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6776> [1:1] FREESIA - 6 :: 1001

멧쨔주

2024-05-05 09:57:49 - 2024-05-15 17:09:46

0 멧쨔주 (kbYfbOlNh.)

2024-05-05 (내일 월요일) 09:57:49

"늙고 혼활도 실패하는 아저씨❤️ 완전 한심해~❤️ 한심하고 불쌍해❤️"
"어쩔 수 없네, 불쌍하니까 메이사가 죽을 때까지 키워줄게~❤️"


situplay>1597038191>1 히다이 유우가
situplay>1597038191>2 메이사 프로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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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4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19:15:00

축축하게 젖은 것만으로도 추운데 바람도 제법 심하게 불었다. 나무 아래는 비를 막아주는 게 아니라 빗물을 모아서 왈칵 쏟아내는 장치 정도로 변한지 오래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은 채로, 몸을 한껏 웅크리고 손에 입김을 하아 불어본다. 그래도 따듯해지진 않고, 바람은 여전히 차가워서 체온을 빠르게 빼앗긴다. 덜덜 떨면서 사방을 둘러보지만, 빗줄기에 가려진 주변은 아까보다도 더 길을 찾기 어려워서 금새 고개는 푹 꺾였다.

"...유우가..."

또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런다고 와 줄리가 없는데도.
그렇게 싸우고 나와버렸으니까. ...당연하겠지.

그렇게 잠시 있는데,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잦아든 것 같았다. 빗소리는 그대로인데.
거기에 뭔가 따듯한게 어깨를 덮었다. 고개를 들어보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유우가가 앞에 있었다.

"유우가아...."

입으라는 말에 대답 대신 느릿하게 네 이름을 부르고, 옷을 여미려고 했다. 추워서 굳은 손으로는 잘 되지 않았지만.
내 손을 잡은 유우가의 손은 따듯해서, 자꾸만 매달리게 된다.

"..응..."
"...어, 어디서...? 여, 여긴 생각보다 추,워..."

비를 긋자는 말에 뻣뻣하게 굳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어디서?
나무 아래는 그렇게 좋은 선택지가 아닌데....
하지만 이동하는 유우가를 보니 나무 아래는 애초에 선택지에 들어있지도 않은 것 같다. 그럼, 어디로 가는 거지... 카페? 이렇게 쩔딱 잦은 상태로? 무리겠지 그건...
조금 멍청해진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그냥 생각을 포기하고 유우가가 이끄는대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렇게 도착한 장소 앞에서 나는 잠깐, 아주 잠깐 발을 멈추고 몸을 뻗대며 진입하기를 망설였다.
그, 그, 내, 내가 아무리 멍청해졌고 추워서 머리도 안 돌아가는 상태라도 이건 확실히 알고 있다고!! 여, 여기가, ○○호텔이 뭐하는 곳인진 나도 알고 있단 말이야!!!

"유, 유우가 여, 여긴...."

진짜야...? 아니지...?
내, 내가 착각한거지...? 그런 심정을 담아 유우가를 쳐다본다.

/🙄
😉질렀네요

595 히다이 - 메이사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19:33:44

>>594

...그래. 비를 긋는다고 말은 했지만 장소가 마땅찮다. 이런 쫄딱 젖은 몰골로는 어딜 들어가도 민폐고, 넷카페조차 마땅찮다. 넷카페가 있을법한 번화가로 나갔을 때라면 우리 둘은 이 비좁은 우산 안에서 찰딱 붙어선 쫄딱 젖은 채일 테니까. 두명의 옷은 또 어디서 말리냐.

...그러니까 머리를 굴리다 보면 답은 정해져 있던 거야...
......젠장, 내가 너무 수작부리는 것처럼 됐지만 아무튼 이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어?
.........근데 나 너무 저질 수작부리는 새끼 같아서 자괴감 든다 진짜. 메이사한테 그런 생각 없다고 나는. 쟨 내 딸 같은 애라고. 좀 이런 저런 해프닝은 있었지만...

차가운 손을 끌고 데려간 곳은... 그래.
거기였다.
거기. 알지? 응. 그거. 쉬었다 가는 곳.

일부러 메이사의 말에 답하지 않고 데려는 왔지만, 아무리 그래도 메이사도 어른이고 하니 알 건 아는 모양이지. 입구 앞에서 버티는 메이사를...... 귀까지 새빨개진 얼굴로 돌아봤다. 아 제기랄,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다고!

"...그런 거 아냐."
"일단 우리 이만큼 젖어서는 씻기도 해야 하고 옷도 말려야하는데 아, 으극, 젠장...! 그냥 얌전히 따라와!"

머리를 벅벅 헝클이다가 얼굴이 한계치까지 뜨거워지는 게 느껴져, 휙 고개를 돌리곤 손을 잡아끌었다. 대충 아무 방이나 숙박으로 잡는다. 무인이어서 다행이지 유인이었으면 메이사 절대로 안 들어왔다고 여기.

...아저씨들 신세지는 건 괜찮고 나랑 오는 건 싫고? 아― 젠장 기분 개같네! 아니! 나도 너랑 딱히 그럴 생각은 없거든?! 애초에 나도 친절하고 시꺼먼 아저씨잖아! 이미 신세도 뻔뻔하게 지고 있으면서 뭔 상관이야! 그리고 난 말이지? 그런 서비스도 안 받았다고?! 정신병만 얻어가고 전혀 즐겁지도 않은데 너한테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다보니 열받는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그렇고 그런 소리가 울리는 방음 최악의 복도를 지나, 우리 방으로 들어섰다.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며 화를 삭이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우선 너부터 씻고 와."

냉장고에서 물을 따서 벌컥벌컥 마셨다. 옷 말릴 드라이기도 꺼내놓고. 그럴 때까지 안 들어가고 있는 메이사. 왜인가 하고 봤더니, 음. 반투명이네.

"...돌아앉아 있을게."

딱히 그 문제는 아니었다. 갈아입을 옷이 없는 게 문제였지. 메이사가 머뭇거리며 옷 이야기를 꺼내고 내가 가운을 가리키고 나자 문제는 해결됐다.
...뭐 이렇게 아무것도 몰라 애가.

596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19:53:02

"으..우우... 알았어..."

사실 유우가를 쫄딱 젖게 만들어버린건 나라서, 싫다고 더 버티기엔 양심이 아팠다. 그 그 그그그 그래... 사실 생각해보면 이만한 장소가 없지. 옷도 말릴 수 있고 샤워도 가능하고오... 그, 그, 그런 일을 하려는 게 아니니까 괜찮, 괘, 괜찮아아...
결국 유우가를 따라 얌전히 들어섰다. ...그나저나 프론트에 사람 없네.. .....나는 사실 이런 곳은 처음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힐끔거리기 바쁜데. 유우가는 익숙하게 방을 잡고 다시 나를 이끌고 간다.

이런 곳 꽤 자주 왔던건가. 모쏠○○○○이 아니라 이거네. ...누구랑 같이 왔던 걸까. 어차피 보나마나 그 여친이란 녀석이랑 왔던거겠지. 흥.
어쩐지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리고 그건 유우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뭐라 할 것도 없이 서로 기분이 상한 채로, 하지만 그 이유는 잘 모른 채로 방에 들어섰다.
.....근데 여기 방음 최악이네. 온갖 낯뜨거운 소리가 복도를 뒤덮고 있어서. 솔직히 난 방에 들어설쯤 기분이 안 좋은 건 더는 모르겠고 얼굴이 터질 것 같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으... 알았어..."

대체 화장실은 왜 반투명 유리인거지.... 그보다 갈아입을 옷은...
그렇게 어물거리고 있으면 유우가가 하나하나 알려준다. 진짜 익숙하구나, 너....
가운을 챙겨 들어가서 일단 샤워를 했다. 따듯한 물을 아낌없이 뒤집어쓰며 씻고나니 몸이 좀 녹았다. 후끈후끈해진채로 가운을 걸치고 나가...려다 잠시 망설였다. ...속옷...어쩌지....

...결국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가운만 걸치고 나가게 됐다.
하지만 다 젖어서 말려야하니까 어쩔 수 없고... 쭈뼛거리면서 침대에 폭 앉았다. ...달리 앉을 곳도 없기도 하고.

"..유, 유우가도 감기 걸리니까.. 씻고 몸 좀 녹이고 와..."

그리고 드라이기를 가지고 화장실에서 물기를 쭉 짜낸 옷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빠, 빨리 마르면 좋겠네...

597 히다이 - 메이사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0:17:15

>>596

메이사가 씻는 물소리. 바깥 유흥가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음악소리. 빗소리. 간간히 천둥소리. 그리고 불시에 벽에서 찌르고 들어오는 그렇고 그런... 미친, 돼지라도 잡나 저녁부터 왜 이래.

그렇게 멍때리면서 소리들을 듣고 있자니, 좀 그런 기분이 되기 시작했다. 심한 건 아닌데, 요즘 메이사도 집 안에 있었고 메이사가 나갔을 때는 자기관리할 마음이 아니다 보니 좀... 그렇다. 반사적이라는 거지. 최대한 신경끄고 잠이나 자면 해결될 문제다. 일찍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밥먹으면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내 차례라는 말에 돌아서자...

빠른 걸음으로 욕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민했다.
...실수하지 않게 조치해둘까? ...아냐, 반투명이잖아. 그냥 이 꽉 깨물고 참아야 해..............
그런 결론과 함께 샤워 끝. 어메니티로 이까지 닦... ㅆㅂ 닦지말? 아냐 닦아야지. 하지만 닦고 나니까 기분이 이상해 젠장.

...잠깐.
... 내 가운은?
안 들고 왔다.

하..........................................................

"...메이사. 나 가운 좀 가져다줄래?"

일단 급한대로 수건을 두르고, 욕실 문 밖으로 손만 내밀어 가운을 받아챙겼다. 반투명 유리라는 점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가릴 거 다 가렸는데도 정말 민망하더라. 그리고 입고 나오니까 진짜 한층 더 기분이 좀 그래서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냥 감기 걸리더라도 집으로 직진할 걸 그랬나 하고.
하지만 이미 숙박으로 잡고 결제까지 끝내버렸으니... 즐기는 수밖에.

"아 맞다, 이거 메이사 네 폰. 조금 충전해놨는데... 금세 방전됐네."

배터리 효율이 곱창난 메이사 폰을 침대 위로 던져줬다. 그리고 나도 침대 반대편으로 다이빙했다. 값싼 매트리스가 꿀렁거리며 시야 끝에서 메이사도 출렁거리는 게 보였지만... 눈을 질끈감고 이불을 덮었다.

"자, 우리는 지금부터 건 전 하 게 취침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밥을 사올 거야. 그러면 저 녀석들도 곯아떨어져서 조용하겠지. 완벽한 계획 아니야? 좋아, 잘자."

그렇게 독선적으로 말하곤 돌아누웠는데,

꽈릉! 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직감했다. 응 좆됐어.

598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0:29:59

"엣"
"아, 으, 여, 여기....으으..."

어 어 어어어 어쩐지 밖에 가운이 하나 더 걸려있더니!! 가운을 가져다 달라는 말에 후다닥 걸려있는 가운을 들고 가다가 반투명한 화장실을 보고 잠시 멈칫. ....하, 하지만 이걸 건네주지 않을 수도 없고...!
결국 가까이 간 다음 눈을 질끈 감고 벽을 더듬으며 가운을 내밀었다. ...응. 무사히 전달 완료. 그리고는 아직 좀 습기가 남은 옷들을 옷걸이에 걸어 조금이라도 더 마르게 널어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기다리다보면 똑같은 가운 차림인 유우가가 나왔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만 아니었어도 수학여행 기분이라고 킬킬거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그냥 다시 눈을 꾹 감...기 전에. 날아온 내 핸드폰을 침대 위에서 주웠다. 아, 챙겨와줬구나...

"응. 고마워.."

비품 중 하나인 충전기를 꽂아 머리맡에 둔다.
그리고 곧바로 유우가가 우리의 예정을 두다다다하는 기세로 쏟아놓고 돌아누워 이불을 뒤집어쓴다. 독선적이지만 반박은 커녕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계획이었기에 별 말 없이 나도 등을 돌리고 누워서 이불을 덮었는데.

꽈르릉, 엄청 큰 천둥소리가 들렸다.

지금 이 장소, 지금 우리의 상황. 이런 건 생각도 못하고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여기 체르탄은 없어. 그럼, 그럼...

"히익..!"

가쁜 숨을 쉬면서 옆에 누운 유우가에게 덥썩 붙는다. 붙어서 파고들어간다. 무, 무 무서워어어엇...!! 천둥소리 싫어어어...

"으..으으.. 유우가아...."

599 Invader M (1hCtNAOCR2)

2024-05-11 (파란날) 20:31:03

600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0:32:29

601 히다이 - 메이사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0:44:22

>>598

메이사한테서 들은 고맙다는 말을 곱씹으면서 아주 약간의 보람을 느끼고 있던 때, 천둥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정해진 수순처럼 메이사는 나에게 파고들었다. 이건 괜찮다. 늘 하던 거니까.

우리가 입은 게 가운 한 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그게 그냥 여미고 묶는, 심플한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그랬겠지. 나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깔았다가,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고개를 쳐들었다.

......일단 여며놓자. 그런 판단과 함께 더듬거리며 메이사의 옷깃을 여며놓았다. 불을 꺼둬서 다행이다. 새빨개진 얼굴은 보이지 않을 테니까. 천둥 덕분에 두쿵거리는 심장소리도 덜 들릴테니 감사한 노릇이다.

"...괜찮아. 괜찮아. 나 여깄어."

실수하지 말자. 실수하지 말자. 스스로에게 되뇌며 메이사를 꼬옥 껴안았다. 숨을 꾹 참고는, 내 위에 얹혀져 있던 메이사를 옆으로 눕혔다. 나도 돌아누웠다. 메이사에게 팔베개를 베어주고 귀도 익숙하게 감싸서 덮어주자 한숨 돌릴 수가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라고 지금. 역시 젖어있는 옷이라도 입었어야 할까? 바깥옷을 입으면 마음이 좀 긴장해서 이렇게 동요할 일은 없지 않았을까?

꽈르릉! 아까보다 더 요란한 천둥이 덮치고, 그럴 일은 없었다고 깨달았다. 바깥옷을 입었더라도 메이사는 나한테 잔뜩 감겨왔을 거고. 나는.
어.

ㅆ ㅣ ㅂ.. . . .. .. .

602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1:02:00

🙄
😏

603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1:05:03

"우, 우으으... 무서워..."

천둥소리가 귀를 넘어 뇌를 직접 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 무, 무서워.... 부들부들 떨면서 유우가를 붙잡는다. 익숙하게 귀를 감싸고 덮는 손길에 조금 안심하고, 캄캄한 어둠 너머에 있을 유우가에게 손을 뻗는다. 아마도 가슴팍..?인 곳의 옷깃을 꼬옥 붙잡았다.

"끼뺘앗?!"

그때 또 천둥이 친다. 꽈르릉! 아까보다 더 요란하고 큰 소리에 몸이 저절로 꿈틀 튀어오르고, 그대로 유우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찰싹 달라붙어서 덜덜 떨고 있다보면, 뭔가.....

뭔가
이거....
으...?

"...헷..으...엣....."

눈을 꿈뻑거리다가 멍청한 소리를 뱉으며 유우가 쪽을 봤다. 어두컴컴해서 잘 모르겠지만, 대충 얼굴이 있을법한 자리를 보다가, 고개를 아래로 내리면...
내려도... 어둡다.
하지만...그.... 아니... 생각해보면 이, 이, 이걸 말하기도 애매하잖아? 좀 그렇잖아???
천둥이 칠 때랑은 좀 다른 의미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미, 미지와의 조우...라는 걸까나...

"..으..뺫?!"

그런 당혹스러운 감정을 지워주겠다는듯, 또 다시 천둥이 친다. 눈을 질끈 감고서 또 매달려 버린다. 하, 하지만 역시 큰 소리 쪽이 더 무섭고...

604 히다이 - 메이사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1:17:18

>>603

...귀가 불덩이같아. 쪽팔려서 죽고싶다. 당장 저 베란다 창문열고 다이빙 하고싶다고. 아! 이런 개 ㅆ아! 아악 아 진짜 그냥 아까 씨 ㅂ으그아아아아악

아냐. 어. 괜찮아. 괜찮다고. 무릎? 이었다고 구라치면 되지. 내가 무릎이었다는데 뭐 어쩔거야?! 어! 그런 마음으로 볼살을 꽉꽉 깨물었다. 진정하자고. 어? 또 내가 이런 건 일가견...
...
있어. 아무튼. 혈액순환이다 혈액순환. 발에 힘주고, 손도 꽉꽉 쥐었다 펴고. 엄마아빠 얼굴 생각하고. 누나랑 조카 얼굴 생각하고... 심호흡. 스읍... 하. 습... 아샴푸냄새. 아니 정신차려. 숨 뱉고. 잘 하고 있어. 슬픈 생각하자. 뭐가 좋을까... 라면끓였는데 가지고 가다가 엎는 생각. 카페에서 음료 들고 2층 가다가 계단에서 구르는 생각. 잘 되고 있...

- 으뺫?!

천둥 소리에 꼬옥 껴안아오는 메이사. 내 가슴팍에 색색대는 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붙어선 다리 를
다 리가
내 가운 안에
뺫?!

...그냥 묶어서 여미는 형태의 가운은 이게 위험하다. 게다가 타올재질이라 이불 안에서 조금만 마찰이 있어도 쉽게 흐트러진다고. 게다가 마찰력있는 가운들끼리 비비적대면... 없다시피하다는 걸 이번 기회로 배웠다. 아니, 예전에는 배울 기회가 없었죠. 이럴 일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이젠 정말 변명조차 못하게 됐고... 나는 목구멍을 밀고 올라오는 수치심에 이빨을 꽉 깨물었다가, 이마를 잔뜩 찡그렸다가, 한숨을 푹 내쉬고... 개미만한 소리로 목소리를 짜냈다.

"..............................미안..."

605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1:31:11


다리....
...........다리...가...
뭔가.. 뭔가에.. 뭔가뭔가....
어휘력이 사라져버릴 정도로 굉장히.. 그... 당혹스럽고 어, 어떻게 해야하지 이거어어어....

"저, 저기"
"그게......아니 내가 더 미, 미안...."
"처,천둥,천둥소리가너무커서무서워서그랬던건데에....."
"그게..그... 유우가 잘못이 아니니까아.... 새, 생리적인 현상,이고오..?"

보건체육시간엔 그렇게 배웠으니까? 아마? 맞을걸??
아무튼 그, 아까 한 샤워가 무색하게 진땀을 흘리면서 어떻게든 유우가를 달래본다.

"..그, 근데.. 어떻게...하지...?"

이... 이대로 자도 되는 건가?
나, 나는 그런 쪽은 잘 모르니까, 잘, 잘 모르겠는데..
그 와중에도 천둥은 계속 쳤고, 나는 그때마다 찰싹 붙었다가 슬쩍 떨어져 사과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으으윽.. 진짜아...
천둥소리에 왜 이렇게 쫄아서 이런 일을 만드는거야!! 난 진짜, 난, 이런 나는 진짜 필요없겠지이... 없는 편이 더 좋겠네. 진짜로...
스스로가 한심해져서 귀가 축 처진다. 고개도 아래로 처지..려다 슬쩍 들었다. 그, 어둡지만? 안보이지만? 그래도 그, 그냥.

"..나, 그, 도와줄....까...? 뭐라도 좀..."

그, 이, 뭔가 도움이라도 돼야 좀,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라는 좀 이기적인 속셈이지만, 그래도...

606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1:32:56

이기적인wwwwwwww

그리고 저는 더이상 못 버티겠네요...
밥 하고 오겠습니다...
멧쨔주는 맛저하셨나요? 아직 안 하셨다면 맛저하시길 😊

607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1:34:10

저는 좀 전에 먹고 온 참입니다😉
히다이주 맛저하고 오세요☺️

608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1:38:29

아니근데wwwwwwwwwwwwww 메이사 쭈굴...하다가 응큼해지고
쭈굴...😿 하다가 후히😼 하는 갭이 너무 웃겨서 계속 읽고있네요wwwwwwwwwww
진짜 후회없는 일상이다... 최고다...

609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1:42:03

😏히히히...

그 그치만 도와준다는건 진짜로 그..🙄
나때문에 유우가도 다 젖어버리고 그래서 이런 곳에 왔고 이런 사태가 됐다 이건 전부 나 때문인데? 그럼 내가 채 채 채채채 책임을🙀 하는 거라서...🙄
이대로 그냥 있기엔 죄책감MAX니까 뭐라도 하겠다!라는...거지만...

....무의식중에 후히😼가 있는거같아서 두렵네요🙄🙄🙄🙄

611 히다이 - 메이사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2:08:10

>>605

"아... 어어... 응... 고맙다..."
"그... 이 일단... 다리 거, 좀... 잠깐..."

이불 안에 손을 넣어서 엉킨 다리를 풀고 빼는... 아... 눈이 죽어버렸다. 가운 자락으로 메이사의 다리를 빡빡 닦고 밀어냈다... 그리고 내 풀린 허리끈이랑 헐렁해진 위쪽도 갈무리해서 다시 묶고 나서 눈을 까뒤집었다. 죽을까. 어. 나 지금 메이사랑 얼굴 마주치면 그냥 뛰어내릴 거 같은데. 호텔 괴담에 하나 추가해줄 거 같은데?

그렇게 영양가 없이 대가리 굴리고 있는데, 메이사가 옹알옹알하다가 찰싹 붙었다가 껴안고 바들바들 떨다가 또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끼잉...ㅠㅠ 하고 혼자 난리가 났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덜 무서워보이니 다행...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윽고 들린 말에,

혈압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진짜 뒷목이 땡겨서 벌떡 일어나 이불 다 걷어치우고 스탠드를 켜선, 그야말로 극대노했다.

"메이사 프로키온 너...!!!"

수치심이랑 분노로 홍당무가 된 얼굴이 드러나지만 그걸 신경쓸 새가 아니었다. 아니 진짜 갑자기 빡침이 치솟았다니깐.

"필요없어!"

옆방 커플이 멈칫할 정도로 윽박질렀다. 목이 아파서 아까 따뒀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미간을 꾹꾹 누르고 말을 이었다.

"야."
"내가 X발 진짜... 그래, 좀 건드리면 바로 넘어가는 걸레 새끼 맞긴 한데. 이건 아니지."
"딱 말한다. 됐어, 필요 없고, 건들지 마. 내가 알아서 해."

젠장, 옛날 생각 떠오르잖아... 이젠 정말로 슬픈 기분이 됐다. 치솟은 혈압과 울컥 올라온 옛날 기억 때문인지 이미 문제 상황은 해결돼 있었고, 메이사가 도와줄 건 없었지만...
......나 또 메이사한테 심한 말이나 하고 있고 뭐하는 거냐.

하지만 내가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리고 그때도, 내가 널 밀어낸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버리진 말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잠자코 받았어야 한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메이사의 손을 잡았다. 허튼 짓 못하게 눌러두는 것도 있고, 그냥... 진심이 전해지면 좋겠어서.

"내가 그런 거 필요했으면 너처럼 손 많이 가는 애 안 데리고 있어."
"난, 그냥 네가...... 나 때문에 힘들었다니까. 병신됐다고 하니까. 두고 볼 수가 없던 거지 그딴 목적으로 너 데려온 거 아니라고."

목소리가 떨려서 입을 꾹 다물었다.

"제발 그런 식으로 자기를 막 쓰지 마 메이사."
"난 네가 그러는 게 제일..."
"제일......"

시니어 시즌, 메이사가 나한테 줬던 마지막 기억이자 최악인 기억.
그리고 같이 살면서 만들어준 끔찍한 트라우마.
자기를 막 쓰는 네 방식의 예시가 머릿속에서 뒤얽혀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슬퍼."

612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2:09:15

🙄 저도 눈 까뒤집고 싶네요
아쪽팔려
하나는 하이드해주세요...제발...🙏 급발진해서 쪽팔리기까지한데 독전파까지......

613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2:13:51

😉하나 하이드했어요
우웃 유우가....🥺

614 메이사-히다이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2:38:15

스탠드가 켜지고, 격양된 얼굴의 네가 일어서서 소리를 지른다.
천둥보다도 더 크고 가까이에서 들린 윽박지르는 소리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충격을 받은 건 소리의 크기보다는 내용이어서.
나는, 난 그런, 그런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럴, 려던 건 아닌...데...

"...나, 난.... 그런 게 아니라....."
"나 때문에.. 내, 내가 나와서... 길 잃어서 이렇게 됐으니까.....이, 이것도 따지고보면 내 책임이니까... 그래서...."

"그래서... 그랬는데....."
"미안......"

최악이다.
뭘 골라도 최악만 고르게 되어버렸나봐. 나는... 난....
.....진짜로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린 거 아닐까. 아니. 아닐까?가 아니라 맞네. 그렇게 됐구나.
잡혀있는 손을 슬그머니 빼냈다. 툭툭 떨어지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냥, 침대의 제일 구석으로 가서 웅크렸다. 유우가에게서 등을 돌린 채로.

"....미안해..."

또 다시 천둥이 친다. 귀가 움찔하고 몸이 떨린다. 그래도 이제, 더는 유우가를 슬프게하고 싶지 않아서.
또 뭔가 잘못해버리고 싶지 않아서.
체르탄 대신 침대 시트를 꽉 쥐고, 베개를 움켜쥐면서 어떻게든 혼자서... 혼자서 참아내보자.

그런 상황에서 잠을 잘 수 있을 리가. 나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어슴푸레하게 새벽이 밝아올 무렵, 밤새 긴장한채로 있어서 여기저기 근육이 땡기는 몸을 부스스 일으켰다. ....유우가는 자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깼는지... 사실 모르겠다. 유우가쪽은 보지 않고 바로 옷을 챙겨서 씻으러 들어가버렸으니까.

조금 뻣뻣한 느낌이 들지만 바싹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다시 침대에 앉았다.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말없이 먼저 나가면 또 화낼 것 같은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어제 밤의 그 일이 생각나서.
갈피를 잡지 못한 나는 결국 앉은 채로, 멍하니 핸드폰 대기화면만 보고 있었다.

615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2:39:18

🙄멧쨔.. 머리가 점점 으?헤가 되어가고있어...큰일이다...
이러면 복수를 어떻게 하려고....(?)

616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2:56:56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아아아악
유우가
뛰어내려

617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3:02:44

유우가 메이사 생일날 그렇게 가슴을 박박 찢어놓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
죽음으로 사죄해라......
(아니 사실 그래서 덕분에 행복해...분발해주길)

618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3:02:44

유우가 메이사 생일날 그렇게 가슴을 박박 찢어놓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
죽음으로 사죄해라......
(아니 사실 그래서 덕분에 행복해...분발해주길)

619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3:03:16

...이 독전파 진짜 뭘까요... 원인을 모르겠네요...🙄

620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3:04:50

🤔 뒤로가기 오류.. 아니면 렉걸린 사이에 작성버튼을 두번 누르기...?
저는 주로 두가지일때 자주 중복레스 나왔던듯한..🙄

621 히다이주 (pDEy8tY2c.)

2024-05-11 (파란날) 23:06:12

그런 거 치고는 시간이 똑같아서 말이죠 🤔 이건 정말 독전파일지도...
답레는 후식 먹고 와서 쓰겠습니다 헤헤...

622 멧쨔주 (PGMJlRiB3Q)

2024-05-11 (파란날) 23:07:25

사실 헤카땅이 보내는 독전파래요😗
후식.. 부럽다아...🫠 저도 아이스크림 하나 꺼내올까봐요
맛있게 드세요 히다이주🤭

623 히다이 - 메이사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0:02:21

>>614

잠에 들었지만, 깨다 잤다 하기 일쑤였다. 마음이 불편한 채 잠에 든 것도 있겠지만 몸이 으슬으슬하게 추웠어서. 그러다가 씻는 소리에 깼을 때 내 상태는...

'목이 갔어...'

쌀쌀한 날 메이사 메이사 불러제끼면서 찾아다니고, 젖은 옷에 찬바람 맞으면서 돌아다니고는 마기막에 꾸짖을 갈로 목에 치명타. 열은 나지 않는데 목소리가 안 나온다. 속닥이듯이 하면 쌕쌕 소리와 함께 조금 말을 할 수 있을 정도.

옷을 갈아입고 앉아있는 메이사의 손을 잡아당겨 침대에 눕혔다. 옆에 꾸물거리며 다가가 귀에 대고 속닥였다.

'나 목소리가 안 나와...'

얼떨떨해보이는 메이사의 얼굴. 어제 그러고 나서 껄끄럽지만 어떡해. 나 아파. 너 때문에. 눈썹을 한껏 늘어뜨리며 약한 소리를 한다.

'맥모닝 먹으러 가고 싶은데 이러면 주문도 못 하잖아.'
'도와줘. 어제 건 이거로 충분해.'

노곤한 몸을 일으켰다. 일단 속옷 대충 가운 아래로 입고... 그냥 후딱 환복했다. 아프니까 환복 하나하나에 화장실 들어가기도 귀찮다. 속옷차림이야 메이사는 종종 보던 거고... 가운을 대충 침대 위에 던져놓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화장실 들어가서 세수. 가글. 대충 하고는 물건들 챙기고 메이사도 챙겼다. 메이사 귀에 대고 약간 변명하듯이

'가서 씻을 거야... 좀 별로여도 참아. 난 몸 담그고 싶다고.'

라고 속닥였다.
어제 그래놓고는 이렇게 허물없이 대하는 건... 오히려 그래서다. 메이사는 지금 날 미워하지는 않고 자기가 제일 싫은 상태인데, 거기에다가 내가 쭈뼛거려봤자 '내가 또! 나라는 바보가 또 실수를! 죽음으로 사죄합니다!' 모드가 될 게 뻔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게 최선이다. 쓸모를 확실히 느끼게 하고 가야지.

좋아, 맥모닝 먹으러 출발이다!

...그래서, 종업원 앞에 놓인 광경이 이랬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 작은 여자애 뒤에서 속닥속닥거리고, 여친(처럼 보이는 동거파트너)이 카드를 내밀면서 시꺼먼 아저씨의 주문을 전달하는 체계. 일명 '휘핑크림 많이 주세요' 구도.

'베이컨토마토에그머핀 하나. 그리고 너 먹고싶은 거 하나 주문해.'

자, 내가 베이컨 마니 쥬세요!! 하면 네가 귀엽다는 듯이 웃는 거야. 알겟지 메이사!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맥모닝은 베이컨 추가가 안되기 때문이다.

624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0:02:49

멘헤라 치료 드가자~

625 메이사-히다이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0:24:18

그렇게 앉아있다보니 갑자기 손이 홱 끌려간다. 아무 대비도 안 하고 있었어서 그대로 풀썩 끌려가 누워버렸다.
무슨 일인가 파악이 안 돼서(사실 잠을 못자서 머리가 더 안 돌아갔다) 눈을 꿈뻑이고 있으면 꾸물꾸물 다가온 유우가가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목이 갔네 갔어. 그 와중에 맥모닝이냐고. 목소리만 보면 바로 병원으로 들고 뛰어야 할 것 같구만.
그래도 어제 건 이걸로 충분하다고 했으니까, 도와줘야겠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일으켰다. 유우가가 준비를 마치는 걸 기다렸다가 같이 방을 나섰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복도를 지나 나간다.

그래서, 조금 부스스한 채로 아침부터 맥도날드라니. 이건 이거대로 처음이네... 나 아침 잘 안 먹는 편이니까.
거기에 내가 복화술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유우가가 소근소근 주문을 일러주면 그대로 말한다는 획기적이지 못한 시스템까지 갖추다니 엄청난걸.
....그나저나 난 뭐 먹지....

"베이컨 토마토 에그 머핀 하나, 핫케익 3조각 주세요. ...세트로요."
"그리고 머핀에 베이컨 추가...아, 유우가. 베이컨 추가는 안 된대."

그렇게 주문하고나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답게 빠르게 준비가 끝난다. ...어쩌면 지금 주문한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 더 그럴지도.
그렇게 나온 음식들을 들고 적당한 테이블을 골라 앉는다. 나는 유우가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핫케익을 포크로 푹 찔렀다. 싸구려 버터가 뜨끈한 핫케익 위에서 스르륵 녹아가는걸 멀뚱멀뚱 보다가 툭 던지듯 말했다.

"...병원 가야하는 거 아냐...? 그 상태로 출근해도 되겠어?"

목소리 거의 안 나오는데? 트레이너만 하는 나랑 다르게 유우가는 교직도 겸하고 있으니, 목소리가 안 나오면 꽤 힘들텐데.
그렇다고 수업 내내 내가 복화술 인형이 되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리 어제 일이 내 탓이긴 하지만, 그, 그것까진 좀.....

626 히다이 - 메이사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0:39:52

>>625

주문하고 결제까지 한 메이사를 대견하다는 듯이 어깨를 조물조물 해준다. 그보다 메이사 녀석 쟁반 엄청 난장판 아냐? 커피 다 넘쳤잖아. 잠 못 잤나... 그렇게 걱정하고 있다보면 누가 누굴 걱정하냐는 듯이 메이사가 묻는다.

"자습시키면 돼. 다행이도 오늘은 수업 적은 날이고, 진도는 다음에 빼려고."

참고로 내 과목은 고전. 수업 방식은 야시시한 옛날 야사들을 풀어서 애들 잠을 깨운 다음에 미리 요약해둔 필기 그대로 옮겨적는 얍삽이 식이다. 그래서 막상 진도 빼려면 팍팍 뺄 수 있다. 야한 얘기만 좀 줄이면 되니까.

그거 아웃 아니냐고? 에이, 다들 좋아해. 메이사도 한 때는 이 방식 개좋아했지. 교과서로 빨간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얼마나 귀여웠는데...

...그랬던 애가 지금은 멘헤라를 친절한 아저씨들이랑 뒹구는 거로 해소하는...
그만 생각하도록 하자.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려 머핀을 왁왁 먹고 위장에 커피도 적셔줬다.

"너는? 잠 못 잤다 아냐? 일할 수 있겠어? 정 안 되면 오전엔 이쪽 부실 와서 자고 가."
"아니면 나 씻고 준비할 동안 잘래? 깨워줄까?"

...개인적으로는 밤을 새는 걸 추천하고 싶다. 잠을 자면 기억이 장기저장으로 넘어간다잖아. 어제는 거 뭐 내 망신살도 있고... 우울한 거 너무 기억하면 안 좋으니까 새는 것도 방법...이지만. 깜박깜박하는 저걸 보자니 자는 게 나을 거 같다. 메이사 눈 앞에서 손가락을 딱딱 튕긴다.

"먹으면서 졸지 말고."
"역시 나 준비하는 동안 자고 있어, 오전에도 시간비면 자고. 오늘 비오니까 트레이닝 시간 비고 일찍 퇴근할 수도 있는데... 퇴근하고 먼저 자고 있어도 돼."

어휴, 저 얼굴 좀 봐. 예전에 내가 수업 좀 진지하게 하려고 하면 저러고 가물가물하더니 턱 괴고 졸았는데. 픽 웃음이 난다.

"ㅋ...너 내가 뭔 말하는지 전혀 모르겠지. 응?"

627 메이사-히다이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0:56:13

"아니 뭔가... 너무 안 자서 잠이 안 오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아마..... ...아?"

잠을 못 자긴 했는데, 멍하기만 하고 잠은 안 오는 느낌이라서. 누워도 눈은 말똥말똥한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어쩌면 그냥 바로 기절하듯 잠들지도 모르고. 하지만 커피가 넘친 쟁반과 난장판이 된 핫케익이 입에 들어가는 거 반, 떨구는 거 반인 지금을 보면 자는 게 나을지도 모르고. 아니 아무리 못 잤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타율이 안 좋다고? 나 사실 턱이 없는 게 아닐까....
이걸로 잠이 깨진 않겠지만, 일단 커피도 좀 마신... 으겍, 이거 블랙이잖아...... 순식간에 얼굴이 구겨졌다. 핫케익의 달큰한 시럽에 익숙해진 혀를 사정없이 찌르는 쓴맛. ....잠 좀 달아났...나?

"흐앗, 으? 뭐?"

갑자기 눈 앞에서 딱딱 튕기는 손가락이 불쑥 보여서 놀랐다. 으, 으?
....뭐지, 나 분명 정신차리고 있었는데, 언제.... 아니, 그냥 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유우가가 뭐라고 길게 말하고 있는데 뭔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술술 옆으로 새어나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물어보는 말도 뭔지 제대로 못 들었다.

"어? 아, 미안 못들었어..."
"....역시 자는 게 좋을지도..... 가서 자다가..."

......부실에 가서 자라고 해도, 어제 그런 일도 있었는데.... ....그래도 되는 건가 싶어.
나는... 그게.. 그렇잖아. 이제 담당도 아니고. 이렇게 생각한 순간 확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치. 담당도 아닌데, 귀찮게 굴기나 하고. 너도 힘들테니까.

".....그래도 피곤하면 퇴근하고 자면 되겠지 뭐."

그래서 오전에 와서 자라는 말은 어물쩍 넘기면서, 커피를 마신다.
지금 찡그리고 있는 표정은 이것때문이라고 속이듯이.

628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1:27:50

저 슬슬 졸려와서...🫠 답레가 너무 재미없게 써지는 듯 하여 내일 드리겠습니다 🫠
어쩌면 막레 드릴지도 몰라요...🤭
오늘 일상 엣치치하고 룽하고 진지하고 귀엽기까지 다 합한 엄청난 일상이어서 멧쨔 행복했습니다...

629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1:30:47

시간이 많이 늦었고.. 히다이주는 오늘 일도 하셨으니까요😌
고생하셨습니다 오늘도....

그리고 저도 슬슬 눈이 파업하려고 해서🥲 잡담모드가 되어야겠어요..
히히.. 진짜 오늘 일상 엄청나게 좋았어요 으히히히.....😏 동거지아는 최고야...

630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1:32:35

동거지아...완전 국밥인...wwwwwwwwwwwwww 근데 일상마다 못참고 멧쨔에게 최악기억 만들어주기를 저지르는 거 같아요 🙄
언젠가 속죄의 나데나데일상을 돌려야만...😌 하지만 이러다가도 최악기억 하나만 만들면 않되요? 라고 하겠죠 저는
젠장... 이게 다 메이사가 너무 귀여운 죄라고 😣

631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1:36:31

괜찮아요🤭 멧쨔는 매일매일 유우가 속을 썩이고 있으니까😉
최악기억 생겨도 할 말이 없는wwwww

632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1:39:17

으히히히... 그래도 좋은 기억 하나 건지고 가잖아 메이사 😏 유용하게 쓰라고(?)

633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1:43:25

😏이히히힉.....

...하지만 그건 유우가도 마찬가지 아닌?지?🙄
유용하게 써달라고 유우가😉

634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1:46:38

유우가는 욕심쟁이라 그정도로는...😏

나중에 멧쨔가 유우가 생일 선물로 가운 선물해주면 😳💢 싫다고 이런거~!!! 라고 엄청 뭐라할 거 같긴 해요

635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1:50:01

더 고자극인게 필요한거구나..😏

오호...😼
그럼 꼭 선물해줘야겠네요🤭
화해 후에 해줘야지 히히히.. 뭐라고하면 멧쨔가 😼내것도 샀어 이걸로 커플이네~ 하고 놀려줘야만wwww

636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2:00:16

저 갑자기...wwwwww 헤카땅이 동거지아의 세계선을 관측하다가 2다이에게 칼 들이대고 OOO텔로 데려가는 걸 봐버렸어요 🫠
그리고 엠뷸런스에 실려나오겠지...

637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2:04:25

😈🔪 "나 가고 싶은 곳이 있어."
🙄(거절하면 찔리잖냐...)

하지만 어쩐지 저...😏
홈 어드밴티지(?)로 헤카땅을 이기는 2다이를 본 거 같아요
하지만 마지막엔 엠뷸런스에 실려나오는건 똑같을지도🙄

638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02:05:30

이상한소리를 하는 걸 보니 자야겠네요..🫠 저는 이만 들어가볼게요..
앵바앵밤입니다~ 내일 봬요😸

639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2:07:39

헤카땅은 한번도 칼찌당한 적 없으니까 찔리면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타입이잖아요 😏 하지만 회심의 반격을 할 수 있으니 방심하면 안된다고 2다이군...

헤카땅이 처음으로 큰 욕조에서 거품목욕하는 건... 꼭 보고 싶긴 하네요 🫠

640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02:08:07

저도 슬슬 한계치네요... 으헤헤... 내일 뵈어요 👋 앵바앵바입니다~

641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11:11:04

앵하입니다👋
이녀석들 화해하기 전에 마츠리 한 번 가줬으면 좋겠네요 🤤 멧쨔가 나갔는데 그날은 마츠리날이라 가면 쓰고 돌아다니다가 행복해보이는 커플들 보고 훌쩍...😿 하는 메이사랑
메이사 찾아서 가면 들추고 눈물 문질러 닦아주는 유우가를 생각하고 행복해졌어요...😌
유카타는 안 입겠지만 데이트하라고 이녀석들아...
갑자기 소나기 와서 신사 처마 아래서 비도 피하고 5엔으로 각자 소원도 빌고 했으면 좋겠는wwww

642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11:53:39

앵하입니다😸

으헉 너무 좋은...🥹 화해 전에 마츠리 꼭 가요
멧쨔 그와중에 가면라이더 가면쓰고있으면 좋겠네요..😏

643 히다이주 (ftmYTPqyKs)

2024-05-12 (내일 월요일) 12:07:48

그리고 뭔가 유우가가 이번 일상 이후로 좀 고민하다가 멧쨔한테 억압하던 걸 좀 풀어주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
멧쨔 생일 이후로 악몽도 가끔 꿀 거 같고...🤔
이제 외박해도 그냥 술만 마시니까 메이사 즐거운 자기만의 시간 갖고 오라고...😉

644 멧쨔주 (n5xK7rd3qM)

2024-05-12 (내일 월요일) 12:12:17

🤔오호....


악몽꾸는 유우가를 나데나데해주는 일상... 해보고싶네요..
무릎 나데나데도 좋지만 이것도 무지 룽할거같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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