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 존재를 남이라고 할 수 있나요? 분노와 증오로 반쯤 돌아버렸지만. 자신의 이 모습은 옛날 네가 만들어진 목적인 여동생...과도 같다며 제법 마음에 들어하시는 유전자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원본을. 그녀는 저를 능력으로 인해 나타난 부산물이라 말하며 끔찍하게 여겼습니다. 바다 위에 흩어진 섬처럼 드문드문한 그러한 기억들은 스스로가 갈기갈기 찢겨졌다가 다시 조립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러나 그럼에도... 가짜가 아니라는 말에 안도하개 마는 자신이 존재합니디.
"살아만 있던 이가... 몇년동안 존재하고만 있디가 활동을 시작했을 때 본래의 존재가 깨어난게 우연일까요..." "전.." 결국. 온전히 하나가 되거나(*하나를 죽이거나. 위험하고도 강력한 그의 것으로 하나가 되거나) 스스로의 신분으로 회귀해야겠지요. 당신이 아는 그것은 당신이 차일드 에러로써의 신븐을 조작했다는 거겠지요.... 그러나 어째서였을까요. 저지먼트 활동이 당신을 망쳤습니다. 당신의 원본이 그리워하는 이들도 만나버렸고. 당신이 그리도 손을 뻗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 모든 것을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녀도, 수경도 둘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망설이는 듯 하다가 입을 엽니다.
"수경이라고.. 불러주셔도 되지 않을까요..?" 그녀는 그렇단 걸 알게 되면 분노와 환상통과 균열로 인한 살의와 증오로 당신을 반쯤 죽이고 싶어하겠지만. 정하에게 안긴 것처럼 멈춘 당신이 말하는 것을 막을 순 없지요. 눈물이 고여요. 흐르진 못하지만.
이따금 생각하곤 한다. 그날, 그때, 그 아침에 등교하는 너를 붙잡았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따스한 가을 햇살이 사무실의 유리창을 넘어 들어오고 있었다. 선경은 빛을 반사해 사진 속 인물의 얼굴을 가리는 액자의 유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그늘을 드리운다. 이내 명확해진 사진 속에는 행복했던 순간이 담겨 있었다. 가을 코스모스 알록달록 만발한 화단에서 찍었던 사진. 근심이라곤 없는 낯으로 활짝 웃고 있는 두 여성. 같은 머리카락 색, 닮은 얼굴. 선경의 손가락이 지금보다 젊었던 그의 곁에 서 있는 앳된 여자아이의 얼굴을 쓸었다. 그리운 미소는 실제 존재했던 것보다 한참 작게 출력된 사진 속에만 박제되어 손가락 하나로도 이토록 쉽게 가려진다.
"후우."
문득, 먹먹한 기분이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선경은 액자를 내려놓고 의자에 등을 기댄 뒤 눈을 감는다. 오후의 햇빛은 젖힌 고개 위로 쏟아져 감은 눈마저도 환하게 밝힌다. 그러고 있자면 어쩐지 바닷가 특유의 시원한 소금내가 코끝을 스치는 것 같아 숨을 깊이 들이쉬게 되고, 내쉬고. 그럼 그 호흡 소리는 점차 들어오고 나가는 파도의 노래가 되어 작은 사무실 안을 호화롭게 한다. 때문에 낙엽 지는 가을의 한복판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경은 순간 이곳이 한여름의 모래사장이라 착각하게 된다. 표면이 달궈진 하얀 조개껍데기와 푸르른 물결이 일렁이는 곳.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과 해변에 부딪히는 백색 포말이 분간되지 않았던 풍경. 고요하지만 풍성한 자연의 소리들.
그 사이를 성큼 비집고 들어오는 사랑스러운 목소리.
'엄마!'
눈을 뜨지 않으면 이윽고 시야에 무한한 바다가 펼쳐진다. 사람 없는 해변에서 바스락 바스락 모래 밟는 소리와 함께 얼굴 위로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러면 곧 양 손 가득 쥔 조개 껍데기와 자갈 묻은 손끝 발끝, 볕에 익어서 빨개진 얼굴마저 실감나게 구현된다. 선경은 하늘색 원피스 수영복에 하얀 가디건을 걸친 열일곱의 딸을 응시했다.
'우리 이걸로 목걸이 만들어요!'
설렘 가득한 얼굴로 입꼬리를 둥글게 말며 웃는 딸을 보고 있자니 이윽고 하늘과 땅이 세차게 일그러진다. 그러면 어느새 짭조름한 바다의 향은 멀어지고 약간 뜨거운 실내의 공기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선경의 눈꺼풀이 경련한다. 파자마를 입은 딸은 자그마한 붓을 들고 조개껍데기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토끼는 이름이 무엇이고 저 토끼는 이름이 무엇이고, 손도 입도 쉬지 않는 와중에 휘어지는 눈매 하나마저 사랑스럽다.
'얘는 점돌이고 얘는 제시, 얘는 몽글이, 얘는 범퍼카... 아, 웃지 마요~ 부원들이 하나씩 지은 거라서 그래!' "알았어, 알았어. 그래서 너는 뭐라고 지었는데?" '아! 난 아녜스. 이 갈색 토끼~' "뭐어? 아녜스는 네 이름이잖니?" '아무렴 어때요? 엄마랑 신부님 수녀님들 아니면 부르지도 않는 이름인 걸. 게다가 어울리잖아요~ 얘 털 색깔도 내 머리색이랑 비슷하고, 밥도 잘 먹고. 공통점이 많아.'
고르지 않은 표면을 따라 삐뚤빼뚤 그어진 색깔선은 어설프게 토끼의 모양을 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결국 또 웃음이 터져버리니, 투닥거리다가 함께 웃고 마루에 엎어지면서 재차 천장과 벽이 진동한다. 여름 공기가 빠져나가면 겨울의 한기가 뼛속을 스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롭지 않은 계절이었다. 졸업하는 선배를 위한 꽃다발을 든 딸의 목에 머플러를 둘러주면 다소 시무룩한 낯이 거기 있다.
'졸업식 가서 졸업하지 말라고 하면 저주하는 거겠죠?' "아이고." '......유급하라고 하면.' "그건 정말 저주로 들리는구나..." '나도 알아요... 아쉬워서 그러지... 제일 친했는데, 철준 선배 가면 난 이제 누구랑 토끼장 지켜.' "졸업한 뒤에도 연락하고 놀러오라고 하면 되지. 인첨공 안에서 영영 못 볼 일이 어딨겠니?" '......그건 그렇지만요.'
선경은 그것이 정 많은 아이들에게 으레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학창시절 쌓아올린 인연이 귀중한 만큼 더더욱. 그래서 그날 이후로 유독 자주 침울해 하더라도 크게 이상하다 여기지는 않았다. 혹시나 싶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딸은 고개만 저은 뒤 슬쩍 미소지어 보였으니까.
그는 그렇게 첫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창문에 낀 서리가 녹아 떨어지며 분홍색 꽃잎으로 변한다.
새학기는 언제나 전쟁 같다지만 그 해 선경의 가정은 정도가 지나쳤다. 새학기 첫 주를 지나자마자 갑작스럽게 방 밖에 나오지 않고 두문불출하던 딸은 몇 번의 대화 요청에도 요지부동이다가 담당 연구원의 전화를 받고 눈물 흘리며 현관을 나섰다. 그 뒤로 등교거부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밤마다 방문 너머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오는 게 일상이 되었고, 잘 웃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으며, 부드러운 말투에는 가시가 돋았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다고 판단한 선경은 담임과 반 친구, 담당 연구원을 차례로 찾아가 이것저것 캐물었으나 돌아오는 건 교내에서 딸의 인간관계와 행동에는 일체의 변화가 없고 안정적이라는 말뿐이었다. 유일하게 달라진 점이라면, 어느날 소리 소문 없이 사육부를 퇴부했다는 것.
선경은 별다른 수확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두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바깥의 말이 무색하게도 집안에서 딸은 점점 더 날카롭고 사나워지고 있었다. 타고나길 좋았던 모녀 사이에 갑작스레 던져진 돌은 적잖은 파문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 따라 그는 점차 지쳐갔다. 와중에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말을 방증하듯 딸의 가시는 점차 집안뿐만 아니라 집 바깥에서도 드러나 여기저기에서 전화 걸려오는 일이 잦았다. 담임, 친구.
유일하게 전화 걸려오지 않는 곳은 연구소 뿐이었다.
그게 이상하다고 여겨 귀가한 딸의 손을 붙잡고 제발 대화 좀 하자고 하소연도 해 봤지만 돌아오는 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분노와 몸부림 뿐이었고, 결국 끝을 맺은 건 서로서로가 홧김에 남긴 통증이었다.
화해 없이 잠든 다음날 아침, 선경은 벽을 보고 모로 누운 자신의 등 뒤에서 연신 기웃거리다가 멀어지는 인기척을 느꼈다. 이따금 생각하곤 한다. 그날, 그때, 그 아침에 등교하는 너를 붙잡았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그는 그렇게 세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만회할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았다.
눈을 뜨자 쨍한 가을 햇살이 쏟아진다. 선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탭이 여러 개 켜져 있는 모니터와 이런저런 서류들이 쌓여 있는 책상. 그 한켠에 놓인 액자를 바라보던 그는 이윽고 그것을 집어 책상의 가장 위쪽 서랍에 넣어두었다.
"제 딸이, 뭐라고요?" - 목화고등학교 2학년 선류빈 양이 커리큘럼 도중 능력을 사용해 담당 연구원에게 중상을 입히고 커리큘럼실을 반파했습니다. 현재 행방이 묘연한데, 혹시 어머님께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습니까?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중상이요? 그 애가 사람을 공격했다고요? 행방이 묘연하다는 건 또 무슨 말이고요?" ... "환자 면회 좀 하러 왔는데요." - 죄송합니다. 환자 상태가 위중해서 면회는... "잠깐, 정말 잠깐이면 돼요. 잠깐이면..." - 죄송합니다. 돌아가 주세요. ... "저기요.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거죠?" - 외부인은 출입 금지입니다. "난 이 학교 학부모예요. 게다가 사건 당사자 엄마라고요! 그런데 이게 무슨..." - 나가주세요. "이봐요! 학교에 정식으로 항의할 겁니다!" ... - 그 환자분, 오늘 오전 6시에 돌아가셔서... ... "종결하겠다고요? 아니 얼마나 됐다고, 애를 찾지도 않고? - 피해자가 사망했고... 저희가 샅샅이 뒤져봤지만... "그럼 류빈이는 이대로 실종 처리 된다는 말인가요? 그게 말이 돼요? 저 그날 이후로 제 딸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요. 해명도 변명도 한 번 못 해본 채 나 몰라라 잠적한 애가 됐는데도." - 죄송합니다. 더 이상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품에 안고 어르고 달래지도 못하고. 붙잡아 둔 채 혼내고 타이르지도 못하고. 하다못해 너를 그토록 몰아간 이유의 유일한 단서마서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냈다.
선경은 책상 위의 서류를 집어올린다. 커리큘럼으로 인한 부작용과 PTSD 증상을 겪는 청소년들에 대한 연구 자료, 불법 커리큘럼이 적발된 적 있는 기관과 학생 적대적 커리큘럼을 수행하는 연구소의 리스트, 스트레인지의 차일드 에러와 스킬아웃 조직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 기록, 아녜스 센터 차원에서 곳곳에 설치한 학생 쉼터의 인원 관리 기록.
뒤늦게 너를 찾아 헤매다 만난 이들과 함께 쌓아올린 것들이 이곳에 있다. 그러니 이제는 네가 돌아왔으면 한다. 아니 차라리 족적이라도 남겨주었으면 한다. 그렇게만 해 준다면 그 길을 따라서 내가 갈 텐데. 흔적 하나 남겨주지 않는 네가 원망스럽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가장 원망스럽다. 아마 너 또한 그러하리라.
쌓인 서류를 적당히 정리한 마른 손가락이 이내 상담 기록으로 향했다.
[내담자: 이리라]
때문에 나는 재차 실수하지 않으려 한다.
가을 코스모스가 살랑거린다. 선 아녜스 아동 청소년 복지 센터의 앞마당에서는 언제나처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해변에 부딪히는 물결 소리 마냥 맑고, 아름다운 웃음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