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요즘 젊은 것들은 말이야. 아주 국가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려는 마음 자체가 없어요." "자네들의 들어왔잖나. 자네들이 선택해서 온거잖나. 돈 주고 지원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줬는데 뭐가 그리 불만이야?" "...그런 자네들을 조금 쓰는 것이 그렇게 문제야? 에잉..."
7살의 몸으로 19세의 몸에도 벅찬 카페인을 들이부은 뒤, 기절하듯 잠들었다 깨었을 무렵 태오의 몸은 다시 원래대로 변해있었다. 성인이 입어도 품이 큰 옷을 입으며 돌아다녔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퍽 부끄러웠겠구나 생각한 태오는 잠결이 가시지 못한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세신을 위해 욕실로 비척비척 들어섰다. 몸에서 안드로이드의 쇠 비린내와 기름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서휘는 태오가 욕실에서 나올 적 미리 펼쳐둔 가운을 덮어주고는 허리를 숙여 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마터면 13년을 더 기다릴 뻔했어." "그것 참…… 아쉬운 일이에요. 보내버릴 수 있었는데…… 말이죠."
태오는 눈을 흘기곤 침대에 다시 누웠다. 인첨공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 한들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한 머리카락이 시트를 적셨지만 태오는 개의치 않고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잠들어놓고, 하물며 몸을 물로 적시기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고단한 탓이었다. 그런 태오를 작품을 보듯 훑어보던 서휘는 기대듯 가장자리에 앉고는 천천히 몸을 기울였다. 능구렁이처럼 다가와 태오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쉬웠다.
"무방비해." "손대지 않을 걸 아니까요……." "누가 그러더니?" "당신의 속내가…… 여기까지 들린답니다." "다만 내 너를 지금 당장 박제로 남겨도 전혀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알고 있어요……."
다 들리니까.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어느새 새카맣게 물들어 서휘의 속내를 꿰뚫고 있던 공막이, 지금부터는 아무것도 듣지 않겠다는 듯 다시 정상인의 것으로 변모했다. 서휘는 태오를 내려다보며 시선을 마주치고는 입술을 달싹였다.
"다만, 그런 역한 생각은 왜 하는지 모르겠네요……." "요즘 있던 일로 하여금 네 명줄이 갈수록 짧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다. 살아있을 때 처리를 해서 싹을 쳐내야지." "때를 놓치면 어떻게 하실 건지요." "글쎄, 요즘엔…… 화장하여 누구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거듭 고민하게 되더구나." "화장이라. 답지 않군요……." "음, 내 동생 때문에." "한결 선생님은, 왜요……?" "걔는 시체에도 손댈 놈이라서. 그냥 네 머리카락 좀 남겨놓고 불태우든지 해야지."
태오는 눈을 깜빡였다. 한결 선생님이? 어딘가 엇나간 것 같긴 하다마는 그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태오는 눈을 반개하며 시선을 마주했다.
"……생각해 보니 걔는 재도 물에 타서 마시겠구나. 너도 그냥 수장을 시켜야 하나." "……난 타 마셔도 좋은데." "……."
서휘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굳이 속내를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명한 감정이 눈에 서려있었다.
"가끔 너는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스스로의 존엄성을 버리는구나." "그야…… 형님께서…… 포기하는 법을 먼저 알려주셨으니까요." "내가?" "네에. 무릎 꿇고 발치에서 기는 법부터……."
태오는 그 순간을 기억한다.
여기 들어온 이상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소중한 것이 생기면 이렇게 된다고 선언하던 날을. 친했던 도박장의 친구였던 것을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어디가 왼손의 약지이고 어디가 오른손의 검지의 두 번째 마디인지 구분해 보라 하였던 날과, 스트레인지를 떠돌던 혜우를 내보낸 이후 라바나의 보고를 들은 당신이 걔는 영락에 있더라? 하고 한 마디를 던졌을 때를. 솔리스가 테러 활동을 시작했을 때, 제사장을 가리키며 저것은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선지자 정도야 새로운 걸로 교체할 수 있는 사람이라 속삭이고 재미난 농담이라도 된다는 듯 끌끌 웃던 순간을.
한때 태오는 몹시도 괴로워했고, 죽을 것처럼 아프고 슬퍼했으나 이젠 아니다. 데 마레에서 살며 끝없이 되뇌고 강박적으로 상기시키던 무언가를 포기하니 편안해졌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소모된다. 마음 쓰지 않으니 평안하였다. 소중한 모든 것이 사라지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되는 일이지 아니한가.
"그래…… 내 업보였다 그거지. 하, 과거의 내가 업보가 퍽 깊군 그래."
태오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서휘를 끌어당겼다. 팔로 몸을 지탱하던 서휘의 몸이 아무렇게나 허물어져 침대 한편을 차지하고, 태오는 그 품에 파고들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감당해야죠…… 당신 때문에 나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건방지기는." "언제는 안 그랬게. 다만 내 지금은 조금 살아볼까 한답니다." "네가?" "네에……."
그리고 호란 여사는 눈치가 꽤 빠른 편이었고, 혜우의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것을 금방 포착하여 다가서려던 발걸음을 뚝 멈췄다. 자기 옆으로 봉 떠오르는 성운을 보고 놀란 소리는 내었으되 막지는 않은 것은 차라리 저 편이 낫지 않겠나 하고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평소의 반응속도에 비하면, 오히려 느린 편이었다.
그 대신, 유호란은 성운의 한쪽 남은 손을 꼭 잡았다. 마치 헬륨 들어간 풍선처럼 동동 떠 있는 두 아이의 한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지못 비현실적인 변칙. 인첨공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호란은, 아직 다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신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있는, 위관 시절 내내 업어가며 안아가며 키우던 그 모습 그대로를 하고 있는 외동아들이 보이는 낯선 모습이─ 마치 자신의 이해를 벗어난 괴물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성운의 손을, 여전히 그 아들과 똑같이 따스한 손으로 꼭 마주잡는다. 괴물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그녀의 아들, 서성운이었기에. ─어긋날 일은 없다. 단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성운은 혜우를 안은 채로, 호란 여사는 성운을 붙든 채로, 유준과 함께 네 사람은 영락의 센터 메인 현관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얌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회색 세단의 뒷문을 호란이 열어주었고, 성운은 혜우를 조심스레 뒷좌석에 앉혀주고는 그 옆에 앉았다. 조그만 애들 둘이 딱 붙어앉아 있으니, 유준이 뒷좌석에 타고자 한다면 공간은 충분할 게다. ─이게 자연스럽다는 듯이, 성운은 혜우를 자신의 품 안에 당겨안아 머리를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도시락도 싸올 걸 그랬네요. 얘들아, 도착했다!”
호란은 활기찬 목소리를 내며 주차를 마치고 주차브레이크를 넣고 시동을 끈 뒤에, 안전벨트를 풀고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성운은 차 문손잡이를 당겨서 열고는 혜우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혹여나 혜우가 잠들었나- 안색이 나쁘지는 않은가를 살펴보는 게다. 그러고서야 이상이 없다면, 성운은 혜우를 깨우기 전에 슬쩍 호란과 유준의 눈치를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