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콕 콕 찌를 때마다 반사적으로 그 방향의 눈을 감으며 너의 행동을 살펴본다. 이전부터 생각해 온 부분이지만, 너는 내 신체를 만지는 일을 좋아한다. 꽤 일반적인 경향성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너를 만지는 일은 좋아하고. 하지만 껴안거나 하는 행위가 아니라 이렇게 볼을 찌르는 행위에는 어떤 의도를 담은 걸까. 아무도 고민하지 않을법한 일을 스스로 고민해 가며 너의 검지를 손으로 말아쥐었다.
- "뭐 준비해 왔어?" " 비밀. "
가볍게 웃으며 가능성을 하나로 확정 지었다. 네가 물음을 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을 테지만, 서로의 생각은 알 수 없으니 아쉽고도 즐거울 따름이다. 자리에 앉은 너를 보다가 천천히 준비해 둔 도시락을 열었다. 아니, 열기 직전에 네 얼굴을 관찰하며 부러 천천히 도시락을 개봉했다. 네가 기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한 행동들이 맞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 열린 도시락통 안에는- 장어구이와 계란말이, 콘샐러드, 방울토마토, 후식으로 먹을 동전 초콜릿 하나. 그리고 보온병 안에는 굴 미역국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