오는데. 맛...? 몰라. 초반엔 맛있었던 거 같은데 중반부터는 아내 놀려먹느라 맛을 신경 안 썼고. 후반에는 무슨 맛이었는지도 모르고 집어먹기만 했다. "어, 어어. 괜찮더라." 라고 대답은 했지만 이거 어딜봐도 마음의 벽을 느낀 사람의 대답이잖아...

결국 한참 고민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여보. 애 이야기 말인데."
"너무 신경쓰지 마. 실수는 둘째치고 나도 애 만드는 건 싫지 않으니까. 사실은 그냥 당신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 당해가지고, 쫓기듯이 애 만드는 게 싫어서 그랬어."
"나 그렇게까지 쓰레기는 아냐..."

젠장, 이런 말 하는 건 내 전공이 아니라고.

"......그래도 진짜 사람 일 모르는 거니까. 실수하고 싶지 않은 것도 조금은 있지. 있는데, 안 하려고 노력은 할 거야."
안 껴버릇하던 걸 끼라니 싫기도 하고. 술 꼴으면 습관적으로 안 챙길 게 뻔하고.
"어쨌든 우리 앞으로 계속 같이 살 거고, 지내다 보면 또 모르지, 사랑해서 진짜 사랑의 결실을... 아 젠장, 아무튼 그걸 만들고 싶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사랑의 결실 이지랄. 아 진짜 낯간지러워서 못 말하겠네.

"날 좋아하게 되면 말해."

136 메이사-히다이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18:48:28

떨떠름한 느낌의 대답이 돌아와서 살짝 쓰게 웃었다. 뭐어, 어쩔 수 없나.
그러면 다 먹었겠다, 슬슬 일어나서 바다로— 아니, 어쩐지 놀 기분이 전혀 아니게 됐으니까 그냥 숙소로 가자고 할까.
으음... 그치만 수영복도 샀고 바다에 가자고 해서 일부러 유우가씨도 쉬시려다 나오셨으니까... 바다에 발이라도 담그러 가야하는 거 아닐까....
그렇게 잠시 고민에 빠져 입을 다물고 있다보면, 유우가씨의 말이 들렸다.

"네...?"
"...아, 그 그게...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너무 성급하게 말을 꺼낸 것 같고, 그, 조급했던 것 같고...."

그, 그냥... 막연하게 부부니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고.
이런저런 사정 생각도 안하고 그냥 조급해졌던 건 확실히 내 잘못이고 하니까.
근데, 사랑의 결실이란 말 꺼내기 힘들어하는 건 좀 신선한 모습이네. 부끄러워하는 걸까, 아니면... 아, 아니. 전자로 생각하자.. 긍정적으로!

"...후후, 지금 뭔가 엄청 드라마에 나올 법한 장면 같았어요."
"알겠어요. 저도 노력할게요."

유우가씨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도록.
그리고 유우가씨도 나를 좋아하게 되도록?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로 부부가 되었으니까, 좀 더 노력해야겠지.

"그럼— 이제 어떡할까요? 놀기에는 시간이 좀 늦어진 것 같은데... 아쉽긴 하지만요..."

음~ 해는 아직 떠있지만 꽤 기울었고, 바람도 말이지. 꽤 선선해진 느낌이 든다.
...묘하게 구름이 좀 많아진 걸 보면..... 내일은 비가 올지도 모르겠는데. 오키나와는 은근히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고 했으니까, 걱정되는걸....

137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19:20:35

...이거 너무 유우가 같아서 갖고 왔어요

138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19:25:48

아니 세상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다이 유우가 그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139 히다이 - 메이사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19:36:10

>>136

"...노력까지야."

드라마라니 젠장. 고개를 돌려서 부끄러운 속내를 감춘다. 아가씨한테 드라마 압수해야지 안 되겠어. 요즘은 TV뿐만 아니라 OTP다 뭐다 하는 거 때문에 드라마 너무 많이 보게 된다고. 남은 진지한데 드라마래. 아내만 아니었어도 핵꿀밤이었어 이건.

...애초에 아내 아니었으면 이런 말을 할 일도 없었겠지만. 계약 결혼의 존재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 팔자에도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다니. 이런 말을 내가 하게 될 날이 오다니...

- 그럼 이제 어떡할까요?

내 신세를 한탄하고 있으려니 아내가 질문해온다. 하늘을 보면 이제 슬슬 해가 '퇴근시간 30분 전이다 아자~' 하고 있고. 훅 불어오는 바람이 아까보단 싸늘하다. 기분 딱 좋을 온도긴 하지만.

"바다에 발이라도 담그고 갈까? 기껏 예쁘게 수영복까지 입었는데 그냥 들어가면 섭섭하잖아."
"그러고보니 우리 숙소 밖에도 수영장 있더라고. 3분 걸으면 스파도 있댔고. 거기 가도 괜찮긴 해."

그래도 역시 바다지? 생각하며 셔츠 소매를 접어올린다. 슥슥 올리다가, 팔뚝의 거뭇한 문신이 보일듯 하자 한쪽은 약간 내려놓았다. 일단 신발도 벗어둘까. 바지도 좀 걷고. 구두랑 양말을 벗어 손 한쪽에 들고는 아내 뒤를 따라 모래사장을 사박사박 걸었다.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들어오는 게 신선한 기분이었고, 앞서 걷는 아내의 꼬리가 아까보다는 살랑거리는 게 보기도 좋았다.

...좋은 느낌의 저녁이네.

"물에도 한 번 들어가볼래?"

...그렇게 말한 걸 후회하게 될 줄은 몰랐지. 슬슬 밀물 때고 파도의 수위도 높아져서 쫄딱 젖은 월남쌈 야쿠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140 메이사-히다이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19:59:54

"앗, 그럼 그럴까요!"

들어가기 아쉬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사실 귀랑 꼬리 때문에 눈치채긴 쉽겠지...슬프다) 바다에 발이라도 담그고 가잔 말을 해주는 유우가씨.
그런 유우가씨를 보며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앞장서서 가벼운 걸음으로 모래사장을 걸었다. 샌들 사이로 모래가 사락사락 들어왔다가 나가기를 반복한다.

"좋네요~ 숙소 수영장도 꼭 가보죠! 스파도! 그러고보니 안 간지 꽤 됐구나아~"

그렇게 신나고 들뜬 걸음으로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거기엔 구두와 양말을 벗고 소매도 걷어올려서 바다 모드가 된 유우가씨가 보였다. ...사실 바다 모드라고 하기엔 좀 그런가. 일하다가 잠시 바다로 도망쳐온(...?)직장인 같기도 하고.
아무튼, 같이 모래사장을 걸으며 어울려준다는게 조금 기뻐서, 잠시 멈춰서 기다렸다가 발을 맞춰서 걷는다.

"음~ 살짝 추울 것 같지만.... 숙소도 가까우니까 괜찮겠죠. 안 들어가면 좀 아쉬울 것 같고."
"유우가씨는 발만 담그실거죠? 어디... 이쯤이면 파도도 발까지만 올 것 같은데요——으왓?!"

츠나지 해변가를 놀이터 삼아서 자랐으니, 이 정도는 보기만 해도 안다고. 그렇게 혼자 속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있는데.
....맞다. 밀물 때구나. 그리고 오키나와는 츠나지보다 파도가 높은가...? 그것까진 모르겠지만 일단, 일단...
예상보다 파도가 높고 거세서, 발이 아니라 전신을 흠뻑 적실 정도의 파도가 우리를 덮쳤다.

아니 진짜로, 예상 외의 사태야 이거....
정말 쫄딱 젖어서, 앞머리가 푹 가라앉아 시야를 다 가려버린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깨에 얹힌 이건.... ....다시마 조각인가... 이름모를 해초 조각이.....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젖어버린 것도 있고, 바람도 선선해진 것도 있고... ....앗, 조, 조금 덜덜 떨어버릴지도...

"...........유, 유우가씨이... 괜찮으세요...?"
"....햣......"

엉겨붙는 앞머리와 이름모를 해초를 치우고 유우가씨 쪽을 보자, 거기엔.....
물에 젖어 달라붙은 셔츠.. 우왓, 분위기 야바.... 어쩐지 두근두근해버릴거 같아...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눈길을 사로잡는 셔츠 아래의 거뭇한 무, 무, 문신........ 두근두근(부정적)해버릴거같아....
내적비명이 금방이라도 입으로 튀어나와버릴 것 같아......

"엣, 우, 그... 다, 다 젖어버렸네요 그...."
"숙소... 갈까요......"

141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0:40:23

....🙄
파도에 수영복이 휩쓸려가도 재밌었겠단 생각이 이제서야.....🫠 으으윽....

142 히다이 - 메이사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0:41:57

>>140

바다 야쿠자가 되자 더 크게 흔들리는 꼬리. 그게 귀여워서 남는 손으로 아내의 손까지 잡아주니까 붕붕 흔들린다. 이런 거로 기뻐하다니 아직 애야 애. 생각하던 때...

철써억 하고 엄청 큰 파도가 덮쳐왔다.
.........아내도 나도 다시마 범벅이 됐고 나는... 꽤 곤란해졌다. 머리도 쫄딱 젖은 건 물론이고 물에 반투명해진 셔츠가 팔뚝에서부터 목까지 올라오는 문신을 다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엄청 기피당하겠네 젠장.

우리는 야쿠자 중에서도 높은 지위의 사람이니 겉보기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목욕탕이라던가 온천이라던가 가면 귀신같이 거부당하고 백안시 당하기 일쑤다. 하루 이틀도 아니니 무뎌질 때도 됐지만, 나 때문에 아내까지 곤란하게 만드는 건 좀 슬프다.

그런 기분을 감추려고 일부러 가슴팍을 수줍게 가리며 아내 흉내를 냈다.

"꺄삐~ 뭘 그렇게 모쏠OOOO처럼 보는 거야~ 저질헨따이욕구불만💕 남편이 알면 슬퍼하겠어~💕"

내가 남편이지만.

그렇게 부끄러운 척 하는 것도 잠시, 이내 단추를 툭툭 끌러내 셔츠를 벗었다. 물이라도 좀 짜면 덜 비칠까 하고.

"...아니 진짜 그렇게 저질처럼 보지 말라구. 손가락 사이로 보는 거 다 알아 이 아가씨야."

옆구리나 배에 잔뜩 있는 자상과 여기저기 끊긴 문신, 우글거리며 올라온 새 살점 같은 게 신기할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그야 내 몸이고 나한텐 몇 년씩이나 본 당연한 거라.

물을 쭉쭉 짜낸 셔츠를 일단 다시 몸 위에 걸쳤다. 바닷바람에 마르게 하고 싶어서 단추는 풀어둔 채로. 해가 지고 있어서 멀찍이서 보면 잘 안 보이니 다행이지.

143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0:45:53

>>141 ....!!!!!
날조해버릴걸....🙄🙄🙄 이 전개를 생각해내지 못하다니 이 무슨 불찰......

144 메이사-히다이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1:02:18

"햣?! 그, 그, 그렇게 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남편은 그... 유우가씨잖아요!!!"

내, 내가 그런 눈으로 봤다고! 황급하게 눈을 가리고(손가락 사이를 살짝 벌려두긴 했지만) 후다닥 변명을 꺼냈다.
그리고 남편이 알면 슬퍼하겠다니! 당신이 그 남편이잖아요!!!
근데 손가락 사이로 보던 것도 들켜버렸다. 그래서 그냥 손을 내리고.. 다시마를 치우면서 당당하게 보기로 했다. 햣!!! 셔츠 벗었어!!!

...그, 근데.... 문신이 조금 끊겨 있는 구간이 꽤 많다. 옆구리랑 배에 난... 흉터 같은 것들이다. 저렇게 흉이 질 정도면 꽤 깊거나, 심하게 다쳤던 거 아닐..까....

"....흉터가... ....많이 아프셨겠어요...."

물론 문신도 아프긴 하겠지만(안 해봐서 잘은 모른다) 바늘로 찌르는 것보다 칼에 베이고 썰리는 쪽이 더 많이 아프고 회복도 오래 걸릴테니까. 으, 보다보니까 내 배라던가 옆구리도 아픈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배를 감싸고 살짝 찡그린 표정을 지어버렸다. 사실 이미 다 나아서 새 살이 돋은 거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말이지.

"....평소에도 그렇게, 그, 자주 다치시나요?"

평소에도 그렇다면 나, 응급처치법이라도 배워두는 게 좋을까.... 병원을 가는 게 우선이겠지만, 배워둬서 나쁠 건 없겠지. 현역이던 시절에도 나름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배워둔 건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마무스메의 부상은 자상과는 거리가 좀 멀어서. 보통은 염좌, 탈구, 골절, 타박상 같은 경우가 많으니까. 날카로운걸로 베이는 건.... ....음.... 그다지 없지?
역시 좀 배워둘까.... 옆구리에 있는 흉터를 한번 더 슥 보고서,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145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1:03:28

>>143
🤔
하지만 저... 사실....
바다에서 그러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많은 워터파크의 파도풀에서
그렇게 돼서
서로 밀착해서 가려야만하는
그런 상황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

146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1:04:18

>>145는 저희집에서 사육중인 모브아저씨가 멋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요즘들어 자주 멋대로 키보드를 두드리네요... 큰일이야...

147 히다이 - 메이사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1:46:08

>>144

"아, 이거?"

셔츠를 들추고 내려다보면 꽤 이것저것 있긴 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문신이 있었고, 성인 되자마자 야쿠자로 구르고 살았다보니 그렇다. 두목의 아들이라 비교적 유한 일만 맡아왔는데도... 아니, 오히려 두목의 아들이라서 더 당한 걸지도.

"아냐 아냐~ 이거 다 젊을 때 당했던 거고, 이제는 와카가시라니까 이런 고생 할 필요 없지. 이것도 막상 아프지 않았어. 뭐냐. 아레드날렌? 인지 뭔지. 그거 나와서 그런가."

"걱정해주는 거야~?"

자기가 아픈 것마냥 배를 꼭 잡고 찡그리고 있다. 그게 좀 기특했다. 가족들은 그런 게 일상이니까 의외로 전혀 걱정해주지 않는다. 내가 중환자실에 실려가도 "그래서 죽었대?" 부터 물을 작자들이지. 가족이 죽는 것도 일상이라 그래. 나도 아마 그럴 거라 이해는 하지만, 그래서 섭섭한 부분이 있었는데.

흉터 좀 봤다고 이렇게 구는 내 가족이 있다니 좀 기쁘다. 바다를 보고 있는 아내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여기 좀 봐, 여보."

아내의 손을 잡고 가슴팍 위에 올려놓는다. 손을 겹친 채로 천천히 밀고 내려갔다. 짧은 시간인데도 손이 빠르게 화끈거리는 게 느껴진다.

"자, 만져보니까 알겠지? 하나도 안 아프고 한참 옛날 것들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이제 험한 일이라곤 우리 와이프 입에서 군말 안 나오게 하는 거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걱정하지 마."

역시 귀여워. 새빨개진 아내를 꼬옥 껴안고는 머리에 쪽 입맞췄다. 이렇게 착한 아가씨한테서 불만이 나오면 죽어야지. 응.

148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1:48:11

히히... 메이사 안아들고서 구명조끼 빌리는 곳까지 후닥닥 가야만wwwwwwww
나중에 왕코쨩 시켜서 분실물센터에서 수영복 다시 찾아오면 메이사 또 수치사하려나요wwwwwwwwwww 으힛wwwwwwwwwww

🤔
🫠
...역시 조끼만 입는 건 불편하다고 유우가가 사온 여분 수영복을 입는 전개구나 이건

149 메이사-히다이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2:00:29

"당연하죠. 보기만 해도 아플 것 같은 흉터니까...."
"그리고, 저어... ...이제 가족이니까요.... 당연히 걱정한다구요."

그래. 생판 남이라면 그냥 잠깐 찡그리고 '저런...' 하고 말고, 적당히 아는 사이라면 '아프겠다' 까지는 생각하겠지.
하지만 진짜 내가 다친 것처럼 배를 잡고 찡그리고까지 하는 건, 알게 된 시간은 짧아도 유우가씨가 아는 사이가 아닌 가족이란 카테고리에 들어가있어가 아닐까.
...어쩐지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그렇게 바다를 보다가 여기 좀 보라는 말에 고개를 돌렸다. 조심스럽게 잡아오던 손은 어느새 내 손을 이끌어 가슴팍 위에 놓고 있었다. 엣, 헷, 자 잠깐?!

"아, 아와... 아우아앗....."
"아, 아, 알겠어요 알겠으니까아아!! 소, 손, 손 좀...!"

손을 겹친 채로 쭈우욱 아래로 천천히 내려간다. 자신의 것과는 전혀 다른, 단단함이 느껴지는 촉감에 머, 머리가 과부화 될 것 같아아아아!!!
완전히 새빨개졌다. 조금 전에 젖었던 게 바싹 말라버리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굴이, 아니 전신이 화끈거리는 것 같아. 으, 으으으.....

"으, 으으... 네에...."

새로 돋아나서 조금 우둘투둘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흉터자국들은 이미 아문지 오래. 만져보니까 확실히 알겠다. 사실 만져보지 않아도 알긴 알지만.
전부 옛날 것들이니까, 앞으로는 이런 상처가 생길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역시 가족이 다치는 건 마음이 아프니까.

"저기, 이제 슬슬 들어갈까요..? 몸이 너무 식어도 안 좋을 것 같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옷이 마를 때까지 밖에 있으면 분명 감기에 걸릴 테니까. 슬슬 돌아가는 게 좋을지도.
슬쩍 유우가씨의 손을 잡고서 돌아가자는 말을 꺼내본다.

150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2:02:02

>>148
으히히히히....🤭 멧쨔 완전 새빨개져서 아우왓와만 말하는 고장난 로봇이 되어버려요...


그렇네요 구명조끼만 입으면 불편하고 쓸리니까(?)
유우가가 사왔던 그 여분 수영복을 입고
구명조끼로 가려도 괜히 부끄러워서
새빨개진채로 쭈뼛거리는 멧쨔를 보고 왔어요
으헤헤헤.. 히다이주는 천재야...😏

151 히다이 - 메이사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2:22:44

>>149

역시 아내를 놀리는 게 제일 재밌어. 응. 최고다. 인생 만족도 120%가 드러나는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와이프는 이미 따끈따끈하고 걸친 옷도 좀 마른 상태지만, 나는 아직 축축해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좀 춥다. 티는 안 내지만. 해도 슬슬 져서 어두워지고 있고.

"좋아, 들어가자."
"저녁밥은 안 먹어도 돼? 아까처럼 엄청 큰 소리 나기 전에 미리 먹어두지 그래."

하면서 놀리기도 하고.

"아니면 남편의 수제 요리는 어때?"
"컵누들이지만."

라면서 기대감 줬다가 뺏기도 하고. 그렇게 장난치면서 숙소로 들어왔다. 그러고 나니 아내가 긴장이 풀렸는지 좀 피곤한 눈치여서... 어쩔 수 없지, 아까 셔츠가 젖어버렸으니까 이번뿐입니다. 하고서는 벌칙은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내일은 셔츠만 입은 와이프 껴안고 잔뜩 놀려야지. 비도 올 거 같으니까 흉터가 쑤신다고 구라도 치고 간호나 좀 받아볼까나. 그런 응큼한 계획을 세우는 저녁이었다.

(*막레입니다~ 😌 지금까지 일상중에 메이사를 가장 많이 놀려댄 일상 아닐까 싶네요... 메슥가키 역전 세계선일지도...)

152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2:31:28

막레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번 일상도 엄청 즐거웠어요~
wwww이렇게 놀림당하기만 하는 멧쨔는 계약결혼 세계관이 유일한 것 같네요🤭 하지만 좋아...😏

153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2:35:32

히히... 으히히... 다음날에 셔츠만 입은 멧쨔한테 간호받는다니 유우가 신혼생활 너무 즐겁게 하고있잖아 🤤
그러다가 비가 심해져서 천둥치기 시작하면 간호역전이 되어버리는 거.. 봐버렸다구요.....🙄

그리고 어쩐지 유우가 동생은 어릴 때부터 유우가 물건을 많이 탐내왔다는 설정이 있을 거 같아요 🤔
멧쨔가 처음 봤을 때

🙀 어라... 조금 작고... 짜증이 난 유우가씨다...
할지도요 🤔
얼굴은 동생 쪽이 더 날카롭고 신경질적일 거 같네요

154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2:43:59

>>153 ○○셔츠인채로 달라붙어서 바들바들떠는 아내라니..우..우홋....🙄 유우가는 좋겠네....😏

헉 유우가 동생쨩은 그런 느낌이군요...🤔
어쩐지 유우가한테 ☺️동생분이 유우가씨를 많이 닮았네요 하면 싫어할 갓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155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2:47:43

🙄 "..."
🫠 "뭐~ 그렇지~"
😏 "저 녀석 어릴 때부터 나 따라하는 걸 좋아했거든. 저 넥타이도 봐, 본 기억 있지? 저번에 OO씨 결혼식에 내가 하고 갔잖아."
🙀 "어! 정말 그러네요?"
😏 "봐봐, 벨트도 똑같네."
🙀 "지... 진짜요."
😏 "그러니까 닮게 느낀게 착각이 아니야. 진짜 닮았거든. 여보는 눈썰미가 좋네~"

하면서 다 들리게 티배깅하겠네요 😌
이런 식으로 서열 찍어누르는 짓에 당해서 유우가에 대한 열등감이 깊겠지 생각했어요
멧쨔를 낼름낼름한 것도 메이사 앞에서 이런 망신을 당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156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2:51:21

별 생각없이 ☺️전부 따라한다니..형을 엄청 좋아하는 동생이구나~ 하고 있을 멧쨔를 생각하니 목에 밤고구마가 10개는 걸려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길 낼름낼름하는 동생쨩한테 😾아무리 그래도 유우가씨를 대신할 순 없다구요 하면서 멧쨔킥 날리는거겠지...😏

157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2:56:09

😏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저 녀석 이복동생이라~ 완전 동생은 또 아냐."
🙀 "끽.. 뺘.. 으...으에..."
😌 "말했잖아~ 우리 집안은 그런 거 민감하다니까. 윗세대들의 원죄라고."
🙀 "그래서였군요..."

하면서 남의 취임식에 와서 염장지르는 커플이라니
역시 하극상해서 서로 돈독하게 만들어줘야겠다...🤭

158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03:38

한쪽이 죽는 걸로 사이가 돈독해진다니 무서워...🫠

이복동생이지만 유우가와 많이 닮은 유우가 동생쨩...
...아버지 유전자 엄청 강하구나..🤔
아무튼 이복동생이라 더 뭔가 그런 감정같은것도 있을 것 같네요

159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3:07:16

...메이사 생일마다 약혼자가 보내오는 의문의 선물들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신혼여행 끝나고 보니 메이사 생일이 근처라서 선물 고민하다가 원하는 거 있냐고 물어보는 유우가가 보였습니다
뭔가 부끄럽지만 스낵바 아가씨들 조언만 듣고 고르기보단 진짜 아내가 좋아하는 걸 사주고 싶어서...🤭 이히히...

🫠 "저..."
😳 "그......"
😳💦 "선물로 후히히... 받고 싶은데요......"
한다던가 🙄
우와... 뇌녹는다...

160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10:09

🙄저 그거....
셔츠만 입고 말하는 메이사를 방금 보고 왔어요....

161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11:53

아니 이게 아니라
약혼자가 보내오는 선물이라니 완전 룽한wwwww
멧쨔도 매년 보냈을 것 같은데... 유우가의 생일은 크리스마스 이후니까
크리스마스 선물도 같이 껴있었을지도🤔

162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3:13:11

유우가가 놀리면서 쓴 기술들 다 알게모르게 배워와서
유우가 손 잡고 셔츠 안에 넣고서 훑게 하는 거 봤다고요...🙄
필사적으로 눈 피하고 고개 돌리는데 손으로 다 느껴져서 유우가 죽을 맛이겠네요...🫠

...하극상 전까지 아무 것도 안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거는...
그냥 병원을 안 간 것으로 💦

163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17:54

신혼여행때는 안하다가 신혼여행 끝나고 멧쨔 생일때 하는 거구나.. 이녀석들...😏

하극상 지나가고 멧쨔가 담판지은 다음에 후다닥 유우가를 데리고 병원부터 가겠네요🙄
기세등등하게 거짓말 해버렸으니 빨리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어야해.....

164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3:23:51

애 낳고서 둘이 인큐베이터 구경하는데
🙀 "..."
🫠 "왜 그래? 컨디션 안 좋아?"
🙀 "아. 아니... 애기한테 문신이 없으니까 이상해서...💦"
🙄 "애기는 원래 문신 없거든!?"
하는 의미불명의 이야기 하는 둘을 봤어요wwww

165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28:25

🙀💦"그치만 뭔가... 그거잖아..?"
🙀💦💦"멘델의 유전법칙? 같은 거?"
🙄 "문신은 유전 안 된 다 고...."

옆에서 조용히 듣던 간호사는 분명 입술 꾹 깨물고 웃음 참고있겠지...🙄

166 히다이주 (KnD/4KLjTA)

2024-05-18 (파란날) 23:39:35

야쿠자 에유... 순애력 진짜 크잖아...🙄
사실 일상하면서도 유우가가 진짜 멧쨔한테 헤롱헤롱 벌써부터 감겨있어서 완전 완전이었다구요...
근데 이제 가족보다 자길 소중하게 여겨주니까 유우가 인생 망해버렸어... 🙄🙄
아내가 죽어달라고 하면 죽어주는 수밖에 없는wwwwwwwww

167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42:58

히히히...😏 멧쨔의 계략에 당했구나 유우가(사실 계략같은거 없음)
근데 저도 일상하면서 🤔이제 그냥 유우가씨 아니고 여보 당신 해도 되는 거 같은데...? 이녀석들 순애력이 장난아닌... 이러고 있었어요🙄
아마 다음날엔 비오고 천둥칠테니까😏 셔츠 차림으로 🥺여보.. 하는 멧쨔가 나와도 괜찮을 것 같네요... 히히..

168 멧쨔주 (PejtGFX3wM)

2024-05-18 (파란날) 23:44:09

그리고 생각해보면 사실...
프리지아는 어떤 세계관에서든 전부 순애력 MAX인거 같기도......
원본지아부터 순애 그 자체니까 어쩔 수 없나~😏

169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00:40:13

....헉... 새 주식게임을 사서 투자하다보니 벌써 한시간이나 지났다니 거짓말같네요
저의 주식 프리지아는 떡상하고 승승장구하는데 게임에서는 진짜 엄청 꼴아박았습니다 🫠

사실 원본지아는 순애는 순애지만... 약간...씁쓸순애라고 생각해요 🙄💦
아인슈페너순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먹으면 맛있지만 머리가 띵하고 크림을 다 먹고 나면 엄청 심장이 두근(두려움)거리는...

170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00:49:54

으엣🙀
하 하지만 게임이니까.. 다행이네요..🫠

저는 욕망을 참지 못하고 셔츠 멧쨔가 선물로 후히히를 조르는 낙서의 낙서의 러프를🙄했더니 시간이 이렇게.....

171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01:04:55

아인슈페너 순애... 너무 찰떡같은 비유잖아요..🫠
하긴 원본지아는 답레 쓸때마다 두근두근(두려움)이고 뭐가 나올지 전개가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한 스릴이 있고 도파민 엄청 나오는 순애니까🤭

172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01:05:52

그리고 슬슬 눈이 뻑뻑해져서 저는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앵바앵밤입니다~ 히다이주 푹 쉬시고 내일 봬요~😽

173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01:13:40

>>170 뭣
뭐라고요

그 그거 저도 볼 수 있는... 수위인가요...🥺🥺🥺🥺🥺🥺 이건... 봐야만 하는...

>>171 ...저 달달한 야쿠자 프리지아를 했으니 다음에는 원본지아 빌드업을 마구마구 쌓고 싶네요... 굴리면 굴릴수록 뜯어먹을 거리가 늘어난다니 프리지아는 자가번식배양육이구나...🥹 뭔가요 이 친환경적 자컾은...... 내일은 하루종일 배양육 뜯어먹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식하는 사이에 주무시러 가셨군요 😌 푹 주무세요~ 앵바앵밤입니다 👋 내일 뵈어요!

174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0:24:56

앵하입니다..👋 엄청 푹 자버린www

>>173 그..그럴걸...요..?(?)
적당히 봐줄만한 모습이 되면 가지고 올게요🫠

야호 오늘은 원본지아 일상 돌리나요☺️ 히히 전 언제든 좋아요~

175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4:50:56

앵하입니다 👋 갑자기 가족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네요 젠장...😥

푹 쭘셨다니 좋은 일이네요wwww 히히 일상하실 짬이 되면 말해주세요 ☺️ 으히히 원본지아다...

176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5:11:08

주말인데도 바쁘셨군요...🥺 나데나데를 드릴게요...

히히 일상... 저는 언제든 오케이랍니다😸
이번 원본지아는 어떤 상황으로 돌릴까요🤔 무릎+악몽 나데나데..? 아니면 케이크..(???)

177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5:12:30

케이크...가 시간 순에 맞겠죠? 😏
선레 다이스... 가볼까요?
.dice 1 100. = 98
.dice 1 2. = 2
1. 높
2. 낮

178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5:13:34

🫠다이스의 의미 전혀 없는wwwwww

.dice 1 100. = 7

179 멧쨔주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5:14:27

엄청 극과 극인 결과네요🙄
그럼 제가 선레를 가져오겠습니다🤭

180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5:16:37

히히... 주식하면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181 메이사-히다이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5:33:39

중앙의 여름은 츠나지보다 덥고, 빠르게 찾아왔다. 6월 초인데도 벌써 습하고 후덥지근한 공기가 가득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츠나지는 그래도 아직 선선할텐데. 탁 트인 해안가가 없어서 그런지 더 숨막히는 느낌이다.
그런데다가 새로 배우는 트레이너 일이라던가, 이런저런 것까지 해서 정신도 없고. 뭔가 지친단 말이지....

"...하아..... 죽겠네..."

교원 자격 없이 단순히 트레이너로만 일하는데다, 아직 제대로 된 담당도 없는 나는 유우가에 비하면 퇴근이 빠르다. 후덥지근한 공기, 따가운 햇볕을 이겨내며 먼저 돌아와서는 대충 손발 씻고 에어컨을 틀고 소파에 대자로 누워있었다. 움직이면 더우니까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거지.. 요즘은 더워서 담배 피우러 나가기도 힘들다. 의도치 않게 줄이게 된달까.... 아— 생각하니까 땡기네. 하지만 나가면 더워... 역시 그만두자...

그렇게 누워서 뒹굴뒹굴. 동거인이 있다면 한심하다는 눈빛을 받을 정도로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저 멀리서부터 가까워지는 발소리, 번호키 누르는 소리,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차례대로 난다. 아, 봉투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장이라도 봐 왔나 보네. 냉장고가 비어있었던가.... ....여기 와서는 주방에도 잘 안 서고, 그냥 해주는 대로 먹고 자고 지낼 뿐이라서 몰랐지. 그리고 알았어도 오는 길에 장을 봐서 온다는 기특한 생각도 사실 안 했을 것 같고.
계속 누워있긴 좀 양심이 찔리니까,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인기척을 좇아 주방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왔어? ....뭐야 이거."

정리중인 식재료들 사이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등을 돌린 채로 냉장고에 이것저것 넣고 있는 유우가를 향해 툭 던지듯 말했다.
감자, 양파, 당근 뭐 그런 야채들과 생활용품들 사이에 이질적으로 보이는, 딱 봐도 어디 베이커리에서 사온 것 같은...
....조각 케이크가 담겨있을법한 그런, 박스가.....

".....단 거 별로라고 하지 않았어?"

나도 모르게 한 손을 들어 입가를 더듬었다. ...그래. 케이크가 아니라 그냥 다른 디저트일수도 있지. 푸딩이라던가, 쿠키라던가. ..하지만 유우가는 단 거 별로 안 좋아했을텐데.

182 히다이 - 메이사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5:50:22

>>181

메이사는 어떻게 생각할런지 모르지만, 나는 메이사를 제법 좋아한다. 아니 이성적으로서가 아니고 인간적으로. 그야 그럴 게, 도쿄로 올라와서 혼자 지내는 1년이 제법 쓸쓸했으니까.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그런 소중한 것들이 다 모여있는 츠나지를 박차고 올라왔지만 마음의 준비는 전혀 안 돼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새 인연을 만들기엔...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할까봐 사리게 됐고. 그래서 의도치 않게 나는 관서녀석이라곤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찬바람이 쌩쌩부는 캐릭터가 되어버렸다는 건데.

성가시고 손 많이 가긴 해도 마음 줄 곳이 생겼다. 속도 많이 썩었지만... 어쩐지 낡아빠진 메이사에게는 이전보다 더 마음 편하게 이거저거 챙겨줄 수 있었다. 저쪽도 날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더욱이 그렇고.

둘이 물리적인 거리만 가까워져도 싫어 최악이야 너같은 거 이젠 보기도 싫어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난 그런 메이사여도 마음을 쏟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싫어할 짓을 잔뜩 해버린 주제에 좋은 이야기는 바라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는 일인가. 아닌 것 같아도 은근히 속으로는 어떤 보답이 오길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조각난 체르탄을 답지도 않게 꿰매고, 평생 가보지도 않을 디저트 맛집 카페에서 어느게 잘 나가느냐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했다.

메이사가 그 생일 케이크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답한 건, 때가 됐을 때 좀 더 놀라줬으면 해서였다는 거다.

"......약간 바뀌었어. 땡길 때가 종종 있더라고."

빠르게 식재료 정리를 끝내고 문을 쾅 닫았다. 닫는 손에는 미스미랑 맞춘 커플링이 끼워져 있었고. 그걸 물끄러미 보는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채 서프라이즈를 위해 답지도 않게 둘러댔다.

"전에 한 번 갔는데 맛있더라고. 추천받았을 때는 그래도 단 거 별로다 싶었는데 너무 달지도 않고 과일도 신선해서. 전에 미... 누구랑 같이 갔을 때는 파운드 케이크였는데 그냥 케이크도 괜찮을 거 같았거든."

아... 나 너무 티나게 막 변명하고 있나?

"아무튼, 편식하지 않고 잘 먹으면 반 정도는 나눠줄 수도 있어."

183 메이사-히다이 (CYQpLArwE6)

2024-05-19 (내일 월요일) 16:05:33

취향이 바뀌었다고 대답하는 유우가의 약지에서 빛을 반사하는 반지를, 미스미 트레이너와 맞췄다는 그 커플링을 물끄러미 보다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
유우가가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아니지, 사실 감추려고 하는 건지 아예 말을 꺼낸 적도 없었지. 그래도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내 귀에 들어오는 것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그래. 미스미 트레이너랑 같이 가서 먹어보고 맘에 들어서 사왔다는 거네. ....기분이 그리 좋지 않다.

"...아, 그래."
"됐어. 나 이제 케이크 잘 안 먹으니까. 맛있게 드셔."

저 포장 안에 있는 것은 다른 디저트가 아니라 케이크가 맞았구나. 조금 퉁명스럽게 들릴 말투로 됐다고 말하고는 다시 소파로 향했다.

시니어 시즌, 유우가의 생일에 직접 케이크를 만들었었지. 최대한 단맛을 줄였는데 좋아해줄까, 그렇게 기대하면서 찾아간 유우가의 집은 텅 비어있었다. 짐이 전부 빠지고 휑해진 방에는 편지와 담배 반 갑만이 남겨져 있었지.
....바보같이, 그냥 집으로 돌아갔으면 됐을 텐데. 미련하게 그대로 앉아서 기다리다가, 케이크에 초도 꽂아보고, 그래도 돌아오지 않아서 초에 불도 붙여보고.... 녹아내린 촛농이 케이크를 뒤덮고, 그대로 싸늘한 겨울 바람에 식어 굳어버릴 때까지도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 멍하니 있었던 그 날.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소파로 걸어가는 그 몇 발자국 사이에 순식간에 기분은 저 아래로 깊숙히 가라앉아서.......

".......바보같아."

그 날 이후로는 케이크 자체를 피하게 돼서, 먹어본 지도 오래다. 내 생일 때도 일부러 케이크 없이 식사만 하고 방에 틀어박혔었지. ....왕코쨩이 사다줬을 때도 그냥 냉장고에 처박아둔채 내버려둬서, 결국 마마가 치웠던가...
어쩐지 스스로가 한심하고 바보같고... ...기분도 안 좋아져서, 바보같다고 중얼거리며 소파에 얼굴을 푹 파묻었다.
엉망진창으로 꿰매진 체르탄이 소파 아래로 툭 떨어졌지만, 주울 마음도 의욕도 들지 않았다.

184 히다이 - 메이사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6:16:42

>>183

'...왜 저러지?'

아까까지는 기분이 그럭저럭 30점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나의 감이 지금은 10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경고했다. 메이사가 워낙 예민하고 기분이 하루에도 열 번은 더 바뀐다지만. 아까 나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 그게 아니면...

...뭐 생각 정도쯤이야. 생리일지도. 단 거 땡겨오는데 조건걸고 반만 주겠다고 해서 짜증났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당장 떠오르는 건 이 정도. 아예 말이 안 되는 소리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식사를 만들었다. 잘게 썰은 당근과 갈은 돼지고기, 소고기를 한데 뭉쳐 만들어낸 햄버그스테이크와 밥 한 스쿱, 그리고 감자 샐러드와 자우어크라우트. 이번 자우어크라우트는 대성공이라고~ 고깃기름에 절은 혀를 싹 씻어주는 히다이씨의 역작이라고요.
나 요식업할까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식사를 준비하고, 메이사를 부르고, 깨작거리는 녀석과 말 없이 식사하고, 메이사의 잔반을 치우고(보통은 내 입으로 들어간다.) 메이사가 소파에 다시 들러붙었을 때쯤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자박자박 다가섰다.

"생일 축하해, 메이사."

소파 아래로 떨어진 체르탄을 주워 능청도 부려본다.

"체르탄도 축하한대."

웃어줬으면 좋겠다. 기뻐해줬으면 좋겠다.
네가 태어난 게 기쁜 나만큼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자, 소원 빌어."

185 히다이주 (cmDME5dq1.)

2024-05-19 (내일 월요일) 16:16:56

큰 거...
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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