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줘~ 라는 의미로 벌린 팔을 잡아서 일으켜주는 유우가. 으으... 그래...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오.... 납득과 체념은 빠른 편이지만 이런 일은 납득하기도 싫고 체념하기도 싫은데에... 물론 일으켜달라고만 말했지만! 말엔 속뜻이라는게 있잖아! 눈치 채라구!! 나 삼관도 놓치고 1착한 애한테 티배깅도 당하고 여러모로 마음이 지금 안 좋단 말이야... 눈썹을 한껏 끌어내리고 눈을 치켜떠서 유우가를 빤히 바라본다. 입이야 뭐 말할 것도 없이 입꼬리가 처져있고. 영락없는 울상이겠지.
그리고 효과가 있었는지, 품에 안겨서 등 톡톡이랑 쓸어내리기를 받았다. 으힛, 이거 좋아~ 귀와 꼬리가 살랑살랑 움직인다. 솔직히 개별 대기실이었다면 좀 더 이것저것(키스만 빼고) 요구했겠지만, 아쉽게도 여긴 공용이라 다른 아이들과 트레이너들의 시선도 신경쓰이니까... 유우가의 품은 따스하구나아. 떨어지기 아쉬워서 한번 더 얼굴을 부비려는 그 순간 떼어놓아졌다. 우웃, 왜 이 타이밍에... 아까 전의 울상을 다시 소환한다.
"에우우...." "! 지, 진짜지?! 나 완전 열심히 하고 올거니까!"
라이브를 잘 끝내고 오면 나머지도 해준다고? 나머지라는건, 내가 얼굴 부비는 것도 포함이고 다른 이것저것도 포함인거지?! 유우가가 약속하지 않은 이런저런 것까지 순식간에 상상해버리고, 조금 달아오른 얼굴로 힘차게 외쳤다. 나 진짜 열심히 하고 올게!!!
"나, 나 힘내서 라이브 하고 올테니까!! 좀 있다가 봐, 유우가!!!"
조금 전까지 힝잉잉😿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로 대기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야호! 얼른 가서 리허설하고 라이브 뛰고 와야지!!
시니어 산마캔 위닝라이브, 내 레이스 인생 중 가장 활기차고 열정이 넘치던 무대였다. 1착인 토네이도 대쉬가 '질렸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내가 1착이라도 된 것마냥 엄청 열심히 했다니까. 그나저나 토네이도 대쉬는 나한테 티배깅하던 기세는 어디가고 그렇게 풀이 죽어있었는지. 위닝라이브를 보던 팬들도 의아하단 얼굴이었다고.... 아무튼 그렇게 대망의 위닝라이브가 끝나고, 나는 약속했던 것을 받기 위해 성큼성큼 대기실로 걸어갔다.
"——유우가! 위닝라이브 봤어? 잘하고 왔지?"
문을 열고 바로 유우가를 찾아서 후다닥 빠른 걸음으로 향했다. 약속했던거! 아까 나머지도 해준다고 한 거! 얼른!
메이사의 위닝라이브는 정말이지 눈부셨다. 아까 잔뜩 울상을 지었던 녀석 맞나 싶을 정도로 미소까지 완벽했다. 1착보다 빛나는 2착이었다고. 그걸 알아서인지 토네이도 대쉬는 라이브도 설렁설렁하고, 무대에서 내려올 때부터는 기분이 완전히 꼴아박힌 듯 했다.
...내 애 아니니까 알 바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메이사는 딱 봐도 얼굴에 화색이 돌고 눈이 반짝거려서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호르몬이 숨풍숨풍 분비되는 시기의 여자아이란 무섭다. 진짜로. 그리고 첫빠따로 대기실에 들어와 당당하게 요구하는 모습에 나는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 너 나 이러려고 만나니 메이사...!!!!!! '
그래도 약속한 건 나니까. 일단 따끈따끈한 메이사를 껴안긴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키스는 아웃이라고 내가 정해두기도 했고, 아까 등 도닥거리기는 했으니까... ...이런 건전한 건 내 전공이 아닌데...
나는 마치 모쏠OOOO라도 된 것처럼, 어색하게 헤매는 손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는 일단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이, 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지...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손은 어깨랑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꼬리뼈까지 닿는다. 이랬다가 메이사에게 걷어차일 뻔한 적이 있는(클래식 시즌 때였지만) 나는 퍼뜩 손을 떼고는, "아 실수실수. 미안. 화났어?" 하고서 얼굴을 내려다 보려고 했는데, 정수리만 보이고 잘 보이진 않았다.
...괜찮은 거겠지. 아니, 그보다 더 이상 헤매면 모쏠OOOO이라는 메이사의 의혹에 힘이 보태져버려...!
결국 나는 메이사의 양 뺨에 손을 얹고 문질문질도 하고, 마치 강아지 어르듯이 손가락으로 머리칼 속까지 손을 넣어 와삭와삭 귀뿌리도 긁어줬다. 땀에 젖은 머리칼이 손에 잔뜩 엉기지만 딱히 지저분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맨날 보는 게 땀에 젖은 메이사기도 하고.
꼬옥 껴안긴 상태에서 어떤 걸 받으려나~ 하고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으면, 일단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으히히, 이거 좋단 말이지~ 눈을 감고 음미하고 있으면 슬금슬금 어깨에서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꼬리 뿌리까지 스으윽 내려가있었다. 으, 으으왓.... 어쩐지 오싹한 느낌이 들어 잠깐 꼬리가 빳빳하게 세워졌다가 스르르 내려갔다. 이거 비슷한 일이 클래식 시즌에 있었는데, 그땐 놀라서 걷어차버렸었지. 다행히 미수로 그쳤지만, 유우가의 민첩이 5 정도만 낮았어도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었겠지 그날.... 아무튼, 실수라면서 화났냐고 묻는 말엔 그냥 고개를 파묻은채로 저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더 해도... 좋은데.... 더 해주진 않는구나...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다음은 뺨을 문질문질. 양뺨을 동시에 잡혔을 땐 설마 키스!?하고 좀 두근거렸는데 그냥 설레발에 그쳤다.. 칫. 그리고 귀뿌리를 복복복 긁어주는 그거어어어... 최고야아아.....
"아우우우..... 죠아아...."
너무 좋아서 뇌가 녹는다아아.... 흐물흐물해진 대답을 그대로 꺼내면서 유우가한테 폭 기댔다. 응, 역시 좋아.... ....그나저나 그렇게 귀까지 쓰다듬 당하고 보니, 이제와서야 땀투성이 상태라는 걸 자각했다. 뺘...뺘아앗....
"...엣, 아, 그... 여, 역시 땀투성이니까.... 이쯤할까...?" "유우가까지 축축해져버리니까...."
하지만 역시 아쉬우니까, 조금 미적거리다가 슬그머니 유우가에게서 몸을 떼었다. 우우, 머리카락 엄청 젖어있었네.... ...이런 상태인데 유우가한테 쓰담쓰담받고 귀까지.... 으으으으..... 뒤늦게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여, 역, 역시 씻고나서 하는게 좋았을텐데. 오늘은 왜 이렇게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많지.....
"...그래, 나머지는 샤워하고 나서 하자. 오늘도 뒤풀이 할 거지? 유우가네 집에서?"
뒤풀이라고 쓰고 야키니쿠 파티라고 읽는 그거. 항상 유우가네 집에서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하겠지! ...아니.. 이번엔 1착 아니니까 패스려나....
마침 딱 좋게 다른 녀석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대기실로 오는 소리가 들린다. 슬슬 관두길 잘했네. 이제 메이사에게 내놨던 공약도 이행했겠다 마음 놓을까나. 그렇게 생각하며 소파에 앉았을 때, 메이사가 하는 말에 나는 굳어버렸다.
- 나머지는 샤워하고 나서 하자. 유우가네 집에서.
좀 악의적인 편집이 들어가지 않았냐고? 아니 아니, 남들이 듣기엔 딱 이랬다고.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녀석들의 눈이 이쪽을 향했다가, 메이사의 이야기에 귀를 움찔거리는 걸 봐버리고 말았단 거지.
그러니까 방 안에 머뭇거리며 들어온 녀석들에게 우리들이 어떻게 보일지란 그런 거다. 나는 온통 메이사의 땀냄새를 몸에서 풍기고 있고, 둘이서 대기실에서 껴안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샤워하고 내 집에서 하자는... 으, 아 아아아악 아니 물론 하긴 했지만?! 키스는 했지만요 그건 제 의지가 없었고 억울하달까 저희 아 무 일 도 없 었 다 고 요 ! ???11!!?
하지만 이쪽에서 애써 눈을 피하는 우마무스메 녀석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당시 나와 메이사는 거의 츠나센에서 암암리에 '했네 했어...' 정도의 느낌이었다고 한다. 나는 반쯤 공식적인 메이사의 깔이었다고.
하지만 그걸 몰랐던 나는 몸을 뻣뻣이 굳히고는 "아, 으 응 그치! 야키니 쿠구워 먹어 야지~ 나엄 청 비싼고기사 뒀다고? 기대하라고하 하핫." 하며 제발 얘들아 오해하지 말아다오하는 해명을 했지만 우마무스메들은 도란도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뿐 이쪽에는 어떤 관심도... 크으으으읏....
*
그래서, 메이사를 스쿠터 뒷자리에 태우기 전에 나는 헬맷을 줄락말락하며 약속을 받아내기로 했다.
아, 다른 애들도 왔네. 슬슬 이동해야겠구나~ 묘하게 시선을 피하거나, '이녀석들 또 했네 했어'같은 표정으로 힐끔거리는 아이들에게 묘하게 도야가오를 해보이며 대기실을 나섰다. 아니이~ 딱히 뭘 한 건 아니고 그냥 나데나데 받았을 뿐인데 저쪽이 멋대로 오해한거잖아~? 난 아~무 잘못 없다구? 굳이 해명하려고 들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 뭐 이걸로 소문이 쫙 퍼지면 유우가를 노리는 녀석들이 더 줄어들테니까 나야 얼마든지 오케이기도 하고~
그래서, 스쿠터에 타기 전 헬멧을 줄락말락 하는 유우가의 말에 나는 또 대 실 망 해버렸다는 것이다.
"어, 어, 어째서어...." "그보다! 이번 건 유우가가 먼저 해준다고 했던 거잖아!! 난 그냥 받았을 뿐인데."
너무해, 어째서 그런 말을.... 이제 나는 뭘 위해서 뛰면 되는 건데(농담이지만)
"므으으.... ....알겠어. 대기실에선 안 할게..." "대신 다른 곳에서는 해도 된다는 거지? 분명히 대기실에서는 하지 말자고만 말했다? 무르기 없어!"
뭐, 따지고 보면 부실도 있고, 유우가네 집도 있고, 우리집도 있고(?) 대기실이 아니어도 나데나데라던가 꼬옥 안아주기라던가 할 수 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많으니까! 대기실에서는 금지라는 말을 훌훌 털어버리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헬멧 줘, 빨리 가자."
낚아채듯 헬멧을 받아서는 푹 눌러썼다. 그리고 유우가의 등을 꾹 안으면서 뒷자리 탑승 완료! 출발하자구~
칫, 복도를 눈치채다니... 오늘 유우가 좀 똑똑하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은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동안 날려버렸다. 뭐어, 직접 달리는 것도 꽤 빠르지만 이것도 좋다니까. 그렇게 도착한 유우가의 집에 자연스럽게 들어서서, 일단 샤워를 하려면 갈아입을 옷이 있어야 하니까... 어디보자. 속옷은 가방에 여분이 있고, 반바지는 두고 갔던 게 세벌 정도 있는데..아, 찾았다. 그리고 티셔츠는 항상 그랬듯이 유우가 것을 하나 빌리고. 응. 이걸로 완벽해! 그렇게 주섬주섬 챙겨서 욕실로 들어가려다가, 잠깐 중지라는 말에 멈췄다. 에? 갑자기? 혹시 수도 망가졌나?
티셔츠 입어도 된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고? 그래 알겠어. 그대로 티셔츠만 빼서 바닥에 툭 던져놓고, 그대로 내가 입고 있는 체육복 상의를 스르륵 들어올려 벗으려고 했는데—— 역시 감이 좋은 유우가. 다급하게 취소니 그냥 자유이용권이니 하면서 수습하려는 유우가를 보고 히-죽 웃었다.
"아냐~ 나도 너무 자주 빌려 입는 것 같아서 좀 미안했고~" "근데 땀투성이인 옷을 다시 입는 건 좀 그러니까~ 속옷이랑 반바지만 입어야겠다~ 지금까지 미안했어 유우가~"
물론 티셔츠는 주워서 입을 거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놀리고 싶어졌다.
"근데에~ 유우가네 집에서 속옷차림으로 있었다고 하면 파파가 유우가 죽이러 오겠지~?"
스르륵 올리던 옷은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멈춰있었다. 자아, 어쩔까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땀이 식어서 으슬으슬해지기 시작했다. 으, 으으... 역시 가을은 좀 쌀쌀하네....
"—라니 농담이야. 혼인신고서도 안 냈는데 유우가가 전기톱에 반으로 갈라지면 큰일나니까 절대 말 안한다구?" "그럼 자유이용권 잘 쓸게~ 티셔츠 빌린다?"
바닥에 던져둔 티셔츠를 집어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내가 들어간 후에 유우가가 뭐라고 할 지 궁금해서 귀를 좀 쫑긋 세우고 있다가, 역시 추우니까 빨리 뜨신 물을 틀어서 몸을 데웠고.
왜 불안한 느낌은 틀리질 않는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악당같은 눈빛으로 변하더라. 그걸 보자마자 아차 싶었지. 도게자까지 박아가며 애원했지만 딱히 효과는 없었는지 웃옷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이 이걸 여기서 잡아서 못 벗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그럼 또 좀 그렇고 그런 구도가 되어버릴지도 몰ㄹ 아니 근데!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벌써 아랫쪽이 보일락말락
저거 점이야?
그걸 보자마자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황급히 고개를 돌려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았는지 체크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그런 나를 매도하는 메이사의 이야기에 양심이 콕콕 쑤신다... ...내 집에서 네 점까지 봤다고 하면 나 진짜 12등분으로 오대양에 뿌려질걸...
자꾸 생각나네 ㅆㅂ...
나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느라 꾹 참고 있다보니, 그런 내가 불쌍했는지 메이사가 웃옷을 입어주겠다는 감사한 말씀을. 메이사가 욕실로 들어가고 나서야 휴, 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벗고 들어간 옷들을 하나하나 주워 빨래통에 던져 넣었고. 속옷은 그냥... 못 본 척 냅뒀다.
...메이사 가면 좀 쉬어야지. 늙는다 늙어.
*
씻고 나온 메이사한텐 좋은 냄새가 풍겼다. ...라고 해도 난 아까 땀냄새도 괜찮았는데 말이지. 아니아니 생각 그만.
"응, 너 가면 하려고."
...일종의 보험이지. 그래서 나오자마자 먹자고 세팅도 다 해뒀다. 버너와 팬, 같이 먹을 곁들임 채소에 밥도 뜸들이기까지 완료. 식탁엔 기름 튀는 걸 방지하는 커버도 깔아놓았다고. 메이사 마실 오렌지 주스랑 콜라도 어제 사뒀다. ...성인이어도 같은 집에서 술 마시는 건 좀 그러니까. 나 13등분 되는 수가 있어.
>>52 헉난 그 런것 도 모 르고... 우왓wwwwww 그거 분명 둘 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소파에 눕고 앉아서 TV 채널 돌리다가 수플레 팬케이크 맛집 줄서서 먹는 사람들 인터뷰 하는 거 보고 멧쨔가 저거 먹고싶다고 브런치로 해먹자고 해서 시작할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우당탕탕 뻘짓하다가 브런치가 아니라 3시 간식시간에 먹게 될 것 같은wwwwwwww
>>53 코이츠wwwwwwww 완전 주당인wwwww 더 나데나데 해버리는www👋👋👋👋👋👋👋👋👋
😒 "...유우가 이거.. 완전 아저씨같아...." 🫠 "사케가 아저씨 같은 게 아니라 니가 술맛을 모르는거야" 😾 "몰라 맥주나 줘" 😩 "이게 맥주보다 더 좋은 술이라니까?" 😾 "그냥 에비스 달라고"
wwwwwwwwwwww 그래도 즐거운 추억이라 임신하고 혼자 생활하는 멧쨔가 팬케이크 믹스 사서 우유랑 계란 휘적휘적해서 혼자서 구워먹는 상상했어요 전혀 그 맛도 아니고 진짜 맛없고 별로야 싶은데도 자기도 모르게 훌쩍훌쩍 유우가아 😿 하면서 우궁우궁 먹고 있는 멧쨔... 안되겠다 멧쨔 집으로 돌아오면 온갖 밥 해줘야만...😌
그땐 둘이서 번갈아서 머랭치고(핸드믹서는 또 사방으로 튈까봐 봉인함) 킬킬거리고 그러면서 금방 했는데 혼자서 하려니까 잘 되지도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까지는 해야지 하면서 완성은 하는데 그때랑은 다르게 맛도 없고 그때 먹었던거 더 생각나기만 하고 여러모로 서러워서 훌쩍훌쩍하면서 먹는 거구나.. 우우웃.....🥺
유우가 만나서 돌아오는 길에 😿"나.. 수플레 팬케이크 먹고 싶어... 우리가 만들었던거..."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네요...🫠 헉 이거 그 뒤로도 몇번 먹고 싶다고 말하는데 항상 새벽에 유우가 깨워가지고 😿"수플레 팬케이크으..."하니까 유우가가 새벽에 졸린 눈으로 머랭치고 굽고 하는 거 본 거 같아요🤔
다른 거 안되고 꼭 수플레 팬케이크여야 한다고 해서 유우가가 졸린 눈 비비고 머랭치고 겨우 만들어놨더니 멧쨔가 쿨쿨 자고 있는 에피소드... 봤어요 😏 요즘 잘 못 자다가 겨우 잠든 녀석 깨울 수도 없어서 그냥 눈 질끈 감고 아침에 다시 해주겠네요 🫠 그리고 유우가가 핸드믹서를 장만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는 후일담도 보였어요
하지만 막상 핸드믹서를 장만하고 나니까 이상하게 팬케이크를 안 찾기 시작해서 😒할지도요 🤭
그래서 유우가가 😒 됐어 내가 해먹을 거야. 나 삼시세끼 수플레팬케이크만 먹을 거야. 하고 윙윙 돌려다가 먹기 시작하면 옆에서 한입씩 뺏어먹다가 결국 절반 먹어버릴 거 같아요 히히... 바보히메이...
멧쨔가 와장창 스뎅보울 엎어버려서 깼는데 옆에 메이사 없어서 화들짝 놀라선 나와보겠네요 🤭 큰 소리보다 옆에 멧쨔 없는 거에 잠이 확 깼을 느낌이에요 메이사 있는 거 보면 그거만으로 안심돼서 귀찮은 일 군말없이 싹싹 해치우기 쌉가능이죠... 😌 뭐 먹고싶냐고 물어보고 해주다보면 금세 아침돼서 유우가 죽은 눈으로 커피 마시는 거까지 보였습니다wwww
그렇게 잠이 불규칙해진 유우가가 멧쨔 무릎베개 베고 낮잠자는 거... 보고싶네요 🫠 완전 신 혼 부부잖아 이거
내가 가면 한다니. 내가 언제 갈 줄 알고?(???) 하지만 이걸 말로 꺼내면 또 엄청 뭐라고 할테니까 그냥 속으로만 해야지. 그나저나 다른 옷은 다 빨래통 들어가 있는데, 벗어둔 속옷은 왜 그대로냐고! 은근히 부끄럽잖아 이거!! 슬쩍 주워서 전용 파우치에 넣어 가방에 쏙 넣었다. 그러고 나서야 세팅이 된 상에 눈길이 닿는다. 헤헤, 엄청난데~ 그보다 나 이제 어른인데, 왜 오렌지 주스랑 콜라가 있는거야!
"유우가. 나도 맥주 마실래. 나 이제 어른이잖아!"
그리고 맥주, 무지 맛있고 말이지. 딱 내 취향이라고 할까. 어쩐지 이걸 좋아하는게 당연하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오렌지 주스와 콜라 대신 맥주를 요구하며 자리에 앉았다. 나 그게 좋아. 따면 거품 확 올라오는 아사히 생맥주 캔.
"엣, 9천엔짜리 고기를 두 팩이나! 엄청나잖아!! 야호~"
그러다가 금방 비싼 고기라는 걸 듣고 홀랑 넘어가버렸지만. 야호~ 근데 이런 좋은 고기를 먹기엔 출발 전에 했던 실책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데.... .....모르겠다. 일단 먹고 생각하지 뭐! 9천엔짜리 고기 한 팩을 먼저 뜯어 달궈진 불판 위에 올리자마자 치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익어간다. 우와아아. 비싼 고기는 소리부터 다른 것 같아.
"....!!!!" "유우가 이거, 고기가... 입 안에서 사라졌어...!!!"
익은 고기를 입에 넣으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니, 녹았다고 할까 사라졌다고 할까 아무튼 이거 굉장하잖아!!!!
새벽 세시에 뜬금없이 걸려온 전화에 깨서 좋아해 어택을 받는다니 유우가 너무 복받은wwwwwwww 유우가는... 멧쨔가 바깥이 아니라는 것만 알면 그냥저냥 대꾸해줄 거 같네요 🤔 어어 고맙다~ 끊자~ 하는데 멧쨔가 웅얼웅얼 말하면 또 모질게 끊지 못하고 들어주고 어어 그랬구만; 내가 저번에 그랬었다고? 나쁜 놈이네... 미안했다...;;; 하다가 또 못 끊고 전화 한시간 넘게 할 거 같은wwww
끊는다 안돼 끊지마 <- 이런 대화 반복하다가 멧쨔가 🥺 "좋아한다고 말해주면 끊을래..." 하는 것도 보고 싶어요wwww 히히... 그냥 종료 버튼 눌러버리면 그만인데 고민고민하다가 좋아한다고 말하고 얼굴 빨개져서 끊어버리겠네요 멧쨔가 기억... 하려나 😏
그렇게 딱 잘라 거절했다. 일단 남녀가 밀폐된 공간에서 같이 술을 자신다는 거 자체가 엄청 위험한 행위라고. 넌 알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는 사람이니까 지양해야지. 애초에 남자가 혼자 사는 집에 낼름 온다는 게 이 녀석 글렀다고... 상대가 이 신사적인ww 히다이상이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넌 이미 쓰레기 남자한테 앞뒤로 지글지글 구워져서 잡아먹혔다. 이 9천엔 고기처럼 말이지.
우왓, 그보다 냄새 죽인다... 메이사랑 토네이도 녀석 때문에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그런 위장을 적시는 엄청나게 좋은 소기름의 냄새가. 하기야 이거 보기만 해도 장난 아니었어. 마블링이 구석구석 엄청난 모양으로 들어가 있고 때깔은 진짜 엄청난 선홍빛이었다고.
집게를 들고 앞, 뒤, 골고루 그을렸을 때,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자르고 불을 줄였다. 여기까지 단 30초도 걸리지 않았지. 어떠냐 나의 이 솜씨가!
"...드가자."
머...머리에 힘 빠지는 걸 주체할 수 없어 이제 나는 인간 화력발전소다 우오오오오오―!
겉은 크러스트가 느껴질 정도로 갈색으로 바싹 익고, 안은 기름이 따듯하게 녹아서 스며든 선홍빛. 거기에 소금후추를 찍어서... 먹는다! 씹는다! 삼킨다! 씹자마자 울컥하고 이 사이로 스미는 육즙, 거기 농축된 엄청난 고소함, 그걸 부드럽게 감싸는 후추의 풍미까지.
이... 이건 절대 못 참아, 안 먹어주면 인생 절반 손해야...!!!!!! 카이지처럼 다급하게 캔맥주를 따서 벌컥벌컥벌컥 들이켰다. 고기 한 점으로 이 정도 들어가다니이 심각하다아아아....
"크으......"
이거지. 이게 인생이지 ㅆ ㅂ...
그렇게 한 방 도파민을 즐기고 나니, 메이사 녀석의 오렌지 주스와 콜라가 너무나도 비루하게 보였다. ... 이거는... 인권유린... 이랄까. 딸처럼 아끼는 녀석의 인생 절반을 손해보게 하는, 아버지로서는 두고볼 수 없는 끔찍한 일이었다... 술이 들어가서 그런진 몰라도, 나는 아까보다는 너그러운 판단을 내렸다.
"...한 캔만이다?"
그렇게 말하며 내놓는 것은, 메이사의 입맛에 딱 맞춘 아사히 드라이였다. 열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작고 비싼 녀석. 헬멧 가지고 약속을 받아냈던 것처럼, 나는 메이사에게 캔을 내미려다가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