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iPS5080Xg8 대충 오프닝 음악) "율럭키의 안경과!" <파란 스카프의!> "인첨공~ 썰전!>
오늘도 열렬히 박수를 치는 관중들. 다만, 오늘은 게스트 자리가 아예 없었다.
<자, 오늘도 이렇게 살아 돌아왔습니다.> "살아 돌아왔다니, 고생 많이 하셨나보네요?" <뭐 돌격대장 역할이 그렇잖아요? 돌격하다가 저승으로 돌격하기 딱 좋은, 그런건데요.>
잠시 분위기가 짜게 식었다. 몇명이 피식하긴 했다만.
<죄송합니다.> "자, 어쨌든 오늘도 소식이 꽤 많이 들어왔다죠?" <아, 네. 일단 저희 율럭키에서 트럭 운송 지원을 시작했는데, 경호의 연장선상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네,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트럭 운송 지원을 시작했죠?" <네,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죠. 어쨌든 그 와중에 저희 측 인원이 일을 겪었다죠?> "1화 게스트로 나오셨던, 철모께서 지금 개인 사정으로 나오시진 못했지만 전화 인터뷰를 해주실 예정입니다." "...아 연결되었군요!"
트럭으로 추정되는 소음을 배경으로 철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철모입니다! "안녕하세요 철모씨." <안녕하세요. 일은 잘 하고 계신가요?> -넵, 아무런 이상 없습니다. "그럼 이전에 첫 트럭 배달을 하다 한바탕 싸우셨다면서요?" -아, 네. 에어건너였나, 그 사람이 최근 저희 율럭키를 습격하는 일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이번엔 트럭에 올라타 물건을 훔치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와.. 트럭에요?> -네. 정확히는 숨어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알아채신건가요? 그리고 어떻게 되었죠?" -잠깐 멈추고 중간에 짐을 몇개 내리려고 했다가 발견했습니다. 바로 교전에 들어갔고, 이대로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부를 향해 냅다 밟으라고 했습니다. <이야.. 완전 영화네요..> -어쨌든 에어거너는 공기탄을 난사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결국은 어느정도 밀어냈으며, 결국은 트럭에서 던져서 추격을 막아냈습니다. <어쨌든 잘 끝났군요.> -네, 다음부턴 내부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스트레인지인 만큼 보안에 더욱 신경쓰는 것이 맞으니까요. 다만 짐의 손상이- <자 여기서 전화 통화를 마치도록 하겠구요, 마이티 익스프레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전화 인터뷰는 황급히 종료되었다.
"..그 다음 소식은, 아 네. 조직 블루 도파민이 괴멸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게 원래였으면 그냥 조직이 망하는 얘기였겠지만 이거 특이한게 그것도 전원 속옷 차림에 오리걸음으로 안티스킬 본부에 찾아와서 자수했다는거 있죠!>
파란 스카프 본인도 말하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는지 목소리가 좀 떨렸고 다른 관람객들도 웃는 눈치였다.
"그 블루 도파민은 좀 너무 막나갔죠. 말 그대로 도파민을 위해 살던 애들도 상당해서. 그건 무시할 수 없어요." <그런데 도대체 그 조직을 궤멸시킨 사람은 누구일까요?> "일단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비사문천 같은 자경단은 맞지만, 딱히 뭔갈 쓰고 있지도 않았다는군요." <그럼 한동안 보이지 않으며 스트레인지의 조직들을 때려잡던 소문의 그 사람일까요? 혹은 에어버스터?> "둘 다 아닌게 둘 다 빤쓰만 남겨놓는 악취미를 가지진 않았으니까요." <그럼 위험한 존재가 새롭게 생겼을 수도 있겠군요..>
둘은 마치 짠 듯 스읍 하아 하는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어갔다.
"다음 소식은.. 율럭키에 좋은 소식은 아니겠군요.. OO 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살해당하면서 율럭키와의 계약 관계도 급격히 악화되었다는 군요." <네.. 최근 경호를 서고 있었는데 곧 취소될 것 같습니다..>
경호 계약이 취소될 것 같다는 소식에 율럭키 단원들도 웅성거리며 당황하는 눈치였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의 부족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미상궁으로 빨간 스카ㅍ- 아, 네...>
둘은 고개를 푹 숙이며 사죄의 말을 남겼다.
"일단 사망 원인은 복어 독으로 밝혀졌죠." <네, 이를 먹고 사망한 연구원인 O모씨는 커피를 마시고 방에서 갑자기 쓰러져...> "잠깐, 질문 하나 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때, 율럭키 단원 한명이 벌떡 일어나더니 질문했다.
"아, 원하신다면야." "빨간 스카프양은 복어 독도 다루실 수 있지 않으시던가요?" <아뇨, 곤충이나 식물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독에 대해선 잘 아는 것도 사ㅅ-" "그만하시죠."
안경이 말을 막았다.
"왜 굳이 만난 적도 없는 연구원을 죽이겠습니까?" "그렇지만 과거사ㄹ-" "굳이 의심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란 스카프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율럭키 단원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일단 이 일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리버티에 가입하려는 학생 아닐까요?> "그게 가장 가능성이 높죠." <다만, 최근에 리버티에 대한 안좋은 소문도 돌고 있긴 하지만요.> "전쟁 병기를 만든다고 하지만 마치 시험하는 것처럼 사람을 죽이게 한다는거요?" <네. 또, 리버티가 만약 정권을 잡더라도 믿을 수 있겠냐는 얘기도 있고요.> "그렇지만, 지금 윗선에 문제가 없다고 보기도 힘들지 않나요?" <반대로 리버티를 신뢰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죠.>
안경은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최근에 스트레인지로 유입되는 학생들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기회일지, 위기일지, 그저 혼란일지는 알 수 없지만, 청취자 모두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율럭키의 파란 스카프,> "안경이었습니다."
수명을 다한 고철 덩어리 옆에서, 이 고철들의 주인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나날이 있었다. 폐기장에서는 비가 내리고 기름 가득한 웅덩이가 고이며 이따금 튀는 스파크가 위험했으나 나는 인내했다. 조그마한 몸집을 안드로이드가 만든 작은 움막 속에 웅크려 넣어 숨어 기다렸을 때,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번에도 처참하게 망가진 안드로이드를 버리던 사람들의 뒤를 몰래 쫓아 건물에 발 들였던 날. 나는 삶의 전환점이 이곳이노라 생각했다.
땀 냄새와 후끈한 열기, 환호성과 수많은 인파, 링 너머로 친구라는 본분을 잃은 안드로이드는 사람의 손에 휘둘려 서로의 부품을 박살내고, 생을 마감했다. 죽어있는 것으로 만드는 죽음.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에 사로잡혔다. 잘못되었음을 알지만 안드로이드에게 새로운 삶을 부여한 것만 같았다. 아니, 나의 삶이다. 지나친 쾌락과 열정에 사로잡힌 몸이 가늘게 떨렸다. 운명처럼 광활하고 아득한 황홀경 속에서, 나는 경호원에게 붙잡히기가 무섭게 외쳤다.
"여기서 일하게 해주세요!!"
비극의 시작은 지나치게 달콤하고 운명적이나, 삶을 포괄적으로 둘러볼 적엔 그리도 아름다운 서막이 아닐 수가 없다. 나는 이기적이게도 이 아름다운 곳에서 평생을 함께 하고 싶노라 생각했다. 그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것이 내가 사랑하던 것을 죽였을 때, 신데렐라가 목이 꺾여 부들거리다 눈을 뒤집었을 대, 그 상황에서도 느꼈던 동일한 감각과 아무것도 발설하지 않겠다며 친절하게 내놓은 계약서를 보며 당장의 생존을 생각했다. 죽은 자에 대한 조의를 표할 시간도 없이 아직 뜨거운 신데렐라의 피로 지장을 찍었던 날, 나는 내가 확실히 데 마레의 눈물겹던 날로 돌아가기 어렵다 생각했다.
그 이후 나는 숭앙되었으니 그야말로 하나의 신이나 진배없다. 너의 품에서 함께 하며 행하던 모든 일이 범죄임을 알지만 나는 수긍했다. 우리는 악인이나, 이 비상식적인 인첨공 내부에서는 제법 합리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너는 본디 악하기에 그 성정을 표출하는 방안을 택했고, 나는 나의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방안을 택했을 뿐이다. 우리는 서로의 급에 맞는 행동을 할 뿐이다. 살아남고자 한다면 이것도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나는 그럼에도 끝없이 욕망했다. 나는 이곳에서 숭앙받으나 그 햇빛 아래에서 비늘 반짝이며 눕던 순간을 그리워할 적 있으니 그마저도 가지고 싶었다. 허황된 욕심 속에 나는 끝없이 갈망했고, 끝없이 행동했다. 쥐어 굴리고, 행하고, 너와 다투고, 너의 악함에 넌더리를 내고, 너를 떠나고, 양지에 비늘 드리우며 만족하고, 뜨거운 햇살에 눈을 잃고, 수명을 다한 고철 덩어리를 외면하고, 조의를 표하고, 허물을 벗고, 승천하지 못하고, 이곳마저 똑같다 느끼고, 그리고, 그리고……?
내가 무얼 위해 여기에 있더라? 【 태오 】
단어: 범죄 문장: 너는 악했고 나는 이기적이었다. 분위기: 영원한 허기인 것처럼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
>>100 청윤주 "둘 다 아닌게 둘 다 빤쓰만 남겨놓는 악취미를 가지진 않았으니까요."에서 터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희야 왜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호하던 연구원 암살당하니까 내분 났어 율럭키 어떡해요 방송 끝나고 서로 멱살 잡고 드잡이질 했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3 태오주 와 진단에서 주는 건 저렇게 짧은 키워드인데 저렇게 캐 소개를 하는 장문이 다 나오는군요 @ㅁ@ 고생하셨어요!!
백일도 채 안돼서 이런데, 백일 되면 기관지에 닭털이 끼겠는데? 축하하고픈 마음에 신나고 들뜬 한편, - 아주 조금이지만 - 불길해졌다. 잠깐만. 나 기관지에 닭털 끼어본 적 있어. 성하제 때. 작년 성하제 때도, 제작년에도, 더 멀리가면 인첨공에 들어오기 전에도... ...이제 보니 내가 닭살 커플이 될 사람들을 형으로 삼았구나!! ...이 쯤되면 운명이네, 닭털 커플의 주변인이라는. 뭐,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도 좋으니 상관 없나? 그나저나, 공식적? 그럼 비공식적인 고백도 있다는 소리?! 눈에서 거의 분홍빛 레이저가 나오려 할 찰나, 철현이 주문을 하자 새봄은 도로 점원 모드로 돌아와서는 히쭉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뒤, 새봄은 진열대에서 케이크를 비롯한 갸또 몇 조각을 담아, 따뜻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두 잔과 함께 가져왔다. 시그니처 메뉴인 딸기 생크림 케이크, 작은 티라미수, 바닐라 크림 밀푀유, 체리 콩포트를 곁들인 치즈 무스케이크, 헤이즐넛 크림을 샌드한 쿠키슈, 반지르르한 초콜릿이 발린 에클레어 등, 형형색색의 디저트와, 앤티크 찻잔에 담긴 홍차가 철현의 앞에 놓였다. 새봄은 제 몫의 홍차를 홀짝이며, 가만히 철현이 요약해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경청했다.
"서형이 먼저 고백했었구나. 하긴 티 많이 났어요, 서형이 철형 신경 쓰는 거. 내가 철형 걱정하는 거보다 좀 더 뭐랄까... 깊어보였달까?" "철형도 서형이 점점 스며들었구나~! 신경쓰이고, 마음에 걸리고, 계속 생각하게 되고!"
서형이 대놓고 티를 낸 건 아니긴 했지만, 뭔가 살짝 촉에 어? 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 혜우 사건때 셋이서 만담할 때도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고. 근데 무효 선언이라?
"무효선언 이야기 듣고 그냥 추측한 건데, 멋있게 고백하고 싶어서 무효선언 했던 거예요?"
"히히, 선배 다 드시라고 산 건데! 그래도 사양하진 않을게요, 저기 맛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한양의 권유에, 새봄은 넉살 좋게 웃으며, 한 구에 소복이 쌓여있는 딸기 정과 더미에서 하나를 동봉되어 있는 꼬지로 하나 찍어 입안으로 넣었다. 음음, 새콤달콤하다. 그러고보니, 설명해주시는 분께서 정과는 계절에 상관없이 과일의 맛과 향과 비주얼을 즐기려고 만들어졌다는데, 하우스 과일이 나오는 지금에는 약간 애매해졌지만, 그래도 생과일이랑은 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다. 설탕이 오독오독 씹히는 캐러멜같은 식감도 좋고 말이지~.
"히~ 실은 머릿속에서 벌써 약쟁이 스물다섯명 옷을 달콤하게 만들었는걸요! 그래도 또 2주 안 쉬려면 안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긴 해요. ...아, 선배가 하신 거였어요? 우와!"
...세상에, 레벨 5 쯤 되면 기자들 선동해서 가짜뉴스도 만들 수 있는 거야? 영향력 봐... ...그러니까 그 선생님, 엄청 위험했던 게 맞았어! 별 탈 없어서 다행이었지만서도. 게다가 들어보니 되게 그럴듯하게 속였잖아? 우와... 한양 선배가 저지먼트가 아니고 나쁜 친구들 편에 서셨으면 진짜 상대하기 빡셌겠다. 혀를 내두르고 싶은 걸 유자차 한모금을 더 넘기는 것으로 자제하며, 한양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새봄은, 크리에이터 이야기로 넘어가자 귀를 쫑긋 세우다, 아아... 하는 탄식을 흘렸다. 이제 좀 납득이 가네.
"리버티에 디스트로이어에... 정신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선배 엄청 머리 잘 쓰셨네요! 그리고 그 아저씨 협박당하고 있었던 거구나, 어쩐지 딸이랑 부인이 위험하다는데 우리랑 실랑이하느라 미적거리고 있었던 게 이해가 안 갔는데, 그것도 그림자랑 윗분들이 뭐라고 해서 그랬던 거였나보네요. ...사과도 하고 우리도 도와줄 정도로 미안해하는 건 좀 의외지만서도요."
아, 우리한테 미안한 게 아니고 부장 선배한테 미안한 건가보네. 부장선배랑 그 아저씨랑 구면인 것 같았으니... 아니, 구면 정도가 아니고, 부장 선배는 그 아저씨를...... 상념에 끝에 다다른 (어쩌면 현실과는 대단히 동떨어진) 결론에, 새봄은 상황을 설명해준 한양에게 감사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시무룩한 얼굴로 잔 속의 수면만 바라봤다. 부장 선배도 부장 선배야. 사랑은 사고같은 거라지만, 어째서 하필이면 유부남을 그렇게 진심으로 사랑하게 돼서...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부장 노릇 열심히 하고... 분홍빛 눈에 그득 차오른 것이 한 순간 일렁였다.
이따금 느끼는 거지만 랑은 유행어나 인터넷 용어에 약간 둔감한 것 같다. 유죄인간이라는 단어는 인첨튜브 직캠 댓글이나 SNS 팬 계정만 조금 봐도 심심찮게 보이는 단어인데. (*진실: 보통 덕후가 아니면 그런 걸 굳이 쓰지도 보지도 않는다.)
"그게 뭐냐면, 엄청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멋지고 다 하는데 그걸 무의식적으로 해서 마음 설레게 해 버리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물론 그런 점마저 매력적이지만. 솔직히 덕질 판에서나 쓰이는 유행어를 많이 알아서 뭐에 쓰겠나. ...잠깐. 아니면 그냥 내가 인터넷을 많이 하는 건가? 갑작스러운 고뇌에 머릿속이 빙글빙글 돈다. 이에 잠시 멈춰서서 코 밑까지만 물에 담근 채 다시 랑을 바라보고 있으면, 곧 훨씬 어렸을 때부터 배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 보통 수영은 어릴 때부터 배우긴 하지. 보통은 그렇지. 그건 별로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아무 때나 빠져도...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생존 수영 같네. 언니도 학원 같은 데에서 배운 거예요? 아님 학교인가?"
아무 때나 빠져도 헤엄칠 수 있게? 물론 수영 교육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물에 빠졌을 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기도 하지만, 보통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가르칠 때 그런 부분을 강조하던가.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긴 몰라도, 좀 묘한 부분이 있는 말이긴 하다. 보통 아무 때나 빠질 일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랑은 부쩍 가까이 도착해 있다.
"어? 아~ 하하! 그러게~ 수영을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인천 앞바다 물에 퐁듀가 되진 않았을 텐데. ...근데 그건 갑자기 왜요?"
여전히 물 속에서 고개만 쏙 뺀 채 몸을 일으킨 랑을 바라보던 리라는 문득 눈을 깜빡였다. ...어? 설마 나, 저 이야기 속의 아무개들처럼 허무하게 물에 빠질 타이밍인가? 아까의 복수? 아닌가? 맞나? 긴가민가하는 사이 눈동자만 도륵도륵 굴러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