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걱정이라니, 내가 죽기 싫으니 저거 쓰면 당신도 죽는다 한 건데 이 수박 씨 그 말은 한 귀로 흘렸나? 그러고서 하는 말은 강해져야 한다는 소리뿐. 심신 미약 상태인 건 확실하네.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야... 수박;;;;
말문이 막혀 있는데 정하가 나타났다. 수경이의 텔레포트일까? 놀랄 틈도 없이 정하가 디스트로이어의, 디스트로이어가 정하의 목을 졸랐다.
" 정하야!!! "
이, 이거 어떡해? 저 수박 씨 뒤치기라도 해야 되나?? 짱돌 없어? 짱돌!!
두리번거리는 사이 디스트로이어가 주춤하는 게 보였다. 이어 어딘가에서 총성이 울리더니 디스트로이어의 다리에 맞았다. 곧이어 날아온 건 영희의 레이저. 기겁해 엎드렸다. 나도 맞는 줄 알았네. 한숨 돌리자 이번엔 공기탄이 날아왔다. 청윤이구나. 무사해서 다행이야. 아깐 진짜 죽는 줄...
그때 디스트로이어와 정하가 떨어졌다. 디스트로이어는 쓰러진 채 일어나지 않는다. 반사적으로 정하에게 내달렸다.
@진정하 " 정하야 괜찮아?? "
정하도 정하지만, 아래는 괜찮을까? 아까 그 끔찍한 운석덩어리는 어떻게 됐을까? 그런 생각이 스치기 무섭게, 서연이 발 딛고 있는 파편이 무너졌다.
" 이제..다 끝났으니깐 디스트로이어를 취재하고 싶은 분들은 취재하셔도 됩니다. 방금 막 정신공격에서 깨어나서 정신을 차린 상태거든요. 막판에 소란이 있었지만, 어쨋거나 인첨공을 위해 오른쪽 눈까지 희생해준 디스트로이어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
그리고는 디스트로이어에게 다가갔지.
" 당신이 '약한 자는 뭐라고 말할 권리조차 없는 것이 당연한 이 인첨공' 이라고 하셨죠? 그 시스템을 바꾸고 싶을 뿐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당신도, 우리도 모두 존재를 인정받고 공정한 대우를 받는 인첨공을 만들고 싶다고요. 약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존재의 가치가 있는 법이지요. 그냥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요~ "
그리고서는 한양은 기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 저분들은 뭐 강해서 이 현장까지 왔겠나요? 발언할 수 있는 권리는 '강함'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랍니다. 펜,손가락,입,노트북.. 발언권은 다양하게 나오는 법이지요. 저는 뭐 제가 그렇게 강해서 민호 아저씨를 영웅으로 만들어서 유토피아를 폐기시켰겠나요? 아니요오~? '강함'이 아닌 요 아가리 만으로 성공했다고요. 물론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통했기에 그럴 수 있었고. 저분들도 똑같아요~ 세상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목숨도 거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라고요. 저분들을 보면서 무언가 깨달았으면 좋겠네요, 나는. "
그리고서는 크리에이터를 향해 물었겠다.
" 그쵸, 아저씨? 본인이 당해봤으니깐 알 거 아니에요. "
한양은 지친 디스트로이어의 옆에 다가가서 휴대폰을 키고는 인터넷 뉴스들을 보여줬겠다.
" 에휴.. 지금 이 아저씨 지쳐서 핸드폰을 들 힘도 없으니깐..내가 보여줘야지. 자, 아저씨가 잔재주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 인첨공을 어떻게 들썩이게 하고 있는지 보자구요. 잘 보이시죠? '강함'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
한양은 철준의 귀에만 들리게 속삭였겠다.
" 어떡할래요? 이미 대중들은 당신과 우리가 손을 잡았다고 알아버린 상태.. 이걸로 윗대가리들은 당신에게 전보다는 함부로 대하지는 못하겠지. 아, 이런 힘에 당한 거는 처음이라서 꽤 당황스러우시려나.. 어떡하실래요? "
" 내가 말했지.. 계속 이러다가는 당신도 데이터가 뽑혀서 토사구팽이라고.. 차라리 우리끼리라도 손을 잡아서 훗날을 도모하시죠. 당신이 우리의 사상에 동조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이거는 실리적으로 당신에게 이득이라고. 인첨공은 당신이 궁극기로 소란을 일으켜서 이를 갈고있는 상태..차라리 우리에게 붙는 게 좋겠지요. 크리에이터와 은우 역시 우리의 세력이야. "
'죽음을 각오할 의지가 없는 것' 이 아니다. 어디까지 몰리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그 어디에도 안보이는 상황이더라도,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칼을 휘두른다. 죽음도 죽여버리겠다는 마인드. 저지먼트는 이런 곳에서 죽을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죽는 것은, 오직 따듯하고 안락한 침대 위에서일지니.
>>0 "그래서 어떻게 되었담까?" [응? 어떤게?] "그 소설 말임다. 최근에 본거여." [아~ 그거?]
이제 이정도 지나면 작다는 것도 그렇게 불편한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몸이 가벼운데다 중심도 잘 잡혔으니, 평소에는 조금 어려웠던 동작들도 제법 간단하게 할수 있었다. 물론 망가진 더미 위에 올라가 티배깅을 하는 다섯살짜리의 몸을 뒤집어쓴 열일곱살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난 것인지 옆에 있던 다른 더미가 회색 털뭉치 꼬마를 향해 달려들었다.
[결국엔 어떻게든 적의 공세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이랑 우연찮게도 엇갈려 다른 곳으로 원정을 나갔던 친구 빼고 다 죽었다고 했었나?] "와... 누가 지어낸 건진 몰라두 진짜 개판이네여. 꿈도 희망도 없슴다." [뭐, 요즘 작품에선 주인공도 얄짤없이 죽어나간다잖아? 그런거랑 비슷한 자극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하거든.] "글킨 해두 주요 등장인물이 픽픽 죽어나가는건 좀 그래여... 하다못해 스토리가 진행될 때마다 결코 만만찮은 여행임을 암시하듯 한명씩 죽어나가는 거면 몰라두 말임다." [작가가 엄청난 충격을 주기라도 하려고 그랬는가 보거든~] "그런 충격은 별루 바라지 않아여..." [누군간 원하겠지~]
여학생은 유리벽 너머에서 키득거리며 페이지를 넘겼고, 그녀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으며 더미의 팔에 올라타 머리를 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다리까지 목에 단단히 감은걸 보아선...
상황이 모두 끝났다. 굳이 총을 쏘지 않았어도 됐을 법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스코프 너머의 인간들은 제각기 교전의 끝을 알리듯 숨을 가다듬고, 디스트로이어의 발악은 무전 너머로 생생하게 들려왔다. 뭘 할 생각이냐고, 뭘 할 수 있냐고? 시스템의 논리를 부정하며 무얼 하고자 하냐고?
오…… 어련하시려고.
태오는 침묵했다. 이어셋의 마이크를 꺼버리고 스코프에서 시선을 뗐다. 총을 거두며 옥상에서 펼쳐진 도시의 전경, 애써 시선을 멀리 두어야 그나마 흐릿하게 보일 듯 말 듯한 벌레만큼 작은 인간들을 눈에 담아보려 하다 난간에서 내려와 등을 기댔다.
놀랍게도 태오는 여전히 인첨공이 이 시스템을 유지하길 바라는 쪽이었다. 무얼 바라냐고, 인첨공의 사람들이 끝까지 우물 안에 갇혀 살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가 되고, 어두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구원받아 하나의 인간이 되는 행복한 엔딩을 바라지 않는다. 불합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그렇게 균형을 유지하는 그림자가 지속되길 바란다. 우리는 절대 양지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바깥과 섞이고 싶지 않다…….
내가 그랬어. 자의로 한 일이긴 하지만 나도 살고 싶었어. 그만 하고 싶어. 도와주면 안될까.
태오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도움은 무슨, 글러먹은 것 같군요……."
그 빌어먹을 바깥 것이 무엇이길래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요? 결국 당신도 저기 저 역겨운 것들과 똑같지 않겠나요. 짙은 체념과 불신의 싹이 피어났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이 빌어먹을 피와 살을 모조리 그분들께 진상하여도 결국 새로운 것을 욕망할 터인데, 우리의 알량한 목표가 무어라고 이런 일을 해야만 하는가? 다만, 역겹더라도 당신은 역겹지 말았어야지. 당신만큼은, 당신만큼은……. 그러나 이제는 안다. 역겨운 것은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원대한 뜻을 모르고 바깥으로 뛰쳐나온 내가 역겹다.
금은 깊게 심호흡했다. 억압받고, 참고, 견디는데 익숙해져야 하는 인첨공에서 자신은 무엇을 바랬던가. 힘을 바라지도 않는다, 정의라는 건 잘 모르겠다. 그냥 지킬 수 있는 것을 지키고 보호하고 싶을 뿐이었다. 금은 피곤한 듯 관 잘 놀이를 꾹꾹 눌러대며, 그저 고개만 서서히 내젓는다.
귀에서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눈 앞이 번쩍인다. 순간적으로 세상이 새빨갛게 물들었다가 진한 형광 분홍색으로, 그리고 천천히 옅어져서 원래 색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투둑.
눈물샘에서 흐르는 액체의 색이 투명하지 않고 붉다. 리라는 무심코 눈가를 문질렀다가 흠칫했다. 그나마 아프진 않아서 다행인가? 아니, 아픈 게 아닌 게 맞나? 모르겠다. 이마뼈 안에 달군 쇳덩어리라도 넣은 것처럼 머리가 무겁고 울리는데 이것도 딱히 아픈지는 모르겠고. 다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다. 이겼다. 이겼어. 어떻게든 막아냈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하..."
힘없는 웃음이 툭 하니 흘러나오자 그 순간부터 코르크 마개가 뽑힌 듯 청각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한다. 쇳덩어리를 집어삼킨 드래곤과 파편을 막아세운 장치들은 바닥으로 서서히, 안전하게 남은 파편들을 짊어지고 내려온 후 한 줄기 바람에 흩날려 부서질 종이조각이 되어서 사라진다. 주변을 메운 여러가지 소리가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이게 다가오지만 리라의 눈은 하늘에서부터 떨어지는 디스트로이어에게만 꽂혀 있었다.
깜빡.
두 눈이 느릿하게 깜빡이자 질척한 피가 볼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그런 것 따위 안중에도 없는 듯, 리라의 손은 천천히 가방을 뒤지더니 이내 낡은 노란색 표지의 공책을 꺼내든다. 디스트로이어라는 목적지를 지정하고 성큼성큼 나아가는 발이 재빠르다. 그리고 비로소 그 앞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면.
철썩!
공책이 철준의 얼굴을—키가 되지 않았다면 팔뚝을—친다. 아마 철준은 그 공책을 몇 번 봤을지도 모른다. 공책의 원주인이 늘 가지고 다니던 물건이었으니까.
"당신. 이따위로 홧김에 무고한 사람들 죽여버리려고 강해졌어? 학구를 소멸시키려고, 그러다가 본인까지도 휘말려서 죽고자 그 더럽고 험한 길 걸어온 거야? 무슨 이런 인간이 다 있지? 이따위로 굴면 당신이 그 일을 덮어버리고 시신도 수습하지 않은 개자식들하고 다를 게 뭐야! 힘 없고 죄 없는 사람 흔적도 없이 갈아놓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을 영위하는 인간들이랑 다를 게 뭐냐고!"
숨이 가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화가 난다. 공책을 구겨 쥐는 손길에 낡은 종이가 찌직, 하며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당신 이름이 몇번이나 써 있었는지 알기나 해? 난 이 사람이 누군지도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둘이 친한 거 하난 알겠던데, 허. 일기 주인이 이 꼴 보면 오열하겠어."
찌지직.
그리고, 날카로운 말이 마지막 신호라도 되듯 종이 갈라지는 소리가 조금 더 존재감을 갖춘다. 동시에.
툭 하고, 디스트로이어의 발끝에 뭔가가 떨어졌다. 그것은 낡은 사진이다. 갈색 단발머리에 금빛 눈동자를 한 여자아이와 꽁지머리에 붉은 눈을 한 남자아이의, 어느 고등학교의 졸업식에서 찍은 듯한 기념사진.
누군가는 이런저런 말을 했고, 누군가는 별 말 없이... 아니. 어쩌면 변화를 싫어하는 이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디스트로이어는 아무런 말 없이 가만히 모두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리라에 의해 뺨을 맞았습니다. 물론 손이 아니라 공책이었지만요. 이어 그는 가만히 그 사진을 바라봤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 '류빈'이라는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을 리라는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디스트로이어... 확실히 우리들은 당신보다 약해. 하지만... 난 이 아이들과 봄을 시작으로 쭉 같이 했어. 이 아이들은 우리 퍼스트클래스보다는 힘이 약할지도 모르지만 그 의지. 길을 찾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꺾이지 않는 마음만큼은... 우리 퍼스트클래스보다 더욱 강하다고 생각해. 내가 이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야. 이들이 나를 이끌고, 내가 이 길을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거야."
"...큰 변화는 만들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갈거야.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더 나아가서.. 다른 것들. 그렇기에 우리는 리버티도, 높으신 분들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어. ...당장 뭔가를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한걸음씩 나아갈거야.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우리들이 본 비극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구역질이 나는 결론이로군. 핫. 역시 애송이들이 할법한 발언이야."
디스트로이어는 칫, 소리를 내면서 피를 뱉었습니다. 물론 혜우에 의해서 회복이 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입 안에는 피가 조금 고여있었던 모양입니다.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결국 이상론에 지나지 않아. ...너희들이 정말로 뭔가를 바꾸려고 한다면, 그 윗대가리들에게 맞설 생각이라면... 그야말로 가시밭길과 다를 것이 없을거다. 인첨공의 질서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너희들의 생각보다 많지. 핫. 그런데 왜 변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게 현실이다. ...너희들의 그 이상론적인 생각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군."
"...형님. 하지만... 조금은 이들을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승호의 목소리였습니다. 철준의 말에 뭔가 감명이라도 받은 것일까요. 물론 저지먼트를 바라보며 경계심을 표출하긴 했지만, 그는 일단 디스트로이어를 부축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난 형님의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차일드 에러였던 우리들의 대우.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일들, 형님의 눈.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봤던 많은 어둠. ...그 모든 것을 이들이라면..."
"넌 왜 여기에 나온거야? 앙? 당장 철창으로 안 들어가?!"
"아니!! 나도 끌려나온건데!! 탈옥 아니야!!"
"칫."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다시 혀를 차면서 입 안에 머금고 있던 피를 뱉었습니다. 이어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돌아섰습니다. 자신들과 같이 하자는 말에는 그 어떤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크리에이터는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다들 수고했다. 얘들아. 남은 뒷정리는 이 아저씨가 하마. 저기에 있는...저 수연이라는 애도 그렇고, 저기 나온...저 범죄자도 그렇고 내가 안티스킬로서 수습할게. 일단 모두들 돌아가렴. ...휴식을 취해야지. 응."
아무래도 이 이후는 크리에이터가 뒷수습을 해주려는 모양입니다. 남은 것은 어른에게 맡기고 모두들 돌아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는 너무 길었으니까요. 이제 푹 쉬어도 될테니까요.
물론 또 다른 전화(戰火)가 모두를 감쌀지도 모르지만 그건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한 위기를 모면하고 4학구를 또 다시 구한 것에 만족하도록 합시다.
"......." "......." "......." "...나도 슬슬 입장을 확실히 해야겠네." "그렇지? 은우 오빠. 그리고... 저지먼트."
낯선 얼굴을 한 여성이 커리큘럼실 한복판에 놓여있는 거대한 캡슐과 쉴새없이 갱신되는 데이터들이 떠오르고 있는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기다란 엄지 손톱을 신경질적으로 물어뜯고 있었다. 본래, 저 캡슐 속에 들어가서 데이터를 모조리 토해내고 있는 피험체의 담당이 윗선의 호출을 받아 대타로 온 여성은 자리를 비운 담당자가 남겨놓은 인계 사항이 담겨있는 서류들을 싸그리 무시한 채 곧바로 피험체의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약물을 써서 캡슐에 반강제적으로 집어넣은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어린 것의 새파란 눈동자를 떠올리면 여성은 참을 수 없는 짜증이 밀려왔다.
3년동안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커리큘럼 시간만 잡아먹더니 올해 들어 갑작스레 큰 폭으로 계수가 감소하여 현재에 이르더니 이제는 다시 계수 감소 폭이 지지부진한 학생. 특별할 것도 없는 소나키네시스 능력자를 상대로 현 담당자가 왜 이렇게 조심스레 커리큘럼을 진행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캡슐에 들여보내기 위해 약물을 주입할 때 자신을 보던 그 새파란 눈깔은 꼭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듯한 빛을 띄고 있었지. 어린 것이, 어디서 그런 건방진 눈으로. 이제껏 성장하게 만든 게 누구인데. 여성은 신경질적으로 엄지 손톱을 물어뜯으며 끊임없이 올라가는 데이터들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모니터를 잠식하는 새빨간 오류 시스템에 여성은 반쯤 뜯겨나간 엄지 손톱으로 모니터를 몇번 신경질적으로 두드렸다. 캡슐 손상이라니 말도 안되는 오류였다. 분명 자신은 소나키네시스 전용으로 캡슐을 준비했을텐데. 여성이 급하게 열쇠모양의 스위치를 집어들고 모니터실을 나서서 연결되어있는 커리큘럼실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또각또각- 날카로운 하이힐 굽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여성이 커리큘럼실로 들어섰을 때, 캡슐을 채우고 있는 액체가 흘러 바닥을 적시고 있었고 동시에 위험상황임을 알리는 새빨간 비상등과 비상벨이 울려퍼지며 시끄러운 상태였다. 캡슐로 가까이 다가선 여성이 스위치를 캡슐에 꽂는 순간이었다.
캡슐의 유리가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깨져나가고 그 충격으로 캡슐의 문이 힘없이 떨어져나가는 것처럼 열어젖혀진다.
"....다시는."
스위치 열쇠를 떨어트리고 뒷걸음질 치던 여성 연구원이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다. 캡슐 속 액체에 젖은 옷자락과 바닥을 딛는 맨발에서 물기 젖은 소리가 들려왔다. 낮고 조용한, 그러나 여상히 부드러운 목소리가 차분하게 말을 토해낸다. 하얗고 긴 손가락이 유리가 깨지고 떨어져나갔으나 겨우 붙어있는 캡슐 문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들어갈 때와 같은, 아니 달라진 모습이었다. 불규칙하더라도 검은색과 흰색이 나름의 패턴으로 이뤄져 있던 머리카락은 그 몇십분 되지 않는 시간동안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 온통 새하얗게 변질되어 있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에 주저앉아있던 여성 연구원이 짧은 비명을 토해냈다.
"난 수조에 갇히는 기분이 정말 끔찍하게 싫어요."
문을 붙잡아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온 피험체가 변질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여성 연구원의 앞까지 걸어와서 쪼그리고 앉아 느릿하게 속삭였다. 고저없이 평이한 말투였으나, 명백한 경고성이 묻은 문장임을 연구원은 눈치챌 수 있었다.
새파란 호수에 얼음이 끼어있었다. 명백한 적대감이 드러나있었으나, 그것을 가라앉히기 위해 최대의 인내를 끌어모은 짐승의 눈빛이다.
"내가 별다른 반항없이 순종적으로 커리큘럼을 진행하니까 다루기 좋다고 생각했나봐요."
느릿하게 피험체가 입매를 비틀어 웃어보였다. 연구원은 뒷걸음질도 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젊은 것들은 말이야. 아주 국가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려는 마음 자체가 없어요." "자네들의 들어왔잖나. 자네들이 선택해서 온거잖나. 돈 주고 지원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줬는데 뭐가 그리 불만이야?" "...그런 자네들을 조금 쓰는 것이 그렇게 문제야? 에잉..."
7살의 몸으로 19세의 몸에도 벅찬 카페인을 들이부은 뒤, 기절하듯 잠들었다 깨었을 무렵 태오의 몸은 다시 원래대로 변해있었다. 성인이 입어도 품이 큰 옷을 입으며 돌아다녔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퍽 부끄러웠겠구나 생각한 태오는 잠결이 가시지 못한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 세신을 위해 욕실로 비척비척 들어섰다. 몸에서 안드로이드의 쇠 비린내와 기름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서휘는 태오가 욕실에서 나올 적 미리 펼쳐둔 가운을 덮어주고는 허리를 숙여 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마터면 13년을 더 기다릴 뻔했어." "그것 참…… 아쉬운 일이에요. 보내버릴 수 있었는데…… 말이죠."
태오는 눈을 흘기곤 침대에 다시 누웠다. 인첨공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 한들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한 머리카락이 시트를 적셨지만 태오는 개의치 않고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잠들어놓고, 하물며 몸을 물로 적시기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고단한 탓이었다. 그런 태오를 작품을 보듯 훑어보던 서휘는 기대듯 가장자리에 앉고는 천천히 몸을 기울였다. 능구렁이처럼 다가와 태오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쉬웠다.
"무방비해." "손대지 않을 걸 아니까요……." "누가 그러더니?" "당신의 속내가…… 여기까지 들린답니다." "다만 내 너를 지금 당장 박제로 남겨도 전혀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알고 있어요……."
다 들리니까.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어느새 새카맣게 물들어 서휘의 속내를 꿰뚫고 있던 공막이, 지금부터는 아무것도 듣지 않겠다는 듯 다시 정상인의 것으로 변모했다. 서휘는 태오를 내려다보며 시선을 마주치고는 입술을 달싹였다.
"다만, 그런 역한 생각은 왜 하는지 모르겠네요……." "요즘 있던 일로 하여금 네 명줄이 갈수록 짧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다. 살아있을 때 처리를 해서 싹을 쳐내야지." "때를 놓치면 어떻게 하실 건지요." "글쎄, 요즘엔…… 화장하여 누구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거듭 고민하게 되더구나." "화장이라. 답지 않군요……." "음, 내 동생 때문에." "한결 선생님은, 왜요……?" "걔는 시체에도 손댈 놈이라서. 그냥 네 머리카락 좀 남겨놓고 불태우든지 해야지."
태오는 눈을 깜빡였다. 한결 선생님이? 어딘가 엇나간 것 같긴 하다마는 그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태오는 눈을 반개하며 시선을 마주했다.
"……생각해 보니 걔는 재도 물에 타서 마시겠구나. 너도 그냥 수장을 시켜야 하나." "……난 타 마셔도 좋은데." "……."
서휘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굳이 속내를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명한 감정이 눈에 서려있었다.
"가끔 너는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스스로의 존엄성을 버리는구나." "그야…… 형님께서…… 포기하는 법을 먼저 알려주셨으니까요." "내가?" "네에. 무릎 꿇고 발치에서 기는 법부터……."
태오는 그 순간을 기억한다.
여기 들어온 이상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소중한 것이 생기면 이렇게 된다고 선언하던 날을. 친했던 도박장의 친구였던 것을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어디가 왼손의 약지이고 어디가 오른손의 검지의 두 번째 마디인지 구분해 보라 하였던 날과, 스트레인지를 떠돌던 혜우를 내보낸 이후 라바나의 보고를 들은 당신이 걔는 영락에 있더라? 하고 한 마디를 던졌을 때를. 솔리스가 테러 활동을 시작했을 때, 제사장을 가리키며 저것은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선지자 정도야 새로운 걸로 교체할 수 있는 사람이라 속삭이고 재미난 농담이라도 된다는 듯 끌끌 웃던 순간을.
한때 태오는 몹시도 괴로워했고, 죽을 것처럼 아프고 슬퍼했으나 이젠 아니다. 데 마레에서 살며 끝없이 되뇌고 강박적으로 상기시키던 무언가를 포기하니 편안해졌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소모된다. 마음 쓰지 않으니 평안하였다. 소중한 모든 것이 사라지면, 자신이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되는 일이지 아니한가.
"그래…… 내 업보였다 그거지. 하, 과거의 내가 업보가 퍽 깊군 그래."
태오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서휘를 끌어당겼다. 팔로 몸을 지탱하던 서휘의 몸이 아무렇게나 허물어져 침대 한편을 차지하고, 태오는 그 품에 파고들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감당해야죠…… 당신 때문에 나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건방지기는." "언제는 안 그랬게. 다만 내 지금은 조금 살아볼까 한답니다." "네가?" "네에……."
그리고 호란 여사는 눈치가 꽤 빠른 편이었고, 혜우의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것을 금방 포착하여 다가서려던 발걸음을 뚝 멈췄다. 자기 옆으로 봉 떠오르는 성운을 보고 놀란 소리는 내었으되 막지는 않은 것은 차라리 저 편이 낫지 않겠나 하고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평소의 반응속도에 비하면, 오히려 느린 편이었다.
그 대신, 유호란은 성운의 한쪽 남은 손을 꼭 잡았다. 마치 헬륨 들어간 풍선처럼 동동 떠 있는 두 아이의 한 손을 잡고 있는 모습. 지못 비현실적인 변칙. 인첨공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호란은, 아직 다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신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있는, 위관 시절 내내 업어가며 안아가며 키우던 그 모습 그대로를 하고 있는 외동아들이 보이는 낯선 모습이─ 마치 자신의 이해를 벗어난 괴물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성운의 손을, 여전히 그 아들과 똑같이 따스한 손으로 꼭 마주잡는다. 괴물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그녀의 아들, 서성운이었기에. ─어긋날 일은 없다. 단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성운은 혜우를 안은 채로, 호란 여사는 성운을 붙든 채로, 유준과 함께 네 사람은 영락의 센터 메인 현관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얌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회색 세단의 뒷문을 호란이 열어주었고, 성운은 혜우를 조심스레 뒷좌석에 앉혀주고는 그 옆에 앉았다. 조그만 애들 둘이 딱 붙어앉아 있으니, 유준이 뒷좌석에 타고자 한다면 공간은 충분할 게다. ─이게 자연스럽다는 듯이, 성운은 혜우를 자신의 품 안에 당겨안아 머리를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도시락도 싸올 걸 그랬네요. 얘들아, 도착했다!”
호란은 활기찬 목소리를 내며 주차를 마치고 주차브레이크를 넣고 시동을 끈 뒤에, 안전벨트를 풀고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성운은 차 문손잡이를 당겨서 열고는 혜우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혹여나 혜우가 잠들었나- 안색이 나쁘지는 않은가를 살펴보는 게다. 그러고서야 이상이 없다면, 성운은 혜우를 깨우기 전에 슬쩍 호란과 유준의 눈치를 볼 것이다.
"..이 세뇌라는 게 무서운 게 4학구가 거대한 구체가 떨어져 지워질 뻔했다지 뭐에요~?" "리버티도 퍼스트클래스가 한명 있다는데 습격한 사람 숫자가 한..3명 된다고 했나요? 그 증언을 들으셨다는데." "예, 증언에 따르면 많아야 4명이었다고 하네요~" <4명으로 퍼스트클래스 3명을 상대한다구요?> "거기에 리버티파 퍼스트클래스는 없었어요~ 물, 레이저, 피 전부 나오지도 않았는걸요!" "이거..완전 별들의 전쟁이군요..." "뭐, 일단 언론을 믿을 수 있느냐는 둘째치고.." <언론을요?> "아니, 생각해보세요. 그 '퍼스트클래스'들이 연관된 사건이잖아요. 단순 저지먼트부터 해서 안티스킬, 특수부대 싹다 연관되었는데 100% 진실을 보도시킬까요~?" <자 여기서부턴 그 음모론이라고 붙이는 게 맞겠네요.> "네, 음모론이죠~" "어쨌든, 증언을 보면..."
빈백에 파묻히듯 앉아 깍지 낀 양손을 후드의 주머니 부분 위에 올려놓고 있은 지가 얼마나 됐더라. 대강 30분 정도 됐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닫힌 방문 앞에는 고양이가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
자신과 있는 게 어색한 건가, 아니면 단순히 열려 있던 문이 닫혀서 심기가 불편한 건가. 가만히 고양이의 뒷통수를 쳐다보던 랑은 이내 시선을 되졸려 천장으로 향하고 머리를 빈백에 기댔다. 몸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에 들까말까 생각하던 차에 갑작스레 울음소리가 멈췄다. 뭐지? 뭔가 감지되는 위험 같은 건 없는데. 갑작스레 잦아든 울음소리가 묘하게 불안감을 조성했기 때문에 랑은 천천히 눈을 떴다.
"......?"
그러자 자신의 발 밑에서 알짱거리는 고양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알짱거리는 것뿐만 아니라 발목에 몸을 치대기도 하고... 뭘 원하나 조금 생각해 보면 문을 열어달라는 느낌이긴 한데, 안에서 준비 중인 게 있으니 열어줄 수 없다. 그렇다고 찡찡이를 마구 만질까 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몰랐기에 그냥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문이 열리는 때가 온다.
준비가 다 됐다며 다가오는 리라의 손을 붙잡고 방 안으로 들어서면, 방 안에 펼쳐진 투박하지만 현실감 있는 우주가 보였다.
"예쁘네."
방 안을 한 번 스윽 훑어보던 랑의 시선이 리라에게 향하고, 입은 짧은 감상을 내뱉는다.
"그렇구나, 이 별이..."
보다 정교하게 그려진 별로부터 자신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 랑은 한참 동안 시리우스를 쳐다보았다. 그러다 리라의 손에 다시 이끌려 들어가면 또 다른 공간이 랑을 맞이했으니, 텐트 안은 여가를 즐기기에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랑은 계피향 사탕을 한 알 입에 물고는 리라의 옆에 앉아 팔을 들어올렸다. 리라의 어깨를 감싼 팔이 리라를 자신 쪽으로 살짝 끌어당기는가 싶더니 가볍게 볼에 닿는 입술.
-정말이지!! 제가 밖에서 지내는 편이라고 해서 나를 그렇게 이용하려 하다니!! "...." -아 말 하지 마요! 싫어하지 않지만 싫어하니까요! -대신. 제 숙소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는 거 티내지 마요!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당신의 목줄을 조심스럽게 떼어낸 케이스는 가던 말던 신경 안 쓴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지요. 케이스의 그런 태도는.. 상담의 영향인가. 아니면.. 다른 일인가...
그리고 수경은. 그즈음에. 눈치를 보면서 태진에게 티켓을 내밀었습니다. 선물이자.. 같이 갈 수 있겠냐는 의사표현이었겠지요. 눈을 다소곳하게 내려깔고는
"선배랑...같이 가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했던 겁니다. 약속을 잡았고. 수경은 로비에 서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을까요? 단정하게 빗어서 반묶음을 한 머리카락이나. 허리에 끈을 묶은 원피스 같은 거라던가요? 조금 멍하게 서 있는 듯한 표정이긴 했지만요. 태진을 발견한다면 사뿐 걸어서 다가오려 할 것입니다.
오늘은 꽤 오랜만에, 커리큘럼... 까지는 아니고, 간단한 스캔을 받으러 연구소로 향했다. 놀라울 이야기다. 나 같은 녀석도 연구소의 담당 연구원들이 있다니.
물론,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 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들의 관계는 뭐랄까... 인력소개소에서 만난 이들 같았다고 해야 하려나.
제대로 된 성과도 없어서 인첨공 지원은 개뿔이고, 전기세 낼 돈도 없어서 편의점과 물류를 비롯한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는 연구소장에 연구원들. 그 규모도 물론 두세명 되나 정도.
그리고, 기반도 빽도 없이 갑작스레 인첨공으로 흘러들어와 어디에서도 마뜩찮은 결과만 보이던 문제아.
그들이 뭉쳐져서, 처음으로 능력을 각성하게 되었을 때는 어린애들이라도 된 것 마냥 얼싸안고 뛰어다니고 그랬지. 나도 성격상 자주자주 오지는 않고, 영 미더운 사람들도 아니지만... 가끔, 나이를 떠나 얼빠진 친구들 같은 느낌에 어울리러 오기는 했다. 계수를 확인하는 스캔을 위해서도 종종 찾고 있고.
"오랜만입니ㄷ..."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며 연구소... 라고 이름붙여진 허름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에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어디서 뭐 저런 싸보이는 물건들을 주렁주렁 사왔는지, 벌써부터 도금이 벗겨진게 멀리서도 보이는 악세사리라던가, 쓸데없이 삐까번쩍한 소파 등에 기대서 콜라 등의 탄산음료를 온더락으로 마시고 있었다.
"...이게 다 뭐예요?"
라고 얼빠진 채 묻자, 그들은 순식간에 내게 다가와서 선글라스를 슬쩍 내리며 입을 열었다. 뭔가 열받는데.
"다, 우리 타이탄님 덕에 덕 보는거 아니겠니! 우리 연구소의 빛! 우리 연구소의 백미! 우리 연구소의 희망!"
"배정된 학생이 저 밖에 없으면서 무슨..."
"에이, 그래도 레벨4씩이나 하는 인재를 우리가 발굴해낸거 아니겠어? 중요한건 뭐더라? 꺾이지 않는 수수깡?" "꺾이지 않는 담뱃대?" "꺾이지 않는 집행검?"
"아,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지! 헛소리 말고, 스캔이나 해 주세요."
그리 말하며 자연스레 의자에 앉자... 뭔가 이상했다. 이 과도할 정도로 푹신하게 들어가는 의자. 아니, 푹신하고 편한 것을 벗어났잖아? 이게 뭐야? 몸뚱아리가 아예 접혀버린 상태로 나는 항의를 했다.
"이건 또 뭐야!"
"오, 태진아! 그것도 네 덕이란다. 네 덕에 들어온 지원금 덕에 우리가 자체적으로 연구한 '인체의 신비! 과도하게 편안한 마시멜로 빈백'의 시제품이란다. 어때, 과도하게 편하지? 그치?" "당장 싹다 척추를 접어버리기 전에, 좀 꺼내줘요!"
이러다가 빈백 소파에 익사해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았다. 대체 이거 뭔데 사람을 계속 빨아들이는데? 뭐가 어떻게 된거야? 겨우겨우 빠져나오자, 드디어 평범한 의자를 툭툭 두들겨 찾아서 앉는다. 이게 다 뭐람.
스캔이 끝나고, 계수를 확인한다. 레벨4. 이전이면 상상도 못했겠지. ...근데 이 시끌벅적한 소리는 또 뭐야?
"이건 또 뭡니까?"
"역시나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학생의 능력계수 스캔 값에 따라 최적의 환호성을 질러주는 응원봇이란다! 정식 명칭은 '가끔은 시트콤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고 싶을 때가 있잖아봇 MK-2!' 느낌표 빼먹지 마려무나."
"...그럼 이거, 스캔값이 레벨0이면 어떻게 되는거예요?"
"어... 방대한 인첨공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학습한 AI가, 가장 레벨0을 잘 긁을 수 있는 문장 수백가지를 조합하여 총 다섯 시간동안 놀려댄단다. 연락처 연동 기능도 있어서, 문자로도 받을 수 있고!"
그 말에 나는 일어서서, 그 응원봇인지 뭔지에 손을 얹는다. 이분들, 이런 것 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구나. 감개무량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여 피식 웃고서는... 손에 힘을 준다.
"인핸스드 스트렝스!"
기합성을 외치며, 나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연구원들의 만류와 절규를 뒤로하고 이 끔찍무비한 물건을 통째로 구겨버리기 시작했다. 응원봇... 아니, 놀림봇. 너는 존재해선 안될 존재다.
맞아 참 스트레인지에 있?는? 사람들아 질문이 있다 웬 사람이 구역 돌면서 스트레인지에서 지내는 어린애들 주기적으로 살피러 오고 먹을거 챙겨주고 지낼곳 찾아주고 암튼 돌봐주고 이러면 스트레인지 사람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좀 쎄한놈이겠지? 애들이 원한다면 데리고 나가기도 함 원하지 않으면 안 데리고 나가되 살펴주러 옴 근데 행색이 연구원은 아님
"저는 기다리는 게 익숙한걸요." "..... 때부터였을까요.." 옅은 미소와 함께 태진에게 말을 걸려 합니다. 두번째 문장은 끝부분만 알아들을 수 있었겠지만요. 텔레포트 능력자는 기다리는 게 익숙할 겁니다. 어디든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는 건. 모든 교통상황을 무시하는 만큼 웬만해서는 지각하지는 않는다라는 결과를 낳는 편에 가까우니까요.
"라운지..는 어때요...?" 태진에게 다가와서 어색하게 옆에 선 수경에게서는 옅은 분향이 풍깁니다. 화장을 한 듯 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얼굴이네요. 아. 어쩌면 옆에 서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조금 어색하게 선 걸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과감하게 팔을 붙잡으려 해도 좋은 일이었을 텐데.
>>269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적어도 태오 지내던 패배자들의 장소에서는 되게 쎄하고 경계하는 편이라구 생각해...🤔 거기는 인간이란 단어만 들어도 신물이 날 정도로 상처 크게 받은 사람들이 모여있거니와 2학구 연구원들이나 그 브로커들이 애들 그렇게 먹을거 챙겨주고 해서 다 데려가고 팔아치우고 그랬던 곳이라...(설정 봄) 근데 다른 곳은 아닐지두 희망을 가져랏
원체 이성을 대하는 것이 익숙치도 않기에, 나는 오히려 수경에게서 풍기는 미묘한 화장품 향기에 긴장하고 말았다. 차라리 내게 잘보이는게 목적이 아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에 괜시리 두려움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좋을까. 차라리 이 모든걸 망쳐버러도 이상하지 않았다면 난 이렇게까지 긴장하진 않지 않았을까.
"좋아. 어, 거기로... 가자."
슉, 하고 텔레포트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그러지는 않았던거 같다. 어쩌면, 그냥 함께 둘이서 걷는걸 더 선호했었던건가 싶기도 하다. 이럴수록 심장이 옥죄는 기분이군.
호텔의 라운지는 척 봐도 굉장했다. 깔끔하고 아름답고,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도 굉장하고. 그야말로 내게는 분에 넘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더더욱 가시방석에 앉는 느낌이었다. 싫었다기보단, 어색했다.
창가 자리에 마주보며 앉는다. 나는 무엇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되는대로 지르기로 했다.
같이 걸어가려 하면서 눈치를 보다가 수경은 태진의 소매자락을 슬쩍 붙잡으려 시도한 다음 종종걸음으로 같이 걸어가려 합니다. 라운지는 높은 곳이었고 사람은 적었습니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숙박이라던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정말로 평화로워 보이는데도. 수경은 소매자락을 잡혀줬다면 붗잡은 것을 놓아주려 하고는 마주보고 앉았을 겁니다.
"성하제 때... 얻은 거니까요." "저도.. 이런 곳에 온 실감은 처음인걸요." 마주앉은 다음 말이 떨어지는 것에 평소처럼 말을 하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감이니. 뭐니 하는 말은 평소같은 말은 아닐지도 모르죠.
"그. 뭐 좋아하는 음료수라도 있으신가요?" 간단하게는 물도 가능할것이라는 메뉴판을 가리키려 합니다. 그녀도 긴장은 하고 있을 겁니다. 후회하나요? 당신의 그 밑바닥을 기는 것이 당신이 그런 말을 해버려서 태진 선배에게 미안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나요?
>>305 하는 짓이나 사이즈 < 나 웃어버렸어 그치 여?고?생인데 그 알지 나도 그... 얘는 그... 그래 중성마녀야(뭐) ㄹㅇ 태오는 오빠도 언니도 다 어울리는 호칭이라🤔 안햐 ㄹㅇ 여고생이자너 얘는 걍 여고생임 약간 좀 더 어린 느낌이 없잖아 있어서 올영도 들리고 다이소에서도 쉐딩스틱 살 것 같다(뭐)
>>309 돌겠네 중성마녀래ㅋㅋㅋㅋㅋㅋㅋㅋ약간 여캐들 가끔 혼란 일으킬 것 같잖아. 이혜성도 한번씩 얘는 성별이 현태오일까? 하고 뇌빠진 생각 한번쯤 할 것 같아. 아니 ㅋㅋㅋㅋㅋㅋ ㄹㅇ현실고증이잖아 올영 세일 때가서 이것저것 쇼핑한 뒤에 아 나 쉐딩스틱 사야됑 다이소 가쉴? 하면서 다이소가서 한 두시간 구경할 리얼리즘 여고생
아녜스 센터는 각자의 목표가 있는 사람 넷이 복지센터라는 이름 하에 모인거라 저런 선생님도 있다네요 밖에서만 활동하지 않고 굳이 음지까지 들어와서 활동하는 이유는 자기가 거기 출신이라서 목숨줄 태우는 행동이라는 건 알고있을듯 그래도 포기못한대
엄시현이 학생적대 커리큘럼이나 애들 학대하는 연구소 상대로 폭로하고 시위하고 깽판치는 역할이라면 이 사람은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애들 직접적으로 구출하고 보호해주는 역할 선경쌤은 그렇게 데려온 애들에게 각종 복지혜택 제공해주고 치료하는 역할 다른 한사람은 치유된 애들을 상대로 사회에 복귀할 교육을 해주는 역할+센터 돈줄
>>298 >>302 후헤헤 과연 죽었다는 걸 알면 이들의 반응은 어떨 것인가 목화고 랩실은 멀쩡할 수 있을 것인가!(투비컨티뉴드)
붙잡혔던 소매자락을 어루만지며, 나는 우리 둘 다 긴장했음을 알아챈다. 그럴수밖에 없는 자리지만. 이거, 생각해보면 생전 처음으로 겪는 데이트라고. 그리고...
아, 됐다. 그 때의 생각은 굳이 하지 말자. 지금만 해도 어지러운데.
"이런 데 와서 콜라나 그냥 물 같은걸 마시기엔 좀 아깝잖아. 어디 한번 볼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는 미성년자다. 뭐 나는 내년이면 벗어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니니까. 그래도 다행인가. 공사장 일을 하면서 어느정도 같이 일하는 아저씨들에게 뭔가 들어본 게 있다. 그냥 콜라 같은것 보다는, 이왕 이런 데 왔으니 좀 있어보이도록 목테일 같은걸 택하는게 좋을 것 같았다. 그냥 칵테일은... 술이잖아. 안된다.
"버진 모히토 정도면... 괜찮겠지."
좀 시원한게 필요하던 차였다. 괜시리 갑갑하고 뜨끈거리는 이걸 확 밀어내고 싶은 기분이니까. 정확하게 이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술. 술이라... 아차. 진짜 술은 아니지만, 여튼 그 때의 경험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픽이었다. 아무래도 우리 둘 다 그때를 의식하고 있는 이상... 이건 좀 잘못된 선택이었나 싶었다. 아니, 이런걸로 하나하나 신경써선 안돼. 여기서 기력을 소모해버리면 안된다! 이 이후에... 뭐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했다.
"응. 가끔씩, 에이드 처럼 카페 메뉴로도 나오고 하니까."
맞장구를 일단은 치지만 긴장해서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이 다음에 무슨 이야기로 이어나가야만 할지, 머릿속에서 열심히 대화 주제를 고른다. 젠장! 누구 말 잘하는 사람 없냐고!
물론, 그때 그 일에 대한 걸 얼른 청산하고픈 생각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걸 단도직입적으로 파고드는건 더더욱 사양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나하고 오려고 온거야?"
나는 사실 이 후배한테 그렇게까지 잘해주지는 못했다. 그렇게까지 많이 엮이지도 못했고. 그나마, 내가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 때 잠시 도움을 받고 진정하게 된 그런 정도인가...
오히려, 더욱 두려워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였다. 그리고 그러고 싶었다. 더 많은 다른 이유가 아닌 담백하게 그것 하나 뿐이었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왜? 어째서? 왜 하필 나였을까. 나의 대체 어떤 부분 때문이었을까. 무엇을 계기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내게 그런 자격은 있는걸까.
"내가, 뭔가 특별히 한거 같지는 않은데..."
말을 고르고 고르다가 겨우 꺼낸 방식이었다. 내가 뭘 해주지도 않았고, 자주 우리가 만나서 어울린것도 아니었다. 내가 눈에 띌 정도의 미남도 아니었고. 나는 그저 '고릴라' 라고 불릴 정도로 단순무식한 이미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걸 매력으로 생각할 리가 없잖아, 보통.
주문한 음료가 나왔음에도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다가, 겨우겨우 떨리는 손으로 한모금 마신다. 화한 향이 입안과 속을 한번 휩쓸지만, 이 미묘한 기분은 없애주지 못한다. 젠장, 아까부터 손은 왜이리 떨리는거야!
"이유가 있을까?"
캐묻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좀 켕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부디 묻고 싶었다. 아직 나는 납득을 할 수 없었으니까.
"텅 비어있고 불확실한... 가운데에서.. 거의 최초의 확신을 얻었던 거가... 시작이었을지도요." 그 때엔 그저 고마웠을 뿐이었던가? 그렇게 당신이 무언가를 해내려 하던 것들이나... 사선을 넘는 올해의 저지먼트.
"전 평범함을 더 그리워했어요... 그냥.." 그러고 싶었고..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라는 말을 하고는 침묵이 조금 길어집니다. 어쩌면 그게 더 특별한 것이지 않았을까.. 과거도 기억도 둥둥 뜬 섬과 같이 끊겨있다. 그 모든 것이 스스로를 특별하고, 정해진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지.
"그리고 선배랑 저지먼트 활동을 같이 하면서... 어째서인지.." 시선이 쫓아가더라고요.. 라는 말을 하면서 고개를 푹 숙입니다. 모히토를 한모금 마시고는 화함과 새콤함이 입 안에 돌지만 그게 어쩐지 괴로워질 것만 같습니다.
"선배가 저지먼트 활동이나. 결국 앞으로 나서는 것이 제..." 회피를 마주보게 해요.. 같은 중얼거림이 들립니다. 겁이 많다기보다는 포기한 것에 가까운 낮음이 당신이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복잡한 기분이었다. 누군가에게서 호의를 받는 것이 이렇게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마주 앉은 후배가 내게 느끼는 감정이 뭔지 갈피가 잡힌다고 생각했다. 실제론 그렇지 않더라도, 회피 삼아서 '이건 그거다'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동경했다, 고 봐도 되려나."
동경. 자신이 가지지 못한 면모를 가진 사람에 대한 동경. 그저 그것 뿐. 나는 부디 수경이 그러기를 원했다. 이렇게까지 거절해야만 하나?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나는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왜? 확실한건 모르겠다. 모르겠는 것 투성이다. 그러다보니 되려 '이거다' 싶은 것에 집착하게 되어버렸다. 그래. 그녀가 내게 가진 감정이 그저 동경이라는 사실에 말이다.
나를 이성으로써 좋아한다, 기보다는 그저 되고 싶은 롤 모델에 가깝게 생각하는게 아닐까. 나는 그리 단정짓고 말았다. 결국 나조차도 이런 식으로 회피하려고 들 뿐인데.
"그러면, 뭐... 졸업 전까지 부실 같은데서 종종 보면서 현장에서 날 따라해도 될거고..."
부실이라는 공간을 언급하며, 사적인 관계가 아님을 어필하려 들었다. 어차피 네가 가진 감정이 그저 존경이나 동경이라면, 굳이 우리는 사적이면서도 로맨스의 관계가 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도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저지르고 말았다.
"동경이 없는 건 아니에요. 저는.. 다른 부원들에게 동경을 품고 있었어요.. 언젠가 그것도 빼앗길 것이란 걸 알면서도.." 동경.. 분명 존재합니다. 다른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대부분 동경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하지만 그냥 동경뿐이 아니란 걸... 저는.. 알게 되어버렸어요..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도요.." 그것이 동경뿐이 아니라 다른 것도 섞여있다는 것을 당신이 깨달았을 때 얼마나 괴로워했을까요. 당신이 해야했던 모든 것들이 어그러지고 말 것인데.
"저는...이것이.. 관심이고.. 이것을 계속 유지한다면.. 결국엔 호감에서 멈추지 아니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저는 결국 기대를 배신하고 만 거에요.." 그 기대가 무엇인가? 허수학구를 모티브하여, 법칙을 새로 정립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비유하자면 상정, 방주같은 걸 만들겠다는 것을 배신하고 만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배신이다. 로벨을 배신하고 상정을 배신한 것이지. 아이러니하게도, 그 배신은 안데르와 케이스 덕분이던가? 모히토의 얼음이 녹아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열이 오르는 것 같은 그런 감각이 듭니다.
"그것만으론...그것만으로는.. 싫어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태진의 말을 듣고는 그것만으로도 고내찮은가? 를 생각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좋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닙니다. 너무 어려운 말이었지만 네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말을 꺼내야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어리석은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어리석은 말을 하는 것이 자신이, 공들여 만들어진 자신을 비틀어버리고 돌이킬 수 없게 만드는 걸까요?
" 신성한 게... " (Holy crab) "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 것이냐 후배여. "
상대는 대답이 없다. 대신, 손에 들고있는걸 들이밀며 천천히 다가올 뿐이다...
" What??? "
동월은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다...
" 뭐야, 왜 안움직여져! 저리 가! 저리 ㄱ.... "
잠시 소란이 있겠습니다. 우당탕!
하늘하늘, 치렁치렁.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동월은 어느 카드캡터의 복장을 입게 되었다. 색깔은 하늘색에, 하얀 레이스가 치렁치렁 달려서 움직이기도 불편해보인다. 잠시 자신에게 입혀진 옷을 멍하니 내려다보던 마법소년(?)은,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을 찾기로 했다. 찾아봤자 할 수 있는거라곤 썰어버린다는 협박 밖에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러나 그마저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결국 동월은 하늘하늘한 마법소녀 복장을 한 채로 학교를 돌아다닌 괴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원래는... 말이 없이... 그 모든 것을 통째로 사라지게 하려 했었죠..." 그러나 그것은 말해짐으로써 전부 어긋났습니다. 후배로만 볼 것인가. 그런 것을 들을 수 밖에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회피를 하는 자는 그런 걸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 게 두려운 이이기에... 그러나 그 사라짐과..다른 것은 어느 소설에서 나온 말처럼 원치 않는 천국일 것이었을까... 다른 점이라면 그 곳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손을 잡혀 이끌릴 것이다. 조정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려고 했다는 말을 하지만 조금 더 놀아보자라는 것에는
"기회는 있으니까요." 표정을 유지하려 하며 말을 잇습니다. 정말 끝난다면 모든 것을 통째로 사라지게 해버릴. 기회도 되고. 혹은 정말로 당신에게는 기회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째서였을까요. 후배일 뿐이라는 말에도. 좀 더 놀아보자라는 말에는 적어도 태진이 보기에는 평온함에 가까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있다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눈꼬리가 내려가며 약간 울상이 됩니다.
"그렇죠...? 지금은...지금은 시간이 있으니까요.." 그럼 나중에는 없다는 얘기인가? 어쩌면 본래는 말할 계획따위 없었고 사라지게 했을 거라는 말과도 관련된 게 맞을 것이다. 그리고 수경은 일어나서 태진의 옆으로 걸어와서 앉으려 했습니다. 텔레포트로 나타나는 게 아니네요. 옆에 앉게 뒀다면 당신을 올려다보려 했을 겁니다.
케이스: 미쳤어요?!?!하룻밤저희집에서자는것도아니고다른데에서숙식을하겠다는거에요?그것도다른사람이랑관련되어서?어?그런걸얻은걸말하지않은것도문젠데요!! 수경:(머리속에 갑자기 청각신호가 밀려들어와서 윽거림) 케이스: 아좀미안하긴한데요!그럴만한사안이긴하잖아요? 하...이거로벨님한테 들키면 당장 테스트 상브르 안에 집어넣어지고 조정 들어가는거 아시죠? 애초에 상정은... 하...... 하아.... 케이스: 티는...내가 우울을 조금 걷어내고 의지를 좀 얻은 것에 감사해야 해요. 저희집에서..를 꾸며드리죠. 수경: 그 얻음은... 케이스: 본래는 다른 데에 써야 했지만요? 더 얻으면 돼요! 케이스: 그치만 안데르님 협조는 알아서 받아요. 요즘 테스트 상브르 안에서만 지내셔서 안색이 꽤 좋으시니까 수월할 수도, 그렇기에 수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어느 방에서 앓는소리가 들려온다. 고뇌에 빠진 한 소년이 내는 소리였다. 그는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는데, 무언갈 쓰는가 싶더니 북북 그어버리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데이트. DATE? 다테? 일평생 연관이 없던 '데이트' 라는 단어와 '동월' 이라는 단어. 물론 동월의 브레이크 없는 돌진으로 인해 결합될 수 있던 관계라지만, 당연하게도 동월은 뒷일따위 생각 안하고 들이받았을 뿐이다. 평소라면 '데이트' 라는 단어를 그녀에게 들었어도, '오냐, 오늘은 어디로 가는 데이트냐.' 라며 별 생각 없이 받아쳤겠지만, 이제 그 데이트의 의미는 확실히 달라졌다. 평소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짓은 동월도, 그녀도 더 이상 하지 않을테다. 그래서 성미에도 안맞는 '계획' 이라는 것을 짜보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데이트든 계획이든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보니... 계속해서 막히고 있는 모양이다.
" 아 젠장!!! 데이트 코스고 나발이고 어떻게 짜냐고!!!! "
결국 분노한 동월은 노트를 엎어버렸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며 의자에 파묻히듯이 기대어있다가, 그녀의 웃는 얼굴을 생각해내곤 양 손으로 얼굴을 철퍽 가려버린다. ...그래봤자, 귀 끝이 붉어져있는건 가릴 수 없었다.
서연이가 떨어진다. 안돼. 안돼 제발 부탁이야. 그러지마. 팔찌 있겠지? 그 격전에서 팔찌가 남아있을 리 없잖아! 빌어먹을 슈퍼보드는 왜 안 가지고 온거야! 하늘을 날 수단이 있나? 리라한테 만들어달라고 해야하나? 아니야 늦어. 민호아재는? 파워가 남아있을까? 아니, 그 전에 늦지 않을 수 있을까? 젠장 제기랄 빌어먹을 왜 난 약한거야. 왜 좋아하는 사람 한 명 구할 수 없냐고!
받아내야해! 아니야! 충격은 그대로야!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다. 튀어나온 돌부리에 넘어져 무릎과 팔꿈치에 피가 흐른다.
아프다 아니 안 아파! 동료들이 목숨 걸고 싸우는 동안 편하게 안에 있던 주제에 감히 아픔을 이야기한다고?
서연의 낙하속도가 빨라진다.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달리지만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 순간 그녀의 낙하속도가 줄어들더니 이내 영희의 품에 안겼다. 성운의 힘과 영희의...순수한 힘이었다. 영희와의 거리는 약 2m
철현은 서연이 살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서연을 살려준 영희와 성운이에 대한 고마움 동시에 그들에 대한 질투심 마지막으로 그들을 질투하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들어 혼란스러웠다.
지금의 감정을 무엇이라 정의할 순 없었다. 그저 혼란이었다. 그러나 혼란은 서연의 말 한마디에, 그녀의 눈물에 제압되고 무의식 속으로 잠들었다.
커리큘럼을 위한 별관 5층, 한결의 명패가 붙은 방은 유달리 구석진 곳에 있었고 얼핏 타 커리큘럼실 벽의 총 너비를 보아도 다른 최첨단 시설이 위치한 방보다는 좁고 작은 편에 속했다. 다만 그 내부는 아늑하다. 공간을 적절히 배치한 덕분에 카운슬링을 위한 작은 소파와 미술 도구가 정리된 선반, 그리고 상담을 위해 마주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자칫하면 비좁을 수도 있는 공간을 생각보다 넓게 보이게끔 만들었다. 내담자를 위해 방음이 확실히 되는 문. 당신이 그 문을 예고도 없이 열어젖힐 적, 아늑한 방에서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일이 당신의 눈에 담겼으리라.
익숙한 앵화색 머리카락이 테이블과 한 사람을 타고 폭포처럼 흘렀다. 태오는 테이블 위에 앉아 등허리를 살짝 굽힌 채 시선을 조금만 내리면 충분한 한결을 품고, 뺨을 두 손에 가득 담은 채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한결 또한 태오의 허리를 감싸 안고 손길을 따라 시선을 들어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방의 온도는 쌀쌀한 가을 날씨를 대비하듯 온후했으나 살짝 더운 감이 있었다.
"……아!"
사근사근 속삭이며 고개를 조금 더 가까이하던 태오는 시선을 굴리고는, 당신과 눈을 마주하며 그 자세 그대로 우뚝 멈췄다. 그리고 채 10초도 안 되어 한결을 팍 밀쳐내고는 손으로 비구를 덮어가리며 고개를 휙 돌렸다. 몸을 돌려버렸지만 순간 보였던 놀란 토끼같은 눈이나 빨갛게 물든 귀는 숨길 수 없었다. 한결 또한 상황을 파악하고는 지레 놀란 눈치로 시선을 돌렸다. LED 등에 반짝이는 립밤은 다행스럽게도 번진 흔적이 없으나, 그 직전까지였던 듯싶다. 쉬이 말하자면 조금만 늦었어도, 혹은 까딱해서 분위기 탔다간 형부 후보 하나가 부뚜막 올라가는 것을 보았을지도 모른단 뜻이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는 직진연하 얌전한 고양이가 학생들이 다 빠져나간 방과후 교실에서 무자각연상 얌전한 고양이와 츄츄하거나 잘근잘근 깨문다거나 그 어 이하 판사님저는스레수위를준수합니다플텍계를가든포스타입비밀글로싸지를게요하는 것 밖에 안떠올라서 내가 창작하면 조져서 못쓰니 슬픔
situplay>1597046584>378 정주행 잠깐 하다가 지금 봤는데 금이가 공주님 안기하는 순간 이혜성 굉장히 소녀소녀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옷매무새 허둥지둥 가다듬은 뒤 얼떨떨하게 금이 바라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지?+얘가 갑자기 왜? 하는 표정 짓다가 얼굴 새빨개져서 말도 못하고 금이 어깨에 얼굴 파묻음. 내가 봄(음흉한 웃음)
뱜미 상대로 늘 ai는 사고를 쳤어 아니 근데 주접 늘어놓고 고백로그 쓴다는 말에 다들 나오는 거 웃겨
>>495 이건 있을 법하다....이혜성이랑 금이랑 체형 자체는 비슷할텐데 그래서 헷갈릴 법할듯. 저지먼트 부원들 눈치채고 명찰 바뀌었어/바뀌었어요 라는 말 듣자마자 둘다 얼굴 펑 해버려라. 게다가 금이 쪽이 더 단단한 슬림근육형 같다는 뇌피셜이 있어. 이혜성은 굳이 따지자면 발레나 체조같은 거 많이 했을 근육형같고.
>>492-493 (깨물기의 시작이 혜성주의 욕망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생각 중) 반지 자리를 생각하면 우아아아... 깨물릴 땐 가만있다가, 혜성이에게 자극 보여주면서 장난스럽게 웃을 금이 가 있어요... 일상생활 공유.. 칫솔이 하나 더 늘었다던가. 그런 (?)... 아, 먼 일이지만. 졸업하고 일하던 혜성이가 금이 졸업식에 찾아올 것도 생각이 나고 막 그래요...
>>506 >>507 (왠지 뜨끔) 판사님저는스레수위를 준수어쩌고저쩌고. 맞아! 칫솔이 하나 더 있다던가, 옷장 속에 상대 옷이나 물건들을 정리해놓은 보관함이 있다던가, 컵이 하나 늘고 상대가 좋아하는 차나 음료수가 냉장고에 들어있다던가 하는 소소한거 좋지. 금이 졸업식 때 이혜성 찾아온 거 보고 후배들 순간 누군지 못알아봤으면 좋겠다 금이는 가까이에서 변화를 봐서 익숙한데 다른 애들은 1년동안 급격히 어른스러워진 모습을 보는거지(?)
그리고 체형은 맞구나 다행이다 뇌피셜이 공설이 됐다. 근력은 금이가 높고 유연성은 이혜성이 높다니 이 무슨 밸런스
울기 싫었다. 살았으니까, 선배를 봐서 기쁘니까, 걱정 끼치지 않게 씩씩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게 안 됐다. 이를 악물어도 도로 벌어지고, 몸은 바르르 떨렸다. 어디가 고장난 것처럼 목놓아 울었다.
도무지 수습이 안 되는 심신을 단단한 열기가 에워싸듯 지탱했다.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하는 선배의 숨결은 거칠었고 심장은 당장 튀어나오기라도 할 듯 격렬히 고동쳤다. 젖은 옷 역시 서연의 눈물만 밴 것일 리 없다. 얼마나 절박하게, 처절하게 달려왔을지 짐작 가고도 남았다. 얼마나 무서웠을지도.
그래서 숨을 골랐다. 저만 기대도 좋을 상황이 아니니까.
" 괜찮아요 인제 "
선배 품에서 고개를 꾸벅이고 물러나려고 했다. 그런데 안경이 얼룩졌는데도 확연히 눈에 띄는 뻘건 상처.
" 선배 피 나요!! "
아프겠다. 구급물품 던지지 말걸! 혜우는? 얘기하면 치료해 주겠지만, 내 손으로 바로 조칠 못 하니 속상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추락할 때 선배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무섭고 훨씬 아팠겠구나. 그래서 짐짓 환히 웃었다.
" 제가 혜우면 바로 낫게 해 드릴 수 있는데~ 그랬으면 선배가 고백 안 해 주셨겠죠? "
선배의 상처를 지혈하려고 하면서 엉뚱하다면 엉뚱한 소리를 재잘대는 서연이었다. 나라서 좋다고 해 주실 때 나도 같은 마음인 거 기억해 달라고 말씀드렸으니까. 그걸 떠올려 주셨으면 했다.
" 아프시죠? 그래도 사과는 안 드릴래요~ 전 이게 최선인걸요!! "
그러니 선배도 자책하지 말아 주세요. 철현의 감정은 제 감정보다 훨씬 무겁고 진했을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리 빌고픈 서연이었다. 그러면서 고갯짓으론 디스트로이어와 옥신각신하는 낯선 사람을 가리켰다.
" 저 분, 승호라는 분이죠? 수박 씨 위크니스. 선배가 설득해 주신 거죠? 고마워요. 저~~~기 초능력만 무식하게 쎈 수박 씨는 말이 1도 안 통하는 상태였거든요. 자폭 그만두라니 되려 화내더라니까요? "
정하나 태오 선배나(총으로 저격한 거니까 맞겠지?) 영희나 청윤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 디스트로이어를 향해 뾰로통한 표정으로 베에~ 혀를 내미는 서연이었다.
흥분해 버렸다. 제일 중요한 얘기도 빼먹고.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는 서연이었다.
" 근데 그런 거보다, 살아 있어 주셔서, 그게 제일 고마워요. 선배한테 이런 말씀 드릴 수 있어서 기뻐요!! "
살벌한 농담에 리얼한 상상이 펼쳐질 뻔한 걸 애써 지우는 서연이었다. 에비에비!! 성운이가 있는 한 혜우가 다른 건 몰라도 추락해서 다칠 일은 없지!!
풀어진 분위기와 장난스러운 웃음 가운데에도 두근거린다고 해야 할까, 뭉클하다고 해야 할까. 팔꿈치랑 무릎이 다 깨지고도 아픈 줄 모르겠다는 선배가 짠했다. 살아줘서 고맙다는 것까지, 같은 마음이라 더더욱. 나 역시 선배가 누구한테 해코지당했다면 그 상대를 내버려 둘 수 없을 거다. 어쩌면 저 막무가내 수박 씨도... 그 안대의 기억을 생각하면 비슷한 처지였을지도.
그래도, 우리는 무사하니까. 디스트로이어에게 살기 어린 시선을 보내는 철현의 손을 감싸쥐려는 서연이었다. 손을 잡을 수 있었다면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끝났으니 괜찮다는 의미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턴가 선배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좀 전처럼 굳은 얼굴은 아닌데, 난감해하는 것도 같고 눈치를 보는 것도 같은?
선배의 손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얼굴은 순식간이 새빨개졌다. 왜? 갑자기 열이라도 올랐나? 철현의 이마를 짚어 보고자 손을 들었으나, 지금 여기서 들으리라곤 상상도 못한 대답에 그대로 굳어 버린 서연이었다. 얼굴은 물론 귓바퀴까지 철현 못지않게 새빨갛게 익었다. 심장이 손끝까지 뻗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이 다 두근거렸다. 선배와 시선이 마주하니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눈을 뗄 수는 없었다. 내 정신이 진짜 내 정신인지 의문이 드는 가운데에도 선배의 말소리를 듣는 청각이며, 선배의 손이 제 손등에 포개지는 촉각은 더할 나위 없이 또렷했다.
“일주일 후에 더 좋은 기억으로 덧 씌울 테니까!”
그 장담은 옳았다. 그보다 더 옳을 수 없었다. 철현의 말이 이어질수록 실감할 수밖에 없는 서연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환희에만 차기는 어려웠다. 기뻐도 눈물이 난다는 말은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지금 울음이 터지기 직전이니까. 게다가 그게 아니라도... 이건 억울하다!!
" ...반칙이에요! 선배!! "
" 저 케이크도 만들고 편지도 썼는데! "
" 선배가 말씀해 주시는 날 드리려고 준비 다 해 놨는데! "
" 지금 이러시면 전 늦잖아요... "
어떤 표정이실지 궁금했는데! 케이크 보고 신기해하실 거 상상만 해도 설렜는데! 근데 제일 반칙은 이 엉망진창인 현장에서 새빨갛게 익고도 반듯하게 진지한 얼굴. 그 상냥한 눈엔 서연의 모습만 맺혀 있었다. 이러면 더 징징거릴 수도 없잖아... 무엇보다 나부터가 이런 날이 오길 소망하고 있었으니까.
>>657 철현주 엄청엄청 뒷북이긴 한데 지난주에 situplay>1597046347>424 이 레스 읽고서 철현 선배가 저지먼트에서 계속 활동하는 이유가 선을 갈구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지금 말씀 안 드리면 3초 기억력으로 까먹을 거 같아서 남겨 봤어요 ^^;;; )
편의점 월급 입금 알림을 받은 김에 우리 점포를 싹쓸이해 봤다. 계획성 없는 소비는 적자를 부른다지만, 그 무식하게 쎈 수박에게 공격당하고도 살아남은 건 다 저지먼트가 합심한 덕분이니까. 이 정도 기분은 내도 좋지 않을까? 이번에도 냉동볶음밥, 튀김을 제외한 냉동식품, 컵라면, 커피랑 에너지드링크랑 탄산음료(체리 콜라는 이제 필수다!), 과자, 쿠키, 초콜릿, 도넛이랑 당근케이크를 제외한 빵, 계피향 박하향 딸기맛 체리맛 사탕, 기존 초코바랑 맛이 거의 비슷한 단백질 초코바 같은 걸 잔뜩 샀다. (저번엔 어이없어하시던 사장님도 인젠 저지먼트 출동 자주해야 매상 오르겠단다. 끔찍한 말씀을...;;;;)
근데 그것들을 부실에 정리하고 게시판에다 '코뿔소 만세!!! 덕분에 살았어요 ><'라고도 붙여 놓고도 계속 께름칙하더라. 뭐지? 왜지? 그 찜찜함의 정체는 오늘의 커리큘럼 내내 정보를 신속하게 읽는 훈련을 반복하고서야 깨달았다. 그 수박 씨 뒷맛이 찝찝해서구나. 남의 싫은 기억을 들춰 버려서. 에이, 짜증나. 결국 안대 하나 주문했다.
또 무섭지 않냐고 의아해하실 거 같아서 미리 말해 두는데요, 저 수박 씨 무서워요! 수박 씨랑 다시 마주했다간 뼈 으스러졌던 기억 되살아날 거 거 같아요! 무서워서 도저히 수박 씰 찾아가지는 못하겠어요!! 그래도 정리할 건 하려고 편지 써요. 동생을 아끼면서도 도로 수용소에 넣을 만큼 공사 구별 확실하신 분이니 제가 왜 이러는지도 짐작은 하시리라 생각할게요.
그래서, 정리할 게 뭐냐면... 싫은 기억 엿본 거 죄송해요. 들춰지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을 텐데 들추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서요. 그때로 되돌아가도 똑같이 할 수밖에 없을 거 같긴 한데, 그렇다 해도 남의 사생활 엿본 게 잘한 짓이 되지는 않으니까요.
대신이라기는 안 어울리지만요. 제가 수박 씨 안대도 꿀꺽해 버렸고 해서 새 안대 보내요. 기왕 보내는 거 이 안대엔 싫은 기억이나 저번처럼 고딩들 잡자고 자폭하려는 기억 말고 평온하고 즐거운 기억이 담기길 바라고 싶어요. 약한 제가 강한 수박 씨를 감히 걱정해서가 아니라, 수박 씨가 그런 기억을 쌓아 갈 수 있다면 인첨공이 살기 덜 팍팍해졌다는 의미일 거 같아서요. 맘에 안 드시면 뭐, 제가 멋대로 보낸 거니 버리셔도 할 수 없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목화고 저지먼트 부원 김서연이에요. 이 편지를 쓴 건 저희가 디스트로이어에게 공격당했을 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예요 그때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신체 단련이 미흡하고 능력도 전투 계열이 아닌 저 같은 부원은 꼼짝도 못하고 다른 부원들이 죽도록 애쓰는 걸 바라보기만 했을 것 같아요. 그러지 않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얘기 말고도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사실 저는 나중에 입부해서 크리에이터와 나머지 부원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는 몰라요. 근데 따님 곁을 아버지로서 지켜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으셨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생겼어요.
따님 곁에 계셔 주시는 게 무조건 더 낫다고요.
저는 보육원 출신이라, 부모님이 안 계신 아이들과 부모님이 계신 아이들의 차이를 실감할 때가 많았어요. 정말로 없는 게 차라리 나을 학대 부모도 있지만, 따님 곁을 지킬 자격이 있는지를 고민하실 정도면 그런 아버지는 아니실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아직 고민 중이시라면 그 고민 내려놓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미 따님 곁에 있어도 된다는 확신을 얻으신 뒤라면 이 내용은 어린애가 오지랖을 부렸나 보다고 넘겨 주세요.
말이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줄이기 전에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볍게 살랑살랑, 가을 바람에 네 몸이 떠오른다. 몸이 훨씬 가볍다. 가볍게 들려올라온다. 네 발로 땅을 딛고자 하면 성운은 네 손을 꼭 잡아줄 테고, 네가 아직 땅을 딛기 힘들어한다면 성운은 네 손을 잡고 동실 떠올랐을 테다. 호란 여사는 팔찌 모양 입장권을 가져와서 성운에게 내밀어주었고, 성운은 먼저 “여기─” 하고 길게 늘어지는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르면서 네 팔목에 종이팔찌 티켓을 채워주었을 것이다. 네 팔목에서 빛나고 있는, 성운의 팔목에 감겨있는 것과 똑같은 원석 팔찌 위에.
호란 여사는 유준에게도 티켓을 내밀어주고 자기 몫의 티켓을 찼다.
“자아 그럼 가실까요, 왕자님, 공주님.”
호란은 딱히 누구의 손도 잡지 않고, 성운과 혜우가 어른들을 스스로 따라오게끔 지켜봐주면서 공원의 안으로 향했다. 참으로 상쾌한 휴일이었다. 햇살은 맑고,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적지도 않지만 많지도 않은 사람들에, 저마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포장마차 하며, 색색깔의 벽돌로 꾸며진 산책로를 따라 온갖 인첨공의 첨단 기술을 동원하여-누리랜드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들을 분명히 갖고 있도록-만들어진 놀이기구들이, 이상한 조합의 가짜 가족을 반겼다.
성운은 문득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무언가 맛있는 것을 사먹어도 좋겠고, 후룸라이드나 하늘자전거를 타보는 것도 어떨까 싶고, 온갖 신기한 반짝이는 기념품을 많이 팔고 있는 가게도 눈에 띄었다. 그러면 무엇을 타는 게 좋을까─ 하지만 그때, 성운은 혜우의 고개가 어디로 향해있는지 보았고, 그리로 시선을 돌리고는 회전목마를 마주쳤다. 동화적인 광채를 휘감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의 전경이 참으로 예뻐서, 성운은 잠깐 혜우와 회전목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응, 저게 좋겠다.” 하고 웃으며 네 손을 회전목마로 잡아끌었다.
줄은, 십여 분에서 이십 분 정도까지는 기다려야 되겠다. 아이의 몸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기다릴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성운은 문득 “으응─” 하고 무언가 궁리하는 소리를 내더니,
“혜우, 잠깐만 기다려줄래?”
하고는 혜우에게 청해온다. 줄의 끄트머리이니 잠깐 빠져나갔다 돌아오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겠다. 화장실이라도 가려는 걸까. 그래서 유준이 다시 혜우의 손을 잡거나 안아들고 있도록 해주고, 성운을 놓아주면─ 성운은 몇 분만에, 뺨이 발갛게 상기되어서는 날아오는 것도 있고 쌕쌕대며 쪼로로 달려와서는 다시 줄에 합류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네게로 가볍게 통, 튀어오르며 네 머리에 무언가를 부드럽게 쏙 씌워줄 것이다. 그 잠깐 사이에 줄이 퍽 짧아졌다.
@혜우주 (까먹지 않기 위한 메모 겸해서 레스 핑퐁을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적어두자면) 다음 레스에서 회전목마타는 장면을 써주시면, 혜우랑 성운이가 회전목마타는 사이에 호란여사가 유준씨에게 혜우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물어볼 것 같아요. 3.3 (왜인지 평범한 행복에 공포에 가까운 거부감이 있는 것 같은 모습을 혜우에게서 느낀 호란여사의 뛰어난눈썰미와 밥말아먹은눈치 중점. 아이들이라면 평범한 행복을 마음껏 만끽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호란여사입니다.)
situplay>1597046584>689 내가 예전에 퍼클 정보 나올때마다 정리하던 메모장이 있었는데(디스트로이어 본명 나오기도 전에 만든 거 같음) 최근에 다시 발견해서 갱신했거든👀 근데 거기에 유니온 이름이 박찬유라고 써있더라고...? 근거없이 메모해놓진 않았을 것 같아서??? 몰?루??
이혜성의 오늘 풀 해시는 당신을_생각할_때엔_손끝이_떨리고_당신이_내_이름를_부를_땐_감당이_되질_않아_라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 "혹시 나한테 크게 잘못한 일이 있어? 아니면 반대로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을까?" 정도의 반응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T발 너 C야의 표본. 농담이고..이 뒤에 어떤 말이 오느냐에 따라서 반응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함. 하는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서도.
자캐가_무의식적_반감을_느끼는_것은 > 인첨공식 사고방식 전반. 아마 이건 시간이 좀 오래 지나고나야 익숙해질 것 같기는 한데 무의식적으로 반감을 느끼는 건 변하지 않을 것 같네.
자캐의_보폭 > 이걸 뭐 어찌 설명해야하냐.......(고심) 성격을 고대로 빼다박은 보폭임(이러기)
H의 오늘 풀 해시는 자신이_죽인_이들의_유령이_찾아온다면_자캐는 누군가를 죽인 적 없는 자 앞에 나를 죽였다는 이의 유령이 찾아오는 것도 제법 아이러닉한 일이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작하지 않을 테다. 찾아올 이라는 게 한정되어 있으며 동요한다 해도 그럴 이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자캐의_죽음_앞에서의_태도는 매우 인간적 반응이죠. 두려워하고 죽기 싫다면서 죽음의 공포는 맛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발버둥칠수도 있나..
자캐별로_아이스크림_취향 그녀는 상큼한 종류 좋아해요. 샤베트류? 근데 너무 맛이 진한 샤베트 말고.. 적당히 연하고 상큼한..? 베라 애플민트 괜찮아할것도 같은데(정작 수경주는 먹어본 적 없어서 레인보우 샤베트라고 해야하나 고민했다)
"지난번의 그 난장판이 끝나고 이번에 더한 난장판이 벌어졌죠?" <네, 그렇습니다. 난장판하면 어울리는 인물이 있죠! 빨간 스카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빨간 스카프는 평소와 다르게 주사기나 약통 없이 멀쩡한 모습이었다.
<평상시에 비해 멀쩡하시네요?> "어우 방송사고 나면 이미지 구기니까요~"
이를 본 파란 스카프는 놀란 듯 잠시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아 이미지란게 존재하셨구나.> "뭐라구요!" "자자 진정하시고, 인첨공에서 큰 일이 있었죠?" <네, 리버티가 4학구 안티스킬을 습격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디스트로이어, 크리에이터, 에어버스터와 저지먼트까지 달려들었는데도 4학구 안티스킬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거기에 디스트로이어를 잠시 세뇌시켜선 크리에이터와 한판 붙기까지 했다지 뭡니까!>
퍼스트클래스와 리버티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자 관중들도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뇌라는 게 무서운 게 4학구가 거대한 구체가 떨어져 지워질 뻔했다지 뭐에요~?" "리버티도 퍼스트클래스가 한명 있다는데 습격한 사람 숫자가 한..3명 된다고 했나요? 그 증언을 들으셨다는데." "예, 증언에 따르면 많아야 4명이었다고 하네요~" <4명으로 퍼스트클래스 3명을 상대한다구요?> "거기에 리버티파 퍼스트클래스는 없었어요~ 물, 레이저, 피 전부 나오지도 않았는걸요!"
파란 스카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머리를 잡으며 말했다.
<이거..완전 별들의 전쟁이군요...> "뭐, 일단 언론을 믿을 수 있느냐는 둘째치고.." "언론을요?"
안경은 빨간 스카프의 발언에 의아한 눈치였다.
"아니, 생각해보세요. 그 '퍼스트클래스'들이 연관된 사건이잖아요. 단순 저지먼트부터 해서 안티스킬, 특수부대 싹다 연관되었는데 100% 진실을 보도시킬까요~?" "자 여기서부턴 그 음모론이라고 붙이는 게 맞겠네요." "네, 음모론이죠~" "어쨌든, 증언을 보면 처음에 저지먼트가 오고, 크리에이터가 수용소에서 나오고 거의 리버티가 제압될 쯤에 디스트로이어를 봤다고 하더라구요?" <순서가.. 좀 뒤죽박죽이네요..?> "그리고 뭔 대화를 했는지는 너무 멀리 떨어져서 못 들었지만 위크니스, 그거 한 단어는 들었다고 하네요."
안경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리버티가 위크니스에 대한 정보를 풀었죠?" "그렇죠~" "그럼 리버티에 위크니스가 소속되어 있지 않을까요?" <최소한 한명은 있었죠.> "그게 한명이 아니라고 친다면 이젠 퍼스트클래스끼리 위크니스를 확보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칩은 제거하지 않았나요?> "아뇨, 말 그대로 약점으로 삼을 소중한 사람이잖아요." "뭐, 일단 이 얘기는 음모론이니까요~" "그렇죠! 음모론이죠."
짧은 토론이 이어진 후, 안경은 관중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음 얘기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
"자! 오늘도 좋은 매물들이 많답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MS가 XX만원! 훨씬 빠르게 강력해질 수 있는 HS가 XX만원! 마지막으로 샹그릴라가 XXX만원입니다!" "그 밖에도..."
별관 5층이면 데 마레의 부속건물인걸까? 아마 혜우가 입장하기 어렵진 않았을 거 같은데 원래는 한결 만나려고 비타오백 제로(성하제때 블랙커피 마시는거 보고 단거 안 좋아하나보다 해서 골랐을 것) 열개들이 한박스 가방에 들고서 커리큘럼실마다 한결 명패 찾아서 기웃대다가 찾아냈을 듯 구석지고 작다 하니까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을 거 같긴 함 그래서 겨우 찾아내고서 기쁜 맘에 문부터 벌컥 열어제꼈는데 어머나 세상에 오빠 뭐하는거야 하지만 눈보다 빠른 손놀림으로 파노라마 촬영 차라라락 (저장&클라우드에 세이브까지 완벽) 아마 둘이 가까이한 컷 하나 태오 홍조토끼눈 하나 일케 건지지 않았을까 손으로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문 뒤로 스윽 물러나가지고
"내가 좋은 시간 방해했나 봐- 미안- 나 갈 테니까 마저 해-(?)"
라면서 안 가고 빼꼼 고개 디밀고서 (카메라 다시 켜서 렌즈 대놓고 들고서) 있을 듯 고양이의 순발력은 세계제일!
>>743 뭔가 표현이 애매했을 수도 있는데... 애초에 어제는 디스트로이어 영입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냥 싸우기만 했을 뿐이지! (옆눈) 리버티 인식이라. 개개인마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좀 과격한 면이 있는거 아니야? 라는 느낌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연구원들도 우리에게 그 정도 짓은 했잖아. 인첨공도 잘못한 것은 있어! 라는 느낌의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어요.
>>747 어제 살짝 묘사는 나왔었지만.. 콘크리트 파편이 너클처럼 손에 끼워져서 그대로 명치를 후려치는 기술이에요. 아마 어지간하면..(옆눈)
>>758 이걸 미처 못봤네요. 자폭이라기보단 그냥 눈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컸어요. 자신이 저런 애송이들에게 이렇게 눕혀졌다고? 이딴 결과는 있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그냥 다 죽여버리고 날려버릴 생각으로 기술을 쓴 거랍니다. 딱히 나도 죽자! 하고 쓴 것은 아니에요.
궁극기가 나온 트리거 역시 '내가 저 녀석들에게 눕혀졌다.' 였으니까요.
또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라. 글쎄요. 차후 전개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또 적대할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일단 헌터는 높으신 분 쪽의 조직이에요.
초기 설정은 학교 별관이라면 믿겠습니까? 대환장(ㄹㅇ 대환장) 데 마레로 둬도 괜찮다구 호호 어느 쪽이든 혜우가 들어가기 편한 곳이면 되니까... 마저 한결이는 단 음식 그렇게 많이 먹지 않고 서휘는 단 음식? 좋지! 하는 쪽이거든...😏 문 벌컥 열었을 때 엘렐레는 아닌데 세미-엘렐레라서 저기요 미치겠군........ 휴우 요 앙큼캣 현태오 그것땜에 10초 내외의 시간 동안 굳어버린건 아닐까 싶고🤭 혜우가 말하기가 무섭게 태오 움찔 떨더니 "그런-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대요…… 선생님도 ㅁ, 뭐라고 말 좀 해봐요……." 하는데 한결이가 당황해서는 자기 입이랑 목 가리키면서 고개 내젓고... 그제야 태오가 자기가 뭔 말 했는지 깨닫곤 얼굴 감싸쥐면서 깊게 한숨 쉬고... 그만큼 경황 없단 뜻이지~😏😏
그리고 "제발 카메라 치워요..." 하는 현뱜미와 어떻게든 시선 피하는 한결곰 동생 냥아치에게 고통을 받다🤭
>>801 몰래 몰래 한다고 한다면 가능하긴 한데 많이 빡세겠죠. 그거. (옆눈) 그런데 굳이 안티스킬 일을 하는데 스킬아웃 일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밑의 이들은 그냥 혜성이가 협력자 비슷하게 해서 부릴 수도 있는거고.. 실제로 현실 경찰들에게도 이런저런 정보원들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첩보를 받기도 하고요.
"네, 광고 잘 봤습니다! 이제 다음은 스트레인지 내 소식을 한가지 전해드려야죠!" <다음 소식은.. 스트레인지에서 저레벨들을 마구 습격하던 능력자 집단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하는군요.>
빨간 스카프는 뭔가를 몇모금 마셔서 목을 축이곤 말했다.
"그렇죠! 습격 사건의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요~" <그 원인에 대해선 역시 저희 율럭키를 비롯한 스트레인지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조직들이 소탕하고 있기 때문이죠?> "네, 비사문천도 소탕을 하고 있다 합니다." "뭐, 저지먼트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요."
안경은 안경을 고쳐쓰곤 말했다.
"정확힌, 사이가 좋다고 할만한 집단이 거의 없거든요. 그나마도 집단이 워낙 비대하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에 가깝지만요!" "사실.. 그 능력자들이 리버티에 들어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지만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리버티라.. 확실히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런 짓을 하는 녀석들이 많았겠죠.." <연구원들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폭발시키고 리버티에 들어간다는 걸까요..> "확실히 리버티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많죠~"
잠시 뜸을 들이던 이들은 말을 이어갔다.
"어쨌든, 오늘도 평온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잠깐만요, 시청자 반응 한번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시청자 반응~? 한번 보죠!"
마저 내가 헷갈린게 태오가 첨엔 목화고 소속 연구원 담당이었는데? 그걸 한결이 대체한게 아닌가? 데 마레로 간게 맞?나? 했는데 사실 어디든 상관없다 고양이는 말안드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결쌤 말 못 하는 것도 깜빡할 정도였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리나 한결이 뭘 해도 당황 안 하는 태오 속절없이 털리다
>>제발 카메라 치워요<< 혜우 : (빵긋!)
순순히 카메라 치워주는 대신 (건질건 건졌으니까) 슈르륵 커리큘럼실에 들어와서 문 옆에 가방 놓고 태오 근처로 알짱알짱 돌아보면 심해냥이 히죽히죽 웃고 있고 한결쌤 시선 피하는 곳으로 한번씩 얼굴 들이밀어서 놀래키고 어느샌가 테이블 옆까지 와선 '아무고토 몰라요'하는 얼굴로 태오랑 한결쌤 빤히 봐야지
>>831 그랬으면 좋겠다.. 고마워ㅋㅋㅋ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애는 자기가 아프다는 자각이 없다는 거...? 펫타로 받았을 때 "아프다" 가 없고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까 불편해! 곤란하네~" 이렇다 해서 그게 그나마 다행이야..ㅋㅋㅋㅋ큐ㅠㅠ 자기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는 것만큼 힘든 건 없다구...
시간이 있다. 지금은. 이 한마디가 왜이리 두렵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마치, 수경이 곧 어딘가로 떠나버릴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니, 말도 안되는 생각일 뿐이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평범하게 졸업하고... 평범하게 이 도시에 녹아들게 될 것이다. 분명히.
어쩌면 그저 조급함일수도 있다. 부디 그래야 할 것이다.
옆자리로 와서 앉는 모습을 보며, 나는 여전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심란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좋을까.
"...그러면, 너는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어?"
빙빙 돌리는건 내 타입이 아니다. 그럴만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원하는 것을 먼저 물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얼른 나란히 앉아 거리를 좁히는 것을 보면 대충 예상할 수는 있다만... 여전히 나 스스로의 머리속에서는 믿겨지지가 않았다. 얘가, 나를? 왜?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의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다. 해답을 알게 되어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았다.
- 담당 연구원과는 요즘 어떤가요? 계속 냉전 중인가요? - 어, 그게 좀 애매해요. 어려졌을 때 도와달라고 할 일이 많아서 다시 말을 트긴 했는데... 음... 그래도 한번 말하기 시작하니까 결국 예전이랑 비슷해지긴 하더라고요. 이대로 라면 그냥 전처럼 평범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리라. - 네? -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있었던 일을 제대로 매듭짓지 않고 내버려두면 나중에 반드시 곪아 터질 일이 생기거든요. - ...... - 그 일을 다시 꺼내는 게 부담스러운가요? - 네. 당연하죠. 그리고 솔직히... 그 주제로 말을 꺼내는 순간 다시 화내고 싸우게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제가 전보다 더 말을 못 가릴 것 같기도 하고. 리버티 일 이후로, 그, 아시잖아요. 그것도 아직 말 못 꺼내봐서. - 그랬겠네요.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었으니까. - 네. ...선생님, 만약 제 생각이 사실이라면 어쩌죠? 연구원님이 저를 그런 식으로 봐 오지 않았다면 다행이지만 그게 맞다고 한다면요? 그럼... - 확인받기가 두려운 건가요? - 누군들 그러지 않겠어요? 만약 정말로 연구원님이 저를 정도에 못 미치는 불량품 같은 걸로 봐 왔던 거라면, 그래서 그렇게 쌀쌀맞게 군 거라면 절대 예전처럼 대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요. - 하지만 리라. 회피는 결코 해법이 되지 못해요. - 저도 알고 있어요. - 혼자서 고민하고 추측하고 생각하는 건 정답이 되지 못하고요. - 저도 알아요...
과연산 직후 출혈 및 이명. 정인은 리라의 상태 보고를 적어내린 후 차트를 내려놓았다. 커리큘럼실 안에는 디스트로이어를 만났을 때와 똑같이 생긴 거대한 드래곤이 몸을 말고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외부 자극이 없고 순발력이 필요하지 않은 안정적인 환경이다보니 상기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다.
"됐습니다. 정리하고 나오세요."
정인의 오더가 떨어지자 리라는 종이에 작은 포션을 그려내 실체화 시킨 후, 그것을 드래곤의 몸에 뿌렸다. 그러자 드래곤은 서서히 작아지나 싶더니, 이내 한 줌의 하얀색 꽃잎이 되어 사라진다.
X월 X일차 커리큘럼 종료. 출입문의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커리큘럼실 내부를 메운다. 조용히 걸어나오는 리라를 바라보던 정인은 이내 랩실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연구원님."
그러나 평소보다 오래 머물러 있는 인기척이 거슬리는 탓에 다시 고개 돌리지 않을 수 없다.
>>823 업보 너모 세게 받는다 휴우... 나리도 남아서 두 배로 클낫구만 저쪽은 빼박 현장검거에다 나리 성격이...(태오: 멈추라고 애 본다고 아악)
목화고 소속 담당(태오 기분 나쁘고 자기 말 안 따랐단 이유로 이시미로 이명 선점해버림)이 파견 연구원 한결로 대체된 거 맞당 태오가 2학구 가는 걸 병적으로 싫어해서 마레 말구 학교에서 커리큘럼 더 자주 하지만🤔 (본인 설정 잠깐 까먹었던거 맞음) 하지만 검거당하면 서휘 빼고 누구라도 놀랄 거라 생각해(?) 그쪽은 걍 ㅇ? 봤어? ㅇㅋ 봐라 오늘 인물났다 해서 큰일남(대체)
태오: (고통!)
>>건질건 건졌으니까<< 매우 킹받는구나 심해냥이야 태오 얼굴 빨개져선 테이블에서 후다닥 내려가서 자리에 앉으려 들고 한결이는 또 혜우가 얼굴 들이밀면 움찔 놀라고... 태오가 결국 고개 돌리고 헛기침 하고 한결이도 눈 좌우로 굴리다 태오 눈치 슬쩍 보더니 수화 자동으로 인식해서 음성으로 통역해주는 장치 켜고는 '재미는 없을 거예요...' 하면서 커리큘럼 재개하려 했는데
현태오가 그 사이에 기력이 다 빠져서 < 처참한 내향형 "ㅈ, 저 못하겠어요... 잠깐만 쉬자. 제발." 하고 항복선언을 해버리고(?)
아유 그런데 어쩌다 기가 빠졌대 평소엔 안 그러던 애가 그치~~~ *^^*
>>827 그래도 그 약 먹는 동안은 여로롱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봐서 쥐인님도 기뻤을 거야. 쥐인님도 여로롱이 주인이라 행복했을 거구, 많이 힘들 텐데 잘 보내주자. 쥐인님은 좋은 꿈 꿀 테니까.
>>0 어제 한바탕 했던 더미들의 잔해를 수거해 또 다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낸 뒤 그 형태에 맞는 행동양상으로 수하고 있는 그녀였고, 여학생은 그 뒤에서 멀찍이 떨어지되 그럭저럭 대화를 할수 있는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흐으으으음... 무언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여." [어떻게 하면 농땡이를 피울 수 있는지?] "...즈는 유라가 아님다." [...누가 들으면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앤줄 알겠거든.] "헤엥~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소녀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잼민이었던 주제에...] "스읍... 그건 좀 아쉽슴다... 더 즐길수 있었는데... 이젠 다시 이 무거운 몸뚱이를 이끌고 살아야 하는거 아님까..." [뭐, 이상한 연구소의 타겟이 되어 맨날 당하는 것도 이젠 목화고 전통이 된거 같거든~] "...유라네 학교에도 변신변신 빔이 쏴졌음 좋겠어여." [어우 얘, 끔찍한 소리는 농담으로도 하지 않는게 좋거든.] "농담 아닌데여?" [......]
천진난만한 표정과 대비되는 죽은 눈은 여학생으로 하여금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게 했을 것이다. 그나마 금방 고개를 돌려 더미의 머리부분을 물고 늘어지는 토끼를 떼어내려 사다리 위에서 열심히 씨름하고 있는 그녀였기에 그런 냉랭한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았지만,
[그래서... 대체 뭘 만드는 건지 궁금하거든.] "아, 이거여? 세리쌤이 아직은 납품 안된 건 때문에 저번에 즈가 부셔먹은 더미를 대체할게 필요하다셔서 말임다." [...정말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작품명이 뭔지 궁금하거든,,,] "에이~ 보면 아시잖슴까~
고X라임다." [...... 나 저거 쓰는 날은 다른 훈련으로 돌려달라 할거거든.] "유라두 같이 하라구 킹XX라두 만들었는데여?" [...에바거든.] "이참에 에XX리온도 만들까여?"
"별로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니긴 한데요.." "그녀가... 저에게 품은 것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게 되었으니까요.." 상황이 바뀌었다면 저도 그녀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없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있었던. 제가 살아있을 가치가 있을까요? 의 답변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라는 말을 합니다. 흐릿한 미소가 지금은 있다. 라는 말과 함께해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분위기를 수경이 두르고 있도록 만들어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지금은 있지만..." 말끝이 흐려집니다.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걸까요?
"..." 태진이 직접적으로 말하는 말을 듣고는 침묵합니다. 그 호감을. 당신이 배신하면서까지 전해버리고 만 것을... 정없게도 모두 버려버릴 수 있다라고 하기까지 생각하며(당신이 그것만큼은... 이라고 간원하였던 것이었음에도)원한 것은 한순간이거나. 정말로 단순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냥... 선후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그...보통 사람들이말하는...여...여자친구....나...남자친구요..."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당신이 평온한 표정을 못 짓게 만드는 일입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고 실제로 몸이나 고개도 움츠러들었지만. 술도 안 마셨는데 취한 것 같은 기분이었을지도요.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같다고 생각하시나요?" 태진을 보지 못하고 빨대로 잔을 젓습니다. 민트와 라임 조각이 그에 따라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까요.
고양이는 즐거워요 냐옹🐾 태오 자리에 앉는 동안 한결쌤 요리조리 놀려주다가 정말로 얌전히 커리큘럼 구경하려고 했는데 태오가 못하겠다 했네? 잠깐만 쉬자고 하네? 심해냥이 희번득👁👁 냅다 무릎에 가서 앉아버려야지 원래라면 옆에 가서 치근대기만 할 텐데 한결쌤 앞이니까 굳이굳이 무릎냥이 되가지고 오빠 오빠 히히 하고 골골대야지 쉬고싶다는 애한테 굳이 치근대는게 더 악질같지만 뭐 어때 고양이인걸 몸은 클만큼 컷지만 마음은 열살 데마레 시절 그대로인양 군다 손도 조물대고 머리카락도 당겨와서 만지작대고 (장갑 꼈으면 그 위로) 비늘도 콕콕 건드리고 굳이 계산할 것도 없이 태오가 매몰차게 내치지 못할 거 알고 더 당당하게 웅냥냥
솔찌 한결쌤한테는 이런거 보여주는 걸로 괴롭힘+자극 충분할거 같다는 적폐가 있어 그러니까 한결쌤 볼 때는 ㄹㅇ 아이마냥 해맑게 웃겠지
"에헤헤- 근데 근데 오빠랑 선생님 나 오기 전엔 뭐 하고 있엇어-? 오늘 뭐 할 거였어요-?"
리버티의 테러, 저지먼트와 디스트로이어의 싸움 이후, 불신의 싹 하나가 움텄다. 너무 과하지 않느나는 의견이 조금씩 보이는 가운데, 태오는 여전히 연구원이 피습 당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세하게 하나씩 자극을 시작했다. 형제와 자매다 스트레인지의 버림패를 모아 증오심을 부추겼다. 연구원에 대한 분노를 넘어 연구원을 가여이 여기는 것들 또한 기만이지 않느냐며 속삭이니 효과는 제법 좋았다. 무고한 학생 하나가 크게 다치긴 했으나 내 손을 더럽힌 건 아니고 버림패도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다고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직 다른 방안이 있으나 지금 당장 터뜨리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잠식하고, 태오는 눈을 감았다.
지금은 이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
한결도, 서휘도, 혜우도, 하물며 저지먼트의 누구도 없는 평온한 자정.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 누구도 모르겠지! 침대에 웅크려 몸을 최대한 구기고 이불을 턱 주변까지 올렸다. 머리가 시끄럽다. 능력으로 들어오는 남의 생각도 턱없이 버거운데 이렇게 자신의 생각마저 겹치면 그것만큼 성가신 일이 없다. 잠들면 그나마 생각이 끊기긴 하지만, 그마저도 생각으로 깨는 날이 있다. 조금이라도 더 눈 붙일 수 있는 기회를 생각 따위로 놓치고 싶지 않다. 생각 따위로…….
─ 방금 개쩌는 중상모략이 떠오르지 않았나?
태오는 눈을 번쩍 떴다. 자신의 심중까지 읽어버린 이 빌어먹을 능력 탓이다. 이불을 꽉 쥐고 다시 눈을 감으며 인상을 팍 썼을 때, 다시금 심중의 소리가 울렸다. 아니, 잘 때가 아니잖아요, 미련한 것아. 며칠 고민한 것의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오늘 영희의 훈련은 또 다른 능력 제어 및 응용, 정확하게 말하자면 "몸에서 포톤 레이저 안쏘기" 였다.
이게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수 있겠지만, 포톤 레이저는 능력 특성상 광자를 일정 방향으로 집중시켜 레이저포를 발사하는 능력이였고, 이론적으로는 굳이 광자를 몸의 한 부분--손이 라들지--에 집중 시키지 않았도 발사 시킬수 있었다. 영희가 무의식적으로 몸의 한 부분에서 발사 했던 거지.
포톤 레이저의 사출속도를 따라잡을수 있는 적들은 사실상 임천고에서도 없지만, 영희의 움직임을 따라잡을수 있는 적들은 임천고에 꽤 있었다. 아무리 몸놀림이 좋았어도 일단은 일반인(?) 이였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목표는 "몸이 아닌 몸의 주변에서" 포톤 레이저를 시전하는 것이 였다. 그렇게 레이저 발사대 설치(?)의 영역을 늘려가는 것이였다.
그래서 영희는 지금 차렷 자세로 자신의 온몸을 쇠사슬로 칭칭 묶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올라가는걸 막기 위해서. 마치 쇠로 만든 굴뚝빵 같았다.
"훈련을 위한 거니까..."
그렇게 심호흡을 하며, 영희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리 오른쪽 옆에 광자를 집중시킨다는 이미지를 떠올린 후, 그대로 사출시킨다는 감각으로.
"으으으...! 핫!"
ZING!
10분 후, 어떻게 래이저를 발사는 것 까지는 성공 했다. 물론 위력은 반쪽 자리에다 정확도는 개나 줘버렸지만, 그래도 성공이였다. 다만 너무 집중한 탓이였을까...?
"어 성공....으앗! 우와아아악!!!!!"
우당탕!
그렇게 영희는 꼴사납게 앞으로 엎어져 버리고 말았다. 집중 하느라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린걸 알아채지 못한 것이였다.
"에이 씨....!"
콰지직.
영희가 팔에 힘을 주자, 몸에 감았던 쇠사슬이 파편을 사방팔방으로 튀기면서 그대로 부셔졌다. 쇠사슬 파편들을 바라보면, 영희는 한숨을 쉬며 새로운 쇠사슬을 찾으로 갔다.
글로머레이션 코트(Glomeration Coat) 자신의 주변에 질소를 사용해 두꺼운 대기의 방어막을 만드는 능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사출체의 방향을 꺾거나 충격량을 줄이는 방호능력. 밀도는 레벨에 따라 증가하는데, 3레벨을 초과하면 실제로 부딪힌 대상에게 충격을 전달할 수도 있고, 허공을 뭉쳐서 단단하게 만든 후 '밟고'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제한적으로 진공 필드를 만들어 안에 있는 상대를 질식 시킬 수도 있다.
수찬희, 24세, 레벨 4, 이명 서드 피기(서디) 11세에 바깥에서 의탁하던 고아원이 해체되며 단체로 인첨공에 보내짐 레벨 0으로 시작했으나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함 고교 입학할 무렵 같은 연구소이자 중학교 동창들의 불미스러운 모함사건으로 인해 사회와 사람에게 신물을 느껴 진학 포기 및 스킬아웃이 됨 이후 홍성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고 팀의 첫 번째 멤버가 됨 훗날 체시를 구출할 때 조력했고, 이때 체시가 서디에게 반해 추후 연인관계로 발전함
>>978 후후후 언제풀까 각만 보던 서디 정보 냉큼 가져왔다잉 ㅋㅋㅋㅋㅋㅋㅋ 리라주도 정말 아이디어가 넘쳐 아주 군침이 싸악 원래 캐와 오너의 취향은 다를 수 밖에 없는 숙명이 와랄라
혜우 맞은 건 칼찌할 때지 응 유영이가 나이프질 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해서 (옆눈)
>>987 암부인게 가산점이야 ㅋㅋㅋㅋㅋ 진흙탕에서 피는 한 쌍의 연꽃이야말로 아름답지 음 머머머머뭣! 아 그래서 친구랬구나! 오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리라주랑 나랑 뇌가 네트워크에 이미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닌?지 후후 어떤 캐가 나올지 기대하겟서 (츄릅)
???은 아직 나오지 않은 3인 중에 한 명이지용 아지트에서 쟤네 꽁냥대는 꼬라지 맨날 봐서 홧병나겠대 ㅋㅋㅋㅋㅋ 그니까 나 리라랑이 딱 거기 드가는 거 보고 아 이거 체시가 리라 보고 뭐든 술술 불겠는데 했음 ㅋㅋㅋ 아니 근데 대체 어케 거길 딱 골랐어요 님아 지금 생각하니 무섭네 호엥엥
레고 밟으라니 와 리라주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근데 쟤네는 한 박스 밟고 한 박스 더 얹어주긴 해야 함 매장도 레고로 해버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