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야? 왜 좋은 얼굴 하다가 마는 건데. 왜 가만히 있는 건데? 원래 네 거였던 트로피를 내가 뺏었잖아. 좀 더 열을 내야 하는 거 아냐? 아까는 말만으로도 죽일 기세였으면서, 막상 저지르고 나니까 얌전해지는 건 뭐냐고.
대기실 소파에 힘없이 누운 메이사에게 다가갔다. 나를 마치 없는 사람처럼 대하는 메이사에게 이죽거린다.
"메이사. 설마 나를 원망하고 있는 건 아니지~?"
여기 봐.
"네가 방심해서 늦게 출발한 거니까 말이야. 나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 갑자기 내 쪽으로 오려고 해서."
여기 보라고.
"하마터면 나까지 늦은 출발할 뻔 했잖아. 게다가 사람이 트로피 줄까 하는데 무시하고. 왜, 좋잖아? 같이 장식해주면 기분만이라도 3관―"
- 다물어, 대쉬.
참견쟁이 트레이너가 또 자기 새끼를 싸고 돌려고 출동했다. 메이사의 어깨를 짚어 안심시키더니 잠자코 날 노려보다가 입을 떼었다.
- 대기실이 여기 하나 뿐이야? 바로 옆에도 하나 있는데 왜 굳이 메이사 옆에 와서 시비냐. 네 트레이너한테 돌아가.
내 트레이너라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이를 꽉 깨물었다. 이 새끼, 알면서 한 건가?
-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트로피 들고 다른 대기실로 이동해.
고작해야 인간 주제에 나한테 잘난체 훈계를... 딱 봐도 긴장해선 목소리도 떨어대면서 자기 애 감싸겠다고 나섰다. 저 쬐끄만 녀석이 자기보다 강한 게 분명한데도. 진짜, 이놈이나 저놈이나 위선이나 떨어대고... 경멸감에 트로피를 꽉 쥐었다. 어쩐지 눈시울이 찡해와서, 이런 때 아빠를 떠올리는 내가 한심스러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저 계집애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건 죽어도 싫어. 그래서 나는 트로피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나와버렸다.
*
"어휴."
끝이 깨져서 플라스틱이 드러난 트로피. 그걸 테이블 위에 정돈한 나는 메이사 옆에 앉았다.
"이해하라곤 안 할게. 성격 진짜 지랄맞더라."
하지만 동료 트레이너들끼리 담배피면서 이야기를 좀 주워들은 바로는 이랬다. 주니어 시즌의 유망주였던 토네이도 대쉬는 트레이너인 아버지와 함께 곧잘 대상경주에 출마하던 녀석이었다고. 트리플 반다나를 노렸었는데, 어째서인지 클래식 시즌 들어서는 팀이 해체되고 아버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홀로 출마하기 시작한 게 올해 시니어 시즌. 기초가 워낙 탄탄해서 그런지 트레이너 없이도 잘 해나갔다고.
다들 뭔가 복잡한 가정사가 있지 않겠느냐 했고 나도 거기 동의했다. 사춘기 소녀가 그렇게 뒤틀리는 데에는 가족이 유력한 요인이지.
뜨끈뜨끈한 메이사의 이마에 손등을 얹어 식혀줬다. 아직도 달리던 때의 열이 남아있네. 이마도 젖어있다.
"그래도 휘둘리지 말았어야지."
방금까지 시달린 애한테 하긴 조금 모진 말이긴 하지만, 늦은 출발은 분명한 메이사의 실책이었다.
뜨끈한 이마에 닿는 조금 서늘한 손이 기분 좋았다. 하지만 그런다고 기분이 나아지진 않아서. 뭐랄까, 알고 있다고. 내 실책인 거 나도 충분히 알고 있단 말이야. 그래. 참았어야 했어. 아무리 욱해도 참았어야 했는데.... ......바로 직전에 대기실에서 그런 마찰도 있던데다, 저 자식이 하는 말이 제일 짜증나는 부분만 찔러대니까. 전부 저 녀석 때문이라고...
슬쩍 고개를 돌려서 테이블 위, 끝이 깨진 트로피를 물끄러미 본다. ....진짜로 손에 넣었다면, 둘이서 중앙에 갈 수 있었는데. 애써서 토네이도 대쉬에게 떠넘기고 있다가도 트로피를 보니 불쑥 후회가 치고 올라온다. 그때 도발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그치만 저 녀석이... ....됐어. 어차피 이제 늦었고..."
이제와서 왈가왈부 해봤자 일어난 결과가 바뀌진 않는다. 아무리 토네이도 대쉬를 원망하고 찢어죽여도(?) 1착이 나로 바뀌는 일도 없고, 놓친 사카나 삼관이 돌아오는 일도 없으니까. 그것만큼은 납득하고 있으니까.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 마구로 기념에서 1착하면, 그러면 중앙으로 갈 수 있으니까...." "하아, 위닝라이브 준비... 해야하는데.."
벌써 진이 다 빠져서, 준비를 할 엄두가 안 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삼관도 놓쳤고 기분도 잡쳐서 라이브 같은 거 하기 싫다고 떼쓰고 싶다고. 하지만 그래도 2착이고, 응원해준 사람들도 있고.... 하긴 해야겠지. 알긴 아는데도 몸은 소파에 딱 붙어버린 채였다.
"유우가아, 나 좀 일으켜줘...."
안아서 일으켜주면 더 좋고. 누운 채로 두 팔을 벌려서 유우가를 쳐다봤다. 헉, 안아서 일으켜주면 나 엄청 기운나서 위닝라이브도 팍팍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안아서 머리도 쓰다듬어주면 더 좋을 것 같고.
메이사는 납득과 체념이 빠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랄까. 그게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게 꽤 무서운 지점이긴 한데. 이해하고 있다면 구태여 강조하고 귀찮게 굴 필요는 없겠지. 나보다는 메이사의 낙담이 심할테니까. 마음의 대미지도 크면 컸지 작지는 않을 테고.
나는 메이사랑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았지만 메이사는 중앙을 가고 싶어하는 듯 했으니까. 3관을 놓친 지금 마구로의 부담이 더 커졌겠지. 그런 현실 물정은 머리가 식은 메이사부터가 생각했을 거다. 이런 지점은 둘이 비슷하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메이사가 필요로 하는 걸 넘겨줘야 할 때. 메이사 말마따나 위닝라이브 준비도 해야하고.
소파에 누워서 밍기적대는 메이사.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뭔가 바라는 게 있어보였는데, 이거 그냥 줘도 될런지 싶은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양 팔을 잡고 그냥 일으켜 세워주기만 했다.
"읏차, 기운 내. 마구로가 있잖아."
바라는 걸 얻지 못해서 그런지 눈에 띄게 시무룩해진다. 그 표정에 마음속에서 장난기가 스리슬쩍 올라오다가도 꾹 참았다. 조금 불쌍하기도 했고, 지금 놀렸다간 꽤 깊은 원한을 얻어서 나중에 된통 코가 깨질 거 같았거든.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메이사를 품에 끌어당겨서 등을 톡톡 두드리고 쓸어내렸다. 메이사는 따뜻하고 말랑하고 부드럽... ...아니아니, 나 요즘 자꾸 자연스럽게 메이사한테 몸을 허락하고 있지 않아!? 선 그어야지. 젠장...
감촉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메이사를 품에서 떨어트려놓고는,
"자, 이제 기운났지? 힘내서 라이브 하고 오자고. 라이브도 준비 열심히 했잖아!"
라며 허둥지둥 수습했다. 그야 여기는 공동 대기실이기도 했으니까 다른 녀석들 보기에 너무 그렇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메이사랑 ...암튼 그랬었으니까 너무 의식하는지도 모르지만, 이런 건 선을 그어서 나쁠 일은...
나쁠 일은...
나쁠... 아니, 그런 시무룩한 눈 하지 말라고! 입꼬리 뭐야! 그렇게 아쉽다고 역력히 티낼 건 없잖아!? 어허, 그런 불쌍한 표정 금지야. 금지. 나 불쌍한 거에 약한 거 알아서 이게 더...
크 으 으 읏...
결국, 귓속말했다.
"라이브 잘 끝내고 오면 나머지도 해줄게."
...나 진짜 메이사한테 너무 몸을 허락하고 있는 거 아니냐. 메이사 너 나 이러려고 만나냐. 젠장...
안아줘~ 라는 의미로 벌린 팔을 잡아서 일으켜주는 유우가. 으으... 그래...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오.... 납득과 체념은 빠른 편이지만 이런 일은 납득하기도 싫고 체념하기도 싫은데에... 물론 일으켜달라고만 말했지만! 말엔 속뜻이라는게 있잖아! 눈치 채라구!! 나 삼관도 놓치고 1착한 애한테 티배깅도 당하고 여러모로 마음이 지금 안 좋단 말이야... 눈썹을 한껏 끌어내리고 눈을 치켜떠서 유우가를 빤히 바라본다. 입이야 뭐 말할 것도 없이 입꼬리가 처져있고. 영락없는 울상이겠지.
그리고 효과가 있었는지, 품에 안겨서 등 톡톡이랑 쓸어내리기를 받았다. 으힛, 이거 좋아~ 귀와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인다. 솔직히 개별 대기실이었다면 좀 더 이것저것(키스만 빼고) 요구했겠지만, 아쉽게도 여긴 공용이라 다른 아이들과 트레이너들의 시선도 신경쓰이니까... 유우가의 품은 따스하구나아. 떨어지기 아쉬워서 한번 더 얼굴을 부비려는 그 순간 떼어놓아졌다. 우웃, 왜 이 타이밍에... 아까 전의 울상을 다시 소환한다.
"에우우...." "! 지, 진짜지?! 나 완전 열심히 하고 올거니까!"
라이브를 잘 끝내고 오면 나머지도 해준다고? 나머지라는건, 내가 얼굴 부비는 것도 포함이고 다른 이것저것도 포함인거지?! 유우가가 약속하지 않은 이런저런 것까지 순식간에 상상해버리고, 조금 달아오른 얼굴로 힘차게 외쳤다. 나 진짜 열심히 하고 올게!!!
"나, 나 힘내서 라이브 하고 올테니까!! 좀 있다가 봐, 유우가!!!"
조금 전까지 힝잉잉😿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로 대기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야호! 얼른 가서 리허설하고 라이브 뛰고 와야지!!
시니어 산마캔 위닝라이브, 내 레이스 인생 중 가장 활기차고 열정이 넘치던 무대였다. 1착인 토네이도 대쉬가 '질렸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내가 1착이라도 된 것마냥 엄청 열심히 했다니까. 그나저나 토네이도 대쉬는 나한테 티배깅하던 기세는 어디가고 그렇게 풀이 죽어있었는지. 위닝라이브를 보던 팬들도 의아하단 얼굴이었다고.... 아무튼 그렇게 대망의 위닝라이브가 끝나고, 나는 약속했던 것을 받기 위해 성큼성큼 대기실로 걸어갔다.
"——유우가! 위닝라이브 봤어? 잘하고 왔지?"
문을 열고 바로 유우가를 찾아서 후다닥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약속했던거! 아까 나머지도 해준다고 한 거! 얼른!
메이사의 위닝라이브는 정말이지 눈부셨다. 아까 잔뜩 울상을 지었던 녀석 맞나 싶을 정도로 미소까지 완벽했다. 1착보다 빛나는 2착이었다고. 그걸 알아서인지 토네이도 대쉬는 라이브도 설렁설렁하고, 무대에서 내려올 때부터는 기분이 완전히 꼴아박힌 듯 했다.
...내 애 아니니까 알 바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메이사는 딱 봐도 얼굴에 화색이 돌고 눈이 반짝거려서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호르몬이 숨풍숨풍 분비되는 시기의 여자아이란 무섭다. 진짜로. 그리고 첫빠따로 대기실에 들어와 당당하게 요구하는 모습에 나는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 너 나 이러려고 만나니 메이사...!!!!!! '
그래도 약속한 건 나니까. 일단 따끈따끈한 메이사를 껴안긴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키스는 아웃이라고 내가 정해두기도 했고, 아까 등 도닥거리기는 했으니까... ...이런 건전한 건 내 전공이 아닌데...
나는 마치 모쏠OOOO라도 된 것처럼, 어색하게 헤매는 손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는 일단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이, 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지...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손은 어깨랑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꼬리뼈까지 닿는다. 이랬다가 메이사에게 걷어차일 뻔한 적이 있는(클래식 시즌 때였지만) 나는 퍼뜩 손을 떼고는, "아 실수실수. 미안. 화났어?" 하고서 얼굴을 내려다 보려고 했는데, 정수리만 보이고 잘 보이진 않았다.
...괜찮은 거겠지. 아니, 그보다 더 이상 헤매면 모쏠OOOO이라는 메이사의 의혹에 힘이 보태져버려...!
결국 나는 메이사의 양 뺨에 손을 얹고 문질문질도 하고, 마치 강아지 어르듯이 손가락으로 머리칼 속까지 손을 넣어 와삭와삭 귀뿌리도 긁어줬다. 땀에 젖은 머리칼이 손에 잔뜩 엉기지만 딱히 지저분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맨날 보는 게 땀에 젖은 메이사기도 하고.
꼬옥 껴안긴 상태에서 어떤 걸 받으려나~ 하고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으면, 일단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으히히, 이거 좋단 말이지~ 눈을 감고 음미하고 있으면 슬금슬금 어깨에서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꼬리 뿌리까지 스으윽 내려가있었다. 으, 으으왓.... 어쩐지 오싹한 느낌이 들어 잠깐 꼬리가 빳빳하게 세워졌다가 스르르 내려갔다. 이거 비슷한 일이 클래식 시즌에 있었는데, 그땐 놀라서 걷어차버렸었지. 다행히 미수로 그쳤지만, 유우가의 민첩이 5 정도만 낮았어도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었겠지 그날.... 아무튼, 실수라면서 화났냐고 묻는 말엔 그냥 고개를 파묻은채로 저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더 해도... 좋은데.... 더 해주진 않는구나...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다음은 뺨을 문질문질. 양뺨을 동시에 잡혔을 땐 설마 키스!?하고 좀 두근거렸는데 그냥 설레발에 그쳤다.. 칫. 그리고 귀뿌리를 복복복 긁어주는 그거어어어... 최고야아아.....
"아우우우..... 죠아아...."
너무 좋아서 뇌가 녹는다아아.... 흐물흐물해진 대답을 그대로 꺼내면서 유우가한테 폭 기댔다. 응, 역시 좋아.... ....그나저나 그렇게 귀까지 쓰다듬 당하고 보니, 이제와서야 땀투성이 상태라는 걸 자각했다. 뺘...뺘아앗....
"...엣, 아, 그... 여, 역시 땀투성이니까.... 이쯤할까...?" "유우가까지 축축해져버리니까...."
하지만 역시 아쉬우니까, 조금 미적거리다가 슬그머니 유우가에게서 몸을 떼었다. 우우, 머리카락 엄청 젖어있었네.... ...이런 상태인데 유우가한테 쓰담쓰담받고 귀까지.... 으으으으..... 뒤늦게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여, 역, 역시 씻고나서 하는게 좋았을텐데. 오늘은 왜 이렇게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많지.....
"...그래, 나머지는 샤워하고 나서 하자. 오늘도 뒤풀이 할 거지? 유우가네 집에서?"
뒤풀이라고 쓰고 야키니쿠 파티라고 읽는 그거. 항상 유우가네 집에서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하겠지! ...아니.. 이번엔 1착 아니니까 패스려나....
마침 딱 좋게 다른 녀석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대기실로 오는 소리가 들린다. 슬슬 관두길 잘했네. 이제 메이사에게 내놨던 공약도 이행했겠다 마음 놓을까나. 그렇게 생각하며 소파에 앉았을 때, 메이사가 하는 말에 나는 굳어버렸다.
- 나머지는 샤워하고 나서 하자. 유우가네 집에서.
좀 악의적인 편집이 들어가지 않았냐고? 아니 아니, 남들이 듣기엔 딱 이랬다고.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녀석들의 눈이 이쪽을 향했다가, 메이사의 이야기에 귀를 움찔거리는 걸 봐버리고 말았단 거지.
그러니까 방 안에 머뭇거리며 들어온 녀석들에게 우리들이 어떻게 보일지란 그런 거다. 나는 온통 메이사의 땀냄새를 몸에서 풍기고 있고, 둘이서 대기실에서 껴안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샤워하고 내 집에서 하자는... 으, 아 아아아악 아니 물론 하긴 했지만?! 키스는 했지만요 그건 제 의지가 없었고 억울하달까 저희 아 무 일 도 없 었 다 고 요 ! ???11!!?
하지만 이쪽에서 애써 눈을 피하는 우마무스메 녀석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당시 나와 메이사는 거의 츠나센에서 암암리에 '했네 했어...' 정도의 느낌이었다고 한다. 나는 반쯤 공식적인 메이사의 깔이었다고.
하지만 그걸 몰랐던 나는 몸을 뻣뻣이 굳히고는 "아, 으 응 그치! 야키니 쿠구워 먹어 야지~ 나엄 청 비싼고기사 뒀다고? 기대하라고하 하핫." 하며 제발 얘들아 오해하지 말아다오하는 해명을 했지만 우마무스메들은 도란도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뿐 이쪽에는 어떤 관심도... 크으으으읏....
*
그래서, 메이사를 스쿠터 뒷자리에 태우기 전에 나는 헬맷을 줄락말락하며 약속을 받아내기로 했다.
아, 다른 애들도 왔네. 슬슬 이동해야겠구나~ 묘하게 시선을 피하거나, '이녀석들 또 했네 했어'같은 표정으로 힐끔거리는 아이들에게 묘하게 도야가오를 해보이며 대기실을 나섰다. 아니이~ 딱히 뭘 한 건 아니고 그냥 나데나데 받았을 뿐인데 저쪽이 멋대로 오해한거잖아~? 난 아~무 잘못 없다구? 굳이 해명하려고 들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 뭐 이걸로 소문이 쫙 퍼지면 유우가를 노리는 녀석들이 더 줄어들테니까 나야 얼마든지 오케이기도 하고~
그래서, 스쿠터에 타기 전 헬멧을 줄락말락 하는 유우가의 말에 나는 또 대 실 망 해버렸다는 것이다.
"어, 어, 어째서어...." "그보다! 이번 건 유우가가 먼저 해준다고 했던 거잖아!! 난 그냥 받았을 뿐인데."
너무해, 어째서 그런 말을.... 이제 나는 뭘 위해서 뛰면 되는 건데(농담이지만)
"므으으.... ....알겠어. 대기실에선 안 할게..." "대신 다른 곳에서는 해도 된다는 거지? 분명히 대기실에서는 하지 말자고만 말했다? 무르기 없어!"
뭐, 따지고 보면 부실도 있고, 유우가네 집도 있고, 우리집도 있고(?) 대기실이 아니어도 나데나데라던가 꼬옥 안아주기라던가 할 수 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많으니까! 대기실에서는 금지라는 말을 훌훌 털어버리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헬멧 줘, 빨리 가자."
낚아채듯 헬멧을 받아서는 푹 눌러썼다. 그리고 유우가의 등을 꾹 안으면서 뒷자리 탑승 완료! 출발하자구~
칫, 복도를 눈치채다니... 오늘 유우가 좀 똑똑하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은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동안 날려버렸다. 뭐어, 직접 달리는 것도 꽤 빠르지만 이것도 좋다니까. 그렇게 도착한 유우가의 집에 자연스럽게 들어서서, 일단 샤워를 하려면 갈아입을 옷이 있어야 하니까... 어디보자. 속옷은 가방에 여분이 있고, 반바지는 두고 갔던 게 세벌 정도 있는데..아, 찾았다. 그리고 티셔츠는 항상 그랬듯이 유우가 것을 하나 빌리고. 응. 이걸로 완벽해! 그렇게 주섬주섬 챙겨서 욕실로 들어가려다가, 잠깐 중지라는 말에 멈췄다. 에? 갑자기? 혹시 수도 망가졌나?
티셔츠 입어도 된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고? 그래 알겠어. 그대로 티셔츠만 빼서 바닥에 툭 던져놓고, 그대로 내가 입고 있는 체육복 상의를 스르륵 들어올려 벗으려고 했는데—— 역시 감이 좋은 유우가. 다급하게 취소니 그냥 자유이용권이니 하면서 수습하려는 유우가를 보고 히-죽 웃었다.
"아냐~ 나도 너무 자주 빌려 입는 것 같아서 좀 미안했고~" "근데 땀투성이인 옷을 다시 입는 건 좀 그러니까~ 속옷이랑 반바지만 입어야겠다~ 지금까지 미안했어 유우가~"
물론 티셔츠는 주워서 입을 거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놀리고 싶어졌다.
"근데에~ 유우가네 집에서 속옷차림으로 있었다고 하면 파파가 유우가 죽이러 오겠지~?"
스르륵 올리던 옷은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멈춰있었다. 자아, 어쩔까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땀이 식어서 으슬으슬해지기 시작했다. 으, 으으... 역시 가을은 좀 쌀쌀하네....
"—라니 농담이야. 혼인신고서도 안 냈는데 유우가가 전기톱에 반으로 갈라지면 큰일나니까 절대 말 안한다구?" "그럼 자유이용권 잘 쓸게~ 티셔츠 빌린다?"
바닥에 던져둔 티셔츠를 집어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간 후에 유우가가 뭐라고 할 지 궁금해서 귀를 좀 쫑긋 세우고 있다가, 역시 추우니까 빨리 뜨신 물을 틀어서 몸을 데웠고.
왜 불안한 느낌은 틀리질 않는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악당같은 눈빛으로 변하더라. 그걸 보자마자 아차 싶었지. 도게자까지 박아가며 애원했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는지 웃옷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이 이걸 여기서 잡아서 못 벗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그럼 또 좀 그렇고 그런 구도가 되어버릴지도 몰ㄹ 아니 근데!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벌써 아랫쪽이 보일락말락
저거 점이야?
그걸 보자마자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황급히 고개를 돌려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았는지 체크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그런 나를 매도하는 메이사의 이야기에 양심이 콕콕 쑤신다... ...내 집에서 네 점까지 봤다고 하면 나 진짜 12등분으로 오대양에 뿌려질걸...
자꾸 생각나네 ㅆㅂ...
나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느라 꾹 참고 있다보니, 그런 내가 불쌍했는지 메이사가 웃옷을 입어주겠다는 감사한 말씀을. 메이사가 욕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휴, 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벗고 들어간 옷들을 하나하나 주워 빨래통에 던져 넣었고. 속옷은 그냥... 못 본 척 냅뒀다.
...메이사 가면 좀 쉬어야지. 늙는다 늙어.
*
씻고 나온 메이사한텐 좋은 냄새가 풍겼다. ...라고 해도 난 아까 땀냄새도 괜찮았는데 말이지. 아니아니 생각 그만.
"응, 너 가면 하려고."
...일종의 보험이지. 그래서 나오자마자 먹자고 세팅도 다 해뒀다. 버너와 팬, 같이 먹을 곁들임 채소에 밥도 뜸들이기까지 완료. 식탁엔 기름 튀는 걸 방지하는 커버도 깔아놓았다고. 메이사 마실 오렌지 주스랑 콜라도 어제 사뒀다. ...성인이어도 같은 집에서 술 마시는 건 좀 그러니까. 나 13등분 되는 수가 있어.
>>52 헉난 그 런것 도 모 르고... 우왓wwwwww 그거 분명 둘 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소파에 눕고 앉아서 TV 채널 돌리다가 수플레 팬케이크 맛집 줄서서 먹는 사람들 인터뷰 하는 거 보고 멧쨔가 저거 먹고싶다고 브런치로 해먹자고 해서 시작할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우당탕탕 뻘짓하다가 브런치가 아니라 3시 간식시간에 먹게 될 것 같은wwwwwwww
>>53 코이츠wwwwwwww 완전 주당인wwwww 더 나데나데 해버리는www👋👋👋👋👋👋👋👋👋
😒 "...유우가 이거.. 완전 아저씨같아...." 🫠 "사케가 아저씨 같은 게 아니라 니가 술맛을 모르는거야" 😾 "몰라 맥주나 줘" 😩 "이게 맥주보다 더 좋은 술이라니까?" 😾 "그냥 에비스 달라고"
wwwwwwwwwwww 그래도 즐거운 추억이라 임신하고 혼자 생활하는 멧쨔가 팬케이크 믹스 사서 우유랑 계란 휘적휘적해서 혼자서 구워먹는 상상했어요 전혀 그 맛도 아니고 진짜 맛없고 별로야 싶은데도 자기도 모르게 훌쩍훌쩍 유우가아 😿 하면서 우궁우궁 먹고 있는 멧쨔... 안되겠다 멧쨔 집으로 돌아오면 온갖 밥 해줘야만...😌
그땐 둘이서 번갈아서 머랭치고(핸드믹서는 또 사방으로 튈까봐 봉인함) 킬킬거리고 그러면서 금방 했는데 혼자서 하려니까 잘 되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까지는 해야지 하면서 완성은 하는데 그때랑은 다르게 맛도 없고 그때 먹었던거 더 생각나기만 하고 여러모로 서러워서 훌쩍훌쩍하면서 먹는 거구나.. 우우웃.....🥺
유우가 만나서 돌아오는 길에 😿"나.. 수플레 팬케이크 먹고 싶어... 우리가 만들었던거..."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네요...🫠 헉 이거 그 뒤로도 몇번 먹고 싶다고 말하는데 항상 새벽에 유우가 깨워가지고 😿"수플레 팬케이크으..."하니까 유우가가 새벽에 졸린 눈으로 머랭치고 굽고 하는 거 본 거 같아요🤔
다른 거 안되고 꼭 수플레 팬케이크여야 한다고 해서 유우가가 졸린 눈 비비고 머랭치고 겨우 만들어놨더니 멧쨔가 쿨쿨 자고 있는 에피소드... 봤어요 😏 요즘 잘 못 자다가 겨우 잠든 녀석 깨울 수도 없어서 그냥 눈 질끈 감고 아침에 다시 해주겠네요 🫠 그리고 유우가가 핸드믹서를 장만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는 후일담도 보였어요
하지만 막상 핸드믹서를 장만하고 나니까 이상하게 팬케이크를 안 찾기 시작해서 😒할지도요 🤭
그래서 유우가가 😒 됐어 내가 해먹을 거야. 나 삼시세끼 수플레팬케이크만 먹을 거야. 하고 윙윙 돌려다가 먹기 시작하면 옆에서 한입씩 뺏어먹다가 결국 절반 먹어버릴 거 같아요 히히... 바보히메이...
멧쨔가 와장창 스뎅보울 엎어버려서 깼는데 옆에 메이사 없어서 화들짝 놀라선 나와보겠네요 🤭 큰 소리보다 옆에 멧쨔 없는 거에 잠이 확 깼을 느낌이에요 메이사 있는 거 보면 그거만으로 안심돼서 귀찮은 일 군말없이 싹싹 해치우기 쌉가능이죠... 😌 뭐 먹고싶냐고 물어보고 해주다보면 금세 아침돼서 유우가 죽은 눈으로 커피 마시는 거까지 보였습니다wwww
그렇게 잠이 불규칙해진 유우가가 멧쨔 무릎베개 베고 낮잠자는 거... 보고싶네요 🫠 완전 신 혼 부부잖아 이거
내가 가면 한다니. 내가 언제 갈 줄 알고?(???) 하지만 이걸 말로 꺼내면 또 엄청 뭐라고 할테니까 그냥 속으로만 해야지. 그나저나 다른 옷은 다 빨래통 들어가 있는데, 벗어둔 속옷은 왜 그대로냐고! 은근히 부끄럽잖아 이거!! 슬쩍 주워서 전용 파우치에 넣어 가방에 쏙 넣었다. 그러고 나서야 세팅이 된 상에 눈길이 닿는다. 헤헤, 엄청난데~ 그보다 나 이제 어른인데, 왜 오렌지 주스랑 콜라가 있는거야!
"유우가. 나도 맥주 마실래. 나 이제 어른이잖아!"
그리고 맥주, 무지 맛있고 말이지. 딱 내 취향이라고 할까. 어쩐지 이걸 좋아하는게 당연하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오렌지 주스와 콜라 대신 맥주를 요구하며 자리에 앉았다. 나 그게 좋아. 따면 거품 확 올라오는 아사히 생맥주 캔.
"엣, 9천엔짜리 고기를 두 팩이나! 엄청나잖아!! 야호~"
그러다가 금방 비싼 고기라는 걸 듣고 홀랑 넘어가버렸지만. 야호~ 근데 이런 좋은 고기를 먹기엔 출발 전에 했던 실책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데.... .....모르겠다. 일단 먹고 생각하지 뭐! 9천엔짜리 고기 한 팩을 먼저 뜯어 달궈진 불판 위에 올리자마자 치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익어간다. 우와아아. 비싼 고기는 소리부터 다른 것 같아.
"....!!!!" "유우가 이거, 고기가... 입 안에서 사라졌어...!!!"
익은 고기를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니, 녹았다고 할까 사라졌다고 할까 아무튼 이거 굉장하잖아!!!!
새벽 세시에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에 깨서 좋아해 어택을 받는다니 유우가 너무 복받은wwwwwwww 유우가는... 멧쨔가 바깥이 아니라는 것만 알면 그냥저냥 대꾸해줄 거 같네요 🤔 어어 고맙다~ 끊자~ 하는데 멧쨔가 웅얼웅얼 말하면 또 모질게 끊지 못하고 들어주고 어어 그랬구만; 내가 저번에 그랬었다고? 나쁜 놈이네... 미안했다...;;; 하다가 또 못 끊고 전화 한시간 넘게 할 거 같은wwww
끊는다 안돼 끊지마 <- 이런 대화 반복하다가 멧쨔가 🥺 "좋아한다고 말해주면 끊을래..." 하는 것도 보고 싶어요wwww 히히... 그냥 종료 버튼 눌러버리면 그만인데 고민고민하다가 좋아한다고 말하고 얼굴 빨개져서 끊어버리겠네요 멧쨔가 기억... 하려나 😏
그렇게 딱 잘라 거절했다. 일단 남녀가 밀폐된 공간에서 같이 술을 자신다는 거 자체가 엄청 위험한 행위라고. 넌 알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는 사람이니까 지양해야지. 애초에 남자가 혼자 사는 집에 낼름 온다는 게 이 녀석 글렀다고... 상대가 이 신사적인ww 히다이상이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넌 이미 쓰레기 남자한테 앞뒤로 지글지글 구워져서 잡아먹혔다. 이 9천엔 고기처럼 말이지.
우왓, 그보다 냄새 죽인다... 메이사랑 토네이도 녀석 때문에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그런 위장을 적시는 엄청나게 좋은 소기름의 냄새가. 하기야 이거 보기만 해도 장난 아니었어. 마블링이 구석구석 엄청난 모양으로 들어가 있고 때깔은 진짜 엄청난 선홍빛이었다고.
집게를 들고 앞, 뒤, 골고루 그을렸을 때,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자르고 불을 줄였다. 여기까지 단 30초도 걸리지 않았지. 어떠냐 나의 이 솜씨가!
"...드가자."
머...머리에 힘 빠지는 걸 주체할 수 없어 이제 나는 인간 화력발전소다 우오오오오오―!
겉은 크러스트가 느껴질 정도로 갈색으로 바싹 익고, 안은 기름이 따듯하게 녹아서 스며든 선홍빛. 거기에 소금후추를 찍어서... 먹는다! 씹는다! 삼킨다! 씹자마자 울컥하고 이 사이로 스미는 육즙, 거기 농축된 엄청난 고소함, 그걸 부드럽게 감싸는 후추의 풍미까지.
이... 이건 절대 못 참아, 안 먹어주면 인생 절반 손해야...!!!!!! 카이지처럼 다급하게 캔맥주를 따서 벌컥벌컥벌컥 들이켰다. 고기 한 점으로 이 정도 들어가다니이 심각하다아아아....
"크으......"
이거지. 이게 인생이지 ㅆ ㅂ...
그렇게 한 방 도파민을 즐기고 나니, 메이사 녀석의 오렌지 주스와 콜라가 너무나도 비루하게 보였다. ... 이거는... 인권유린... 이랄까. 딸처럼 아끼는 녀석의 인생 절반을 손해보게 하는, 아버지로서는 두고볼 수 없는 끔찍한 일이었다... 술이 들어가서 그런진 몰라도, 나는 아까보다는 너그러운 판단을 내렸다.
"...한 캔만이다?"
그렇게 말하며 내놓는 것은, 메이사의 입맛에 딱 맞춘 아사히 드라이였다. 열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작고 비싼 녀석. 헬멧 가지고 약속을 받아냈던 것처럼, 나는 메이사에게 캔을 내미려다가 말았다.
고기 한 점에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유우가를 보자 엄청 부러워졌다. 엄청 맛있겠다아... 나도 맥주우... 당당하게 요구했지만 딱 잘라서 기각당했고, 결국 콜라로 조촐하게나마 즐기고 있지만... 으으.. 탄산은 탄산이지만 역시 아쉬워. 이 기름과 육즙, 육질을 맥주 탄산으로 싹 씻어넘겨줘야 하는데....
"우우.. 유우가만 치사해. 나도오.... 우웃..."
좋겠다 맥주, 힐끔힐끔 보다가 시무룩한 상태로 고기만 계속 집어먹는데, 한 캔만이라며 유우가가 맥주를 내밀었다. 아사히 드라이...! 이거 맛있어 좋아! 단점은 엄청 작고 비싸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비싼 값을 하는 맛이지. 활짝 웃으면서 손을 내밀어 받으려고 했는데 약이라도 올리듯 확 다시 빼는 유우가. 으으으, 뭐하는건데!!!
"뭐야, 줬다 뺐기?" "에, 그건... 그치만 나 마마랑 파파랑 같이 마시기도 하는데...."
이제 어른이고, 가족끼리 마신 적도 있고.(물론 파파의 맥주를 몰래 마시면 혼나긴 하지만) 파파가 알아도 딱히 문제될 건 없잖아? 이해 못하겠다는 얼굴로 유우가를 보다가, 점점 뜨끈해지고 있는 맥주를 봤다. 으, 으으... 이 이상 지체하면 차가운 맥주가 미지근한 맥주로 변해버려어....
"으읏, 알았어 알았어! 절대 얘기 안 할게!!! 그러니까 줘!!"
약속할게! 그러니까 넘겨주세요 제발!!! 부탁하고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아무튼 다급하게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우리 딸 중앙가면 어떡해. 이러다가 시꺼먼 쓰레기 남자한테 홀랑 잡아먹혀서 몸도 마음도 다 줘버리고 애까지 배선 싱글맘 될지도 몰라. 그러면 정말이지 슬플 것 같다... ...언젠가 실전성교육(그런의미가아니고요, 놈팽이가 텐션 잡는 시그널이라던가 쓰레기들의 징후라던가, 그런 걸 일러준다는 뜻.)을 날 잡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어휴, 그래."
하지만 그건 지금이어선 안 돼...! 지금은 우리 앞에 놓인 고기에 모든 예를 갖춰야 할 때다. 메이사에게 캔을 넘겨주고는, 거품이 몽실몽실 올라오는 캔과 내 캔을 짠― 부딪혔다. 기분 좋은 텅 하는 소리가 났다. 덕담도 해야지.
"자, 건강하고, 밥 잘 먹고, 달리기도 앞으로 열심히 하ㄱ... 어른이 덕담하는데 먼저 마시는 거 아냐 요것아."
아저씨같은 핀잔을 던졌다. . . . 그리고 고기 한 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와, 먹어도 먹어도 들어가네 이거. 비싼 고기는 무서워.
2번째 판을 까서 올려놓고, 팬 너머를 흘긋 보니 메이사의 캔은 이미 절반 아래. ...잠깐의 행복은 끝나고 이제 다시 콜라로 이 고기를 상대해야 한다니 불쌍하다. 내가 마치 지하노역장의 악덕 조장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
'저거 작으니까... 두 캔 정도면 기별도 안 가지?'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고 한 캔 두 캔 리필해주다 보니, 고기를 다 먹고 정리까지 할 무렵 메이사의 옆에 아사히 드라이 3캔이 놓여 있었다. 난... 메이사에게 너무 물러져서 탈이야...!
맥주를 받고 유우가랑 캔을 짠— 부딪히고 나서 바로 쭉 들이켰다. 목을 넘어가는, 콜라보다 조금 강한 탄산. 그리고 보리와 홉의 향. 이 절묘한 균형의 맛이 기름으로 번들거리는 식도를 깔끔하게 씻으면서 넘어간다. 고기 한 점에 벌컥벌컥 들이키던 유우가처럼, 그 작은 캔의 반을 한번에 쭉 비워버렸다.
"크아— 최고야 이거!!"
그렇게 탄성을 뱉고 있으면 유우가가 뭐라고 핀잔을 던지는데, 사실 맥주맛이 너무 좋아서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안미안~
한 캔만 줄 것처럼 굴던 유우가는 고기를 다 먹을 때까지 계속 슬금슬금 한 캔씩 더 건네줬고, 최종적으로 나는 세 캔을 비우게 되었다. 아니 그치만 이거 고기랑 너무 잘 어울린다니까. 고기를 먹으면 술이 들어가! 술을 먹으면 고기가 들어가! 당연한 일이지?! 마지막 캔을 들어 기울여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아, 세 캔째도 다 마셔버렸네. 살짝 모자란 느낌에 아쉬워서 입맛을 슬쩍 다시다보면, 유우가가 부르는 말이 들린다.
"응? 왜?"
솔직히 말하자면, 세 캔으로는 취하지도 않으니까 말이지. 부르는 말에 바로 반응할 정신은 당연히 남아있다는 말씀. 아마 얼굴도 평소랑 똑같겠지? 얼굴이 빨갛게 될 때마다 느껴지는 화끈거림도 지금은 없으니까.
"뭐야 왜?" "...아, 알았어. 정리할게.... 설거지 내가 할까?"
조금 정리를 해두긴 했는데, 본격적으로 정리 좀 하지?라는 신호인가... 끙.. 귀찮은데. 그래도 유우가가 먹기 전 준비를 다 해놨었으니까 이번엔 내가 정리할 차례긴 하지. 응.
불러서 이쪽을 보게 해뒀더니, 자꾸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니, 얼굴 좀 보자는데 자꾸... 한숨 쉬고는 메이사의 양 뺨을 잡고 가까이 당겨왔다. 눈... 괜찮고. 반응속도도 괜찮고. 빨간가 안 빨간가, 좀 긴가민가한데... 집이 어두워서 그런가? 그렇게 유심히 보다보면, 은근 빨간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졸린지 눈도 슬그머니 감기고.
"아니, 설거지 이야기가 아니고." "메이사 너 취한 거 아냐? 얼굴이 빨개. 역시 너무 마셨나...?"
이러고 애를 집에 어떻게 보내지!? 아까 먹고 마시고 즐기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9시 10분전이고, 10시까지 집에서 한숨 재워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쪽 아버지는 그렇게... 예민한 편은 아닌 거 같은데, 프로키온 씨가 무섭다고 난. 저번에 장어구이 서비스 준 것도 그렇고 하야나미만 가면 이쪽을 수상하게 응시한단 말이야?! 나 그 사람 진짜 무서워 딸이 알콜냄새 풍기면서 집에 가면 바로 눈치챌지도 몰라...
"역시 술을 주는 게 아니었는데...!"
머리를 잔뜩 헝클이며 골머리를 앓다가, 일단 정리부터 하기로 했다. 돌아와서 기름 범벅인 설거지들과 눈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메이사와 힘을 합쳐 정리하다 보면 또 어느새 9시 반이 넘었다. 이러고 다시 보니 덜 빨갛지 않나 싶은데... 갈 때 아이스크림이나 사고 밖에서 시간 좀 때우다 들어가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해.
"슬슬 갈까? 바래다줄게."
아이스도 먹고 찬 바람 맞으면서 걷다보면 술 깨겠지. "밖에 쌀쌀하니까 이거 입고 가." 하며 후드집업도 하나 챙겨줬다.
으먓!? 어, 어, 어 얼굴이 가깝다고!!! 갑자기 뺨을 당겨서 거리가 확 좁혀졌다. 이, 이, 이거 키스? 키스인거지!? 눈을 슬그머니 감고 각오를 다졌지만, 각오하고 있던 감촉도 접촉도 더는 없어서. 슬쩍 눈을 다시 떴을 땐 불만이 가득했다. 뭐, 뭐냐고 진짜아. 아까 대기실에서도 그러더니.... 하긴 유우가가 키스는 안 된다고 하긴 했었지만, 그치만 마음이 바뀌었을수도 있으니까 하고 기대했는데 왜 자꾸 기대만 시키고 아무것도 안 해주는 거야. 유우가는 바보야!
"....그, 그건... 얼굴이 너무 가까우니까아...." "그래서 그런 거야! 하나도 안 취했다구!!"
이러다 복어로 종족이 변하겠다 싶을 정도로 볼을 빵빵하게 부풀려서 불만을 표시해본다. 진짜! 갑자기 말도 없이 그러면 누구나 빨갛게 될 거라고! 유우가도 그러면서!!
잠시 그런 소란이 있고서, 내 뺨에서 손을 뗀 유우가는 자기 머리를 막 긁어대면서 뭐라고 중얼거리다가 정리를 시작했다. 나도 옆에서 같이 도왔고, 설거지를 비롯해 정리를 다 끝내고 나면 벌써 늦은 시간이 되어 있었다. 뭐, 레이스 출주하는 날엔 마마랑 파파도 늦게 들어오는 걸 눈감아주는 편이기도 하고, 특히 이젠 어른이니까(중요함) 괜찮다고! 하지만 유우가는 여전히 10시 전엔 보내곤 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좀 섭섭하다. 오늘 자고 가면 안돼?🥺하고 부탁이나 해볼까~ 하고 슬쩍 돌아본 순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바래다준다는 말이.
"에— 그치,만...."
쌀쌀하니까 입고 가라면서 챙겨주는건, 유우가의 후드집업이었다. ...자고 가고 싶...은데..... 유우가의 후드집업이라니. 이걸 입고 돌아가면 최소 3일 정도는 우리집에 둘 수 있고, 3일동안 유우가를 집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응, 고마워!"
어쩔 수 없군. 후드집업을 챙기기로 할까. 활짝 웃으면서 후드집업 소매에 팔을 꿴다. 입자마자 바로 유우가한테 폭 끌어안긴 느낌이 들어서 엄청 행복해졌다. 에헤헤, 이거 좋아. 앞으로 일주일은 우리집에 둬야지~
"있잖아~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먹자!"
어쩐지 기름진 거 먹고나면 아이스크림이 엄청 땡긴다니까. 쪼르르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고, 유우가가 나오길 기다린다. 뭐, 자고 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둘이서 같이 밤에 걷는 것도 좋으니깐. 자고 가는 건 다음 기회에 해야지.
뭔가 불만 있는, 꿍꿍이 있는 눈이었다가 후드집업을 던져주자 눈이 변했다. 모르는 건 아닌데... 그래도 좀 그렇지, 내 옷에다가 코를 박고 꼬옥 껴안고 잠든다고 당사자가 아는 건 좀 낯간지럽잖아. 그러니까 모른 척 해주고 있었는데. 이렇게 화색이 돌 정도로 좋아하니까 반은 좋기도 하고, 반은 멋쩍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그거 입고 운동 갔었던 거 같은데... 지금이라도 다른 거 줘야 하나? 하지만 이미 자기 옷처럼 입어버렸다. 핏은 전혀 자기 옷이 아니었지만.
"아이스크림 좋지. 뭐 먹을 거야? 난 가리가리군."
메이사의 손을 잡았다. 내 집업의 소매가 줄줄 흘러서 잡는데 방해되길래 소매를 잡아다 두번 접어줬다. 그래도 기네. 키가 얼마나 작은 거야? 자기 말로는 좀 컸다고 하던데...
"너 키가 이제 몇이더라? 컸다는데 왜 큰 거 같지가 않냐. 내가 볼 땐 평생 애기란 말이지."
메이사가 20대 후반 결혼적령기가 되어도 애기처럼 보일지도. 소매를 다 접어주고는 메이사의 손을 잡고 걸었다. 늦여름도 끝자락이라 확실히 선선하다. 습기는 아직 좀 있지만.
"에!? 그, 그렇지 않은데!? 아아 정말💕 너무 아저씨 냄새난다구💕 나한테까지 냄새 배어버릴거같아💕"
그, 그렇게 보였나? 허겁지겁 매도를 곁들여보지만 음, 이거 역효과일지도.... 그나저나 이렇게 소매 접어주는거 뭔가 두근거리잖아... ....아니, 뭔가 아빠랑 딸이란 느낌이니까 두근거림하고 거리가 멀다고 해야하나. 우웃.... 아니야 두근거리는 걸로 할래.... 소매를 다 접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다가, 유우가의 손을 꼭 쥐고서 대답했다. 아이스크림 말이지~ 뭐가 좋을... 하!?
"나도 가리가리군 먹을까나, 소다맛——하아? 애기라니! 나 이제 어른이라니까!!" "2센치나 커졌다고. 그러니까.. 143cm인가. 으으.... 유우가처럼 길쭉해지려면 위아래로 잡고 늘려야겠는데~"
흥, 애라니. 이제 다 큰 어른이거든요? 키는 조금씩 더 크고 있지만. 아무튼 그새 143이 되었으니까, 150 찍는 것도 금방인 거 아냐? 마구로 기념이 끝나고, 또 한해가 저물고 다음해가 오면 분명 더 자라있을거라니까. 유우가만큼 커지는 건... 조금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역시 좀 커지고는 싶지이. 유우가랑 15센치 정도만 차이나는 키가 되면 좋겠다아. 하지만 그만큼 큰 키로 지낸 적이 한번도 없으니까,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잘 안되는걸.
"...좀 더 굽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게 좋을라나. 운동화도 약간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 좀 더 높은 걸로."
그래도 유우가만큼 커지려면 신발이 아니라 계단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면 금새 편의점에 도착한다. 시골 편의점답게 이런 시간엔 엄청 조용하고, 손님도 별로 없네. 조금 건성인 알바의 인사를 받으며 안쪽에 있는 냉장고로 걸어간다. 음음~ 가리가리군~
내가 무릎 문제로 작아진 게 3센치인데. 뭔가 웃음이 나올 거 같지만 이러다가 터지면 돌이킬 수 없을 거 같아서 볼을 깨물고 꾹 참았다.
"뭐? 굽~? 그러다가 발목나간다. 발이 편안한 게 최고야."
난 여자 신발을 잘 모르니까, 굽이 있는 신발이라고 하니 힐이라던가 통굽샌들 같은 걸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런 건 어쩐지 어른 여자의 특권 같은 거라, 메이사에게 어울릴까 머릿속으로 매치시켜보면... 영 아닌 거 같다. 메이사 30대쯤 되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당장은 그래.
에어컨을 틀어서 서늘한 편의점 안에 들어간다. 뭐가 있나 하고 둘러보다 보면 갑자기 내 눈을 잡아 끄는 게 있었으니.
"억."
죽은 눈으로 폰을 토독거리며 인사하는 토네이도 대쉬였다. 내가 할 말을 잃고 바라보자 토네이도도 고개를 들어 이쪽을 바라보더니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 뭐야. 알바하는 학생 처음 봐? "...그 ... 건 아니고." - 내가 불법적인 알바라도 할 줄 알았나 보지?
식은땀이 흘렀다. 사실 완전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주니어 때는 평범하게 꾸미는 타입이었다가 시니어 들어서 한껏 불량해졌다고 들었다. 그러면 다들 '그거 할지도 모르겠네.' 라고 생각하면서도 선생된 도리로 입에 올리지는 않는 거지. 하지만 언젠가 보호자 신분으로 불려갈지도 모른다고 마음의 준비만 살짝 해놓는 거다.
근데 건전했다! 다행이구만 어이! ...하지만 대상경주 한 날에도 알바를 빼지 못하고 그것도 야간에 하고 있다니, 뭔가 좀 사정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녀석, 메이사만큼이나 다루기 까다로운 여자애라 땀만 뻘뻘 흘리며 멍청하게 대치하고 있던 때.
뭐 먹을 건지 하도 대답이 없던 나를 메이사가 보러왔고, 둘이 마주쳤다. 상상도 못한 일에 나는 뇌세포 한톨까지 얼어붙어선,
왜 불러도 답이 없어? 가리가리군 소다맛인지 포도맛인지 콜라맛인지 빨리 고르라니까! 통통 소리가 날 것처럼 가볍게 뛰어서 유우가 쪽으로 향하니, 카운터에 있는 알바를 보고 있었다. 하? 뭐야? 무슨 일이라도 있나? 하고 카운터 쪽을 보면, 거기엔....
- 이, 인사해. 토네이도 대쉬가 여기 있네... ".......하?"
아니 딱히 말 안해도 알거든? 하고 말할 생각도 못하고 나도 유우가처럼 얼어붙어 버렸다. 저, 저녀석이 여기 왜.. 아니 알바하고 있는 건 물구나무 서서 봐도 알겠지만... 왜? 오늘은 대상경주였고, 저 녀석은 날 제치고 1착까지 했는데... 그런 날에도 여기서 알바하는거야? 으음.....
"......빨리 사서 가자."
...뭐, 사정이 있겠지. 그리고 그 사정에 깊게 발을 들이기엔— 내가 뭐하러? 라는 느낌이고. 알 게 뭐람. 그리고 저 녀석 아까 대기실에서 나한테 트로피 가지고 티배깅까지 했다고. 곱게 보일 리가 없잖아. 마음 같아선 3만엔어치를 계산대로 가져가서 전부 10엔 동전으로 던지는 걸로 계산하고 싶을 지경이다. 물론 그만한 양의 동전은 없으니까 절대 무리고, 있어도 하진 않았겠지만.
"그래서, 소다맛이랑 포도맛이랑 콜라맛 중에서 어떤 걸로 할래?"
그래서, 토네이도 대쉬 쪽은 신경도 안 쓰고 유우가를 보면서 다시 물어봤다. 그래서 어떤 맛으로 하는 건데? 대답하지 않으면 멋대로 소다맛 두 개 골라와버린다고?
메이사는 현명하게도 토네이도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택했다. 아니, 그게 맞지. 괜히 사석에서 싸움나서 일이 복잡해지는 것보단 훨씬 낫다. 애초에 메이사부터도 호감도가 일정 이상 내려가면 오히려 열도 안 내고 싸늘해지는 타입이고. 그나저나 토네이도 녀석, 거의 그런 취급이구만...
"그럼 내가 계산하고 있을게. 갖고 와주라." "가리가리군 두개 계산해줘."
- 흐음~ 네~ 가리가리군 두개요. 150엔 받았습니다~ 10엔 드리겠습니다~
건성건성으로 계산하는 토네이도. 그러다가 지나가듯이 하는 이야기.
- 좋은 시간 보냈나보네? "응?" - 아니~ 그냥~ 둘이 그 소문이 사실이구나 생각했을 뿐이야.
먹이를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평판을 신경쓰는 나의 역린을 쿡 찔러오는 토네이도 때문에 나는 어그로가 끌려버렸다. 내 가슴팍을 검지로 누르...밀어서 몸을 틀게 만들었다. 그대로 돌려서 가판대를 쳐다보면 거기 놓인 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도 대놓고 입에 올려주지 않아서 다행이네!
...마음이 엄청 불편해지는데, 상대가 그 토네이도 대쉬여서 이게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분간이 안 간다. 토네이도라면 거짓말을 하고도 남을 녀석이지만, 우리가 오늘만 해도 대기실에서 한 짓이 있지 않나.
메이사는 그야말로 내 역린이었다. 키스도 한 적 있고, 늘 그런 미묘한 기류가 오며가며하는데 애써 모른 척 마음속에 묻어만 두고, 그런데 혼인 신고서까지 써 놓은 사이. 어쩌면 내 평판을 망칠 유일무이한 요소. 토네이도 대쉬의 가늘게 뜬 눈이 마음을 전부 파헤치는 기분이었다.
- 저거 사러 온 거 아니야? "아 니 거 든!"
"있지, 뭔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지만 나랑 메이사는 전―혀 아무 사이 아니니까...!!" - 어머.
- 들었어, 메이사? - 아무 사이 아니래~ - 어떡해, 불쌍해서. - 역시 이것도 내가 넘겨받을까? 아, 농담~
그래, 난 토네이도 대쉬와 상성이 안 좋다. 보기좋게 이용당해서, 이젠 내 쪽을 보지도 않는 토네이도의 시선을 좇아 뒤돌았다. 거기엔.
애써서 무시하려고 했다. 사실 성질같아선 동전뿌리기로 엿먹이거나 가리가리군으로 저 얼굴을 두들겨패거나 정강이를 걷어차서 다시는 달리지 못하게 만들거나 뭐 그렇게 해버리고 싶었지만. ....그렇지만, 유우가 앞이기도 하고, 그렇게 했다간 더 귀찮게 굴 것도 뻔하고. 저런 녀석은 먹이를 덜 줘야 내가 편해. 잠깐만 참는거야... 그냥... 그래.. 저건 귀찮게 날아다니는 날파리다... 손으로 때려잡는 것보단 그냥 먹이가 될만한 걸 치워버리는게 박멸하기 편한 부류. 그래서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무시했다. 소다맛 가리가리군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가면서도 평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의 마인드 컨트롤 수준으로 (속으로)중얼거리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어차피 계산대 앞이 아니더라도, 냉장고 앞에서 미적거렸어도 이런 좁은 시골 편의점 안에서는 들리기 마련이었겠지만. 그래도 그냥 좀 더 미적거리다 올 걸. 왜 이런 최악의 타이밍에, 그런 말을.
"......"
잠시 말없이 가만히 있다가, 손에 쥐고 있던 가리가리군 두 개를 토네이도 대쉬의 대가리를 향해 던졌다. 맞든 피하든 크게 신경은 안 쓰고. 그리고 그냥,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나서자마자 그대로 뛰어서 집으로 향했다. 히또미미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속도로, 마침 밤이라 길도 텅 비어있겠다. 마음껏 달려도 되겠지.
그렇게 달려서 집에 도착했을 땐, 아까 유우가가 접어준 소매도 어느새 풀려서 손을 덮고 있었다.
히히... 막레입니다...🫠 이번 일상 약간 긴장이 잡혔다가 풀렸다가 다시 잡히는 밀당이 장난 아니었네요 멧쨔 재밌었던wwwwww 그리고 멧쨔랑 혐관애증관계 짠 기분이라??? 엄청 짜릿했습니다... 싫어하면 투명인간 취급하는 멧쨔에게 진심 적극경멸을 받아보고 싶어... 으... 으그극... 하지만 둘이 화해도 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
그래서 또 양 뺨 잡고 볼에다가 츄... 하려다가 얼굴 새빨개져서 "...역시 다른 곳으로 하면 안 돼? 여기라던가, 이마라던가..." 하고 은근슬쩍 딜 걸고 있는 유우가... 뻔하네요 🫠 이 녀석 여지만 있으면 바로 발 뻗는 뺀질이니까 말이지... 그래서 멧쨔 이마에다가 츄츄하는 거구나 으히히히... 유우가도 엄청 두근대겠지...www
😼 나는 유우가 목에다가도 여유롭게 했는데? 유우가 허접이네~ 라고 도발해서 결국 할지도요... 이렇게 가랑비에 옷젖듯 엣치치 근처까지 갔다가 이성차리고 중앙튀하는 거구나... 납득가... 능지가 마비된다고요 이거... 으..으부..츄츄 조아... 이러고 그냥 메이사 말에 따라가게 되는데?!
😼히 히히 히 하면서 따라붙어서 꾸~욱 껴안아버려야만...🤭 떨어지라고 하면 🥺나 어제 일반전 때문에 너무 슬픈데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래...하면서 핑계대겠네요 히히히...😏
마구로때도 2착해버릴테니까... 또 시무룩하겠구나... ....🤔 저 갑 자기 마구로에서도 2착해서 중앙은 이제 못 갈거 같은데🥺 유우가 혼자 가버리면 안되니까 기정사실 만들어두려고 했다가 실패하고 그게 유우가가 '이제 진짜 안되겠다;;'하고 생각하고 중앙튀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면 무지 룽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지금 막 들었는데요.....
아니...유우가 그러고서 메이사를 집에 들인 거냐고 이녀석 학습능력 너무 없잖아wwwwwwwww 웃긴데 룽하고 좋아요 으힉... 이힉힉......... 멧쨔는 그렇게 최종대쉬했다가 차이는 걸 넘어서 도망쳐버리니까... 응... 멘헤라 오지...🙄 이건 그런 쪽으로 전혀 생각 못하는 유우가가 진짜 문제가 많네요... 이 새키...
중앙에서 다시 재회했을땐 멧쨔가 거의 정 다 떨어진 것처럼 굴고 있었고(실제로도 복수가 가장 큰 목적이었고🤔) 시간도 꽤 지났던 것 같으니까.... 집에 들이는 것도 이상...이상하...긴한데(???) 아무튼😏 이히히히히... 다음에 일반전 일상이랑 마구로 일상도 돌리면 좋겠네요....
안되겠다... 후히히 생각만 하다가 작업 전혀 못하고 자버려...🫠 저... 오늘은 들어가보겠습니다 너무 재밌었고 해피한 연휴였는데요...!!!!!!!!! 머리가 완전 엣치치범벅이돼버려서 진짜 위기입니다 🫠 뇌를 환기시키고 일 좀 하다 잘게요... 멧쨔주도 늦지 않게 쭘시고 좋은 꿈 꾸시길 😊 내일 뵈어요 👋 앵바앵밤입니다~
헉 그래서 출구가 없는 거구나🤭 ...저 중간에... 멧쨔가 "아 힘들어 지쳤어 난 빨리 목욕하고 자고 싶다구우우우😿"하자마자 방 구조가 갑자기 엄청 큰 노천탕으로 바뀌는걸 상상했어요🤭 멧쨔헷쨔는 이왕 이렇게 된거 일단 씻고 움직일까~ 하고 훌렁훌렁 망토 벗어던지고 유우가는 🙄하고 있다가 둘한테 끌려가서....😏
사실 저도wwww 설정 읽으면서 오 헷쨔는 이 나무일듯... 멧쨔는 이거.. 아니 이건가.. 아까가 더 맞나? 아까 뭐였더라...?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못 정했어요🫠 화려한 지팡이.. 오... 저.. 저는 상판 외 다른 커뮤엔 문외한이라 몰랐어요🙄 디자인 참고를 위해 한번 봐볼까나.... 전 끽해야 지팡이 디자인 보려고 호거시를 한번 더 해...? 이러고 있었는데요(?????)
대부호쌍둥이가 끌고가면서 😼허접~ 지팡이 살 돈도 없냐구~ 😈불쌍하니까 기부해줄게 같이 막말하고 그랬을 것 같단 상상이...🫠 처음엔 기대하면서 보다가 점점 뭔가 무난무난한 것만 나오니까 하품하다가 😾재미없어~ 가게 유리창이라도 좀 깨보라구~ 하다가 그냥 끝나면 와~ 하고 쇼핑가는... 히히히.... 보였다...🤭 유우가가 지팡이 사서 나오면 둘이서 유우가 몫까지 아이스크림 사서 기다리고 있겠지...😏
.........🙄 저 좀 에반가 싶긴 한데..... 유우가가 새로 맞춘 지팡이의 심인 불사조의 깃털이랑 멧쨔헷쨔의 지팡이 심인 불사조의 깃털이 같은 불사조에서 나온 거였으면 좋겠어요... 처음엔 다른 지팡이지만 중간에 바꾸면서 세쌍둥이 지팡이가 되는 거 무지.. 룽할거같고... 몬가 처음엔 멧쨔헷쨔랑 유우가랑 크게 관련없었지만 중반부터 서로 가까워지고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지 않나....🙄
아뇨? 이거 공식이잖아요 저 이거 마테리얼에서 읽을 때마다 좋아했어요 완전 룽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wwwwwww 아니 이거 좋다 진짜로... 🤭🤭🤭 유우가 지팡이랑 비슷한 시기에 같은 심 써서 만들어졌는데 유우가 거 하나만 안 팔리고 있다가 그렇게 세쌍둥이 지팡이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진짜 좋은데요...😌
멧헷유 셋이서 아이스 먹으면서 지팡이 상점 앞 지나가는 거 창문 너머로 보고 😌 그랬던 거로구만... 하는 연출 있는 거 국룰이네요 이런 욕심쟁이 망상 저는 언제나 환영인wwwwwwwww
유우가 그렇게 자매한테 고자극 공급받다가 유우가 아침에 손빨래 하게될지도 몰라...🙄 그리고서 아침인사하는 멧헷쨔랑 눈 마주치면 😳 하고 도망칠지도 모르겠네요 입꾹닫고 얼굴 빨개져서 도망치는 유우가 때문에 불안해져서 멧헷쨔가 베리타세룸을 먹이는 거... 있을 법 하지 않을까요 🤔
멧쨔는 그런 헷쨔의 강경책을 평소라면 말렸지만 워낙 슬리데린들이고 글핀에 머글인 유우가가 자기들에 대한 이간질 들었을까봐 불안해서 베리타세룸 먹였더니 둘로 엣치치한 꿈 꿔서 피했다고 말하기 히히...🫠 정신을 환기시켜야해...
저 뭔가 해포에유도 좋지만...🙄 오랜만에 다리부상 일상을 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 좀 지나서 멧쨔도 유우가가 도와주는거 그냥 받고 아이스크림 떠먹여주면 받아먹고... 하지만 여전히 '유우가'가 아니라 '오마에'라고 부르는 그런 시기라던가..🤭
사케 조지는 거 보다가 슬그머니 아침에 어제는😳그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 좀 필요했어... 유우가도 그럴 때 있잖아... 하고 말해주지 않으려나🤭 알아서 눈치챘으면 이렇게 부끄러울 일 없는데!😾 하고 역으로 화낼지도 모르겠네요 이거wwwwwwww 자기가 말해놓고선wwwww
전과...🙄뭐 그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반신반의하면 순간 욱해서 오기로 😾그럼 다음엔 안 나갈테니까 그럼 됐지?하고 집에서...하려고 하지만 역시 부끄러우니까 쩔쩔매다가 결국 못참고 그...러다가 들키는거구나🙄 라니 진짜로 뇌를 손빨래하고 표백제를 들이부어야 하는 때인 것 같아요.. 누 누가 이 후히히 회로를 멈춰줘....
혼자서도 할 수 있잖아~ 하면서도 매번 해주는 유우가랑 아 빨리 해줘😾 해달라구! 하면서 땡깡피우는 멧쨔.. 히히... 무지 좋은데요🤭 이러다 나중엔 머리도 묶어달라고 해버리겠는걸.. 앗 유우가한테 머리 묶어줘~ 하고 맡겼더니 옛날처럼 사이드테일로 묶어줘서 😳먓... 하는 멧쨔 본 거 같아요
그리고서는 😯 나 이렇게밖에 못 묶는데? 해서 멧쨔 기분을 더 이상하게 만들겠죠 히히...😌 멧쨔가 씻고 나오면 머리도 늘 말려주고... 나중에 여친쨩한테 에센스 좀 바르라고 해; 하는 잔소리 듣고 나서는 에센스도 치덕치덕 발라주겠어요 등에 로션 못 발라서 낑낑대는 거 발라주는 것도 보고싶네요 🙄 아 알앗어 눈 감고 옷 안에 손만 넣을 거니까~ 하다가 등골 만져서 멧쨔의 1톤고사리주먹으로 퍽퍽 맞을지도
🙄 우리 내일 현장학습인데? 🙄 일찍 자기로 약속했잖아... 하고 껴안아서 재워야만...😌 멧쨔는 투정부리면서도 유우가가 품에 꼭 안고 유우가향 테라피 해주면서 등 쓸어주면 금방 잘 거 같아요 근데 보통은 머리만 대면 잠드는 유우가가 등 쓸어주다가 먼저 잠들어서 몰래 키스도 한 번 하고 😏 파고들고 꼬옥 붙어서 냄새도 크게 들이쉬고 했다가 멧쨔도 솔솔 잠들 거 같은wwwww
어깨 감싸안고 도닥거려주고 있는데 천둥이 꽈광🌩️ 쳐버려서 😣 끼뺫!! 하고 자기도 모르게 품에 파고드는 멧쨔... 깜짝 놀랐다가도 😏 "너 나 말고 남한테 이러면 다들 오해한다..." 하면서 받아주고 재워주는 거죠 다음날에 엄청 잘 자고 부시시하고 얼굴 새빨개진 멧쨔가 😳... 하고는 수치심에 데굴데굴 이불 뻥뻥차는 거 무조건 있을 거 같아요wwwwww
😏 여기서는 멧쨔가 여친쨩인 거구나 유우가에게 말딸인 스토커가 붙었다던지 담당 녀석이 좋아하는 낌새가 있다던지 해서 평화적으로 해결보고 싶고 여차하면 보디가드도 해줘 🥺 하는 요청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는 이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두근했다니 최악이야 하는 멧쨔 🤭
일단 서로 커플링부터 맞추고 😏 유원지라던가 디즈니씨라던가도 놀러가고 😏 잔뜩 사진찍고 😏 비오는 날에 걱정돼서 왔다고 맥주 사들고 온 유우가 얼레벌레 자취방에도 들여버리고 😏 으히히...🤭 그러면서 조금씩 도킷한 멧쨔가 >>207 이렇게 잡으면 그날 잡아먹는 거네요 와굿...
😏 현관에서 등골까지 만져놓고는 이러고 가는 거 진짜 쓰레기인wwww 그리고는 또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대하고 키스할락말락 애태우다가 멧쨔 입에서 😣 "키스해달라고 이 바보야...!!!" 소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방과후 학교 빈 교실에서 츄츄하고는 또 가만 냅둘 거 같은데요
😏 저 근데 스토커가 보고 있다면서 둘이 벤치에서 얼굴 바싹 가깝게 하고는 키스하는 흉내만 내는 에피를 생각했어요 멧쨔가 자꾸 피하니까 꽉 잡고 못 도망가게 했다가 스토커 갔다고 하면 풀어줄텐데 멧쨔 얼굴 엄청 홍당무겠죠wwwwwwwww 이거 아저씨처럼 엄청 놀릴 게 뻔한www
유우가가 취했다고 하면 😾(그렇게 많이 안 마신 거 같은데...)하면서도 😮💨"어쩔 수 없네.. 거기 소파 쓰면 되니까" 하고 담요랑 베개 가져다주겠지..히히...🤭
근데 몬가🤔 멧쨔는 이래저래 작으니깐 소파도 작은 거 쓸 거 같아서 유우가가 작은 소파에 구겨져서 🥴좁네.. 이러고 있으면 신경쓰여서 힐끔거리다 😣왜 이렇게 다리가 긴 거야... 어쩔 수 없네 진짜... 하고 침대에 눕게해줄지도🤭🤭🤭 인형(짱많음)으로 침대 가운데에 줄 그어놓고 🤨"넘어오면 찢어버린다.."하고 자는데 정작 멧쨔가 잠결에 먼저 넘어가서 유우가를 꼭 안고 잤으면 좋겠다고 아침부터 욕심쟁이 망상이...🙄이힉 히....
유우가 병가내서 멧쨔가 멧쨔 걱정하지 않을까 싶어졌어요 가봤을 때 집에서 담배쩐내나서(게다가 좋은 집도 아닐 거 같음...) 페브리즈 양손에 장착하고 비장하게 갔다가 쓰레기 상태로 다다미 위에서 뒹굴대는 몬다이를 발견하고 고독사했어—?! 🙀 비명지르는 멧쨔라던갈 상상하게 되네요 😌
맨날 능글대고 자기 매도 한 귀로 흘리는 아저씨의 못난 모습에 멧쨔의 모성애가 샘솟아버릴지도
고독사가 아닌 걸 확인하면 일단 🥺살아있어? 🥺다리는 괜찮아?(정확히 어디가 아픈진 아직 모름) 🥺병원은 갔다왔어? 하고 물어볼거 다 물어본 다음에 😾"그럼 이제 한 4시간 정도만 밖에 있다가 들어와"하고 내쫓고 청소 시작하는거죠? 보고 왔어요😏
그리고 늦게까지 청소하고 밥차려서 먹이고 재우고 하면서 모성애 퐁퐁 솟아나는거구나...히히....🤭 헉 이러다가 언젠가 멧쨔가 유우가한테 😼"아저씨는 나 없으면 안 되지?"하는 날이 올지도... 으헉 그래서 >>0의 "늙고 혼활도 실패하는 아저씨❤️ 완전 한심해~❤️ 한심하고 불쌍해❤️" "어쩔 수 없네, 불쌍하니까 메이사가 죽을 때까지 키워줄게~❤️" 대사가 그대로 나오게 된다던가 순식간에 망상해버렸어요
😾어휴 무슨 비타민이 이렇게 많아... 이거 사놓고 하나도 안 먹은거지? 버릴거다?? 하고 집어들다가 전혀 비타민이 아닌 감촉을 느끼고서 🙀끼 끼 끼뺘아아아아아앗?!!?!? 하고 내던져버릴것 같은wwwww 그렇게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채로 반쯤 넘어져서 일어나려고 옆으로 손을 뻗어 짚으면 딱딱한 바닥 대신 말랑몰캉 ○○○가 짜부러져서 '쭈인니 살려조🥺'하고 있고 생전 처음으로 맛보는 코스믹호러에 🙀🙀🙀🙀🙀🙀🙀하고 파다다닥 뒤로 후진해서 🙀햣...먓...으걋....하고 뇌가 정지해버리는 멧쨔....
엄청난 소란에 유우가가 왔을 땐 얼굴 새빨개지고 눈물까지 글썽글썽인 멧쨔... 히히...🫠 유우가가 오해라고 해명하기 위해...그리고 살려주기 위해 접근하면 후진 후진 후진하다가 침대에 발이 걸리고 😏 뒤로 푹 넘어지는 전개잖아요
그런 메이사한테 말랑이 회수하려 손을 뻗다가 엄청엄청엄청 고민하고 얌전히 회수만 할 거 같아요 😏
이런 아찔두근 전개랑 사물함에 둘이 갇히거나 보건실에서 요양하다가 엣치치한 광경 직관하는 전개 같은 거까지 해버리고 어느날 잡아먹어버리겠네요 히히... 😚
보건실에서 커튼치고 메이사 생리통 병문안(?) 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커플이 들어오더니 왓💕 꺗💕 하고 있고 유우가가 잽싸게 멧쨔 신발까지 회수해서 침대 위에 올라가 인기척을 숨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멧쨔는 갑자기 훅 다가오더니 비좁은 침대에 부둥켜안고 서라운드 사운드까지 해서 엄청 😵💫 상태가 되겠죠 🤭
회수하려고 손 뻗으면 멧쨔 분명 😣눈 질끈 감고서 읏 으으 우으으... 하고 있을텐데...히히히.... 그날 자기 전에 생각나서 🙀끼뺫...하면서도 피곤해서 기절하는거겠지..히히히...
보건실에서 부둥켜안고 서라운드 사운드에 귀가 막 뒤로 젖혀졌다 섰다가 난리통이겠네요..히히...😏 .....어쩐지 저.. 그 일이 있고난 일주일 정도 후에 멧쨔가 유우가를 집으로 부를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저번처럼 전등 나갔으니까 갈아줘😾하고 불렀는데 집에 들어서서 보니 나간 전등은 없었고 뒤를 돌아보면 거기엔 😶포식자의 눈을 한 멧쨔가......
그 정도로 진도를 뺐다면...🤔 병문안이 아니라 이녀석들도 츄츄하고있던 거잖아요wwwwwww글렀어wwwwwwww 🫠근데 포식자로서의 각성은 했지만 막상 모쏠OOOO이라서 유우가 밀어버리기만 하고는 헤맬 거 같은데요 😏 역전만루홈런해버려야지 😄
...저 근데 이녀석들이 보건실 침대에서 츄츄하다가 보건쌤이 갑자기 들어왔을 때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멧쨔가 이불 안에 쏙 들어가버린 것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유우가 향이 밀폐돼서 진한 이불 안에서 도키도킷하는 멧쨔와 ☺️ 히다이 선생님 몸은 좀 어떠세요? 😅 아 아아 아직 좀... 그래도 점심시간까지 쉬면 괜찮아질 거 같네요! 😰 oO(메이사 뭐하는 거야 제정신이냐 중지!! 멈춰!!!!!)
사실 이쪽 유우가는 좀 더 쓰레기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쩐지 츠나지에서 소문이 진짜 안 좋았을 거 같은? 🤔 그래서 멧쨔도 유우가에 대한 소문을 듣고(인싸무스메) 거리를 뒀던 게 아닐런지 싶기도 하네요 🫠 하야나미에서도 손님으로 대우는 하지만 단골이어도 딱히 아는 체 안 하는 그런 느낌?
그래서 고향으로 내려? 올라? 갔을 때 😺 "유우가 말이야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던데?" 했다가 뭔가 소문의 디테일을 듣고 오면 유열이고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그런 건 아닌데.. 일단 들어와... 하고 또 집에 들이겠구나 멧쨔..😏 일부러 천둥친다고 찾아올 정도인데.. 역시 그 소문은 틀린 거 같아🤔하고 혼자 머리 복잡해서 말도 많이 안 하고.. 유우가는 멧쨔가 차 내주고선 계속 조용히 있으니까 🥺하고 슬쩍 거리 좁히거나 하는 거... 본 거 같아요...😏 그러다가 이제 유우가가 캐물으면 멧쨔가 🙄💦💦아니 그게... 그냥...하고 말 돌리려다 실패하고 다 털어놓겠지..🤭
히히...반은 사실 반은 와전이라 어디서부터 해명해야할지 모르겠고 🙄상태겠네요 뭔가 소문... 누군갈 무책임하게 OO시켰다 하는 종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유우가랑 츄츄하면서도 생각나는데 쓰남내성 낮아서 말랑말랑한 얼굴이 되어버리는 멧쨔라던가 볼 수 있을 거 같고 🤭 같이 있으면 자꾸 그렇게 말랑쨔가 되어버리니까 일부러 거리뒀는데 찾아오는 유우가 서비스를 받아버리게 된 멧쨔 🫠 히히...
저 이 세계선에서도 멧쨔가 튀어버릴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니?고??🤔 유우가가 좋아🥺 근데 예전 소문도 있고 머리 복잡한데 자꾸 찾아오니까 혼란스럽고 생각해보면 아직 우린 확실한 관계도 아닌데 왜 자꾸 그러는거지이...😿하다가 (개연성은 개나 줘버림)모르겠다 츠나지 가서 며칠 지내면서 요?양하다 와야겠다...하고 짐싸서 나올 것 같은데 그때 딱 찾아오는 유우가 서비스 하려고 찾아온 유우가랑 마주쳐서 😲🙀 둘이 서로 놀랐으면 좋겠는wwwwwww
🤭 캐리어에 짐 꾹꾹 눌러싸고 😮💨 생각 없이 쉬었다 와야지이... 했다가 현관에서 마주쳐버린 거네요 캐리어 보고 🙄 되어버린 유우가가 일단 이야기 하자고 다시 방으로 끌어들인 다음에 기차 못 타게 하는 거 봐버린wwwww 쓰레기wwww
메이사 지문으로 폰 풀고 멋대로 티켓 시간 보고는 😏 이제 못 가겠네~ 하는 유우가한테 😿 유우가 최악이야... 하는 멧쨔도wwwww 히히...🫠 좋아하는 애한테 최악이라는 말 들어서 마음은 안 좋지만 쎄한 느낌 없어질 때까지 구워삶는 전개... 근데 이랬다가 진짜 츠나튀 1년동안 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아...
하지만 츠나튀하고 나서 유우가가 자꾸 생각나서 😣😿인 멧쨔를 봤다구요... 캐리어에 몰래 넣어온 유우가의 후드집업 꼬옥 껴안고 자는 거지 나 봤으니까 🫠 유우가도 츠나지로 오긴 했는데 하야나미에선 퇴짜먹고 여전히 평판은 안 좋고 멧쨔는 두문불출하고... 그러다가 마음이 답답해서 밤공원에 달리러 온 멧쨔랑 마주치면 좋겠네요
😿 왜 온 거야 너따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서 기껏 여기까지 도망쳐왔는데! 🥺 ... 🥺 오면 안 돼? 🥺 좋아하는데...? 🥺 나 싫어? 하는 멘헤라 몬다이를 보고 모성애가 큣해버려서 결국 또 얼레벌레...🫠
말랑쨔 바보쨔 허접쨔 🤭🤭🤭 거의 야반도주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둘이 벤치에서 손 잡고 이거저거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다가
🥺 유우가가 나 좋아한단 거... 정말이야? 🙄 좋아하니까 이런 멍청한 짓 하고 있는 거라고... 이런 낯간지러운 대화도 하고 유우가의 억울한 누명도 해명하고 그대로 다음날 동 트자마자 기차역으로 가서 폰 결제로 티켓 사고 😏 유우가 후드집업만 그대로 입고 오는...히힉...
다음날 아침에 멧쨔 아침 먹으라고 불렀는데 애는 없고 전화는 안 받다가 저녁 늦게 말랑말랑해진 목소리로 "엄마... 나 다시 도쿄에서 살기로 했어 😿 미안..." 하는 통보를 받아버리기 하하하하... 하야나미네 시점에선 히다이 이 녀석 완전 흑태양이잖아요
멧쨔가 휴직하는 동안 기정사실 만들어야겠는데요 이거...😏 그렇게 되면 이녀석들 앙숙으로 만나선 기정사실 생긴 부부가 되기까지 2년도 안 걸린 거잖아wwwwwwwwwwwwww너무 좋은wwwwww 그리고 유우가가 하야나미 안쪽 가정집에 처음 들어선 날...😌 아버지가 뒷골잡고 쓰러져버린다던가 하는 전개를 떠올려버렸어요
이... 에유... 좋은데요...... 이 세계선 최고로 좋아... 특히 앙숙인 멧쨔를 호의로 지지고 볶고 따끈하게 만들어서 말랑말랑 녹이는 부분이 최고입니다 🫠 취적인...wwwww
🤔 미혼모 멧쨔가 혼자 돌아와서 훌쩍훌쩍하다 유우가한테 주워져서 결혼하는 세계선...?을 전에 풀었던 것 같은데요...(??) 그거 말고는 딱히 생각해본적이 없.... ....................없...?진...않은거 같은데.....🙄 저의 방대한 후히히노트를 좀 뒤져보고 와야....
>>275 금발.......에다가 태닝...은 너무 나대는 거 같아서 제 비위가 쉽지 않네요 🫠 흑발 태닝 정도면 있을 법하다고 생각합니다 🤔 근데 이건 멧쨔랑 바다에서 엄청 놀고 엄청 트레이닝한 여름이면 종종 볼 수 있을지도요 반바지 수영복 모양으로 타있겠구나 유우가는 🤭
🤔 시니어 시즌에 메이사랑 밤에 나와서 어울리다가 나시 아래로 보이는 비키니 모양 탄 자국에 😳 한 건 오피셜일 거라고 생각해요 보여주는 건 오히려 좀 태연하게 배꼽 쿡 찌르고 😏 느긋하게 넘길 수 있는데 이런 자연스럽고 우발적인 게 묘하게 취향인 거겠지 유우가는...😏 수영복이나 속옷도 베이직한 거 취향이라 멧쨔가 트레이닝용 수영복 입고 왔을 때 내심 더 좋아할 거 같아요
먼가 뜬금없지만 만우절에 (이녀석 또 엣치치한 장난치려는 거 아냐?)Oo🙄하는 유우가 앞에서 😸"이거 사실 맨날 아침에 붙이고 오는 거야~" 하면서 이마에 있는 하얀 점을 스티커 떼듯이 떼어내는 멧쨔를 상상했어요 아마 갈색 헤어매니큐어로 잠시 가리고 위에 하얀 시트지 같은 거(...)로 만든 거겠지만...🤭
학교복도에서 그러고 있어서 엄청엄청 소문나버리면 좋겠다 🤭 완전 연애하고 있잖아 이녀석들..
저 욕심쟁이 망상 하나만 풀겠습니다... "몬다이 안경 안 쓰니까 좀 괜찮지 않아?" 하는 자와자와를 들어버린 멧쨔... 렌즈통 주워와서 😾 "유우가 당장 렌즈 빼. 나만 볼 거야." 🙄 "나 안경 안 갖고 왔는데?!" 😾 "그런 건 내 알바 아냐!" 하고 빼버리고 😏 눈 엄청 나쁜 유우가를 대신해서 하루종일 눈 역할 해주는 메이사를 봤어요
😵💫 "으, 으으... 여기 적힌 이건 뭐야?" 😼 "델리헬스 30분 1만엔." 😼 "저질." 🙄 "네가 렌즈 뺏어서 그렇잖아...!!!"
😏그거 좋네요... 1년 휴직이었으니까 집도 정리하고 유우가 집에서 사는 거일 텐데 워낙 낡고 허름한 아파트+벽 얇음+이웃한테 소음문제로 쿠사리 먹음+담배쩐내+치안 문제로 이사할 집 둘러본다던가 거기에 뭐 놓고 뭐 놓을지 이케아 가서 둘러도보고 🤭 유우가는 이불깔고 살았지만 침대도 고려해보고... 침대 프레임 같은 거 보면서 😳 "이건 예쁘긴 한데 후히히엔 좀..." 같은 거 속닥거리기도 하는 신혼부부 모멘트를 봐버렸어요
성굽제의 이혼소송부스 가서 노는 거도 꼭 보고 싶고요 으히히 ...... 싫은 점 말하랬더니 갑자기 멧쨔 얼굴 빨개져서 😳 "....그...음...그러니까... 상냥하게 대해주면 좋겠어..." 하고 유우가는 웅성웅성하는 데에서 🙄💦💦💦 하다가 반박을 포기하고 알겠어....🙄 한다던지 그런 바보신혼부부망상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부담갖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뭔가 주신다면 넙죽 받겠지만 😏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덜 바쁘기 때문에 가능한 거고...또 앞으로는 불초한 히다이주가 될 예정이라 하하하하.....하하...아... 아무튼... 그때를 대비한 비정기예금(?)같은 거니까.........편하게 받아주십사..
😏히히히... 유우가는 여기 못 올라오지?하고 높은 곳 올라가서 잔뜩 사고쳐버릴 것 같아...
멍다이랑 멧냥이가 서로 몸짓 언어가 달라서 의사소통 안 되는 것도 생각하니까 멧챠 귀엽네요🤭 멧냥이가 그르릉그릉하는걸 멍다이가 🙄💦왜 으르렁거리지... 하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멍다이가 꼬리 홱홱 흔드는걸 멧냥이가 😾이자식 왜 시비걸지...? 하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히히... 그러다가 점점 서로의 몸짓 언어를 이해하고 오해도 안 하게 되는 거겠지...🤭
퇴근하자마자 기 절했네요...🫠 으극...으그극..하지만 프리지아꿈꿨어요........ 뭔가...뭔가 히다이가 죽어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타입의 캐릭터였는데 눈 한쪽이 안보이게 됐는데도 집에 애랑 애엄마 있다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장면에서 우오오옷—!!!! 했습니다 그 외는 까먹어버렸지만 🫠
>>330 🤔🤔🤔🤔 저도 이 욕심에 휘둘려버리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상이 있다면 다 메모해뒀다가 당일날 다갓님에게 선택을 부탁드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히히... 아니면 금요일부터 냅다 시작하고 2개 소재를 해버리는 것도...🫠 제 체력이 받아준다면 전 멧쨔 좋은wwww
하하하하하하 이 앙큼한 아가씨 빨리 보쌈해가야지 안 그러면 금태양쓰남한테 진짜 구워삶아져...🤤 어쩔 수 없네 사랑에 눈뜨기 전부터 접근해서 마음을 낫토처럼 휘적여놓고는 년단위로 밀당해서 애엄마로 만들어서 인생 전부 히다이 거로 만들어야지 이 아가씨 안 되겠어!!! 어!!!!!
🤔음...... 서너번 다니면 간판이나 건물특색 외워서 잘 찾아다닐 것 같은데 대신 낮에 외운 간판이랑 건물은 밤에 못찾고 밤에 외운 간판이랑 건물은 낮에 못찾는...🙄 그런?느낌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도시 특성상 시골보다 가게가 자주 바뀌고 간판도 바뀌고 그러니까.. 간판 같은 걸 특징삼아서 외우는 멧쨔는 자주 혼란스러울지도🤔 그래서 츠나지때보다 길 자주 잃을 것 같아요🤭 상비약 못찾아서 흥 그럼 나가서 사올거야😾 하고 나간 멧쨔가 드럭스토어 못찾고 빙빙 돌다가 😿하고 그냥 들어오는 일도 있을법한wwwwwwww
유우가는 멧쨔가 멀리 나갔을 거라 생각해서 번화가 다섯바퀴쯤 돌고 있는데 5블럭 옆 벤치에서 길을 못 찾겠어어어 😿 하고 있는 거 생각하고 행복해졌어요 냉전중에 술 사러 나갔다가 못 돌아와서 유우가한테 전화해서 찾으러 와달라고 하는 츤츤멧쨔도... 보고싶은wwwwwww 갑자기 비오고 천둥도 치고 그래서 지붕 아래에서 웅크리고 훌쩍거리다가 유우가랑 같은 우산 쓰고 돌아갔으면 좋겠네요...으헤...😇
몸 으슬으슬하고 추워서 어디 쉬었다 가는 것도... 으헤...🤤 손 안 댄다고 😒 하면서도 묘하게 그런 분위기라던가 옆방의 이것저것이라던가에 신경쓰이는 유우가도 처음 들어와보는 이런 장소에 뺫...😣 하고 자기랑 다르게 익숙하게 방 잡고 데려가는 유우가에 😿 하는 멧쨔도 보고싶네요...
쫄딱 젖은 멧쨔더러 일단 씻으라고 하니까 🙀 "뺫... 유 유우가... 손 안댄다며..." 😅💢 "안 댄다고... 근데 그 꼴로 침대에 누울 순 없잖아!" 🙀 "나... 나 그럼 침대에 아무것도 안 입고..." 🫠💢 "여기 목욕 가운." 이런 티키타카도 볼 수 있을 거 같고... 망상이 끝이없네요
그리고 저... 생각해보니 제 머릿속 에리카의 교섭요청은 속도위반 세계선이 기본이더라구요!? 그래서 이거 어디까지나 서브 세계선이니까 필요없을지도 싶어졌습니다... 일상하게 된다면 후순위로 밀어도 좋을 거 같아요 동거지아의 수련회라던가 그런 빌드업이 다 쌓이고나면 해봐도 괜찮겠죠 🤔
몸 담그고 온대서 기다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안 나와서 걱정돼서 살짝 들여다보니...🫠 물에 담궈져선 멍하게 앉아만 있는 멧쨔인 거죠 어쩔 수 없네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씻겨줘야겠네...😌 샴푸 헹궈주는데 눈에 물들어가서 찡얼거리는 멧쨔까지 볼 수 있다고? 뷔페가 디저트까지 확실하잖냐...
저 클래식 시즌에 비 잔뜩 와서 트레이닝도 취소되고 퇴근시간까지 교무실에서 일하는 유우가 옆에서 시간 때우고 있는 메이사를 떠올렸어요... 일찍 가도 되는데 희한하네~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담타에도 따라나오고...🤭 그러다가 천둥에 힉...🙀 하는 메이사를 달래주게 된다던지 이것저것 생각하게 됩니다
무서운 거 내색 안 하려고 하는 클래식 메이사도 이미 다 들키고 부실도 생겼겠다 마구 응석부리는 시니어 메이사도 좋은...www
귀 끝이 파르르 떨려오고, 어쩐지 불안한 느낌이 든다. 쉽게 진정되지 않는 술렁거림이 점점 커진다. 아, 이 느낌. 싫다... 불안해... 무심코 시선을 돌린 창밖에 비치는 하늘엔 점점 구름이 모여들고 있어서, 아 설마.
"으, 으으...."
비가 오는 건 괜찮지만, 천둥소리는 싫어어.... 상상만 해도 오싹하고 몸이 떨린다. 싫어, 불안해. 반사적으로 귀를 더듬거렸다. 아, 맞다. 지금은 멘코가 없지... 어쩌지, 어쩌지. 점점 커져가는 불안감에 팔뚝을 긁어대다가 소파를 박차고 일어섰다. 향하는 곳은 침실의 협탁. 상비약이 있던 장소다. 물론 그동안의 실랑이 끝에 집에 상비약은 거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알고 있지만 그래도 미약한 희망 하나로, 혹시나 하는 마음 하나로 협탁을 뒤져보기로 한 것이다.
쉬는 날이라서 유우가도 집에 있지만, 요즘은 거의 말도 잘 안 섞고 있었다. 이른바 냉전이라는 것이다. 내가 약을 마구 집어먹으면 유우가가 억지로 토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나는 유우가를 발로 차거나 깨물고. 그런 식으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됐다. 같은 집에서 지내지만 소파와 침실로 나눠져, 서로 본체만체 하기가 부지기수. 그런 상황인 지금, 내가 다급하게 침실로 들어와 협탁을 뒤지기 시작한 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런 것까지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상비약... 약이 왜 하나도 없는 거야... 우우... 약이 없어.... 없다구우...."
하지만 예상한 대로 상비약은 하나도 없었다. 이 상황에서 병에 걸리면 다같이 사이좋게 죽겠네 아주. 그런 비꼬는 생각조차 제대로 들지 않을 정도로 초조했다.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하늘은 이제 완전히 흐려져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고.... 사러 나갈까? 아니야, 나갔다가 바로 천둥이 치면 더 무서워... 절대 못 나가... 그럼 어쩌지... 어쩌지?? 엉망진창이 된 서랍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다가 유우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혹시라도 유우가가 다른 곳에 숨겨놨을 수도 있잖아?
>>426 무릎이 아팠다. 그게 내 태도에 대한 변명이 되진 않는다만 나에게도 사정은 있었단 소리다. 나에게 무릎은 꽤 큰 문제고, 그게 욱신거리는 것만으로도 사람이 꽤 예민해진다. 원래라면 눈 감고 넘겼을 일도 한 번 곱씹고는 ‘이거 맥이는 건가?’ 하게 되고, 좀 사람이 심술궂어지는 게 있다.
그래서인가, 한동안 말도 않던 메이사가 대뜸 침실로 들어와 협탁부터 뒤적거리는 걸 보고 혀를 찼다. 반사적으로 나온 제스처였다. 그냥, 들어봐봐. 마땅히 집도 없이 몸만 중앙으로 와서는 아저씨들 신세를 지면 되니 뭐니 하길래 집에 데려왔단 말이지. 그랬더니 술에 약을 같이 먹고, 술도 애교처럼 마시는 것도 아냐 완전 고래 수준이라고. 그래서 토를 시켜놨더니 손가락을 물어뜯질 않나 무릎을 걷어차질 않나… 그리고 고맙다는 말은 커녕 미안하단 말도 변변히 못 들어. 빡칠 만 하지 않냐? 귀엽게 생기면 다야?
…뭐 그건 아니지. 츠나지에서의 일도 있고 우리가 지낸 시간도 있으니까. 좀 떠나있었다곤 해도 들은 정이 있던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이렇게 몇 달째 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날에는 짜증이 확 올라오는 거지. 얘 또 정신 못차렸네 하고.
어디까지 하나 보자 하고 협탁 뒤지는 걸 보고 있었는데, 며칠동안 말도 안 걸다가 하는 이야기가 “약 다른 데에 있어?” 다 보니까… 그냥 좀 울컥했다.
그래서 협탁을 뒤지던 손을 확 잡아채 당겼다. 그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좀 울렁울렁하는 표정이긴 했는데, 정신 아픈 메이사는 늘 그런 느낌이라고만 생각했다. 애초에 신경쓸 여유가 나한텐 없었고.
평소라면 바로 발끈해서 받아쳤을만한 말투와 내용인데, 지금은 그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아니, 거기에 쏠릴 신경도 지금은 다른 곳으로 향해서 마구 곤두서있는 상태라. 앞에 내용들은 다 쳐내고, '다 갖다버렸는데'라는 부분만 귀에 술술 들어오고 있었다. 처졌던 귀가 삐죽 섰다가 다시 뒤로 바싹 붙는다. 쓸데없이 예민해진 청각이 이 앞에서 말하는 내용보다도 저 멀리서 '우르릉'하는 소리만 먼저 포착해버린 것이었다. 제대로 치기 전에 경고라도 하듯 들린 소리에 잡히지 않은 쪽의 손을 입가로 가져가,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없어.. 없다고.... 이제 곧 올텐데....." "약이 하나도 없잖아..... 무서워.... 으으....."
그렇게 중얼거리기가 무섭게, 소리보다 빠르게 빛이 먼저 도착한다. 창밖이 한순간 번쩍 빛나는 걸 보고 나는 다급하게 귀로 손을 뻗었다. 잡고 있는 손을 억지로 털어내고(히또미미의 손을 털어낼 정도의 힘은 있다) 귀를 잡으려고 했는데, 그것보다 천둥소리가 조금 더 빨라서.
바로 머리 위에서 내려치는 것 같은 크고 강한 소리에 창틀도 조금 떨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떨린 건 내 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지, 사실 내가 떨고 있는 걸지도. 어쩌면 셋 다 맞을지도 모르고. 멘코가 없어서 더 선명하게 들린 이 소리에 귀를 꽉 부여잡으면, 멘코 대신 박아넣은 피어스가 손바닥을 찌른다. 바닥을 파고 들어갈 것처럼 납작하게 엎드리면,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면서 찾게 된다.
"으... 으으.. 유우가아......"
아까까지 내 손을 잡고 무어라 하던 사람이 아니라, 지금도 내 앞에 멀쩡히 있을 그 사람이 아니라. 시니어 시즌에 천둥이 칠 때마다 다독이고 달래주던 유우가를 나도 모르게 찾게 된다. 이젠 더는 없어서, 내 추억 속에만 남아있을텐데도.
"무서워어... 버, 벌써 왔다고오..... 유우가아...."
눈물로 번진 시야 가장자리에 또 번쩍하고 빛이 빛난다. 더 피할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애기처럼 손을 잘근거리며 불안하게 두리번거리던 메이사. 결국은 바깥에서 한 줄기 섬광이 꽂힘과 동시에 내 손을 뿌리치고 귀를 막았다. 이윽고 들리는 요란한 천둥소리.
귀가 얼얼할 정도의 소리에 나도 잠깐 얼타는 사이, 메이사는 바짝 웅크려 귀를 머리에 딱 붙인 채로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분명한 패닉의 증상. 거기에 걱정스런 마음도 분명 들었지만, 어쩐지 아까 손을 거칠게 뿌리친 게 마음에 쿡 박혀서 좀 쓰라렸다.
...아까까지 핀잔만 주던 주제에 이래도 되는 걸까? 싶어서 손을 뻗다가 주저했다. 역시 기분 나쁘겠지. 손대면 구토나 시키는 사람인데 좋을 리가. 이젠 나 좋아하지도 않을걸. 손을 꾹 말아쥐었다. 담요나 덮어줄까 하는데,
- 유우가아...
하면서 애처롭게 나를 찾는 목소리가 들려서, 나는 딱히 생각할 새도 없이 메이사의 겨드랑이를 잡고 침대 위로 올려놓았다. 그제서야 보인 메이사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라 조금 뭣했다. 내가 이렇게 울린 건가 싶기도 하고. 약간의 몸부림이 있었고,
"알았어. 내가 미안해. 미안해. 알았으니까..."
하며 메이사의 얼굴을 품에 묻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심해서가 아니고... 그냥 옛날 생각이 좀 났다. 이런 거 보면 옛날이랑 똑같은데,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바뀌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 누가 심장에 후추를 잔뜩 뿌린 것처럼 지끈거렸다.
메이사의 귀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다가 귓바퀴를 뺨에 딱 붙였다. 그대로 팔을 머리에 감싸면 한쪽은 팔뚝, 한쪽은 손으로 막아줄 수 있고 한 손이 빈다. 빈 손으로 눈가를 문질러 닦았다. 손에 익은 위로법이다.
😿 유우가가 바뀌긴 했죠... 하지만 그건 다 멧쨔가 없었기 때문이야...🫠 있을 곳도 주고 사랑도 주고 정도 줬던 인생최애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서 다 박차고 나왔으니까 🫠 그런 결정을 한 사람은 분명 어딘가가 바뀐다고 생각해요 동거하는 멧쨔한테 선도 좀 더 확실히 긋고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불쌍하면 껴안고 달래주지만 🤭 으히히..
또 온다. 또, 또.... 귀를 잡고 떨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바닥이 아니라 침대 위에 있었다. 상황파악은 잘 안 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다르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시니어 시즌에 자주 이렇게, 천둥이 치던 날에는....
"우우... 유우가아....."
히끅거리는 소리가 섞여 이상한 발음이지만, 그렇게 부르면서 파고들었다. 따듯하게 감싸인 귓가에 닿는 천둥소리는 아까와 비교하면 거의 없는 수준으로 작아져 있었지만, 그래도 무서워서. 좀 더 깊게 파고든다. 그치만 이상하지. 이제 유우가, 이렇게 해줄 리가 없는데.... 그런가. 이건 어쩌면 내가 너무 간절하게 바란 나머지 환각이라던가, 환청이라던가... 그런 걸지도 몰라. 시니어 시즌의 유우가를 다시 보여주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그치지 않는 천둥번개라던가, 어질어질한 머리라던가.... 그래서 그런지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게 됐다. 하지만 어차피 혼자만의 환상이라면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겠지.
"....왜 버리고 간거야.. 나, 나 혼자서 얼마나 히, 힘들었, 는데..." "내년 마구로는, 나, 꼭 1착 할테니까, 그러니, 까..."
눈가를 닦는 손에 얼굴을 부비면서, 필사적으로 온기를 끌어안는다. 놓치지 않게.
"그러니까아..... 두고 가지 말아줘....."
지금 이건 꿈일까. 꿈이라도 좋으니까 놓치고 싶지 않아. 눈을 질끈 감고, 손에는 더 힘을 준다. 멀리서 사납게 하늘이 울부짖고, 나는 또 다시 몸을 움츠렸다.
품에 한 번 들여놓자 파고드는 건 순식간이었다. 이건 괜찮았다. 평소에 맨날 이러고 자는 걸. 메이사 녀석의 애정결핍과 신경쇠약 때문이리라 생각하고, 나도 은근히 살 맞대고 자니 외로움이 덜해서 어느샌가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더 파고든다. 그 기세에 푹 뒤로 쓰러져버린다. 값싼 매트리스가 요란하게 흔들리며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2명 분의 무게를 한꺼번에 내려놓아서 그렇다. 확 가까워져버린 거리에 엄한 생각을 할 여유도 없다. 바로 꽈르릉, 하고 또 요란한 천둥이 쳤으니까.
시니어 때 그랬던가, 우마무스메들은 청력이 발달해서 천둥이 치면 귀가 쨍쨍 울리는 기분이라고. 골 안까지 울려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랬던가. 그래서 머리를 이렇게 가슴팍에 대고 있으면 유우가의 심장소리가 들려서 좋다고... 의식하자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로 가는 혈관 전부가 쿵쿵 심장을 따라 박동하고 있었다. 그런다고 심장이 멈추는 것도 아닌데 숨만 꾹 참고는 메이사의 정수리를 내려다봤다.
의식하지 마. 이건 다 천둥 때문인 거라고. 메이사는 그냥, 정신이 많이 아프고 불안정할 뿐이지, 잘 케어해서 회복하고 나면 나따위는 거들떠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되뇌다 멈췄다.
나에게도 천둥이 쳤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청천벽력같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메이사를 아프고 불안정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나라는. 마구로에서 1착을 하지 못해 버리고 간 나 때문에, 메이사가 혼자서 힘들었다는 말.
철렁했다.
아니, 나는. 나는... 버린 게 아니었어. 나도 여기 혼자 올라와서 괴로웠다고. 힘들었다고. 버린다니, 네가 물건도 아니고 무슨... 난 그저 네가, 나같은 녀석한테 물들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서......
그게 다 헛짓거리였단 소리다. 이를 악물었다. 올라오는 변명들은 그래봤자 다 핑계다. 결국 내가 힘들었대도 나는 여기서 혼자 잘만 살아왔었고, 메이사와 마주치는 날에만 해도 아침에 롤 한 판 하고 나오는 뺀질이로 살지 않았나. 메이사가 술과 약으로 절어서 반병신될 때까지 그렇게... 결국 나오는 건 한 마디 욕설 뿐이었다.
"아 씨발 진짜..."
왜 나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지. 그런 심정으로. 메이사가 듣지 못하게끔 더욱 밭게 끌어안으면서 짓씹었다.
"그만해 제발..."
네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남을 망치는 거밖에 없다고. 그 증거가 네 품 안에 있다고. 내가 아픈 건 다 너 때문이라고. 그만 말해 제발. 믿고 싶지 않으니까. 한껏 찡그렸다. 많이, 많이 괴로워서.
천둥이 크게 울리고 난 다음은 사방이 쥐죽은듯 고요해져서. 그래서. 그 사이에 들린 말은 너무나도 선명해서. 서서히 힘이 빠지고, 꽉 쥐던 손도 놓아버렸다. 그렇네.... 시니어 시즌은 이미 한참 지났고, 마구로는 커녕 일반전도 제대로 나갈 수 없는 처지가 됐는 걸. 유우가는, 너는, 이제 이런 나같은 건 필요없을테니까. 그래서 버리고 갔던 거겠지.
바보같아. 진짜로.
".....그렇네..."
하늘이 찢어진다. 번쩍이는 섬광이 내리달리고 그 뒤로 찢어발기는 소리가 따라온다. 하늘만이 아니라 세상을 반으로 쪼개놓을듯한 무시무시한 소리. 하지만 내 마음을 찢어놓는건 천둥에 비하면 아주 작은 소리였다.
"...나같은 건 이제, 필요없겠네.."
파고들고 파고들다 풀썩 넘어진 채였던 상태에서 몸을 일으켰다. 간간히 치는 천둥소리에 어깨가 때때로 움찔거리지만, 비틀거리면서도 멀찍이 떨어지려고 했다.
시니어 시즌의 유우가는 이제 없구나. 유일하게 남은 건 네가 예전에 준 인형 하나뿐이네. 아까보다는 조금 멀어진 천둥소리에 떨면서, 비틀비틀 걸어 소파로 향한다. 낡고 낡아 군데군데 헤지고 때가 탄 체르탄을 꺼내 필사적으로 끌어안는다.
메이사가 품에서 떨어져나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당기자 밀어냈다. 나를 피하려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정말로 내 눈도 손도 피해서 나가버렸다. 평소라면 또 이렇게 돼버렸구나 생각하며 시간이 약이 되길 기다렸을 텐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메이사를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또 버려졌다는 실감을 시키고 싶진 않았다. 이미 늦었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메이사를 따라 나가서 소파 구석에 앉았다. 메이사의 발끝이 움츠리며 내 허벅지를 피한다. 거기에 또 속이 안 좋아졌다. 메이사가 내 심장을 라이터로 지지고 있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네가 믿지는 않겠지만, 난 츠나지를 떠나온 이후 내내 그렇게 속이 탔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영.
마음만 같아선 집주인 된 권리로 널 방 끝까지 밀어붙이고 윽박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그런다고 해결될 일은 전혀 없지만. 애를 쓰는데도 손톱 하나만큼이라도 변하지 않는 게 답답해서.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게 무척이나 속이 상해서. ...하지만 내 이런 기질이 널 힘들게 만든 거겠지.
"메이사, 여기 봐봐."
메이사의 발등을 쓸어올렸다. 손길 따라서 움츠러드는 발목와 다리, 소파 끝으로 착실하게 몰아세워지는 메이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필요없다고 생각한 적 없어."
무릎으로 가드를 세운 메이사. 종아리뼈를 손등으로 슥 타고 오른다.
"버리고 가지 않을게."
손등이 무릎뼈 위에 얹히고, 조용히 손바닥으로 뒤집혀 무릎을 감쌌다. 그대로 당기면 가드가 내려가는 게... 맞는데.
소파로 나와 체르탄을 안고 있다보면 뒤따라나오는 소리가 천둥에 뒤섞여 들린다. 그만하라고 했으면서 왜 따라서 오는 거야. 내가 싫은 거 아니었냐구. 그렇게 따질 기력도 없어서, 그냥 소파에 앉은 너에게 닿지 않도록 몸을 한껏 움츠릴 뿐이다. 그러자 발등을 쓸어올리는 느낌이 나서, 흠칫 어깨를 떨며 내내 체르탄에 파묻은 채였던 고개를 들었다. 슬금슬금 물러서던 등은 소파에 가로막혀 더는 갈 곳이 없었다.
"...버리고 갔잖아....."
발등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무릎으로. 점점 타고 올라오는 감촉에 있는대로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더는 피할 곳도, 물러설 곳도 없었다. 이미 낡고 때타고 헤져서 원형을 알아보기 힘든 체르탄이지만, 그래도 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꾸깃하게 쥐고서 간신히 내뱉었다.
"이미... 버렸잖아...."
그리고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무릎까지 올라왔던 손이, 무릎을 감싸 당기기 전까지는.
"으..."
힘겨루기라도 하듯 잠시 버티다가, 결국 당기는 대로 무릎이 끌려간다. 한껏 세워서 막아내던 무릎을 그렇게 스르르 내리고, 내게 남은 방어선은 꼬질꼬질한 체르탄 뿐이라서. 그냥 그것만 필사적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무릎을 당기면... 조금 버티지만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진다. 천둥에게 감사해야 하나 싶다. 엄지로 무릎을 슥슥 문질러 달래고, 다시 당기면... 그래, 된다니까. 내가 경력이 몇 년인데. 그러면 이제―
―아이 ㅆㅂ 미친 중지!! 아 진짜 개 큰 ㅈ될뻔했다... 머리에 한 순간이라도 힘을 빼면 안되는데 귀여워서 그만... 아니, 남녀가 한 지붕에 있는데 옷차림도 가볍다보니 그만... ... ... 자중하겠습니다. 이대로 어떻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가, 메이사에게 기울였던 몸 그대로 등 밑에 손을 넣고, 오금을 받쳐 들어 내 무릎 위에 앉혔다. 어떻게 건전하게 잘 수습했네.
그럼 이제 어떻게 달래야 나가 문제다. 대충 지내다 말 사람이라면 애교로 해결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여기 있는데 인형 끌어안고 있을 거야?" 하면서 뺏으면 날 껴안게 되어있는 법이다. 하지만 상대는 마음의 가드가 높은 메이사고 나는 메이사를......망친 주범이니까 그렇게 안일하게 미봉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거다. 그럴 마음도 없고.
편하기야 하겠지만... 지금은 편한 길을 가면 안 돼. 진솔하게 말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글쎄, 메이사가 이렇게 될 미래를 알고 있어도 메이사를 버리겠지. 그건 확실하다. 나와 함께 있는 건 인생에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하니까. 그러니까 버리지 않겠단 것도 실은 마음에 없는 말이야. 미안하지. 잘못했어. 늘 필요해. 하지만 버릴 거다.
그런 사람이니까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건데. 너는 참 미련해.
그 사실이 안타까워서 메이사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메이사는 날 껴안지 않지만 나는 그냥 껴안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있지, 메이사."
난 이럴 때 거짓말을 하면 전부 망친다. 이번만큼은 망치고 싶지 않아서 전전긍긍, 내 검게 탄 속내에서 진실을 잘 편집해 꺼냈다.
"난 네가 여전히 내 담당이라고 생각해."
고개를 틀어 메이사의 목에 머리를 슬쩍 기댔다.
"프리지아가 좋았단 것도 정말이었고."
어쩌면, 네가 결단을 돕지만 않았더라면, 나는 준비해뒀던 것들도 다 포기하고 츠나센에 계속 남아있으려 했을지도 몰랐다. 프리지아를 놓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저...!!! 둘의 첫(?) 아니.. 동거후 첫키스는 화해할 때가 좋다고...!!! 생각해서...............!!!!!!🙄💦💦💦 꾹 참고 있어요....첫키스는... 중요하니까....🫠🫠🫠🫠🫠 하지만 이번처럼 머리에 힘 뺐다가 그렇고 그런 포즈가 되어버릴 뻔 한다던지 하는 상황은 종종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해도 안 닳으니까
유우가도 똑같은 맥락으로 쓴웃음 지은 거지만wwwwwwwww 이런 헛다리가 있어야 진짜 재밌잖아요 히히wwwwww
그거 유우가보다 일찍 일어나서 빌드업한 장난이라 유우가 잠 덜깨서 진짜 깜빡 넘어가면 좋겠네요 😏 😨 멧, 메메메이사 벼 병원갈까...!? 가. 가야하는 거지....?! 어제 너무 잡아당겨서 그런 건 아니지...??!? 이러고 메이사 궁둥이 쨔무할지도요(이건 당연히 제 사심입니다)
근데 이랬다가 유우가가 터치하면 끼뺫!! 하고 침실로 도망가거나 할 거 같은데요 🤔 유우가 죽고싶겠네 업보청산 쉽지 않네 😏 그러다가 "있지 우리 그러면 그때 키스도 한 건가?" 같은 질문도 하고 😏 "이미 키스했는데 더 하는 건 안 돼?" 하면서 구워삶아서 만회의 찬스를 얻어낼 거 같단 생각이 있어요
🤭 갑자기... 유우가를 이제 많이 알게 된 메이사가 😑 "유우가가 왜 혼활 실패했는지 알겠어..." 라고 말할 거 같아서 웃었습니다 밥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고 가사일은... 시키면 하고 이것저것 잘해서 팔방미인처럼 보이지만 말뽄새 때문에 모든 걸 망치니까 🤭 멧쨔처럼 😿 그래도 좋아아 하는 바보가 아니면 절대 결혼 못하지 응응
>>543 어느날 😮💨"유우가는 입이 재앙이구나"하고 툭 말하는 멧쨔를 상상한..으히힉..🤭 그러다가 서로 아니 그건 너지, 아니 유우가라고, 아니 너야 하면서 투닥투닥하다가 그날은 오랜만에 냉전했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침실이랑 소파로 나눠져서 자려고 누웠다가 둘 다 허전하고 그래서 잠 못자면 좋겠고요...🙄
🙀 "유우가는 술도 커피도 왜 이렇게 쓰고 지독한 걸 좋아하는 거야!?" 🙄 "남들이 들으면 오해할 말 그만해줄래?" 하는 티키타카가 자연스레 그려지는데요wwww
저...... 그리고 우연찮게 히다이를 닮은 배우를 찾았답니다 하기와라 마사토라는 분이신데 종종 인상이 엄청 닮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서 좀 더 샤프함을 더하면 제가 생각하는 인상에 딱 맞는달까 🤔 근데 마작도 하시고(...) 심지어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성우셔서(......) 이거 운명 아님?! 싶었어요
옆에 있는 꼬꼬마 멧쨔한테 야키소바 한 젓갈 나눠주는 게 떠올랐어요 🤔 납치....... 멧쨔 아버님은 납치라고 생각할지도.. 세상에는 두가지 납치가 있는데 좋은 납치는 집열쇠잃어버린 건방진 꼬맹이를 낮잠재우고 아이스크림 간식도 뜯기고 놀아주다가 퇴근시간에 돌려보내는 거고 나쁜 납치는 그대로 10년 정도 돌봐서 키잡결혼하는 납치래요
...사실 혈당스파이크 와서 헛소리입니다 😅
그나저나 멧쨔... 불닭을 먹을 수 있다니 진짜 강하잖아요 🙄 입에 넣자마자 끼뺫! 🙀 하고 날아갈 거 같은 순한 얼굴에 강한 혀라니... 그 옆에 있는 시꺼먼 아저씨는 진순맛, 꼬꼬면, 이런 거 먹고 있을 거 같은데 🤭
오..... 꼬맹이 멧쨔가 열쇠 잃어버려서 😿힝잉잉 하고 있을 때 옆집 유우가 오빠가 데려가서 간식도 주고 낮잠도 재우고 놀아도 주고 하는 거 떠올랐어요🤔 뭔가 멧쨔... 처음엔 유우가가 말만 걸어도 방범부저에 손 올리면서 😼에~ 말걸었어 징그러워 신고해야지~ 이러던 녀석이 한번 그렇게 해주고 나면 😸아저씨 나 오늘도 게임하러 가도 돼??? 하고 친하게 굴 것 같단 말이죠..😏
히히... 아버지 심부름 하고 돌아오는 길에 힝잉멧쨔를 발견하고서 트럭에 태우고 오는 전개잖아요 그거 조카처럼 TV 틀어주면 알아서 놀겠거니 생각했는데 집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아저씨 나 더운데 아이스 먹어도 돼? 하고 냉장고 맘대로 여는 불량꼬맹이 😼 넷쨔 나데나데해야돼... 🙄 피곤한데 너 그냥 낮잠 자면 안되냐? 하고 이불 깔아주면 에~ 안잘건데ww 하면서도 잠들겠죠... 깨기 전에 집에 있는 수박 잘라놓고 맥이고 보내는 여름 일상 🤤 최고잖아...
😼 아저씨는 일 안해? 왜 책 펴놓고 공부는 안 하고 가면라이더만 봐?? 하는 1회공격이 2회공격에다가 메타공격인 메슥가키 최고야..
메이사가 무어라고 말은 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집안의 전기가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뒤이어 요란한 천둥이 울렸다. 한순간에 어두컴컴해진 집안에 두꺼비집을 봐야겠다 싶었는데, 메이사가 품에 파고들었다.
잔뜩 겁에 질려선 소동물처럼 품에서 떨고 있었다. 이런 걸 보면 도저히 실감이 안 난다. 이 녀석들이 인간보다 강인한 종족이라니, 기분이 참 이상하다. 그냥 귀가 길쭉한 인간 여자 같기도 하고, 소동물 같기도 한데.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뻗자마자 뚜둑, 하며 갈려나가는 체/르/탄... 응, 그러네. 너 나보다 센 우마무스메 맞구나. 참나, 그 인형을 이런 넝마짝으로 만들어놔선... 그런 무시무시한 광경에도 픽 웃음부터 났다.
"걘 놔줘. 그러다 진짜 끝장나겠다."
메이사의 품에서 체르탄을 빼 팔걸이에 얹어놓고, 비게 된 팔을 나에게 감쌌다. 등에 감기는 손의 감촉이 좋았다. 그냥 늘 이러면 좋을텐데. 약 먹지도 않고, 술도 적당히 마시고, 집 나가지 않고... 속 썩이지 않고 내 품에만 있으면 안심될 거 같은데. 넌 그래주질 않는다.
하기야 담당이라고 생각하는 건 나 뿐이니까. 날 담당이라고 생각지 않는 네가 내 말을 안 들어도 어쩌겠나. 이젠 넌 날 위해서 달려주지도 않을텐데...
그 사실이 섭섭해서, 눈썹을 찡그리며 메이사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메이사도 팔을 감싸 품이 가까워지니까 느껴지는 게 있었다.
"...담배냄새 나."
고개를 돌려 킁, 목덜미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마신다. 여긴 살냄새에 가깝고... 그러면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거려나. 독한 걸 피더니 이젠 나보다 담배냄새가 짙은 거 같다. ...연초 피고 싶어. 아랫배에서 꿈틀거리는 욕구를 억누르려 숨죽여 네 담배냄새를 맡았다. 그러면 좀 달래지는 기분이 들었다.
전기가 나가 집안이 어두워졌다. 번개가 쳐서 잠깐 환해진 사이에 본 체르탄은 정말로 넝마짝에 가까운 꼴이라, 뺏어가는대로 그냥 가만히 뒀다. 하지만 바로 천둥이 칠테니 끌어안을게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유우가가 내 팔을 끌어갔고, 때마침 천둥도 치기에 그냥 와락 끌어안게 됐다. .....내 기억 속 유우가의 품에서 뭔가 하나가 빠진 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따스했다. 하지만, 그렇네. 시니어 시즌의 유우가는 이제 없는 거겠지. 너무 많은 게 바뀌었어. 내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그야 그렇겠지. 이런 성가시고 귀찮은 녀석 같은 건, 버리고 가는 게 당연하겠지. 그대로 남아있을리가 없겠지.
"....그래도 난 출근할 땐 향수 뿌린다고..."
아무것도 없이 담배냄새 풀풀 풍기고 다니던 누구하고는 다르거든요. 그렇게 툭 뱉고 나서 슬쩍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따금 울리는 천둥에 때때로 놀라면서도, 꼬박꼬박 말대꾸를 할 수 있을 정도로는 조금 안정이 된 것 같았다. ...예전처럼 이렇게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되고나니 어쩐지 웃겼다. 예전엔 냄새삼관 아저씨라고 놀리고 그랬는데 이젠 내가 그렇게 됐다니. 왜 닮아버린거야. 우리 딸이라고 하도 불러대는걸 맨날 들었더니 진짜 가족이라고 착각이라도 한 건가. 가족이라도 이렇게까지 닮긴 힘들텐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괜히 다른 생각을 꺼내기로 한다. 내가 과거의 너를 닮은 것과는 다르게, 너는 내가 없으니까 더 나아진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는, 그런 생각을.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생각은 내가 없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 라는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너는,"
그렇게 꺼내려던 말은 목을 넘어오지 못했다. 그렇다는 대답을 들으면 너무 비참할 것 같아서.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이라고 확인받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니까.
네가 담배냄새 싫어했으니까. 츠나지에서부터 서서히 연초는 줄이고 있었고 중앙에서 제대로 건너왔을 뿐이다. 이제 너도 없겠다 그냥 펴도 되지 않나 하는 충동에 질 뻔도 했었지만... 글쎄, 이사 오면서 챙겨왔던 비타스틱 때문인지, 네가 그리워서 살폈던 라인 메시지에 '보고 싶어' 라는 말이 있어서 그랬는지. 날 내려놓지 않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인간 꼴을 갖출 수 있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학교의 분위기도 전혀 달랐고, 친한 사람도 없었고 그런 풍조도 아니었다. 사내 복지와 시설은 좋았으나 그 뿐이었다. 지역엔 아는 사람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그저 늘, 어린날의 기억으로 막연히 해왔던 동경 뿐이었는데 그마저도 닳아 없어지고 있었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도 좋은 이야기는 못 들었다. 그야 독단적으로 자취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멋대로 동경에 간다고 통보했으니까. 내 인간성에 문제가 많댔다.
그래도 이만큼 해왔다. 열심히 살았다. 불쌍하다고 개나소나 마음주면서 발 벗고 뛰어다니지도 않고, 뭇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금 외롭게, 이 소파에서 혼자 시간을 때우는 나날이었다.
이런 말은 구구절절했다. 말한다고 네가 알아나 주겠나. 날 버리고 도망친 주제에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한다고 혼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널 많이 그리워했다고 해도 위선이라고 욕을 얻어 먹을 것이다.
...그런 너여도 같이 있어서 좋다니 중증이네. 메이사 아빠 증후군 말기라고.
"너도 바꾸지 그래. 달리는 애가 그런 거 많이 펴도 몸에 안 좋고. 목소리도 많이 변했고..."
등을 쓸어내리며 조언의 물꼬를 틀자, 아빠 증후군 말기답게 당부가 쏟아져나왔다.
"술도 좀 줄이고. 약도 그만 먹고...... 바깥 싸돌아 다니지 말고. 널 좀 소중히 여겨봐. 넌 더 잘 살 수 있는 애잖아. 안 그러냐?"
헉 저 갑자기...................... 유우가가 가출한 날도 있지 않을까 싶어졌어요 바이크 렌트해서 도쿄 근처의 농촌 둘러보고 연초도 태우고 마음 정리하고 인터넷카페에서 자고 씻고 돌아왔는데 멧쨔는 유우가한테서 풍기는 싸구려 대용량 샴푸냄새랑 연초 냄새 같은 거 맡고 😿 되어버리는 거......
등을 쓸어내리는 손길과 함께 조언이라고 할지, 잔소리 같은 것들이 날아든다. 천둥보다 가까이에서 들리니 귀를 막아도 소용이 없겠네. 가만히 눈을 감았다. 가끔 귀찮은 잔소리에 귀를 푸르르 털면서.
달리기. 달리는 거, 좋아했어. 마냥 즐거워서 달리던 때도 있었고, 그러다 네가 준 꿈과 목표를 보며 달리기도 했고. 네가 떠나고 나서는 더이상 달리기가 즐겁지 않았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달려도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멀리 가버린 너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서. 목표에서도 꿈에서도 멀어지기만 해서. 달리기는 어느새 즐거움이 아닌 고통이 되고, 괴로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그만두었다.
뭐 이런 거. 몇 번이고 말하는 건 구질구질하니까. 말 대신 행동으로 드러낸다. 더 이상 달리지 않으니까. 달리기가 아닌 방식으로 너의 뒤를 좇아서 담배에 손을 댄다. 매캐한 담배연기 너머로 네가 아른거리는 것 같아서 몇 번이고 손을 대고, 들이마시고, 매캐함이 익숙해지고 기침조차 하지 않게 됐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소중할 리가 없잖아. 가장 소중한 사람조차 버리고 가버렸는데. 그런 내가 소중할 리가, 전혀 없겠지. 나같은 건 아무래도 좋겠지. 그런 괴로움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시작한 술과 약이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지만. 아아.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나같은 거한테는.
"........너무 늦었어..."
그렇게 중얼거리고 귀를 한번 더 털었다. 그리고 그냥, 눈도 감았고 주변도 어둡겠다. 잠이나 청하기로 했다. 약도 술도 없으니 금방 깨겠지만.... 도망치는데엔 잠도 꽤 좋은 수단이니까.
>>578 헉 멧쨔는 그래도 뭐 늦게라도 들어오겠지😒하다가 안 들어오면 크리스마스의 악몽(...)생각나서 손톱물어뜯으면서 뜬눈으로 술마시면서 밤새고 아침에 싸구려 샴푸냄새랑 연초냄새 풀풀 풍기면서 돌아온 유우가 보면서 🙄😰😿하고 실시간으로 얼굴이 바뀌어가는 멧쨔...히..히히....
>>581 이러고 들어오자마자 소파 주변에 널린 맥주캔 보고 🙄한 유우가가 잔소리 했다가 유우가도 말 없이 나갔다가 들어왔으면서 그런 소리 할 자격 없다고 멧쨔한테 막 혼나고...😌 둘이 대판 싸우는 거... 본 거 같아요...... 유우가 여름에 한 번 이랬겠지... 이반뇌제 하고서도 정신 못차리고 😌 어휴 이 쓰남새키
wwwwwwwwww 아니 근데.......너무 화장실 문 앞에서 낑낑대고 문 긁어대는 개 같아서 웃어버린wwwwwwwwww 유우가는 진짜 발발이구나...싶어졌습니다 🤭
화장실 문에 등 기대고 맥주 한 캔 따고 홀짝거리다가 "...다 울었어? 나 들어가도 돼?" 하고서는 또 멧쨔 잔뜩 울렸겠네요 😿 유우가 분명 나랑 있는 거 싫어져서 나가가지곤 잔뜩 뒹굴고 온 거잖아 하는 말 듣고 어이없어서 🙄oO(네가 할 말은 아니지 이건...) 하고 둘다 엄청 오해하는 거 🤤 상상만으로도 멧쨔 맛있네요..
중앙에서 재회한 후 우리의 관계는 늘 이랬다. 조금 나아지나 싶다가도 다시 불안이 치솟으면 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라앉히려고 하고, 유우가는 그런 나를 억지로 토하게 만들고. 그러면 나는 저항하면서 유우가의 손을 물고 다리를 걷어찬다. 그러고 나면 서로 엉망진창이 된 채 나는 밖으로 나오고, 유우가는... 아마 집에 있고. 그러다가 다시 집에 들어가면 서로 냉전을 이어간다. 그러다 뭔가를 계기로 다시 나아지나 싶다가.. 또 다시 반복. 한발짝 나아가면 세발짝 다시 뒤로 밀려나는, 영원히 나아가지 못하는 지옥의 주사위게임 같다고 할까. 지겨울만도 한데, 이번에도 또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은... 어디보자. 내가 박차고 뛰쳐나온 부분까진 전과 비슷한데.
".....하아..."
츠나지에선 나름대로 길도 잘 찾고, 하여간 길치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츠나지라는 좁아터진 시골동네 토박이라 외운거였고. 도시에 와서는 매번 체감하고 있다. 나, 생각보다 길 잘 못찾네... 하지만 낮에 외운 간판이나 길은 밤이 되면 완전 다른 느낌이 된다니까. 반대의 경우도 똑같고. 그래서 이게 그 길이 맞는지, 저게 그 길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래. 그래서 길을 잃어버리고 대충 공원에 들어와 벤치에 앉아있던 참이다. 하아. 어디 넷카페라도 들어가있을 생각이었는데. 날이 풀렸다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그런지 꽤 쌀쌀하고- ....아? 흐리고 쌀쌀하다고...? 갑자기 불안해져서 고개를 쓱 올리자, 타이밍 좋게 물방울 하나가 눈가로 툭 떨어진다.
"으먓?!"
그 한방울을 시작으로 투둑, 투두둑하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제법 빗발이 굵어서, 다급하게 손으로 가려보지만 그 정도로는 택도 없고, 순식감에 몸이 축축하게 젖어간다.
"으, 으으... 이게 뭐야아..."
싸우고 뛰쳐 나왔는데 길도 잃고 비도 쏟아지고. 심지어 핸드폰도 홧김에 소파에 내던진채로 두고 나왔다. 뭐 어차피 들고 나왔어도 배터리가 다 됐을거고... 쓸모없었겠지만. 순식간에 쫄딱 젖어버렸지만, 일단 어기적거리며 대충 나무 밑으로 피신해본다. ...응. 별 소용은 없고 그냥 마음의 위안 정도네...
"....유우가아..."
그렇게 싸우고 냉랭해진 상태에서 뛰쳐나왔는데도. 이런 상황에선 나도 모르게 유우가의 이름을 중얼거리게 된다. ...한심하네.
피곤하다. 메이사랑 싸우고 나면 진이 쭉 빠지고 마음이 너덜너덜하다니깐. 메이사가 자리를 박차고 문을 콰당 닫고 나갔다. 당장 따라나가봤자 도리가 없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은 메이사를 자극해봤자 긁어부스럼일 뿐.
또 안 들어오려나. 이번에 연락은 잘 받을까. 생각하며 소파에 푹 앉았는데, 배기는 게 있다. 뭔가 하고 빼보니... 메이사의 폰. 그것도 배터리가 3% 남은.
일단 충전기에 꼽아놓고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메이사를 찾으러 가던가 해야 하는데 힘도 안 나고 축축 처진다. 무릎도 영 컨디션이... ...... 비 오려나.
날씨 앱을 켜보니 강수 확률 90%랜다. 꾸물댈 새 없이 일어나 웃옷 하나 챙겨입고 장우산을 들고 나간다. 10% 밖에 충전되지 않은 메이사의 폰도 같이. 고작 비 하나 가지고 이런다기엔... 메이사는 천둥을 꽤 많이 무서워했단 말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달래줬지만 어디 길바닥에서 훌쩍거리다가 수중에 있는 돈으로 술이랑 약을 마구 사다가 마시거나 하면 어쩔 거야. 수중에 돈 한 푼도 없어서 아저씨들 신세를 지면 어쩔 거냐고. 어쩌면, 극도로 불안해져서......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 꼴은 못 본다. 설령 말실수를 해서 저번같은 일이 생긴다 해도 일단은 찾아둬야지.
일단 맨션 주변을 다 돌아보고, 역 주변 번화가를 다 돌아봤다. 드러그 스토어 안도 둘러봤고. 그런데도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건물에서 나와보니 툭 툭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걱정이 왈칵 올라와서 그 때서부터 메이사, 메이사― 외쳐가며 주택가까지 샅샅이 둘러봤다.
축축하게 젖은 것만으로도 추운데 바람도 제법 심하게 불었다. 나무 아래는 비를 막아주는 게 아니라 빗물을 모아서 왈칵 쏟아내는 장치 정도로 변한지 오래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쫄딱 젖은 채로, 몸을 한껏 웅크리고 손에 입김을 하아 불어본다. 그래도 따듯해지진 않고, 바람은 여전히 차가워서 체온을 빠르게 빼앗긴다. 덜덜 떨면서 사방을 둘러보지만, 빗줄기에 가려진 주변은 아까보다도 더 길을 찾기 어려워서 금새 고개는 푹 꺾였다.
"...유우가..."
또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런다고 와 줄리가 없는데도. 그렇게 싸우고 나와버렸으니까. ...당연하겠지.
그렇게 잠시 있는데,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이 잦아든 것 같았다. 빗소리는 그대로인데. 거기에 뭔가 따듯한게 어깨를 덮었다. 고개를 들어보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유우가가 앞에 있었다.
"유우가아...."
입으라는 말에 대답 대신 느릿하게 네 이름을 부르고, 옷을 여미려고 했다. 추워서 굳은 손으로는 잘 되지 않았지만. 내 손을 잡은 유우가의 손은 따듯해서, 자꾸만 매달리게 된다.
"..응..." "...어, 어디서...? 여, 여긴 생각보다 추,워..."
비를 긋자는 말에 뻣뻣하게 굳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어디서? 나무 아래는 그렇게 좋은 선택지가 아닌데.... 하지만 이동하는 유우가를 보니 나무 아래는 애초에 선택지에 들어있지도 않은 것 같다. 그럼, 어디로 가는 거지... 카페? 이렇게 쩔딱 잦은 상태로? 무리겠지 그건... 조금 멍청해진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그냥 생각을 포기하고 유우가가 이끄는대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렇게 도착한 장소 앞에서 나는 잠깐, 아주 잠깐 발을 멈추고 몸을 뻗대며 진입하기를 망설였다. 그, 그, 내, 내가 아무리 멍청해졌고 추워서 머리도 안 돌아가는 상태라도 이건 확실히 알고 있다고!! 여, 여기가, ○○호텔이 뭐하는 곳인진 나도 알고 있단 말이야!!!
"유, 유우가 여, 여긴...."
진짜야...? 아니지...? 내, 내가 착각한거지...? 그런 심정을 담아 유우가를 쳐다본다.
...그래. 비를 긋는다고 말은 했지만 장소가 마땅찮다. 이런 쫄딱 젖은 몰골로는 어딜 들어가도 민폐고, 넷카페조차 마땅찮다. 넷카페가 있을법한 번화가로 나갔을 때라면 우리 둘은 이 비좁은 우산 안에서 찰딱 붙어선 쫄딱 젖은 채일 테니까. 두명의 옷은 또 어디서 말리냐.
...그러니까 머리를 굴리다 보면 답은 정해져 있던 거야... ......젠장, 내가 너무 수작부리는 것처럼 됐지만 아무튼 이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어? .........근데 나 너무 저질 수작부리는 새끼 같아서 자괴감 든다 진짜. 메이사한테 그런 생각 없다고 나는. 쟨 내 딸 같은 애라고. 좀 이런 저런 해프닝은 있었지만...
차가운 손을 끌고 데려간 곳은... 그래. 거기였다. 거기. 알지? 응. 그거. 쉬었다 가는 곳.
일부러 메이사의 말에 답하지 않고 데려는 왔지만, 아무리 그래도 메이사도 어른이고 하니 알 건 아는 모양이지. 입구 앞에서 버티는 메이사를...... 귀까지 새빨개진 얼굴로 돌아봤다. 아 제기랄,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다고!
"...그런 거 아냐." "일단 우리 이만큼 젖어서는 씻기도 해야 하고 옷도 말려야하는데 아, 으극, 젠장...! 그냥 얌전히 따라와!"
머리를 벅벅 헝클이다가 얼굴이 한계치까지 뜨거워지는 게 느껴져, 휙 고개를 돌리곤 손을 잡아끌었다. 대충 아무 방이나 숙박으로 잡는다. 무인이어서 다행이지 유인이었으면 메이사 절대로 안 들어왔다고 여기.
...아저씨들 신세지는 건 괜찮고 나랑 오는 건 싫고? 아― 젠장 기분 개같네! 아니! 나도 너랑 딱히 그럴 생각은 없거든?! 애초에 나도 친절하고 시꺼먼 아저씨잖아! 이미 신세도 뻔뻔하게 지고 있으면서 뭔 상관이야! 그리고 난 말이지? 그런 서비스도 안 받았다고?! 정신병만 얻어가고 전혀 즐겁지도 않은데 너한테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다보니 열받는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그렇고 그런 소리가 울리는 방음 최악의 복도를 지나, 우리 방으로 들어섰다.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며 화를 삭이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우선 너부터 씻고 와."
냉장고에서 물을 따서 벌컥벌컥 마셨다. 옷 말릴 드라이기도 꺼내놓고. 그럴 때까지 안 들어가고 있는 메이사. 왜인가 하고 봤더니, 음. 반투명이네.
"...돌아앉아 있을게."
딱히 그 문제는 아니었다. 갈아입을 옷이 없는 게 문제였지. 메이사가 머뭇거리며 옷 이야기를 꺼내고 내가 가운을 가리키고 나자 문제는 해결됐다. ...뭐 이렇게 아무것도 몰라 애가.
사실 유우가를 쫄딱 젖게 만들어버린건 나라서, 싫다고 더 버티기엔 양심이 아팠다. 그 그 그그그 그래... 사실 생각해보면 이만한 장소가 없지. 옷도 말릴 수 있고 샤워도 가능하고오... 그, 그, 그런 일을 하려는 게 아니니까 괜찮, 괘, 괜찮아아... 결국 유우가를 따라 얌전히 들어섰다. ...그나저나 프론트에 사람 없네.. .....나는 사실 이런 곳은 처음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힐끔거리기 바쁜데. 유우가는 익숙하게 방을 잡고 다시 나를 이끌고 간다.
이런 곳 꽤 자주 왔던건가. 모쏠○○○○이 아니라 이거네. ...누구랑 같이 왔던 걸까. 어차피 보나마나 그 여친이란 녀석이랑 왔던거겠지. 흥. 어쩐지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리고 그건 유우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뭐라 할 것도 없이 서로 기분이 상한 채로, 하지만 그 이유는 잘 모른 채로 방에 들어섰다. .....근데 여기 방음 최악이네. 온갖 낯뜨거운 소리가 복도를 뒤덮고 있어서. 솔직히 난 방에 들어설쯤 기분이 안 좋은 건 더는 모르겠고 얼굴이 터질 것 같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으... 알았어..."
대체 화장실은 왜 반투명 유리인거지.... 그보다 갈아입을 옷은... 그렇게 어물거리고 있으면 유우가가 하나하나 알려준다. 진짜 익숙하구나, 너.... 가운을 챙겨 들어가서 일단 샤워를 했다. 따듯한 물을 아낌없이 뒤집어쓰며 씻고나니 몸이 좀 녹았다. 후끈후끈해진채로 가운을 걸치고 나가...려다 잠시 망설였다. ...속옷...어쩌지....
...결국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가운만 걸치고 나가게 됐다. 하지만 다 젖어서 말려야하니까 어쩔 수 없고... 쭈뼛거리면서 침대에 폭 앉았다. ...달리 앉을 곳도 없기도 하고.
"..유, 유우가도 감기 걸리니까.. 씻고 몸 좀 녹이고 와..."
그리고 드라이기를 가지고 화장실에서 물기를 쭉 짜낸 옷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빠, 빨리 마르면 좋겠네...
메이사가 씻는 물소리. 바깥 유흥가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음악소리. 빗소리. 간간히 천둥소리. 그리고 불시에 벽에서 찌르고 들어오는 그렇고 그런... 미친, 돼지라도 잡나 저녁부터 왜 이래.
그렇게 멍때리면서 소리들을 듣고 있자니, 좀 그런 기분이 되기 시작했다. 심한 건 아닌데, 요즘 메이사도 집 안에 있었고 메이사가 나갔을 때는 자기관리할 마음이 아니다 보니 좀... 그렇다. 반사적이라는 거지. 최대한 신경끄고 잠이나 자면 해결될 문제다. 일찍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밥먹으면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내 차례라는 말에 돌아서자...
빠른 걸음으로 욕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민했다. ...실수하지 않게 조치해둘까? ...아냐, 반투명이잖아. 그냥 이 꽉 깨물고 참아야 해.............. 그런 결론과 함께 샤워 끝. 어메니티로 이까지 닦... ㅆㅂ 닦지말? 아냐 닦아야지. 하지만 닦고 나니까 기분이 이상해 젠장.
일단 급한대로 수건을 두르고, 욕실 문 밖으로 손만 내밀어 가운을 받아챙겼다. 반투명 유리라는 점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가릴 거 다 가렸는데도 정말 민망하더라. 그리고 입고 나오니까 진짜 한층 더 기분이 좀 그래서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냥 감기 걸리더라도 집으로 직진할 걸 그랬나 하고. 하지만 이미 숙박으로 잡고 결제까지 끝내버렸으니... 즐기는 수밖에.
"아 맞다, 이거 메이사 네 폰. 조금 충전해놨는데... 금세 방전됐네."
배터리 효율이 곱창난 메이사 폰을 침대 위로 던져줬다. 그리고 나도 침대 반대편으로 다이빙했다. 값싼 매트리스가 꿀렁거리며 시야 끝에서 메이사도 출렁거리는 게 보였지만... 눈을 질끈감고 이불을 덮었다.
"자, 우리는 지금부터 건 전 하 게 취침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밥을 사올 거야. 그러면 저 녀석들도 곯아떨어져서 조용하겠지. 완벽한 계획 아니야? 좋아, 잘자."
어 어 어어어 어쩐지 밖에 가운이 하나 더 걸려있더니!! 가운을 가져다 달라는 말에 후다닥 걸려있는 가운을 들고 가다가 반투명한 화장실을 보고 잠시 멈칫. ....하, 하지만 이걸 건네주지 않을 수도 없고...! 결국 가까이 간 다음 눈을 질끈 감고 벽을 더듬으며 가운을 내밀었다. ...응. 무사히 전달 완료. 그리고는 아직 좀 습기가 남은 옷들을 옷걸이에 걸어 조금이라도 더 마르게 널어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기다리다보면 똑같은 가운 차림인 유우가가 나왔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만 아니었어도 수학여행 기분이라고 킬킬거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그냥 다시 눈을 꾹 감...기 전에. 날아온 내 핸드폰을 침대 위에서 주웠다. 아, 챙겨와줬구나...
"응. 고마워.."
비품 중 하나인 충전기를 꽂아 머리맡에 둔다. 그리고 곧바로 유우가가 우리의 예정을 두다다다하는 기세로 쏟아놓고 돌아누워 이불을 뒤집어쓴다. 독선적이지만 반박은 커녕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계획이었기에 별 말 없이 나도 등을 돌리고 누워서 이불을 덮었는데.
꽈르릉, 엄청 큰 천둥소리가 들렸다.
지금 이 장소, 지금 우리의 상황. 이런 건 생각도 못하고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여기 체르탄은 없어. 그럼, 그럼...
"히익..!"
가쁜 숨을 쉬면서 옆에 누운 유우가에게 덥썩 붙는다. 붙어서 파고들어간다. 무, 무 무서워어어엇...!! 천둥소리 싫어어어...
메이사한테서 들은 고맙다는 말을 곱씹으면서 아주 약간의 보람을 느끼고 있던 때, 천둥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정해진 수순처럼 메이사는 나에게 파고들었다. 이건 괜찮다. 늘 하던 거니까.
우리가 입은 게 가운 한 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그게 그냥 여미고 묶는, 심플한 스타일이 아니었다면 그랬겠지. 나도 모르게 눈을 아래로 깔았다가,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고개를 쳐들었다.
......일단 여며놓자. 그런 판단과 함께 더듬거리며 메이사의 옷깃을 여며놓았다. 불을 꺼둬서 다행이다. 새빨개진 얼굴은 보이지 않을 테니까. 천둥 덕분에 두쿵거리는 심장소리도 덜 들릴테니 감사한 노릇이다.
"...괜찮아. 괜찮아. 나 여깄어."
실수하지 말자. 실수하지 말자. 스스로에게 되뇌며 메이사를 꼬옥 껴안았다. 숨을 꾹 참고는, 내 위에 얹혀져 있던 메이사를 옆으로 눕혔다. 나도 돌아누웠다. 메이사에게 팔베개를 베어주고 귀도 익숙하게 감싸서 덮어주자 한숨 돌릴 수가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라고 지금. 역시 젖어있는 옷이라도 입었어야 할까? 바깥옷을 입으면 마음이 좀 긴장해서 이렇게 동요할 일은 없지 않았을까?
꽈르릉! 아까보다 더 요란한 천둥이 덮치고, 그럴 일은 없었다고 깨달았다. 바깥옷을 입었더라도 메이사는 나한테 잔뜩 감겨왔을 거고. 나는. 어.
천둥소리가 귀를 넘어 뇌를 직접 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 무, 무서워.... 부들부들 떨면서 유우가를 붙잡는다. 익숙하게 귀를 감싸고 덮는 손길에 조금 안심하고, 캄캄한 어둠 너머에 있을 유우가에게 손을 뻗는다. 아마도 가슴팍..?인 곳의 옷깃을 꼬옥 붙잡았다.
"끼뺘앗?!"
그때 또 천둥이 친다. 꽈르릉! 아까보다 더 요란하고 큰 소리에 몸이 저절로 꿈틀 튀어오르고, 그대로 유우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찰싹 달라붙어서 덜덜 떨고 있다보면, 뭔가.....
뭔가 이거.... 으...?
"...헷..으...엣....."
눈을 꿈뻑거리다가 멍청한 소리를 뱉으며 유우가 쪽을 봤다. 어두컴컴해서 잘 모르겠지만, 대충 얼굴이 있을법한 자리를 보다가, 고개를 아래로 내리면... 내려도... 어둡다. 하지만...그.... 아니... 생각해보면 이, 이, 이걸 말하기도 애매하잖아? 좀 그렇잖아??? 천둥이 칠 때랑은 좀 다른 의미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미, 미지와의 조우...라는 걸까나...
"..으..뺫?!"
그런 당혹스러운 감정을 지워주겠다는듯, 또 다시 천둥이 친다. 눈을 질끈 감고서 또 매달려 버린다. 하, 하지만 역시 큰 소리 쪽이 더 무섭고...
...귀가 불덩이같아. 쪽팔려서 죽고싶다. 당장 저 베란다 창문열고 다이빙 하고싶다고. 아! 이런 개 ㅆ아! 아악 아 진짜 그냥 아까 씨 ㅂ으그아아아아악
아냐. 어. 괜찮아. 괜찮다고. 무릎? 이었다고 구라치면 되지. 내가 무릎이었다는데 뭐 어쩔거야?! 어! 그런 마음으로 볼살을 꽉꽉 깨물었다. 진정하자고. 어? 또 내가 이런 건 일가견... ... 있어. 아무튼. 혈액순환이다 혈액순환. 발에 힘주고, 손도 꽉꽉 쥐었다 펴고. 엄마아빠 얼굴 생각하고. 누나랑 조카 얼굴 생각하고... 심호흡. 스읍... 하. 습... 아샴푸냄새. 아니 정신차려. 숨 뱉고. 잘 하고 있어. 슬픈 생각하자. 뭐가 좋을까... 라면끓였는데 가지고 가다가 엎는 생각. 카페에서 음료 들고 2층 가다가 계단에서 구르는 생각. 잘 되고 있...
- 으뺫?!
천둥 소리에 꼬옥 껴안아오는 메이사. 내 가슴팍에 색색대는 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붙어선 다리 를 다 리가 내 가운 안에 뺫?!
...그냥 묶어서 여미는 형태의 가운은 이게 위험하다. 게다가 타올재질이라 이불 안에서 조금만 마찰이 있어도 쉽게 흐트러진다고. 게다가 마찰력있는 가운들끼리 비비적대면... 없다시피하다는 걸 이번 기회로 배웠다. 아니, 예전에는 배울 기회가 없었죠. 이럴 일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이젠 정말 변명조차 못하게 됐고... 나는 목구멍을 밀고 올라오는 수치심에 이빨을 꽉 깨물었다가, 이마를 잔뜩 찡그렸다가, 한숨을 푹 내쉬고... 개미만한 소리로 목소리를 짜냈다.
어 다리.... ...........다리...가... 뭔가.. 뭔가에.. 뭔가뭔가.... 어휘력이 사라져버릴 정도로 굉장히.. 그... 당혹스럽고 어, 어떻게 해야하지 이거어어어....
"저, 저기" "그게......아니 내가 더 미, 미안...." "처,천둥,천둥소리가너무커서무서워서그랬던건데에....." "그게..그... 유우가 잘못이 아니니까아.... 새, 생리적인 현상,이고오..?"
보건체육시간엔 그렇게 배웠으니까? 아마? 맞을걸?? 아무튼 그, 아까 한 샤워가 무색하게 진땀을 흘리면서 어떻게든 유우가를 달래본다.
"..그, 근데.. 어떻게...하지...?"
이... 이대로 자도 되는 건가? 나, 나는 그런 쪽은 잘 모르니까, 잘, 잘 모르겠는데.. 그 와중에도 천둥은 계속 쳤고, 나는 그때마다 찰싹 붙었다가 슬쩍 떨어져 사과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으으윽.. 진짜아... 천둥소리에 왜 이렇게 쫄아서 이런 일을 만드는거야!! 난 진짜, 난, 이런 나는 진짜 필요없겠지이... 없는 편이 더 좋겠네. 진짜로... 스스로가 한심해져서 귀가 축 처진다. 고개도 아래로 처지..려다 슬쩍 들었다. 그, 어둡지만? 안보이지만? 그래도 그, 그냥.
"..나, 그, 도와줄....까...? 뭐라도 좀..."
그, 이, 뭔가 도움이라도 돼야 좀,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라는 좀 이기적인 속셈이지만, 그래도...
"아... 어어... 응... 고맙다..." "그... 이 일단... 다리 거, 좀... 잠깐..."
이불 안에 손을 넣어서 엉킨 다리를 풀고 빼는... 아... 눈이 죽어버렸다. 가운 자락으로 메이사의 다리를 빡빡 닦고 밀어냈다... 그리고 내 풀린 허리끈이랑 헐렁해진 위쪽도 갈무리해서 다시 묶고 나서 눈을 까뒤집었다. 죽을까. 어. 나 지금 메이사랑 얼굴 마주치면 그냥 뛰어내릴 거 같은데. 호텔 괴담에 하나 추가해줄 거 같은데?
그렇게 영양가 없이 대가리 굴리고 있는데, 메이사가 옹알옹알하다가 찰싹 붙었다가 껴안고 바들바들 떨다가 또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끼잉...ㅠㅠ 하고 혼자 난리가 났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덜 무서워보이니 다행...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윽고 들린 말에,
혈압이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진짜 뒷목이 땡겨서 벌떡 일어나 이불 다 걷어치우고 스탠드를 켜선, 그야말로 극대노했다.
"메이사 프로키온 너...!!!"
수치심이랑 분노로 홍당무가 된 얼굴이 드러나지만 그걸 신경쓸 새가 아니었다. 아니 진짜 갑자기 빡침이 치솟았다니깐.
"필요없어!"
옆방 커플이 멈칫할 정도로 윽박질렀다. 목이 아파서 아까 따뒀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미간을 꾹꾹 누르고 말을 이었다.
"야." "내가 X발 진짜... 그래, 좀 건드리면 바로 넘어가는 걸레 새끼 맞긴 한데. 이건 아니지." "딱 말한다. 됐어, 필요 없고, 건들지 마. 내가 알아서 해."
젠장, 옛날 생각 떠오르잖아... 이젠 정말로 슬픈 기분이 됐다. 치솟은 혈압과 울컥 올라온 옛날 기억 때문인지 이미 문제 상황은 해결돼 있었고, 메이사가 도와줄 건 없었지만... ......나 또 메이사한테 심한 말이나 하고 있고 뭐하는 거냐.
하지만 내가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리고 그때도, 내가 널 밀어낸 게 맞다고 생각한다. 버리진 말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잠자코 받았어야 한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메이사의 손을 잡았다. 허튼 짓 못하게 눌러두는 것도 있고, 그냥... 진심이 전해지면 좋겠어서.
"내가 그런 거 필요했으면 너처럼 손 많이 가는 애 안 데리고 있어." "난, 그냥 네가...... 나 때문에 힘들었다니까. 병신됐다고 하니까. 두고 볼 수가 없던 거지 그딴 목적으로 너 데려온 거 아니라고."
목소리가 떨려서 입을 꾹 다물었다.
"제발 그런 식으로 자기를 막 쓰지 마 메이사." "난 네가 그러는 게 제일..." "제일......"
시니어 시즌, 메이사가 나한테 줬던 마지막 기억이자 최악인 기억. 그리고 같이 살면서 만들어준 끔찍한 트라우마. 자기를 막 쓰는 네 방식의 예시가 머릿속에서 뒤얽혀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스탠드가 켜지고, 격양된 얼굴의 네가 일어서서 소리를 지른다. 천둥보다도 더 크고 가까이에서 들린 윽박지르는 소리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충격을 받은 건 소리의 크기보다는 내용이어서. 나는, 난 그런, 그런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럴, 려던 건 아닌...데...
"...나, 난.... 그런 게 아니라....." "나 때문에.. 내, 내가 나와서... 길 잃어서 이렇게 됐으니까.....이, 이것도 따지고보면 내 책임이니까... 그래서...."
"그래서... 그랬는데....." "미안......"
최악이다. 뭘 골라도 최악만 고르게 되어버렸나봐. 나는... 난.... .....진짜로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린 거 아닐까. 아니. 아닐까?가 아니라 맞네. 그렇게 됐구나. 잡혀있는 손을 슬그머니 빼냈다. 툭툭 떨어지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냥, 침대의 제일 구석으로 가서 웅크렸다. 유우가에게서 등을 돌린 채로.
"....미안해..."
또 다시 천둥이 친다. 귀가 움찔하고 몸이 떨린다. 그래도 이제, 더는 유우가를 슬프게하고 싶지 않아서. 또 뭔가 잘못해버리고 싶지 않아서. 체르탄 대신 침대 시트를 꽉 쥐고, 베개를 움켜쥐면서 어떻게든 혼자서... 혼자서 참아내보자.
그런 상황에서 잠을 잘 수 있을 리가. 나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어슴푸레하게 새벽이 밝아올 무렵, 밤새 긴장한채로 있어서 여기저기 근육이 땡기는 몸을 부스스 일으켰다. ....유우가는 자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깼는지... 사실 모르겠다. 유우가쪽은 보지 않고 바로 옷을 챙겨서 씻으러 들어가버렸으니까.
조금 뻣뻣한 느낌이 들지만 바싹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다시 침대에 앉았다.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말없이 먼저 나가면 또 화낼 것 같은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어제 밤의 그 일이 생각나서. 갈피를 잡지 못한 나는 결국 앉은 채로, 멍하니 핸드폰 대기화면만 보고 있었다.
잠에 들었지만, 깨다 잤다 하기 일쑤였다. 마음이 불편한 채 잠에 든 것도 있겠지만 몸이 으슬으슬하게 추웠어서. 그러다가 씻는 소리에 깼을 때 내 상태는...
'목이 갔어...'
쌀쌀한 날 메이사 메이사 불러제끼면서 찾아다니고, 젖은 옷에 찬바람 맞으면서 돌아다니고는 마기막에 꾸짖을 갈로 목에 치명타. 열은 나지 않는데 목소리가 안 나온다. 속닥이듯이 하면 쌕쌕 소리와 함께 조금 말을 할 수 있을 정도.
옷을 갈아입고 앉아있는 메이사의 손을 잡아당겨 침대에 눕혔다. 옆에 꾸물거리며 다가가 귀에 대고 속닥였다.
'나 목소리가 안 나와...'
얼떨떨해보이는 메이사의 얼굴. 어제 그러고 나서 껄끄럽지만 어떡해. 나 아파. 너 때문에. 눈썹을 한껏 늘어뜨리며 약한 소리를 한다.
'맥모닝 먹으러 가고 싶은데 이러면 주문도 못 하잖아.' '도와줘. 어제 건 이거로 충분해.'
노곤한 몸을 일으켰다. 일단 속옷 대충 가운 아래로 입고... 그냥 후딱 환복했다. 아프니까 환복 하나하나에 화장실 들어가기도 귀찮다. 속옷차림이야 메이사는 종종 보던 거고... 가운을 대충 침대 위에 던져놓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화장실 들어가서 세수. 가글. 대충 하고는 물건들 챙기고 메이사도 챙겼다. 메이사 귀에 대고 약간 변명하듯이
'가서 씻을 거야... 좀 별로여도 참아. 난 몸 담그고 싶다고.'
라고 속닥였다. 어제 그래놓고는 이렇게 허물없이 대하는 건... 오히려 그래서다. 메이사는 지금 날 미워하지는 않고 자기가 제일 싫은 상태인데, 거기에다가 내가 쭈뼛거려봤자 '내가 또! 나라는 바보가 또 실수를! 죽음으로 사죄합니다!' 모드가 될 게 뻔하잖아.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게 최선이다. 쓸모를 확실히 느끼게 하고 가야지.
좋아, 맥모닝 먹으러 출발이다!
...그래서, 종업원 앞에 놓인 광경이 이랬다. 자기보다 머리 하나 작은 여자애 뒤에서 속닥속닥거리고, 여친(처럼 보이는 동거파트너)이 카드를 내밀면서 시꺼먼 아저씨의 주문을 전달하는 체계. 일명 '휘핑크림 많이 주세요' 구도.
'베이컨토마토에그머핀 하나. 그리고 너 먹고싶은 거 하나 주문해.'
자, 내가 베이컨 마니 쥬세요!! 하면 네가 귀엽다는 듯이 웃는 거야. 알겟지 메이사!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맥모닝은 베이컨 추가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앉아있다보니 갑자기 손이 홱 끌려간다. 아무 대비도 안 하고 있었어서 그대로 풀썩 끌려가 누워버렸다. 무슨 일인가 파악이 안 돼서(사실 잠을 못자서 머리가 더 안 돌아갔다) 눈을 꿈뻑이고 있으면 꾸물꾸물 다가온 유우가가 귀에다 대고 속삭인다. .....목이 갔네 갔어. 그 와중에 맥모닝이냐고. 목소리만 보면 바로 병원으로 들고 뛰어야 할 것 같구만. 그래도 어제 건 이걸로 충분하다고 했으니까, 도와줘야겠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일으켰다. 유우가가 준비를 마치는 걸 기다렸다가 같이 방을 나섰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복도를 지나 나간다.
그래서, 조금 부스스한 채로 아침부터 맥도날드라니. 이건 이거대로 처음이네... 나 아침 잘 안 먹는 편이니까. 거기에 내가 복화술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유우가가 소근소근 주문을 일러주면 그대로 말한다는 획기적이지 못한 시스템까지 갖추다니 엄청난걸. ....그나저나 난 뭐 먹지....
"베이컨 토마토 에그 머핀 하나, 핫케익 3조각 주세요. ...세트로요." "그리고 머핀에 베이컨 추가...아, 유우가. 베이컨 추가는 안 된대."
그렇게 주문하고나면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답게 빠르게 준비가 끝난다. ...어쩌면 지금 주문한 사람이 우리밖에 없어서 더 그럴지도. 그렇게 나온 음식들을 들고 적당한 테이블을 골라 앉는다. 나는 유우가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핫케익을 포크로 푹 찔렀다. 싸구려 버터가 뜨끈한 핫케익 위에서 스르륵 녹아가는걸 멀뚱멀뚱 보다가 툭 던지듯 말했다.
"...병원 가야하는 거 아냐...? 그 상태로 출근해도 되겠어?"
목소리 거의 안 나오는데? 트레이너만 하는 나랑 다르게 유우가는 교직도 겸하고 있으니, 목소리가 안 나오면 꽤 힘들텐데. 그렇다고 수업 내내 내가 복화술 인형이 되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리 어제 일이 내 탓이긴 하지만, 그, 그것까진 좀.....
주문하고 결제까지 한 메이사를 대견하다는 듯이 어깨를 조물조물 해준다. 그보다 메이사 녀석 쟁반 엄청 난장판 아냐? 커피 다 넘쳤잖아. 잠 못 잤나... 그렇게 걱정하고 있다보면 누가 누굴 걱정하냐는 듯이 메이사가 묻는다.
"자습시키면 돼. 다행이도 오늘은 수업 적은 날이고, 진도는 다음에 빼려고."
참고로 내 과목은 고전. 수업 방식은 야시시한 옛날 야사들을 풀어서 애들 잠을 깨운 다음에 미리 요약해둔 필기 그대로 옮겨적는 얍삽이 식이다. 그래서 막상 진도 빼려면 팍팍 뺄 수 있다. 야한 얘기만 좀 줄이면 되니까.
그거 아웃 아니냐고? 에이, 다들 좋아해. 메이사도 한 때는 이 방식 개좋아했지. 교과서로 빨간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얼마나 귀여웠는데...
...그랬던 애가 지금은 멘헤라를 친절한 아저씨들이랑 뒹구는 거로 해소하는... 그만 생각하도록 하자.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려 머핀을 왁왁 먹고 위장에 커피도 적셔줬다.
"너는? 잠 못 잤다 아냐? 일할 수 있겠어? 정 안 되면 오전엔 이쪽 부실 와서 자고 가." "아니면 나 씻고 준비할 동안 잘래? 깨워줄까?"
...개인적으로는 밤을 새는 걸 추천하고 싶다. 잠을 자면 기억이 장기저장으로 넘어간다잖아. 어제는 거 뭐 내 망신살도 있고... 우울한 거 너무 기억하면 안 좋으니까 새는 것도 방법...이지만. 깜박깜박하는 저걸 보자니 자는 게 나을 거 같다. 메이사 눈 앞에서 손가락을 딱딱 튕긴다.
"먹으면서 졸지 말고." "역시 나 준비하는 동안 자고 있어, 오전에도 시간비면 자고. 오늘 비오니까 트레이닝 시간 비고 일찍 퇴근할 수도 있는데... 퇴근하고 먼저 자고 있어도 돼."
어휴, 저 얼굴 좀 봐. 예전에 내가 수업 좀 진지하게 하려고 하면 저러고 가물가물하더니 턱 괴고 졸았는데. 픽 웃음이 난다.
"아니 뭔가... 너무 안 자서 잠이 안 오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아마..... ...아?"
잠을 못 자긴 했는데, 멍하기만 하고 잠은 안 오는 느낌이라서. 누워도 눈은 말똥말똥한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어쩌면 그냥 바로 기절하듯 잠들지도 모르고. 하지만 커피가 넘친 쟁반과 난장판이 된 핫케익이 입에 들어가는 거 반, 떨구는 거 반인 지금을 보면 자는 게 나을지도 모르고. 아니 아무리 못 잤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타율이 안 좋다고? 나 사실 턱이 없는 게 아닐까.... 이걸로 잠이 깨진 않겠지만, 일단 커피도 좀 마신... 으겍, 이거 블랙이잖아...... 순식간에 얼굴이 구겨졌다. 핫케익의 달큰한 시럽에 익숙해진 혀를 사정없이 찌르는 쓴맛. ....잠 좀 달아났...나?
"흐앗, 으? 뭐?"
갑자기 눈 앞에서 딱딱 튕기는 손가락이 불쑥 보여서 놀랐다. 으, 으? ....뭐지, 나 분명 정신차리고 있었는데, 언제.... 아니, 그냥 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유우가가 뭐라고 길게 말하고 있는데 뭔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술술 옆으로 새어나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물어보는 말도 뭔지 제대로 못 들었다.
"어? 아, 미안 못들었어..." "....역시 자는 게 좋을지도..... 가서 자다가..."
......부실에 가서 자라고 해도, 어제 그런 일도 있었는데.... ....그래도 되는 건가 싶어. 나는... 그게.. 그렇잖아. 이제 담당도 아니고. 이렇게 생각한 순간 확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치. 담당도 아닌데, 귀찮게 굴기나 하고. 너도 힘들테니까.
".....그래도 피곤하면 퇴근하고 자면 되겠지 뭐."
그래서 오전에 와서 자라는 말은 어물쩍 넘기면서, 커피를 마신다. 지금 찡그리고 있는 표정은 이것때문이라고 속이듯이.
앵하입니다👋 이녀석들 화해하기 전에 마츠리 한 번 가줬으면 좋겠네요 🤤 멧쨔가 나갔는데 그날은 마츠리날이라 가면 쓰고 돌아다니다가 행복해보이는 커플들 보고 훌쩍...😿 하는 메이사랑 메이사 찾아서 가면 들추고 눈물 문질러 닦아주는 유우가를 생각하고 행복해졌어요...😌 유카타는 안 입겠지만 데이트하라고 이녀석들아... 갑자기 소나기 와서 신사 처마 아래서 비도 피하고 5엔으로 각자 소원도 빌고 했으면 좋겠는wwww
갈기갈기 찢긴 핫케익을 포크로 콕콕콕 찍어다가 메이사에게 내밀었다. 이거 먹으면 우리 집 가는 건데, 멍하니 내려다보는 게 답답해서 입술에 갖다대니까 먹었다. 그리고 입가에 묻은 시럽도 휴지로 문대서 닦아줬다.
시간은... 뜨순 물에 몸 담그긴 힘들겠고. 샤워하고 사람꼴 갖출 정도는 될 거 같네. 테이블을 정리하며 시간을 확인해보니 슬슬 출발하면 적당하겠다 싶었다. 두 사람 몫의 쟁반을 치우고 오니 메이사도 좀 말똥해보였다. 커피를 마시니 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퇴근하고 자겠다는 거 보니 조금 버틸 만한가 보다 싶기도 하고.
"그래, 그럼 가서 좀 자자. 일찌감치 움직이자고."
그렇게 집에 도착했을 때, 메이사는 다시 지친 얼굴이 돼선 침대에 다이빙했다. 그걸 보자니 나도 그냥 다이빙하고 싶어졌지만... 꾹 참고 씻고 나왔다. 머리도 말리고 옷도 바꿔입고 하니 십분 정도 남았는데...
메이사는 이미 곤히 잠들어선 누가 업어가도 못 깰 정도. 이걸 어쩐다... 업고 갈 수도 없고. 옷도 갈아입어야 할테고. 침대 모서리에 앉아서 메이사를 내려다보다가, 볼을 손등으로 한 번 문질렀다.
'자면 천사같은데 깨면 참 손 많이 간단 말이야.'
어차피 자고 있는데다 혼자 속삭이는 말이니 못 들었겠지. 그렇게 손가락으로 뺨을 몇번 간질여본다. 앞머리도 매만져보고. 이젠 립밤도 안 발라서 거칠거리는 입술도 당겼다가 놓아본다. 난 그냥 메이사가 이 얼굴로 웃어주면 좋겠는데. 다른 거 바라지 않고 생각없이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맛있는 거 먹었다고 행복해하고, 저녁 바람 냄새가 향기롭다고 꼬리를 살랑거리고, 노란 눈으로 날 보면서 살풋 웃어주면... 다른 서비스가 필요 없을 거 같은데.
'내 앞에서는 맨날 울거나 찡그리기만 하지...'
옛날 여친이 그랬던가, 넌 아가리 털어서 거쳐가는 인간들 인생을 다 조진다고. 그래놓고 자기는 아무 잘못 없는 양 군다고. 그러니까 다 너 때문이라고. 그 때는 미친 애가 또 아무 헛소리나 지껄이나 보다 생각했는데... 메이사를 보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아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당장은 출근이 우선이니까.
한숨을 삼키곤 메이사의 겨드랑이를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일어나 메이사. 이제 가야지.'
메이사 이마를 슥슥 문지르면 무거운 마음이 조금 걷힌다. ...그래,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자. 일해서 돈 벌고, 이 골때리는 똥강아지부터 사람 만들어놓아야지.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니까. 그게 맞아......
(*히히 막레입니다... 멧쨔가 곤히 자고 있다고 적어는 놨지만 어쩌면 안 자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 그리고 뭔가뭔가 제 머릿속에서 유우가 악몽 나데나데 > 취중진담 > 망신살의 타임라인이 생겼어요 유우가가 악몽 꾸고 자기를 좀 돌아보고... 그리고 나서 메이사 이제 그만 억압할게...😣 내가 그렇게 싫으면 어쩔 수 없지 근데 언제든 돌아와도 돼 🥺 해주고 그 이후로는 외박할 때 적극적으로 뭐라하고 핀잔주고 비아냥대진 않지만 술이 좀 늘지 않을까 싶네요 🤔 물론 메이사가 개인 시간을 갖기 위해 외박해도...😏 그래서 망신살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그런 느낌입니다
출석을 불렀다. 메이사가 없었다. “너희들 중 메이사 왜 안 왔는지 아는 놈 없냐?” 라고 물었지만 “몬다이가 모르면 우리도 모르지~” 하는 답변과 실없는 성희롱성 질문만 들어왔다. “연락되는 놈들은 한 번 물어보고 쌤한테 알려줘라.” 라고 일러는 뒀다만. …사실 안다. 메이사의 무단 결석은 나 때문이란 거. 그리고 D반의 어느 누구도 메이사에게 변변한 답을 얻어내지 못할 거란 것도.
무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끝마친 후, 트레이닝 시킬 녀석은 없지만 트레이닝을 핑계 삼아 외출했다. 스쿠터를 세우고,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마음을 가다듬고는 문을 열면 짤랑- 하는 종소리와 함께 고즈넉한 식당이 나를 반긴다. 런치 세트의 시간도 끝나고 저녁은 먹기 이른 미묘한 시간이다보니 손님은 나 한명 뿐이고 종업원들은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있었다.
그 종업원 중 한 명, 아니 여주인이 날 알아보고 인사했다. 하야나미의 주인장 프로키온, 내 담당 메이사의 어머니.
“…오랜만에 뵙네요 메이사 어머님.”
가볍게 악수하고 본론.
“저 사실 여기 온 건 다름이 아니라, 메이사가 오늘 결석을 해서 말입니다. 혹시 메이사한테 뭔 일이 생겼나 하고요. 아픈 건 아니죠?“
”메이사 좀… 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거두절미하고 들어가는 이유는… 뭐랄까. 그래, 상성. 나는 프로키온씨와는 상성이 안 맞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단 말이지. 연상 여성이기도 하고, 실눈캐이기도 하고, 어쩐지 하야나미 올 때마다 메이사와 나를 유심히 바라보시니까. 단적으로 말해 껄끄러워.
가볍게 악수를 한, 뒤로 느슨하게 묶은 머리를 한쪽 어깨에 걸쳐두고, 실눈을 한 우마무스메. 메이사의 어머니인 프로키온이 생긋 웃으며 테이블을 가리킨다.
"어머, 히다이 트레이너. 어서오세요." "많이 바쁘셨나보네요. 자, 편한 곳에 앉—"
아마 늦게 점심을 먹으러 왔다고 생각한 건지, 그렇게 안내하려던 프로키온은 히다이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다른 목적으로 왔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무언가 짐작간다는 듯,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어머나, 메이사가... 아픈 건 아닐 거예요. 아침에는 학교에 가는 것처럼 나갔으니까." "그리고 아직 들어오지 않았으니, 메이사는 여기에 없어요. 아마 자주 가는 곳에 가있는 게 아닐까 하는데..."
곤란하네~ 하고, 전혀 곤란하지 않은 어조로 말한 프로키온씨는 한 손을 턱에 받쳤다. 여전히 실눈에 입가엔 웃음까지 서려있어서 아직까지 안 들어오는 딸을 걱정하는 걸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메이사는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고 혼자서 삭히는 편이고, 이런 성정은 꽤나 오래 지속되어 왔을테니. 어머니 입장에서는 곧잘 있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저녁쯤엔 돌아올테니까요. 여기서 기다리시겠어요?" "걱정마세요. 그이가 중식도를 들고 나오지 않게 잘 감시할테니까요."
아… 나 이래서 이 사람이 어렵다고. 속내를 모르겠어. 이 사람 배에서 진짜 메이사가 나온 거 맞아?! 딸이랑 어머니랑 달라도 너무 다르고 닮은 거라곤 이마의 점 하나 뿐인 거 같은데요? 그보다 딸이 학교 간다고 하고 집나왔는데 저 걱정하나도 안 하는 표정은 뭔데. 나 이 사람 무섭다고 정말.
…아니, 자주 가는 곳이랬나. 그러면 이런 일이 잦은데다 심지어 그럴 때마다 가는 곳이 있단 소리렷다… 그걸 바로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보다 메이사 가출 그만하란 말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몰라? 아이고 이 똥강아지야.
그러나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프로키온 씨는 여기서 기다리길 권했다. 안심…하라고 덧붙이며. 안심하라고 하는 말 맞지? …아닐지도.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서 그냥 냅다 “아뇨 됐고요. 중식도 무서우니까 우리 멧쨔 찾으러 갈래요. 자주 가는 곳 거기 어딥니까?” 하고 묻고 나가? 그게 아니면 학부모 상담 한 번 해? …아 ㅆㅂ 나 학부모 상담 싫다고 ㅅㅂ… 학교에서 1년에 한 번 하는 것도 하기 싫어서 시즌만 되면 죽고싶은데 제가 왜 여기서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 거죠? 싫다고. 싫어. 학부모 싫다고. 악.
하면서도 나는 자리에 앉고 있었다… 이 속이 검은 유부녀가 굳이 앉아서 기다리는 것을, 그것도 저녁까지라고 말한 건 어쩐지 ‘이야기를 나눠보자’ 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저 그럼 일단… 말차 한잔 주문하겠습니다.”
프로키온씨가 따끈한 말차를 내리러 간 사이 머릿속을 한 차례 정리하고… ^^하는 웃음과 함께 말차를 내왔을 때, 일단 화두로 꺼내는 건 그거였다.
“그나저나 프로키온 아버님은 왜 저를 볼 때마다 중식도를 꺼내시는 걸까요…”
어 알아. 안다고. 남자는 늑대라는 거고 내 추악한 본성을 이미 남자 대 남자로서 알고 계신 거지. 과보호도 있겠다만은… 아는 이야기를 굳이 묻는 건 그거였다.
메이사가 저 좋아하는 거 알고 계시느냐는 은근한 떠보기. 일단은 저 여자의 화법을 맞춰서 핑퐁을 해보자고.
말차를 내오자마자 훅 들어오는 질문에 프로키온씨는... 말차 담긴 잔과 다과가 올려진 접시를 히다이 앞에 내려놓고, 쟁반으로 입가를 가렸다. 후후훗, 하는 웃음이 들리는 걸 봐서는 아마 웃고 있는 것이 맞는데...
"글쎄요. 그이는 이래저래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니까. 부끄러워서 그런 게 아닐까요?" "사실은 사위가 생기면 같이 술을 마시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던 사람인데, 정작 마주보고는 말 못하는 편이니까~"
주방에서 쨍강!!하고 뭔가 금속성의 물건을 떨어트렸을 때 나는 소리가 크게 울렸지만, 말차를 내리러 갔을 때 뭐라 말해둔 건지 아무튼 주방에서 홀로 나오려는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일이겠지. 흘끔 주방 쪽을 보던 프로키온씨는 다시 시선을 히다이에게로 돌렸다. 쟁반은 슬쩍 내려간지 오래였다. 입가에는... 속내를 알기 어려운 웃음이 걸려 있다.
"이건 비밀이지만...."
아까보다도 목소리를 확 낮추고, 히다이의 귓가 가까이로 몸을 숙여 소곤소곤 말하는 프로키온씨.
"그이도 사실 트레이너였거든요. 제 담당." "그러니까.. 괜히 옛날 생각나서 부끄러워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후후후."
이미 알고 있고, 우리가 선례기도 하니까 발뺌할 생각은 말아라. 같은 뜻으로 들릴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비밀스럽게 속닥거림을 끝낸 프로키온씨는 숙였던 몸을 다시 세웠다.
"그나저나, 일부러 메이사를 찾아오실 정도라니. 결석 말고도 무슨 일이 있던 건 아니겠죠?"
떨리는 손으로 말차를 마신다. 말차 너무 출렁거리지 않냐고요? 응 아니야. 착각입니다. 완전 착각이라니깐. 하하. 사. 사위. 어. 응. 짓궂으시다니까.
쨍강!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던 나는, 방심한 사이 내 공간에 훅 들어온 유부녀, 메이사를 닮은듯 닮지 않은 농염한 40대 밀프의 향에 숨을 꾹 참았다. 솔직히 깜짝 놀란 것도 사실이다. 아니 그야 유부, 아니 실눈캐들은 퍼스널 스페이스를 허용하면 칼을 찌르는 게 국룰이잖아.
그러나 들린 말은, 진짜 칼찌라고 착각할 정도의 무언가였다.
"풃, 커, 콜록 켁, 컬록켈록 뭇, 뭐. 뭔. 아니, 콜록. 예??"
상성 안 좋다고 했지 내가. 난 진짜 칼이라도 찔린 듯한 리액션을 성대하게 보여줬고, 진하게 탄 말차는 내 목구멍을 씁쓰름한 맛으로 유린했다... 내 옷도 검은색이라 망정이지 잔뜩 말차 범벅이 돼버렸다. 프로키온 씨가 가져다준 닦을 것으로 여기저기와 입가를 닦으면서 애써 진정했다...
그러니까 그런 거잖아. 프로키온씨도 메이사 아버님도 둘다 알고 있다고. 메이사가 날... 사랑하는 거. 결혼하고 싶어할 정도로. 혼인신고서까지 쓴 줄은 모르는 것 같지만, 거기에 준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두분께는 이미 들키고도 남은 상황이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감출 게 없지.
"...저는 그럴 생각 없습니다."
맹물을 마시는데도 입안이 쓰다. 젠장. 귀가 홧홧해... 이게 뭐라고.
"......메이사한텐 늘 선 긋고 있어요. 담당이라서 소중히 하고 잘해주는 거랑은 별개로 그 정도 선은 압니다. 이번에도..." "메이사랑 저는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다가 메이사가... 마음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죠. 3관을 놓친 것도 충격이었겠고요." "담당으로서 최소한의 멘탈케어를 해야 하니까 찾아왔을 뿐이고..."
혼인신고서 이야기는... 안 하는 게 낫지. 어차피 제출도 안 할 거.
"그 뿐이에요." "메이사가 달리지 않게 되면 저도 걔 인생에서 사라져줄 거니까 걱정 마세요."
웃겨 바보... 나쁜 새끼... 이런 말이 사랑고백이라는 말이 있죠 유우가의 사랑고백은 이런 거겠지...😌 네 인생에서 사라져줄게(메이사는 그러면 죽어 이 바보야) 난 질나쁜 사람이라 널 베릴 거라고(메이사는 그게 좋대...) 으힉... 으히힉....... 으아아~~~~ 히메이가 너무 맛있어~~~~~!!!!!!!!
"어머나~ 그립다~" "옛날의 그이를 보는 것 같네~ 후후후, 싫다아, 너무 주책이네~ 그쵸?"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단언하는 히다이를 본 프로키온씨의 감상되시겠다. 주방에서는 재료를 손질하고 있는지 무언가를 다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 같지만 분명 착각이겠지. 잔뜩 쏟아버린 말차 대신 물을 마시는 히다이—정확히는 새빨개진 히다이의 귀를 슥 보던 프로키온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히다이 트레이너는 그이랑 많이 닮았네요." "트레이너 시절의 그이랑 똑같은 소리를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요. 메이사, 어릴 땐 늘 아빠같은 사람하고 결혼할거라더니... 그래서 메이사가... 흐음~"
또 혼자서만 뭔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 실눈 유부녀의 속은 어디까지 새까만건지, 들여다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최소한의 멘탈케어 치고는 꽤 사이좋지 않나요? 후후후, 뭐어. 그런 걸로 해둘게요." "저랑 그이는... 아니, 저는 관명까지 버리고 츠나지로 오는 걸 택했지만, 저희 딸과 히다이 트레이너는 그럴 일은 없을 거라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눈을 감고—사실 실눈이라 언제나 감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튼 눈을 감고 프로키온씨는 그렇게 말했다. 얼핏 들으면 히다이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한 것 같지만.
"아, 하지만 따로 메이사에게 말하진 않을 거니까요. 메이사도 이제 어른이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나이니까."
딸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그냥 그거다. 앞으로도 그냥 지금처럼 지내겠다는 말. 하야나미에 히다이가 오면 다~ 알고 있다는 눈으로 보고, 메이사가 자고 오겠다 전화하면 흔쾌히 허락도 하고, 중식도 들고 나오려는 그이를 막아주겠다.
내가 저 다혈질 아저씨랑 뭐가 닮았다는 거야! 제가 더 잘생겼다고요. 성격도 좋고. 프로키온씨 그렇게 안 봤는데 남자 보는 눈 없으시네. 하는 마음은 속으로만 삼켰다... 들키진 않았겠지.
그나저나 결국 이 유부녀... 메이사의 어머니 맞나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메이사와 닮았다. 뭐랄까, '네가 뭐라 하든 나는 내 맘대로 굴겠다' 하는 부분이 특히나. 메이사는 행동하는 혈기가 있다면 이 유부녀에겐 두고 보는 진중함이 있달까.
.........모녀에게 쌍으로 놀아나는 게 꼴받는다. 젠장.
"...딱히 말해도 상관 없어요."
그래서 유치하게 틱틱댔다. 저 아줌마는 별로 신경도 안 쓰겠지만! 제기랄!
"...젠장 이게 다 뭐하는 건지. 메이사가 자주 가는 곳 어딥니까?"
결국 학교 선생으로서의 예의나 권위는 다 내팽겨치게 됐다. 이런 것도 메이사와 닮으셨군. 맞지도 않는 화법일랑은 때려치고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래놓고 또 학부모 면담 때 뵙게 되면 정말 민망하겠지만... 뭔가 꼴받고 짜증나고 열받고 으으으으...! 젠장, 그래서 그냥 질러버렸다고.
...행선지를 짐작할 만한 정보를 얻어내고 나서, 나는 말차를 다 마시고 자리를 박찼다. 문을 닫기 전에 주방에까지 다 들리도록 이렇게 외치고서.
"애가 외박한다고 하면 뜯어말리기도 하고 그러세요 좀!"
그리고 메이사를 찾아 헤매는 내내 마음이 술렁거렸다. ...난 절대로 결혼 안 해. 메이사한테 딱 잘라 말해둘 거라고. 저 모녀는 글렀어 트레이너 잡아먹을 생각만 하는 거가 유전돼서 아무 판단이 안 서잖아. 부모의 협조를 얻긴 글렀고... ...그렇게 메이사를 찾아냄과 동시에, 생각이 닿는 곳이 있었다.
―중앙 라이센스. 마구로에서 메이사가 1착을 한다면 내가 라이센스 갱신을 포기하고, 일부러 시험에 떨어진다던가 하고. 메이사가 1착에 실패한다면 나만 중앙으로 간다. 관명을 버리고 츠나지로 도망쳤다는 프로키온 씨의 말이 좋은 발상을 선물해준 셈이다.
그렇게 하야나미에서 마마랑 유우가가 한바탕 했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나는 비밀들판에서 뒹굴고 있었다. 나무가 적당히 가려주는 풀밭은 밤에는 별을 보기도 좋고, 낮에는 이렇게 낮잠을 자거나 시간을 보내기도.. 사실 시간 보내기엔 별로 안 좋을지도. 좀 지루하긴하다. 차라리 밤이라면 나을지도...
풀내음도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도 조금 질려왔을쯤, 오가는 사람이 없는 이 비밀들판에 점점 가까워지는 인기척을 느끼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야도카리쨩인가? 그런 것 치고는 발소리가 좀 다른데.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곳을 응시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얼굴이 보여 화들짝 놀랐다. 편하게 사지를 뻗고 누워있던 자세도 후다닥 일으켜서, 언제든 뛰어갈 수 있도록 자세를 취했다.
".....뭐야."
우연히 지나가던 길이라고 하기엔... 조금 느낌이 달랐다. 뭔가 좀 지쳐보이기도 하고 피곤해보이기도 하고. 애초에 꽤 깊숙한 산속에 있는 곳이라고 여기. 지나다가 들리기엔 이상한 곳이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했으면서, 뭐하러 여기까지 온 거야. 짜증나게. 그 짜증을 한껏 담아서 퉁명스럽게 뱉었다. 뭐냐고. ....뭐, 학교 빠져서 잡으러 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보통 이렇게까지 잡으러 오진 않는 걸.
"....아무 사이도 아닌 데 이런 곳까지 찾으러 오지 말아줄래? 스토커 같아."
혼자 하루종일 있으면서 생각도 좀 정리하고 했는데도, 여전히 감정은 정리되지 않은 채라서. 그래서 그렇게 틱틱대는 말을 해버린다. 그치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한 건 저쪽이니까. 난 나쁘지 않은 걸.
그 넓은 츠나지 해변을 다 뒤졌다. 바위 위도 걷고, 메이사 이름도 외쳐보고, 부둣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그 외에도 엄청 허탕을 쳤다. 비밀들판도 말이지, 심지어 그 땐 밤인데다 술도 한 잔 걸쳤고, 메이사의 손만 따라 갔을 때라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났단 말이야. 그러고 나니 진이 쭉 빠져, 메이사의 비밀 들판에 왔을 때 나는 녹초였다.
...너무 오르막을 많이 걸었다. 무릎에 무리 갈텐데. 그런 생각에 한쪽에 더 무게를 싣어 걷다보니 메이사가 보였다. 이미 내 인기척을 알아챈 듯 나에게 짜증을 한껏 내는 표정으로.
...뭐라 말해야 하지. 피곤해. 그냥, 젠장... 잠깐만 쉬고 싶다.
그런 생각만 잔뜩인 채 다가서서 한숨을 푹 쉬고... 메이사의 손목을 잡아당겨 그냥 껴안았다. 말하기도 피곤해. 그냥 그렇게 껴안고, 나무라듯이 투정부렸다.
"사람 걱정시키고 말이야, 이 기집애가..."
그렇게 메이사의 얼굴을 품에 꼭 눌렀다가 떼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여전히 갈피가 서지 않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생각나진 않았다. 그야 미안하지 않았으니까. 프로키온씨에게 말했듯 난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정말로 아무 사이 아니게 되어야 한다고 믿으니까.
"그런 얼굴 하지 마."
그래도 메이사가 나한테 한껏 찡그리고서 모진 말을 하는 건 싫었다. 가슴이 쿡쿡 쑤셨다. 아무 사이 아니더라도 소중할 수는 있는 법 아닌가. 멋대로 소중하게 여기는 게 뭐가 나빠.
대뜸 다가와서 한숨만 푹 쉬길래, 그냥 지나쳐서 집에나 가버릴까. 그렇게 생각했다. 다짜고짜 손목을 잡혀 끌어당겨지기 전까지는. ....진짜 짜증나.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그렇게 단언할 땐 언제고, 이제는 이렇게 끌어안고 있냐고. 걱정 안 해도 되잖아.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뭐하는 거냐고..!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이런 짓 하지 마."
잔뜩 찡그리고, 유우가를 힘주어 밀어냈다. 그래도 껴안은 팔은 제법 단단하게 얽혀있었다. 뭐냐고 진짜. 짜증나. 작정하고 세게 밀면 풀리겠지만, 그러면 유우가가 뒤로 훅 넘어갈 게 뻔했다. 여기, 비밀들판은 풀이 깔려있긴 하지만 돌도 꽤 많고. 뒤로 넘어졌다 머리부터 박으면 귀찮은 일이 생길테니까... 짜증나게. 왜 이런 걱정까지 내가 해야하는데?
"알 게 뭐야. 빨리 놓고 가라고. 짜증나... 전부 누구때문인데...."
짜증나. 심한 말을 한 건 너면서, 왜 네가 힘들어 죽겠다는 듯이 구는 건데. 전부 누구때문인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유우가의 팔을 툭툭 치고, 밀어내면서 짜증을 냈다.
밀어내는 메이사를 꽉 붙잡고 있는데, 애가 힘이 장사여서 쪽을 못 쓴다. 손이 부들거리며 풀리려는데 턱까지 들이받혔다. 아, 젠장 입안 씹었어. 그리고 제대로 들어갔네.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둘이 엉켜버린 채로 쓰러진다.
그 와중에 메이사의 등을 꼭 당겨, 내 위로 엎어지게 한 건 그야말로 나이스 판단. 내가 덮치는 꼴이 되면 어쩐지 다른 곳도 걷어차일 거 같았고(...) 무엇보다 내가 쿠션이 돼서 안 다쳤으니 다행이다. 근데 진짜 힘이 뭐 이렇게 세냐 애가.
"윽... 가만히 있어 제발."
입안은 비리고 점심은 못 먹어서 어지러운데 머리 앞뒤로 타격까지 들어왔다고. 움직이지 못하게 메이사의 뒷목을 꾹 당겨 눌렀다. 조금 진정된 것 같자 이야기를 꺼냈다.
"...너 토네이도 대쉬가 그렇게 중요해?"
아니겠지. 넌 선을 넘은 녀석은 애초에 자기 세상에서 없는 취급 하는 녀석이니까. 굳이 역겹게 대하지도 않고, 좋게 인식을 바꿀 일도 없고, 그냥 그런 사람. 얽히지 말아야지. 그렇게 입 꾹 닫고 동굴로 들어가는 녀석이잖아. 토네이도는 이미 그런 취급이다. 토네이도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한 말이 중요한 거겠지. 그 정도 논리의 허점은 빤히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밀착해서 들으면 그런 걸 따질 새도 없는 법이다. 따질 틈도 안 줄 거고.
"우린 혼인신고서까지 쓴 사이잖아. 그 녀석이 뭐라 생각하든 너만 잘 하면 제출할 거라고." "...그런 사실을 굳이 토네이도 녀석한테 알려줘야 해? 난 싫은데."
일부러 뒤로 안 넘어가게 나름 조심한다고 했는데, 결국 넘어가버렸다. 그대로 유우가 위에 엎어져서 다시 바둥대려고 했는데 뒷목을 꽉 잡혀서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팔다리를 휘적거리다가 제 풀에 지쳐 그만둬버렸다. 진짜 짜증나..... 그렇게 좀 가만히 있으니 유우가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토네이도 녀석이 뭐라 생각하든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거니까 상관없다고. 굳이 그 녀석에게 알려줘야하냐고.
아니야, 난 그것 때문에 화가 났던 게 아닌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하는게, 그냥.... 그 녀석이 아니라 네가 했던 말이, 그게 더 싫었던거라고. 그렇게 꽉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하면서도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한게.
붙잡혀서 머리가 가슴팍에 꾹 눌려있어서, 귓가로 심장소리가 어지럽게 울린다. 네가 늘어놓는 궤변같은 말과 그 소리가 뒤섞여서 머리가 어지럽다. 그게 더 짜증나.
"....그래도, 그치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니까, 싫었는걸...."
토네이도가 유우가에게 치근덕거리는 건 알지. 그자식 내가 보는 앞에서도 태연하게 그러고. 아무 사이 아니라고 했을때도 대놓고 내가 가져간다고 지껄이고. 아이스크림을 던지는 게 아니라 그걸 쥐고 패버렸어야 하는데. ....아니다. 그 정도로 그 녀석에게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냥 걷다가 어디 차에나 치여버리라지. 젠장.
나 너무 쓰레기 되는 기분인데. 젠장. 메이사의 어머니까지 보고 와서 이러고 있다니 배덕감에 가슴이 더 두근거린다.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지. 메이사는 속 시원하게 풀린 거 같지 않으니까.
날 좋아하는 애한테 이렇게 구는 건 전공이 아니다... 하지만 전공이 아닌데도 난 제법 잘했다. 쓰레기 학부라 그런가.
"...우리가 아무 사이 아닌 건 아니지." "별 일 없다면 결혼하고 여보 자기 할 사이잖아. 아닌가."
난 내 딸이 이렇게 말하는 녀석을 좋아한다면 뜯어말릴 거야. 메이사 아버지가 정말로 이해되는 순간이다. 그러니까 외박하는 거 제한도 좀 하고 그러시란 말이에요. 안 하니까 애가 이만큼이나 중증이 됐잖아요. 좋아해도 하필 이런 질떨어지는 녀석을 좋아해선 나까지 고생이 많다고.
...그래도 역시 여보라던가 자기라던가, 여자친구들한테도 안 하던 애칭을 남의 귓가에 속닥거리고 있으려니 부끄러운 건 사실이다. 심장이 멎지를 않네. 아니, 멎으면 죽는 건가. 젠장. 좀 조용해지라고 새끼야.
"남편아내될 사이고. 어쩌면 우리 사이에 애가 있을 수도 있겠지. 같이 사는 건 당연한 거고..."
어쩌면 이 이야기에서 나도 단서를 흘려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메이사가 마지막으로 저지른 일을 생각해보면. 메이사는 이 때 내가 일러주는 걸 하나하나 상상해보는 것처럼 얌전해졌다. 난 그게 잘 먹힌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메이사. 그렇잖아..." "그런 거 낯뜨거워서 어떻게 말해."
...이건 진짜 진심이었다. 생각만으로 얼굴이 빨개져서, 메이사가 올려다 봤을 때 내 얼굴이 볼만했을 테니까. 그래서 넘어가준 걸지도.
드, 듣기만 했는데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뒤로 쳐진 귀끝도 빨갛게 됐을 게 분명해...! 결혼하고 여보 자기 할 사이, 남편아내될 사이고 사이에 아이도 있을 수 있겠다니. 그, 그런 걸 직접 들으니까 생생하게 상상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상상해보면서 속으로 뺫!하고 있다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보면, 유우가의 얼굴도 새빨갛고, 사실 고개를 들기 전부터 심장소리가 엄청 쿵쿵하고 들리고 있었으니까....
......응, 그렇네. 이런 거 말하는 거 쉽지 않지.. 엄청 부끄러우니까. 그렇네! 나라도 이런 건 쉽게 말 못하지!!! 고개를 조금 격하게 끄덕거린 후에, 그대로 유우가에게 파묻었다.
"...그러네에. 알았어..." ".....말도 없이 안 가서, 미안해..."
.....알았어. 납득했다고. 그래서 그랬던 거라고 납득했으니, 무단으로 땡땡이친 것에 대한 사과를 슬쩍 입에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파묻은 김에 하루 동안 부족했던 유우가 성분도 좀 씁-하- 하고.
"...근데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정말 아무 말도 없이 나온 거고, 내가 여기 자주 오는 것도 유우가는 아마... 프롬때 데려오긴 했지만 딱 그 정도고, 이렇게 혼자 있고 싶을 때 오는 건 몰랐을텐데.
여담이지만 멧버지는🤔 원래는 좀 엘리트 트레이너 코스 밟던 사람이었을거 같죠... 그래서 나름 유명한 우마무스메 집안의 자제를 담당했다가 유우가처럼 선 긋는다고 그었는데 실눈캐의 음모에 당해서(...)잡아먹히고 거기에 메이사도 덜컥 생겨버려서 패닉.. 하지만 내가 어떻게든 책임질게...하는 모습에 프로키온씨가 관명도 레이스도 내다버리고 우리 그냥 어디 멀리 가서 살아요~☺️하고 츠나지로 끌고 온 거겠지... 하는 생각이 방금 막 들었어요
아니 이게 아니고 유우가랑은 반대로 싸움도 제대로 안해본 쪽이라🤔 왕코쨩처럼 키사마아아앗!!하고 위협하는게 전부 아닐까.. 근데 거기에 이제 중식도가 더해진🤔
성공했다. 난 성공한 쓰레기야. 메이사의 입에서 '미안해' 가 나왔다고. ...미안해야 할 건 나 같은데.
그야 내가 말한 미래는 안 올 테니까. 난 네 인생에서 사라질 거고, 넌 네 또래의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런 미래를 꾸리게 될 거다. 다 널 위한 일이야. 그러니까 이 정도의 쓰레기 짓은... 조금만 봐주면 안 될까.
그렇게 자기합리화 하고 있다보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가라앉고 있던 얼굴이 다시 빨개진다. 아니 왜 빨개지는 거야.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면 천리안으로 찾았다고 할까? 그럴 수는 없잖아! 당연한 말인데... 내가 메이사를 걱정해서 그만큼이나 품을 들였다고 하는 게, 뭔가 어쩐지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그게 뭐라고. 알지만 마음이 내 뜻대로 안 된다.
"그, 그건..."
"......하야나미에서 너희 어머니께... 여쭤봤지."
잠깐. 어? 그러고보니.
비밀 들판이랑 해변 이야기를 듣자마자 뛰쳐나왔었지... 빨갰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래졌다.
마마한테 물어봤다니. 학교 땡땡이 친 거 걸려버려...! 그 생각에 잠시 얼굴이 파래졌는데, 그런 나보다도 유우가의 얼굴이 더 새파래지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데 들어보니 계산을 안 하고 나왔다고. 그러니까, 마마한테 물어보려고 하야나미에 가서 뭔가 먹었는데, 계산도 안 하고 나왔다는 건가...?
"파파가 안 잡았어? 신기하네... 예비 사위 특전 같은 건가."
히죽 웃으면서 장난을 칠 정도로는 회복해서, 그런 농?담도 던져보고. 하지만 같이 가자는 건 언제나 환영이니까. 그렇게 유우가의 팔짱을 끼고서 하야나미로 돌아와 문을 열자, 이쪽을 보는 마마의 눈길은... 평소와 같이 흐뭇한 느낌이다. 어쩐지 웃음이 더 짙어 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 어머나~ 사이가 좋네요, 히다이 트레이너.
우와, 평소엔 이렇게는 말 안했는데. 무슨 일이 있던거지 마마.... 마마도 그렇고 단골들도 무어라 소근거리고 있었다. 뭐 대충 짐작은 가는데. 히히, 하고 웃어보이고서 계산대로 슥 시선을 돌리면 거기엔 파파가 있었다.
- ........
유우가가 덜덜 떨면서 내민 카드를 가만히 노려보는 파파 를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 진짜 돈 받을 거야? 유우가라구? 내 트레이너고 내 담임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유우가에게 낀 팔짱을 좀 더 강하게 죄였다. 아, 유우가 팔에 피 안 통할지도. 좀 미안.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 괘씸한 녀석!!!!!'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가차없이 카드를 받아 계산해버렸다. 파파 실망이야....
"그런데 유우가, 말차 한 잔만 마신거야? 밥은?"
그러고보니 말차를 계산 안 했다고 했지. ....계산을 안 하고 나오는데 다른 음식은 계산하고 말차만 안 하고 나오는 건 이상하지? 그럼 말차만 마신 건가? 밥은? 벌써 저녁때인데? ....하긴, 나도 점심 저녁 다 안 먹었으니까... 남의 말을 할 처지는 아닌데.
메이사가 낀 거에 장난 선 넘을 정도로 쳤다가 업보청산하는 거죠? 유우가 기겁하고 으아아아악!!!!하면서 정신 나가려 하는 거... 보인다...🙄 하지만 전 여기서... 앞에서만 장난 치는 것도 보고싶은걸요 🤭 앞뒤가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츄츄만 하면 메이사 엄청 짜증낼 거 같고 🤭 으히히... 얼굴에 낙서도 해야하고요
아까 들판에서 말한 게 있어서 팔짱 빼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남들이 자와거리는 걸 억지 웃음으로 넘기고, 메이사 어머님의 짓궂은 한 마디를 눈을 까뒤집고 못 들은 척 하고, 아버지의 죽이려하는 눈빛을 최대한 회피할 뿐이었다. 잠깐 근데 메이사 팔짱이 팔짱이 잠깐!! 팔 닿는다고! 적당히를 알라고 이 골때리는 기집애야! 나 너네 부모님 앞에서 이러고 싶지 않다...! (하츠모데 때 비슷한 거 했지 않느냐고? 아니아니, 스킨십은 없었잖아.)
...아버님은 눈을 질끈 감고 화를 삭이더니 카드를 냉큼 받아챙겼다. 거기에 안도하고 있는데, 메이사의 물음. 그러고보니 점심도 안 먹고 바로 나와선 하야나미로 왔고... 저녁도 못 먹었지. 게다가 엄청 돌아다녔고... 의식하고 나니 무척이나 배가 고프다. 위장도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요란한 꼬르륵 소리가.
미친 아저씨야 니 딸이 시꺼먼 아저씨한테 넘어가는 걸 그렇게 협조하시겠다고요? 제정신이 아니군. 프로키온 씨 내가 나가고서 아버님께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5엔 동전이나 최면어플 써서 하트동공으로 만든 거 아니에요? 당신은 그러고도 남을 거 같아서 무서워. 결혼도 그렇게 해버린 거 아니냐고.
그런 어이없음 때문에 영수증과 아버님을 번갈아 보고 있는데, 프로키온 씨가 권유한다.
- 거기 서서 그러지 말고 어디 앉아요~ 메이사도 저녁 먹어야 하니까요. 그렇지?
...속이 검은 유부녀 최악이야... 내가 유부녀 취향이었어도 저 여자한테는 절대 안 흘릴 거야. 젠장. 진짜 싫다고 프로키온씨. 그렇게 속으로 불평하면서도 결국엔 자리에 앉고, 이내 준비된 스태미나 정식과 보너스 장어구이를 죽은 눈으로 바라봤다.
꼬르륵 소리까지 크게 났잖아? 파파도 센스있게 바로 결제 해버린 것 같고...는 그 정도면 말차는 그냥 서비스로 주라고 파파... 슬쩍 계산대 쪽을 흘겨보다가 유우가의 손을 끌고 테이블에 앉았다. 유우가와 내 앞에 스태미나 정식이 각각 놓이고,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와, 오늘 보너스는 장어구이구나. 이거 맛있지~ 그런데 유우가는 이 맛있는 걸 왜 안 먹고 넘기는 거지? 내 쪽으로 넘겨주는 유우가와 하나가 더 늘어난 장어구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히죽 웃었다. 그렇군. 그런거지?
"그래 알았어." "자, 아~"
먹여달라고 한 거 아냐 이거? 제멋대로 해석을 끝내고 내쪽으로 넘겨진 장어구이를 집어서 유우가의 입가로 가져가며, 아~ 하고 말했다. 앗, 저쪽에서 파파가 엄청 무서운 얼굴 하고 있어. 마마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보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우리집 장어구이 엄청 맛있다구? 안 먹으면 엄청 손해란 말이야. 자, 아~"
먹을 때까지 들고 있을거야. 거기에 마마랑 파파도 보고 있다고. 근데도 거절할거야? 아니지? 먹어줄거지?
"어때, 맛있지?"
부드러운 살과 양념, 이 양념이 또 엄청 맛있거든. 밥이 술술 들어간다니까. 물론 생강구이도 엄청 맛있지만! 나도 점심을 걸렀던지라 엄청 배고파서, 그 뒤로는 말도 별로 안 하고 열심히 먹기만 했다. 어느정도 배가 차고 나서야 좀 여유가 생겨서, 아직 먹는 중인 유우가를 빤히 보고 있었다. ....너무 쳐다봤나? 체하려나...
"...어제 못 먹었던 가리가리군, 내일 다시 사줘. 유우가 때문에 못 먹었던 거니까." "토네이도 있는 그 편의점 말고 다른데서 사자."
조금 억지일라나. 하지만 사실이잖아. 유우가가 그렇게 말하지만 않았어도 어제 먹었을텐데. 그리고 이걸 말하고나서야 생각났는데, 후드집업.... 유우가가 온 김에 돌려줘도 좋겠지만, 역시 좀 더 갖고 있고 싶으니까... 말하지 말자.
...역시 동거지아의 몸이 바뀌었을 때를 생각해야 해... 멧쨔가 넥타이 혼자서 못 매서 유우가한테 매달라고 한다던지 둘이 알 거 다 알면서도 화장실 가는 건 여전히 부끄러워한다던지 🫠 멧쨔는 유우가에게 오는, 유우가는 멧쨔에게 오는 대쉬들을 체감해보기도 하고...🫠 유우가가 평소처럼 다리 편하게 놓고 앉았다가 멧쨔가 기겁하고 모아주는 거라던가 그런 거 엄청 보고싶네요
그랬다가 유우가가 들어가 있는 동안 갑자기 생리터져서 😏 유우가가 깜짝 놀라는 것도 보고 싶네요 뭔지는 알지만 비주얼적으로 호러고 어떻게 하는지는 자세히 몰라서 🙀으아아아악 모드였다가 이틀 째에 지옥을 맛보는 거지... 그 와중에 멧쨔가 "유우가도 이제 여자가 됐네 😏" 라던가 "남은 기간도 나 대신 잘 부탁해 🤭" 같은 말 했다가 남자얼굴로 그렇게 깐족대니까 너무 열받아서 한대 때리는 거 보고 싶네요 히히...
😸 "난 매달 겪는 건데 유우가 고작 그거 가지고 꼬리를 바들바들 떨고~ 약해~" 🫠 "다 악 쳐. . . . ."
장어구이를 집어 나에게 들이미는 메이사. 입술을 꾹 다물지만 그런 건 상관 안 한다는 듯이 다가오는 게... 결국엔 입가에 부딪혀 달달짭쪼롭한 양념을 입술에 묻혀댔다. 윽, 으극, 이러면 장어 무너진다고. 원래도 살이 야들거리는 녀석인데 이걸 이렇게...
- 우리 집 장어구이 엄청 맛있다구?
나도 알아, 나도 안다고. 근데 우리 꼭 이렇게 애정행각하면서 먹어야 하냐?! 아버지도 피눈물 흘리면서 보고 계시고 사람들도 있잖아...! 그렇게 버텨봤지만, 가깝게 풍기는 고소한 장어냄새. 거기에 꼬륵거리는 배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결국엔 메이사 젓가락 째로 냠, 먹고 말았다.
자괴감... 아까 그럴 일 없다고 말해놓고서 이런 애정행각이라니 젠장.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이사는 즐겁게 먹기 시작했다. 아니, 모르겠지. 모르니까 이렇게 선생님을 화나게 하는 일을 태연하게 하는 거라고. 센세를 화나게 만드는 천재 같으니라고...!
젠장. 그렇게 나도 식사 삼매경이었는데, 문득 들려온 말에 고개를 들었다.
가리가리군을 다시 사달라고. 나는 잠시 생각하며 입 안의 음식을 넘기고는...
"싫은데."
라고 답했다.
"...가리가리군 가지고 상한 속이 달래지겠냐. 요구할 거면 제대로 해, 하겐다즈 같은 거로." "나 하겐다즈 먹고 싶어."
"그리고 가리가리군은 여러 개 먹으면 배탈 나니까."
아무튼 승낙. 메데타시 메데타시... 겠지?
(*막레입니다~ 정말 고자극 주말을 보냈네요...😌 주중은 이 일상들을 곱씹으면서 보내야겠어요 🫠 히히... 너무너무 즐거웠던wwww)
속일 수 없어wwww 유우가 말이 맞는 거 알면 멧쨔 새빨개져서 부들거리는거 보고 왔어요🤭 wwwwww근데 더 찌우는거냐고요... 살찌면 관절에 안 좋다던데...🫠
그나저나.. 다시 읽어보고서 이번 막레의 가리가리군은 여러개 먹으면 배탈나니까 < 이 부분 저번 일상 토네이도 대쉬가 혼자 가리가리군 먹으면서 한 거 생각나서 멧쨔 룽해진... 토네이도쨩과 프리지아의 대비가 드러나서 무지..뭔가... 히다이주는 천재인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동거지아... 멧쨔가 여친쨩을 진짜 여친이라고 생각할 때의 신경전 같은 걸 보고 싶어졌어요 🤔 멧쨔랑 하도 붙어다니니까 😑 "(넌 대외적으로 내 애인인데) 요즘 프로키온 양이랑 자주 붙어다니네" 하고 미스미씨가 지나가듯 꼽주는 거 멧쨔 어깨에 손 올리고 몸 붙이면서 " 얜 내 사수잖아." 해서 멧쨔가 아 아와와와 😵💫 이게 어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 거지이... 한다던지요 🤭
귀여워...😇 화해한 동거지아도 종종 싸울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 그치만 너무 평화로우면 사람이 자꾸 연애 생각을 하기 마련이니까(?) 메이사의 성공적인 임신튀를 위해 가끔 싸워서 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주는 게 프리지아의 조물주 2로서 해야 할 일 아닌가 하고
멧쨔한테 "우린 그냥 파트너잖아..." 라고 했다가 멧쨔가 빡쳐서 그때부터 복수계획을 시행하는 것도...🫠
사실 그러고 "아니야?" 하고 물어봤겠지만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라는 중...🥺) 메이사는 이미 파트너라는 말만 듣고 🤯 해서 유우가 죽일 생각 복수할 생각 숫돌 꺼낼 생각 하고 있고...🤭 미스미네 집에서 하소연도 하고 따끈하고 좋은 냄새나는 배스밤 풀은 욕조에서 생각 정리하고는 돌아와서
😼 "그래~ 생각해보니 유우가 말이 맞아~" 😸 "그러니까 파트너끼리 협조 좀 해줘" 😼 "지금부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프로키온씨 지금은 저렇게 시골의 평범한 가정주부 행세를 하지만 명관 우마무스메였던데다 아가씨였다는 거죠 어쩌면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세레브 우마무스메일 수도 있었다니... 하지만 지금은 사랑을 위해 부와 명예 모두 버리고 그저 핫한 유부녀가 되었을 뿐이라니 정말이지 뇌의 행복함 버튼이 눌려서 빠지질 않네요 어떻게 이런 아가씨가... 프로키온 어머니에게 담당일진당하다가 메이쨔한테 대시받는 히다이 이 괘씸한녀석을 츠나지바다에 던져버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습니다 큭........... 못참겠다 메이사뱃살쨔무실시..............!!!!!!!!!!!
>>795 남편을 화나게 하는 천재잖아요wwwwwwwww 유우가가 모쏠OOOO처럼 눈 어디다 둘지 모르고 애써 피하는 게 보인wwwwwwwwww 멧쨔가 쇼핑갔을 때 동탄룩 이거저거 더 사면 😳 하면서도 싫다곤 안 할 거 같네요 그치만... 수수한듯 엄청난 그 느낌이 유우가 취적일 거 같고wwww
으.. 으힛.....🙄 갑자기 외가 사람들이 츠나지로 찾아와서 멧쨔라도 데리고 가려고 하고 프로키온씨가 "히다이 트레이너 집에 가있으렴☺️"하고 몰래 내보내는 상상했어요 그래서 유우가네 집에 숨어서 😿몬가 무서운 사람들 왔어... 우리집 빚이라도 있었나..하고 오해하는 멧쨔를 상상한🤭
염치없지만🙄 그 사람들이 유우가네 집까지 찾아와서 문 두드리고 유우가가 멧쨔를 숨겨주는 것까지도 상상해버렸어요 욕심쟁이에 양심도 없어서 미안해요.......
메이사를 스포츠더플백에 넣고 장롱에 쑤셔박는 히다이가 바로 떠오르는데요ww 완전 쓰레기잖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검은 정장 남자들이 방 뒤져보고 갈 때까지 천연덕스럽게 있다가 메이사 백에서 꺼내줄 거 같은데 헉 메이사가 중앙 올 때 가져온 더플백 히다이 거 아님?! 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헉 그거다 멧쨔가 무단으로 가져가버렸던거.. 중앙갈때 들고 가는거죠😏 유우가 처음엔 몰랐다가 나중에 알아채면 좋을 것 같은🤭 멧쨔가 좀 험하게 굴려서(베개 대신 베고 자기, 바닥에 막 굴리기 등등등) 너덜너덜할테니까....😏 바로는 못알아봐도 좋을 거 같아요 히히히...
😼 "하? 내가 무거워진 게 아니라 유우가가 운동 부족이 된 거라구." 라고 가스라이팅하는 멧쨔를 본 거 같아요 그래서 유우가 작심삼일 홈트하면서 멧쨔 등에 얹어놓고 팔굽혀펴기라던가 윗몸일으키기 같은 거 하고... 그러다가 눈맞고 츄츄하는 거겠죠 뭘하든 눈맞고 후히히밖에 안 해... 이녀석들 글렀어...
플랭크하는 유우가 옆에서 깐족거리는 멧쨔가 보여요... 그리고 1분밖에 못했냐고 엄청 킥킥대다가 막상 자기가 하게 되니까 40초만에 엎어져서 유우가한테 역으로 매도당하는것도...🙄 선명해,,,,,,,
츠나지로 도피해온 친구도 없고 가족이랑도 사이 안 좋은 고딩유우가의 과외 선생님이 된 연상 유부녀 멧쨔가 이리저리 구워삶고 행복하게도 해주고 들뜨게도 만들고 잡아먹기도 하고🙄하다가 갑자기 휙 떠나버리는데 몇년 뒤에 우연히 길에서 남편이랑 아이랑 같이 있는 멧쨔와 마주치는 거죠.. 멧쨔 쪽에서 아는 척하고 남편&아이랑 좀 떨어진데서 잠깐 얘기 나누다가 헤어지기 전에 멧쨔가 귓속말로 😸"이거 비밀인데, 사실 저 아이 유우가군의 아이야." 하고 가버린다는...🙄그런 망상을 했을 뿐인데......
누나 진짜 싫어 죽어버려 하다가 멧쨔가 떠날 거 같으면 절뚝거리면서 쫓아가고는 🥺 잘못했어 가지 마... 나 이렇게 만들어놓고 어딜 가려는 거야 평생 같이 있으란 말이야! 하고 훌쩍훌쩍 고함치는 거 구경하면 재밌잖아요 으히...
뭔가 이 연상 메이사 전혀 의지 안 될 거 같고 고딩한테 담배값 빌리고 밥도 얻어먹는 한심한 누나일 거 같은데 🤔 가끔 빠칭코에서 돈 따서 "이거 유우가 닮았다 생각해서 사왔어 히... 가방에 달아주기야?" 하면서 키링 하나 띡 사주는 그런 한심한 누나를 돌보면서 나 없으면 어떻게 살지 이 누나는... 🤔 나 어른되면 결혼하자고 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도망치는 전개를 봤어요
누나가 나 없이 살 수 있을 거 같아!? 라고 하면서도 막상 메이사가 도망치려는 순간에는 혼자서 너무 잘 살 수 있어보여서 훌쩍훌쩍하기 시작하는 청년
화해 전에 그런 담배키스에 익숙해졌다가 🙄 둘이 뭐하는 거야...; 하는 에리카의 진심 경멸에 정신차리는 유우가...🤭 화해 후에는 그 그림처럼 아무렇지 않겠네요 히히... 그 그림 진짜 최고인....wwww 멧쨔주가 말아주는 남캐... 진짜 색다른맛이어서 최고였죠... 😏😏😏
으헤..으히힣.....🥰🥰🥰🥰 저 히다이주가 주시는 멧쨔 멧챠좋은wwwwwwww 정말 최고네요...🥰🥰🥰🥰🥰🥰 이 담배냄새나는 아갓시... 가디건 아니고 유우가 셔츠 걸치고 있는 거 같아서 진짜 매우 룽한wwww😏 이거이거... 했네 했어... 그러고 나서 흡연실 온 거라는 망상이 마구마구 퍼지고 있어요🤭
wwwwwwwwwww맞아요 유우가 셔츠라는 설정인wwwwwwwwwwwwww 여름에는 멋대로 입어놓고 소매까지 유우가한테 걷게 할 거라고 생각해요 😏 유우가는 불평하면서도 부르면 매번 걷어주겠고 히히... 나시만 입고 있는 멧쨔를 볼 때마다 자꾸 골에 눈이 가고 🙄 여름에 새로 입사한 왕코쨩(왜애칭이있는건데어이너누구냐고ㅅㅂ~)이라는 녀석도 신경쓰여서 한 번 입혀준 이후로 버릇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 같아요 뒤에서 볼 때는 비주얼 장난 아닐테고 😏
유우가 멧쨔가 셔츠입은 거 뒷모습 처음 봤다가 엄청 😳😳💦 여기 학교복도...지...?! 하고 생각 많아졌을 거 같은ww
그리고 이건 기우이긴 한데 🙄 저... 벌써부터 유우가가 꾸는 악몽을 구상하면서 엄청 도킷하고 폭주하고 있지 말입니다....💦💦 근데 제가 워낙 호러...더러움...비위상함...부정부패(?)... 암튼 그런 걸 다 좋아하고 좀 기준이 그렇다보니 불호 스위치를 눌러버릴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누구나 이런 취향인 건 아니고 이건 완전 제 개인욕망발산?이니까... 막 억지로 읽지 않으셔도 된단 점 미리 도게자 박고 알려드리며...🙏🙇🙇♂️🙇♀️
>>851 😄 믿고 있었다고 젠장... 감사합니다... 부담없이 재밌게 쓰고 있을게요... 메이사주는 신이고 일대일에서 나와 소통하고 있어......
wwww TV에서 틀어주는 영화보다가 씬이 나오는데 그 앞에서 그런 장난을 치는 걸까나 싶어지네요... 뒤에서는 영화소리 나오고 🤭 앞에서는 좋아하는 애가 유혹하고 있고 🤭 유우가 이걸 참는 거 보니 츠나지 떠나오면서 진짜 사람됐구나 하는 게 실감납니다 뭔가 츠나지 때는 닿아도 응? 뭐가? 음? 그거 전담일걸? 이러고 태연하게 넘겼다면 마구로 사건 이후로(...) 중앙에서는 닿으면 얼굴 빨개지고 미안해 죽겠고 나가죽어야지...🙄 하는 타입으로 바뀌었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게 둘이서 뒷풀이 하면서 유우가가 멧쨔 오기 전에는 엄청난 냉혈한 이미지였다는 거라던가🤔 남들한테 말도 안 섞고 찬바람 쌩쌩 불었다던가 그런 거 듣게 되면 재밌겠네요 🤔 멧쨔는 유우가가 전혀 그런 이미지도 아니고 자기한테는 여전히 능글대고 장난도 가끔 (눈치 보다가) 치니까 신기할지도요
멧쨔가 염소쨩이랑 뒷풀이했단 거 알면 유우가는...🤔 "네 담당도 아닌데 왜 굳이..." "그래도 대신 챙겨줘서 고마워." 하는 뭔...가 떨떠름한 반응일 거 같네요 캐물어보면 😒💦 "담당이랑은 선을 유지하는 게 좋으니까..." 하고 이실직고 해버릴텐데
그리고 저... 일본 사는 친구한테 들었는데 일본 미용실 비용이 엄청 비싸다더라고요?! 이발이 5만원 이런대서 깜짝놀랐습니다 멧쨔한테 잘라달라고 하지 않을까요 유우가...🥺 유우가 머리 빨리 자라는 편이라 매번 미용실 가면 지갑 털려서 멧쨔 간식 못 사줘버려... 멧쨔가 잘라줘야만www
근데 멧쨔도 못 자르면...🙄 둘다 케이크랑 몽블랑 사들고 에리카쨩네 집에 머리잘라달라고 찾아가서 놀고 오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
🤔 "메이사 뭘 했길래 히다이가 이 모양이야?" 🥺💦 "앞머리 잘랐더니 이렇게 가루가 돼버렷어..." 🙄 "히다이는 어둠속성이라 조심해야 한다고... 어쩔 수 없네... 물로 개어서 반죽하자" 하는 실없는 꽁트까지 보고 왔어요
유우가는 멧쨔가 오고나서 중앙센에서의 이미지가 여러모로 망가지겠구나...😏 늘 차가운 선생님이었는데 앞머리 죽쒀서 오고 유골함에 담겨서 오고(?) 놀리면 츠나센 때처럼 츳코미하는 식으로 점점 풀려버리는 전개... 보였다고요... 멧쨔가 와서 유우가에게 생기가 돌아오다니... 룽하다..
라고는 하지만 유우가는 안 웃고 말 안 하면 특유의 싸가지없는 말투도 부각되고 눈매도 불량해 보이니까 🤭 그래서 그런 거겠죠... 하지만 메이쨔 와서 맘고생 많이 하면서도 얼굴 많이 풀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있네요 🤔 미스미랑도 멧쨔가 오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친해질 거 같고...
🫠 히히... 저 그리고 역시...OOOO에서 정색한 유우가 보고 😿한 메이사가 너무 좋았던 게... 클래식 여름에 싸워서 혼나던 멧쨔가 생각나서 유우가가 화내도 응 어쩔~ 하는 mk2쟝이 됐지만 이런 때에는 여전하구나 🥹 싶어서 진짜 좋았답니다 더 많이 울려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어요
>>882 으힉wwww 멧쨔 도망쳐서 단칸방에서 혼자 유우가 생각하면서 😿 oO(유우가... 또 악몽 꾸려나) 😿 oO(그럼 이제 누가 유우가 달래줘야 하지... 에리쨩? 그치만 에리쨩은 그런 거 싫어하는데) 😿 oO(우우... 아니야 이제 에리쨩이랑도 사이 좋아졌으니까 달래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거 싫어어어) 하고 혼자 속앓이하는 멧쨔가 머릿속에 그려져요
에리쨩이랑 전화하다가 우물쭈물 유우가 잘 지내냐고... 악몽 꾸지 않냐고... 밥은 잘 먹고 지내냐고 물어보는 멧쨔... 네 몸이나 잘 챙기란 말야 🥹🥹🥹🥹 안되겟다 결혼해야지..
히히... 으히히...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거야...🤭 유우가 술마시고 자고 일찍 깨서 맥모닝 먹고 출근했다가 주말되면 신칸센타고 멧쨔찾아 삼만리했을 거라 얼굴 반쪽나있을 거 같긴 한데ww 멧쨔 찾아다니려면 잘 먹어야 하니까 밥은... 챙겨먹었을 거 같네요 🤔 멧쨔 찾고 나서는 하루에 12시간 정도 잘 거 같아요 😌 그간 못 잔만큼..
우와 이야 하... 장관이다..........................................감사합니다..........................마음이 씻겨나갓어요.............. 아니 근데 닿아있는 부분 혼자 해상도 높은 게 너무 웃긴wwwwwwwwwwwwww이런 거 저를 진짜 행복하게 만듭니다wwwwwwwwww진짜 싱글벙글 웃은wwwwwwwwwwwwwwwwwwwwww
사실 이번달 그림금지령 때문에 우울한 상태였는데요.......우와........아니진짜..........마음이 살살녹은................ 으..으헉........아름다워................유우가 진짜 해포 세계관에서는 볼드모트한테서 나라 구한 거 아닌가요?! 이정도라면 진짜 나라구했다고밖에 설명이 안되는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w 진짜로... 장관이고 절경이고 감동이 있다......... 거대 멧쨔와 헷쨔의 맞닿은 뱃살 사이에 눌리는 조사병단이 되고 싶네요
헉 그러고보니 그랬죠... 그거도 뒷목 빨간 거 그려져 있는 거 다시 보고 놀랐습니다... 하지만 유우가는 언제나 그런 느낌으로...🫠 말랑쨔보다 뜨끈뜨끈하고 시뻘건 느낌일 거라고 생각해요 혈액순환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그런 체질일 거 같아요 🤭
그리고 유우가는 크리스마스에 강제로 츄츄당할 때 서로 진득하게 합의하에 딥츄츄하는 거만큼이나 두근댔다는 말인 거네요 멧쨔좋아디나이얼 유우가...
wwwww 3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또 시뻘개져서 입 가리고는 😳💦 할 거 같은데 묘하게 짐작은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 크리스마스 때 밖에 좀 돌아다녔다곤 해도 뜬금없이 걸린 감기니까... 하지만 그래도 자는 사이에 츄츄당했다고 들으면 좀 뺫... 이겠죠 자는 동안 츄츄말고도 당했으면서... 유부남까지 됐으면서 고작 그때 그 일 가지고 멧쨔 유난인wwww
...화해한 프리지아가 부부 할인 얻겠다고 놀이공원 갈 때 딱 붙어서 여보 😳💦 자기 😽 하고 있는 거도 보고 싶네요 유우가의 발연기 때문에 들켜버린다고 생각했지만 😏 목의 마킹 보고서 부부 맞네! 😄 하고 바로 통과시켜주는 직원이라던가 이런저런 에피가 마구 떠오르는걸요...🙄
동탄룩 멧쨔가 꽃밭에서 여보~ 😸 하면서 사뿐사뿐 뛰어갔다가 유우가쪽 돌아보는데 어쩐지 진짜 행복하면서도 가슴이 찡해지는 유우가...🫠 이거 진짜 순애네요... 순애입니다.. 그리고 둘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머리 기대고 꾸벅꾸벅 자는 거... 너무 커여운...wwwwww
아 맞아 일과시간에 망상하던 건데요 🤔🤔 멧쨔 학생 때는 유우가가 과로하고 빈백에서 잘 때 귀 만지작거리곤 했지만... mk2쟝이 되고 철도 들고 염치도 커져서(...) 유우가가 시험기간에 녹초가 돼서 퇴근하자마자 침대에서 잠들면 🫠 잡아 먹고 싶다... 하다가도 꾹 참고 저녁 만들고서 유우가 깨워주려나 싶었답니다 히히...
유우가 감동 받아버려... 🥹 뭐 원하는 거 있어? 고마우니까 출제 끝나면 사줄게 😌 하는 유우가한테 속닥속닥 😽 "끝나고 하루 종일 후히히 하자" 하는 멧쨔를 본 거 같아요... 하지만 막상 출제 기간 끝난 날에 유우가가 긴장 풀려서 푹 자버리고 멧쨔를 소박맞혀버리는 아쉬운 일이 생길지도 싶네요 🤔 약속까지 해놓고 더 이상 못 참아 😿 하는 멧쨔가 이번엔 자는 유우가를 정말 장난감으로 써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엄한 상상이...🤭
😌 "백허그하면 팔이 위 아래 뱃살에 감싸이는데 그게 느낌이 최고라고..." 🙄 "..." 😏 "허리 잡을 때도 엄지를 꾹 잡아주는 쿠션이 있단 게 또 얼마나 최고야. 등쪽은 살이 적으니까 잘 미끄러지는데." 😌 "팔뚝살도 심심할 때 안주처럼 조물거리기 최고지..." 🙄 "유우가가 저질이라는 건 충분히 알았으니까 이제 됐어..."
😾 "이 헨따이..." 하면서도 군것질은 계속하는거구나🤭 하긴 클래식이랑 시니어때도 멧쨔는 군것질 좋아했으니까요😏 mk2가 되고 식단제한도 없어졌으니 마음껏 먹고 포동포동해지겠지... 그러다 살찐기미 제대로 걸려서 🙄💦좀 심한가.. 하고 다시 운동하는 멧쨔.. 하지만 유우가가 해주는 당근맛탕은 참을 수 없었고...🫠 결국 실패하는데...(?)
유우가 이게 더 사이즈 맞을 것 같은데😽 하고 자기 돌핀팬츠를 내미는 멧쨔를 상상했어요.. 즐겁네요🤭 미스미랑 같이 쇼다이의 옷을 사러 가보고 싶다..🤔 미스미쨩은 정석적이거나 기능적인 그런 옷을 골라줄 것 같아요 멧쨔는....🙄 와 이런거 내밀면 유우가 개싫어하겠지~ 꼭 입혀보고 싶다~😸하고 엄청 귀여운 걸로 골라버릴 것 같고...🙄
멧쨔랑 미스미가 의논하는 동안 유우가 잠들었다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다가 할 거 같단 말이죠 그게 초딩의 몸이라는 거니까 😏 커피 못 꺼내서 까치발 서서 부들거리는 유우가 보고 🥹한 멧쨔가 도와주려고 갔는데 자기도 손이 안 닿아서 결국 둘다 미스미한테 🥺🥺 하고 있는 걸 봤어요
유우가 초3정도일 때도 키 커서 140센치는 됐을 거 같은데(초6때 168 정도였을듯...) 멧쨔보다 은근하게 작아서 자존심상해할 거 같아요 히히... 결국 유우가의 의견까지 반영해서 셔츠에 반바지 니삭스라는 정석적인 조합으로 돌아다니게 되는데 점점 키가 커지기 시작하는 게 보여서 😵💫🙀😨 어...?! 하고 집으로 후닥닥 달려가는 것도 보인wwww
미스미쨩😑이런 표정으로 꺼내줄 것 같단 말이죠🤭 이히히히... 이 셋의 콤비도 무지 좋네요..
히또미미의 달리기로는 늦을 것 같아서 멧쨔가 유우가를 들쳐업고 뛰는 것도 본wwwwwwww으힛wwwww 그러다가 결국 제때 못맞춰서 길거리에서 옷이 뚜두둑해버리는 개그도 좋지만🤔 유우가의 사회생활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 같으니... 아슬아슬하게 현관문 통과하는걸로 해야겠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연애 경험은 없다. 어릴 때부터 정해진 혼약자가 있기도 했고, 레이스나 학업에 열중했으면 했지 그런 쪽으로는 관심도 그다지 없었고. 없었다고 할까, 흥미는 있지만 그런 흥미는 만화나 영화 정도로도 충분히 해소되는 쪽이었으니까. 그래서 연애에 대해서는 완전 쑥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상태에서 연애를 생략하고 바로 결혼으로 건너뛰었으니까, 뭐랄까, 이런저런 실전경험도 없고 지식도 좀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래도 알고는 있거든요!! 신혼여행 첫날밤에 뭘 하는지 정도는...!! 그래서 그,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결혼 전날, 아니 당일까지도 각오를 엄청 했는데!
—했는데,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안 풀고 잠부터 자고 그대로 저녁을 먹고 다시 잔다는... 신혼여행 첫날밤을 전부 잠으로 소비한다는 엄청난 전개가 되어버렸다고 할까. 앗 그 물론 이건 그냥 정략결혼 같은 거니까... 그러네.. 생각해보면 식이 끝나자마자 바람 피워도 된다고 했고... 부부간의 의무..그... 그런 걸 하는 것도 별로라는 뜻일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걸지도... 여러가지로.....
"...하아..."
그런 연유로 이튿날 아침, 다소 침울해진 상태로 일어나 창 너머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겨있는 것입니다. 설마 오늘도 하루종일 잠으로 보내진 않겠지.. ....맞다, 그러고보니 수영복, 아직 안 샀는데. 아무리 그래도 학교 수영복은 아니지 싶어서 챙겨오지도 않았으니까, 수영복을 안 사면 저 드넓은 바다를 그냥 멀뚱멀뚱 보기만 해야하는데. 가, 가는 김에 다른 거 쇼핑해도 좋으니까... 말이나 꺼내볼까.
"저, 저기이— 오늘은 쇼핑하러 가지 않으실래요?"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그, 수... 수영복도 그, 사야하니까..."
아직 침대를 벗어나지 않았을, 유우가씨를 돌아보며 슬쩍 말을 꺼냈다. ...저기-라고 부른건 그, 아직... 유우가씨도 당신도 여보도 입에 잘 안 붙어서.... 부끄럽다고 할까 어색하다고 할까....
우리의 신혼여행 첫날 일과. 안 씻은 와이프 껴안고 쳐자기. 밤에 룸서비스 시켜먹고 별로라고 하기. 술시켜서 마시고 또 자기. 왜 이렇게 방탕한 삶을 살았냐고 하면 그야 졸렸으니까. 게다가 오랜만에 일에서 해방돼 개운하게 자고 나니까 식욕이 엄청 돌던데. 그리고 배부르게 먹고 나니까 취하면 기분 딱 알맞게 좋을 거 같아서 술도 마신 거지. 인간의 3대욕구 중 두개 채웠다고.
마지막 하나는 어쩔까― 일단 좀 더 자고 생각할까. 우리 와이프 한숨 쉬네. 남편이 외롭게 해요? 왜 그렇게 고자극 한숨을 쉬십니까. 치근덕대고싶당. 그렇게 게으름부리고 있던 나에게 들리는 깜짝 놀랄 소리.
- 자기이―
물론 '저기' 겠지. 잘못 들은 게 뻔하다. 그야 저 쑥맥이 그런 말 하고서 가만 있을 사람은 아니지 않나. 엄청 새빨개져선 몸 비비 꼬고 있을 걸. 아무튼 그래서 용건이 뭐라고? 수영복 사자고. 아, 그랬지. 학교 수영복은 좀 아닌 거 같다고 내가... 내가 말했지. 귀찮은데... 하지만 남자가 자기 입으로 말한 거 안 지키면 찌질해뵈고. 하지만 마음이 안 동해......... 귀찮은 티를 팍팍 풍기던 나는 결국 뇌에 힘이 빠진 게 분명한 발언을 내뱉었다.
"음..."
"침대에서도 입어주면?"
그리고 한바탕 소란이 있었고. 결국에는 쇼핑센터에 도착했다는 말입니다. 딱히 진심은 아니었어요? 나는 수영복 코너에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하나 집어서 와이프에게 보여줬다. "이거 어때?" 하고. 원피스 수영복이긴 한데... 등도 가슴도 깊게. 아주 깊게. 그렇게 파인 호피무늬 수영복. 올드하지 않냐고? 하긴 저 젊은 얼굴에 매치 시키니까 생각한 느낌이 안 나오네.
또 뒤적거리다가 꺼내든 건 리본으로 묶어서 입는 비키니. 면적은 무난하지만 리본을 당기면 금방이라도 풀어질 거 같은 느낌이 좋다.
치, 치, 침대에서 입는 옷이 아니잖아요!!! 하고 한바탕 난리를 친 후에야 쇼핑을 하러 올 수 있었다. 으, 으으.... 대체 뭐냐고 그 발상은!!! ...그래. 어쨌든 쇼핑하러 왔으니까 됐어. 됐다구. 조금 전의 난리통은 잊기로 하고, 일단 수영복 고르는데에 집중하자. 적당히 무난한 느낌인 그런 거 없나~ 하고 둘러보다보면, 유우가씨가 수영복 하나를 들고 보여준다.
"햣! 이, 이, 이건 너무 좀 그렇잖아요?!"
너, 너, 너무 깊게 파였어!!! 거기에 호피무늬라니 너무 요란해!!! 고개를 빠르게 젓는 것과 동시에 유우가씨도 다시 수영복을 원위치 시켰다. 응. 역시 아니지 저건. 그리고 다음으로 유우가씨가 들고 온 건.. 앗, 이건 좀 귀여울지도...! 리본 귀엽네~ 면적도 이 정도면 괜찮고. 너무 깊게 파이지도 않고, 적당해. 응 이거 좋다~
"앗, 이건 마음에 들어요. 적당한 느낌이라 좋네요."
일단 후보로 넣어두자. 수영복을 받아들고 잠깐 손에 든 채로 다른 것도 뒤적여보긴 하는데... 음... 영 마음에 드는 게 없단 말이지. 왜 이렇게 깊게 파이거나 면적이 적거나 한 것들 뿐인거야. ...아니, 내가 학교 수영복에만 익숙해져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으음...
"으음... 다른 건 그닥 마음에 안 드는데.... 일단 이것만 살까요. 아, 맞다. 선크림도 사야겠고... 모자도 하나 살까요, 햇빛이 강하니까요. 유우가씨는 모자 챙겨오셨나요?"
일단 이 수영복은 계산해야겠다. 계산대로 들고가서 계산하다보니 선크림도 모자도 사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사는 김에 유우가씨도 모자가 없다면 같이 사는 것도 괜찮겠지 싶어서. 그래서 아직도 수영복을 둘러보고 있는듯한 유우가씨를 돌아보며 그렇게 물어봤다.
"사이즈 맞는지를 봐야 할 거 아냐. 수영복인데 컵이 안 맞으면 너 풍기문란으로 잡혀가."
아니, 절대로 좀 이거저거 입혀놓고 관람해볼 생각은 아니고요. 계산대로 쫄랑거리며 가는 녀석의 어깨를 잡고 탈의실로 집어넣었다. 그러면서 둘러보다 보니 오, 이거 뭔가 밋밋한데 그 느낌이 좋은걸. 이것도 입혀볼까나 하고, 거의 다 입었을 탈의실의 커텐을 젖혔다. 남자는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환복하고도 남지. 그렇게 열었을 땐...
"...미안."
내가 앞에 가리고 있었으니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못 봤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남편이야 뭐 맨날 볼 사이고. 같이 욕조도 들어갈 사이인데.
...그나저나 꽤 괜찮았지... 사이즈가 안 맞는지 좀 끼는 느낌이 또. 음. 괜찮았어. 내가 혈기왕성한 모쏠OOOO 젊은이도 아니고 이런 거에 일일이 동요하진 않지만, 그런 걸 감안하고서도 꽤... 좋았다는 소리다. 손댈 생각 없었는데 조금 입이 마른다.
그렇게 또 앞에서 발을 탁탁거리며 기다리다가, "이제 열어도 돼?" 하고 커텐을 쬐끔, 손가락으로 조금 당겼다.
계산을...! 카드를 내밀려다가 그대로 어깨를 잡혀 탈의실로 끌려갔다. 그, 그, 그치마안.... 뭔가 부끄러운데에....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니까. 그래. 입어보는 것도 좋지. 풍기문란으로 잡혀가는건 잘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안 맞진 않을 건데..... 그렇게 밀어넣어진 탈의실에서 일단, 일단 입어보기로 했으니 옷을 벗어야겠지... 우물쭈물하면서 갈아입고 있는데
아직, 갈아입고 있는데 커튼이 열렸다.....
"————??!?"
너, 너, 너무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가리고, 그, 너무 놀라니까 소리도 안 나와서 무음으로 비명을 지르고.... 그... 앗 으 앗, 아으으... 어, 어, 어쩌지이...... 시집 다 갔어... 이미 결혼했긴하지만....... 너무 부끄러워. 거울에 머리를 쾅쾅 박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더 이목이 쏠리니까아... 으으..... 결국 눈물을 머금고 그냥 마저 갈아입는 수밖에 없었다. 지, 진짜아... 너무해애.... 그냥 안 입고 사갔으면 이럴 일 없었는데에....
"......................그, 으으... 네혜....."
어쨌든 다 입고서 거울을 한 번 본다. 리본이 포인트인 귀여운 느낌의 수영복... 앗, 살짝 끼네.... 움직이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런 수영복을 입고 얼굴이 삶은 문어보다도 빨갛게 달아오른 거울 속 나를 보다가 한숨을 푹 쉬고, 열어도 돼냐는 말에 대답하며 이미 조금 당겨져 있는 커튼을 머뭇거리면서 열었다. 앗, 너무 부끄러워서 발음이 새버렸어. 부끄러워....
"그으.. 어떨까요....? 이,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좀 눌리는 부분도 있지만.. 움직이는데 지장은 없고요.."
마음같아선 몸을 뒤로 빼고 얼굴만 쏙 내밀고 싶은데, 어떨까요?하고 물어본 이상 그럴 순 없어서. 한 손으로 커튼을 꽉 쥐고서 열심히 그, 가리고 싶은 마음을 참고서 잘 보이게 등을 펴고 서야했다... 으... 으으..? 어쩌다 이렇게 됐지?
입맛을 다시며 "좋네." 라고 답한다. 메이사 마음은 저거로 이미 기운 거 같고, 난 그럼 뭐 이거저거 둘러볼까나... 하며 슥 여자수영복을 다시 체크했다. 내 거 안 사냐고? 안 사 안 사. 그냥 신발벗고 놀다가 햇볕에 옷 말리지 뭐. 안 마르면 꼬붕 거 벗겨서 입으면 된다.
'어라, 이거.'
그렇게 차락차락차락, 수영복 옷걸이를 넘기고 넘기고 넘기다 발견한 것. 탈의실 쪽을 바라보고, 수영복을 바라보고,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뭐 어때 나 돈 많다고. 까이꺼 사지 뭐. 안 맞으면 스낵바 아가씨한테나 던져주면 돼 (너무한 발언)
그렇게 자기만족용 수영복을 아내 몰래 하나 사고, 카운터에서 선글라스를 이것저것 써보며 장난치고 있었다. 아내가 나왔을 때 나는 외계인 선글라스를 쓴 채였고, 웃겨하는 거 같길래 그것도 그냥 하나 샀다.
그리고는 챙넓은 모자라던가, 저녁 때 추울 테니까 같이 입으라고 여름풍의 하늘거리는 셔츠도 하나 사주고. 선크림 안바른다니까 기절을 하려고 하길래 따라가서 사자는 대로 하나 사고. 선글라스도 둘이 세트로 보이는 거로 하나 샀다. 커플같아 보인다고 하니까 또 새삼 부끄러워하더라. 그러고 쇼핑센터를 나오면 금방 오후가 됐다. 바다로 가면서 조금 고민하다가 밑밥을 깔았다.
유우가씨도 좋다고 하니까, 역시 딱인가봐. 좋아. 이걸로 사자. 다시 커튼을 치고 갈아입고 나오면, 어째선지 외계인 선글라스를 쓴 유우가씨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풉 웃어버렸다. 아니이, 상상도 못한 모습이니까 어쩔 수 없었어. 수영복을 계산한 다음엔 모자, 저녁에 걸칠 셔츠에 선크림, 선글라스도 세트로 하나. 어쩐지 커플같네.. 커플 맞지, 결혼도 했는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유우가씨가 커플같다고 말을 해서, 얼굴이 또 엄청 빨갛게 됐다. 서, 서, 설마 내 마음의 소리가 다 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무슨 만화도 아니고....
"조금 그런 일도 있긴 했지만, 재밌었네요~"
역시 쇼핑은 좋구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네! ...조금 부끄러운 일도 있었지만 그건 잊을거야. 응. 잊을거라고. 잊어! 혼자 속으로 왁왁거리며 부끄러운 기억을 지우려고 애쓰다보면, 옆에서 오늘 돈 많이 썼다는 말이 들렸다. .......그....건 그렇죠....? 유우가씨가 든 쇼핑백은 전부 내가 산 물건들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으윽....
"아, 아하하... 그, 그러게요... 조금 많이 사버렸나...." "네? 부탁이요?"
.......뭔가, 불길해... 하지만 오늘 진짜로 쇼핑 많이했고, 돈도 꽤 많이 썼고. 그런 주제에 '하? 거절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부탁이... 뭔지 물어보는 정도는 괜찮으려나...?
"어, 어떤.. 어떤 부탁인데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최선을 다할게요!"
그래. 무리한 부탁을 받았다가 뒤늦게 으엥 못하겠어요....하는 것보다 미리 물어보는게 낫지! 두 손을 가슴께로 올려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해보자. 쓴 만큼은 갚아야 하는 법이니까!
좋아, 수락했다. 이 아가씨 자기 앞날을 스스로 꼬는 재주가 있어. 옥장판이라던가 항아리라던가 사버리지 않게 조심해야겠는데. 어쨌든 이쪽한테는 좋은 일이다.
"뭐어~ 거창한 건 아니고~"
쇼핑백 안에서 꺼내는 건... 그래, 면적이 터무니 없이 작은 비키니. 와이프 사이즈라면 진짜 간당간당하겠지.
"이거 입어줘. 바다에서도 숙소에서도 괜찮으니까."
바깥사람들에게 보일 바엔 숙소에서 입는 게 당연하겠지. 아까 살결도 보였고 그쪽이 훨씬 덜 부끄러울 거다. 답은 정해져 있는 선택지인 거지. 새빨개진 와이프의 얼굴을 감상하는 시간을 잠깐 가진다. 허둥지둥하는데 너무 더듬어서 뭔 말인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역시 그건 너무 외설적이라던가 풍기문란아니냐던가 대체 언제 산 거라던가 그런 말이겠지. 그리고 나에겐 일축시킬 필살의 한마디가 있다.
"최선을 다해준다며?"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하하. 어린 와이프란 건 정말이지 좋은 문명이구나. 진짜 재밌네 이거.
"걱정마, 그런 거 입었다고 손대고 하는 저질은 아니니까. 그냥 입어주면 이쪽에서 알아서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할게."
그리고 유우가씨가 내민 것은 수영복이었다. 어, 이거 아까 내가 산 거 아닌데...? 내가 입었던 것보다 면적이 더 적고, 진짜 아슬아슬하고, 이게.. 수영복으로서의 기능이 있나 싶은........
"—햣?! 아? 으아?! 이, 이, 이게 뭣...?!" "아, 아,으아?! 자, 자, 잠깐만요 이, 이 이런 건 무리에요 긋 넛 너 너무! 읏!?" "ㄱ, 그러니까아 그건 너무 외, 외, 외설졋! 햣, 아니 외설적이고오!!! 무리!! 무리라구요!!! 그 그보다 대체 언뎨, 언제 산 거에요?! 아까 제가 산 건 다른 거잖아요?!"
너무 당황해서 혀를 자꾸 깨물어가면서 따져보는데, 그걸 전부 한마디로 일축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괜히 내뱉은 내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돌려주는 걸로... 네.. 완전 참패해버렸습니다.
"......그, 그거언...... 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이라고 했는데에...." "...넷?! 사, 사진?! 사진이라니 그건 진짜 무리!안돼요!!무리라고요!!!! 진짜 그건 싫어요!!!"
하? 사, 사, 사진이라고?! 사진을 왜 찍는데요?! 그냥 입는 것도 부끄럽고 입은 걸 보이기만 해도 죽고 싶을 것 같은데 이건!? 근데 사진까지!?!??! 사진도 남긴다고?!?!?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마구 저었다. 아니아니 무리무리무리 진짜로 무리이이!!!!
"다, 다, 다른 거, 다른 걸 하게 해주세요오..... 진짜로 무리니까아...."
필사적으로 애원하긴 하는데, 솔직히 먹힐 것 같단 생각은 안 든다. ....이것이.. 절망이라는 감정...... 그렇게 난리를 치는 사이에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 ....아, 안돼.. 이대로 방에 들어가면 끝장이야..... 그냥 저항도 못하고 입고 감상도 당하고 사진도 찍혀버린다고오....
....그건 다 돼는데 왜 손은 안 대겠다고 하는 거지...? 생각해보면 신혼여행이니까, 부부니까... 물론 계약상으로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부의 의무는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데—가 아니라 지금 이 생각을 하면 그냥 완전 변태같잖아!!!! 그만해 그만!!! 다급하게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푹 숙였다. 으으..... 진짜아....
하하하. 역시 무리였나. 드릴처럼 고개를 저어대는 아내...뭔가 더 밀어붙이면 하게 해줄 거 같은데, 그랬다가 결혼한 지 한달만에 "그쪽에서 너랑 있는 게 무섭댄다. 뭘 했길래 그러냐? 숙려기간 가지고 절차 밟아서 이혼하자. 그리고 그쪽 딸은 네 동생이랑 결혼시키면 되겠지." 하는 결과가... 이런 ㅅㅂ 생각하는 거만으로 각혈할 거 같네. 그렇게는 절대 못 두지.
...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재앙의 주둥아리가 가만있질 못하네요. 입으로만 좀 놀리다가 이 수영복은 서랍장 어디다 넣어놔야겠다.
"음~ 그러면 이거만 아니면 뭐든 좋다,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
이야~ 더 위험한 뜻이 돼버렸네~ 저 바보같은 아가씨는 그걸 알랑가 몰라. 일단 좀 소프트한 거로 선정은 해주겠지만.
"그럼― 원래 수영복 입고 베로츄라던가."
키스 정도는 뭐 어때~ 해도 안 닳아 안 닳아. 오히려 잘 배워놓는 게 중요하다고.
"아까 셔츠만 입고서 숙소에서 생활한다던가."
으햐~ 상상만해도 이거 즐거운데. 얼굴이 펴는 게 느껴진다.
"나―중에 학교 수영복 입은 여보를 사진 찍게 해줘."
셋 중 아내가 고를 거로 생각되는 건 역시 학교 수영복이겠지. 나중에로 미룰 수 있는 건 강력하다고. 학교 수영복도 강력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