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당신은 모든 모니터 뒤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넷티켓을 지켜주세요. 1. 본 어장의 메인 스토리는 완료 되었습니다. 이후 진행은 참여 멤버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을 때까지(혹은 적당한 시기까지) IF 등의 이벤트 형식의 (비)일상 어장으로 운영 됩니다. 2. 어장 속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흘러가거나 똑같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3. 우리들의 멘탈은 안녕합니다. 4. 별도의 스토리 진행은 없으나, 이벤트 성으로 열리는 건 있을 수도 있습니다. 5. 조사는 보통 개인의 행동을 기본으로 합니다. 6. 당신의 행동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7. 서로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럽게 보내도록 합시다.
이건 오롯이 당신의 문제일 테니까. 하지만 말이지. 위노아는 미간을 좁히고 숨을 흡 들이켰다. 사람에겐 어디까지나 밝은 면만 있을 순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당신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니 괜히 제 속이 다 탔다.
까맣게 뭉그러진 속내를 구석으로 욱여넣고, 저는 다친 곳 없다며 괜찮다는 말을 잇다가, 지그시 눈을 느리게 감았다가 뜬다. 위노아는 보란 듯이 양 손을 뻗어내고는 당신의 양 뺨을 움켜쥐듯 붙잡는다.
“나 보고 말해. 정말 별 일 아니야? 자세하게 얘기해줄 필요도 없어. 그냥, ...”
말 끝을 두루뭉실하게 흐트러뜨린다. 도와줄 게 없냐던지 같은 말을, 제가 할 게 되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을 그냥 두고 싶지 않은 것도 그랬기에, ...위노아는 무언가 말할 것처럼 망설인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막상 말하고자 하니 덜컥 걸린 것처럼 말이 쉬이 나오지 않았다.
차라리 제가 위로하는 법이라도 배웠더라면, 좀 더 믿음직한 사람이었더라면 무언가 말이라도 쉽게 나왔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위노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이고, 사실은 제가 해야 했던 일을 위노아가 하게 둔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느니 무어라 말을 이으려 했건만, 뺨을 붙잡혀 전부 잊어버렸다. 놀라서, 그토록 마주치지 않으려던 자신의 그림자를 마주한다. 위노아의 눈에 비친.
그냥,
그리고 거기서 끊겨버린 상대방의 말에 어떤 감정이 담겨있는지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애꿎은 시선이나 떨궈버리고서, 생각하는 것이다.
별 일이 아닌가? 그런 것 같은데, 사실 모르겠다. 대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더이상 손댈 수 없는 것에 보통 '별 일이 아니' 라고 평가하는 버릇이 있었다. 위노아가 지금처럼 집요하게 굴지 않았다면 정말로, 방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거나 축축하게 젖은 채 발견되어 '별 일이 아니었다' 고 그것을 평가할 수도 있었다.
더해, 지독하게 기대는 법을 몰랐다. 하다못해 위로해달라거나, 안아달라거나, 같이 동이 틀 때까지 마셔달라거나, 어떤 생각도 하지 않게 해달라거나, 같이 죽어달라거나.
위노아가 그와 같은 표정을 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한이 돌려 말했다. 그도 지나치게 빙빙 돌려 말했다. 위노아가 알아듣는 건 싫고, 거짓말은 하기 싫었다. 박치기를 당해 반사적으로 감긴 눈이, 천천히 뜨일 때, 위노아의 눈이 보였다. 그 표면에 반사된 제가 아닌 위노아라는 상대가 그제야 보였다.
".......미안해."
연속해서 박치기를 당하는 동안에도 눈을 살짝씩 감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 대한이다. 그 때문에 앓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여전히 위노아를 보고있진 않았지만 입꼬리를 약하게 들어올린다. 위로를 받아서, 라기엔 의문이 남아있다. 무슨 잘못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게 어디까지나 진실이라 볼 수 있을까. 그래도 그 마음만은 전해져서.
"슬슬 도로 잘 시간 안 됐냐?"
어쨌거나 더이상 위노아에게 자신의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낭비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다.
그치만 겁나게 신경 쓰이던 거여요. (?)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면 우와아악 으와아악! 했을 것만 같은 그런... 그런 (;)
>>68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노아는 겁나 고민할 것 같아요. 이 말은 우유를 사오는데 아보카도가 있으면 우유를 여섯 개 사오라는 말인가, 아니면 아보카도를 여섯 개 사오라는 말인가. 그치만 우리 집에 우유를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나? 근데 만약 아보카도가 없다면? 우유를 사오지 말아야 하나? 여섯 개 말고 하나면 되나? 근데 왜 하필 아보카도지? 오늘 식사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무언가인가? 하면서 생각이 딴 곳으로 빠져 결국 아보카도도, 우유도 빼먹고 올 것 같아요. (?) 나중에 집에 와서야 앗! 하겠죠.
대답을 머뭇거리며 입술을 씹는다. 다시 잘 생각 없었다. 일어난 지 시간이 조금 되어, 같은 꿈이 이어지리라곤 생각되지 않았으나, 그래도 찜찜함은 가시지 않아 TV 앞에서 기절하듯이 잠들 때까지 버틸 계획이었다. 그래도 위노아가 저런 제안을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기특하네, 이 녀석. 손이 닿는 곳에 있었다면 저도 모르게 머리를 쓱쓱 문질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해보면 악몽 같은 걸로 영향을 받는 나약한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머쓱하기도 하다. 거기다 이런, 저런...... 그런.... 불미스러운 일(?) 이 있었는데도 아무런 생각도 의식도 없이 행동하는 게, 바보같기도 하고, 이게 위노아다, 싶기도 하고.
"난 안 잘 수도 있겠는데......"
말을 흐린다. 옆에 위노아가 있다고 해도, 잠들지 못할지도 모른다.
"너나 자러 가."
겨우 몸을 펴 위노아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려 한다. 막지 않았다면 문까지 함부로 벌컥 열고 들어가라는 듯 눈짓했을 거다.
오늘이 그런 날이라며, 부러 가볍게 장난치듯 말한 위노아는 킥킥, 아이처럼 웃는다. 당신이 제가 고른 단어를 지적 해도 마냥 좋다는 듯이 웃으며 부엌으로 향한다. 능숙하게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내 컵에 따랐다. 우유가 담긴 컵은 그대로 전자렌지에 들어갔다.
“그래도 안 자고 혼자서 있는 것보다 나라도 같이 있는 게 낫지 않아?”
우유가 데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소파에 앉은 당신을 향해 말을 건네었다. 지금은 TV에서 재미난 프로그램도 안 한다며 덧붙인다. 적막이 그득한 것보다야 낫지 않겠냐고, 당신이 공감하기를 바라듯 말한 위노아는 곧 다 데워진 우유 컵을 들고 소파 쪽으로 다가와 당신에게 건네었다.
“내가 뭐, 자장가도 못 불러주고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이렇게 우유 한 잔 데워주고 옆에 있는 것 정돈 해줄 수 있다고.”
그리고 분위기 전환도. 위노아는 탈푸닥, 당신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제 몫의 데운 우유를 한 모금 호록 마셨다.
위노아의 가벼운 태도에, 저도 가볍게 수긍하게 된다. 그야 조용한 분위기의 심야 방송이나 재방송, 성인 채널밖엔 달리 없겠지만.... 전자렌지가 돌아가는 소리가 공기를 채운다. 왠지 따듯해진 것 같다 생각하며, 위노아가 우유 잔을 들고 다가와 옆에 앉는 것까지 지켜본다.
"할 줄 아는 게 왜 없어. 네 어디가 어때서."
아까는 강제로 재워야만 마음이 가벼울 것 같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우유를 잠시 만지작거리며 컵의 온도를 느낀다.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무언가 멀리로 몰아내진 느낌이다. 언젠가 위노아가 혼자이고 싶지 않을 때, 자신도 옆에 있어 주리라. 우유에는 입을 대지 않고서 위노아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톤은 다소 무겁지만 어쨌든 농담조로 얘기하고서 힘없이 웃음짓는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면, 어이없는 소리를 한다.
"뭘 봐."
먼저 뚫리도록 쳐다봐 놓고 하는 말이다. 평소와 같았으면 한쪽 눈썹도 험악하게 찡그렸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 헛소리 (너무하다) 하는 노아를 말없이 보고만 있다. 이 놈, 진짜로 예쁘다고 하면 부끄러워서 죽으려고 할 게 뻔한데 대체 왜 이럴까. 그렇다고 예쁘다고 맞장구쳐 주기엔 자기도 항마력이 부족하다.
"글쎄. 그래도 그건 궁금하네. 언젠가...."
예뻐 보일 날이 오려나. ........... 까지는 말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괜히 컨디션 탓을 하면서 우유를 한번에 들이키는데, 델 정도로 뜨겁지 않은 게 행운이다.
"야."
잔을 비우고 조금 콜록거린다.
"헛소리 하지 마라...."
그래놓고, 전면 부정한 건 또 미안했던지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려 한다. 이번엔 헤집는 게 아니라 진짜 쓰다듬는 정도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