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 위에서 춤을 추다' : 배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해양 몬스터들이 갑자기 쳐들어온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분쟁과 안온 : 아직 해양에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던 시절. 귀향파와 실향파의 분쟁과 그들의 삶의 이유, 돌아가거나 떠나야할 이유를 다루는 내용. 한 편을 들어서 그들을 설득해 분쟁을 중지시켜야만 함
"충격.. 거대한 거 다 몬스터같다고 해...러버덕도 몬스터인건가봐여..." "다..당연히 농담인거 아시죠...!!" 같은 말을 하려 한 다음.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적어도 지휘를 통해 레이드당하고싶진 않거든요!" 잡몹들이 묘하게 방진같은 것을 짜서 레이드를 하는 것 같다는 감상을 받으며 일반적으로는 메스로 후벼파고 던지면 그걸로 끝인 잡몬스터들이 양학을 못하게 서로서로 받아주는 것을 하다보니 제법 심력을 쏟게 됩니다. 그나마 피난민들도 똘똘 뭉쳐서 들 수 있는 걸로 몬스터를 때리고 있어서 시산이 분산되어서 다행이죠
"우와. 먹히긴 했네요!" 이 기세를 몰아서 여선은 펭귄이 주춤한 틈에. 메스를 휘둘러 상처를 내려 시도합니다. 출혈을 유도하려는 것이었을까요!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물러나는 것을 살짝 미루고 펭귄에게 약점간파를 쓰려 합니다... 어우 약점간파 너 랭크가 그런데 어찌저찌 쓰고는 있구나?
"가사라.....가능하다면, 가사도 부탁해.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곡 자체도 귀하지만....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이야기의 전달'을 위해서니까. 가사가 없다면 아무래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긴 어렵겠지.
나는 강산에게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옛날, 힘들고 괴롭던 시대. 동화를 통해 희망을 전파하려던 두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그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상당히 길었다. 그러나 어쩐지 내 입에선 멈추지 않고 술술 흘러 나왔다. 마치 노래처럼.
".....잘 됐네. 잘됐어."
그렇게 기나긴, 동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마무리 하며. 나는 숨을 한번 고른다.
"이게....흑기사 이야기의 진상이야. 나는 돈키호테를 이길 수 없었어. 내 모든것을 쏟아붓고, 그 너머의 전력을 다해도. 흑기사를 힘으로 꺾기에는 부족했어. 스스로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담담한 사실이야."
나는 난관에 기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러니까 내가 이긴 것은, 돈 지오테가 기사였기 때문이고. 시온 바라타리아가 기사였기 때문이고. 내가, 기사였기 때문이야. 삶의 결과를 선택할 순 없어도, 어떤 삶을 살지 그 방향만은 고를 수 있어. 기사란 그런 사람들이야."
이제는 알 것 같다. 기사도란, 정의라던가. 선이라던가. 약자를 지킨다던가. 성실하게 산다던가.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다. 살아가는 길에 타협하지 않겠다. 자신의 길을 고르고 지켰음을, 명예롭게 여기고 그것을 소중히 한다. 주변에선 바보같거나 미련해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렇게 살도록 결정했기에.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다. 기사도란 아마, 그런 것일테다.
강산은 가만히 앉아 시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중간에 "오호, 그래서?", "아, 저런...." 등등 추임새를 넣으면서. 시윤이 허락한다면, 혹시 놓치거나 잊어버리지 않도록 나노머신의 기능을 사용해 녹음해두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게...잘 되었네."
이야기가 끝날 때 쯤 이어지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끝까지 듣는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정하고 힘껏 따른다. 이를 굽히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명예를 지킨다. 그것이 의념 시대의 새로운 기사도라면... 비록 손에 든 것이 냉병기가 아니고, 다루던 전투술도 동화와는 거리가 멀어보일 법 해도.
"잘 어울리잖아, 기사님."
시윤이야말로 이 시대의 기사에 어울리는 사람일터다.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해준다.
"음...사실 작사는 커녕 진지하게 곡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것 자체가 이번이 아주 처음이야. 이 정도 분량의 이야기를 다 담으려면 한 곡에 다 담긴 어렵고 앨범을 하나 만들어야 할 수도 있겠는데...네가 기대한 것보다 이 이야기를 전부 노래에 담고, 그게 사람들의 귀에 퍼질 때까지 더 오래 걸릴수도 있을거야.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는 '정말 나한테 맡겨도 괜찮겠어?'라고 물어보는 게 맞겠다마는..."
강산은 고개를 조금 숙이며 현실적인 우려와 걱정을 입에 담는다. 자신의 능력이 시윤이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런 걱정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면, 도전해보고 싶군. 나 혼자서 다 담아내기 힘들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탁해보지."
시윤을 똑바로 보며 말한다. 애초에 해보지 않은 일을 두려워하며 영영 땅에서 양 발을 떼지 않을 생각이었으면, 강산은 굳이 특별반에 들어오지도, 미리내고 입시를 준비하지도, 아니, 애초에 그 날 집을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익숙한 세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낯선 세계에도 뛰어드는 것. 그것이 우리 헌터의 일이 아니겠어? 특히나 우리 특별반은 더더욱."
어쩌면 지금도 특별반의 누군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시윤에게 다시 웃어보인다.
잘 어울린다. 그래,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흔히들 생각하는 기사와 나의 이미지가 괴리감이 크다고 생각할 뿐.
긴 이야기가 끝난 뒤에. 나는 강산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각오를 얘기하는 것을 조용히 들었다.
"괜찮아. 나도 이것저것 시도할테니까. 애초에 쉬운 얘기가 아니란건 알고 있었어. 다만.....일단 내 생각을 말하자면. 당장에 너무 완벽하려 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너무 공들이지 말고 즉흥적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지금이라면 내 명성에 더해서 이야기에 생명력이 남아있는 시간이니까. 소문을 널리 퍼뜨리는 노래는, 생각보다...불후의 명곡이 아니라, 어쩐지 단순해도 중독성 있는 그런 노래니까. 애초에 시온은 아이들에게 조금은 편한 웃음을. 사소한 재미를 주고 싶어한 사람이었거든."
버터를 밟고 넘어지는 심보 고약한 아저씨라던가, 바람이 불어서 옷이 날아가는 것을 붙잡으러 뛰는 아낙같이. 그가 들었던 예시를 들려주며 나도 조금은 실 없이 웃는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마음이 내켰다면, 해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고, 대단하지 못할 수도 있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늘 완벽한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지."
"실은....시온이 지오의 이름을 대며 행동했던 것도. 카하노 기사단 비극의 날에 대해서도. 밝히고 싶지만. 그래버리면 '돈 지오테'를 희망의 이름으로 남기고 싶어 노력해온 것을 짓밟는 것 같아서....고민 돼."
나는 팔에 턱을 괸다. 그러니 그 부분은 지금처럼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전하되, 노래로 퍼뜨리진 않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다만 마지막은 조금 다른 것 같아."
일단 고민을 뒤로하고, 그의 노래 평가로 돌아온다.
"내가 일방적으로 쓰러뜨린 것 같지만, 사실은 흑기사가 검을 놓은 것은 자의고. 그는 기사로써 쓰러지길 선택했어. 마지막에 소멸했던건 흑기사가 아니라 한 때 희망을 전하려던 기사의 최후야. 이 부분을 빼 놓으면 안되지. 그리고 그걸 생각하면, 앞부분에 흑기사를 소개하는 부분도 부족해. 그가 망념화가 되었음에도 '흑기사' 였던건, 그런 상황에서도 기사로써의 자신을 놓지는 못했단걸 암시하거든."
....나는 어느정도 포인트를 짚으면서 얘기한다.
"지금 버전이 나쁜건 아니지만, 너무 나의 활약쪽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내가 남길 바라는 것은 오히려....지오와 시온의 이야기야. 그들이 세운 카하노 기사단의 이야기가 먼 시간을 돌아 완결되었음을. 여기에 희망이 있었음을 전달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