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기억은 나이가 들수록 흐릿해진다지만 태오는 달랐다. 아직 약관 채 될 수 없는 나이지만 1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억은 더욱 선명해졌다. 태오는 이따금 자신이 읽었던 책의 내용을 더듬고 떠오르는 문장을 정확히 구사할 수 있다. 아직도 부모님과 함께 할아버지께 들키지 않게 숨어 지내고, 손을 잡으며 동물원에 갔던 날을 기억할 수 있으며, 어머니께서 봄볕 내리쬐는 따스한 날씨에서 미소 지을 적 주변에 만개하던 개나리를 기억하고, 아버지가 손에 쥐여준 풍선이 조잡한 캐릭터의 형상을 가졌음도 기억한다.
태오는 처음 머리를 열던 날을 기억한다. 하기 싫다며 승환의 품에서 오들오들 떨던 날도, 꽉 끌어안은 돌고래 모양 인형도, 발버둥을 치며 엄마와 아빠를 부르던 순간과 데 마레에 먼저 들어온 희야가 자기도 아팠다며, 엄마가 보고 싶다고 같이 구석에 웅크려서 훌쩍이던 순간도. 두 사람은 피가 이어지지 않았지만 형제가 되었고, 머잖아 동생을 맞이했다. 데 마레의 식구가 늘던 순간 느꼈던 새침함도 기억한다.
퍽 어여쁜 동생이었다. 하지만 태오는 조숙했고, 커리큘럼으로 인해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던 성정 탓에 제게 무던히도 맴돌던 동생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먼저 다가올 적이면 밀어냈다. 그렇지만 낙숫물 바위 뚫듯 점차 스며들던 제 동생은 자신이 감기로 앓아눕던 날 끝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거듭났다. 소중한 나의, 우리의 동생. 태오는 아직도 그때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한다.
네가 미운 게 아니야.
더없이 아름답던 기억만 그렇게 뇌리에 자리면 좋을 텐데, 야속하게도 세상은 태오를 인첨공에 밀어 넣었다.
태오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한다. 승환이 자신에게 몇 번이고 당부하며 이따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남몰래 머리를 싸매던 날도, 자신에게 따로 교육을 시키던 날도, 편지를 쓰며 골머리를 앓던 날과 자신의 손에 쥐여진 새를 보며 기함하던 날도. ALTER로 가던 날 또한 기억한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던 날을. 친절하지만 데 마레와는 다르던 분위기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화병을 깨던 날 자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던 연구원의 표정을, 보고 싶던 얼굴을, 편지나 연락 하나 없던 데 마레를, 연락해도 받지 않던 희야를, 점차 들리기 시작하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이해할 수 없음에서 오는 공포를.
옷깃을 붙잡으며 들려서는 안 될 것이 들린다 호소하던 자신, 약을 건네주는 연구원, 몽롱한 기운 속에서도 들려오던 것을, 자신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다 판단하고, 아니라고 했을 때 선량하게 웃지만 속내로는 의심하던 사람들, 늘어난 약의 복용, 그리고 그 끔찍한 소리가 절정에 달하던 커리큘럼과 약을 먹어도 뇌를 쑤셔 들어오던 공포, 비명, 뛰쳐나가던 그 순간을. 그 순간에도 태오는 가족을 간절히 떠올렸으나, 2학구는 잔인했다. 자신을 연구소에서 탈출한 말썽쟁이로 보아 받아주지 않던 다른 연구소,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연구원……. 불신과 공포, 고통 끝에 도망쳐 도달한 곳은 데 마레가 아닌 스트레인지였다.
그리고 태오는 신데렐라를 기억한다. 폐기장에서 숨이 꺼져가지만, 결국 자신에게 무한한 삶을 준 안드로이드를 기억한다. 안드로이드의 고향을 찾아 떠난 길에서 도착한 메트로폴리스를 기억하고, 그 순간 느낀 경외심을 기억한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일원으로 받아준 서휘의 얼굴 또한. 훗날 메트로폴리스에서 마주해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던 신데렐라도. 내 손으로 망가뜨리고 휘두른 형제와 그 길의 끝에 있던 저지먼트, 의견의 분열, 슬럼프, 자신이 던진 도박수, 흐르던 피와 놀라 입을 떼지 못하던 은우, 샹그릴라, 그림자, 대립, 끝내 자신을 인정하고 나섰던 날을.
그 모든 순간, 여전히 내 곁에 남아있던 가족을.
태오는 머리에 비녀를 꽂았다. 화려한 귀걸이가 귀를 장식하고, 높은 굽소리와 함께 낭창거리는 걸음을 뒤로 화려한 외투를 걸치며 밖으로 나섰다. "혜우야."
제 동생 발견하기가 무섭게 장갑 낀 길쭉한 손이 제 동생의 동그랗고 납작한 뒤통수를 어루만지고 품에 안고자 했다. 어조는 여전히 기운이 없으나 고아하다. 밀어내든, 밀어내지 않든 태오는 제법 선량하고 상냥한 눈길이었을 테다. "왜 이렇게 야위었어."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려 하면서도 태오는 느릿하게 미소 지었다. 희미하고도 이것이 미소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표정의 변화가 미미했지만 오랜 시간 자신을 봐온 당신은 이 표정 정도는 알아채겠지.
"네게 미리 말해주고 싶단다……. 이 내가 언제든 곁에 있다는 것을."
또한 태오는 성운에게도 다가갔다. 또각거리는 굽을 뒤로 태오는 성운을 내려다보았다. 그때 내 멱살을 잡을까 생각하고, 기어이 한대 치던 날에는 내가 고개를 치들었건만 이젠 상황이 역전되었구나. 아무렴 어떠하랴.
"성운아."
나지막한 어조로 태오는 허리를 숙였다. 눈을 마주하려 하며 입술을 달싹였다. "우리 혜우 잘 부탁해요, 알겠지?" 하며 속삭이고는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이 절대 고운 반응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안다.
"다시는 스트레인지로 들어오지 못하게……."
태오는 천천히 표정을 굳혔다. 태오는 이제 희미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서휘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계약서를 앞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서휘의 속은 깊은 희열과 쾌감, 그리고 희미한 걱정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자신을 잃을 수도 있다는 그 두려움에서, 태오는 한때 서휘의 가슴을 짚었을 때 느꼈던 공포와 상실에서 비롯되는 불안의 맥동을 떠올렸다.
다만 태오는 망설임 없이 지장을 찍었다. 나의 비늘 하나에 자리를 잡은 것이 여럿 있다. 나를 떠나고자 한다지만 결국 내 몸은 거대하고, 그쪽이 자리한 곳은 비늘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불안할 적이면 나를 부르짖고, 그 부르짖음 끝에서 나는 그쪽을 위해 머리를 치들겠다. 이제 남은 것이 이 방법밖에 없음을 난 안다. 평화로운 방법?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평등한 세상? 오, 짐승들 득시글하니 인첨공 바깥으로 한 걸음만 나서도 여전히 단합 하나 안 되는 족속들 모인 이 땅에서 어련하시려고. 내 기억하는 모든 것에서 느꼈던 감정 중에 좋을 것 하나 없음을 아는데 어찌 그런 것이 가능할까. 당신들은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라. 지탱해 주는 존재와 함께 삶을 이룩하라. 다시는 그 빌어먹을 그림자 속에 발 담그지 말고, 떠나지 말아라. 어찌 되었든 나는 이 쭉 찢어진 동공으로 양분된 세계를 담으며 곁에 도사릴 테니.